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묵 스님
초기불교 이해 요약
1. 초기불교의 기본 주제(1)
여기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하셨다
hida budhe jāte Sākyamuni
불교(佛敎)는 부처님[佛, Buddha]의 가르침[敎, sāsana]입니다. 그러면 부처님은 누구입니까? 당연히 부처님은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釋迦牟尼, Sakyamuni, 문자적으로는 '사꺄족의 성자'란 뜻임) 부처님입니다. 부처님의 탄생지로 알려진 네팔의 룸비니에 지금도 우뚝 서있는 아쇼카 대왕(BC268년~BC233년 즉위)의 석주에는 “hida budhe jāte Sākyamuni(여기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하셨도다).”로 명기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실존을 만천하에 천명하는 명문(銘文)입니다.
아쇼카 석주(The Ashokan Pillar)는 BC245년경에 아소카 왕이 부처님 탄생지를 직접 참배하고 세운 것입니다. 전체 높이 7.2m(땅속 3m), 지름 70Cm, 지상 높이 4.11m입니다.
이 석주에는 다음과 같은 명문이 새겨져있습니다.
이를 로만 표기로 옮겨 적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명문은 빠알리와 거의 같기 때문에 빠알리 사전을 참조하면 충분히 해석할 수 있습니다.
Devana Piyena Piyadasina lajina vīsativasābhisitena (1)
atana āgāca mahīyite hida Budhe jāte Sakyamunī ti (2)
silāvigaḍābhīcā kālāpita silāthabhe ca usapāpite (3)
hida Bhagavaṁ jāte ti Luṁmininigāme ubalike kaṭe (4)
aṭhabhāgiye ca (5)
A.C. Woolner의 <Asoka Text and Glossary>를 참조하였습니다.
이것을 한글로 직역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들의 사랑을 받는 삐야다시 왕(아소카 왕의 다른 이름, 문자적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는 분')은 (1)
즉위 20년이 지나 몸소 여기에 와서 참배하였다.
여기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탄생하셨기 때문이다. (hida Budhe jāte Sakyamunī ti) (2)
그래서 돌로 말의 형상을 만들고 돌기둥을 세우도록 하였다. (3)
여기서 세존께서 탄생하셨다라고(hida Bhagavam* jāte ti) 경배하기 위한 것이다.(4)
룸비니 마을은 세금을 면제하고 생산물의 1/8만 거둔다.(4-5)
부처님이 실존하셨던 분인가를 두고 19세기 말에 서구학자들 사이에는 의견이 분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896년에 부처님의 탄생지로 알려진 이곳 룸비니(Lumbini)에서 이 아쇼카 석주가 발견되고 나서 이러한 논란은 사라져버렸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좋은 자료들이 있어서 몇몇 사진들을 취합해서 이렇게 올려봤습니다. 부처님이 반열반하신지 2600여년 뒤에 부처님의 원음을 자신의 신념체계로 받아들이고 이를 배우고 실천하는 우리 법우님들의 신행활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싶어서 이렇게 올려봤습니다. 법우님들의 향상을 기원합니다.
각묵 합장
1. 들어가는 말
무엇이 초기불교인가?
① 부처님과 직계제자들의 가르침이다.
② 아쇼까 대왕 때 거행된 삼차결집(구전되어 오던 경전이 비로소 문자화되었으며 경장·율장 외에 논장도 결집되었다)에서 결집이 완료된 경장(Sutta Pitaka)의 가르침을 말한다.
③ 가장 넓게는 빠알리 삼장(Ti-Piṭaka)에 전승되어오는 모든 가르침이 초기불교이다.
④ 초기불교의 역사적인 근거는 니까야(Nikāya)와 아함(阿含, Aagama)이다.
왜 초기불교인가?
첫째, 초기불교는 불교의 시작점이다.
둘째, 초기불교는 불교 만대의 기준이요 표준이며 잣대다. 그 기준은 불교의 뿌리인 초기불교가 될 수밖에 없으며 그 핵심은 무상·고·무아·열반이다.
셋째, 초기불교의 가르침은 합리성과 체계성에 바탕하고 있으며 분석적이다. 5온·12처·18계·22근·4제·12연기와 37보리분법으로 잘 조직되어 있는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는 나와 세상에 대한 과학적 접근 방법이다.
넷째, 초기불전의 매개 언어인 빠알리어를 비롯한 범어는 격변화와 동사곡용을 기본으로 하며, 이는 한글과 같은 언어체계이다. 그러므로 같은 언어체계를 가진 한국 사람들에게는 경전을 곡해하거나 왜곡하거나 잘못 이해할 소지가 현저히 줄어든다.
다섯째, 초기불전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는 주석서가 있다. 이 주석서는 사리뿟따 존자 등 부처님의 직계제자들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빠알리어로 전승된 초기불교는 불교에 대한 자의적 해석에서 탈피하여 불교교리에 대한 곡해를 제거해 준다.
여섯째, 한문으로 번역되거나 만들어진 삼장은 결국 2차 자료가 될 수밖에 없다. 불교는 인도에서 시작되었고 부처님은 빠알리어 혹은 이에 가장 근접한 언어로 말씀하셨다. 그리고 대승불교도 인도 표준어인 산스끄리뜨어로 기록되어 전승되어 왔다. 불교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결국 원전을 중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곱째, 초기불교의 이해는 진정한 자주불교를 구현할 수 있다. 부처님의 원음을 통해서 중국불교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원효스님 등이 추구했던 자주불교의 전통을 오늘에 구현할 수 있다. 초기불교야말로 자주불교를 구현하는 최상의 방법론이다.
여덟째, 교세가 위축되고 있는 한국불교가 딛고 일어서야 할 바닥이요 발판이요 출발점이다. 뿌리를 통해서 자양분을 흠뻑 빨아들일 때 진정한 대승불교, 올바른 한국불교가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초기불교의 핵심
초기불교의 핵심을 한 마디로 말해보라면 주저 없이‘해체해서 보기’라고 정리할 수 있다. 여기서 해체는 pavibhajja/vibhajja를 옮긴 것이다. vi-는 분리접두어고 √bhaj는 to divide의 뜻이다.
물론 이러한 분석과 해체의 궁극적 지향점은 개념[施設, paññatti]의 해체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명칭이나 말 즉 개념에 속게 되면 죽음의 굴레에 매이게 된다고 부처님께서는 초기경의 도처에서 강조하신다.
나라는 개념적 존재는 오온으로 해체해서 보고,
일체 존재는 12처로 해체해서 보고,
세계는 18계로 해체해서 보고,
생사문제는 12연기로 해체해서 보게 되면
온·처·계·연 등으로 설해지는 모든 존재(제법, 유위법, sabbe dhammā)의 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가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무상이나 고나 무아를 통찰함으로 해서 염오(厭惡)하고 탐욕이 빛바래고[離欲] 그래서 해탈(解脫)·열반·깨달음을 실현한다는 것이 초기경전의 도처에서 강조되고 있다.
2. 초기불교의 기본주제 : 행복의 추구
불교의 목적
괴로움의 소멸, 열반의 실현
離一切苦 得究竟樂
이고득락(離苦得樂)
금생의 행복
인간은 자기에게 맞는 전문기술(sippa:기술, vijja:학문)을 익혀서 그것으로 세상에 기여를 하고 급여를 받거나 이윤을 창출하여 금생에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인간이 추구하는 중요한 행복이다.
바른 인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도덕적으로 건전(sila:지계)하고, 이웃에 봉사(dana:보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이를 각각 지계와 보시로 강조하셨다.
이처럼 자기에게 맞는 기술을 익히고, 도덕적으로 건전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므로 해서 금생의 행복을 얻게 된다고 부처님께서는 강조하셨다.
내생의 행복
인간이 짓는 종교행위는 기본적으로 내생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는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는 방법으로 보시와 지계를 말씀하셨다. 한역〈아함경〉에서는 이를 시·계·생천(施·戒·生天)이라고 옮겼다. 금생에 이웃에 봉사하고 승가에 보시(dana:보시)하며, 도덕적으로 건전한 삶(sila:지계)을 살면 내생에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는 말씀이다.
궁극적 행복
부처님이 말씀하신 세 번째 행복은 궁극적인 행복(parama-sukha, 至福)이며 이것은 열반이다. 불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깨달음, 해탈, 성불은 세상의 어떤 가치체계나 신념체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불교만이 제시하는 고귀한 가르침이다
“열반을 실현하는 것(nibbana-sacchikiriya)이야말로 으뜸가는 행복”
숫타니파타
2. 작은 장
4. 더 없는 행복(Maṅgalasuttaṃ)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날 거룩한 스승께서는 사밧티의 제타 숲, 외로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는 장자의 동산에 계셨다. 그때 모습이 아름다운 신이 한밤중이 지나 제타 숲을 두루 비추며 스승께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예의를 갖춰 절한 뒤, 한쪽에 서서 시로써 물었다.
258.
“많은 신과 사람들은
행복을 바라고 있습니다.
으뜸가는 행복을 말씀해 주십시오.“
259.
“어리석은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말고 어진 이와 가깝게 지내며 존경할 만한 사람을 존경하는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260.
분수에 알 맞는 곳에 살고 일찍이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서원을 하는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261.
지식과 기술을 쌓고 그 위에 말솜씨가 뛰어난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262
부모를 섬기고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것. 일에 질서가 있어 혼란스럽지 않은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263.
남에게 베풀고 이치에 맞게 행동하며 적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것. 비난을 받지 않게 처신하는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264.
악을 싫어해 멀리하고 술을 절제하고 덕행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265.
존경과 겸손과 만족과 감사와, 때로는 가르침을 듣는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266.
인내하고 온화하게 말하고 수행자를 만나고, 때로는 진리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267.
수행을 하고 깨끗하게 행동하고 거룩한 진리를 깨닫고 열반의 경지를 실현하는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268.
세상일에 부딪혀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걱정과 티가 없이 편안한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269.
이러한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이 닥쳐도 실패하지 않는다. 어느 곳에서나 행복할 수 있다.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행복을 실현하는 토대
불·법·승 삼보에 대한 믿음
계(戒)를 지키는 것
3. 열반-초기불교의 궁극적 메시지
열반=궁극적 행복=괴로움의 소멸
괴로움(고성제)
열반(고멸성제)
괴로움의 원인 : 갈애(고집성제)
소멸의 원인 : 도닦음(고멸도성제)
열반은 어떻게 해서 실현되는가?
궁극적인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념적인 존재(施設)를 해체해서 법(dhamma)으로 환원해서 보아야하는데, 초기경에서 부처님께서는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사성제의 통찰, 팔정도의 완성, 오온의 무상·고·무아에 대한 철견(徹見), 12연기의 역관(逆觀), 계·정·혜의 실천 등으로 말씀하셨다.
열반은 당연히 수행(patipada, bhavana)을 통해서 실현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나와 세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해를 우리는 교학(pariyatti)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열반의 실현을 위해서는 불교의 교학과 수행 즉 이론과 실천을 갖추어야 한다.
인류가 가지는 세 가지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
첫째는 나는 누구인가,
둘째는 세상이란 무엇인가,
셋째는 진리란 무엇인가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서는‘오온(五蘊)’이라고 명쾌하게 말씀했다. 나라는 존재는 물질(몸뚱이, 색), 느낌(수), 인식(상), 심리현상들(행), 알음알이(식)의 다섯 가지 무더기(온)의 적집일 뿐이라는 것이다.
세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12처(눈·귀·코·혀·몸·마노와 형색·소리·냄새·맛·감촉·법)와 18계(12처와 여섯 가지 알음알이)로 말씀하셨다. 그래서 온·처·계는 모든 불교의 기본교학이 되고 있다.
나와 세상은 조건발생(연기)이요 여러 조건(緣)들이 얽히고 설키어서 많은 괴로움을 일으킨다. 이것을 부처님을 12연기로 정리했다. 그리고 나와 세상과 여기에 존재하는 이러한 괴로움(고)과 괴로움의 발생구조(집)와 소멸구조(멸)와 소멸방법(도)에 대한 연기적 통찰을 진리(제)라는 이름으로 체계화하셨는데 그것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사성제라 부른다.
‘나’라는 개념적 존재는 오온으로 해체해서 보고,
‘존재’는 12처로,
‘세계’는 18계로,
진리는 사성제로,
생사문제는 12연기로 해체해서 보게 되면
온·처·계·제·연 등으로 해체해서 설해지는 모든 존재(諸法, sabbe dhamma)의 무상·고·무아가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무상이나 고나 무아를 통찰함으로 해서 염오하고 탐욕이 빛바래고 그래서 해탈·열반·깨달음을 실현한다.
나와 세상과 진리에 대한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4념처(마음챙김의 확립), 4정근(바른 노력), 4여의족(성취수단), 5근(기능), 5력(힘), 7각지(깨달음의 구성요소), 8정도로 이루어진 37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보리분법)을 수행할 때 열반은 실현된다고 명쾌하게 정리했다.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
초기불교의 기본 가르침은 교학과 수행의 둘이요,
교학은 온·처·계·근·제·연의 여섯으로 정리되고,
수행은 37보리분법으로 집약된다.
온·처·계·근·제·연
蘊·處·界·根·諦·緣
5蘊, 12處, 18界, 22根, 4聖諦, 12緣起
37보리분법(菩提分法, 助道品)
4念處(마음챙김의 확립),
4正勤(바른 노력),
4如意足(성취수단),
5根(기능),
5力(힘),
7覺支(깨달음의 구성요소),
8正道
[출처] 초기불교 이해 요약-1. 초기불교의 기본 주제(1)|작성자 byuns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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