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명(馬鳴 Aśvaghoṣa, 인도의 불교학자, 2세기경)이 지었다고 알려져 있는 논서. 산스크리트 본이 존재하지 않고, 그 속에 들어있는 사상의 내용을 고려할 때 중국에서 지어진 논서일 것이라고 추정하는 학자들도 있고 인도찬술설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논리적이며 체계적으로 서술된, 동아시아의 대승불교 사상의 발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헌 중의 하나이다. 제목에서 보듯이 대승불교에서의 믿음의 의미를 포괄적이고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마음이 세상을 지배하는 통일적 원리라는 유심론적 세계관이 이 논서의 주제이다.
또한 그 마음이 대승불교의 믿음을 일으키는 원동력이자 믿음의 뿌리임을 주장한다.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 따르면 모든 대승 경론들을 뚫어 꿰는 하나의 원리는 일심(一心)이다. 일심이라 할 때의 “일(一)”은 오직 하나이며, 가장 크고 평등한 것이며, 동시에 전체라고 한다. 일심을 대승불교의 주요 개념인 여래장(如來藏)과 알라야식(阿賴耶識) 등을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일심에는 두가지 문[일심이문(一心二門)], 즉 진여문(眞如門)과 생멸문(生滅門)이 있다고 한다. 『대승기신론』에 대해서는 동아시아의 기라성 같은 많은 학승들이 주석을 썼다.
혜원(慧遠, 513-592)의 『대승기신론의소(大乘起信論義疏)』, 원효(元曉, 617-686)의 『기신론소(起信論疏)』와 『대승기신론별기(大乘起信論別記)』, 법장(法藏, 643-712)의 『대승기신론의기(大乘起信論義記)』, 종밀(宗密, 780-841)의 『기신론소(起信論疏)』 등이 유명하다. 특히 원효가 쓴 『기신론소』와 『별기』는 한국불교사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명저이다.
원전 해설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이라는 제명을 풀면 “대승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는 논서”(Treatise on Awakenging Faith in Mahayana) 혹은, “대승의 믿음을 일으키는 논서”(Treatise on Awakening Mahayana Faith)가 된다. 어느 쪽이든 의미상의 차이는 없다. 여기서 대승이란 곧 마음을 가리키는 것이니 제명이 가리키는 두 주제는 믿음[信]과 마음[心]이다. 기신론은 믿음에 관한 저술이다.
『대승기신론』이 말하는 믿음의 대상인 대승[곧 마음]은 실로 불가사의한 것이지만 그 구조와 조건과 공능을 밝혀 참된 이해와 각성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맹목적인 믿음과는 구별된다. 마음에는 깨끗한 마음과 더러운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따지고 보면 깨끗한 마음도 마음이요, 더러운 마음이다. 두 가지 마음이라 하지만, 그 근원이 다르지 않을 터인 즉 결국 하나의 마음일 뿐이라면 중생과 부처는 한 마음의 두 모습이지 않을까? 그 마음이 본래 하나라면 둘로 나누어 생각하는 잘못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그런 잘못된 생각과 마음은 어떻게 고치는가? 이런 문제들을 꼼꼼히 따져 보는 책이 바로 『대승기신론』이다.
대승불교의 교리를 질서정연하게 정리하고 있는 『대승기신론』은 6세기 이래 동아시아 불교계에 심대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대승기신론』은 불교계만이 아니라 최근 수 세기 동안 한국 및 동북아시아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였던 신유학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데 한 몫을 담당했다. 이 저술은 대승불교를 하나의 그릇에 담아놓은 불교 사상의 한 종합이자 신유학을 비롯한 다른 사상에 자양분을 공급한 큰 물줄기라 하겠다.
[네이버 지식백과] 대승기신론 [大乘起信論, Awakening of Mahāyāna Faith]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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