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어느 때 세존께서 왕사성을 유행하실 때 바위산에 계셨다.
이 때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누울 때 마땅히 사자가 눕는 법처럼 그렇게 누우라.'
아난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짐승의 왕인 사자가 눕는 법은 어떤 것입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아난아, 짐승의 왕인 사자는 낮에는 먹이를 찾아다니다가 다니기를 마치면 굴로 들어간다. 만일 자려고 할 때에는 발은 포개고 꼬리는 펴서 뒤에 두며, 오른쪽으로 눕는다.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면 제 몸을 돌아본다. 짐승의 왕 사자는 몸이 바르지 못한 것을 보면, 곧 언짢아하고, 그 몸이 모두 바른 것을 보면 곧 기뻐한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굴을 나오는데 굴 밖으로 나와서는 기지개를 켜며 으르렁거리고 기지개를 켜고 으르렁거린 다음에는 제 자신의 몸을 살펴보며, 제 몸을 살펴본 뒤에는 사방을 바라보고, 사방을 바라본 뒤에는 두세 번 포효하며, 두세 번 포효한 뒤에는 먹이를 구하러 간다. 짐승의 왕인 사자가 눕는 법은 이와 같다.'
존자 아난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짐승의 왕 사자가 눕는 법이 그와 같다면, 비구가 눕는 법은 마땅히 어떠해야 합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아난아, 만일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고 살면서,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밥을 빌어야 하는데 그 때에 몸을 잘 보호해 가지고 모든 감관[根]을 거두어 지키며, 바른 생각을 지녀야 한다.
그렇게 하여 마을에서 밥을 빌어 식사를 마친 뒤에는 가사와 발우를 거두어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 니사단(尼師檀)을 어깨에 걸치고 일 없는 곳으로 간다. 혹 나무 밑이나 빈집에 들어가 혹은 거닐거나 좌선하기도 하며 마음 속에 온갖 장애 되는 법을 깨끗이 버린다.
낮에도 혹 거닐거나 좌선하여 마음 속의 모든 장애 되는 법을 깨끗이 버리고, 또 초저녁에도 거닐거나 좌선하여 마음 속의 온갖 장애 되는 법을 깨끗이 버린다. 초저녁에 거닐거나 좌선하여 마음 속의 온갖 장애 되는 법을 깨끗이 버린 뒤, 한밤[中夜]에는 방에 들어가 눕는다.
우다라승(優?邏僧 : 울다라승)을 네 겹으로 접어 평상에 펴고, 승가리(僧伽梨)를 접어 베개를 만들고, 오른쪽으로 누워 발을 포개며, 마음은 명상(明相)9) 바른 생각 바른 지혜 항념기상(恒念起想)에 매어 둔다. 그리고 새벽 무렵에는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거닐거나 좌선하며 마음 속의 장애 되는 법을 깨끗이 버린다. 이와 같이 하는 것이 비구가 사자처럼 눕는 법이니라.'
존자 아난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런 것이 비구가 사자처럼 눕는 법이옵니다.'
존자 아난은 또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 현자들이여, 세존께서는 내게 사자가 눕는 법에 비유하여 눕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그 뒤로 나는 한 번도 왼쪽으로 누운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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