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날 저녁에 대중에게 보이신 제야의 법문 (제이십오편)
일년 삼백육십오일이 얼른얼른 오늘 저녁 마지막에 닿아 이르러 한 해가 다하거늘
열사람 가운데에 열사람이 있어 절대적인 선의 자리를 몰라 참구하되
절대적인 선의 자리를 또 알지 못하며
마음 깨닫는 법을 배우되 마음을 또한 알지 못하나니,
다만 이 알음알이가 없으며 일체의 헐떡이는 생각을 용납하지 않는
이 글자가 정히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의 근본 마음이며
부처님께서 사십구년동안 말씀하신 팔만사천 경전인 교의 근원이라.
영리한 놈이 겨우 말하는 것을 듣기만 하면
용이 물을 얻음과 같고 범이 산을 의지함과 같아서
하늘세계나 사람들에게 종횡으로 말하는 것이 걸림이 없으리라.
그러나 비록 이와 같으나 점검해 보건대
이러한 말에 떨어진 묵조 사선의 소식이니 만일 이러한 말에 떨어진 경지에서
다시 화두를 의심하기를 이를진대
바로 넉넉히 인도의 이십팔대의 조사와 중국의 여섯분의 조사스님으로서
천하의 늙은 선지식의 격밖의 소식에는 사무치지 못했다 보증하리라.
고봉이 이렇듯이 간절하게 말하여 줄때에
홀연히 어떤 한 놈이 있어 마음이 화가 나서 분개하고
입이 화가 나서 떠들어서 뛰어나와서 말하기를
고봉아 고봉아
네가 무슨 뛰어난 좋은 점이 있기에 그러한 큰소리를 하는고 하면
다만 그 사람을 향해 말하기를
내년에 다시 새가지가 돋아나서 봄바람을 어지럽게 하기를 마침내 쉬지 않는다 하리라.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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