[문] 보살은 어찌하여 도솔천상에 태어나시고 그 위에나 그 밑에는 태어나시지 않았는가? 그가 큰 복덕이 있는 분이라면 응당 마음대로 태어나실 수 있을 것이다. |
[답]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인연과 업이 익으면 마땅히 여기에서 태어나게 되어 있다”고 한다. |
또한 아래 세계에서는 결(結)과 사(使)가 두텁고 탁하며, 위 세계에서는 결과 사가 날카롭다. 도솔천은 결과 사가 두텁지도 않고 날카롭지도 않아 지혜롭고 평온하기 때문이다. |
또한 부처님께서는 세상에 나타나실 시기를 놓치기를 원하지 않은 까닭이다.
아래 세계에 태어나면 목숨이 짧아서 수명이 다하여도 아직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지 않고, 위 세계는 목숨이 너무 길어서 수명이 다하기 전에 부처님이 나타나시는 시기가 지나간다.
곧 도솔천의 수명은 부처님이 나타나실 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
또한 부처님은 항상 중도(中道)에 계셨기 때문이다. 도솔천은 욕계의 여섯 하늘과 범천(梵天)의 중간이니, 위로 셋, 아래로 셋이 있기 때문이다. |
그 하늘에서 내려온다면 반드시 중앙 지방[中國]에 태어나시며, 한밤[中夜]에 영신[神]을 내리시고, 한밤에 가비라를 나오시고, 중도의 진리를 행하시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시고, 중도의 법을 사람들에게 설법하시다가 한밤에 무여열반에 드신다. 중간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중간 하늘에 태어나시는 것이다. |
이와 같이 해서 보살은 도솔천에 태어나서는 네 가지 방법으로 인간을 관찰한다. 첫째는 때를 관찰하고, 둘째는 땅을 관찰하고, 셋째는 종성을 관찰하고, 넷째는 태어날 곳을 관찰하는 것이다. |
어떤 것이 때를 관찰하는 것인가? 때에는 여덟 가지가 있으니, 부처님은 그 가운데에서 태어나신다.
첫째는 인간의 수명이 8만 4천 세일 때요, 둘째는 인간의 수명이 7만 세일 때요, 셋째는 인간의 수명이 6만 세일 때요, 넷째는 인간의 수명이 5만 세일 때요, 다섯째는 인간의 수명이 4만 세일 때요, 여섯째는 인간의 수명이 3만 세일 때요, 일곱째는 인간의 수명이 2만 세일 때요, 여덟째는 인간의 수명이 백 세일 때이다. |
[182 / 805] 쪽 |
보살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신 것이다. |
“인간의 수명이 백 세일 때 부처님이 나오는 시기에 이른다.” |
이것을 ‘때를 관찰한다’고 한다. |
어떤 것이 땅을 관찰하는 것인가?
부처님들은 항상 중국에 태어나신다. 금․은․보물이 많이 나고, 음식이 풍미하고 아름다우며, 그 국토가 청정하다. |
어떤 것이 종성을 관찰하는 것인가?
부처님은 두 족성 가운데 태어나시니, 찰리 혹은 바라문이다. 찰리 종족은 세력이 크기 때문이요, 바라문 종족은 지혜가 크기 때문인데 당시에 귀히 여기는 자를 좇아 부처님께서는 탄생하신다. |
어떤 것이 태어날 곳을 관찰하는 것인가?
“어떤 여자[母人]가 능히 나라연(那羅延)54)의 힘을 가진 보살을 잉태할 수 있으며, 또한 스스로 청정한 계법을 잘 지키고 지닐 수 있겠는가?” 이처럼 관찰하고 나서는 “오직 중국 가비라바(迦毘羅婆)55)의 정반왕후만이 능히 보살을 잉태하실 수 있다” 하는 것이다. |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는 도솔천에서 내려와 바른 지혜를 잃지 않고 모태 속으로 들어가셨다. |
[문] 어찌하여 일체의 보살들은 마지막 몸이 하늘에서만 내려오고 인간에게서는 오지 않는가? |
[답] 보살은 상도(上道)를 타고 온다. 6도 가운데서 천도(天道)가 가장 높다. 또한 하늘에서 내려오실 때의 갖가지 상서로운 감응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니, 만일 인도(人道)로부터 오신다면 인간의 갈래에는 이런 상서로움이 있을 수 없다. 또한 사람들은 하늘은 공경하고 존중하기 때문이다. |
[문] 모든 인간은 때 묻은 마음으로 서로 상속해서 어머니의 태에 들기 때문에 온갖 삿된 지혜와 어울리게 되거늘 보살은 어찌하여 바른 지혜로 어머니의 태에 들었다 하는가? |
54) 범어로는 narāyaṇa. 천계(天界)의 역사(力士)로, 견고(堅固)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
55) 범어로는 Kapilasastu. |
[183 / 805] 쪽 |
[답] 어떤 이가 말하기를 “때 묻은 마음이 서로 이어질 때 온갖 중생은 삿된 생각으로 어머니 태에 들지만, 보살은 잘 기억하여 잊지 않는 까닭에 바른 지혜로 어머니 태에 든다고 한다.
중음(中陰)56)에 머무를 때엔 중음에 머무르는 줄을 알고, 태에 들 때엔 태에 드는 줄 알고, 가라라(歌羅羅)57)[수태된 지 7일째로서 적백의 정(精)이 화합한 시기]일 때는 가라라에 머무는 줄을 알고, 알부타(頞浮陀)58)[14일이 되는 시기로서 누에와 같은 포상(胞狀)이 된다.]일 때는 알부타임을 알고, 가나(伽那)59)[수태 21일이 되는 시기로서 응결된 버터(酪)와 같다.]일 때에는 가나임을 알고, 5포(皰)60)일 때에는 5포로 머무는 줄을 알고, 태어날 때에는 태어나는 줄 알아 이 모두를 기억하여 잃지 않는다.
그러므로 바른 지혜로 어머니 태에 든다고 한다. |
또한 다른 사람들은 중음에 있을 때 자신이 남자이면 어머니에 대해 애정을 품고 생각하기를 ‘이 여자는 나가서 따를 사람이다’ 하고 아버지에 대하여는 미워하는 생각을 낸다. |
만일 자신이 여자라면 아버지에 대해 애정을 품고 생각하기를 ‘이 남자는 나가서 따를 사람이다’ 하고 어머니에 대하여는 미워하는 생각을 품는다. |
이와 같이 미워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보살에게는 없다.
보살은 먼저부터 이미 “이는 아버지이고 이는 어머니이며, 어머니가 능히 내 몸을 키워 주리라. 나는 부모에 의지해 몸을 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고 안다. 이 깨끗한 마음으로 부모를 억념하고 상속해서 태로 들어가니, 이를 바른 지혜로써 태에 든다고 하는 것이다. |
이 보살이 열 달이 차도록 바른 지혜로써 기억을 잃지 않고 있다가 태에서 나오면 일곱 걸음을 걷고 입을 열어 외치기를 “이것이 나의 마지막 몸이다” 했다. |
56) 범어로는 antara-bhava. 생존을 떠나 다음 생존을 받기까지의 중간적 존재를 말한다. |
57) 범어로는 kalala. |
58) 범어로는 arbuda. |
59) 범어로는 ghana. |
60) 범어로는 peśin. 영글진 상태를 말한다. |
[184 / 805] 쪽 |
그러자 관상보는 이[相師]에게 데리고 가서 보여주며 묻기를 “그대는 내 아들을 보거라. 진실로 서른두 가지 큰 인물의 특징이 있는가? 만일 참으로 32상을 구족하고 있다면 반드시 두 가지 법이 이루어질 것이다. 곧 만일 집에 있으면 전륜성왕이 될 것이요, 만일 집을 떠난다면 부처님이 되리라” 했다. |
관상보는 이들이 말하기를 “대왕의 태자께는 실로 32상이 있으십니다. 만일 집에 계시면 전륜성왕이 되실 것이요, 만일 집을 떠나시면 반드시 부처를 이룰 것입니다” 했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41. 도솔천에 계시다가 사람으로 태어나 성불하신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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