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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 19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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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
7. 장수왕품 ③ |
78) 범천청불경(梵天請佛經) 제 7 [제2 소토성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에 어떤 범천(梵天)이 범천에 머물면서 이와 같은 삿된 소견을 내었다. |
'이 곳은 항상한 것이요 이 곳은 항상 존재하는 곳이며, 이 곳은 영원히 존재하고 이 곳은 긴요한 곳이며, 이곳은 마침이 없는 법이요 이 곳은 출요(出要)로써 이 출요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다.' |
그 때 세존께서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他心智]로써 저 범천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 곧 여기상정(如其像定)에 들어 그 여기상정으로써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짧은 시간에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사라져 나타나지 않더니 홀연히 범천으로 올라 가셨다. 그 때 범천은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곧 세존을 청하였다. |
"잘 오셨습니다. 큰 선인(仙人)이시여, 이 곳은 항상한 곳이고 이 곳은 항상 존재하는 곳이며, 이 곳은 영원히 존재하는 곳이고 이 곳은 긴요한 곳이며, 이 곳은 마침이 없는 법이요 이 곳은 출요로서 이 출요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고 미묘하며 제일가는 것은 없습니다." |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범천이여, 너는 항상 있지 않은 것을 항상 있다고 일컫고, 항상 좋지 않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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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항상 좋다 일컬으며,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을 영원히 존재한다 일컫고, 긴요하지도 않은 것을 긴요하다 일컬으며, 끝이 있는 법을 끝이 없는 법이라 일컫고, 출요가 아닌 것을 출요라 하면서, 이 출요보다 더 이상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다고 말하는구나. 범천이여, 너에게는 이러한 무명(無明)이 있구나." |
그때 악마 파순(波旬)이 그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세존께 말하였다. |
"비구여,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지 마시오.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지 마시오. 비구여, 만일 네가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거나,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면 비구여, 그것은 마치 사람이 자기에게 상서로운 일이 오는 것을 물리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비구가 한 말도 또한 이와 같다. 그러므로 비구여, 나는 너에게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지 말라. 이 범천의 말한 것을 거스르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비구여, 만일 네가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거나,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면, 이것은 비구여, 마치 어떤 사람이 산 위에서 떨어질 적에 아무리 손발로 허공을 잡으려고 해도 그리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비구가 하는 말도 또한 이와 같다. 그러므로 비구여, 나는 너에게 '이 범천이 말한 것을 어기지 말라.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비구여, 만일 네가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거나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면,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나무 위에서 떨어질 적에 아무리 손발로 나뭇가지나 잎을 부여잡으려고 해도 그리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비구가 한 말도 또한 이와 같다. 그러므로 비구여, 나는 너에게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지 말라.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
왜냐 하면 이 범천은 범(梵)이요 복[福祐]이며, 변화시키는 주체[能化]이고 가장 높은 것이며, 만들어내는 주체[能作]이고 조작하는 주체[能造]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버지로서 이미 있었고 장차 있을 일체 중생은 다 이것을 좇아 나기 때문이다. 이 범천은 알아야 할 것을 다 알고 보아야 할 것을 다 알기 때문이다. |
큰 선인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地]1)을 미워하고 땅을 헐뜯으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 반드시 다른 하천한 기악신(妓樂神)으로 |
1) 송(宋) 원(元) 명(明) 세 본에는 모두 타(他)로 되어 있어 다른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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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것이다. 이렇게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生主 : 造物主)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다. 범천을 미워하거나 범천을 헐뜯는 자가 있으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났을 적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으로 태어날 것이다. 큰 선인(仙人)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을 사랑하고 땅을 찬탄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났을 적에 반드시 가장 높은 범천에 태어날 것이다. 이와 같이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다. 범천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범천을 찬탄하는 자가 있으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났을 적에 반드시 가장 높은 범천에 태어날 것이다. 큰 선인이여, 너는 이 범천의 큰 권속들이 앉아 있는 것이 우리들과 같은 것을 보지 못하는가?" |
저 악마 파순(波旬)은 범천도 아니요, 또한 범천의 권속도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 내가 바로 범천이라고 일컬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
'이 악마 파순은 범천도 아니요 또한 범천의 권속도 아니다. 그런데도 스스로 제 자신이 바로 범천이라고 일컫고 있다. 만일 악마 파순이 있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곧 악마 파순일 것이다.' |
세존께서는 이미 다 아시고 말씀하셨다. |
"악마 파순아, 너는 범천도 아니요 또한 범천의 권속도 아니다. 그런데도 너는 스스로 '내가 바로 범천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만일 악마 파순이 있다고 말한다면, 네가 바로 악마 파순일 것이다." |
그러자 악마 파순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
'세존은 나를 알고 선서(善逝)는 나를 보는구나.' |
이렇게 알고 나서는 시름하고 걱정하면서, 곧 거기서 갑자기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에 저 범천이 두 번 세 번 와서 세존을 청하였다. |
"잘 오셨습니다. 큰 선인이시여, 이 곳은 항상한 곳이고 이 곳은 항상 좋으며, 이 곳은 영원히 존재하는 곳이요 이 곳은 긴요한 곳이며, 이 곳은 마침이 없는 법이요 이 곳은 출요로써 이 출요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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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가는 곳은 없습니다." |
세존께서도 또한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 |
"범천이여, 너는 항상하지 않은 곳을 항상하다고 일컫고, 항상 좋지 않은 곳을 항상 좋은 곳이라 일컬으며,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곳을 영원히 존재한다 일컫고, 요긴하지 않은 것을 요긴하다 일컬으며, 마침이 있는 법을 마침이 없는 법이라 일컫고, 출요가 아닌 것을 출요라 하면서, 이 출요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다고 말하는구나. 범천이여, 너에게는 이런 무명(無明)이 있구나. 범천이여, 너에게는 이런 무명이 있느니라." |
그러자 범천이 세존께 아뢰었다. |
"큰 선인이여, 옛날 어떤 사문 범지는 수명이 매우 길고 아주 오래도록 머물렀습니다. 큰 선인이여, 당신은 수명이 지극히 짧아 저 사문 범지가 한 번 연좌하는 동안도 모르십니다. 왜냐 하면 그는 알아야 할 것은 다 알고 보아야 할 것은 다 봅니다. 만일 진실로 출요가 있다 하여도 이 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습니다. 만일 진실한 출요가 없다 하여도, 이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습니다. 큰 선인이여, 당신은 출요에 대하여 출요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출요가 아닌 것에 대하여는 출요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당신은 출요를 얻지 못하고 곧 큰 어리석음만 이루었습니다. 왜냐 하면 경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큰 선인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땅을 찬탄하면, 그는 나의 뜻대로 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는 것이 됩니다. 이렇게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며, 범천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범천을 찬탄하면, 그는 나의 뜻대로 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는 것이 되며, 내가 시키는 바를 따르게 됩니다. 큰 선인이여, 만일 당신이 땅을 사랑하고 땅을 찬탄하면, 당신도 또한 나의 뜻대로 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내가 시키는 바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범천이여, 그렇다. 범천이 말한 것은 진실한 진리이다.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땅을 찬탄하면, 그는 너의 생각과 같이 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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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것을 따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에 대해서도 또한 그러하다. 범천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범천을 찬탄하면, 그는 너의 생각대로 되고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바를 따르게 될 것이다. 범천이여, 만일 내가 땅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땅을 찬탄하면, 나도 또한 네가 자재(自在)롭게 할 것이요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것을 따르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다. 범천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범천을 찬탄하면, 나도 또한 너의 생각대로 되고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것을 따르게 될 것이다. 범천이여, 만일 이 여덟 가지 일[事]에 대하여 내가 그 일을 따라 사랑하고 좋아하며 찬탄하면, 저 또한 이와 같이 될 것이다. 범천이여, 나는 네가 온 곳과 갈 곳을 안다. 머무르는 곳을 따르고, 마칠 곳을 따르며, 나는 곳을 따르리라. 만일 범천이 있으면, 큰 여의족(如意足)이 있고 큰 복이 있으며, 큰 위덕이 있고 큰 위신이 있을 것을 안다." |
그러자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
"큰 선인이여, 당신은 어떻게 내가 아는 것을 알고, 내가 보는 것을 보십니까? 어떻게 나 알기를 마치 저 해가 자재롭게 1천 세계를 두루 밝게 비추는 것처럼 그렇게 하십니까? 저 1천 세계에서 당신은 자재롭게 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저들의 저곳에는 밤낮이 없음을 다 아나니, 큰 선인이여, 일찍 그곳을 지나간 적이 있으시며 자주 그곳을 지낸 적이 있습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범천이여, 해가 자재롭게 모든 곳인 1천 세계를 두루 비추는 것처럼 나도 1천 세계에 대해 자재롭게 할 수 있고, 또 저들의 저곳에는 밤낮이 없음을 다 아느니라. 범천이여, 나는 일찍 그곳을 지나간 적이 있고 자주자주 그곳을 지낸 적이 있느니라. 범천이여, 세 종류의 하늘이 있으니, 곧 광천(光天) 정광천(淨光天) 변정광천(遍淨光天)이다. 범천이여,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이 앎이 있고 봄이 있다면, 나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가령 저 세 종류의 하늘은 앎이 없고 봄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과 권속들이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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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과 그 권속들에게는 앎이 없고 봄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네가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나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너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너와 권속들이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나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너와 권속들에겐 앎도 없고 봄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에게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너와 나는 일체가 다 똑같지 않고 모두가 다 똑같지 않다. 다만 내가 너보다 더 우세하고 더 뛰어나다." |
그 때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
"큰 선인이여, 무엇으로 말미암아 저 세 종류의 하늘이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어도 당신만은 여전히 앎과 봄이 있습니까?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 권속들에게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또한 그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 권속들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다 하더라도 당신만은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습니까? 만일 내가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나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어도 당신만은 여전히 앎과 봄이 있습니까? 만일 나의 권속들에게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나의 권속들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어도 당신만은 여전히 앎과 봄이 있습니까? 큰 선인이여, 말하기 좋아해서 적당히 하신 말이 아닙니까? 그 말을 듣고 나서 어리석음만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한량없는 경계를 알았기 때문이며, 한량없는 앎과 한량없는 소견과 한량없는 종별(種別)을 나는 낱낱이 알아 분별하였으므로, 이 땅을 땅이라 알고,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까지도 또한 그러하며, 이 범천을 범천이라고 압니다." |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범천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에 대하여 땅이라는 생각이 있어 '땅은 곧 나이다. 땅은 내 것이다. 나는 땅의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는 '땅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計較)한 뒤에는 곧 땅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 이렇게 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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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바람 신 하늘 생주(生主) 범천 무번천(無煩天) 무열천(無熱天)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다. 깨끗함에 대하여 깨끗하다는 생각이 있어 '깨끗함이 곧 나이다. 깨끗함은 곧 내 것이다. 나는 깨끗함의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는 '깨끗함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한 뒤에는 곧 깨끗함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 범천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을 땅이라고 알아 '땅은 곧 내가 아니다. 땅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땅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 그가 땅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은 뒤에야 그는 곧 땅을 제대로 안다. 이렇게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 범천 무변천 무열천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며, 깨끗함을 곧 깨끗함이라고 알아 '깨끗함은 곧 나가 아니다. 깨끗함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깨끗함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 그가 '깨끗함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은 뒤에야 그는 곧 깨끗함에 대하여 제대로 안다. 범천이여, 나는 땅에 대하여 곧 땅인 줄 알아 '땅은 곧 나가 아니다. 땅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땅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 나는 '땅이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으므로 나는 곧 땅에 대하여 제대로 안다. 이렇게 물 불 바람 신 하늘 범천 무변천 무열천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며, 깨끗함은 곧 깨끗함이라고 알아 '깨끗함은 곧 나가 아니다. 깨끗함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깨끗함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 나는 '깨끗함이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으므로 나는 곧 깨끗함을 제대로 아느니라." |
그러자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
"큰 선인이여, 이 중생들은 유(有)를 사랑하고 유를 좋아하며, 유를 익힙니다. 당신은 이미 유의 근본을 빼내 버렸습니다. 왜냐 하면 곧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시기 때문입니다." |
그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
유(有)에서 두려움을 보았거든 |
유라는 견해 없으면 두려워하지 않으리. |
그러므로 유를 좋아하지 말라 |
유가 어찌 끊어지지 않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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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선인이여, 나는 이제 스스로 이 몸을 숨기고자 하나이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범천이여, 네가 만일 네 몸을 숨기고 싶거든 네 마음대로 하라." |
이에 범천은 곧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그 몸을 숨겼으나, 세존께서는 곧 아셨다. |
"범천이여, 너는 저기 있구나. 너는 여기 있구나. 너는 중간에 있구나." |
이에 범천은 여의족(如意足)을 다 발휘하여 자신의 몸을 숨기고자 하였으나, 숨길 수가 없어 범천으로 돌아가 머물렀다. |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범천이여, 나도 또한 내 몸을 숨겨 보고자 하노라." |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
"큰 선인이여, 만일 직접 몸을 숨기고자 하시거든 곧 마음대로 해 보소서." |
그러자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
'나는 이제 차라리 여기상여의족(如其像如意足)을 나타내어 지극히 묘한 광명을 놓아 범천 전부를 비추고, 내 자신은 숨어서 모든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로 하여금 내 음성만 듣고 몸은 보지 못하게 하리라.' |
이렇게 생각하신 세존께서는 곧 여기상여의족을 나타내어 지극히 묘한 광명을 놓아 범천 모두를 비추고, 곧 자신은 숨어서 모든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로 하여금 그 음성만 듣게 하고 그 몸은 보지 못하게 하셨다. 그러자 모든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은 제각기 이렇게 생각하였다. |
'사문 구담(瞿曇)은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하시어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으시다. 무슨 까닭인가? 곧 지극히 묘한 광명을 놓아 일체 범천을 비추시고, 자신은 숨어서 우리들과 권속들로 하여금 다만 그 음성만 듣고 몸은 보지 못하게 하신다.' |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
'나는 이미 이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을 교화시켰다. 나는 이제 여의족을 거두리라.' |
이렇게 생각하신 세존께서는 곧 여의족을 거두시고 돌아가 범천에 머무셨다. 이에 악마의 왕도 또한 두 번 세 번 와서 그 대중 가운데 있었다. 그 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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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
"큰 선인이여, 잘 보고 잘 알고 잘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을 훈계하고 가르치지 말 것이며, 또한 제자들을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들에게 집착하지도 마십시오. 제자들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의 세계에 태어나지 마소서. 무위(無爲)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으소서. 왜냐 하면 큰 선인이여, 그것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 괴롭게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큰 선인이여, 옛날에 어떤 사문 범지가 제자를 훈계하고 제자를 가르치며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고 제자에게 집착하였습니다. 그는 제자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났었습니다. 큰 선인이여, 그러므로 나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
'제자를 훈계하고 제자를 가르치지 말 것이며, 또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에게 집착하지도 마십시오. 제자들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나지 말고 무위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으소서? 왜냐 하면 큰 선인이여, 당신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 괴롭게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악마 파순아, 너는 나를 위하여 이치[義]를 구하지 않기 때문에, 요익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에, 즐거움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에, 안온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에 '제자를 훈계하고 가르치지 말며,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에게 집착하지도 말라. 제자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나지 말고, 무위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아라. 왜냐 하면 큰 선인이여, 당신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을 괴롭게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악마 파순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
'이 사문 구담이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면, 저 제자들은 법을 들은 뒤에 내 경계를 벗어날 것이다.' |
악마 파순아, 그러므로 너는 이제 내게 '제자를 훈계하지 말고 가르치지 말며, 또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에게 집착하지도 말라. 제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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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나지 말고, 무위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으라. 왜냐 하면 큰 선인이여, 당신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을 괴롭게 할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악마 파순아,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제자를 훈계하고 제자를 가르치며,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고 제자에게 집착하며, 제자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났다면, 그 사문 범지는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컫고, 범지가 아니면서 범지라 일컬으며, 아라하가 아니면서 아라하라 일컫고, 등정각이 아니면서 등정각이라 일컬었기 때문이리라. 악마 파순아, 나는 진실한 사문으로서 사문이라 일컫고 진실한 범지로서 범지라 일컬으며, 진실한 아라하로서 아라하라 일컫고, 진실한 등정각으로서 등정각이라 일컫는다. 악마 파순아, 만일 내가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거나 혹은 설법하지 않더라도 너는 우선 떠나가라. 나는 내 자신이 제자를 위하여 설법할 것인가,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 않을 것인가를 아느니라. |
이것을 범천은 청하고, 악마 파순은 거역하고 어기며, 세존께서는 그들을 수순(隨順)하여 말씀하신 것이라 한다. 그러므로, 이 경의 이름을 범천청불(梵天請佛)이라고 하였느니라."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범천청불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3,090자이다.] |
79) 유승천경(有勝天經) 제 8 [제2 소토성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선여재주(仙餘財主)는 한 사자(使者)에게 분부하였다. |
"너는 부처님께 나아가 나를 위하여 머리를 조아려 세존 발에 예배하고, 안부를 묻되 '세존이시여, 성체(聖體) 편안하시며, 안락하시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起居)가 가벼우시고 기력도 한결같으시나이까?' 하고 이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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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드리고 나서 '선여재주도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존께 문안드리나이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시나이까?' 하고 이와 같이 아뢰어 내 안부를 전하라. 네가 이미 나를 위하여 부처님께 문안을 드렸으면, 너는 다시 존자 아나율타에게 나아가 나를 위하여 그 발에 예배한 뒤에 존자에게 안부를 전하되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시나이까?' 하고 문안드리고 나서 '선여재주도 존자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존자에게 문안드립니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시나이까?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와 또 네 사람을 청하여, 내일 공양을 올리겠나이다'라고 이렇게 말하라. 만일 청을 받아들이시거든 다시 '존자 아나율타여, 선여재주는 일이 많고 할 일도 많습니다. 왕을 위한 여러 가지 일과 정승의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원컨대 존자 아나율타는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어 네 사람과 함께 내일 선여재주의 집으로 오소서'라고 하여라." |
이에 사자는 선여재주의 분부를 받고,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선여재주는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세존께 문안드리나이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시나이까?' |
그러자 세존께서 사자에게 말씀하셨다. |
"선여재주를 안온 쾌락하게 할 것이며, 하늘 사람 아수라 건답화(揵塔和) 나찰, 그리고 그 밖의 여러 종류의 몸들까지 안락하고 쾌락하게 하노라." |
이에 사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잘 받아 가지고,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의 주위를 세 바퀴 돌고는 물러갔다. 다시 아나율타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
"존자 아나율타여, 선여재주는 존자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존자에게 문안드립니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습니까?'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와 네 사람을 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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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내일 공양을 올리고자 하였나이다." |
이 때에 존자 진가전연(眞迦旃延)은 존자 아나율타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연좌하고 있었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
"현자(賢者) 가전연이여, 내가 아까 말한 바, 내일 우리들이 걸식하기 위하여 사위국으로 들어가자고 했던 것은 바로 이 일을 말한 것이오. 이제 선여재주가 사람을 보내 우리들 네 사람을 청하여 내일 공양하겠다 하오.' |
존자 진가전연이 즉시 말하였다. |
"원컨대 존자 아나율타여, 그 사람을 위하여 잠자코 청을 받아 주시오. 우리들은 내일 이 어두운 숲을 나가 걸식하기 위하여 사위성으로 들어가십시다." |
존자 아나율타는 그 사람을 위하여 잠자코 청을 받아 주었다. |
이에 사자는 존자 아나율타가 잠자코 청을 받아들인 줄 알고, 이내 다시 아뢰었다. |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께 아룁니다. 선여재주는 일이 많고 할 일도 많습니다. 왕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고 정승의 일도 처리해야 합니다. 원컨대 존자 아나율타님께서는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네 사람과 함께 내일 일찍이 선여재주의 집으로 오십시오." |
이렇게 전하라고 하였나이다. |
존자 아나율타가 사자에게 말하였다. |
"너는 곧 돌아가라. 내 자신이 그 때를 알고 있노라." |
이에 사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네 사람과 함께 선여재주의 집으로 갔다. 그 때 선여재주는 채녀( |
女)들에게 둘러싸여 중문 밑에서 존자 아나율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여재주는 멀리서 존자 아나율타가 오는 것을 보고는 합장하고 존자 아나율타를 찬탄하였다. |
"잘 오셨습니다. 존자 아나율타야, 존자께선 오랫동안 여기에 오시지 않았습니다." |
이에 선여재주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존자 아나율타를 부축해 안고, 인도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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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집 안으로 들어가 좋은 자리를 펴고 앉기를 청하였다. 존자 아나율타는 곧 평상에 앉았다.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은 뒤에 아뢰었다. |
"존자 아나율타야여, 묻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원컨대 들어 주십시오." |
"재주여, 그대 묻고 싶은 대로 물으라. 듣고 나서 생각해 보리라." |
선여재주는 곧 존자 아나율타에게 물었다. |
"어떤 사문 범지는 내게 와서 말합니다. |
'재주여, 너는 마땅히 큰 마음의 해탈을 닦으라.' |
존자 아나율타여, 또 어떤 사문 범지는 내게 와서 말합니다. |
'재주여, 너는 마땅히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을 닦으라.' |
존자 아나율타여, 큰 마음의 해탈과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 이 두 가지 해탈은 말도 다르고 뜻도 다른 것입니까? 뜻은 같은데 말만 다른 것입니까?" |
"재주여, 네가 먼저 이 일을 물었으니, 네가 먼저 말해 보아라. 나는 나중에 대답하리라." |
선여재주가 아뢰었다. |
"존자 아나율타여, 큰 마음의 해탈과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은 그 뜻은 같은데 말만 다릅니다." |
선여재주는 이 일을 대답할 수 없었다.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
"재주여, 마땅히 들으라. 나는 너를 위하여 큰 마음의 해탈과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에 대하여 설명해 주리라. 큰 마음의 해탈이란, 어떤 사문 범지가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가서 마음으로 큰 마음의 해탈을 깨달아,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만일 한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여러 나무를 의지하여, 뜻으로 큰 마음의 해탈을 해득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 때에도,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만일 여러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한 숲을 의지해야 하고, 만일 한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여러 숲을 의지하여야 하며, 만일 여러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한 마을을 의지하여야 하고, 만일 한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여러 마을을 의지하여야 하며, 만일 여러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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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다시 한 나라를 의지하여야 하고, 만일 한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여러 나라를 의지하여야 하며, 만일 여러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이 대지와 나아가서는 저 대해(大海)까지도 의지하여, 뜻으로 큰 마음의 해탈을 깨달아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 때에도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을 큰 마음의 해탈이라 하느니라. |
재주여, 어떤 것이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인가?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일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안락하며 고요한 곳에 가면, 마음은 자애로움[慈]과 함께하여, 1방(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고, 이렇게 2 3 4방과 4유 상 하 일체에 두루하며, 마음은 자애로움과 함께하기 때문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는 선행(善行)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와 같이 불쌍히 여김[悲]과 기뻐함[喜]도 또한 그러하며, 또 마음이 평정[捨]과 함께하기 때문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다.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것을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이라고 하느니라. |
재주여, 큰 마음의 해탈과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 이 두 해탈은 뜻도 다르고 말도 다른가? 뜻은 같은데 말만 서로 다른 것인가?" |
선여재주가 존자 아나율타에게 아뢰었다. |
"만일 내가 존자에게서 들은 것과 같다면, 그 이치를 알겠습니다. 이 두 해탈은 뜻도 이미 다르고 말도 또한 다릅니다." |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
"재주여, 세 종류의 하늘이 있으니, 광천(光天)과 정광천(淨光天)과 변정광천(遍淨光天)이다. 그 중에서 광천은 한곳에 나서 있으면서도 '이것은 내 소유다. 저것도 내 소유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광천은 그 가는 곳을 따라 곧 거기에서 즐긴다. 재주여, 마치 파리가 고깃덩이에 있으면서도 '이것은 내 소유다. 저것도 내 소유다'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다. 다만 파리는 고깃덩이를 따라다니면서 그 가운데서 즐길 뿐이다. 이와 같이 저 광천도 '이것은 내 소유다. 저것도 내 소유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만 광천은 그 가는 곳을 따라 거기에서 즐길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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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때 광천은 한곳에 모여 있을 적에는 비록 몸은 다르지만 광명만은 다르지 않다. 재주여, 마치 어떤 사람이 한량없이 많은 등불을 한 방에 켜 놓은 것과 같아 그 등은 비록 다르지만 광명은 다르지 않다. 이와 같이 저 광천도 한곳에 모여 있을 때, 비록 몸은 서로 다르지만 광명은 다르지 않다. 어떤 때 광천은 각각 스스로 흩어지기도 하는데, 각각 흩어져 갈 때에는 그 몸도 이미 다르고 광명도 또한 다르다. 재주여,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한 방에만 가득하던 등을 꺼내다가 여러 방에 나누어 놓은 것과 같아서, 그 등도 각각 다르지만 광명도 또한 다르다. 이와 같이 저 광천은 각각 서로 흩어져 가는데, 그들이 각각 흩어져 갈 때에는 그 몸도 이미 다르지만 광명도 또한 다르다." |
이에 존자 진가전연이 아뢰었다. |
"존자 아나율타여, 저 광천이 한곳에 나서 있을 때에 보다 우세한지 동등한지와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까?" |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
"현자 가전연이여, 저 광천이 한곳에 나서 있을 때에 보다 우세하거나 같으며,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
존자 가전연이 다시 물었다. |
"존자 아나율타여, 저 광천이 한곳에 나서 있으면서 무슨 인연으로 보다 우세한지 동일한지와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압니까?" |
"현자 가전연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일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한 나무를 의지하여 뜻으로 광명상(光明想)을 지을 줄 알아 성취하여 노닐고, 마음에 광명장을 지어 지극히 왕성하지만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만일 한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여러 나무를 의지하여 뜻으로 광명상을 지을 줄 알아 성취하여 노닐고, 마음에 광명상을 지어 지극히 왕성하지만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현자 가전연이여, 이 두 마음의 해탈에서 어느 해탈이 위가 되고 우세하며, 묘하고 제일이 되는가?" |
존자 진가전연(眞迦旃延)이 대답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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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 아나율타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한 나무를 의지하지 않는다면, 혹은 여러 나무를 의지하여 뜻으로 광명상을 지을 줄 알아 성취하여 노닐고, 마음에 광명상을 지어 지극히 왕성하지만,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존자 아나율타여, 이 두 해탈 중에서 뒤의 해탈이 위가 되고 더 우세하며, 묘하고 제일이 됩니다." |
존자 아나율타가 다시 물었다. |
"현자 가전연이여, 만일 여러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한 숲을 의지하고, 한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여러 숲을 의지하며, 여러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한 마을을 의지하고, 한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여러 마을을 의지하며, 여러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한 나라를 의지하고, 한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여러 나라를 의지하며, 여러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이 대지는 물론 나아가서는 저 대해까지 의지하여, 뜻으로 광명상을 지을 줄 알아 성취하여 노닐고, 마음에 광명상을 지어 지극히 왕성하지만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현자 가전연이여, 이 두 해탈에서는 어느 해탈이 위가 되고 우세하며 묘하고 제일이 되겠는가?" |
"존자 아나율타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여러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한 숲을 의지하고, 한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여러 숲을 의지하며, 여러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한 마을을 의지하고, 한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여러 마을을 의지하며, 여러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한 나라를 의지하고, 만일 한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여러 나라를 의지하며, 여러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이 대지는 물론 나아가 저 큰 바다까지를 의지하여, 뜻으로 광명상을 지을 줄 알아 성취하여 노닐고, 마음에 광명상을 지어 지극히 왕성하지만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존자 아나율타여, 이 두 해탈 중에서 뒤의 해탈이 위가 되고 우세하며 묘하고 제일이 됩니다." |
"현자 가전연이여, 이런 인연으로 저 광천은 한곳에 나서 있지만 보다 우세하든지 동일하든지와,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줄을 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사람 마음도 보다 우세함과 같음으로 말미암아 닦는 데 곧 정밀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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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거친 것이 있고, 닦는 데 정밀함과 거친 것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사람에게는 곧 보다 우세함과 같음이 있게 된다. 현자 가전연이여, 세존께서도 또한 이와 같이 사람에게는 보다 우세함과 같음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
존자 진가전연이 다시 물었다. |
"존자 아나율타여, 저 정광천(淨光天)도 한곳에 나서 있을 때 보다 우세한지 같은지, 묘한지 묘하지 않은 지를 알 수 있습니까?" |
"현자 가전연이여, 저 정광천도 한곳에 나서 있을 때, 보다 우세한지 같은 지와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
존자 진가전연이 다시 물었다. |
"존자 아나율타여, 저 정광천은 한곳에 나서 있으면서, 무슨 인연으로 보다 우세한지 같은 지와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압니까?" |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
"현자 가전연이여, 어떤 사문 범지는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가면 마음으로 정광천을 알아서,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그는 이 선정[定]을 닦지 않고 익히지도 않으며, 넓혀나가지도 않아 결국엔 성취하지 못한다.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도 지극한 지식(止息)을 얻지도 못하고, 지극한 고요함을 얻지도 못하며, 또한 수(壽)를 다해 마치지도 못한다. 현자 가전연이여, 비유하면 마치 푸른 연꽃이나 붉고 빨갛고 흰 연꽃이 물에서 나고 물에서 자라는데 물밑에 있을 때에는 뿌리나 줄기나 잎이나 꽃이 모두 물에 잠기고 물에 젓고 물이 묻어, 어느 것 하나 물에 잠겨 있지 않은 것이 없는 것과 같다. 현자 가전연이여, 어떤 사문 범지는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면 마음으로 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그는 이 선정을 닦지 않고 익히지도 않으며, 넓혀나가지도 않아 결국 성취하지 못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도 지극한 쉼을 얻지도 못하고, 지극한 고요함도 얻지 못하며, 또한 수(壽)를 제대로 마치지도 못한다. |
현자 가전연이여, 또 어떤 사문 범지는 마음으로 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이 선정을 자주 닦고 자주 익히며, 자주 넓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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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결국에는 성취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도, 지극한 쉼을 얻고 지극한 고요함을 얻으며, 또한 수를 제대로 마치게 된다. 현자 가전연이여, 비유하면 마치 푸른 연꽃이나 붉은 연꽃 빨간 연꽃 흰 연꽃이 물에서 나고 물에서 자라고, 물 위로 나오게 되면 더러워지지 않는 것처럼 현자 가전연이여, 이와 같이 다시 어떤 사문 범지는 일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러 마음으로 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이 선정을 자주 닦고 자주 익히며, 자주 넓혀 나가서 결국엔 성취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는 지극한 쉼을 얻고 지극히 고요함을 얻으며, 또한 수명도 제대로 마치게 된다. |
현자 가전연이여, 이것을 인연하여 저 정광천도 한곳에 태어나 있으면서 우세하거나 동등함과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줄을 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사람의 마음이 우세하고 하열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닦는 데에 정밀함과 거친 것이 있고, 닦는 데에 정밀함과 거친 것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사람에게는 우세하고 못함이 있게 된다. 세존께서도 또한 이와 같이, 사람에게는 우세하고 못함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
존자 진가전연이 다시 물었다. |
"존자 아나율타여, 저 변정광천(遍淨光天)도 한곳에 나서 있을 때에 보다 우세하고 그만 못함과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까?" |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
"현자 가전연이여, 저 변정광천도 한곳에 나서 있을 때에 보다 우세하고 그만 못함과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줄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
존자 진가전연이 다시 물었다. |
"존자 아나율타여, 저 변정광천이 한곳에 나서 있는데, 무슨 인연으로 보다 우세하고 그만 못함과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압니까?" |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
"현자 가전연이여, 어떤 사문 범지가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러서 마음으로 변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그는 결국 잠을 끊지 못하고 들뜸[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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悔]을 멈추지 못해서 그가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변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도, 광명은 지극히 깨끗하지 못하다. 현자 가전연이여, 비유하면 마치 등불을 켤 적에 기름과 심지가 인연이 되어 불이 켜지는 것처럼, 만일 기름에 찌꺼기가 있든지 심지가 또 깨끗하지 못하면 이로 말미암아 등불은 빛을 내더라도 그 광명이 깨끗하지 못한 것처럼, 어떤 사문 범지가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러서 마음으로 변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그는 결국 잠을 끊지 못하고 들뜸을 멈추지 못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변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도, 광명은 지극히 깨끗하지 못하다. |
현자 가전연이여, 또 어떤 사문 범지는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러 마음으로 변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결국엔 잠을 끊고 들뜸을 그치게 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변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는, 광명은 더욱 밝고 깨끗하다. 현자 가전연이여, 이를 비유하면 등불을 켤 적에 기름과 심지가 인연이 되어 불꽃이 일어나게 되는데, 만일 기름에 찌꺼기가 없고 심지도 깨끗하면, 이로 말미암아 등불이 광명을 내는데 지극히 밝고 깨끗하다.현자 가전연이여, 이와 같이 어떤 사문 범지가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러 마음으로 변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결국엔 잠을 끊고 들뜸을 그치게 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변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는 광명은 지극히 밝고 깨끗하다. |
현자 가전연이여, 이것을 인연하여 저 변정광천이 한곳에 나 있으면서, 우세함과 못함, 그리고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줄을 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사람의 마음이 보다 우세하고 그만 못함으로 말미암아 닦는 데에 정밀함과 추함이 있고, 닦는 데에 정밀함과 추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사람에도 우세하고 그만 못함이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자 가전연이여, 세존께서도 또한 이와 같이 사람에게도 우세하고 못함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
이에 존자 진가전연이 선여재주를 찬탄하며 말하였다. |
"훌륭하고 훌륭하다. 재주여, 너는 우리들에게 매우 많은 이익을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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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일찍 존자 아나율타에게서 이러한 이치에 대해 들은 적이 없었다. '저 하늘에는 저런 하늘과 이런 하늘이 있다'는 이치에 대해서 말이다." |
이에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
"현자 가전연이여, 흔히 저런 하늘이 있다. 곧 이 해와 달은 이렇게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으나, 그 광명은 저 하늘의 광명에 미치지 못한다. 저는 우리와 함께 모여 서로 위로하고 논설하며 대답한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저 하늘에는 저런 하늘과 이런 하늘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
그 때에 선여재주는 저 존자의 말이 이미 끝난 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손수 손 씻을 물을 돌리고, 지극히 깨끗하고 아름다운 여러 가지 풍성한 음식을 직접 나누어주어 한껏 공양하게 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린 뒤에, 한 작은 평상을 가져다 따로 앉아 법을 들었다. 선여재주가 앉은 뒤에 존자 아나율타는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존자 아나율타는 이렇게 말하였다. 선여재주와 비구들은 존자 아나율타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유승천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2,599자이다.] |
80) 가치나경(迦絺那經) 제 9 [제2 소토성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아나율타도 또한 사위성에 있으면서 사라라암산(娑羅羅巖山)에 머물렀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존자 아난도 또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
존자 아나율타는 존자 아난이 또한 걸식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말하 |
[578 / 1738] 쪽 |
였다. |
"존자 아난이여, 마땅히 알라. 내 삼의(三衣)2)는 더럽고 다 떨어졌다. 현자여, 이제 여러 비구들에게 간청하여 나를 위해 옷을 만들어 다오." |
존자 아난이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잠자코 그렇게 간청하기를 허락하였다. 이에 존자 아난이 사위성에서 걸식을 마치고, 밥을 먹은 뒤에 오후가 되어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 니사단(尼師檀)을 어깨에 걸치고, 손에는 열쇠[戶鑰]를 들고, 방마다 두루 돌아다니면서 비구들을 보고 말하였다. |
"여러분, 지금 사라라암산으로 가서, 존자 아나율타를 위해 옷을 만드십시다." |
이에 비구들은 아난의 말을 듣고, 모두 사라라암산으로 가서,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지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아난이 손에 열쇠를 들고, 방마다 두루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물으셨다. |
"아난아, 너는 무슨 일로 손에 열쇠를 들고, 방마다 왔다갔다 하면서 두루 돌아다니느냐?." |
아난이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비구들을 시켜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아난아, 너는 왜 내게는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들자고 청하지 않았느냐?" |
아난이 곧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여쭈었다. |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사라라암산으로 가시어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드소서." |
세존께서 아난을 위하여 잠자코 허락하셨다. 세존께서는 아난을 데리고 사라라암산으로 가시어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그 때 사라라암산에는 8백 명의 비구가 세존과 함께 모여 앉아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
2) 출가 수행하는 비구가 입는 세 가지 옷. 첫째 승가리(僧伽梨), 둘째 울다라승(鬱多羅僧), 셋째 안타회(安陀會)를 말한다. |
[579 / 1738] 쪽 |
짓고 있었다. 그 때에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도 또한 대중 가운데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목건련이여, 나는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감을 펴 마름질하여 끊고, 잇대어 붙이고 합하여 기우리라." |
그 때에 존자 대목건련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감을 펴 마름질하소서. 비구들이 마땅히 끊어서 잇대어 붙이고 모아 기울 것입니다." |
이에 세존께서 곧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감을 펴 마르시고, 모든 비구들은 곧 끊어서 잇대어 붙이고 모아 기워서, 하루 사이에 삼의(三衣)를 다 지어 마쳤다. 그 때 세존께서 존자 아나율타의 삼의가 이미 다 지어진 것을 아시고 곧 말씀하셨다. |
"아나율타여, 너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가치나법(迦絺那法)3)을 설명하여라. 나는 지금 허리가 아파 조금 쉬어야겠다." |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
이에 세존께서는 우다라승(優多羅僧)을 네 겹으로 접어 평상 위에 펴고, 승가리(僧伽梨)를 접어 베개로 삼고, 오른쪽으로 누워 발과 발을 포개고, 광명상을 지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언제든지 일어날 생각을 가지셨다. 그 때에 존자 아나율타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
"여러분, 내가 출가하여 도를 배우기 전에,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 울음[啼哭] 번민[懊惱] 슬픔 걱정을 싫어하여, 이 큰 괴로움의 덩어리를 끊고자 하였다. 여러분, 나는 그것을 싫어하여 이렇게 관찰하였습니다. |
'사는 집은 지극히 좁고 한없이 수고롭기만 한 곳이다.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은 환하게 드러나고 넓고 크다. 나는 지금 집에 있으면서 사슬에 묶이어,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온갖 범행(梵行)을 닦을 수 없다. 나는 차라리 적 |
3) 견의(堅衣) 또는 공덕의(功德衣)라고 번역한다. 안거(安居)가 끝난 뒤 4개월 혹은 5개월 동안만 착용하도록 허락된 임시 의복으로 이 기간에는 일부의 계율이 완화된다는 표시로서 이 말이 사용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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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재물이나 많은 재물을 다 버리고, 적은 친족이나 많은 친족들도 모두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자.' |
여러분, 나는 그렇게 관찰한 다음 적은 재물이든 많은 재물이든 다 버리고, 적은 친족이나 많은 친족도 다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웠습니다. 여러분, 나는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족성을 버린 다음, 비구의 계율을 받고 금계(禁戒)를 닦고 실천하며, 종해탈(從解脫)을 지켜 보호하고 다시 위의와 예절을 잘 지키고, 티끌만한 죄를 보아도 항상 두려움을 품으며, 학문과 계율[學戒]을 받아 가졌습니다. |
여러분, 나는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으므로 칼이나 몽둥이를 버리고, 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고 남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으며 자비심을 가져 저 곤충에 이르기까지도 요익하게 하였습니다. 나는 살생에 있어서 살생할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일을 여의었고 주지 않는 것을 가지기를 끊었으므로 주면 가지고 주는 것만 가지는 것을 좋아하였습니다.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기뻐하여 아낌이 없었고 그 보시에 대한 과보를 바라지 않았으며, 나는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범행이 아닌 것을 여의고 범행이 아닌 것을 끊었으며, 열심히 범행을 닦고 묘행(妙行)을 부지런히 힘써 청정하고 더러움이 없으며, 욕심을 여의고 음욕을 끊었으니, 나는 범행이 아닌 것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
여러분, 나는 거짓말을 여의었고 거짓말을 끊었습니다. 진실한 말로써 진실만을 좋아하고 진실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으며, 일체가 믿을 수 있게 하여 세상을 속이지 않았으니, 나는 거짓말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간하는 말을 여의었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습니다. 이간하는 말을 하지 않아 남을 파괴하는 일이 없었으며, 여기서 들은 것을 저기에 가서 말하여 이쪽을 파괴하려 하지 않고, 저기서 들은 것을 여기 와서 말하여 저쪽을 파괴하려 하지 않습니다. 갈라진 것은 화합하게 하고 화합하게 되면 기뻐하며, 당파를 즐겨하지 않고 당파를 칭송하지 않았으니, 나는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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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하는 말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추한 말을 여의었고 추한 말을 끊었습니다. 만일 말을 하는 도중에 말의 내용이 추하고 거칠거나, 악한 음성이 귀에 거슬려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아, 남을 괴롭게 하거나 편안하지 못하게 하는 이러한 말을 끊었습니다. 만일 말을 하게 되면 꼭 맑고 온화하며, 부드럽고 감촉이 있어 귀에 순하고 마음을 파고들어, 기뻐할 만하고 사랑할 만하며 남을 안락하게 하고, 말과 음성이 모두 유쾌하여 남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남을 안정하게 하는 이러한 말을 하니, 나는 추한 말에 있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
여러분, 나는 꾸밈말을 여의었고 꾸밈말을 끊었습니다. 때에 맞는 말, 참된 말, 이치에 맞는 말, 선정[止息]에 대한 말, 선정을 즐기는 말을 하고 때를 맞추어 알맞게 하며 잘 가르치고 잘 꾸짖으니, 나는 꾸밈말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생활하는 방법[治生]에 대하여 여의었고 생활하는 방법을 끊어, 저울과 말과 섬 따위를 버리고 재물을 받지 않아 남을 속박하지 않으며, 말질할 적에 말 깎기를 바라지 않아 적은 이익으로 남을 속이지 않았으니, 나는 생활하는 방법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과부나 처녀 받아들이기를 여의었고 과부나 처녀 받아들이기를 끊었으니, 나는 과부나 처녀를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종들을 수용하는 것을 여의었고 종들을 수용하는 것을 끊었으니, 나는 종들을 수용하는 데 있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코끼리 말 소 염소를 받기를 여의었고 코끼리 말 소 염소 받기를 끊었으니, 나는 코끼리 말 소 염소 받는 데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닭이나 돼지 받기를 여의었고 닭이나 돼지 받기를 끊었으니, 나는 닭이나 돼지 받는 데에 대해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
여러분, 나는 밭농사나 점방(店房) 받기를 여의었고 밭농사나 점방 받기를 끊었으니, 나는 밭농사나 점방 받는 데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날벼나 보리나 콩 받기를 여의었고, 날벼나 보리나 콩 받기를 끊었으니, 나는 날벼나 보리나 콩 받는 데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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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술을 여의었고 술을 끊었으니, 나는 술 마시는 데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높고 넓고 큰 평상을 여의었고 높고 넓고 큰 평상을 끊었으니, 나는 높고 넓고 큰 평상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꽃다발과 영락 바르는 향 연지 분을 여의었고 꽃다발과 영락 바르는 향 연지 분을 끊었으니, 나는 꽃다발과 영락 바르는 향 연지 분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노래와 춤과 기생놀이에 가서 보고 듣는 것을 여의었고 노래와 춤과 기생놀이에 가서 보고 듣는 것을 끊었으니, 나는 노래와 춤과 기생놀이에 가서 보고 듣는 데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생색상보(生色像寶 : 金) 받기를 여의었고 생색상보 받기를 끊었으니, 나는 생색상보를 받는 데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오후에 음식 먹은 일을 여의었고 오후에 음식 먹는 일을 끊고, 하루에 한 끼만 먹고 밤에 음식을 먹은 일과 공부 때에 음식을 먹지 않으니, 나는 오후에 음식을 먹는 일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
여러분, 나는 이미 이 거룩한 계율의 무더기를 성취하였으니, 마땅히 지극히 만족할 줄 알기를 배워야 하리라. 옷을 취하는 것은 몸을 가리기 위해서이고, 밥은 배를 채우려고 먹는다. 가는 곳마다 옷과 발우는 늘 지니고 다니니, 아무데를 가든지 아쉬워 돌아볼 일이 없습니다. 이를 비유하면 독수리가 두 날개를 활짝 펼치고 공중을 맘대로 날아다니는 것처럼 여러분, 나도 그와 같아서 어느 곳에 가든지 가는 곳마다 의발을 갖추어 가지고 다니니 다니는 데에 아쉬워 돌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 거룩한 계율의 무더기와 지극히 만족할 줄 아는 것을 성취하였으니, 마땅히 또 모든 감각기관[根]을 수호하는 것을 배우리라. 항상 닫고 막기를 생각하고 밝게 통달하기를 생각하며, 생각하는 마음을 수호하여 성취하고, 언제나 바른 지혜를 일으켜서 만일 눈이 물질을 보더라도 모습을 받아들이지 않고, 또한 빛깔에 맛들이지 않는다. 이른바 다투기 때문에 눈을 지켜 보호하여, 마음 속에 탐욕과 걱정과 슬픔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내지 않고, 저리로 나아가기 때문에 눈을 지켜 보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귀 코 혀 몸도 또한 그러하며, 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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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뜻이 법을 알더라도 그 모습을 받아들이지 않고 또한 법에 맛들이지도 않는다. 이른바 다툼이 있기 때문에 뜻을 지켜 보호하여, 마음 속에 탐욕과 걱정과 슬픔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내지 않고, 저리로 나아가기 때문에 뜻을 지켜 보호하는 것입니다. |
여러분, 나는 이미 이 거룩한 계율의 무더기와 지극히 만족할 줄 알기를 성취하였고, 모든 감각기관을 지켜 보호하였으니, 이제는 다시 드나들기를 올바르게 알아 잘 관찰하고 분별하기를 배워야 하리라. 굽히고 펴기와 엎드리고 우러르기 등 몸 가지는 태도와 그 절차, 그리고 승가리와 모든 옷과 발우를 잘 챙기고, 가고 서고 앉고 눕기와 잠자고 깨고 말하고 침묵하기 등에 대하여 모두 이것을 올바르게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 거룩한 계율의 무더기와 지극히 만족할 줄 알기를 성취하였고, 모든 감각기관을 수호하고 드나들기를 올바르게 알고 있으니, 이제는 또 멀리 떠나 혼자 거주하는 방법을 배우리라. 일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이나, 산 바위 돌집 한데 풀무더기 옆에 가기도 하고, 혹은 숲속에 가거나 혹은 묘지로 가기도 합니다. |
여러분, 나는 이미 일 없는 곳에 있거나,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가면 니사단을 펴고 가부를 맺고 앉아, 몸을 바르게 하고 서원을 바르게 세워 비뚤어진 생각으로 향하지 않는다. 탐욕을 끊어 없애고 마음에 다툼이 없으며, 남의 재물이나 모든 생활 도구를 보아도 탐욕을 일으켜 내 소유로 만들려고 하지 않나니, 나는 탐욕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성냄 수면(睡眠) 들뜬 마음에 대해서도 또한 그러하며, 의심을 끊고 의혹을 벗어나 모든 선법(善法)에 대하여 망설임이 없으니, 나는 의혹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 5개(蓋)의 더러운 마음과 지혜가 잔약(孱弱)해짐을 끊고, 욕심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었으며, 결국에는 제 4 선에까지 이르러 성취하여 노닐게 되었습니다. |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로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러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얻었고,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신통을 배워 몸소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한량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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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여의족(如意足)을 얻었으니, 곧 하나를 나누어 여럿을 만들고 여럿을 합하여 하나로 만들며, 하나는 곧 하나에 머무르게 하고, 앎도 있고 봄[見]도 있으며 돌이나 벽에도 걸리지 않아 마치 허공을 가는 것과 같다. 땅에 빠져들기를 물에 빠지듯이 하고, 물을 밟고 다니기를 땅 위를 걸어다니듯이 하며, 가부를 맺고 앉아 허공으로 올라가는 것은 마치 새가 날으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이 해와 달도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는데, 나는 손으로 그것을 어루만지면서 몸이 범천에 오릅니다. |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로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고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얻었으며, 천이(天耳)의 신통을 배워 스스로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천이로써 사람과 사람 아닌 것들의 음성이나 가깝거나 멀거나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다 듣습니다. |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러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고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얻었으며,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의 신통[他心智通]을 배워 스스로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다른 중생들이 늘 생각하고 있는 것과 헤아리는 것이 무엇인지 하려는 짓과 하려는 행동에 대해서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으로써 남의 마음의 진실 그대로 압니다. 욕심이 있으면 욕심이 있다는 참뜻을 알고, 욕심이 없으면 욕심이 없다는 참뜻을 알며, 성냄이 있는지 성냄이 없는지와 어리석음이 있는지 어리석음이 없는지와 더러움이 있는지 더러움이 없는지와 합하고 흩어짐과 높고 낮음과 작고 큼과 닦고 닦지 않음과 정하고 정하지 않음에 대해서도 다 알고 해탈하지 않은 마음은 해탈하지 않은 마음 그대로를 알며, 해탈한 마음은 해탈한 마음 그대로를 압니다. |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로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고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얻었으며, 숙명을 기억하는 신통[宿命智通]을 배워 스스로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행이 있고 모양이 있으면, 한량없이 오랜 옛날에 지낸 일들을 다 기억합니다. 곧 1생 2생 백생 천생 성겁(成劫) 패겁(敗劫) 한량이 없는 성패겁 동안에 저 중생들의 이름은 무엇이었고, 옛날에 겪은 모든 일들과 나는 일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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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서 나서 어떤 성(姓)과 어떤 이름으로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았으며, 얼마만큼의 수(壽)를 누렸고 얼마나 오래 머물렀으며, 어떻게 수명을 마쳤는지에 대해서와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에 났으며, 나는 태어나서 여기 있었는데 어떠한 성과 어떠한 이름으로 어떻게 나고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았으며, 어떻게 오래 살았고 어떻게 오래 머물렀으며 어떻게 수명을 마쳤는지에 대해 다 압니다. |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러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러 움직이지 않는 마음을 얻었고, 나고 죽음을 아는 신통[生死智通]을 배워 스스로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天眼)으로써, 저 중생들이 태어날 시기와 죽을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이 모두 이 중생들이 스스로 지은 업을 따라 생겨나는 것이라는 참 이치를 압니다. 곧 '만일 이 중생들이 몸으로 짓는 악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악행을 성취하고, 성인을 비방하고 삿된 소견으로써 삿된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만일 이 중생들이 몸으로 지은 묘행과 입과 뜻으로 지은 묘행을 성취하고, 성인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으로써 바른 소견의 업을 성취하였으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날 것이다'라는 사실을 압니다. |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로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고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얻었고, 번뇌가 다한 신통[漏書智通]을 배워 스스로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이 괴로움의 발생을 알며, 이 괴로움의 소멸을 알고, 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며, 이 누(漏 : 煩惱)를 알고 이 누의 원인을 알며, 이 누의 멸함을 알고 이 누를 멸하는 방법의 참다운 이치를 압니다. 나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아, 욕심의 누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생명의 번뇌와 무명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
[586 / 1738] 쪽 |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이치를 압니다. |
여러분, 만일 어떤 비구가 계율을 범하고 계율을 깨뜨리며, 계율을 빼먹고 계율을 구멍내며, 계율을 더럽히고 계율을 나쁜 것이라고 한 사람이 계율을 의지하고 계율을 세우고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위없는 지혜의 집과 바른 법의 누각으로 올라가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 비유하면 마치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락집[樓觀]과 높은 집[堂閣]이 있다. 그 안에 층계를 두어 10층 혹은 12층으로 만들었는데, 사람이 와서 그 집에 오르기를 원할 때에, 만일 이 사다리의 제 1 층에서부터 오르지 않고 제 2 층에 곧바로 오르고자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을 것이요, 만일 제 2 층을 오르지 않고 제 3 4 층으로 오르고자 하면 그것도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처럼, 만일 어떤 비구가 계율을 범하고 계율을 부수며, 계율을 깨고 계율을 구멍내며, 계율을 더럽히고 계율을 나쁜 것이라고 하면서, 계율을 의지하고 계율을 세우고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위없는 지혜의 집과 바른 법의 누각으로 오르고자 한다면, 그것은 그리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 마치 하늘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락집과 높은 집이 있어, 그 안에 사다리를 만들어 열 층계, 내지는 열 두 층계로 만들어 놓았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그 집에 오르기를 원할 때에, 만일 이 사다리의 제 1 층부터 오르고 나서 제 2 층에 오르고자 하면 그것은 반드시 가능한 것처럼, 어떤 비구가 계율을 범하거나 계율을 깨거나 계율을 구멍내거나 계율을 더럽히거나 하지 않고 계율이 나쁜 것이 아니라고 한 사람이 계율을 의지하고 계율을 세우고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위없는 지혜의 집과 바른 법의 누각으로 오르고자 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리 될 수 있습니다. |
여러분, 나는 계율을 의지하고 계율을 세우고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위없는 지혜의 집과 바른 법의 누각에 올라, 작은 방편으로써 1천 세계를 관찰합니다. 여러분, 마치 눈이 있는 사람이 높은 다락 위에서 작은 방편으로써 맨땅을 내려다보거나 1천 흙구덩이를 보는 것처럼 여러분, 나도 또한 계율을 의지하고 계율을 세우고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위없는 지혜의 집과 바른 법의 누각에 올라 작은 방편으로써 1천 세계를 봅니다. 여러분, 어떤 왕에게 큰 코끼리나 혹은 7보(寶)가 있었습니다. 혹은 또 여덟 개에도 못 미치는[減八] |
[587 / 1738] 쪽 |
다라(多羅) 나뭇잎으로 덮는데, 그것은 마치 내가 이 육신통(六神通)을 간직한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마음대로 다니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 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천이통(天耳通)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 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숙명(宿命 : 前生)을 아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 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나고 죽음을 아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 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번뇌가 다한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 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
이에 존자 아난이 아뢰었다. |
"존자 아나율타여, 지금 사라라암산에는 8백 비구와 세존께서 모여 앉아,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만일 존자 아나율타가 마음대로 다니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물어 보십시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해 줄 것입니다. 만일 존자 아나율타의 천안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물어 보십시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해 줄 것입니다. 만일 존자 아나율타의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물어 보십시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해 줄 것입니다. 만일 존자 아나율타의 나고 죽음을 아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물어 보십시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해 줄 것입니다. 만일 존자 아나율타의 번뇌가 다한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물어 보십시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해 줄 것입니다. 다만 우리들은 오랫동안 마음으로써 존자 아나율타의 마음을 알았는데, 존자 아나율타와 같은 이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습니다." |
그때 세존께서는 병환에 차도가 있어 안온하게 되시자,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부를 맺고 앉으셨다. 세존께서 앉으신 뒤에 존자 아나율타를 찬탄하시 |
[588 / 1738] 쪽 |
었다. |
"훌륭하고 훌륭하다. 아나율타야, 매우 훌륭하다. 아나율타야, 너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가치나법을 설명하였고, 너는 거듭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가치나법을 설명하였으며, 너는 여러 번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가치나법을 설명하였구나." |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비구들아, 너희들은 가치나법을 받았으니, 가치나법을 외워 익히고 가치나법을 잘 지니도록 하라. 왜냐 하면 가치나법은 법과 서로 호응하고, 범행의 근본이 되며, 신통을 이루고 깨달음을 이루며 또한 열반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족성자로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는 자는,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가치나법을 받고, 가치나법을 잘 지켜야 하느니라. 왜 그런가 하면 나는 과거에 모든 비구들이 이러한 옷 짓기를 아나율타와 같이 한 적을 보지 못하였고, 미래와 현재에도 모든 비구들이 이러한 옷 짓기를 아나율타와 같이 한 것을 보지 못하였을 것이다. 왜냐 하면 곧 지금 사라라암산에는 8백 비구와 세존이 모여 앉아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들고 있다. 이것은 아나율타 비구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기 때문이다."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나율타와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가치나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3,780자이다. 『중아함경 』 제19권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모두 10,469자이다.]4) |
4) 소경 세 개의 글자 수를 합하면 모두 9,469자인데 여기에서는 10,469자로 되어 있어, 1,000자가 적다. 무슨 착오가 생겼는지 알 수 없다. |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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