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무착품(無着品)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 보살삼매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부처가 지금 너희 앞에서 경을 설하듯,
보살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께서 다 앞에 계신다’고 생각해야 한다.
마땅히 제불의 단정함을 구족하게 염하여 낱낱의 모든 상호를 속히 친견하고자 해야 하며, 능히 제불의 정상(頂上)을 볼 수 있는 자가 없음을 알고 생각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구족하게 지어 제불을 친견하게 되면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하라.
‘내 몸도 속히 저렇게 되고, 저런 신상(身相)도 속히 얻으며, 저런 지계삼매 또한 속히 얻으리라.’
이렇게 생각하라. ‘나는 마음으로 얻고 몸으로 얻으리라.’
또 이렇게 생각하라.
‘부처님도 마음으로 얻지 않았고 몸으로 얻지 않았으며, 마음으로 부처를 얻은 것도 아니고 형상으로 부처를 얻은 것도 아니다. 어째서 그러한가? 마음이라고 한다면 부처는 마음이 없고, 물질[色]이라 한다면 부처는 물질이 없으므로, 이런 마음과 물질[心色]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아니다.
무엇 때문인가?
부처님은 물질[色]을 다하고, 부처님은 느낌[痛痒]·생각[思想]·의지[生死]·의식[識]을 다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다했다[盡]고 설한 뜻을 어리석은 사람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이것을 훤히 알아서 이와 같이 생각해야 한다.
‘어떠한 생각을 지녀야 부처가 될 수 있을까? 몸으로 부처가 되어야 할까, 지혜로 부처가 되어야 할까?’
또 이와 같이 생각하라.
‘몸으로 부처가 되는 것도 아니고 지혜로 부처가 되는 것도 아니다.
무엇 때문인가?
지혜를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고, 또 스스로 나[我]를 찾아보아도 끝내 찾을 수 없으며,
얻을 것도 없고 볼 대상 또한 없다.’
일체법은 본래 있는 바가 없는데 있다[有]라고 생각하는 것은 집착으로 인한 것이며,
있지 않은 것[無有]을 오히려 있다고 말한다면 이것 역시 집착이다.
이러한 두 가지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말며 그렇다고 다시 적당하게 그 가운데서 얻으려고 하지도 말라.
다만 이렇기 때문에 양 극단[邊際]에도 있지 않고 그 중간에도 있지 않으며 유도 아니고 또한 무도 아니다.
왜냐하면 제법은 공하여 열반과 같아 부서지지도 않고 썩지도 않고 견고하지도 않으며, 그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고 양끝에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생각도 없어 동요하지 않는다.
‘동요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혜로운 사람은 생각으로 헤아리지 않으므로 동요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발타화여, 보살은 부처님을 친견함에 있어 보살의 마음으로 염하며 집착함이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있는 바가 없음을 설했기 때문이다.
경전에서 있는 바가 없음을 설했으므로 그 속에는 본래 무너지고 본래 끊어졌음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이것을 ‘집착할 바가 없음’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발타화여,
이 보살이 이 삼매를 지키려면 마땅히 이렇게 부처를 보아야지 부처를 집착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집착하는 바가 있으면 그것은 곧 스스로를 불태우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비유컨대 큰 쇳덩어리를 불 속에 집어넣어 태우면 새빨갛게 되는 것과 같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손으로 잡지 않을 것이니, 왜냐하면 그 사람의 손을 태우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발타화여, <보살은 부처님을 보고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물질[色]·느낌[痛痒]·생각[思想]·의지[生死]·의식[識]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집착하는 자는 자신의 몸을 불태우게 되기 때문이다.
부처를 친견하면 마땅히 그 공덕을 염하고, 대승법을 구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삼매에 들었을 때 집착하는 바가 있어서는 안 된다.
집착하지 않는 자는 속히 이 삼매를 얻으리라.”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새로 닦은 거울이나 기름 가득찬 그릇에
치장한 여인이 스스로 모습 비추어 보면
그 가운데 음욕심이 일어나는 것처럼
방일한 모습에 점차 미혹되네.
지성(至誠)하지 못함을 따라 헛되게 법을 버리고
색(色)을 좇아 그 몸 사르면
여인의 재앙 이로부터 일어나니
제법이 무상하여 공함을 알지 못한 까닭이라.
상념[想]이 있는 보살 또한 이와 같으니
내 마땅히 성불하여 감로법 얻어
인민의 고통 해탈시키고자 하나
사람이란 상념[人想]이 있어 알지 못하네.
사람의 본성 구하여도 얻지 못하며
생사와 열반 또한 본래 없으니
물에 비친 달과 같이 제법은 품을 수 없어
불도를 관찰하니 돌아갈 곳 없네.
총명한 보살은 마땅히 이를 알아
세간이 다 본래 없음을 터득하여
모든 사람과 사물에 집착 없으면
속히 세간에서 불도를 얻으리라.
제불은 마음 따라 도를 얻으니
마음은 청정하고 티 없이 밝으며
5도(道)1)는 청결하여 색(色)을 받지 않으니
이것을 깨닫는 자 대도를 성취하리라.
1) 지옥·아귀·축생·인(人)·천(天) 다섯 종류의 유정(有情) 세계를 말한다.
제법에는 형색(形色)과 번뇌 없으며
상념[想]을 여의면 공하여 공한 생각조차 없어
음욕 끊은 즉시 마음 해탈하니
이를 아는 자 삼매 얻으리라.
부지런히 받들어 행하며 불도 구하고
제법이 본래 청정함 늘 들으며
행하여 구함도 없고 구하지 않음도 없으면
이 삼매 얻기 어렵지 않으리라.
유(有)를 관찰하니 허공과 같고
도의(道意)가 적멸함을 제일로 살피며
상(想)도 지음[作]도 들음[聞]도 없으면
이것이 존귀한 불도의 깨달음이라.
일체 색을 봄에 있어 상념(想念)하지 않고
눈은 집착하는 바 없어 오고 감 없으며
항상 제불을 허공처럼 관하면
이미 세간의 구하는 바 모두 해탈함이라.
이 사람 청정하여 눈에 때 없으니
부지런히 받들어 행하여 항상 고요하며
무량한 경법(經法) 모두 수지하고
삼매를 사유하여 분별하리라.
이 삼매 행하여 집착하는 바 없으면
모든 어리석음 없애 선정 얻어서
부처도 봄이 없고 현성도 없으니
모든 외도 이를 듣고 의혹 일으키네.
생각을 초월하여 마땅히 뜻을 구해야
마음이 청정하여 부처를 보며
부처를 볼 뿐 다시 보려고 하지 않으면
이로써 존귀한 삼매를 알리라.
땅·물·불도 장애하지 못하고
바람과 허공도 덮지 못하니
이러한 정진 행하여 시방을 보면
앉아서 멀리 교화하는 법을 듣고 받네.
여기서 내가 경을 설하는 것처럼
불법 즐기는 자 면전에서 부처님 친견하리니
부지런히 수행하되 집착하지 말고
오직 세존께서 설하신 법에 따르라.
이와 같은 수행자 생각한 바 없이[無所念]
오로지 불법 들어 법시(法施) 일으키고
마땅히 염하여 이 삼매 깨달아
부처님 설하신 바를 두루 독송하여라.
과거 제불이 모두 이 법을 논하고
미래 세존 또한 이와 같으리니
뜻을 분별하여 찬설하고 선포하며
모두 이 삼매 강설을 찬탄하리라.
나도 이와 같이 사람 중에 존귀하고
세간에서 위없는 중생의 어버이 되어
모든 도안(道眼) 깨달아
해설하고 고요한 삼매[寂三昧] 보이노라.
대저 이 삼매 들은 바 있으면
항상 몸은 안온하고 마음 또한 거칠지 않으니
이는 제불의 무량한 공덕이므로
존귀한 불도 얻기 어렵지 않으리라,
불가사의한 온갖 경전 널리 모아
일체제불의 가르침에 이르고자 한다면
속히 모든 번뇌 버리고
정진하여 이 청정한 삼매[淨三昧] 행하여라.
현세에서 무수한 부처님을 친견하고
모든 부처님 따라 즐거이 법을 듣고자 한다면
속히 형상을 버려 집착 없애고
이 청정하고 고요한 삼매를 행하여라.
이와 같이 탐욕과 성냄 없애며
어리석음을 떠나 사랑도 미움도 버리고
무지도 버리고 의심도 없애면
이와 같이 공삼매(空三昧) 얻으리라.
무인아제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moonceo/948 에서 복사한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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