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묵스님

초기불교 이해 요약-2. 초기불교의 교학-오온(蘊)

수선님 2019. 8. 25. 11:43

각묵 스님


초기불교 이해 요약


초기불교 이해 강의


2. 초기불교의 교학



1. 초기불교의 인간관---나는 누구인가? - 오온


나는 누구인가?

나’는‘오온(五蘊, panca-kkhandha)’이다.

나라는 존재는 물질[몸뚱이, 色], 느낌[受], 인식[想], 심리현상들[行], 알음알이[識]의 다섯 가지 무더기[蘊]의 적집일 뿐이라는 것이다.

오온(五蘊, pañca-kkhandha):

물질의 무더기[蘊, rūpa-kkhandha]

느낌의 무더기[蘊, vedanā-khandha]

인식의 무더기[蘊, saññā-khandha]

심리현상들의 무더기[蘊, saṅkhārā-khandha]

알음알이의 무더기[蘊, viññāṇa-kkhandha]


왜 부처님께서는 다섯 가지로 해체해서 대답하셨을까. 그것은‘나’혹은 자아[아뜨만]라는 고정 불변하는 어떤 실체(sara)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이다.

나라는 존재몸뚱이와 느낌과 인식과 심리현상들과 알음알이로 해체해서 보게 되면 이들의 변화성과 찰나성 즉 무상(無常)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상하고 변화하는 것은 괴로움(苦)이다. 그리고 우리는 변하고 괴로운 것을 가지고 나라거나 나의 자아라고 하지 않는다. 이처럼 변화를 통찰할 때 괴로움과 무아(無我)도 꿰뚫게 된다.


무상(無常)이나 고(苦)나 무아(無我)를 철견할 때 불가능해보이던 중생의 해탈은 비로소 성취되는 것이다. 그래서 초기경뿐만 아니라 대승경전에서조차

무상(無常)을 통한 해탈을 무상(無相)해탈이라 하고,

고(苦)를 통한 해탈을 무원(無願)해탈이라 부르며,

무아(無我)를 통한 해탈을 공(空)해탈이라 천명하고 있다.

실체 없는 자아에 계합하는 것이 해탈이 아니라 무상·고·무아에 사무쳐야 해탈이다.



(1) 물질의 무더기[色蘊]란 무엇인가?

왜 물질이라고 부르는가? 변형(變形)된다고 해서 물질이라 한다.

변형(變形)형태나 모양이 있는 것이 그 형태나 모양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물질만의 특징이다. 느낌, 인식, 심리현상들, 알음알이와 같은 정신의 무더기들은 변화(變化)는 말할 수 있지만 변형은 없다. 형태나 모양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형(變形)은 물질에만 있는 성질[개별적 특징, 自相]이다.


물질

28

색온

(色蘊)

구체적 물질

nipphanna-rūpa

18

1. 근본 물질

bhūta-rūpa

1

땅의 요소(paṭhavīdhātu, 地界)

2

물의 요소(āpodhātu, 水界)

3

불의 요소(tejodhātu, 火界)

4

바람의 요소(vāyodhātu, 風界)

2. 감성의 물질

pasāda-rūpa

5

눈의 감성(cakkhu-pasāda)

6

귀의 감성(sota-pasāda)

7

코의 감성(ghāna-pasāda)

8

혀의 감성(jivhā-pasāda)

9

몸의 감성(kāya-pasāda)

3. 대상의 물질

gacara-rūpa

10

색(rūpa, 色)

11

소리(sadda, 聲)

12

냄새(gandha, 香)

13

맛(rasa, 味)

*

감촉(대상의 물질에서는 제외됨.

4大가운데 땅, 불, 바람의 요소이므로)

4. 성(性)

bhāva-rūpa

14

여성(itthibhāva 혹은 itthaiia)

15

남성(pumbhāva, 혹은 purisatta)

5. 심장의 물질

hadaya-rūpa

16

심장토대(hadaya-vatthu)

6. 생명의 물질

jīvita-rūpa

17

생명기능(jīvitindriya, 命根)

7. 음식의 물질

āhāra-rūpa

18

영양소(ojā)

추상적 물질

anipphanna-rūpa

10

8. 제한

pari-ccheda-rūpa

19

허공의 요소(ākāsa-dhātu, 空界)

9. 암시

viññatti-rūpa

20

몸의 암시(kāya-viññatti)

21

말의 암시(vacī-viññatti)

10. 변화

vikāra-rūpa

22

물질의 가벼움(rūpassalahutā)

23

물질의 부드러움(rūpassamudutā)

24

물질의 적합함(rūpassakammaññatā)

11. 특징

lakkhaṇa-rūpa

25

생성(upacaya)

26

상속(santati)

27

쇠퇴(jaratā)

28

무상함(aniccatā)



(2) 느낌의 무더기[受蘊]이란 무엇인가?


느낌[受, vedanā]은 감정적, 정서적, 예술적인 단초가 되는 심리현상이다.


세 가지 느낌

즐거운 느낌[樂受],

괴로운 느낌[苦受],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는 느낌[不苦不樂受]

다섯 가지 느낌

육체적 즐거움의 기능[樂根],

육체적 괴로움의 기능[苦根],

정신적 즐거움의 기능[喜根],

정신적 괴로움의 기능[憂根],

평온의 기능[捨根].


느낌은 마음[心]과 항상 함께 일어나는 심리현상 즉‘반드시들[遍行心所]’에 속한다. 그러므로 생명체가 존재하는 한 그리고 그가 멸진정에 들지 않는 한 느낌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느낌에 대한 관찰

“비구들이여,

즐거움을 느낄 때 탐욕의 잠재성향을 버려야 한다.

괴로움을 느낄 때 적의의 잠재성향을 버려야 한다.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의 경우 무명의 잠재성향을 버려야 한다.”(상윳따 니까야 버림 경(S36:3) §4)


(3) 인식의 무더기[想蘊]란 무엇인가?


인식[想, 산냐, saññā]철학이나 사상과 같은 우리의 이지적인 심리현상들의 밑바탕[단초]이 되는 것이다.

인식의 특징은 인식할 수 있는 원인이 될‘표상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인식은 대상을 받아들여 이름을 짓고 개념을 일으키는 작용이다.

인식의 전도[상전도, saññā-vipallāsa] - 4전도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무아고, 부정한 대상에 대해서 영원하고, 행복하고, 자아고, 깨끗하다고 여기면서 일어나기 때문에 전도라 한다.”(청정도론 XXII.53)


무상·고·무아·부정

상·락·아·정(常·樂·我·淨)으로 여기는 것을 인식의 전도라 한다.


인식은 마음(心)과 항상 함께 일어나는 심리현상[遍行心所]이다. 그러므로 멸진정에 들지 않는 한 우리는 인식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자아니 대아니 진아니 영혼이니 일심이니 하는 존재론적인 실체가 있다고 희론하는 인식이나 고정관념을 여의고, 5온·12처·18계로 분류되는 존재일반이 모두 무상이요 고요 무아라고 인식하는 습관을 길러 필경에는 무상·고·무아를 꿰뚫는 통찰지[반야, 慧]를 완성해야할 것이다.


일곱 가지 인식을 닦고 많이 (공부)지으면 큰 결실과 큰 이익이 있고 불사(不死)에 들어가고 불사를 완성한다. 무엇이 일곱인가?

부정(不淨)이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죽음에 대한 인식,

음식에 혐오하는 인식,

온 세상에 대해 기쁨이 없다는 인식,

오온에 대해서 무상(無常)이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무상한 오온에 대해서 괴로움[苦]이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괴로움인 오온에 대해서 무아(無我)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이다.”


(4) 심리현상들의 무더기[行蘊]란 무엇인가?

형성된 것을 계속해서 형성한다고 해서 심리현상들이라 한다.


行---심리현상들[상카라(saṅkhārā), ]

行蘊-50가지 심리현상들(느낌과 인식을 제외한 모든 심리현상, 혹은 심소법들)


마음

(心)

1

알음알이

1~89

(121)

* 89가지/121가지분류

마음부수

(心所法)

52

느낌

1

1~52

(1) 다른 것과 같아지는 마음부수(심소)들

13

(2) 해로운(不善) 마음부수(심소)들

14

(3) 아름다운 마음부수(심소)들

25

인식

1

심리현상들

50



(5) 알음알이의 무더기[識薀]란 무엇인가?

1) 알음알이[識]란 무엇인가

여섯 감각기능을 통해서 대상을 아는 작용을 뜻한다. 그래서 주석서 문헌에서 알음알이[識, viññāṇa]와 마음[心, citta]과 마노[意, mano]는‘대상을 아는 것(ārammaṇaṁ vijānāti ― ItA.ī.9; ārammaṇaṁ cinteti ― DhsA.63 등)’으로 정의되고 있다.

즉 감각장소를 통해서 대상을 아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은 대상을 아는 것으로 정의 된다.


2) 마음의 특징

1) 마음 혹은 알음알이는 조건발생이다.

감각장소[根]와 대상[境]이라는 조건[緣]이 없이 혼자 독자적으로 존재하거나 일어나는 알음알이는 절대로 존재할 수가 없다.


2) 알음알이 혹은 마음은 무상하다. 그리고 실체가 없는 것(무아)이다.


3) 마음은 찰나생·찰나멸이다.


4) 마음은 흐름[상속, 相續]이다.

지금·여기에서 생생히 전개되는 이 마음을 찰나생·찰나멸의‘흐름’으로 설명한다.


마음은 오온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마음은 무상하다

마음은 찰나생 ․ 찰나멸이다

마음은 흐름이다

마음은 대상을 아는 것이다

마음은 반드시 대상이 있다

마음은 연이생(緣起, 조건발생)이다

고정불변한 마음은 없다



(6) 오온에 대한 가르침의 특징


1) 오온은 동시 발생이다.

오온은 절대로 순차적으로 하나씩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생기(同時生起)한다. 매순간 오온은 모두 함께 일어나고 함께 멸한다.

느낌, 인식, 심리현상들[수, 상, 행]은 아비담마와 유식에서 모두 심소법(마음과 함께 일어나고 멸하는 마음에 부속된 심리현상들)으로 설명되고 있는데, 마음 즉 알음알이와 함께 일어나고 함께 멸하고 같은 대상을 가지고 같은 토대를 가지기 때문에 심소법이라 부른다.


2) 오온은‘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부처님의 대답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오온(五蘊, panca-kkhandha)’이다.

나라는 존재는 물질(몸뚱이, 色), 느낌(受), 인식(想), 심리현상들(行), 알음알이(識)의 다섯 가지 무더기(蘊)의 적집일 뿐이라는 것이다.

3) 해체해서 보면 무상, 고, 무아가 보인다

4) 무상, 고, 무아를 통해 해탈한다

‘나’라는 존재를 오온으로 해체해서 보면 무상과 고와 무아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여기에 사무치면 존재에 넌더리치고[염오] 탐욕이 남김없이 빛바래고[이욕] 그래서 해탈하고 구경해탈지가 일어나고 열반을 실현하게 된다는 것이 초기불전의 도처에서 부처님이 강조하고 계신 가르침이다.

5) 진아란 없다

오온은 실체가 없는 것[오온무아]이다. 즉 무아는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이 아니고 실체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오온의 다섯 번째인 알음알이[識] 즉 마음도 실체가 없는 것이요 단지 찰나생·찰나멸의 흐름일 뿐이다. 따라서 마음을 절대화하여 마음이 우주의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주나 절대자인 양 받아들여 버린다면 이것은 큰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 초기 불교의 아공법유란


초기 불교에서 존재를 법으로 해체해서 보는 것은 법들의 무상, 고, 무아를 극명하게 밝히기 위해서이다. 모든 유위법들은 무상, 고, 무아라는 보편적 성질[共相]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또 법의 고유성질을 드러내는 최소단위인 찰나도 일어남[生]과 머뭄[住]과 무너짐[壞]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찰나도 흐름일 뿐이다.

따라서 초기불교는 법유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법공을 논리적으로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