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카빠’ 대사께서 『보리도차제』에서 보리심을 닦는 순서를 정했을 때,
<큰 연민은 대승의 길로 들어서는 뿌리>라고 가르치셨다.
큰 연민의 특징은
처음에는 대승의 길로 확실하게 들어서게 하는 것으로써 보리심을 일으키는 뿌리이자 씨앗 같은 것이고,
중간에는 보살행을 실천함에 있어서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정진하게 하는 물과 거름 같은 것이며,
끝으로 부처님의 경지에 이른 후에도 남을 위해 끊임없이 베푸는 행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열매를 수확하여 사용하는 것처럼 매우 중요하다.
보리심이 얼마나 자신에게 깊이 새겨져 있는지도 큰 연민에 달려 있다.
보살들이 각 차제에 오르는 시간도 얼마나 큰 연민을 갖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
보살들이 밀교에 입문하여 빠른 길을 닦을 수 있는 것도 큰 연민의 힘 때문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불 아궁이에 떨어질 때 부모가 가장 빠르게 건져내며,
다른 친척들은 그와 같이 할 수 없는 것처럼
이 또한 부모가 얼마나 큰 연민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예이다.
큰 연민을 관상할 때 백정들이 소나 양을 잡는 것을 보거나 그 상황을 떠올리면 큰 연민이 생기기 쉽다.
백정이 양을 잡을 때를 보면 양의 뒷발을 묶고 거꾸로 매달아 벗어날 수 없게 만든 다음 목숨을 위협한다.
양이 죽음의 공포에서 도망가고 싶어도 도망갈 수 없고 두려움의 눈물이 앞을 가려도 구해줄 자가 아무도 없다.
백정의 얼굴을 보면 더욱 무섭고 결국은 심한 고통으로 다양하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우리는 이렇게 죽임을 당하는 과정에서 양이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앞의 ‘하사도편’에서 이미 설명한 것처럼 양도 죽임을 당하는 고통을 알고서 백정이 자리를 비우면 칼을 숨긴다.
도살장에 아직 끌려가지 않은 소나 양들이 풀을 뜯고 있으나 시간 문제일 뿐
그들도 곧 그렇게 당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전생에 우리의 어머니였음을 알아 큰 연민을 일으키면서 그러한 과정을 자세하게 관상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어느 정도 관상할 수 있으면
하사도차제에서 설명한 삼악도의 고통을 하나씩 떠올리면서 관상한다.
어떤 어머니는 불에 달궈져 있는 쇠판 위에 있으며,
다른 어머니는 끊는 쇳물에 삶겨지기도 하고,
어떤 어머니는 아귀로 태어나서 배고프고 목마른 고통에 헤매고 있는 것 등을 관상하면서,
모든 중생에 대한 큰 연민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한 연민이 생기면
산에서 풀을 뜯고 있는 양들과 지금 도살장에서 죽임을 당하고 있는 양들은
단지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인 것과 같이
지금 세상에서 죄를 짓는 사람들과 이미 삼악도에 떨어진 중생들과도 차이가 없음을 관상해야 한다.
이번 생의 어머니 역시 고통의 원인을 만들고 있음을 알아서 큰 연민으로 그러한 것을 관상한다.
그러한 연민이 일어나기 힘든 중생들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따로 관상해야 한다.
예를 들면 천상계에 있는 신들에게 연민이 생기기 힘들 때
중사도에서 설명한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고 관상하면 그들에게도 큰 연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한 큰 연민이 일어나면 사랑하는 외동아들이 병에 걸릴까 염려하는 어머니가,
먹고 마실 때조차 늘 자식을 걱정하는 것과 같이 일체중생들에게 그와 같은 큰 연민이 일어나게 된다.
일체중생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연민은
성문, 연각들도 공통적으로 가지지만
고통으로부터 그들을 구제해야겠다는 연민은
대승의 ‘특별한 연민심’만이 가능한 것이므로 우리는 그것을 일으켜야한다.
이러한 큰 연민이 일어나기 어렵더라도 물러나지 말고,
과거에 본인이 아팠을 때나 아니면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고서라도 연민을 일으켜야 한다.
더욱이 하사도, 중사도에서 본 삼악도와 윤회의 고통을 떠올린다면 큰 연민이 생길 수 있다.
무인아제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moonceo/318 에서 복사한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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