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들 이야기

[고승 33인 법어집] 쥐가 고양이 밥을 먹다-15. 광덕 스님

수선님 2019. 6. 30. 11:49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커다란 희망을 안고

어떤 모습과 부조리 속에서도 끝없는 긍정적 자세를 가지며

어떤 재난 앞에서도 밝은 마음의 등불을 밝혀야겠습니다.

-광덕 스님

 

 

상불경 보살을/배우자

광덕 스님

 

 

상경불 보살의 구도

 

 

아주 옛날, 몇백 번이나 천지개벽을 하기도 전인 저 먼 옛날, 그때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호를 성음토 부처님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부처님께서 지혜와 자비가 넘치고 성스러운 위신력이 자재하시어 일체중생을 고루 제도하시니 당시 사람이나 천상 사람이나 모든 성중이 함께 기쁘게 받들어 섬겼습니다.

 

 

그 부처님이 멸도에 드신 후에 사뭇 오랜 세월이 지나니 세간에는 부처님 덕을 바르게 닦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그때에 한 보살이 있었는데, 상불경이라 불리었습니다. 당시의 부처님 법을 배우는 사람들이 대개가 형상에 집착하고 법에 집착하여 많은 분별을 하면서 수행한다고 자세하였더니, 그때에 상불경 보살은 저들 대중 앞에 나아가서 저들을 공경스럽게 예배하고 또한 말하기를 “저는 당신을 깊이 공경하오며 결코 경망스러운 마음을 갖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모두가 보살도를 행하시고 부처님이 되실 분입니다.” 하였습니다. 상불경 보살은 부지런히 경전을 외우거나 베우는 것도 아니였습니다. 다만 사람을 만나면 공경스럽게 예배하며 또한 멀리 사람들이 보이면 찾아가 예배하며, 또한 앞서와 같이 “여러분은 모두가 성불하십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때 사람 중에는 성질이 거친 사람도 있어서 이 보살을 욕하고 나무랐습니다. “이 바보 비구야. 네가 어디서 왔건대 건방지게 우리들이 성불할 거라고 말한단 말이냐. 우리들에게 그런 허망한 수기는 소용없다”하였습니다. 이러기를 여러 해를 지나니 상불경 보살은 혹은 나무 막대기로 얻어맞고 돌팔매에 얻어터졌습니다. 그래도 상불경 보살은 멀리 피해 달아나면서도 소리쳤습니다. “나는 여러분을 경망스럽게 여기지 않습니다. 여러분을 공경합니다. 여러분은 성불하실 분이십니다.” 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은 성불한다

 

 

위의 이야기는 《법화경》 <상경불보살품> 일부를 요약한 것입니다. 저는 이 가르침 속에 부처님의 일대교설을 모두 깨닫고 실천하는 도리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법을 깨달아 들어가는 도리가 있는 것이며, 부처님의 법을 행하는 도리가 있는 것이며, 일체세계에 삿되고 굽은 어지러운 현상을 모두 세척하고 부처님의 빛나는 공덕을 가득 담는 큰 불사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무 조건 없이 모든 사람을 존경하고 예배하는 것입니다. 공경할 이유가 있기에 존경을 받고, 업신여김을 받아야 할 이유가 있기에 업신여김을 당하며, 숭배받을 이유가 있을 때 숭배를 받는다고 말하는 것이 범부 세간의 논리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하등 그런 차별이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평등한 인간 존중은 다름 아니라 모두가 부처님이 되실 분이며 모두가 부처님의 신성과 부처님의 권능과, 부처님의 위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데 있습니다.

 

 

인간은 등불이라거나, 아니면 신과 악마의 중간이라거나, 또는 정신과 육체가 결합한 자라거나, 아니면 공하 앞에 내던져진 고아라거나, 아니면 신 앞에 외로이 선 어린 양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리 주변에는 난무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지상가치이고 사람이 신성하다 하면서도 무엇 때문에 인간이 신성하고 존엄한 가치가 있느냐고 물을라치면 그 대답은 매우 모호하고, 대개는 동물적인 인간 긍정을 휴머니즘의 이름 밑에 미화하기가 일쑤입니다. 그러나 여기 경의 말씀에는 명백하게 모든 사람이 부처될 사람이라는 사실에 대한 확언이 있습니다. 인간 신성·인간 존엄의 근거를 명시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가르침에서 깊이 배우는 바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상불경 보살에게 배우는 것

 

 

첫째, 부처님 가르침의 실천입니다. 교학적 이해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없는 지식은 깨끗이 거부되고 있습니다. 여기 상불경 보살은 경을 배우거나 외지 않습니다. 오직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이라 할 ‘오직 있는 경은 불성뿐이며, 일체 중생은 그 실상이 불성의 나름’이라 함을 행동으로 배우고 행한 것뿐이었습니다. 반대자의 박해에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형상에 걸리지 않는 지혜입니다. 상불경 보살을 박해한 사람들이 누구였습니까? 그들은 상에 집착한 자였으며, 법을 국집하여 계교·분별하는 자였습니다. 모든 형상은 실로 없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형상을 인연해 얻어진 일체법이란 공하다 하였습니다.

 

 

그런데도 형상에 집착하고 분별심을 내어 인간을 차별하고 혹은 성내고 업신여긴다면 그는 부처님 참법을 어기는 자이며 참법 행하는 자를 박해하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반야의 슬기를 배워 형상에 걸리지 않고 실상의 도리를 믿는 지혜를 배워야겠습니다.

셋째, 인간의 절대가치의 긍정과 그 계발입니다. 모든 사람은 부처가 되는 사람입니다. 부처행을 행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는 보살행을 통하여 부처님의 공덕을 끝없이 내어 쓸 권능이 있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부처님이 지니신 무한공덕을 고스란히 함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위덕은 우주를 천만 번 빛으로 채우고도 남습니다. 하물며 이 지상에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채우는 일이겠습니까.

 

 

우리는 인간이 가지는 고귀한 가치를 십분 긍정하고 그 위덕이 매몰되거나 무시되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국가적·사회적 제조가 오직 인간 신성과 가ㅌ치와 능력과 위덕이 십분 계발되고 보장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넷째, 긍정과 낙관의 자세라 하겠습니다. 모든 인간은 죄업소생으로 고된 운회를 반복하는 숙명적 존재가 아니라, 인간은 바로 축복된 존재이며 성불할 숙명을 아는 존재이며 성불될 가치와 능력과 권위를 가진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커다란 희망을 안고 어떤 모순과 부조리 속에서도 인간세계에 대한 끝없는 긍정적 자세를 가지며 어떤 재난 앞에서도 마음의 밝음과 커다란 낙관의 등불을 높이 밝혀야겠습니다.

 

 

이와 같은 가르침은 필경 이해나 말이나 관념적 신앙에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모든 사람을 공경하고 예배하고 찬탄하는 행위에 있음을 명심하여야겠습니다. 여기<상불경 보살품>이나 《화엄경》<보현행원품> 말씀과 같이 공경 예배를 끊이지 않는 데에 성불의 열매가 여물고 있다는 사실도 깊이 믿어야겠습니다.

1976.4.4

중앙종회 부의장,<불광>발행인 재직시

 

 

광덕 스님

1927~1999년

1950년 동산스님을 은사로 득도

불교신문 편집국장

1974년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1974년 대각회 이사장

1975년 불광법회 창립

동국학원 이사

 

 

-불교신문사-

 

 

 

 

 

 

 

 

 

 

 

 

 

 

 

염화실 카페 http://cafe.daum.net/yumhwasil/8Hqs/87 에서 복사한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