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劫)과 찰나(刹那) ***
불교에서 흔히 헤아릴 수 없는 긴 시간을 의미할 때
겁(劫), 아주 짧은 순간의 시간을 의미할 때
찰나(刹那)라는 용어를 쓴다.
두 용어의 상관관계를 이해한다면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더욱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대체로 우리가 알고 있는 수는 억(億), 조(兆),
경(京), 해(垓), 자(枾), 양(穰), 구(溝), 간(澗),
정(正), 재(載), 극(極), 항하사(恒河沙),
아승기(阿僧祇), 나유타(那由他), 불가사의(不可思議),
무량대수(無量大數) 정도이다.
차례대로 10의 4승씩 커진다.
겁은 범어 칼파(kalpa, 劫波)를 음역한 것으로서,
수학적인 단위의 가장 큰 수인 무량대수(10의 68승)보다
더 큰 수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시간으로 따지면 한 마디로 셀 수 없는 무한한 시간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사방 16km의 성안에 겨자씨를 가득 채우고
백년마다 한 알씩 집어내어 그 씨가 다 없어져도 겁은
다하지 않는다.”라고도 하고, “둘레가 사방 16km나
되는 바위를 백년마다 한번씩 엷은 옷으로 스쳐서
마침내 그 바위가 닳아 없어지더라도 겁은 다하지
않는다.”라고 표현한다.
상상할 수조차 없는 영원의 시간이다.
찰나는 범어의 크샤나(Ksana)에서 비롯된 말로서,
지극히 짧은 시간의 단위이다.
1찰나를 시간의 단위로 따지면 대략 75분의 1초의
시간이라는 구분도 있고, 손가락을 탁하고 한 번
퉁기는〔彈指〕 사이에 65찰나의 시간이 지나간다고 한다.
어쨌든 찰나는 겁의 반대되는 의미로서 매우
짧은 순간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생을 겁의 시간에 비추어볼 때,
찰나와는 비교도 안 되는 0에 가까운 시간이 될 것이다.
과연 그 덧없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할 것인가?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인가, 찰나를 영원으로
여기며 충실하게 보낼 것인가?
글 출처/월간불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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