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욕의 의미와 중요성
인욕(忍辱)을 국어사전에서는 ‘욕되는 일을 참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불교에서의 인욕은 범어 끄산띠(Ksanti)를 번역한 말이다. 팔리어로는 칸띠(Khanti)라고 하는데, 육바라밀(六波羅蜜) 또는 십바라밀(十波羅蜜)의 하나이다.
어떠한 모욕(侮辱)과 괴롭힘을 받을지라도 참고 견디어 결코 화를 내거나 원망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남으로부터 모욕과 곤욕을 당하면서도 참고 견딘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수행 가운데 하나가 인욕바라밀이다. 이것을 다른 말로 찬제(?提)바라밀이라고도 부른다.
인욕은 그 사람의 수행의 정도 혹은 인물 됨됨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훌륭한 인격을 갖추었다는 것은 훌륭한 인욕의 품격을 갖추었다는 말과 같다. 흔히 인욕은 자신을 보호해 주는 갑옷에 비유된다. 활이나 창, 칼 따위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은 갑옷뿐이다.
인욕은 그 갑옷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고 해서 인욕개(忍辱鎧)라고 한다. 그리고 수행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화를 내거나 분노를 폭발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수행자의 몸을 가리는 가사를 다른 말로 인욕의(忍辱衣)라고 부른다.
인욕의 사례를 언급할 때 자주 인용되는 설화가 자타카(Jataka, 本生潭)에 나오는 인욕선인(忍辱仙人)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인욕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부처님께서도 참기 어려운 모욕을 당한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몸소 인욕함으로써 조복시켰다.
한때 찐짜라는 외도의 여인이 자신의 배에 바가지를 넣고 사문 고따마의 자식을 임신했다고 많은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부처님을 비난했다. 그러나 부처님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부처님은 인욕으로써 모욕을 참았다.
부처님은 <숫타니파타>에서 인욕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씀했다.
“뱀의 독이 몸에 퍼지는 것을 약으로 다스리듯, 치미는 화를 삭이는 수행자는 이 세상(此岸)도 저 세상(彼岸)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이와 같이 인욕은 차안에서 피안으로 건너가는 나룻배에 비유된다. 욕됨을 참지 못하면 궁극의 목표를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인욕은 수행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출처] 인욕의 의미와 중요성/마성|작성자 한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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