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오식(前五識)(2)
안식으로는 사물의 내면에 있는 오묘한 마음까지는 분별하지 못하며, 오직 현재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것만을 인식하는 기초적인 분별작용만 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내 앞에 꽃이 한 송이 있다고 가정해 보았을 때, 안식이 의식할 수 있는 것은 고작 꽃의 색깔과 꽃의 모양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대변이 있다고 했을 때, 이 또한 색깔과 모양을 분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식에서는 꽃을 보면 직감적으로 좋아하고, 대변을 보면 흔연해 하지 않는 기초적인 인식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 이외에 이것이 꽃인가, 대변인가, 나아가 꽃이면 무슨 꽃인가, 그 꽃은 언제 피며, 어느 나라의 어느 지방에서 잘 자라는지, 무궁화라면 우리 나라를 상징하는 꽃이구나 정도까지 유추해서 의식을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 기능을 위해서는 제6의식의 작용이 함께 해야 합니다. 이때 제6의식은 과거의 경험과 기억 등을 생각해 내고, 다른 것들과 비교 판단하며, 때로는 잘못 인식하기도 하는 등의 구체적인 인식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현재 드러난 것에 대해, 눈으로는 모양과 빛을, 귀로는 소리를, 코로는 냄새를, 혀로는 맛을, 몸으로는 촉감을, 뜻으로는 생각들을 그 대상으로 하여 인식하는 작용을, 겉으로 드러난 것에 대해 분별한다고 하여, 유식에서는 ‘현량(現量)’이라고 이름합니다.
여기에 좀 더 깊고 오묘한 부분까지 인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6의식(第六意識)의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것은 나머지 네 가지 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출처: 목탁소리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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