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행법(간화선)

[스크랩] [좌선수행법] 좌선의坐禪儀 - 조면調眠ㆍ택처擇處ㆍ조신調身

수선님 2018. 12. 23. 12:25
조면(調眠) :

잠을 고르게 자야 한다. 수면을 즐기는 자는 도에 들 수 없다. 그렇다고 수면을 너무 절제하여도 공부에 지장이 된다. 대개 처음 선에 드는 사람들이 잠을 줄인다고 애쓰는 것을 본다. 가상한 일이나 그 방법을 알아야 한다. 우선 일정한 시간을 자는 것이다. 그리고 좌선의(坐禪儀)에 따라 정성스러이 공부해야 한다. 좌선의에 따라 좌선을 계속하면 절로 수면시간이 단축되는 법이다. 특히 좌선의 호흡법은 중요하다. 되도록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날 일이다. 저녁 참선을 오래하고 늦게 일어날 생각하면 안 된다. 저녁 공부시간을 줄이더라도 아침 공부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다. 혹 피곤하다고 저녁공부를 궐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피곤할수록 정성들여 좌선하여야 한다. 피곤한 밤의 30분 참선은 다음날 심신을 가볍게 하고 2시간의 수면을 절약시켜 준다.

수면은 망념에서 온다. 결코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수행에 따라 점점 그 시간이 줄어든다. 수면시간을 지키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좌선을 성실히 하면 저절로 수면에 끄달리지 아니하고 힘찬 정진을 할 수 있다. 대개 선원에서는 연중 한두 차례는 수면을 전폐하는 용맹정진을 갖는다. 그런 때에 평소부터 좌선자세를 엄격히 한 사람이라면 일주간의 용맹정진은 무난히 넘어갈 수 있게 된다. 수면시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닌 것을 기억할 일이다.

선객중에서 눕지 아니하고 마냥 앉아 있는 용맹지사를 흔히 본다. 그리고 좌선 중에는 조는 것도 흔히 본다. 졸면 좌선이 아니다. 졸면서도 좌선코자 하는 정신은 장하나 그것은 좌면이다. 그러므로 장좌불와(長坐不臥) 한다 하여 좌면하는 것을 권할 수는 없다. 공부는 마땅히 진실하여야 한다. 잘 만큼 잤거든 오뚜기처럼 일어나 공부를 잡두리하는 것이 구도자의 자세인 것이다.




택처(擇處) :

장소를 가려야 한다. 자각선사는 한적하고 고요한 곳을 말하였다. 古來로 좌선은 깊은 산중이나 세간을 떠난 한적한 곳이나 세속과 경계를 달리한 사찰을 적당한 곳으로 일러왔다. 처음 좌선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소란스런 환경은 좋지 않다. 되도록 조용한 환경이 좋다. 그러나 조금만 좌선에 힘써 본 사람이면 무리하여 고요한 곳을 찾을 것 없는 것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간절한 발심과 착실한 좌선기초의 수업이다. 스스로 좌선의가 바로 서고 뜻이 간절하면 웬만한 장소면 다 상관이 없게 된다. 좌선에는 사찰의 선방이 제일 좋다. 모든 환경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록 깊은 산중 절이나 선원이 아니더라도 좌선하는 데는 서로 환경을 만들어 주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주변에서는 큰소리나 작은 소리를 없이 하여야 한다.

좌선중 부질없이 출입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좌선자 이외는 출입을 삼가하게 한다. 비록 일정한 시간만이라도 이렇게 고요한 환경을 가질 수 있다면 좌선 장소는 어느 곳이라도 좋다. 상설선원이라면 항상 이런 여건이 보장되어 있다. 그래서 선원에 들어서면 언제나 적정(寂靜)한 분위기에 젖게 된다. 처음 참선하는 사람은 소수인이 모이는 곳보다 되도록 많은 선중(禪衆)이 법다이 수행하는 곳을 택하여 가는 것이 바람직 하다. 일당에 여러 대중이 엄숙하게 공부하는데 참여하면 부지부식간에 많은 힘을 얻게 되고 장난(障難) 없이 공부를 몸에 익힐 수 있다. 설사 약간의 힘을 얻었다 하더라도 될 수 있는 한 회중(會衆)에 머물기를 권한다. 토굴이나 개개인의 선원보다는 회중에서 얻는 것이 참으로 많다. 무엇보다 선지식 휘하에 있다는 것이 어떠한 훌륭한 환경보다 나은 것이다. 참선한다고 처소를 찾아 헤매는 사람을 흔히 보지만 처소는 처처에 있는 것이다. 산수경치나 산세지리를 관심에 두고 공부처를 찾는 자는 진정한 공부인이라 할 수 없다.



조신(調身) :  

몸을 바르게 고르어야 한다. 좌선할 때에는 우선 두꺼운 방석을 준비하고 허리띠를 늦추어 몸과 호흡을 자유스럽게 한다. 그 다음에 방석위에 가부좌(跏趺坐)를 한다. 가부좌는 먼저 오른쪽 발을 왼쪽 무릎위에 겹친다. 그리고 왼쪽 발을 오른쪽 무릎위에 포개는 것이다. 이것이 가부좌이고 또한 반가부좌도 무방하다. 반가부좌는 다만 왼발을 오른쪽발 위에 놓는 것이다. 그 다음에 바른 손을 왼발 위에 놓고 왼손을 바른 손바닥 위에 겹치며 양쪽 엄지손가락 끝을 서로 둥굴게 맞댄다. 이것이 대삼마야인(大三摩耶印) 또는 법계정인(法界定印)이다. 그 다음에 몸을 서서히 바로 일으키며 허리를 반듯이 편다. 이때에 몸을 전후로 약간 움직여서 허리를 단정히 세우고 또한 좌우로도 반복 흔들어 몸을 자연스럽게 단정하게 한다. 몸이 기울어지면 안된다. 앞으로 굽거나 뒤로 제쳐도 안 된다. 어깨에 힘을 주어도 안 된다. 턱은 당기고 눈은 반쯤 떠서 코끝을 보는 상태로 한다. 귀와 어깨가 서로 대하고 코와 배꼽이 서로 대하도록 반듯이 한다. 혀는 입천정에 대고 입을 가볍게 다문다.

가부좌나 반가부좌일 때 익숙할 때까지는 다리가 쉬 아프다. 그럴 때는 너무 참지 말고 다리를 바꿔가며 앉도록 한다. 혹 다리가 저릴 때가 있다. 이런 때는 몸을 좌우로 약간 흔들면 가벼워진다. 또한 허리에 힘을 주었을 때는 잠시 힘을 늦춘다. 공부가 순숙하여지면 어느덧 몸이 있는 줄을 모르는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니 혹 다리나 어깨가 아파오더라도 이것은 좌선이 익을 동안 잠시 지나가는 것으로 알면 된다. 정법계인은 등한히 하기 쉬운데 마음을 안정시켜 정신을 집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니 등한히 여겨서는 안 된다. 손에 힘을 주지 말고 자연스럽게 인을 맺어야 한다. 참선 초학자는 눈을 감기 쉽다. 그러나 반드시 떠야 한다. 옛조사는 눈 감고 참선하는 자를 흑산귀굴(黑山鬼窟)이라 하였다. 눈을 감으면 마음이 고요하고 정신이 집중되는 듯하지만 어느덧 혼침에 떨어지기 쉽다. 특히 오후나 새벽 좌선시에 눈을 감는다는 것은 잠을 청하는 거와 같다. 그러므로 좌선 중 수면에 시달릴 때는 눈을 크게 뜨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심하게 수마가 밀어닥쳐 오거든 어금니를 굳게 물고 두눈을 부릅뜨며 심호흡을 깊고 느리게 십여 차례 반복한다. 그리고 들이쉰 호흡을 한참동안 단전 부위에 가두고 견디다가 아주 천천히 토해낸다. 이렇게 하면 대개 졸음은 사라진다. 좌선 중에 결코 졸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앉아서 졸음이 쫓아지지 않거든 일어서서 온 몸에 힘껏 힘을 주고 나서 앞서와 같이 호흡하여 보라. 사라지지 않는 잠은 없을 것이다. 좌선은 수시 포행과 겸하는 것이 좋다. 오늘날 우리 한국선원에서는 50분 좌선하고 5-10분간 선방내를 포행(경행)하는 것이 관례지만 포행시간을 좀더 늘려도 좋다. 포행할 때는 금강권을 하고 두 손을 곧게 드리우고 서서히 걸음을 옮긴다. 이때도 앉았을 때와 같이 호흡을 한다. 걸을 때 발끝과 온 몸에 힘을 반복해 주면서 서서히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때에 좌우를 쳐다보지 말아야 한다. 오직 뚫어지게 앞만 보고 앉을 때와 같은 자세로 걷는 것이다. 포행은 바로 행선이다. 앉았을 때와 같은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 포행은 피로가 풀리고 맑은 정신이 돌며 몸에 활기를 준다. 따라서 용맹정진 때나 야간 좌선시는 더욱 활기있게 포행할 필요가 있다. (금강권은 엄지손가락으로 무명지의 아래 마디를 누르고 주먹을 쥔 것.)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CD굽던노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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