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증불감(不增不減)(3)
같은 백만 원이지만 인연 따라, 어떠한 이에게 주어지는가에 따라 한없는 양의 돈이 되어 늘어날 수도 있으며, 반면에 줄어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의 마음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늘고 주는 것이지, 백 만원이라는 돈 자체에 어떤 증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연기법의 세계에서 본다면, 공성의 세계에서 본다면, 부증불감인 것입니다.
이렇듯, ‘내 것’이라는 소유도, 부증불감의 세계에서, 공의 측면에서 보면, 증감이 있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좀 더 넓게 보아 내 것이 사라진다는 것은 다른 이의 것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전체에서 본다면 부증불감인 것이지요.
좀 더 쉬운 비유를 든다면, 내가 돈 만 원을 가지고 있을 때, 오천 원을 배우자에게 준다면 내 돈은 줄어들었지만, 배우자의 입장에서는 돈이 늘어난 것입니다. 즉, 우리 가족 전체로 본다면 부증불감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나와 배우자를 가르는 마음이 있다면 당연히 증감이 있게 마련이며, 배우자에게 오천 원을 주었을 때 괴롭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배우자와 나를 가르는 마음이 없습니다. 둘은 하나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바로 이 ‘하나’라는 생각이 있다면 부증불감이며, 내 것이 없어져도 괴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지요. 내 것이 곧 배우자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좀 더 확대하여 우리 사회 전반에 관련지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출처: 목탁소리 -법상스님-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