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스크랩] 증일아함경 제4권

수선님 2019. 1. 6. 12:04
[75 / 1393] 쪽
  
증일아함경 제4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9. 일자품(一子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독실한 믿음을 가진 어머니가 외아들을 두고 늘 생각하기를 '어떻게 저 아들을 가르쳐야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곧 모든 법의 근본이십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을 저희들은 받들어 받아드리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위해 이 심오한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이 듣고 나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라. 내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이치를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76 / 1393] 쪽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저 믿음이 독실한 우바사(優婆斯)가 그 아들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그는 그 아들을 이렇게 가르친다.
  '네가 지금 속가(俗家)에 있으려면 저 질다(質多) 장자처럼 되든지, 아니면 상동자(象童子)처럼 되거라. 왜냐 하면 그들이 곧 한계[限 : 尺度]이고, 곧 칭량[量 : 秤量]이기 때문이다. 세존께 인증을 받은 제자가 곧 질다 장자이며 상동자이다. 또 동자야, 네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려거든 마땅히 저 사리불처럼 되거나 목건련 비구와 같이 되어라. 왜냐 하면 그들은 곧 한계[限 : 尺度]이고, 곧 칭량[量 : 秤量]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저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는 바른 법[正法] 배우기를 좋아하고 삿된 업[邪業]을 짖거나 그릇된 법을 일으키지 않는다. 가령 네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면 곧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잘 생각하고 마음을 오로지 하여 얻지 못한 것은 얻고 거두지 못한 것은 거두며 깨닫지 못한 것은 이제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왜냐 하면 비구들아, 시주의 소중한 보시는 진실로 소화하기 어려워서 사람들로 하여금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고, 이미 생겼거든 마땅히 없애야 한다. 비구들아, 이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믿음이 독실한 우바사가 외동딸을 두었다면 그는 그 딸을 어떻게 가르쳐 성취시키겠는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곧 모든 법의 근본이십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을 저희들은 받들어 받아드리지
  
[77 / 1393] 쪽
  않는 것이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위해 이 심오한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이 듣고 나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라. 내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이치를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믿음이 독실한 저 우바사가 자기의 딸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그는 딸을 이렇게 가르친다.
  '네가 지금 속가에 있으려거든 난다(難陀)의 어머니인 구수다라(拘讎多羅) 우바사와 같이 되어라. 왜냐 하면 그는 곧 한계[限 : 尺度]이고, 곧 칭량[量 : 秤量]이기 때문이다. 세존께 인증(認證)을 받은 제자가 곧 난다의 어머니인 구수다라 우바사이기 때문이다. 만일 네가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려거든 참마(讖摩) 비구니나 우발화색(優鉢華色) 비구니와 같이 되도록 하라. 왜냐 하면 그들은 곧 한계이고, 곧 칭량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참마 비구니와 우발화색 비구니는 바른 법 배우기를 좋아하고 삿된 업을 짖거나 그릇된 법을 일으키지 않는다. 가령 네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면 곧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잘 생각하고 마음을 오로지 하여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은 이룩하고 얻지 못한 것은 얻으며 깨닫지 못한 것은 지금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왜냐 하면 비구들아, 시주의 소중한 보시는 진실로 소화하기 어려워서 사람들로 하여금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할 것이요, 이미 그런 마음이 생겼거든 마땅히 없애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8 / 1393] 쪽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마음보다 더 빠른 어떤 법도 보지 못하였다. 그것은 비유할래야 비유할 수도 없이 빠르다. 비유하면 마치 원숭이가 하나를 놓아버리면 다른 하나를 잡아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그와 같아서, 앞생각과 뒷생각이 동일하지 않은 것은 어떤 방편을 써도 도모할 수가 없다. 마음이 빙빙 돌아다니는 것은 참으로 빠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범부로서는 그렇게 빠른 마음을 관찰할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마음을 항복 받아 착한 길로 나아가도록 그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마음보다 더 빠른 어떤 법도 보지 못하였다. 그것은 비유할래야 비유할 수도 없이 빠르다. 비유하면 마치 원숭이가 하나를 놓아버리면 다른 하나를 잡아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그와 같아서, 앞생각과 뒷생각이 동일하지 않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범부로서는 그렇게 빠른 마음을 관찰할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마음을 항복 받아 착한 길로 나아가도록 꼭 그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79 / 1393] 쪽
  "내가 어떤 사람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일을 주시하여 관찰해 보니, 그는 팔을 한 번 굽혔다 펴는 사이에 지옥에 떨어졌다. 왜냐 하면 그는 악한 마음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음에 병이 생겨 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어떤 사람이
  마음에 성냄을 품은 것 같나니
  이제 모든 비구들에게
  그 이치 자세히 설명하리라.
  
  지금이 바로 그 때이거니
  가령 목숨을 마친 이 있으면
  지옥에 떨어질 것 분명하니
  마음의 더러운 행(行)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음을 항복 받아 더러운 행을 짓지 말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항상 어떤 사람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일을 관찰해 보니, 그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에 천상에 태어난다. 왜냐 하면 그는 착한 마음을 내었기 때문이다. 이미 착한 마음을 내고 나면 곧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80 / 1393] 쪽
  착하고 묘한 마음을 내었다면
  나는 지금 모든 비구들에게
  그 이치 자세히 설명해주리라.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
  만일 목숨을 마친 이 있으면
  그는 곧 천상에 태어나게 되리니
  마음의 착한 행 말미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깨끗한 뜻을 내고 더러운 행을 짓지 말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대중들 가운데에서는 어느 한 법도 가장 훌륭하거나 제일 미묘한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것은 세상 사람을 현혹(眩惑)시켜 자주 고요한 곳[永寂 : 涅槃]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단단한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이른바 남자가 여색을 보고 나서는 곧 생각을 내고 애착하여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므로 사람들로 하여금 아주 고요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그래서 마음에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금생(今生)과 후생(後生)을 오고 가면서 빙빙 돌아다닌다. 그렇게 다섯 갈래의 나쁜 세계를 돌다가 자칫하면 여러 겁을 지나게 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범음(梵音)의 부드럽고 연한 소리로
  여래께서는 보기 어려운 이치 말씀하셨네.
  
[81 / 1393] 쪽
  혹 어떤 때 그것이 보이거든
  생각을 한곳에 매어 눈앞에 두라.
  
  그리고 또 여자와 더불어
  서로 왕래하거나 이야기를 나누지 말라.
  사람을 잡아들이는 옥졸이 항상 널려 있어서
  무위(無爲)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색(色)을 여의고, 생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대중들 가운데에서는 어느 한 법도 가장 훌륭하거나 제일 미묘한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을 현혹시켜 자주 고요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단단한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이른바 여자가 남자를 보고 나서는 곧 생각을 내어 집착하고 마음에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므로 사람들로 하여금 아주 고요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그래서 마음에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금생과 후생을 오고 가면서 빙빙 돌아다닌다. 그렇게 다섯 갈래의 나쁜 세계를 돌다가 자칫하면 여러 겁을 지나게 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뒤바뀐 생각을 내게 되면
  은애(恩愛)하는 마음을 일으키나니
  물들어 집착하는 생각 버리면
  
[82 / 1393] 쪽
  이내 그러한 더러움 없어지리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색(色)을 여의고, 생각을 일으켜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대중들 가운데에서 어느 한 법도 보지 못하였다. 탐욕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탐욕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탐욕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성냄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성냄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성냄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수면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수면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수면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방일(放逸)한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방일한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방일한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의심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의심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의심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그러므로 오로(惡露)처럼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觀)하라. 만일 어지러운 생각을 내면 탐욕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탐욕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생겨난 탐욕의 생각은 자꾸만 많이 늘어나게 된다. 성냄과 수면도 그러하며, 본래 의심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의심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의심의 생각은 더욱 많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항상 마음을 전일하게 가져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83 / 1393]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법 가운데에서 한 가지 법도 보지 못하였다. 탐욕의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탐욕의 생각을 내지 않고 탐욕의 생각이 생겼으면 곧 그것을 없애며, 성내는 생각이 나지 않았으면 성내는 생각을 내지 않고 성내는 생각이 났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수면에 대한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그 생각을 내지 않고 수면에 대한 생각이 이미 일어났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방일한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방일한 생각을 내지 않고 방일한 생각이 이미 생겼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의심의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의심의 생각을 내지 않고 의심의 생각이 생겼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그러므로 오로(惡露)처럼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觀)하라. 이미 오로와 같이 부정한 것이라고 관하고 나면, 아직 생기지 않은 탐욕의 생각은 생기지 않을 것이요 이미 생긴 것은 곧 없어질 것이며, 아직 생겨나지 않은 성냄의 마음은 생겨나지 않을 것이요 이미 생겨난 성냄의 마음은 곧 사라질 것이며,……(내지)……아직 생겨나지 않은 의심의 생각은 생기지 않을 것이요, 이미 생긴 의심의 생각은 곧 없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마음을 오로지 하여 부정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관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두 우바사(優婆斯)와 두 마음과
  하나는 지옥 하나는 천상의 일,
  남·여 애욕의 즐거운 느낌을 말씀하셨고
  두 가지 탐욕에 대한 것은 맨 뒤에 설하셨다.
  
  
10. 호심품(護心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84 / 1393]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꼭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또 그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神通)을 얻고 모든 행이 고요해지며, 사문과(沙門果)를 얻어 니원의 경지[泥洹處 : 열반의 세계]에 이를 것이다.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이른바 방일(放逸)하지 않은 행(行)이다. 어떤 것이 방일하지 않은 행인가? 이른바 마음을 잘 보호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마음을 잘 보호하는 것인가? 비구가 항상 유루(有漏)1)와 유루법(有漏法)2)에서 마음을 잘 보호하는 것이다. 그가 마땅히 유루와 유루법에서 마음을 잘 지켜 보호함에 있어서, 유루법에서 기쁨을 얻으면 또한 믿고 즐거워하며 거기 머물러 옮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항상 그 뜻을 전일하게 하여 스스로 부지런히 힘써야 한다. 이와 같아서 비구들아, 그가 방일한 행동이 없이 스스로 삼가고 조심하면, 아직 생기지 않은 욕루(欲漏)는 곧 생기지 않을 것이고 이미 생긴 욕루는 곧 사라지게 할 수 있으며, 아직 생기지 않은 유루(有漏)는 생기지 않을 것이고 이미 생긴 유루는 곧 사라지게 할 수 있으며, 아직 생기지 않은 무명루(無明漏)는 곧 생기지 않을 것이고 이미 생긴 무명루는 곧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비구들아, 그가 방일하게 행동하지 않고 한적한 곳에서 늘 스스로 깨달아 알고 스스로 유희(遊戱)하면 욕루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유루에서 마음이 해탈하며 무명루에서 마음이 해탈한다. 이미 해탈하고 나면 곧 해탈의 지혜가 생겨,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이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다 마쳐 후생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교만 없는 것은 감로(甘露)의 자취요
  방일한 행동은 죽음의 지름길이다.
  
  
1) 유루(有漏)란 욕유루(欲有漏)·유유루(有有漏)·무명유루(無明有漏), 이 세 가지 유루를 말하는 것이다.
2) 일체 번뇌법(煩惱法)으로서 열반으로 가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법을 말한다.
 
[85 / 1393] 쪽
  교만함이 없으면 죽음도 없고
  교만한 이는 곧 죽게 되리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수행하기를 생각하되 방일함이 없는 행을 닦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꼭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또 그 한 법을 널리 펴고 나면, 곧 신통을 얻고 모든 행이 고요해지며 사문과(沙門果)를 얻어 니원의 경지[泥洹處 : 열반의 세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이른바 모든 선법(善法)을 행하고, 방일하지 않게 행동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방일하지 않게 행하는 것인가? 이른바 일체 중생들을 접촉하여 교란하게 하지 않고, 일체 중생들을 해치지 않으며, 일체 중생들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방일하지 않은 행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착한 법인가? 이른바 현성의 8도품(道品)이니 즉, 바른 소견[等見]·바른 방편[等方便]·바른 말[等語]·바른 행[等行]·바른 생활[等命]·바른 다스림[等治]·바른 생각[等念]·바른 선정[等定]이다. 이것을 착한 법이라고 말한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들에게 보시하는 것
  그 중에서도 법보시(法布施)가 제일이니라.
  아무리 많은 중생들에게 복을 보시하여도
  한 사람에게 베푼 법보시가 더 훌륭하니라.
  
[86 / 1393] 쪽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착한 법을 닦아 행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신도들의 시주를 마땅히 어떻게 관찰해야 하겠느냐?"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모든 법의 왕이십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이 그 법을 듣고 나서는 꼭 받들어 가지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뜻을 해설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신도들의 시주를 마땅히 공경해야 한다. 마치 자식이 부모에게 효순(孝順)하여 봉양하고 섬겨서 부모님의 몸을 오래 유익하게 하는 것처럼 너희들도 시주를 위하여 염부리(閻浮利 : 남섬부주)에 갖가지 이치를 나타내 주어야 한다.
  너희들은 신자들의 시주를 생각하여, 계율[戒]·들음[聞]·삼매(三昧)·지혜(智慧)를 성취하라. 그러면 시주들에게 유익함이 많아 너희들은 3보(寶) 가운데서 걸림이 없을 것이요, 그들은 너희들에게 의복·음식·평상·침구·병들고 마른 이를 치료해 줄 의약을 보시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자애로운 마음으로 시주들을 대해야 한다. 작은 은혜라도 항
  
[87 / 1393] 쪽
  상 잊지 않아야 하거늘 하물며 큰 것이야 두말할 나위가 있겠느냐? 항상 자애로운 마음으로 시주[檀越]를 향해 몸과 입과 뜻이 행하는 청정한 행에 대하여 설명해주고, 헤아릴 수 없고 한정할 수 없을 정도의 몸과 입과 뜻으로 자애를 베풀어 저 신자들이 보시한 물건을 끝내 헛되게 저버리지 말고, 큰 과업을 이루고 커다란 복을 성취하며 큰 이름이 남겨서, 감로법(甘露法)의 맛이 세상에 널리 퍼지게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시는 큰 재물을 이룩하게 되고
  바라는 일도 성취할 수 있나니
  나라 왕이나 또 도둑이라 할지라도
  그가 가진 것을 빼앗지 못하리라.
  
  보시는 왕위를 얻을 수도 있고
  또 전륜성왕의 지위를 이어 받아서
  7보를 완전히 갖추기도 하나니
  그것은 본래 보시한 공덕 때문이니라.
  
  보시함으로써 천신(天身)을 이루어
  머리에는 갖가지 보배 갓 쓰고
  온갖 기녀들과 함께 노나니
  그것도 본래 보시한 과보이니라.
  
  보시함으로써 제석천(天帝釋)이 되어
  천왕의 그 위력 매우 장하다.
  천 개의 눈이 얼굴을 장엄하였으니
  그것은 본래 보시한 과보이니라.
  
[88 / 1393] 쪽
  보시함으로써 불도(佛道)를 이루어
  32상을 갖추고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나니
  그것은 본래 보시한 과보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신심 있는 시주는 마땅히 열심히 정진(精進)하고 계율을 잘 지키는 모든 성현(聖賢)들을 어떻게 받들어 섬기고 공양해야 하겠느냐?"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모든 법의 왕이십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이 그 법을 듣고 나서 꼭 받들어 가지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뜻을 해설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시주(施主)가 열심히 정진하고 계율을 지키는 많이 들어 아는 모든 성현들을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되, 그들에게 마치 헤매는 이에게 바른 길을 가리켜 보여주듯이, 양식이 떨어진 이에게 먹을 것을 주듯이, 두려워하는 이에게 근심과 걱정을 없게 해주듯이, 놀라고 무서워하는 이에게 두려움이 없게 해주듯이, 돌아갈 곳이 없는 이를 보호해 주듯이, 장님에게 눈이 되어주듯이,
  
[89 / 1393] 쪽
  병든 이에게는 의사가 되어주듯이 그렇게 해야 되느니라. 마치 농부가 농사를 지을 때 잡초를 제거하여 곧 곡식이 잘 여물게 하는 것처럼 비구도 항상 5성음(盛陰)의 병을 버리고 두려움이 없는 니원성(泥洹城 : 涅槃城) 안에 들어가기를 구해야 한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아, 시주는 열심히 정진하고 계율을 잘 지키는 많이 들어 아는 이들을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고 보시해야 하느니라."
  그 때 아나빈지(阿那邠持) 장자3)가 그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세존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여래시여, 일체 시주와 그것을 받는 이는 길상병(吉祥甁)과 같고, 보시를 받는 모든 이는 비사왕(毘舍王 : 頻毘沙羅王)과 같으며, 사람을 권유하여 보시하게 하는 것은 부모와 친근히 하는 것과 같고 보시를 받는 사람은 곧 후세의 좋은 친구와 같으며, 모든 시주와 그것을 받는 이는 거사(居士)와 같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장자여. 네 말과 같다."
  아나빈지 장자가 아뢰었다.
  "지금부터는 문(門)을 지키게 하지 않고, 또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사와 양식이 떨어진 나그네들까지도 모두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그 때 아나빈지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과 비구 대중들은 이 제자의 청을 받아 주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 잠자코 장자의 청을 받아 주셨다. 그 때 장자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고 곧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의 주위를 세 번 돌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제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그 밤으로 맛있는 반찬과 갖가지 음식을 준비해놓고 자리를 편 다음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오실 때가 되었습니다. 공양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
  
  
3) 팔리어로는 Anathapati ika라고 한다. 즉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인 수달다(須達多)이다.
[90 / 1393] 쪽
  께서는 때를 맞춰 오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을 데리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성으로 가시어 장자의 집에 이르렀다. 그곳에 이르러 자리에 앉으시자 여러 비구들도 차례를 따라 각각 앉았다.
  그 때 장자는 부처님과 비구들이 자리에 앉은 것을 보고 직접 갖가지 음식을 골고루 돌렸다. 공양이 끝나고 각각 발우를 챙긴 뒤에는 낮은 자리를 가지고 가서 여래 앞에 앉아 법을 듣고자 하였다. 그 때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여래시여, 모든 비구들에게 필요한 물건인, 3의(衣)·발우·침통(鍼筒)·니사단(尼師壇)·옷걸이[衣帶]·물통[法澡罐]과 그밖에 사문에게 필요한 모든 잡물(雜物)을 모두 이 제자의 집에서 가져다 쓰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만일 옷이나 발우·니사단·물통과 그밖에 사문에게 필요한 모든 잡물을 쓰고자 할 때에는 이 장자의 집에서 가져다 쓰는 것을 허락한다. 의심하거나 어려워하지 말 것이며, 그렇다고 해서 너무 집착하는 생각을 내지도 말라."
  그 때 세존께서 아나빈지 장자를 위해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다. 미묘한 법을 연설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 때 아나빈지는 다시 네 성문(城門)에서 널리 보시하고, 다섯 번째는 저자에서, 여섯 번째는 집에서 보시를 행하였다. 음식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음식을 주고 장(漿)이 필요하다 하면 장을 주고, 수레·기악(妓樂)·향·영락(瓔珞) 등을 필요로 하면 그 모두를 다 달라는 대로 주었다.
  그 때 세존께서 아나빈지 장자가 네 성문에서 크게 보시하고 다시 저자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보시하고, 또 집에서 한량없이 많은 보시를 했다는 말을 들으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제자 중의 제일가는 우바새로서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이는 바로 아나빈지 장자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91 / 1393] 쪽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아나빈지 장자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가? 장자여, 그대는 항상 가난한 이에게 보시를 하는가?"
  장자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가난한 이에게 보시하고 있습니다. 네 성문(城門)에서 널리 보시하였고, 또 집에서도 저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모두 보시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혹 어떤 때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들에 날아다니는 새와 돼지와 개들에게도 보시하자.'
  반면 저는 이런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는 주고 저들에게는 주지 말자.'
  저는 또 이런 생각은 없습니다.
  '이들에게는 많이 주고 저들에게는 적게 주자.'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중생들은 다 먹음으로써 그 목숨을 보존한다. 먹으면 살고 먹지 않으면 곧 죽는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장자야, 너는 보살의 마음을 가지고서 한결같고 순수한 뜻으로 널리 보시하는구나. 그렇다. 중생들은 먹어야 살고 먹지 않으면 곧 죽는다. 장자야, 너는 틀림없이 큰 결과[大果]를 얻게 될 것이요, 큰 명성과 큰 과보(果報)를 얻게 되어 그 이름이 시방에 사무치고 감로법(甘露法)의 맛을 얻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보살은 항상 평등한 마음을 가지고 은혜롭게 보시하고 한결같고 순수한 뜻으로 '중생들은 먹어야 산다. 그러므로 먹을 것으로 그들을 구제해야 한다. 먹을 것이 없으면 곧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자야, 이것을 일러, '보살은 편안한 마음으로 널리 보시하는 것'이라고
  
[92 / 1393] 쪽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있는 대로 모두 다 은혜롭게 보시하되
  끝내 아끼거나 후회하는 마음 없으면
  그는 반드시 좋은 벗 만나
  저쪽 언덕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야, 마땅히 평등한 마음으로 널리 은혜롭게 보시해야 한다. 장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장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중생들이 원래 그 업(業)을 따라 가는 곳을 자세히 알고 또 보시의 과보에 대해서도 잘 안다. 최후에 남은 한 덩이 밥이라도 자기가 먹지 않고 남에게 베풀어주되, 그 때 털끝만큼도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만일 성을 내면 그 중생은 보시의 과보를 알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다 안다. 보시의 과보는 평등하게 갚는 마음과 다름이 없다. 그런 까닭에 중생들은 평등하게 보시하지 못하여 스스로 타락하고 만다. 항상 아끼고 미워하는 마음이 있어서 제 마음을 얽어매기 때문이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 여래가 가르치신 말씀을
  중생들은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언제나 두루 베풀어 보시하되
  오로지 부처님의 처소를 향하라.
  
[93 / 1393] 쪽
   그 마음 맑고 깨끗하므로
  그가 얻는 복은 배나 많으리.
  꼭 같이 고루 그 복을 나누면
  뒤에 반드시 큰 과보를 얻으리라.
  
  보시하는 것은 금생에도 좋고
  그 마음은 넓은 복밭을 향하네.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 마치면
  틀림없이 천상(天上)에 태어나리라.
  
  저 좋은 곳에 태어나므로
  모든 쾌락을 스스로 누리고
  길(吉)하고 상서롭고 매우 즐거워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다.
  
  하늘의 위엄과 덕의 업으로
  옥녀(玉女)들 둘러 싸 시종하나니
  평등한 보시의 과보 때문에
  그러한 복을 얻는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복(福)의 과보를 두려워하지 말라. 왜냐 하면, 그것은 곧 즐거움을 누리는 원인으로서 매우 사랑하고 공경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복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이 큰 과보가 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복이
  
[94 / 1393] 쪽
  없음을 두려워해야 한다. 왜냐 하면,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으로서 근심과 괴로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며 즐거움이 전혀 없기 때문이니, 이것을 일러 복이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구들아, 나는 기억한다. 옛날에 7년 동안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닦았고, 7겁(劫)을 지내도록 이 세상에 오지 않았으며, 또 7겁 동안은 광음천(光音天)에 태어났었고, 또 7겁 동안은 공범천(空梵天)에 태어나서 대범천(大梵天)이 되어 아무도 그와 짝할 이가 없었으며, 백천 세계를 통솔하였다. 서른 여섯 번이나 되풀이하여 제석천(帝釋天)이 되었었고, 수 없이 많은 세상에 전륜왕(轉輪王)이 되었었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왜냐 하면, 그것은 즐거움을 누리는 원인으로서 매우 사랑하고 공경할 만한 것이니, 이것을 복이라고 한다. 너희들은 복이 없음을 두려워하라. 왜냐 하면,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으로서 근심과 괴로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니, 이것을 복이 없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통쾌하여라, 복 지은 과보여
  원하는 것 무엇이든 다 얻고
  어느새 모든 번뇌 다 멸하게 되어
  함이 없는 그곳에 이르느니라.
  
  가령 수억(數億)이나 되는
  천마(天魔) 파순(波旬)이라도
  복업(福業)을 닦은 사람은
  도저히 현혹하지 못하리라.
  
  저 사람은 항상
  성현의 도를 스스로 찾아
  온갖 괴로움 모두 없애버리고
  
 
[95 / 1393] 쪽
  후세에도 또한 근심 없으리.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복 짓기를 싫어하지 말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한 법을 받들어 따르고 한 법을 여의지 않으면, 천마 파순도 그 틈을 얻지 못할 것이요, 또 와서 건드리거나 교란하지 못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이른바 공덕의 복업(福業)이니라.
  왜냐 하면, 나는 기억한다. 나는 옛날 보리수[道樹] 밑에서 여러 보살과 한 곳에 모여 있었다. 그 때 폐마(弊魔) 파순은 수천만억의 군사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짐승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갖가지 형상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고, 하늘·용(龍)·귀신·아수륜(阿須倫)·가류라(伽留羅)·마휴륵(摩休勒) 등이 모두 모여 구름처럼 몰려왔다. 그 때 폐마 파순이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빨리 땅에 엎드려라.'
  그러나 나 부처는 복덕의 큰 힘으로 마군을 항복 받았다. 그리고 모든 번뇌의 때가 사라지고 온갖 더러운 것이 다 없어졌으며, 곧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를 이루었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그 이치를 관찰해 보아야 한다. 공덕을 원만하게 갖춘 비구는 악마 파순도 그 틈을 타서 그 공덕을 부수지 못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복 있으면 유쾌하고 즐거우며
  복이 없으면 괴롭기만 하다.
  
[96 / 1393] 쪽
  금생이나 후생에
  복을 지었기에 즐겁기만 하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한 법을 닦아 행하면 나쁜 세계를 부수지 못하리라. 한 법은 좋은 곳으로 나아가고 한 법은 열반으로 가느니라. 한 법을 닦아 행하면 나쁜 세계를 부수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에 독실한 믿음이 없는 것을 이르는 것이니, 이것이 '한 법을 닦으면 나쁜 세계를 부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법을 닦아 행하면 좋은 곳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에 독실히 믿음이 있어 실천하는 것이니, 이것이 '한 법을 닦으면 좋은 곳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한 법을 닦으면 열반에 이른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을 전일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한 법을 닦으면 열반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전일한 마음으로 모든 선(善)의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이 세상에 출현하면, 그 세상의 중생들은 곧 수명이
  
[97 / 1393] 쪽
  늘어나서 나이가 더욱 많아지며, 얼굴빛은 빛나고 윤택해지며, 기력이 왕성하고 쾌락이 끝이 없으며, 음성은 온화하고 부드럽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이 그 한 사람인가? 그 분은 여래·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이시니, 이것을 일러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면 그 세상 중생들은 곧 수명이 늘어나서 나이가 더욱 많아지며, 얼굴빛은 빛나고 윤택해지며, 기력이 왕성하고 쾌락이 끝이 없으며, 음성은 온화하고 부드럽게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너희들은 전일하고 순수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거만 없음에 대한 것 둘과 생각과 시주와
  두 가지 보시와 아끼고 만족 없음과
  보시에 대한 복의 과보와 파순과
  나쁜 세계와 한 사람에 대해 설하셨다.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