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증불감(不增不減)(1)
마지막으로, 공의 모습은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다’는 부증불감의 속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다시 말해, 현상계의 물질, 정신적 모든 존재는 양(量)적으로 상대적인 개념을 초월하여 무한한 존재로서, 원만 구족한 성질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존재는 그 자체로서 이미 원만 구족되어 있으나, 우리의 분별심이 부족하고 적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차별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물질적인 면을 봅시다. 본래 물질에는 내 것, 네 것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가 스스로, ‘이것은 내 것’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울타리를 치고 있기에, 그 울타리 안에 있는 것만 내 것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내 것을 누군가에게 보시하면 아깝고, 손해 보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보시를 하게 되면 그만큼 나에게 복덕이 쌓이게 된다는 것은 모릅니다.
보시를 많이 한 사람은 물질적으로 항상 부유합니다. 다른 이를 위한 이타심을 내어 올바로 회향할 수 있는 마음이 있기에, 인연 따라 법계를 떠돌아다니는 물질들이 많이 모여들게 마련인 것입니다.
연못에 물이 그저 고여만 있어 빠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물이 들어올 수 없습니다. 그러나 흐르는 물은 항상 새로운 물로 가득 차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보시에 인색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를 가난으로 내몰고 있는 것입니다. 무소유가 전체를 소유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외면한 채 살아가는 삶이 바로 우리들의 어리석은 모습입니다.
출처: 목탁소리 -법상스님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