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강좌 인연. 설화 경전
9. 본생경
10. 불본행집경
11. 출요경
12. 인과경
13. 비유경
14. 현우경
15. 백유경
16. 육도집경
9. 본생경(本生經)
<본생경>은 부처님이 전생에 어떠한 선행과 공덕을 쌓았기에 이승에서 부처님이 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인과(因果)의 이야기 547가지를 모은 것이다. 다시 말해 부처님이 이승에서 깨달음을 얻기 전인 과거세에 수행자로 있을 때를 '보살(菩薩)' 또는 '대사(大士)'라고 하는데, 이 경은 바로 이러한 보살 또는 대사의 이야기인 것이다. 일찍이 유럽에 전해져 이솝우화에 편입될 정도로 설화문학에 있어서 세계적인 보고(寶庫)로 평가받고 있다. 이 경의 이야기는 3부로 구성되어 진행된다. 먼저 부처님이 자신의 전생이야기를 하게 된 유래를 설하는 부분, 둘째 현세의 일이 생기게 된 전생이야기를 설하는 부분, 셋째 현세의 등장인물과 전생의 그것과를 결합하여 그 인과관계를 밝히는 부분 등이다. 여기에서 보살은 과거의 긴 세월 동안 윤회전생을 거듭하면서 인간뿐 아니라 귀신이나 동물에 이르기까지 온갖 생(生)의 형태를 거치며 교화의 행각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 경은 곧 부처님이 자신의 전생에 관한 이야기를 대중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재미있게 비유. 설명하여 인과의 교훈을 주고 있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또한 이 경의 내용 속에는 우리 민담(民譚)에 수용된 설화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이 경은 일반대중에게 널리 호응을 얻었으며, 불교의 수행승이나 포교사. 법사들도 대중교화에 이 경의 이야기를 많이 이용해오고 있다. 이와 같이 <본생경>은 과거뿐만 아니라, 결과만을 중시하고 물질주의. 이기주의가 팽배한 오늘날에 있어서도 매우 귀중한 교훈을 주고 있는 부처님의 수행담인 것이다. 이 경이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 여러 나라에 유포된 것은 2-3세기로부터 5-6세기에 이르기까지로 보며, 사실적으로 신봉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불탑이나 석굴 등의 미술조각을 중심으로 시. 소설. 전기. 속담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다. 팔리어 5부 중 소부에 포함되어 있으며, 원어는 자타카(Jataka)이다.
10.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불본행집경>은 여러 가지 불전(佛傳)과 본생담 등을 참작하여 매우 풍부한 수식으로 기술.편집한 부처님의 전기이다. 불교의 전기문학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전체 3부 6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생기 5장.금생기 32장. 전도기 23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전생기는 과거불로부터의 부처님의 계보와 전생담의 부분으로 보리심(菩提心)을 발하여 도솔천에 올라갔다가 다시 마야왕비에게 입태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금생기는 부처님의 전기 중 본론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현세에 태어나 학습 . 결혼생활로 이어지는 재속기, 출가하여 스승을 찾아다니며 수행을 거듭하는 출가수행기, 깨달음을 얻은 후 녹야원에서의 초정법륜까지의 성도기 등이다. 전도기는 전도생활을 시작하면서 교화된 제자들의 열전(列傳)을 기록한 부분으로 여러 제자들의 전기를 대부분 출가의 인연과 전생의 이야기로써 열거해 놓고 있다. 북인도에서 중국에 들어온 사나굴다가 중국인 학자의 도움을 받아 6세기 말에 한역했다. 원전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그의 번역은 매 글자나 단어마다 철저하게 직역의 입장을 취함으로써 능히 원전의 형태를 유추해 낼 수가 있다. 따라서 <불본행집경>은 다른 불전문학을 읽는 데에 매우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 특히 이 경의 발문을 보면 '이 경을 무엇이라 이름할 것인가 하자, 대답하기를 대중부의 마하승기사(摩訶僧祇師)는 이름을 마하바스투(Mahavastu, 大事)라 하였고, 법장부의 담무덕사(曇無德師)는 석가모니불본행이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본행집경>과 <마하바스투>를 동일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불본행집경>은 불전을 주(主)로 하고 본생을 종(從)으로 하여 편찬된 것으로서 주체가 시종일관 부처님의 전기임에 대하여 <마하바스투>는 본생을 주로 하여 불전을 서술하려 한 것으로 <본생경>과 <비유>를 주체로 삼아 발전. 독립한 불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본행집경>은 <마하바스누>와는 다른 부파의 다른 전승에 의해 이루어진 경전으로 그 목적도 달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1. 출요경(出曜經)
30권. 동진(東晋) 시대(A.D. 398∼399) 번역. [역] 축불념(竺佛念). [범] Ud navarga. [장] Ches-du brjod-pa i tshoms. [별] 출요론(出曜論).
4아함경과 기타 여러 경전에서 부처님의 말씀이나 게송 등을 뽑아서 꾸며 놓은 것이다. 전체 내용은 34품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경 전반에 걸쳐서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서 은유적으로 불교의 교리를 표현하고 있는 점이 특색이다. 법구경(法句經), 법구비유경, 법집요송경(法集要頌經), 백유경(百喩經) 등이 모두 이 경과 유사한 형식이지만, 그러한 경들과 비교해 볼 때 가장 완비되고 잘 정리된 경이 바로 출요경이라 한다.
비유와 게송으로 이루어진 전체 내용에서 일관하여 강조하는 것은 방일함이 없는 수행 정진이다. 요컨대 세상 모든 것이 무상(無常)함을 깨닫고, 모든 집착과 애욕을 멀리 떠나며, 계(戒), 정(定), 혜(慧) 등을 부지런히 닦아서 궁극적인 깨달음을 성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품의 제목은, 제1 무상품(無常品), 제2 욕품(欲品), 제3 애품(愛品), 제4 무방일품(無放逸品), 제5 방일품(放逸品), 제6 염품(念品), 제7 계품(戒品), 제8 학품(學品), 제9 비방품(誹謗品), 제10 행품(行品), 제11 신품(信品), 제12 사문품(沙門品), 제13 도품(道品), 제14 이양품(利養品), 제15 분노품(忿怒品), 제16 유념품(惟念品), 제17 잡품(雜品), 제18 수품(水品), 제19 화품(華品), 제20 마유품(馬喩品), 제21 에품(喪品), 제22 여래품(如來品), 제23 문품(聞品), 제24 아품(我品), 제25 광연품(廣演品), 제26 친품(親品), 제27 니원품(泥洹品), 제28 관품(觀品), 제29 악행품(惡行品), 제30 척요품( 要品), 제31 낙품(樂品), 제32 심의품(心意品), 제33 사문품(沙門品), 제34 범지품(梵志品) 등이다.
12. 인과경 - 과거현재인과경(過去現在因果經)
<과거현재인과경>은 송나라 때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가 번역한 4권짜리 경전이다. <열장지진(閱藏知津)>에 의하면 서역의 축대력(竺大力)과 강맹상(康孟詳)이 공동번역한 <수행본기경>, 월지국의 지겸(支謙)이 번역한 <태자서응본기경>, 서진의 섭도진(攝道眞)이 번역한 <보살본기경> 등과 같은 경으로 무두 <과거현재인과경>의 다른 번역이라고 한다. 이 경전은 부처님이 전생에 선혜선인(善慧仙人)일 때 연등 부처님에게 머리를 풀어 진흙탕에 깔아 지나가게 함으로써 수기를 받음을 비롯하여 최후 대가섭을 교화하기까지를 4권으로 나누어 기록한 경이다. 다시 말해 선혜선인의 출가와 보광여래의 예언을 시작으로 하여 도솔천에 재생한 일.이 세상으로의 탄생. 아시타선인의 점상. 삼시전에 대한 이야기. 모후의 생천.학예를 닦은 일. 데바닷타 등과 무예를 겨룬 일. 태자가 됨.사색.결혼.사문유관.출가. 왕궁의 슬픔.태자를 찾아 나섬. 빔비사라왕과의 만남. 두 스승에게 도를 물음. 6년고행. 항마성도. 범천의 권청. 녹야원에서의 귀의. 사리불과 목련의 귀의. 대가섭을 교화함에 이르러 끝을 맺고 있다. 특히 문장이 유려하고 때로는 대승적인 사상도 나타나고 있다. 원래 이 경은 부처님 자신이 설한 형식을 갖춘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기이지만,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과거의 종자인연은 무량겁을 지날지라도 마침내 멸하지 아니함을 알아야 한다.'고 설하여 과거의 종자인연으로부터 현재의 과보를 얻는다고 강조한 데서 '과거현재인과경'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경은 중생이 받고 있는 현재의 과보가 천차만별한 것은 다 전생의 업인이라고 설한 점으로 달리 <선약인과경>이라고도 한다. 이 경전의 영향으로 중국의 당나라 시대 이래, <회인과경(繪因果經)>이라 하여 하단에 경문을 쓰고 상단에 부처님 전기에 관한 그림을 그린 특수한 예술이 성립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경전이 널리 유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가지 비유를 들어 가며 설명을 한 경우가 많다. 12분교의 하나인 <아바다나(avadana, 譬喩)> 나 <자타카(Jataka, 本生經)> 등이 그것으로, 이들은 보통 부처님의 전생에 관한 이야기가 비유로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백유경>은 그러한 전생에 관한 이야기를 비유로 든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상생활과 결부시켜 가며 비유를 듦으로써 대중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고 있다.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극히 낮은 비유로써 때로는 불교에 이끌어 들이며, 때로는 불교를 이해시키는 편리로 경장 가운데서 비우 98종을 뽑아 모은 경전인 것이다. 달리 <백구비유경> <백구비유집경> <백비경> 등으로도 불리며 모두 순수한 비유의 이야기만 모은 경전으로서, 불교 비유문학 중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인도에서 유명한 고전 설화집인 <카타사릿사가라>(Kathasaritsagara)> 속에 이 경전과 같은 종류의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13. 불설 비유경 (佛說譬喩經)
1권. 당(唐) 시대(A.D. 710) 번역. [역] 의정(義淨).
무명(無明), 무상(無常), 생로병사(生老病死) 등의 이치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도록 비유를 들어서 설명한다.
부처님이 대중들과 함께 기수급고독원에 머물러 있을 때, 승광왕(勝光王)을 위해서 설법한 내용이다.
과거 무량겁 이전에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광야에서 사나운 코끼리를 만나서 쫓기다가 웅덩이에 옆에 있는 나무 뿌리를 보았다. 그 나무 뿌리를 붙들고 웅덩이 속으로 몸을 피했다. 그런데 흰쥐와 검은 쥐 두 마리가 나타나더니 그가 잡고 있는 나무 뿌리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또 그 웅덩이 네 귀퉁이에는 독사가 있었고, 바닥에는 독룡이 도사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들판에서 타오르는 불길은 점차 다가와서 그 나무마저 태우고 있었다.
이처럼 사람의 고통은 무한한 것이다. 여기서 비유하기를, 광야란 무명(無明)의 긴 밤 속에서 사는 것을 뜻하고, 코끼리는 무상(無常)을, 웅덩이는 생사(生死)를, 나무 뿌리는 목숨을, 두 마리의 쥐는 낮과 밤을 뜻한다. 또한 두 마리의 쥐가 나무 뿌리를 조금씩 갉아먹는 것은 염념멸(念念滅)을 의미하고, 네 마리의 독사는 4대(大), 들판의 불은 곧 늙음과 병을, 독룡은 죽음을 상징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난 승광왕은 생로병사에 대해서 매우 깊은 두려움을 느끼고 불교의 가르침에 눈을 뜨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에 담겨 있는 것은 세상의 삶이란 참으로 고통스러운 것이므로 그 진실을 깨달아서 불교의 가르침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불교의 교리에 대해서 알기 쉬운 비유로써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경의 내용은 예로부터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이다.
14. 현우경 (賢愚經)
13권. 원위(元魏) 시대(A.D. 445) 번역. [역] 혜각(慧覺). [범] Damam kanid na-s tra. [장] Mdsa s blun shes-bya-ba i mdo. [별] 현우인연경(賢愚因緣經).
찬집백연경(撰集百緣經), 잡보장경(雜寶藏經)과 함께 3대 비유 경전으로 꼽히며 불교 문학을 대표하는 경으로 이름 높다. 부처님과 비구, 범지(梵志), 거사(居士), 새와 짐승 등의 인연 이야기를 통해서 현성(賢聖) 범우(凡愚), 즉 현명함과 어리석음에 대한 교훈을 주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인연 과보가 엄밀하다는 인과 응보의 도리가 주요 주제이다.
전체 내용은 62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송(宋), 원(元), 명(明), 세 판본은 69품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다소 차이가 난다. 또한 현우경에 나오는 이야기 중 열 가지는 찬집백연경에도 들어 있어서 두 경전의 성립상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15. 백유경 (百喩經)
4권. 소제(蕭齊) 시대(A.D. 492) 번역. [역] 구나비지(求那毘地). [저] 승가사나(僧伽斯那). [범] Upam ataka-s tra. [별] 백구비유경(百句譬喩經), 백구비유집경(百句譬喩集經), 백비경(百譬經). [이] 잡비유경(雜譬喩經, K-1016).
백 가지의 비유를 모아 놓은 경이라는 제목이지만 여기에 담겨 있는 비유들은 모두 98종이다. 누구든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비유 설화를 통해서 부처님이 가르치고자 한 교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가르침이 합리적인 진리라는 것을 보여 주는 경이다.
예컨대 외도들 중에 단식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여 고행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는 이야기, 세상 모든 것은 고정 불변한 것이 아니라 무상(無常)한 것이라는 이치를 깨닫게 해주는 비둘기 이야기 등등, 각 이야기마다 풍부한 상상력과 날카로운 기지가 함께 포함되어 있어서 문학적인 묘미도 느낄 수 있다.
어리석은 중생을 깨달음의 길로 이끌고자 하는 불교의 가르침이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있기에 옛부터 대중을 위한 포교 목적으로도 널리 읽혀지는 경이다.
백유경
부처님께서 일생 동안에 말씀하신 모든 형태의 가르침을 그 내용이나 방식에 따라서 아홉 가지로 나눌수 있고(九分敎), 더 늘려서 열 두 가지로도 분류할 수 있는데(十二分敎) 이 때에 어느 쪽에도 포함되는 것이 여러 가지의 비유(avadana : 譬喩)를 들어서 설하신 내용이다. 이에 속하는 경전류가 백유경(百喩經)과 출요경(出曜經)으로써 여기서 살펴보고자 하는 백유경은 이를 백비경(百譬經)ㆍ백유집(百喩集)ㆍ백구비유경(百句譬喩經) 또는 백구비유집경(集經)이라고도 불리우는 경전이다.
이의 내용은 옛문헌에서는 주로 부처님의 전생에 관한 이야기가 비유형식으로 소개되고 있었으나 그러한 것은 여기에서는 별로 볼 수 없고, 근기가 낮은 사람들에게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말한다 하더라도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가지가지의 비유물을 들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으로써 이러한 의미에서 이를 또한 치화만(癡花 )이라고 의역하기도 하는데, 어느 어리석은 사람들을 위한 화만이라는 뜻으로써, 화만이란 옛날 인도에서 그 지방의 풍속으로 꽃을 실에다 꿰어서 몸이나 머리에 장식하던 것을 말하는 것으로 특히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앞을 장엄하게 꾸미기 위하여 생화나 금ㆍ은으로 만든 조화 등을 달아 늘어 뜨리는 장식물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여기서는 비유를 드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이 경전의 저자로는 부처님께서 직접 설하셨다는 설과 승가사나(僧伽斯那)가 짓고 그의 제자인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는 설 등이 있지만, 부처님께서 설하셨다는 것은 이 경전 내용이 대승의 여러 경전 중에서 선악응보에 관한 비유분을 백구들어서 집록한 것이 때문에 그것에 연유하여 그와 같이 여긴 것 같지만 승가사나가 지었다는 사실을 이 경전의 끝에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또한 이 경전과 같은 목적으로 편찬된 것이 잡비유경(雜譬喩經) 4종류와 여러 경전에서 뽑은(衆經撰) 비유설화들이 있으며, 11세기 경에 인도의 소마데바(Somadeva)가 지은 고전 설화집인 '전설이 흐르는 바다'(katha-sarit-sagara) 중에도 이 경전에 수록되어 있는 같은 내용 등이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Dr. A. 코언이 편찬한 유태인의 경전인 'Everyman Talmud'에서도 이 내용들을 많이 인용하고 있으며, 저 유명한 'The Arabian Nights'에도 유사한 내용들이 자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전체가 4권으로 된 이 경전은 그 구성에 있어서는 대개 일반 대중들을 일깨워주기 위하여 가려 뽑은 것이지만, 간혹은 우치한 이교도나 통치자인 왕을 위한 것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출가자들의 수행에 관한 것 등 그 내용이 다양하다. 그 내용에 있어서는 비록 이 경이 본연부에 속하는 것이지만 개도와 방편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데, 이는 여러 부류들을 진실한 세계로 인도하려는 목적 아래에서 차별된 사물의 실상을 올바르게 파악하여 깨닫게 하려는 중생교화의 한 방법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교의 대부분의 경전이 엄숙하고 진중하여 일반인들은 쉽게 이에 접근할 수 없는데 비하여, 이 경전은 그렇지 않고 해학적인 내용이어서 누구나 부담없이 허심탄회한 웃음을 짓게 하고, 그러면서도 언중유골식으로 불교의 깊은 사상을 은연 중에 알게 하는 해박한 내용들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출가자나 세속인을 막론하고 누구나 쉽게 불교의 진수를 맛볼 수 있게 하며, 웃는 가운데서 진실에 계합되는 점을 노린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이 경전이 만들어질 때에는 100가지의 내용이었지만 후세에 이르러서는 그 중에서 두 가지가 없어지고 현재는 98가지만이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각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서는 인도 논리학과 같은 5단 논법을 쓰거나 일반적으로 쓰이는 3단 논법을 사용한 것이 아니고, 단순한 2단 논법, 즉 먼저 비유를 들고 이어서 이를 불교의 교리내용 중에서 발췌하여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그 가운데서 맨 처음에 나오는 우인식염유(愚人食鹽喩)를 소개하면, 이 이야기는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소금을 적당히 넣어야 음식의 간이 맞아서 맛이 나는 것인데, 그것을 모르고서 무조건 많이만 넣으면 맛이 더하는 줄로 알고는 소금을 많이 넣어서 음식자체도 먹지 못했다는 교훈을 주는 내용이다. 즉,
옛날에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남의 집에 가서 주인이 대접하는 음식을 먹는데, 싱거워서 맛이 없다고 불평했다는 것이다. 이에 주인이 그 말을 듣고는 곧 소금을 더 넣어주었다고 한다. 그는 소금을 더 넣은 음식을 맛있게 먹고는,
"음식이 맛나는 것은 소금 때문이다. 조금만 넣어도 맛이 있는데, 하물며 많이 넣으면 말할 수 없지 않겠는가."
라고 혼자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어리석게도 공복에도 소금을 먹었다는 것이다. 소금만 먹으니 입맛도 변하고 병에 걸렸다고 한다.
이것은 마치 외도들이 음식을 절제해야 도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7일 혹은 15일 동안 음식을 들지 않아 몸을 해쳐서 마침내는 도를 얻지 못하는 경우와 같다.
저 어리석은 사람이 소금이 맛있다고 소금만 먹어 입맛을 변하게 한 것처럼, 외도들도 또한 그러한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은 어리석은 사람은 하나만을 알고서 그것을 전부인 양 인식하지만 지혜있는 사람은 그 이면의 것도 존재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시사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류의 비유담이 98가지가 소개되고 있는 이 경전이므로, 포교사나 교법사들이 설법할 때에 몇 가지의 내용만으로도 숙지하고 있으면 참으로 유익하게 사용될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16. 육도집경 (六度集經)
8권. 오(吳) 시대(A.D. 251) 번역. [역] 강승회(康僧會). [별] 도무극경(度無極經), 육도무극경(六度無極經), 육도무극도경(六度無極度經), 잡무극경(雜無極經).
부처님이 성불하기 이전에 6바라밀을 닦았던 전생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6바라밀 즉 6도(度)란 시(施) 계(戒) 인(忍) 진(進) 선(禪) 명(明) 등을 말한다. 여섯 가지 바라밀에 대한 이야기를 크게 6장으로 나누어 차례대로 설명하고 있다. 전체 6장의 내용은 다시 91편으로 나눌 수 있을 만큼 세세하게 보살행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각 장의 제목은 제1 보시도무극장(布施度無極章), 제2 계도무극장(戒度無極章), 제3 인욕도무극장(忍辱度無極章), 제4 정진도무극장(精進度無極章), 제5 선도무극장(禪度無極章), 제6 명도무극장(明度無極章) 등이다. 장의 제목에 나타난 그대로 6바라밀 각각에 대해서 부처님이 닦았던 수행을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보시의 장에서는 부처님이 전생에 재물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과 처자까지도 아끼지 않고 남들을 위해 희생했다는 것을 비롯하여 25편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와 같이 매 장마다 계율을 엄정히 지켰다는 이야기, 온갖 욕됨을 참아 내고 온몸의 털구멍마다 바늘을 꼽는 고통을 견디고서야 불법을 들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 등등 극도의 어려움을 이겨내고서야 비로소 불법을 성취할 수 있었다는 전생담 속에는 불법을 믿고 수행해야 하는 당위성과 그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은유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요컨대 6도 수행을 닦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러한 수행을 쌓아서 마침내 생사의 바다를 건너 피안 즉 열반에 이르는 것이 가장 최상의 길이라는 이상적인 목표를 흥미로운 전생담을 통해서 쉽게 전달하고 있다. 또한 불교 수행에 가장 기본이 되는 요체라 할 수 있는 6바라밀에 대한 부처님의 수행은 어떠했는지 이 경에 담긴 이야기로써 잘 알 수 있다.
특히 이 경에 등장하는 부처님의 전생담은 다른 여러 경전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유명한 일화들이다. 예컨대 불설섬자경(佛說 子經, K-209), 태자수대나경(太子須大拏經, K-207), 태자모백경(太子慕魄經, K-210, K-212), 불설구색록경(佛說九色鹿經, K-211) 등을 비롯한 여러 경전들이 본 경의 일부를 번역한 별역본들이기도 하다.
육도집경
이 속세에 살고 있는 우리 중생들은, 무지와 편견 및 아집 등으로 인한 분별력으로 말미암아 번뇌를 일으키는데 그 가지 수가 모두 8만 4천에 달한다고 하며, 이에 관하여 일일이 그 해결책을 부처님께서 직접 말씀하셨기 때문에 흔히 부처님이 평생 동안에 하신 말씀을 일컬어서 8만 4천 법문이라고도 한다. 그리하여 현재 합천 해인사에 소장되어 있는 8만 대장경은 소장 그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것이 모두 부처님 말씀의 전부라는 것을 우리에게 암암리에 전하고 있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법문이지만 그것의 대강을 간략하게 알 수 있는 것이 다름아닌 사성제설(四聖諦說)이며, 그것을 또한 내용에 따라서 몇 가지로 분류하여 검토할 수도 있는데, 이를 본연부(本緣部), 아함부(阿含部), 반야부(般若部), 법화부(法華部), 화엄부(華嚴部), 보적부(寶積部), 열반부(涅槃部), 대집부(大集部) 및 경집부(經集部) 등의 9부로 나누는 것이 그것이다.
여기에 소개하고자 하는 육도집경(六度集經)은 우리에게 약간은 생소한 경전으로써 그 내용상으로는 본연부, 즉 부처님의 전생담이나 설화 등에 관한 것을 한데 엮어서 만든 경전류에 속한다. 그리고 경명 자체에서 암시를 하여 얼마간은 알 수 있듯이 육도(六度), 곧 보살의 수행덕목인 6바라밀에 관한 것을 부처님의 여러 가지 전생담과 관련시켜서 설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라고 하겠으며, 여기에서 더 나아가 대승불교의 핵심을 이루는 보살행을 고양하는데 주된 목적을 두고 편찬된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륵의 전생담에 관한 내용도 간혹 인용되고 있으며, 반야경에 관한 사상을 이미 알고서 서술된 것이므로 이러한 면에서는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과 같은 계통에 속하는 경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전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이 경전은 또한 육도무극경(六度無極經), 잡도무극경(雜度無極經), 혹은 도무극경(度無極經) 등으로도 불리워지고 있는데, 일찍이 오나라의 강승회(康僧會)가 번역(251 280년)한 것으로서 여기서 도무극이란 말을 신역에서는 바라밀[度]로 번역한데서 육도집경이라고 한 것이다. 따라서 6바라밀의 순서에 의하여 참고가 되는 보살행들을 이에 배대시켜서 풀이하고 있는데, 그 권수에는 일부 9권본도 있다고 하지만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과 대정장(大正藏 3卷) 등에는 8권으로 되어 있어서 일정지 않는 느낌이다.
그 구성은 앞에서도 간단히 언급했다시피 6바라밀에 의거하여 보살행이 차례로 설명되고 있는데, 맨처음의 단나[布施]바라밀만 3권으로 되어 있고 나머지 5바라밀은 각각 1권씩으로 되어 있어서 총 8권의 분량이 되며, 그 장(章)의 수에 있어서는 단나바라밀에 26장, 시라[戒]바라밀에 15장, 찬데[忍辱]바라밀에 13장, 비리야[精進]바라밀에 19장, 선나[禪定]바라밀에 9장 및 반야[知慧]바라밀에 9장 등 총91장으로 짜여져 있다.
좀 더 자세하게 그 내용을 살펴 보면, 먼저 그 권 제1은 보살본생(菩薩本生)과 살바달왕본생(薩婆達王本生) 등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서는 여래가 전생에 보살이었을 때에 많은 보시를 행하여 구제하였던 내용을 소개하거나 국왕, 빈인(貧人), 재산가이있을 때에 행한 보살행들이 기술이 되어 있고, 다음의 권 제2에서는 파야왕(波耶王)과 살화단왕(薩和檀王) 등 4왕들의 본생담이 소개되어 있으며, 권3에는 화묵왕(和默王)의 본생 등 총 12가지의 본생담이 실려 있는 것이다.
이어서 권 제4의 계도무극장(戒度無極章)에서는 예전에 보살이 청신사(淸信士)이었을 적에 당시의 혼탁한 사회에서 참된 수행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잘 닦아 그 나라의 왕을 감명시켜서 그로 하여금 과거를 회개케 했다는 등의 본생담이 15장으로 나누어져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권 제 6의 정진장(精進章)에서는 보통 사람들의 본생담이 19장으로 나누어져 기술되고 있으며, 그 권 제 7인 선정장(禪定章)에서는 대체로 선정의 종류와 그 실천수행에 관한 내용을 9장에 걸쳐서 소개하고, 끝으로 권 제 8인 명도무극장(明度無極章) 즉 반야바라밀장에서는 역시 여래가 여러 형상으로 나투시어 중생들을 깨우친 설화내용들이 9장에 걸쳐서 기술되고 있는 것이 그 전부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경전은 성문승이 고집멸도의 사성제의 이치를 터득하고서 이 우주의 진리를 깨닫고, 연각승이 무명·행·식으로 시작되는 12연기의 도리를 관찰함으로서 저 피안에 도달할 수 있는 것처럼, 보살은 이 6바라밀의 수행을 닦아서 생사의 고해를 넘어 열반의 저 언덕에 도달함을 그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이라고 하겠다.
또한 이 경전은 6바라밀을 중심으로 차원 높은 보살수행에 관하여 역설한 본생담이지만 어디까지나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에 관한 내용이 그 주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며, 오늘날 이와 같은 부류의 경전을 읽고서 음미해야 할 것은 각박한 말법시대에 신선한 생동감을 우리 중생들에게 준다는 점을 잘 인식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본 경은『육도무극경(六度無極經』혹은『도무극집(度無極集』이라고도 하는 경으로서 육도(六度 : 육바라밀)의 차제 순서에 의해서 보살행에 관한 인연을 종류에 따라서 갈래를 모은 일종의 본생담(本生譚)이다. 여기서 도무극(度無極)이란 바라밀다(婆羅蜜多)를 말하고, 줄여서 바라밀이다. 이 경은 9권본도 있다고 하지만『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과『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3권 등에는 8권으로 되어 있어서 경록(經錄) 사이의 권수는 일정치 않다.
본래 보살의 인연을 모은 본생담이기 때문에 많이 애독되어진 이 경은, 그 구성내용에 있어서 대략 다음과 같이 짜여져 있다.
8권을 대본을 하여 보면, 단나(布施)바라밀만 3권 26장으로 나누어져 있고, 나머지는 각가 1권씩으로 총 8권이 되며, 시라(戒)바라밀에는 15장, 찬데(忍辱)바라밀에 13장, 비리야(精進)바라밀에 19장, 선나(禪定)바라밀에 9장, 반야(智慧)바라밀에 9장 등 합해서 91장으로 되어 있다.
각 권의 내용으로는, 먼저 권 제 1에는 보살본생(菩薩本生), 살바달왕본생(薩婆達王本生) 등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여래가 보시행을 하는 인(因) 가운데에 어떤 때는 보살로 되고, 어떤 때는 국왕, 빈인(貧人), 재산가(財産家)가 되기도 하면서 굽힘없는 보살행을 닦아서 많은 중생을 구제하는 내용이 전부이다. 다음으로 권 제 2는 파야왕(波耶王)의 본생과 파라나왕(波羅 王), 살화단왕(薩和檀王) 본생 등 12가지 본생담이 실려 있어서 보시도무극장(布施度無極章)의 단원을 총 3권 26장으로 종결짓고 있다.
권 제 4는 계도무극장(戒度無極章)으로서 예전에 보살이 청신사(淸信士)로 태어나서 혼탁한 사회에서 참된 보살행으로 불법을 잘 닦아 그 나라의 왕에게 감명을 주어 과거를 회개케 했다는 등의 본생담이 총 15장으로 나누어서 소개되고 있고, 권 제 5는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인욕도무극장(忍辱度無極章)으로 도무극(度無極)이란 바로 바라밀(波羅蜜)을 의미한다.
권 제 6은 정진(精進)도무극장으로서 범인(凡人)의 본생담 등이 19장에 걸쳐서 갖가지로 소개되고 있으며, 권 제 7은 육바라밀 중에서 선(禪)바라밀장을 설한 내용으로 9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대체로 선의 종류와 실천수행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끝으로 권 제 8은 명도무극장으로 명(明)이란 지혜를 말한다. 이 권은 선바라밀장과 같이 9장으로 되어 있고, 역시 여래가 여러 형상으로 나투시어 중생을 제도한 설화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본『육도집경』은 보시도무극장이 3권이고 나머지 장이 각각 1권씩으로 총 8권 91장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육도집경』이『육도무극경(六度無極經)』또는『도무극집(度無極集)』,『잡도무극경(雜度無極經)』등으로 불리는 것은 도무극(度無極)이란 말이 신역에서 이를 바라밀다라고 번역하는 데서 연유된 것이다. 이 바라밀다는 또한 도(度)를 의미하고 도무극(度無極) 혹은 도피안(到彼岸)을 말한다.
승우(僧祐)의『출삼장기집(出三藏記集)』등에 본 경의 이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육도의 순서에 따라서 보살행에 관한 인연을 모은 갖가지 내용의 본생담으로, 보살은 이 육도의 행을 닦아서 생사의 고해를 건너 열반 상락의 피안에 도달함을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성문은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성제(四聖諦)를 관하고, 연각은 무명ㆍ행ㆍ식 내지 생ㆍ로ㆍ병ㆍ사 등의 12연기를 관함으로써 피안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한다.
육도에 대한 부처님의 설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설명되고 있는데, 미치기 어려운 높은 수행인 보살의 육바라밀을 말씀하시어 중생이 빨리 부처가 되게 하려고 한 것으로, 무엇이 육도인가 하면, 1에 보시(布施)요, 2에 지계(持戒), 3에 인욕(忍辱)이요, 4에 정진(精進), 5에 선정(禪定), 6에 명도(明度)를 말씀하셨다.
여기에서 육도를 살펴본다.
보시바라밀이란, 사랑으로 인물을 기르고 삿된 무리를 딱하게 여기며, 희열과 현명으로 법도를 이루어 중생을 보호하여 건지되, 하늘에 뻗치고 땅을 덮는 혜택이 하해(河海)처럼 너른지라 널리 중생에게 베풀어져서 굶주린 자를 먹이고, 목마른 자를 마시게 하며, 추위에 떠는 자에게 옷을 주고, 더위에는 시원하게 하여 주며, 앓는 자에게는 약을 주고, 수레ㆍ말ㆍ배ㆍ가마ㆍ진귀한 보배ㆍ처자ㆍ국토를 찾는 대로 주되, 마치 태자 수다나(須大拏)가 가난한 이에 보시하기를 어버이가 자식을 기르듯 하여, 부왕(父王)이 가두고 쫓아내고 하여도 딱하게만 여기고 원망하지 아니함과 같이 그렇게 법보시를 하여야 한다고 설하고 있다.
계바라밀에서는 중생이 미치고 어리석고 흉칙하고 포악하여 생명을 잔해하기를 좋아하고, 탐욕한 나머지 빼앗고 훔치며 음탕하여 더럽고 탁하며, 입으로 죄짓고, 뜻으로 죄지어서, 어버이를 해하고 성현을 죽이며, 부처님을 비방하고 현자를 어지럽히는 등 이러한 으뜸가는 악을 짓느니 차라리 저미어서 포를 뜨고, 난도질 당하고, 절이어서 시장에 팔려고 내감을 당할지언정 끝까지 파계하지 않아서 부모ㆍ국왕ㆍ중생ㆍ삼보의 사은(四恩) 등을 믿고서 널리 중생을 제도해야 함을 설한 것이다.
인욕바라밀이란 무엇을 말한 것인가 하면, 한 때에 보살이 깊이 생각하여 상상하기를, 만약 어떤 중생이 식신(識神)을 우치함으로 스스로 막고, 큰 체 높은 체하며, 항상 남을 이기려고 하고, 관작(官爵)과 국토와 육정[六情 : 六根]의 좋음을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며, 남이 가진 것을 보면 곧 어리석게 탐내고 질투하는 등 안에는 탐욕과 질투가 들어 있고, 밖으로는 성냄과 분노가 나타나서 행동하되 그칠 줄을 모르니, 그것이 취한 것이어서 오래 눈멀어 어둠에 처하였고, 오도(五道)에 전전하다가 태산지옥에서 태워지고 지져지며, 아귀와 축생계에서 고통을 한량없이 받고 있다는 생각에 미치자 탄식하여 말하기를, 중생이 나라를 망하고 집을 파하고 몸을 위태롭게 하고 겨레를 멸하고 하여, 살아 있으면 이러한 환난이 있고, 죽으면 삼도(三道)의 허물이 있는 것은 다 능히 참는 마음을 갖고서 인자하게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하고, 이어서 스스로 맹세하기를, 내가 차라리 끓는 물, 타는 불의 형벌과 도마에 난도질 당하고 소금으로 절이는 환난을 당할지언정 끝까지 성낸 독기를 중생에게 가하지 않으리라 한다는 내용이다.
정진바라밀은, 정력을 도의 깊은 데 두고서 나아감에 게으름이 없이 하고, 눕거나 앉거나 행보하거나 숨을 쉬거나 항상 생각을 바꾸지 않고, 그 눈을 모든 부처님의 신령한 상의 변화가 방불하게끔 그렇게 가지 앞에 선 것을 보고, 그의 귀는 소리를 듣되 항상 바르고 참된 가르침을 드리우신 덕음(德音)으로 들으며, 코는 도의 향기를 맡고, 입은 도의 말을 하며, 손은 도의 일을 하고, 발은 도의 당(堂)을 밟아서 호흡하는 동안에도 이와 같은 뜻을 바꾸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선바라밀은 마음을 바르게 하고, 그 뜻을 하나로 하며, 여러 가지 착한 것을 마음 속에서 지어서, 모든 더럽고 사나운 뜻을 착한 것으로 지워야 한다는 등의 선 수행을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반야바라밀장에서는 여러 가지 비유들을 들어서 삿된 중생의 소견을 일깨워 주려고 설하신 내용으로서, 본 8권의 아리염미장자본생장(阿離念彌長子本生章)에 보면, 사람의 수명은 짧은 것이어서 몸의 편안함이 얼마 없고 곧 저승으로 나아가니, 하늘이나 사람이나 모든 것들이 생함이 있으면 죽지 않는 것이 없거늘, 어리석고 우둔한 사람은 인색하고 탐욕심만 있어서 보시하지 않고 떳떳한 도[經道]를 받들지 않으면서 착하게 행하여도 복이 따르지 않고, 악하게 하여도 별로 화가 따르지 않는 것이라 하여 제 마음대로 뜻에 따라 못된 짓을 안한 것이 없이 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었으니 뒤에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하고 지혜있는 처신을 강조하셨다.
이상은 8권 91장으로 나누어서 육바라밀의 차원높은 보살 수행을 강조한 본생담이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의 숙세(宿世)에 대한 이야기로서 단순히 석존 생애의 위대성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기에는 미비한 것 같다. 따라서 오늘과 같은 현실에 있어서『육도집경』을 읽고서 음미하는 것은 오히려 생동감있는 신앙심을 고취시켜 줌에 새로운 감정으로 인식하는 것이 보다 진일보한 신앙심이라 생각한다.
[출처] 불교경전 제3강좌 인연,설화 경전 |작성자 A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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