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경훈

치문경훈

수선님 2020. 8. 2. 11:17

치문경훈

▶ 원 서
도본무언, 인언현도, 차삼교지서, 소유작야.《치림보훈》, 구판부존, 황경계축, 여인모연, 중위침재. 내철유편단간중, 군신도속, 범가이격권훈계자, 파증입지, 목왈《치문경훈》, 서광학자견문. 지득의망언지시, 칙구구지지, 기도연재!
오성.서환주암, 비구영중근지.
도도는 본래 말(언)이 없으나 말로 인해 도가 드러나는 것이니, 이는 삼교삼교의 서적들이 지어지게 된 연유이다.《치림보훈》의 옛 판본이 남아 있지 않음에 황경 연간의 계축년에 인연이 모였기에 내가 다시 판각하였는데, 흩어지고 빠진 문장들을 모아 정리하는 가운데 군신군신이나 도속도속의 격려되고 훈계될 수 있는 것들을 제법 삽입하여 그 제목을《치문경훈》이라 하였으니, 널리 배우고자 하는 자들은 보고 익히기를 바란다. 뜻(의)을 얻고 말(언)을 잊기에 이르러서는 곧 구구한 생각들이 될 뿐이겠지만, 어찌 그것이 헛되다고만 할 것인가?
오성 서환주암 비구 영중영중이 삼가 쓰다.
▶ 치문경훈서
진대지인, 수무불성, 수무신심. 연, 불우성교, 칙불발무상보제지심, 장침고해, 두출두몰, 허생낭사, 실가민야. 시이, 불조성현, 작불청우, 행무연자, 위설종종방편, 교화조복, 영기생정신심, 성취무상불과‧보제. 불과‧보제, 기이사호! 정시당인본각심야.《대경》역운: 「욕지여래대열반자, 당수요지근본자성.」 약인심신차어, 홀연반고, 칙즉지자심, 무량묘의‧백천삼매, 본자구족, 분호불류, 차시정신심야. 삼세성현, 출현어세, 무언어중이기언설, 정위차이. 태고남유구법시, 행우사《경훈》, 장귀본토, 의욕광선유포, 이국이인, 유년의. 금유승사명회여도암, 발대서원, 광화단연, 루판인시, 비국인일견일문, 개결승인, 필경, 동성무상정각. 차, 사《경훈》지대의여!
무오정월초길, 삼한국존.소설산.이웅존자근서.
온 세상의 사람들 가운데 그 누가 불성불성이 없을 것이며 그 누가 신심신심이 없을 것인가? 그러나 성인의 가르침을 만나지 못하면 위없는 보리보제의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길이 고통의 바다에 빠져서 머리를 내밀었다 디밀었다 하며 공허하게 살다가 헛되이 죽을 것이니 참으로 가련할 뿐이다.
이런 까닭에 부처님과 성현들이 청하지 않은 벗이 되고 인연이 없는 자비를 행하여 갖가지 방편을 말씀함으로써 교화하고 다독거려 청정한 신심신심이 생기게 하고 위없는 불과불과와 보리보제를 성취하게 해 주었다. 불과와 보리가 어찌 별다른 것이겠는가? 바로 그 사람의 본디 깨달은 마음(본각심)인 것을.
《대경대경》에 이르기를 「여래의 대열반대열반을 알고자 하면 반드시 근본 자성자성을 이해하여 알아야 한다」 하였다. 만약 사람들이 이 말을 깊이 믿어서 문득 돌이켜 본다면 곧 자기의 마음에 무한한 묘의묘의와 백천가지 삼매삼매가 본디 갖추어져 있어 털끝만큼도 어긋남이 없음을 알 것이니, 이것이 바로 올바른 신심신심이다. 삼세삼세의 성현들이 세상에 출현하여 말할 것이 없는 가운데서 말씀을 일으켰다 하였으니, 바로 이를 일컫는 것이다.
내(태고)가 남방을 다니며 법을 구할 때에 다행히 이《경훈》을 얻어서 본국으로 돌아옴에, 널리 유포시켜 나라와 백성들을 이롭게 하고자 한지가 여러 해였다. 이제 뛰어난 선비인 명회명회와 도암도암이 있어서 큰 서원서원을 내고 널리 단월단월의 인연을 받아들여 판각하고 인쇄하여 유포함으로써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한 차례 보고 듣게 함에 모두 훌륭한 인연이 맺어지고 결국에는 다 함께 위없는 바른 깨달음(무상정각)을 이루게 될 것이니, 이것이 이《경훈》의 큰 뜻이다.
무오년 정월초 길일길일, 삼한국존 소설산 이웅존자가 삼가 서문을 쓰다.
▶ 서
개중생지근욕성수, 약일이론지, 공비득지야. 고, 장부자유충천지, 부향여래행처행, 시야; 비불지언불언, 비불지행불행, 역시야. 등공법계언유「시‧부시」? 이언「시‧부시」내시망상적분별, 기유차분별, 자유시비적설화. 관나고지명심견성적조사, 거개박학대가, 조계지불식문자운자, 불사금시선객지근은불식자; 우관나집주요송지고좌, 진시종설겸통, 태소지불청반편운자, 하여금지강가수유불변자호! 차서자지나이조선이행우치문지중자, 구의. 어고칙삼권, 유위지략, 금칙위번이약지위일권, 학지자우위지위번, 이우략지필의. 약여시, 칙장견차서미생전지시절, 역불원. 수득불입문자지지, 유괴수지독송지훈, 치사즉심즉불지묘밀지취, 반위발무인과자지구실. 고덕송운: 「심차말법실비상, 불법무인득주장. 미해독문선좌강, 불증행각편승당. 장전토원여광구, 공복고심사아양.」 피과시능지미래겁사지성자여? 하기사득말법금일지사정, 여차기심차절재! 진호강백이선교방편, 관근두기, 략지위일권이현토지, 지어주중역현토, 어맹랑처칙필삭지, 서사불뇌기뇌이첩이해지, 가위노파심절의. 청여교지, 수불규불재, 감망열지, 불각어장식중, 인기중생근욕성수지감. 서지어차, 서기불지략지우략, 지우무략, 이위류통지일조운재.
병자춘, 법륜사.설호산인.초우당.변영세근식.
대저 중생은 그 근기와 욕망의 품성이 서로 다르기에 만약 하나 된 생각으로 이를 논한다면 아마도 그 요지를 얻은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장부는 하늘을 찌를 듯한 의지를 스스로 지니고 있으니, 여래행여래행에 마음을 기울이지 않은 채 처신하고 행위 하는 것도 그것이요, 부처님의 말이 아니면 말하지 않고 부처님의 행위가 아니면 행하지 않음도 역시 그것이다. 허공과 같은 법계에 어찌 옳고 옳지 않음이 있을 것인가? 그러기에 옳고 옳지 않음을 말한다면 이는 곧 망상에 의한 분별이니 이러한 분별이 있게 되면 시시비비의 말들이 저절로 있게 된다.
마음을 밝혀 견성한 저 예전의 조사들을 보면 거의 모두 배움이 넓은 대가들이었으니 조계선사가 글을 알지 못하였다 운운하지만 지금의 선객들이 근근 자와 은은 자도 분별하지 못하는 것 같지는 않았으며, 또한 총채를 잡고 소나무 가지를 흔드는 저 높은 법상을 보면 모두 으뜸의 이치와 명쾌한 설명을 겸하여 꿰뚫었으니 태소대사가 반절도 듣지 못하였다 운운하지만 어찌 지금의 강사들이 물과 우유도 분별하지 못하는 것과 같겠는가.
이 책은 중국에서 시작하여 조선에 들어와 불가에서 쓰여진지 오래 되었다. 예전에는 세 권이었으나 오히려 간략하다 말하였는데, 지금은 번거롭다 하여 한 권으로 줄였음에도 이를 배우는 이들이 또 번거롭게 여겨 다시 간략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이와 같다면 곧 이 책이 생겨나기 전의 시절을 볼 수 있음 또한 멀지 않을 것이다. 비록 불립문자의 요지를 얻었다 하더라도 받아 지녀 독송하는 가르침에 어그러짐이 있으면 설사 마음이 곧 부처라는 오묘한 으뜸의 이치라 하더라도 도리어 인과법을 무시하여 물리치는 자의 구실이 될 뿐이다. 고승대덕이 송송하여 이르기를 「말법임을 깊이 탄식할 새 실로 슬프고도 상심하나니, 그 누구도 불법을 얻어 주재하는 이 없구나. 읽은 글월 이해도 못한 채 성급히 강백의 자리에 앉으며, 일찍이 행각도 경험하지 못한 채 별안간 설법의 자리로 올라선다. 돈을 가지고 도량을 거론함이 마치 미친개와 같고, 빈배에 마음만 높음은 흡사 벙어리 염소와 같다」 하였으니, 그는 과연 미래겁의 일을 능히 아는 성자였던가? 그가 쓴 오늘날 말법의 사정이 어찌 이와 같이 깊이 있고도 또한 적절하단 말인가!
안진호 강백이 뛰어난 방편으로써 뿌리 되는 것은 들여다보고 거짓된 것은 피하여 한 권의 책으로 간략히 하고 토를 달았으며, 심지어 주석에도 토를 달고 엉터리없는 곳은 손을 보아 삭제함으로써 고민스러운 곳은 고민스럽지 않게 하여 쉽고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하였으니 그 노파심이 가히 절실하다 할 것이다. 나에게 그것의 교감을 요청함에 마침내 재주 없음을 살피지 않고 감히 망령되게 그것을 살펴보다가 느끼지 못하는 무의식중에 중생의 근기와 욕망의 품성이 서로 다르다는 느낌이 일게 되었다. 이 책이 여기에서 지극히 간략화 된 것이 또다시 간략화 되지 않기를 바라기에 결국에는 간략화 하지 않은 채 다만 보다 널리 보급되는데 조그만 도움이나 되고자 한다.
병자년 봄, 법륜사의 설호산인 초우당 변영세 삼가 쓰다.
▶ 서주치문경훈
석교동점, 매다주소, 여《금강》․《릉엄》, 동첩백십, 기여기술, 역혹이삼,《경훈》독무해, 하재? 기해외편방, 미급문견야? 억역무사해석야야? 총림중전습기구, 대략개일용절근지회, 불과알부정‧계사업, 이궤호정도, 시학불지발인, 적몽지자훈야. 범위석자자, 불가불송습의행, 정여위산구인, 필숙호일궤, 행예천리, 실방호초보, 사일궤초보, 망구인론천리, 수삼척역지기무능위야. 차서수왈입도초문, 교교군현, 각출수안, 다유인용, 약불박섭, 고난유인. 혹근은막변, 명의구착, 여매림강수, 종불역연, 참월병필, 략위전석, 행주필구, 계검비망, 기감자열, 불가지증타인야. 객왈: 「근유일종선류, 령무고견, 단언ꡔ심즉시경, 하갱남남?ꡕ, 혹부말각의단, 정토제문, 일개소제, 락우방일, 탐우한적, 자변기사. 자하첨첨이일두자다, 종사어사? 무내견대소야?」 답: 「여비비자복, 언불출군, 핍응세지전재, 멸최사지혜력. 즘나일제이중초지, 하? 시, 일석액완이질수자야. 차재여지지, 위도불위명, 위법불위신. 비여이조명춘, 이뇌명하, 이충명추, 이풍렬렬명호기동, 개출어자연이불능이야, 거감쇄동운지윤, 이공견문야? 료사이시여지역이이. 지어곡주만해, 이말유오지지자, 역해칙무해, 기능체고인무사해석지의! 서가이조일궤초보.」운이.
시, 강희을해중추일, 백암사문성총식.
석가의 가르침이 동쪽으로 젖어 들어옴에 매번 그 주석이 많아졌으니,《금강경》이나《능엄경》같은 것은 번번이 수십 수백 가지가 되며 그 나머지 기록이나 서술 역시 두세 가지는 되는데《경훈》만이 유독 해석서가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어찌 바다 바깥에 치우친 나라이기에 미처 듣고 보지 못해서이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굳이 해석을 일삼지 않았기 때문인가? 총림총림에 전해지며 익혀 온지가 이미 오래되었으니, 그 대략은 모두 날마다 쓰이는 절친한 가르침으로서 경박한 정정을 막고 사악한 업업을 경계하여 그로써 바른 도(정도)에 올라서게 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이는 깨달음(불)을 배우는 첫 출발이며 몽매함을 이끄는 자비로운 가르침이다. 무릇 석가의 자식된 자로서 암송하여 익히고 이에 의지하여 수행하지 않을 수 없으니, 마치 아홉 길의 산이 이루어진 것도 반드시 한 삼태기에서 비롯되었고 나아가 천리 길에 이른 것도 실로 첫 걸음에서 비롯되었음과 같으므로, 한 삼태기와 첫 걸음을 버리고 아홉 길의 산을 바라며 천리의 길을 거론한다면 비록 삼척동자라도 그렇게 될 수 없음을 알 것이다.
이 책이 비록 도도에 들어가는 기초 입문이라 일컬어지지만 쟁쟁한 여러 현인들이 각기 솜씨와 혜안혜안을 내어 지은 글로서 많은 인용문이 실려 있으니, 만약 여러 학문을 두루 섭렵하지 못했다면 여유롭게 칼날을 놀리기가 실로 어려울 것이다. 간혹 근근 자와 은은 자를 분별하지 못하고 겉(명)과 속(의)을 모두 그르치는 지라 내가 매번 강론을 듣는 자리에 나아갔으나 결국에는 속 시원히 여겨지지 않기에 참람되게 붓을 들어 대략 주석한 것이니, 오가고 거처함에 반드시 갖추었다가 머리를 조아려 살펴보며 잊을 것에 대비함으로서 다만 스스로 즐길 뿐이지 가져다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는 없는 것이다.
손님이 말하기를 「근래에 한 무리의 선류선류가 있어서 따로 고상한 견해로만 치달으며 단지 ꡔ마음이 곧 경전인데 어찌 다시 재잘거릴 필요가 있는가?ꡕ라고 말하며, 혹은 또 의심 덩어리를 지워버리고 정토정토의 모든 법문을 하나같이 모두 쓸어버림으로써 방일방일을 즐기고 한적함을 탐닉하며 스스로 자기의 사사로움만을 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대는 어찌하여 경망스럽게도 좁은 소견으로 스스로 뛰어나다 여기며 이 일에 종사하십니까? 큰 웃음거리가 되는 일이나 없겠습니까?」 하기에 대답하기를 「내가 미천하여 남에게 굴복하고 말은 뛰어나지 못하며 세상의 필요에 상응할 완전한 재주는 결핍되고 사악한 견해를 꺾을 만한 지혜의 힘은 없습니다만, 한 명이 제제나라 말을 가르치려 하나 한 무리의 초초나라 사람들이 떠든다면 더욱이 이를 어찌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밤낮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골치를 앓아 온 까닭입니다. 또한 내가 지닌 뜻은 도도를 위함이지 이름(명)을 위한 것이 아니며, 법법을 위함이지 몸(신)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비유컨대 새는 봄에 울고 우뢰는 여름에 울며 벌래는 가을에 울고 바람은 차디차게 겨울에 우는 것과 같으니 대개 스스로 우러나온 것이므로 그만 둘 수는 없는 것이거늘, 어찌 감히 구름과 같은 물기를 뿌림으로써 보고들은 것을 드러내려는 것이겠습니까? 아쉬운 대로 사사로이 내가 애쓴 것을 보이고자 할뿐입니다. 나아가 잘못 주석하고 쓸데없이 풀이함으로써 오묘한 뜻을 지워버림에 이르러서는 역시 풀이를 했다 하더라도 풀이한 것이 없다고 할 것이니, 어찌 해석을 일삼지 않은 고인의 뜻을 능히 체득 할 수 있겠습니까. 한 삼태기와 첫 걸음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하였다.
때는 강희 연간의 을해년 중추중추, 백암사문 성총성총이 쓰다.

1. 경  훈

ꊱ 위산대원선사경책[1]
부업[2]계수신,[3] 미면형루, 품부모지유체,[4] 가중연[5]이공성.[6] 수내사대부지, 상상위배,[7] 무상로병,[8] 불여인기, 조존석망,[9] 찰나이세.[10] 비여춘상효로, 숙홀즉무, 안수정등, 기능장구. 념념신속, 일찰나간, 전식즉시래생, 하내안연공과. 부모불공감지,[11] 륙친[12]고이기리, 불능안국치방,[13] 가업돈연계사, 면리향당,[14] 체발품사,[15] 내근극념지공, 외홍불쟁지덕,[16] 형탈진세, 기기출리, 하내재등계품,[17] 변언「아시비구」,[18] 단월소수,[19] 끽용상주,[20] 불해촌사래처,[21] 위언「법이합공」, 끽료취두훤훤, 단설인간잡화. 연즉일기진락, 불지락시고인.[22] 낭[23]겁[24]순진, 미상반성, 시광엄몰, 세월차타, 수용은[25]번, 시이농후, 동경년재, 불의기리, 적취자다, 보지환질. 도사유칙, 계욱비구: 「진도엄신, 삼상불족.」[26] 인다어차, 탐미불휴, 일왕월래, 삽연백수.[27] 후학미문지취,[28] 응수박문선지, 장위출가, 귀구의식? 불선제율, 계창발몽,[29] 궤칙위의,[30] 정여빙설, 지지작범,[31] 속렴[32]초심, 미세조장,[33] 혁제외폐,[34] 비니[35]법석,[36] 증미도[37]배, 요의상승, 기능견별?[38] 가석! 일생공과, 후회난추, 교리미상조회, 현도무인계오.[39] 급지년고랍장,[40] 공복고심, 불긍친부량붕, 유지거오, 미암법율, 집렴전무.[41] 혹대어고성, 출언무도,[42] 불경상중하좌,[43] 파라문[44]취회무수. 완발작성,[45] 식필선기, 거취[46]괴각,[47] 승체전무. 기좌종제,[48] 동타심념, 불존사사궤칙‧소소위의, 장하속렴? 후곤신학,[49] 무인방효. 재상각찰, 편언「아시산승」, 미문불교행지, 일향정존추조.[50] 여사지견, 개위초심용타, 도철[51]인순,[52] 임염[53]인간, 수성소야, 불각룡종로후,[54] 촉사면장.[55] 후학자순, 무언접인, 종유담설, 부섭전장.[56] 혹피경언, 편책후생무례, 진심분기, 언어해인, 일조와질, 재상중고, 영전핍박, 효석사촌, 심리회황,[57] 전로망망, 미지하왕. 종자, 시지회과, 임갈굴정, 해위! 자한조불예수, 년만다제과구, 임행[58]휘곽,[59] 파포장황.[60] 곡천작비,[61] 식심수업, 여인부채, 강자선견, 심서다단, 중처편추. 무상살귀, 념념부정, 명불가연, 시불가대, 인천삼유, 응미면지. 여시수신, 비론겁수,[62] 감상탄아,[63] 애재절심, 기가함언, 체상경책.[64] 소한, 동생상계,[65] 거성시요, 불법생소, 인다해태, 략신관견,[66] 이효후래. 약불견[67]긍, 성난윤환.[68]
대저 업업에 얽매여 받은 이 몸은 형상이 연루됨(형루)을 면하지 못하니, 부모께서 물려주신 몸을 이어 받고 뭇 인연에 의지하여 함께 이루어진 것이다. 비록 사대사대가 [이 몸을] 부지하여 나가지만 항상 서로 어기고 등지는 까닭에 무상하게 늙고 병들어 가는 것이 사람과 더불어 기약하지 못하고 아침에 있다가도 저녁이면 없어지니 찰나에 세상을 달리하게 된다. 비유하면 마치 봄날의 서리나 새벽의 이슬과도 같아서 잠깐 사이에 곧 사라지니, 언덕 위의 나무와 우물 속의 등나무가 어찌 오래갈 수 있겠는가. 찰나찰나가 신속하여 한 순간에 숨을 돌리면 곧 내생내생인데 어찌 편안히 있으면서 헛되게 지낼 수 있겠는가. 부모를 맛있는 음식으로 공양하지도 않고, 육친륙친도 굳이 버리고, 나라를 편안히 다스리지도 못하고, 가업의 상속마저 문득 던져버리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멀리 떠나와서 머리를 깎고 스승으로부터 계를 받았으면 안으로는 생각을 이기는 공부를 부지런히 하고 밖으로는 다투지 않는 덕행을 넓힘으로써 티끌세상을 멀리 벗어나서 해탈의 기약을 바래야 할 것인데, 어찌하여 겨우 계를 받은 정도에 올라서서 문득 「나는 비구이다」라고 말하며 시주들이 바라는 바가 있는 상주물상주물만 먹고 쓰면서 그 온 곳을 헤아려 생각하지도 않고 「법이 그러하니 공양을 받음이 합당하다」라고 일컬으며, 먹고 나서는 머리를 맞대고 시끄럽게 떠듦에 단지 세간의 잡된 말들만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러한 것은 곧 한 때의 쾌락을 뒤쫓음에 있어서 쾌락이 고통의 원인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날에 세속의 인연(진연)만을 쫓음에 일찍이 반성하지 못하였으니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날수록 받아 쓴 것은 점차 많아지고 시주의 은혜는 두터워만 지는데, 여차하면 한 해가 지나가건만 버리고 여윌 생각은 하지 않으니 쌓이고 모인 것이 점점 많아지는데도 헛된 몸뚱이만 보호해 지키는구나. 지도하는 스승이 글(칙)을 보내어 비구들을 경계하고 권면하기를 「나아가 도를 배우는 자들은 몸가짐을 엄히 하되 세 가지 상주물은 부족한 듯 하게 하라」 하셨거늘, 사람들이 대체로 여기에 대해서 그 맛을 탐내어 쉬지 않음에 해가 지고 달이 뜨니 바람결에 머리는 허옇게 세고 만다. 뒤에 배우는 자들이 아직 요지(지취)를 듣지 못했으면 응당 선지식선지식에게 널리 물어야 할 것이거늘, 출가하였다고 일컬으며 어찌 옷과 음식을 귀히 여겨 추구하는 것인가? 부처님께서 먼저 계율을 제정하여 처음으로 계도하고 몽매함을 깨우쳐 주심에 그 궤칙궤칙과 위의위의는 깨끗하기가 마치 얼음이나 눈과 같아서 그치고 지키며 짓고 범하는 것으로 처음 먹은 마음(초발심)을 단속함에 미세한 조강조강과 전장전장으로 모든 외람된 폐단을 개혁하셨으나, 계율을 설파하는 자리에 일찍이 외람되게 참석하지 못하였으니 궁극적인 진리가 되는 최상의 법을 어찌 밝히고 분별할 수 있겠는가?
애석하다! 일생을 헛되이 보내면 그 후회를 뒤쫓기 어려우며, 교리교리에 일찍이 마음을 두지 않으면 현묘한 도에 계합하여 깨달을 원인이 없다. 나이를 먹고 승랍승랍이 많아지기에 이르면 빈 뱃속에 마음만 높아져서 어진 벗과 친하기를 즐겨하지 않고 오직 거만할 줄만 알며, 불법과 계율을 깨닫지 못하므로 이를 가다듬을 마음도 전혀 없다. 혹은 거창한 말투와 높은 목소리로 말을 함에 법도가 없으며 위아래의 품계를 공경하지도 않으니 바라문 집단의 모임과 다를 것이 없다. [식사 중에는] 밥그릇 소리를 내거나 식사를 마치면 먼저 일어나며, 오고 감에 있어서도 행동이 괴각스러우니 승려로서의 모습이 전혀 없다. 일어나고 앉을 때도 허둥대어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혼란케하며 사사한 궤칙궤칙이나 소소한 위의위의도 가지고 있지 않음에 장차 어떻게 [스스로를] 단속하겠는가? 뒤에 새로이 배우는 사람들이 본받을 것이 없다. 겨우 깨달아 성찰하게 되면 걸핏하면 하는 말이 「나는 산 속의 승려이다」라고 하지만 아직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지 못하여 도를 닦아 가지지 못함에 한결같이 정정을 거친 곳에 둘 뿐이다. 이와 같은 소견은 대개 처음 먹은 마음이 게으른 까닭으로 탐이나 내고 하는 일없이 사람들 사이에서 그럭저럭 보내다가 마침내 성글고도 거칠게 되니, 어느덧 걸음걸이도 배우지 못해 고루하게 늙어버리고 무슨 일에 부딪히면 마치 얼굴이 담벼락에 맞닿은 것과도 같게 된다.
후학들이 물어오면 마땅히 이끌어 줄 말이 없으며, 비록 얘기한다 하더라도 전장전장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간혹 업신여기는 말이라도 들으면 곧장 후생후생의 무례함을 질책하며 성내는 마음을 일으켜 그 사람을 꾸짖다가 하루아침에 병으로 누우니 병석의 온갖 고통이 얽히어 핍박함에 아침저녁으로 헤아려 생각해 보면 마음속이 혼란하고 앞 길이 망망하여 어디로 갈지를 알지 못한다. 이로부터 비로소 허물을 뉘우칠 줄 알지만 목말라 샘파는 격이니 어찌 하겠는가. 스스로 일찍이 미리 수행하지 않다가 나이가 들어서야 여러가지 과오와 허물이 많음을 한탄하며, 죽음에 임해서는 몸부림치며 두려워 어찌할 줄을 모른다. 비단이 뚫어지면 참새는 날아가니, 식심식심이 업업을 따라가는 것은 마치 사람이 빚을 지게 되면 가장 큰 빚쟁이가 먼저 끌어당기듯이 마음의 실마리는 여러 갈래지만 무거운 쪽으로 치우쳐 떨어지기 마련이다. 무상한 살귀살귀는 순간순간에도 쉬지 않음에 생명은 가히 늘리지 못하고 시간은 가히 기다리지 않으니, 인계인계나 천계천계나 삼계삼계에 있어서 응당 이를 면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몸을 받은 것이 몇 겁겁이나 되었는지 논할 것도 없이, 그 고통을 느낌에 탄식하고 놀라며 슬픔은 마음을 저며내니 어찌 입을 다물고 경책의 말을 전하지 않을 것인가.
한스러운 것은 상법상법과 계법계법의 시기에 함께 태어나 성인의 시기와 요원히 멀고 불법은 생소해져 사람들이 대체로 게으르고 나태해진 것이니, 간략하게 소견을 펴서 뒤에 오는 이들을 깨우치고자 한다. 만약 자만을 없애지 아니하면 진실로 윤회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1】위산.령우선사, 복주.조씨자, 사백장, 대종칙시대원.
【2】전인.
【3】금과.
【4】부정, 모혈.
【5】유포, 세욕, 의식등.
【6】범수신자, 개유사상, 상즉생상.
【7】《지론》운: 「사대위신, 상상뇌해, 일일대중, 백일병기. 랭병유이백이, 수풍기고; 열병유이백이, 지화기고.」
【8】중간이상.
【9】사상.
【10】《인왕경》운: 「일념중유구십찰나, 일찰나중, 경구백생멸.」 언극소시야.
【11】지즉미야. 음식지미자, 필이지언.
【12】《선견론》운: 「부륙친, 백숙형제아손; 모륙친, 구이형제아손.」
【13】대왈국, 소왈방.
【14】《례》운: 「오가위린, 이십오가위리, 오백가위당, 만이천오백가위향.」
【15】초, 비구어여래「선래」언하, 수발자락, 가사피체, 성도십일년, 시이보도, 전체수발, 우촉교진여등, 편어천하, 위제사미수계, 시체발수계지시.
【16】성이불후자‧공, 주이불궤자‧덕야. 우덕, 득야, 유자생이득지어천, 유궁행이득지어심, 차언궁행야.
【17】품자, 류야. 비구이백오십계, 속위팔류, 고운계품.
【18】비구, 차운걸사, 내걸법, 이자혜명, 외걸식, 이자색신. 우유사의고, 존범불역.
【19】단, 시야, 시지이재; 월, 월빈궁해. 언소수, 위시재자욕요복참죄야.
【20】《초》운: 「승물유사종상주. 일, 상주상주, 위중소용집물, 체국당처, 불통여계, 단득수용, 불허분매고, 중운상주. 이, 십방상주, 사중음식등물, 체통십방, 유국본처, 식기숙이, 내타고종, 개명십방승, 구유분야. 상이, 명승기물. 삼, 현전상주, 중유이, 일물현전, 이승중현전, 위차승득다시물, 유시차처현전승중고. 사, 십방현전상주, 위망승유물야, 체동십방, 유본처현재승득분고. 차이, 명현전승물. 금상분망승물, 십방래승, 재갈마수전, 즉득, 갈마후래자, 불득야.」
【21】래처자, 차일발지식, 출어작자일발지한혈야, 우시자소구야.
【22】불지금생수용쾌락, 즉위래세득고과지인.
【23】석야.
【24】시야.
【25】다야, 성야.
【26】삼상, 의복‧음식‧수면. 약도취족, 하능행도?
【27】삽연, 풍성발모.
【28】지의향야, 의지소귀위취.
【29】창시계도, 격발몽매.
【30】위가외야, 의가상야.
【31】섭선법계, 지선위범, 작선위지; 섭율의계, 지악위지, 작악위범.
【32】구속수렴.
【33】삼천위의‧팔만세행, 일일각유조진장구, 여목지유지조, 고왈조장.
【34】비외우폐.
【35】차운조복, 조련삼업, 제복과비. 우번멸, 위멸혹멸업, 득멸과야.
【36】범설법지처, 필포연설석, 고운법석.
【37】외람야.
【38】견명, 진별.
【39】범위비구, 오재학율, 우오세통경연후, 칭위대사, 차복참학선도.
【40】율중, 이칠월십육일, 시비구오분법신생래지세, 칙십오일, 시랍제야. 비구출속, 불이속년위계, 내수하랍이.
【41】휴신업.
【42】휴구업.
【43】휴의업.
【44】차운정행, 겁초종족, 산야자한고, 인이정행칭지. 조운, 기종별유경서, 세세상승, 이도학위업, 혹재가혹출가, 다시견도술아만인야. 유오천유, 여국무, 제경중범지즉동차명. 기인종류, 자운범천구생.
【45】완, 소우; 발, 범어구운「발다라」, 차운응기, 당‧범쌍거. 식시약작성, 아귀인중화기.
【46】진퇴작위.
【47】각역괴야.
【48】종, 심동야, 우경야.
【49】곤, 동야‧함야, 우후야.
【50】조여조동.
【51】수명, 양신인면, 목재액, 호치인조, 음여영아. 성탐람, 식지무염, 수해기신. 진운씨유불재자, 탐우음식, 모우화회, 고위지도철. 순투제사예.
【52】무소작위야.
【53】전전야.
【54】룡종, 소아행모.
【55】공자위백어왈: 「인이불학《주남》․《소남》, 유면장이립야여?」 언물무소견, 일보불가행야.
【56】전법야, 오제서야; 장문야, 언성사문야. 맹랑지담, 취소방관, 발언경솔, 왈「맹랑」.
【57】회, 혼란모; 황, 즉혹야, 우공야.
【58】대거지행야.
【59】휘곽, 진동야. 업중자, 림종수망각란, 진동주장야.
【60】개공구모.
【61】《칠현녀경》「유작비입병중, 이곡복기병구, 기이천파비거.」 작비식심, 병비신, 곡사야.
【62】겁, 범어구운「겁파」, 차운시분, 부론장시단시‧대시소시, 개왈겁.
【63】아, 경괴야.
【64】기가함구이불언재!
【65】불멸후, 정법일천년, 상법일천년, 말법일만년, 연후법멸. 상‧사야, 사정법시야; 계말야.
【66】고인운: 「관중규표, 시견일반.」 자겸소견야.
【67】제야.
【68】환도야, 미능도탈륜회삼계야. 상서출가인과구, 이경각, 하설출가인행리, 사기면려이책진야.
【1】위산 영우선사는 복주의 조씨 아들로서 백장의 법을 이었으며, 대종이 칙서를 내려 「대원」이라는 시호를 하사하였다.
【2】예전의 원인이다.
【3】지금의 결과이다.
【4】아버지의 정과 어머니의 혈을 말한다.
【5】젖을 먹여주는 일, 씻겨 주는 일, 그리고 의복과 음식 등을 말한다.
【6】무릇 몸을 받는 자는 모두 네 가지 상을 지니는데, 가장 처음의 것이 생상이다.
【7】《지론》에서 말하였다. 「사대가 몸을 이루는데 항상 서로 번뇌로서 해악을 끼치니 하나하나의 대마다 101 가지의 병이 일어난다. 차가운 질병에는 202 가지가 있는데 모두 수와 풍에 기인한 것이며, 더운 질병에는 202 가지가 있는데 모두 지와 화에 기인한 것이다.」
【8】[사상 가운데] 중간의 두 가지 상이다.
【9】죽음의 상이다.
【10】《인왕경》에 이르기를 「한 생각 중에 90 찰나가 있으며, 한 찰나 중에 9백 차례 생멸을 거듭한다」 하였으니, 지극히 적은 시간을 말한다.
【11】지는 곧 「맛이 좋다(미)」는 것이다. 음식의 맛깔스러운 것은 반드시 「지」자로써 말한다.
【12】《선견론》에 말하였다. 「부계의 육친은 백부‧숙부‧형‧아우‧자식‧손자를 말하며, 모계의 육친은 외삼촌‧이모‧형‧아우‧자식‧손자를 말한다.」
【13】큰 나라를 「국」이라 하고, 작은 나라를 「방」이라 한다.
【14】《예기》에 말하였다. 「다섯 집을 린으로 삼고, 스물 다섯 집을 리로 삼으며, 5백 집을 당으로 삼고, 1만2천5백 집을 향으로 삼는다.」
【15】최초에는 비구들이 여래의 「잘 왔구나 비구야!」 하는 말끝에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지더니, 도를 이룬지 11년에 처음으로 보검으로써 머리카락을 잘라 삭발하였고 또 교진여 등에게 부촉해서 천하에 두루하며 모든 사미들을 위해 수계하게 하니, 이것이 머리를 깎고 계를 받는 시초가 된다.
【16】완전히 이루어져 허물어지지 않는 것을 공이라 하고, 두루 원만하여 빠진 것이 없는 것을 덕이라 한다. 또한 덕을 「얻음(득)」이라 하는데, 태어날 때는 그것(덕)을 하늘로부터 얻고 몸을 굽혀 수행할 때는 그것(덕)을 마음으로부터 얻으니, 그러한 것을 궁행이라 말한다.
【17】품은 종류(류)이다. 비구는 2백5십 가지 계가 있으며 이를 묶어서 여덟 가지 종류로 나누니, 그 까닭에 계품이라 일컫는 것이다.
【18】비구는 중국말로 「걸인 선비(걸사)」라 일컫는데, 안으로는 법을 구걸하여 혜명의 바탕으로 삼으며 밖으로는 음식을 구걸하여 색신의 바탕으로 삼는다. 또 달리 네 가지 뜻이 있는 까닭에 범어로 놓아두고 번역하지 않는 것이다.
【19】단은 베푼다(시)는 것이니 재물로써 베푼다는 뜻이며, 월은 빈궁한 바다를 뛰어 넘는다는 뜻이다. 「소수」라고 하는 것은 재물을 보시하는 자가 복을 구하며 죄를 참회하고자 한다는 것을 일컫는다.
【20】《초》에 말하였다. 「승려들이 쓰는 물건에 4종의 상주물이 있다. 첫 번째는 상주상주이니 말하자면 대중이 필요로 하는 생활의 온갖 사물로서, 체가 있어야 할 곳이 국한되어 있어서 다른 곳으로 통용되지 못하며 다만 받아 사용할 수 있을 뿐 나누어 파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 까닭에 ‘항상 머문다’ 함을 거듭 말한 것이다. 두 번째는 십방상주이니 절 안의 음식 등의 물품은 체는 시방으로 통하지만 오직 본래의 장소에 국한된 것으로서, 음식이 이미 익으면 이에 북이나 종을 쳐서 대개 시방의 승려들 모두에게 배분이 있음을 밝히는 것이다. 이상의 두 가지는 승기물이라 이름한다. 세 번째는 현전상주로서 물현전과 승중현전의 두 가지가 있으니, 말하자면 어느 곳의 승려가 많은 시주물을 얻어서 오직 그곳에 현재 있는 대중승려들에게 시주하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십방현전상주이니 말하자면 열반에 든 승려의 유물로서, 체의 활용 형태는 시방상주와 같으나 오직 본래 있던 곳의 재적승들이 배분을 받는 까닭이다. 이 두 가지는 현전승물이라 이름한다. 이제 상세히 고찰하니, 열반에 든 승려의 유물을 분배함에 사방에서 온 승려 가운데 숫자를 갈마하기 전에 왔으면 곧 배분을 얻고, 갈마한 후에 온 자는 얻지 못한다.」
【21】래처라는 것은 이 한 발우의 음식이 그 음식을 일군 자의 한 발우에 해당하는 땀과 피에서 나온 것이며, 또한 시주자의 추구하는 바에서 나온 것임을 말한다.
【22】금생에 받아쓰는 쾌락이 곧 내생에 받게 되는 고과의 원인이 됨을 알지 못한다.
【23】옛날을 말한다.
【24】때를 말한다.
【25】많다거나 번성함을 말한다.
【26】삼상은 의복과 음식과 수면을 말하는데, 만약 풍족하게 가지기를 꾀한다면 어찌 능히 도를 행하겠는가.
【27】삽연은 바람소리가 나는 모양이다.
【28】지는 뜻이 향함을 말하며, 뜻이 돌아가는 곳을 취라 한다.
【29】계도를 창시하고 몽매를 격발시키다.
【30】위엄은 가히 두렵게 하고, 거동은 가히 본받을 만하게 한다.
【31】선법의 계를 섭수함에 있어서는 선을 그치는 것이 범하는 것이 되고 선을 짓는 것이 지키는 것이 되며, 율의의 계를 섭수함에 있어서는 악을 그치는 것이 지키는 것이 되고 악을 짓는 것이 범하는 것이 된다.
【32】다잡아 매고 거두어들이다.
【33】3천의 위의와 8만의 세행을 그 하나하나 각각 조목별로 장과 구로 벌려 놓음이 마치 나무에 둥치와 가지가 있는 것과 같은 까닭에 조장이라 하였다.
【34】인색하거나 어리석은 마음으로 인해 함부로 함으로써 생긴 폐단.
【35】이곳 말로는 조복시킴(조복)이니, 신구의 삼업을 조련하여 과거의 그릇됨을 제압하고 굴복시킴을 말한다. 또는 멸이라 번역하는데, 의혹을 소멸시키고 업을 소멸시킴으로써 멸과를 얻음을 말한다.
【36】무릇 법을 설하는 장소에는 반드시 자리를 깔고 좌석을 마련하는 까닭에 법의 자리(법석)라 한다.
【37】외람됨을 말한다.
【38】분명하게 밝혀서 나누어 늘어놓다.
【39】무릇 비구가 되어서는 다섯 해 동안 율을 배우고 또 다섯 해 동안 경전을 두루 익힌 연후에야 대사라 일컬어지게 되며, 그러고는 다시 선도를 참구하게 된다.
【40】율장에 7월 16일로써 비구의 오분법신이 생겨난 날로 삼으니 곧 15일이 랍제이다. 비구는 세속을 떠났기에 세속의 햇수로 계산하지 않고 하랍을 셈할 뿐이다.
【41】신업이 이지러짐.
【42】구업이 이지러짐.
【43】의업이 이지러짐.
【44】이곳 말로는 정행이니, 개벽의 초기부터 있어 온 종족으로서 산과 들에 유유자적하며 생활하는 까닭에 사람들이 정행이라는 말로 그들을 일컫는다. 조가 이르기를, 그 종족은 따로 경서가 있어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며 도학으로써 업을 삼으니 혹은 재가하고 혹은 출가하며, 도술을 보고 대체로 믿어 의지하는 아만심이 높은 사람들이다. 오직 다섯 천축국에만 있고 여타의 나라에는 없으며, 여러 경전 가운데 범지라는 것이 곧 이 이름과 같다. 그 사람들의 종족 유형은 범천의 입에서 생겨났다고 자칭하고 있다.
【45】완은 작은 발우이며 발은 범어로 갖추어 말하면 발다라로써 이곳 말로는 응기라 하니, 당나라 말과 범어를 함께 말한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 만약 소리를 내면 아귀의 목구멍에서 불길이 일어난다 하였다.
【46】나아가고 물러서며 행위를 짓는 것.
【47】각 역시 괴의 의미이다.
【48】종은 심장이 두근거림을 말하며 또는 놀람을 말한다.
【49】곤은 ‘같이(동)’ 혹은 ‘함께(함)’를 말하며, 또는 ‘뒤(후)’를 말한다.
【50】조는 조(거칠다, 정미하지 못하다)와 같다.
【51】짐승의 이름으로, 양의 몸에 사람의 얼굴을 하고 눈은 겨드랑에 있으며 호랑이 이빨에 사람 손톱으로 소리는 마치 갓난아기와 같다. 성격은 탐욕이 심하여 음식을 먹음에 만족해하는 일이 없어서 마침내 자신의 몸을 해치기에 이른다. 진운씨에게 변변치 않은 아들이 있어 음식을 욕심 내고 재물을 탐내는 까닭에 도철이라 일컬었다. 순이 사예에 던졌다.
【52】작위하는 바가 없음을 말한다.
【53】전전함을 말한다.
【54】‘용종’은 갓난아이가 걸어가는 모습이다.
【55】공자가 백어에게 말하기를 「사람으로서 <주남>과 <소남>을 배우지 않는다면 담장에 얼굴을 맞대고 서 있는 것과 같지 않겠는가」 하였으니, 한 가지의 물건도 보이는 바가 없을 것이며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56】전은 법이니 오제의 서이며, 장은 문이니 성사의 문을 말한다. 맹랑이라는 사람의 얘기는 곁에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항상 웃음거리가 되었기에 발언을 경솔하게 하는 것을 ‘맹랑하다’라 일컫게 되었다.
【57】회는 혼란한 모양이며, 황은 곧 의혹을 말하거나 또는 두려움을 말한다.
【58】크게 가는 것, 즉 죽음을 말한다.
【59】휘곽은 진동함을 말한다. 업이 무거운 자는 임종 때 손발을 어쩔 줄 몰라 하여 떨며 당황해 한다.
【60】모두 두려워하는 모습이다.
【61】《칠현녀경》에 「참새가 병 속으로 날아 들어가자 얇은 비단으로 그 병 입구를 덮어놓았더니 얼마 있다가 구멍이 뚫려 터지자 날아가 버렸다」라 하였다. 참새는 식심에 비유하였고 병은 몸에 비유한 것이며, 곡은 비단을 말한다.
【62】겁은 범어로 갖추어 말하면 겁파이며 이곳 말로 하면 시분이니, 긴 시간이나 짧은 시간 또는 큰 시간이나 작은 시간을 막론하고 모두 겁이라 한다.
【63】아는 놀랍고도 괴이함을 말한다.
【64】어찌 입을 봉하고서 말하지 않으리요!
【65】부처님 입멸 후 정법 기간이 1천년이요 상법 기간이 1천년이요 말법 기간이 1만년이며, 그러한 후에 법은 소멸된다. 상은 흡사하다는 것이니 정법과 흡사한 시기를 말하며, 계는 끄트머리를 말한다.
【66】옛 사람이 말하기를 「대롱관으로 표범을 엿보면 때때로 한 개의 점을 볼뿐이다」 하였으니, 스스로 소견임을 겸양해 하는 말이다.
【67】덜어버림(제)을 말한다.
【68】환은 도망(도)이니 삼계의 윤회를 도망하여 능히 빠져 나오지 못함을 말한다. 위에서 출가인의 허물을 말함으로써 경책하여 깨우치게 하고 아래에서 출가인의 마땅한 행적을 말함으로써 힘써 권장하여 매진하게 하였다.
부출가자,[1] 발족초방,[2] 심형이속, 소륭성종, 진섭마군,[3] 용보사은, 발제삼유. 약불여차, 람측승륜,[4] 언행황소,[5] 허점신시, 석년행처, 촌보불이, 황홀일생, 장하빙시? 황내당당승상, 용모가관,[6] 개시숙식선근, 감사이보, 편의단연공수, 불귀촌음,[7] 사업불근, 공과[8]무인극취. 기가일생공과! 억역래업무비. 사친결지피치, 의욕등초하소? 효석사촌, 기가천연과시! 심기불법동량,[9] 용작후래구경,[10] 상이여차, 미능소분상응. 출언수섭어전장, 담설내방어계고,[11] 형의정특,[12] 의기고한. 원행요가양붕,[13] 수수청어이목, 주지필수택반, 시시문어미문. 고운: 「생아자, 부모; 성아자, 붕우.」 친부선자, 여무로중행, 수불습의, 시시유윤; 압습악자, 장악지견, 효석조악,[14] 즉목교보, 몰후침륜.[15] 일실인신, 만겁불복, 충언역이,[16] 기불명심자재![17] 편능조심육덕,[18] 회적도명,[19] 온소정신,[20] 훤효지절.[21] 약욕참선학도, 돈초방편지문, 심계현진, 연[22]기[23]정묘, 결택심오,[24] 계오진원, 박문선지, 친근선우. 차종난득기묘, 절수자세용심. 가중[25]돈오정인,[26] 편시출진계점,[27] 차칙파삼계이십오유.[28] 내외제법,[29] 진지불실, 종심변기, 실시가명, 부용장심주박.[30] 단정불부물, 물기애인? 임타법성주류, 막단막속.[31] 문성견색, 개시심상, 차변나변, 응용불궐, 여사행지, 실불왕피법복, 역내수보사은, 발제삼유, 생생약능불퇴, 불계결정가기. 왕래, 삼계지빈; 출몰, 위타작칙.[32] 차지일학, 최묘최현, 단판긍심, 필불상잠. 약유중류지사, 미능돈초, 차어교법유심, 온심패엽,[33] 정수의리, 전창부양, 접인후래, 보불은덕, 시광역불허기. 필수이차부지, 주지위의, 편시승중법기. 기불견? 의송지갈, 상용천심, 부탁승인,[34] 방능광익, 간수재계,[35] 막만휴유.[36] 세세생생, 수묘인과, 불가등한과일‧올올도시. 가석광음, 불구승진, 도소십방신시, 역내고부사은, 적누전심, 심진역옹, 촉도성체, 인소경기. 고운: 「피기장부, 아역이, 불응자경이퇴굴.」[37] 약불여차, 도재치문, 임염일생, 수무소익. 복망, 흥결렬지지, 개특달지회, 거조,[38] 간타상류, 막천수어용비. 금생편수결단, 상료불유별인, 식의망연, 불여제진작대. 심공경적, 지위구체불통, 숙람사문, 시시경책, 강작주재,[39] 막순인정. 업과소견, 성난도피.[40] 성화향순, 형직영단, 인과역연, 기무우구. 고,《경》운:[41] 「가사백천겁, 소작업불망, 인연회우시, 과보환자수.」 고지! 삼계형벌, 영반살인, 노력근수, 막공과일. 심지과환,[42] 방내상권행지, 원백겁천생, 처처동위법려. 내위명왈:
환신몽택, 공중물색.[43]    전제무궁, 후제영극.
출차몰피, 승침피극,        미면삼륜, 하시휴식.[44]
탐연세간, 음연성질.[45]    종생지로, 일무소득,
근본무명, 인자피혹.        광음가석, 찰나불측,
금생공과, 래세질색.[46]    종미지미, 개인육적,
육도왕환, 삼계포복.        조방명사, 친근고덕,
결택신심, 거기형극.[47]    세자부허, 중연기핍.
연궁법리, 이오위칙,        심경구연, 막기막억.
육근이연, 행주적묵,        일심불생, 만법구식.
무릇 출가자출가자는 길을 떠나고 세간세간을 초월하여 마음과 몸을 속인과 달리하고 성현의 종자를 이어받아 융성하게 함으로써 마군마군이 두려워 떨게하고 네 가지 은혜에 보답해야 하며 삼계삼계를 남김없이 구제해야 한다. 만약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외람되게 승려의 무리에 섞였을 뿐 말과 행동이 거칠고 서툴며, 헛되이 신도의 시주만 받을 뿐 예전에 행하던 처신을 조금도 바꾸지 않으며 일생을 황홀히 보내게 될 것이니 장차 무엇에 의지하여 힘을 쓰겠는가.
하물며 당당한 승려의 모습은 그 용모가 가히 볼만하지만 그 모든 것이 전생에 선업선업의 뿌리를 심었기에 이와 같은 특이한 과보를 감응한 것이거늘 문득 단정히 앉아 손이나 마주잡고서 촌음촌음을 귀중하게 여기지 않으려고 하나니, 사업을 부지런히 하지 않으면 훌륭한 공을 쌓고 좋은 결과를 얻고자 하여도 능히 이룰 인연이 없을 것이다. 어찌 일생을 헛되이 보내겠는가! 그럴 뿐만 아니라 또한 내세의 업업에도 도움이 없을 것이다.
어버이를 하직하고 뜻을 굳혀 먹물 옷을 입은 것은 그 마음속에 어느 곳을 몽땅 뛰어넘기를 욕망 하였던가? 아침저녁으로 생각하고 헤아려 보건대 어찌 느직느직 시간만 보낼 것인가? 불법의 동량이 되어 훗날의 귀감으로 쓰일 것을 마음으로 기약해야 하느니, 항상 이와 같이 하더라도 약간의 상응상응 마저 쉽지 않을 것이다. 말을 하면 모름지기 고전의 문장(전장)을 섭렵하는 것이 되어야 하고 얘기를 꺼내면 곧 옛 것에 가까이 머무르는 것이 되어야 하며, 형의형의는 뛰어나게 하고 의기의기는 고상하게 해야 한다. 멀리 길을 나서면 반드시 어진 벗에 의지하여 자주자주 귀와 눈을 맑게 하고, 머물러 있을 때는 모름지기 도반을 가려서 듣지 못했던 것을 때때로 들어야 한다. 그러한 까닭에 「나를 낳아 준 이는 부모요 나를 완성시켜 주는 이는 벗이다」라고 하였으니, 어진 이를 가까이 따르면 마치 안개와 이슬 속을 걷는 것과 같아 비록 옷이 젖지 않더라도 때로는 촉촉함이 있을 것이며, 악한 자와 익숙하여 가까이하면 나쁜 지식과 견문만 늘어나 아침저녁으로 못된 짓만 할 것이니 곧 눈앞에서 과보를 받을 것이고 죽은 후에는 고통의 바다에 잠기게 될 것이다. 한 번 사람의 몸을 잃으면 만겁이 지나도록 회복이 어려우니 충고하는 말이 귀에 거슬린다 하여 어찌 마음에 새겨 두지 않겠는가. 곧장 마음을 씻고 덕을 기름으로써 자취를 감추고 이름을 숨기며, 정신을 깨끗하게 기름으로써 속세의 시끄러움이 그치고 끊어지게 해야 한다.
만약 참선참선으로 도를 배워 문득 방편방편의 문을 뛰어넘고자 한다면 마음을 현묘한 나루터에 계합시켜 그 정묘함을 남김없이 연구하고 심오한 진리를 가리고 선택하여 진여진여의 근원을 열어서 깨우쳐야 할 것이니, 널리 선지식에게 물어보고 착한 벗과 늘 가까이 하라. 이러한 종지종지는 그 현묘함을 얻기 어려우니 모름지기 세심하게 마음을 써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중에 문득 올바른 인인을 깨달으면 곧 이것이 티끌세계를 벗어나는 층계이자 순서이니, 이로써 삼계의 이십오유이십오유는 파괴되는 것이다. 안팎의 모든 법이 실없이 마음을 쫓아 변화하여 일어난 것이니 그 모두가 거짓된 이름인 것을 남김없이 앎으로써 마음을 그 곳에 머무르게 하지 말라. 다만 정정이 물물에 붙지만 않는다면 물물이 어찌 사람을 장애하겠는가. 저 법성법성이 두루 흐르는 대로 내버려두어 끊지도 말고 잇지도 말라. 소리(성)를 듣고 색색을 볼 때에 대체로 예사로운 것이나 이렇게 하건 저렇게 하건 응용함에 모자람이 없나니, 이와 같이 모든 일을 행하고 그친다면 진실로 법복법복을 그릇 되이 입은 것이 아닐 것이며 또한 네 가지 은혜에 보답하고 삼계를 남김없이 구제하는 것이 되는 것이므로 세세생생에 만약 퇴보하지만 않는다면 깨달음의 지위(불계)를 결정코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오고 감에 삼계의 나그네가 될 것이며, 나고 죽음에 다른 이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이 한 가지 학문이 가장 오묘하고 가장 그윽하니 단지 힘써 옳게 여기는 마음만 가진다면 반드시 속임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만일 중류중류의 선비가 있음에 단박에 초탈하지 못한다면 일단 교법교법에 마음을 두어 경전과 율법을 원만히 익히고 그 뜻과 이치를 정밀하게 찾아서 널리 전하고 폄으로써 뒤에 오는 이들을 맞아들여 이끌어 준다면 이것은 부처님의 은덕에 보답하는 것이며 시간 역시 헛되게 낭비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반드시 이러한 것으로써 자신을 붙들어 나간다면 머무르고 그치는 위의위의가 곧 승려 가운데 법다운 그릇이 될 것이다.
어찌 보지 못했는가! 소나무에 의지한 칡은 위로 천 길을 솟아오르듯이 경전(승인)에 의탁하면 바야흐로 널리 유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니, 정성스럽게 재재와 계계를 닦을 뿐 부질없이 이지러뜨리거나 지나치지 말라. 세세생생에 빼어나고도 현묘한 인과인과이기에 우두커니 날을 보내거나 멍청하게 시간을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가히 한 순간도 아껴야 하거늘 오르고 나아감을 추구하지 않고 한갓 시방십방의 정성어린 시주물만 소비한다면 이는 또한 네 가지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기에 쌓여가는 업이 더욱 깊어질 것이며 마음의 티끌은 막히기 쉬움에 닿는 곳마다 걸림이 될 것이니, 이로서 사람들이 업신여기고 기만하는 바가 된다.
옛 사람이 이르기를 「그도 원래 장부였고 나도 또한 그러하니 응당 스스로를 가벼이 여겨 물러서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였다. 만약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한갓 불문불문에 있으면서 한 생을 그럭저럭 보내는 것이니 결단코 유익할 것이 없을 것이다. 엎드려 바라건대, 결단성 있고 매서운 뜻을 일으키고 특별나고도 뛰어난 생각을 펼쳐서 행동하고 멈출 때는 저 상류상류를 볼지언정 용렬하고 비속한 것을 제 멋대로 따르지 말라. 금생에는 모름지기 결연코 단절할 것임에 생각건대 다른 사람으로 말미암을 것이 아니니, 뜻을 쉬고 인연을 잊음으로써 모든 티끌과 더불어 대대를 짓지 말라. 마음은 텅 빈 것이고 경계 또한 공허한 것이건만 단지 오래도록 막혀서 통하지 않게 되었을 따름이니, 이 글을 자세히 살펴보고 때때로 경책함으로써 스스로를 기어코 주재하도록 하여 인정에 끄달리지 않게 하라. 업업의 결과가 끌어당기는 바는 진실로 도피하기 어렵다. 소리가 부드러우면 메아리도 순하고 형체가 곧으면 그림자도 단정하듯이 인과인과가 뚜렷한데 어찌 근심과 두려움이 없겠는가. 그러므로 경전에 이르기를 「비록 백천겁이 지나더라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아서 인연을 마주할 때는 과보 또한 스스로 받게 된다」 하였다.
그러므로 알지어다! 삼계의 형벌은 사람들을 바짝 얽어맬 것이니 노력하고 삼가 수행하여 헛된 나날을 보내지 말라. 허물 되고 근심되는 줄을 깊이 알고서야 바야흐로 이에 서로간에 수행수행하고 지계지계하기를 권하는 것이니, 백겁백겁과 천생천생 동안 곳곳에서 함께 법의 도반이 되기를 원하노라. 이에 명명을 지어 말한다.
덧없는이 몸뚱이는    꿈결속의 저택이요,
푸른허공 그가운데    물물이며 색색일세.
이미앞서 지나간때    다했음이 없건마는,
뒤이어서 다가올때    어찌다함 있으리요.
이곳에서 태어나서    저곳으로 죽어가니,
오르고또 내리기에    피로함이 지극하나,
삼계윤회 면하기는    아직아득 하올지니,
그어느때 어디에서    숨이라도 돌릴텐가.
티끌세상 탐을내어    내못잊어 하는것은,
오온덩이 열두인연    바탕이룬 때문일세.
이내몸이 나며부터    늙어주검 되기까지,
그어느것 한가지도    얻은바가 있지않아,
속속들이 뿌리깊은    무명이라 하는놈이,
이것으로 인하여서    더욱미혹 하게되다.
스쳐가는 한순간도    가히아껴 둘것이니,
찰나또한 순간이나    예측할수 없으리다.
지금이때 이금생을    허황되이 보낸다면,
이어오는 세상에는    궁색하게 막힐것을.
혼미하게 시작하여    혼미함에 다다름은,
그모든것 육진으로    말미암은 것이리니,
그저육도 이리저리    하릴없이 오고가며,
그저삼계 이리저리    슬금슬금 기어가네.
일찌감치 눈밝은이    스승으로 찾아뵙고,
높은덕을 지닌이는    친근하게 사귀어서,
몸과마음 잘잘못을    맺고풀음 받아들여,
그곳에다 뿌리놓인    가시덤불 들어내리.
이세상은 그본래가    들뜨고도 공허함에,
무리지은 인연인들    어찌핍박 하겠는가.
법의이치 남김없이    궁구하려 들려면은,
무엇보다 깨달음을    준칙으로 삼을지니,
이마음도 그경계도    모두모아 내버리고,
기억일랑 하지말며    생각마저 하지말라.
저육근이 화합한채    그렇게들 편안하면,
가고오고 머무는일    고요하여 질것이며,
그런채로 한마음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일만가지 모든법이    모두쉬어 들것이다.
【1】출가유삼: 일, 사친, 출세속가; 이, 오도, 출오온가; 삼, 증과, 출삼계가. 차즉초야.
【2】세간왈방, 발보이초출방지외.
【3】고역경론, 마자개종석, 자양.무이래, 위마능뇌인, 자의종귀.
【4】《위서》「무일인간측기간.」 주, 측잡야, 람측언범잡야.
【5】언내행지실, 행내언지표, 위언소활‧행황폐자야.
【6】당당, 자고모, 우용모지성, 언「무외이자고, 불가보이위인.」
【7】대우성인, 불기촌음, 중인, 당석분음.
【8】적공획과.
【9】기작법문동량.
【10】구소이결유예, 경소이변연치.
【11】《우모》운: 「무계지언, 물청.」 주운, 무고, 무신험야. 십구소전, 위고.
【12】정연이특립야.
【13】율중, 비구출행, 수가삼인.
【14】《부법장경》운: 「불언, 일체중생, 지성무정, 근악칙악, 근선칙선. 석, 왕유악상, 죄인당사자, 계투상전, 제천살지. 상구실화, 이상근사누일, 후불살인. 왕괴문지, 지신대왈: ꡔ재사중, 문선언고연이.ꡕ 우이치도사중, 기악여전. 수기여시, 인이불친근선우자호!」
【15】보유삼종, 위순현‧순생‧순후. 즉금목전, 상교기보, 즉순현; 사후륜타, 즉순생‧순후이보야.
【16】《가어》「충언역이, 이어행; 양약고구, 이어병.」
【17】존심불망, 여각금석.
【18】세척심진, 보육덕업.
【19】은회기적이화광동진, 불시기명이거화취실.
【20】온, 적야축야; 소, 교야결야. 정자인지원기, 기지신자왈신, 언장축이결백기신기야.
【21】지식단절호훤번분효지심적야.
【22】구야.
【23】진야.
【24】오자, 실지서남우. 득입문자, 필견기오; 약미규기오자, 불입기문.
【25】가, 여개통용, 개중위차중야. 우설화, 운유‧운만일야.
【26】위자심체성, 시정인야.
【27】계급점차야.
【28】삼계자: 일, 욕계, 욕유삼종, 음식‧수면‧음욕야, 어차삼사, 희구명욕, 하자풍륜, 상지타화천, 개욕계섭; 이, 색계, 형질청정, 신상수승, 미출색롱, 고명색계; 삼, 무색계, 어피계, 비유색고. 역명삼유, 각유업보고. 별분칙이십오유, 형계송왈: 「사주사악취, 육욕병범천, 사선사공처, 무상급나함.」
【29】약신심칙심위내‧신위외, 약심경칙신심위내‧경계위외, 일체제법, 불출색심고.
【30】여래장심, 여무명합위뢰야, 변기제식‧제경, 개시허가, 단유기명, 도무실상, 안용기심, 반연피경.
【31】즉차진심, 여제법위성, 무처불재, 기가단속.
【32】중생륜회삼계지내, 영무출기, 제불보살시현수생, 개위이제군품.
【33】온역심야, 습야. 불멸후, 아난등결집경율, 서패다라수엽.
【34】경교.
【35】재자, 과중불식위명, 계자, 방비지악위의.
【36】휴결율행, 유월교계.
【37】불계라후라게야.
【38】거자, 처치동작, 조자, 안포시위.
【39】주‧국주, 재‧재상, 주칙자재, 재칙할단, 언아위법왕, 칙어법자재, 불위계체이능제단의.
【40】《서》운: 「천작얼, 유가위, 자작얼, 불가환.」 환유망야.
【41】《일체유부경》
【42】오욕생사위과환.《지관》명오욕과환: 색여열금환, 집지칙소; 성여도독고, 문지칙사; 향여별용기, 후지칙병; 미여밀도도, 지지칙상; 촉여사자와, 근지칙교. 별음별, 진야.
【43】물색공화, 근신기계, 허환불실, 여공화야.
【44】영사위휴, 잠폐위식.
【45】중생형질, 종오음십이인연이성.
【46】진미래제, 무출두기.
【47】형, 초목야, 역극속. 허씨왈: 「극, 여조이다자, 목견적색총생. 대왈조, 소왈극, 조성교, 극칙저의, 고병속위극.」 차비번뇌야.
【1】출가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어버이를 여의는 것이니 세속의 집을 나서는 것이요, 두 번째는 도를 깨우치는 것이니 오온의 집을 나서는 것이요, 세 번째는 불과를 증득하는 것이니 삼계의 집을 나서는 것이다. 여기서는 곧 첫 번째를 말한다.
【2】세간을 방이라 하니, 걸음을 옮겨 세간의 밖으로 초월하여 나가는 것이다.
【3】예전에 경론을 번역할 때는 마 자를 모두 석에서 비롯한 글자(마)로 하였는데, 양 무제 이래로 마귀는 능히 사람을 번뇌케 한다 하여 글자를 마땅히 귀에서 비롯한 글자(마)로 한다고 하였다.
【4】《위서》에서 「한 사람도 그 사이에 섞여있음(간측)이 없다」 하고는 주석에서 측은 섞이다(잡)라고 하였으니, 람측은 외람되이 섞임을 말한다.
【5】말은 곧 행동의 열매이며 행동은 곧 말의 표상이니, 말이 거칠고 행동이 서투름을 일컬은 것이다.
【6】당당은 스스로 높이 여기는 모습이며 또는 용모가 성대함이니, 겉모양에만 힘을 써서 스스로 높이 여길 뿐 속을 보완하여 어질게 되지 못함을 말한다.
【7】우임금 같은 성인도 촌음을 버리지 않으셨으니 대중들은 마땅히 분음도 아껴야 한다.
【8】공덕을 쌓아 과보를 얻다.
【9】불법 문중의 동량이 되기를 기약하다.
【10】거북은 그것으로써 예측을 결정하며 거울은 그것으로써 예쁘고 추함을 판단한다.
【11】《우모》에 이르기를 「옛일을 상고함이 없는 말은 듣지 말라」 하고는 그 주석에 ‘무고’는 믿거나 증험할 바가 없음을 말한다고 하였다. 열 사람의 입으로 전해진 바는 ‘고’가 된다.
【12】특출하여 특별히 드러남이다.
【13】율장 가운데 비구가 길을 나섬에 모름지기 세 사람에게 가자한다 하였다.
【14】《부법장경》에 말하였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모든 중생들은 뜻과 품성에 고정됨이 없어서 악을 가까이 하면 곧 악해지고 선을 가까이 하면 곧 선해진다 하였다. 옛날에 어떤 왕에게 포악한 코끼리가 있어서 죄인 가운데 죽임을 당할 자는 묶여서 코끼리 앞에 던져 짓밟아 죽이고는 하였다. 코끼리의 우리에 불이 나서 근처 사찰에 며칠 동안 코끼리를 옮겨 두었더니 그 후로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왕이 괴이하게 여겨 물으니 지혜있는 대신이 대답하기를 ꡔ절에 있으면서 좋은 말을 들은 까닭일 뿐일 것입니다ꡕ 하였다. 또 도살장에 옮겨 두었더니 그 포악함이 예전과 같았다. 짐승도 이미 이와 같거니 사람이 되어서 착한 벗을 가까이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15】과보에는 세 종류가 있으니, 순현과 순생과 순후를 말한다. 즉 지금 당장 눈앞에서 그 과보를 주고받게 되면 곧 순현이요, 죽은 후에 과보에 떨어지게 되면 곧 순생과 순후의 두 과보이다.
【16】《공자가어》에서 말하였다. 「충성스런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함에 이로우며,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다.」
【17】마음에 두고 잊지 않기를 마치 쇠와 돌에 새겨 놓은 듯 하다.
【18】마음의 티끌을 세척하고 덕스러운 업을 보호하여 기른다.
【19】그 자취를 숨겨서 빛을 감추고 티끌에 섞이며, 그 이름을 드러내지 않아서 화려함을 제거하고 실다움에 나아간다.
【20】온은 쌓는다거나 모음을 말하고 소는 희다거나 깨끗함을 말한다. 정이란 사람의 원기이며 기를 펴는 것을 신이라 하니, 그 신기를 모으고 쌓아서 결백하게 함을 말한다.
【21】시끄럽고 번잡하며 어지럽고 떠들썩한 마음의 자취를 그치고 쉬며 단절함을 말한다.
【22】연구함이다.
【23】남김없이 다함이다.
【24】오란 방의 서남쪽 모퉁이다. 문을 들어서는 자는 반드시 그 모퉁이를 볼 것이며, 만약 그 모퉁이를 아직 엿보지 못하였다면 그 문을 들어서지 않았음이 된다.
【25】가는 개와 통용되니 개중이라 함은 ‘그렇게 하는 가운데(차중)’를 일컫는다. 또 말할 때는 ‘마치 ~와 같다’를 일컫거나 ‘만일 ~하다면’을 일컫는다.
【26】자기 마음의 근본되는 품성이 곧 정인임을 말한다.
【27】섬돌의 계단과 점진적인 차례이다.
【28】삼계라는 것은, 첫 번째가 욕계로서 욕망에는 세 종류가 있으니 음식에 대한 욕망과 수면에 대한 욕망과 음욕이다. 이 세 가지 일에 대해서 희망하고 추구하는 것을 이름하여 욕이라 하니, 아래로는 풍륜으로부터 위로 타화자재천에 이르기까지 모두 욕계에 포함된다. 두 번째는 색계로서 모양과 바탕이 맑고 깨끗하며 몸과 형상이 뛰어나게 수승하나 색의 굴레를 아직 벗어나지 못한 까닭에 색계라 이름한다. 세 번째는 무색계로서 그 세계에는 색이 존재하지 않는 까닭이다. 또한 [삼계를] 삼유라고도 이름하는데 각각에 업보가 있기 때문이다. 따로 분류하면 곧 25유이니, 형계의 송에 이르기를 「4주와 4악취와 6욕과 범천과 4선과 4공처와 무상과 나함」이라 하였다.
【29】몸과 마음을 기준하면 곧 마음은 안이 되고 몸은 밖이 되며, 마음의 경계를 기준하면 곧 몸과 마음은 안이 되고 경계는 바깥이 되니, 일체의 모든 법이 색심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30】여래장심은 무명과 합하여져 뢰야식이 되어서 모든 식과 모든 경계를 변화시키고 일으키지만 그 모든 것이 빈 것이고 헛된 것이어서 다만 그 이름이 있을 뿐 도무지 실상이 없으니, 어찌 그러한 마음을 써서 저 경계에 반연하겠는가?
【31】곧 이 참된 마음은 모든 법과 더불어 품성(성)이 되며 존재하지 않은 곳이 없으니 어찌 끊는다거나 잇는다거나 할 수 있겠는가?
【32】중생들이 삼계 안에서 윤회하며 도무지 벗어날 기약이 없기에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이 드러냄을 보이고 태어남을 받은 것이니, 이 모든 일은 많은 중생들을 이롭게 하여 구제하기 위함이다.
【33】온 역시 심으로서 ‘익힘’이다. 부처님이 입멸한 후 아난 등이 경장과 율장을 결집할 때 패다라 나무의 잎사귀에 글을 썼다.
【34】경전의 가르침이다.
【35】재는 정오가 지나면 음식을 먹지 않는 것으로 명색을 삼고, 계는 그릇된 것은 방지하고 사악한 것은 그치게 하는 것으로 의미를 삼는다.
【36】율법의 행을 이지러뜨리고 교법의 계를 넘어선다.
【37】부처님이 라후라를 훈계한 게송이다.
【38】거란 처치의 동작이요 조란 안포의 행위이다.
【39】주는 나라의 임금이요 재는 재상임에 임금은 곧 능히 자유자재하고 재상은 곧 능히 베고 끊으니, 내가 법왕이 되어서 법에 대해 자유자재하고 걸리거나 막히지 않으며 능히 통제하고 근절함을 말한다.
【40】《서》에 이르기를 「하늘이 지은 허물은 오히려 어길 수 있으나 스스로 지은 허물은 가히 도망하지 못한다」 하였으니, 환은 도망(망)과 같다.
【41】《일체유부경》
【42】오욕과 생사가 허물과 근심이 된다.《지관》에 오욕의 허물과 근심을 밝혀 놓았으니, 색은 마치 뜨거운 쇠구슬과 같아서 그것을 집으면 곧 불타게 되고, 성은 마치 독을 칠한 북과 같아서 그 소리를 들으면 곧 죽게 되고, 향은 마치 성난 용의 기운과 같아서 그 향기를 맡으면 곧 병이 들고, 미는 마치 꿀이 발려진 칼과 같아서 그것을 핥으면 곧 상처가 나고, 촉은 마치 사자가 누워 있는 것과 같아서 그것에 가까이 가면 곧 물리게 된다. 별의 음은 별(별)이며 성냄(진)이다.
【43】물과 색은 허공의 꽃이니, 식이 의지하는 몸뚱이나 몸뚱이가 의지하는 세계는 비어 있고 환상일 뿐 실답지 않음에 마치 허공의 꽃과 같다는 것이다.
【44】영원히 그만두면 휴가 되고, 잠시 내버려두면 식이 된다.
【45】중생의 형상과 바탕은 오음과 12인연에 따라 이루어진다.
【46】미래의 끝이 다하도록 머리를 내밀 기약이 없다.
【47】형은 가시나무이며 또한 멧대추나무의 일종이다. 허씨가〔《설문해자》에서] 말하기를 「멧대추나무는 대추나무와 같으나 가시가 많으며 나무가 견고하고 붉은 색을 띄며 군집생활을 한다. 큰 것을 대추나무라 하고 작은 것을 멧대추나무라 하는데, 대추나무는 품종이 키가 크지만 멧대추나무는 나지막한 까닭에 나란히 묶은 모양의 극이 된 것이다」 하였으니, 이는 번뇌를 비유한 것이다.
ꊲ 장로자각색선사구경문
① 귀경문[1]
부양계수음,[2] 일화현서,[3] 자이총림지설,[4] 요지본위중승. 시이, 개시중승고, 유장로;[5] 표의중승고, 유수좌;[6] 하부중승고, 유감원;[7] 조화중승고, 유유나;[8] 공양중승고, 유전좌;[9] 위중승작무고, 유직세;[10] 위중승출납고, 유고두;[11] 위중승주전한묵고, 유서장;[12] 위중승수호정교고, 유장주; 위중승영대단월고, 유지객; 위중승청소고, 유시자; 위중승간수의발고, 유요주; 위중승공시탕약고, 유당주; 위중승세탁고, 유욕주‧수두; 위중승어한고, 유탄두‧로두; 위중승걸개고, 유가방화주; 위중승집로고, 유원두‧마두‧장주; 위중승척제고, 유정두; 위중승급시고, 유정인.[13] 소이, 행도지연, 십분비족, 자신지구, 백색현성, 만사무우, 일심위도, 세간존귀, 물외우한. 청정무위, 중승위최, 회념다인지력, 영부지은보은? 신참모청, 불사촌음, 소이보장로야; 존비유서, 거지안상, 소이보수좌야; 외준법령, 내수규승, 소이보감원야; 육화[14]공취, 수유상참,[15] 소이보유나야; 위성도고, 방수차식, 소이보전좌야; 안처승방, 호석집물,[16] 소이보직세야; 상주지물, 일호무범, 소이보고두야; 수불파필, 여구두연, 소이보서장야; 명창정안, 고교조심, 소이보장주야; 도광회적, 불사추배, 소이보지객야; 거필유상, 청필선도, 소이보시자야; 일병일발, 처중여산, 소이보요주야; 영심병고, 죽약수의, 소이보당주야; 경서정묵, 부매수인,[17] 소이보욕주‧수두야; 함언공수, 퇴기양인, 소이보탄두‧로두야; 촌기덕행, 전궐[18]응공, 소이보가방화주야; 계공다소, 양피래처,[19] 소이보원두‧마두‧장주야; 작수운주, 지참식괴, 소이보정두야; 관이역종, 간이역사, 소이보정인야. 소이, 총림지하, 도업유신, 상상지기, 일생취판, 중류지사, 장양성태, 지여미오심원, 시중역불허기. 시진승보, 위세복전, 근위말법지진양, 필증이엄지극과.[20] 약혹총림불치, 법륜불전, 비장로소이위중야; 삼업불조, 사의불숙, 비수좌소이솔중야; 용중지량부관, 애중지심불후, 비감원소이호중야; 수행자불안, 패군자불거,[21] 비유나소이열중야; 육미불정, 삼덕불급, 비전좌소이봉중야; 요사불수, 집물불비, 비직세소이안중야; 축적상주, 감극중승, 비고두소이섬중야; 서장불공, 문자멸렬,[22] 비서장소이식중야; 궤안불엄, 훤번불식, 비장주소이대중야; 증빈애부, 중속경승, 비지객소이찬중야; 예모불공, 존비실서, 비시자소이명중야; 타첩불근, 수호불근, 비요주소이거중야; 부한공시, 뇌란병인, 비당주소이휼중야; 탕수불족, 한난실의, 비욕주‧수두소이완중야; 예비불전, 중인동념, 비로두‧탄두소이향중야; 임재불공, 선력불진, 비가방화주소이공중야; 지유유리, 인무전공, 비원두‧마두‧장주소이대중야; 나타병제, 제연불구, 비정두소이사중야; 금지불지, 명지불행, 비정인소이순중야. 여기중승, 경사만법, 취성수연, 비소이보장로야; 좌와참차, 거취괴각, 비소이보수좌야; 의경왕법,[23] 불고총림, 비소이보감원야; 상하불화, 투쟁견고, 비소이보유나야; 탐람[24]미선, 훼자추손, 비소이보전좌야; 거처수용, 불사후인, 비소이보직세야; 다탐이양,[25] 불휼[26]상주, 비소이보고두야; 사지필연, 치빙문장, 비소이보서장야; 만역금문, 간심외전, 비소이보장주야; 추배속사, 교결귀인, 비소이보지객야; 유망소청, 구좌중승, 비소이보시자야; 이기방인, 만장회도,[27] 비소이보요주야; 다진소희, 불순병연, 비소이보당주야; 통표작성, 용수무절, 비소이보욕주‧수두야; 신이온난, 유방중인, 비소이보로두‧탄두야; 불념수행, 안연수공, 비소이보가방화주야; 포식종일, 무소용심,[28] 비소이보원두‧마두‧장주야; 체타[29]장벽, 낭자동사, 비소이보정두야; 전상위엄, 숙무선교, 비소이보정인야. 개이선풍천잡, 상유불주,[30] 단지사단종장,[31] 공판출가지사. 소기, 사자굴중, 진성사자, 전단[32]림하, 순시전단, 영사후오백년, 재도령산지회. 연칙, 법문흥폐, 계재승도, 승시경전,[33] 소응봉중, 승중칙법중, 승경칙법경. 내호기엄, 외호필근. 설사죽반주인,[34] 일기왕화, 총림집사, 우이당권, 상의경앙동포, 불득망자존대. 약야공고아만, 사사공수, 만사무상, 기능장보? 일조귀중, 하면상간? 인과무차, 공난회피. 승위불자, 응공무수,[35] 천상인간, 함소공경, 이시죽반, 이합정풍, 사사공수, 무령궐소. 세존이십년유음, 개복아손, 백호상일분공덕, 수용부진, 단지봉중, 불가우빈. 승무범성, 통회십방, 기왈초제,[36] 실개유분, 기가망생분별, 경염객승? 단과료[37]삼조권주, 진예공승, 승당전잠이구재, 등심공양. 속객상유조관, 승가인불봉영? 약무유한지심, 자유무궁지복. 승문화합, 상하동심, 호유장단, 체상개복, 가중추악, 막사외문. 수연어사무상, 필경감인첨앙, 여사자신중충, 자식사자육, 비외도천마, 소능괴야.[38] 약욕도풍불추, 불일상명, 장조역지광휘, 보황조지성화, 원이사문, 위구경언.
무릇 두 그루의 계수나무가 그늘을 드리우자 한 송이의 꽃이 상서러움을 드러내었으니 이러한 것으로부터 총림총림이 개설된 것을 요약해 보건대 본디 대중스님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대중스님들에게 [불법의 방향과 내용을] 열어 보이는 까닭에 장로장로가 있고, 대중스님들에게 위의를 보여주는 까닭에 수좌수좌가 있으며, 대중스님들을 책망하고 감독하는 까닭에 감원감원이 있고, 대중스님들을 화합시키는 까닭에 유나유나가 있으며, 대중스님들을 공양하는 까닭에 전좌전좌가 있고,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사무를 보는 까닭에 직세직세가 있으며,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출납을 처리하는 까닭에 고두고두가 있고,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글쓰는 일을 주관하는 까닭에 서장서장이 있으며,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경전을 수호하는 까닭에 장주장주가 있고,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시주들을 영접하고 응대하는 까닭에 지객지객이 있으며,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심부름하는 까닭에 시자시자가 있고,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옷과 발우를 간수하는 까닭에 요주료주가 있으며, 대중스님들을 위해 탕약을 받들어 공양하는 까닭에 당주당주가 있고,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세탁을 하는 까닭에 욕주욕주와 수두수두가 있으며, 대중스님들을 위해 추위를 막는 까닭에 탄두탄두와 노두로두가 있고,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탁발하는 까닭에 가방화주가방화주가 있으며,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노역을 맡는 까닭에 원두원두와 마두마두와 장주장주가 있고,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소제하는 까닭에 정두정두가 있으며,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시봉하는 까닭에 정인정인이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도도를 수행하는 인연은 충분히 갖추어지고 몸을 유지하는 기구들은 여러모로 곧장 이루어짐에 만사에 아무런 근심 없이 일심으로 도도를 위하게 되는 것이니, 세간에서는 높고도 귀하며 세상 밖에서는 넉넉하고도 한가롭다.
청정하고도 작위가 없기(무위)로는 대중스님들이 으뜸일 것이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돌이켜 생각해 보건대 어찌 은혜를 알고서 그 은혜를 보답하지 않겠는가? 새벽에 찾아 뵙고 물으며 해 저물어 더욱 물음을 청하여 한 치의 시간도 버리지 않아야 장로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고, 높고 낮음에 순서가 있고 행동거지가 침착하여야 수좌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며, 밖으로 법령을 준수하고 안으로 규약을 지켜야 감원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고, 육화육화[를 숭상하는 무리]가 함께 모여 물과 젖처럼 서로 섞여야 유나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며, 도도를 이루기 위하는 까닭에 바야흐로 이 음식을 받는다 하여야 전좌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고, 승방에 편안히 거처하며 모든 생활의 도구들을 보호하고 아낄 줄 알아야 직세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며, 상주상주의 물품은 털끝만큼도 범함이 없어야 고두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고, 손으로 붓을 잡지 않더라도 마치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공부를 해야 서장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며, 밝은 창가 맑은 책상에서 옛 사람의 가르침을 마음에 비춰 볼 줄 알아야 장주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고, 마음의 빛을 감추고 행적을 숨길 뿐 따라다니거나 모시고 다님을 일삼지 않아야 지객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며, 기거함에 반드시 일정한 장소가 있고 부르면 반드시 먼저 도착해야 시자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고, 하나의 병병과 하나의 발우발우로써 대중 가운데 처신함에 마치 산과 같이 하여야 요주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며, 질병의 고통에도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미음과 약은 그 적절한 시기를 따라야 당주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고, 가볍고도 서서히 하고 조용하고도 묵묵히 함으로써 수인수인을 어리석게 탐하지 않아야 욕주와 수두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며, 입을 다물고 손을 맞잡은 채 자신은 물러 세우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야 탄두와 노두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고, 자신의 덕행이 공양을 받기에 온전한가 온전치 못한가를 헤아릴 줄 알아야 가방화주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되며, 공양의 공덕이 얼마인지 헤아리고 그것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헤아릴 줄 알아야 원두와 마두와 장주에게 보답하는 것이고, 물은 조금씩 떠내어 쓰고 산가지를 사용하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 정두에게 보답하는 것이며, 관대하여 좇기 쉽게 하고 간략하여 섬기기 쉽게 하여야 정인에게 보답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야 총림에서의 도업도업이 더욱 새로워질 것이니 뛰어난 근기라면 한 생(일생)으로 그 결과가 판별되고, 중간 무리의 선비라도 오래도록 성인의 씨앗을 기른다면 나아가 마음의 근원을 깨닫지는 못할지라도 한나절을 헛되이 버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것이 진실된 승보승보이며 세상의 복밭이니 가깝게는 말법 시대의 나루터와 다리가 되고 결국에는 화신장엄화신장엄과 법신장엄법신장엄의 궁극적인 결과를 증득하게 될 것이다.
만약 총림이 다스려지지 않고 불법의 수레가 구르지 않는다면 장로로써 대중을 위하는 도리가 아니고, 몸과 입과 뜻의 업이 순조롭지 않고 가고 머무르고 앉고 눕는 거동이 엄숙하지 못하면 수좌로써 대중을 통솔하는 도리가 아니며, 대중을 받아들이는 아량이 너그럽지 못하고 대중을 사랑하는 마음이 두텁지 못하면 감원으로써 대중을 보호하는 도리가 아니고, 수행하는 자를 편안하게 하지 못하고 해를 끼치는 무리를 제거하지 못하면 유나로써 대중을 기쁘게 하는 도리가 아니며, 음식의 여섯 가지 맛이 정결하지 못하고 음식의 세 가지 덕이 넉넉하지 못하면 전좌로써 대중을 받드는 도리가 아니고, 사는 집을 정돈하지 않고 일상용품을 갖추지 못하면 직세로써 대중을 편안하게 하는 도리가 아니며, 상주상주는 쌓아 축적하되 대중스님은 줄인다면 고두로써 대중을 넉넉하게 해주는 도리가 아니며, 글귀가 정교하지 못하고 문자가 짧으면 서장으로써 대중을 꾸미는 도리가 아니고, 책걸상이 엄밀하지 못하여 시끄럽고 번잡스러움이 그치지 않으면 장주로써 대중을 대우하는 도리가 아니며, 가난을 미워하고 부귀를 좋아하며 세속을 중히 여기고 승려를 경시한다면 지객으로써 대중을 돕는 도리가 아니고, 예절의 모습이 공손하지 못하고 높고 낮음에 그 순서를 잃으면 시자로써 대중이 편안하게 명령하도록 하는 도리가 아니며, 청소하고 정돈함에 근실하지 않고 지키고 보호함에 삼가하지 않으면 요주로써 대중이 편안하게 있도록 하는 도리가 아니고, 공급하고 시봉하기를 차분하게 하지 않아 병든 사람을 혼란스럽게 한다면 당주로써 대중을 위로하는 도리가 아니며, 더운물이 부족하거나 차고 더운 것이 정도를 잃으면 욕주와 수두로써 대중이 씻을 수 있도록 하는 도리가 아니고, 미리 앞세워 준비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을 일으키게 하면 노두와 탄두로써 대중들이 [불을] 쪼이게 하는 도리가 아니며, 재물에 관련해서 공정하지 못하고 힘껏 주선함을 다하지 않으면 가방화주로써 대중을 공양하는 도리가 아니고, 땅은 묵히는 것이 있고 사람은 공들임을 온전히 하지 않는다면 원두와 마두와 장주로써 대중을 대신하는 도리가 아니며, 게으른 마음에 몽땅 밀쳐 둔 채 모든 관련 물품을 갖추어 놓지 않으면 정두로써 대중을 섬기는 도리가 아니고, 금지한 것을 그치지 않고 명령한 것을 시행하지 않으면 정인으로써 대중을 따르는 도리가 아니다.
만일 대중스님들이 스승을 가벼이 여기거나 법에 대해 교만하여 성질이 나는대로 하고 되는대로 한다면 장로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고, 앉고 누움에 들쭉날쭉하게 하고 물러나고 나아감에 행동이 어그러지면 수좌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며, 뜻에 국왕의 법을 가벼이 여기고 총림을 돌아보지 않으면 감원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고, 위아래가 화목하지 못하여 다툼을 심하게 하면 유나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며, 맛깔진 음식만을 탐내고 거친 음식을 헐뜯으면 전좌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고, 거처하는 자리와 함께 쓰는 물건에 대해 뒷사람을 생각하지 않으면 직세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며, 이익과 그 즐거움만 지나치게 탐하고 상주물을 아끼지 않으면 고두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고, 붓과 벼루를 지니고서 문장을 짓거나 다듬는 일에만 전념한다면 서장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며, 불경을 업신여겨 가벼이 보고 외전외전만 보고 뜻을 찾는다면 장주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고, 세속의 선비를 좇아 모시고 귀인들과 교류를 맺는다면 지객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며, 불러 청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대중스님들과 오래도록 앉아 있으면 시자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고, 몸소 남을 방해하고 갈무리를 게을리 함으로써 도적질을 가르치면 요주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며, 성을 많이 내고 기쁜 마음은 적게 가져 질병의 올바른 인연에 따르지 않으면 당주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고, 물통과 표주박으로 소리를 내고 물을 씀에 절제가 없으면 욕주와 수두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며, 자기 한 몸 데우기에 유리하게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방해되는 바가 있으면 노두와 탄두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고, 수행할 생각은 하지 않고 편안히 공양만 받는다면 가방화주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며, 종일토록 배불리 먹으며 마음 쓰는 바가 없으면 원두와 마두와 장주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고, 담과 벽에 코 풀고 침 뱉으며 변소를 어수선하게 쓰면 정두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며, 오로지 위엄만 숭상하고 평소에 올바른 가르침이 없으면 정인에게 보답하는 도리가 아니다. 대저 회오리 바람이 천 번을 돌아 불어도 오히려 두루 미치지 못한 곳이 있는 법이니, 다만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좇아서 출가의 일을 다함께 끝낼 것만을 생각할지어다.
바라는 바는, 사자굴 안에서는 모두 사자가 되고 전단나무 숲 아래로는 순전히 전단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니, 이로부터 5백년 후에 다시 영산령산의 모임을 볼 수 있도록 하자. 그러한 즉 법문의 흥폐는 승려 무리에게 달려 있기에 승려는 공경해야 될 밭(경전)이므로 응당 받들고 소중히 여겨야 할 바이니, 승려가 막중하면 법도 막중하고 승려가 가벼우면 법도 가볍기 마련이다. 안에서 보호함이 이미 엄하고서야 밖에서 보호함이 필시 조심하게 될 것이다. 비록 죽과 밥만 먹고 지내던 사람이라도 한 차례 왕의 덕화를 입어 총림의 집사로써 뜻하지 않게 권력을 맡게 되면 마땅히 같이 있던 도반들을 항상 공경하고 숭앙해야 할 것이니, 망령되게 스스로를 존대하여 높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일 나를 높여 거만히 하고 사사로운 일을 공적으로 갚는다면 만사는 무상하니 어찌 능히 길이 보전할 것이며, 하루아침에 대중으로 돌아오면 무슨 면목으로 마주 보겠는가? 인과는 어김이 없으니 아마도 회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승려는 부처님의 아들로서 응공응공과 더불어 다를 바 없으므로 천상이나 인간이나 모두 공경하는 바이니, 두 끼니의 죽과 밥도 이치에 맞추어 정갈하고 풍족하게 해야 하며 네 가지 일로 공양함에 조금의 빠트림도 없게 하라. 석가세존이 남기신 20년의 음덕이 무릇 그 자손을 덮어 주고 있는 것이니 백호상백호상의 일분 공덕도 다 받아쓰지 못할 것임에 다만 대중을 받들 줄만 알아야 할 것이요 가난은 근심할 것이 없다. 승려는 범부나 성인이나 할 것 없이 온 세상에 두루 통할 수 있기에 이미 초제초제라고 일컬으면 모두에게 다 몫이 있는데 어찌 망령되게 분별심을 내어 객승이라 업신여기고 싫어할 수 있겠는가? 객실에서 사흘은 권리로써 묶는 것이니 예절을 다하여 받들어 모실 것이며, 승당승당 앞에서 잠깐 동안 먹을 것을 구하더라도 평등한 마음으로 공양하라. 세속의 손님도 오히려 보살피거늘 승가승가를 차마 영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일 유한한 마음이 없으면 자연히 무궁한 복록이 있을 것이다.
승려 문중의 화합은 위아래가 같은 마음이 되어 서로간에 장단점이 있을지라도 번갈아 서로 덮어 주어 집안의 추하고 흉한 일은 바깥으로 들리지 않게 하라. 비록 그러하더라도 큰 일에는 해됨이 없을 것이라 하지만 결국에는 우러러 숭앙하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기에 마치 사자의 몸에서 생긴 벌레가 스스로 사자의 고기를 먹는 것과 같으니 외도외도나 하늘의 마귀가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다. 만약 도풍도풍을 떨어뜨리지 않게 하고 부처님의 광명이 항상 밝아서 조사들의 영역에 빛이 왕성하게 하고 황제와 조정의 성스러운 덕화를 돕고자 한다면 이 글로써 귀감과 거울을 삼기 바란다.
【1】구, 소이결유예; 경, 소이변연추. 유예자, 유즉유야, 선등목, 성다의려, 상거산중, 홀문인성, 예선상수, 구지무인, 기후감하, 수유우상, 여차비일고, 인지불결의자, 이비지.
【2】양계자, 숭산.소림굴전유이주계수고, 자위지소림.《응성참》운「이주눈계구창창」, 밀기차야. 우임제‧조동이종, 연방부절고, 운이주구창창. 수음자, 초조구재면벽우차, 득가대사, 이전심인, 차내선종지시. 자차, 포우천하, 기비수음야!
【3】일화자우담발라, 차운영서화. 엽사이이과대, 무화이결자, 역유화이난치고, 경중이유희유.《니원경》운: 「염부제내, 유존수왕, 명우담발라. 유실무화, 약금화생자, 불내현세.」 금백장개법출세, 역여차화지희유고, 운현서야.
【4】자달마래양, 은거위지, 육대상계, 지우대적, 이백오십년간미유선찰, 백장창의별립선거, 선중행도자신선연식식지자, 일일비구, 각유사존.
【5】선종주지, 필호위장로자,《아함》유삼장로; 일, 기년장로, 년랍다자; 이, 법장로, 요달법성, 내유지덕; 삼, 작장로, 가호지자, 금취제이. 우덕고위장, 년다위로.
【6】즉고지상좌야. 금선문, 소위수좌자, 필택기기사이판‧중소복종‧덕업겸비자충지.
【7】즉감사야.《승사》왈: 「지사삼강자, 약강고지거승야, 제지칙백목정의. 상기, 사주기어동한.백마사, 사기원처, 인필주지.」 금선문, 유내외지사, 이감사위수.《대집경》운: 「승물난장, 불법무주, 아청이종인장삼보물, 일지업보자, 이지참괴자.」 금선문, 필택심통법도‧신망이양자, 이장승무, 차선덕지유의야.
【8】《기귀전》운: 「화‧범겸거. 유시강유, 나시략범어, 산거갈마타삼자, 차운열중.」《십송》운: 「이승방중, 무인지시쇄소, 중란시, 무인탄지등, 불영립유나.」 금선문, 영장승적급표백등사, 필선당재야.
【9】《승사》위전주상좌, 구사, 금거일이섭지, 내통전잡사야. 금선문, 상연이입차명언이.
【10】《승사》위직일년지무고, 입차직. 금선문, 수불지정세시입명, 역법어고제.
【11】출납자, 출이용지, 납이장지.
【12】집장문한. 산문, 방소‧서간‧기도‧어사, 실개속지.
【13】《비나야》운: 「유작정업고, 명정인.」
【14】계화동수, 신화동주, 구화무쟁, 의화동열, 견화동해, 이화동균. 집사운: 「여중불화, 비경순지도야.」
【15】명공운: 「수여유, 본성화합, 가수어유, 색불변야.」
【16】집, 중야잡야. 회수지명, 자생지물, 비일고, 위지집물. 관윤왈: 「범유모상형색자, 개왈물.」
【17】《릉엄경》「발다파라욕시, 홀오수인.」 주: 수위소촉지인, 오기료불가득야.
【18】궐칙불의야, 전내가수.
【19】공다소자, 일발반출어작부일발한혈; 양래처자, 시자욕요복면화.
【20】오도, 장엄화신; 혜도, 장엄법신.
【21】복식, 목양비식왈, 비독양야, 치민역유시야. 악자첩거, 무령패군. 주: 식위번식야, 우성다야.
【22】단야, 불숙야.
【23】왕거성, 하동.
【24】《좌전》「탐람무염」, 주: 애재왈탐, 애식왈람.
【25】재지소욕왈이, 이지소락왈양.
【26】휼우야.
【27】《계사》「만장회도, 야용회음.」 언만역수장칙시회도적야.
【28】공자왈: 「포식종일, 무소용심, 난의재! 불유박혁자호? 위지, 유현호이.」 주: 이, 지야.
【29】종목출자위체, 종구출자위타.
【30】회선지풍, 수취지천잡, 필유소미지처, 언인수식행조궁, 기가진선이무과구재!
【31】집공게운: 「비여어니중이생청연화, 지자취연화, 물취어어니.」
【32】전단, 차운여약. 백단능치열병, 적단능거풍종, 개제질안신지약, 고명여약.
【33】복전유이, 중생시비전, 삼보시경전.
【34】《지론》운: 「불제비구일일일식. 후, 라후라유소출가, 기이제지, 불위지제, 차허조죽, 후세비구, 견차개문, 조죽중식, 이위항식.」《박물지》운: 「잡식, 백질요사지소종, 식유소‧심유명, 식유다‧심유손.」 우: 「야간심념십선, 칠일부식, 득생천상.」
【35】응공, 즉불십호지일, 언여불무이야.
【36】《음의》운: 「범어초투제사, 당언사방승물, 우번별방시. 후위.태무.시광원년, 건가람, 창립초제지명.」
【37】즉객당야. 여객체상숙식이행과, 유야단지갱대고, 운단과야.
【38】《연화면경》「불고아난: 비여사자, 명종신사, 소유중생, 불감식육, 유사자신, 자생제충, 환자식진사자지육. 아난! 아불법중, 비여파괴, 시제비구, 파아삼대아승기법.」《칠몽경》역동차설.
【1】거북은 그것으로써 예측을 결정하며 거울은 그것으로써 예쁘고 추함을 판단한다. 유예의 유는 곧 족제비이니, 나무를 잘 타고 성격에 의심이 많아서 항상 산 속에 머묾에 홀연히 사람의 소리를 들으면 미리 앞서 나무에 올랐다가 오래되어 사람이 없으면 그 후에 감히 내려왔다가는 잠깐 사이에 또 올라가는데, 이 같이 함이 한두 번이 아닌 까닭에 사람들이 무엇을 의심하여 결정하지 못하는 것을 이것에 비유한 것이다.
【2】두 그루의 계수나무란, 숭산의 소림굴 앞에 두 그루의 계수나무가 있는 까닭에 자연히 소림을 일컫는다.《응성참》에 이르기를 「두 그루의 어린 계수나무 오래도록 푸르고 푸르도다」 한 것은 이것을 은밀히 기록한 것이다. 또 임제와 조동의 두 종파가 잇달아 그 향훈이 끊이지 않는 까닭에 「두 그루는 오래도록 푸르고 푸르도다」라 하였다. 그늘을 드리운다는 것은 달마가 여기에서 9년을 면벽하고는 가대사를 얻어 그에게 심인을 전하니 이것이 선종의 시초가 되었으며, 이로부터 천하에 널리 퍼지게 되었으니 어찌 그늘을 드리운 것이 아니겠는가.
【3】한 송이의 꽃이란 우담발라이니 이곳 말로는 령서화이다. 잎사귀는 배나무와 흡사하나 열매는 크고 꽃이 없이 열매를 맺으며, 또한 꽃이 피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만나기 어려운 까닭에 경전에서는 그것을 희유한 일에 비유하고 있다.《니원경》에 이르기를 「염부제 안에 존수왕이 있으니 이름은 우담바라이다. 과실은 있으되 꽃은 없으나 만약 금빛 꽃이 피면 부처님이 곧 세상에 나타나신다」 하였다. 이제 백장께서 법을 열어 세상에 나오셨으니 또한 이러한 꽃이 희유한 것과 같은 까닭에 상서러움을 드러내었다고 말하였다.
【4】달마가 양나라에 와서 위나라 땅에 은거하면서부터 6대 동안 이어져 내려와 대적에 이르기까지 2백5십년 동안에는 선종의 사찰이 없었는데, 백장이 새로이 뜻을 내어 참선의 거처를 따로 설립하니 참선하는 대중에 행도와 자신과 선연과 식식 등의 자격이 하나하나 구비되어 각각에 소임자가 있게 되었다.
【5】선종의 주지는 반드시 호칭하기를 장로라 하는데《아함경》에 세 가지 장로가 있으니, 첫째는 기년장로로서 승랍이 많은 자요, 둘째는 법장로로서 불법의 성품을 속들이 통달하고 안으로 지혜와 덕행을 지닌 자이며, 셋째는 작장로이니 임시 그렇게 호칭할 뿐인 자인데, 지금은 그 두 번째를 취한 것이다. 또 덕이 높으면 장이 되고 승랍이 많으면 로가 된다.
【6】즉 예전의 상좌이다. 지금의 선문에서는 소위 수좌라 하는 자는 반드시 자신의 일을 이미 모두 끝내 놓은 자로서 대중들이 복종하는 바 덕행과 선업을 겸비한 자를 택하여 소임을 맡긴다.
【7】즉 감사이다.《승사》에 이르기를 「사찰을 맡고 있는 삼강은 마치 그물의 굵은 줄과도 같이 그것을 들추면 곧 전체 그물의 눈이 바르게 되는 것과도 같다. 그것을 더욱 상세히 고찰하면, 사주는 동한 때의 백마사에서 시작되었는데 사찰이 도처에 퍼지게 되자 사람들이 반드시 사찰을 관리하게 되었다」라 하였다. 지금의 선문에 안팎으로 사판(지사)들이 있는데 감사로써 우두머리를 삼는다.《대집경》에 이르기를 「승물은 장악하기 어렵고 불법은 주인이 없으나 내가 두 종류의 사람에게 삼보의 물건을 장악하도록 허락하여주노니, 첫째는 업보를 아는 자요 둘째는 제부끄러움과 남부끄러움을 아는 자이다」 하였다. 지금의 선문에서는 반드시 마음으로 법도를 통달하고 몸으로는 이익 배양함을 잊은 자를 선택하여 승려의 사무를 관장하게 하고 있으니, 이는 앞선 대덕께서 남긴 뜻이다.
【8】《기귀전》에 이르기를 「중화의 말과 범어를 함께 열거한 것이다. 유는 벼리의 밧줄(강유)이요 나는 범어를 간략하게 한 것으로 갈마타 3자를 떼어버린 것이니, 이곳 말로 하면 열중이다」라 하였으며,《십송》에 이르기를 「승려가 거처하는 절에 때를 알아서 물 뿌리고 청소하는 사람이 없으며 대중이 시끄럽게 할 때 그것을 지적하여 나무라는 사람이 없는 등의 이유로 부처님께서 유나를 세우도록 하였다」고 하였다. 지금의 선문에서는 승적 및 표백(선종에서 제문이나 회향문 등을 읽는 일 또는 그 소임) 등의 일을 관장하게 하고자 반드시 마땅한 인재를 선출한다.
【9】《승사》에서 일컫는 ‘상좌의 소임을 맡아 주재함’을 말하는데, 9가지 소임 가운데 이제 한 가지 소임의 이름을 들어 그 전체의 의미를 포함시키고 있으며, 잡다한 일을 통틀어 맡음을 말한다. 지금의 선문에서는 오랫동안 해 오던 관례에 따라 이 이름을 둔 것일 뿐이다.
【10】《승사》에서 일컫기를, 1년 동안 직무를 맡는 까닭에 이 직명을 두었다고 하였다. 지금의 선문에서는 비록 때와 시기를 한정 짓는 것으로 이름을 세운 것은 아니지만 그 또한 옛 제도를 본받은 것이다.
【11】출납이란 꺼내어 쓰고 넣어 두어 간직함이다.
【12】문장이나 서한을 관장함이니, 산문에서의 방이나 상소문 및 서간문과 기도문과 일반글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13】《곤나야》에 이르기를 「깨끗한 업을 짓는 까닭으로 말미암아 정인이라 이름한다」 하였다.
【14】계화는 함께 수행함이요, 신화는 함께 거주함이요, 구화는 다툼이 없음이요, 의화는 함께 기뻐함이요, 견화는 함께 이해함이요, 이화는 함께 이익을 균등히 함이다. 집사가 이르기를 「만약 대중이 화목하지 않으면 공경하고 순종하는 도리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15】명공이 말하였다. 「물은 우유와 더불어 자못 근본 성질이 화합하니, 우유에 물을 더하면 색이 변하지 않는다.」
【16】십은 무더기이며 잡다한 것이다. 모아서 셈하는 법의 이름과 삶에 필요한 물건이 하나가 아닌 까닭에 그것을 일컬어 십물이라 한다. 관윤이 이르기를 「무릇 모양이나 형색이 있는 것은 모두 물이라 말한다」고 하였다.
【17】《능엄경》에 「발다바라가 목욕할 때 홀연히 수인을 깨달았다」 하고는 주석에서, 물은 접촉하는 바의 원인이 되기에 이해하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다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 하였다.
【18】[자신의 덕행이] 부족하면 곧 [공양을 받기에] 마땅히 않으며, 온전하면 이에 받을 자격이 있다.
【19】‘공덕이 얼마인가’란 한 발우의 밥이 그것을 일군 농부의 한 발우에 해당하는 땀과 피에서 나왔음을 말하고, ‘그것이 온 곳’이란 시주하는 자가 복을 구하고 화를 면하고자 함을 말한다.
【20】오도로 화신을 장엄하고 혜도로 법신을 장엄한다.
【21】복식의 목양비식에 이르기를 비단 양 뿐만이 아니라 백성을 다스림에도 역시 그러하니, 악한 자는 그때마다 제거하여 무리를 해치지 못하게 해야한다 하였다. 주석에 이르기를, 식은 불어남을 일컬으며 또한 번성하여 많아짐을 말한다고 하였다.
【22】[실력이] 짧음이요 익숙하지 못함이다.
【23】왕은 거성이니, 아래도 같다.
【24】《좌전》에 「탐하고 탐함에 물림이 없다」 하고는 주석에 이르기를, 재물을 좋아하는 것을 탐이라 말하고 음식을 좋아하는 것을 람이라 말한다고 하였다.
【25】재물에 대해 욕심 부리는 바를 리라 하고 그 리를 즐기는 바를 양이라 한다.
【26】휼은 근심함이다.
【27】《계사》에 「갈무리를 게을리 함은 도적질을 가르치는 것이요 용모를 꾸미는 것은 음탕질을 가르치는 것이다」 하였으니, 지키고 갈무리함을 게을리 하거나 건성으로 함은 곧 드러내어 도적질을 가르치는 것임을 말한다.
【28】공자가 이르기를 「종일토록 배불리 먹으며 마음 쓰는 바가 없으면 어렵도다. 도박하는 이가 있지 않은가? 그것은 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만 두는 것이 현명하다」 하고는 주석에 이르기를, 이는 그만둠이라 하였다.
【29】눈에서 나오는 것은 체가 되고 입에서 나오는 것은 타가 된다.
【30】회오리 치는 바람이 비록 천 번을 돌아 불더라도 반드시 미치지 못한 곳이 있으니, 사람이 비록 행위를 좋은 일로 꾸미며 몸소 행할지라도 어찌 선행을 남김없이 다하여 과오나 허물이 없겠는가를 말한 것이다.
【31】십공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유컨대 진흙 중에 푸른 연꽃이 생겨나는 것과 같으니, 지혜로운 자는 연꽃을 취할 뿐 진흙을 취하지는 않는다.」
【32】전단은 이곳 말로 하면 ‘약을 주다’는 뜻이다. 흰 전단은 열병을 능히 치료하고 붉은 전단은 풍종을 능히 제거하니 모두 질병을 제거하여 몸을 편안케 해주는 약인 까닭에 여약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33】복밭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중생은 자비의 복밭이요 삼보는 공경의 복밭이다.
【34】《지론》에 이르기를 「부처님께서 비구는 하루에 한 끼의 식사를 하도록 제정하셨다. 후에 라후라가 어려서 출가하여 배고픔에 우니 부처님께서 울음을 그치게 하고는 아침에 죽 먹는 것을 하락하셨는데, 후세의 비구들이 이것을 시작으로 보아 아침에는 죽을 먹고 점심때는 밥을 먹었으니 그것을 언제나 변치 않는 규칙으로 삼았다」 하였으며,《박물지》에 이르기를 「잡스러운 음식은 백 가지 질병의 요사함이 모인 것이니, 음식은 적게 먹을수록 마음은 더욱 밝아지고 많이 먹을수록 마음에 손해가 된다」 하였다. 또 말하기를 「야간이 열 가지 선을 마음으로 생각하며 7일 동안 음식을 먹지 않았더니 천상에 태어남을 얻었다」고 하였다.
【35】응공은 곧 부처님의 10가지 명호 가운데 하나이니 부처님과 더불어 다름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36】《음의》에 말하였다. 「범어로 ‘초투제사’는 당나라 말로 ‘사방승물(사방의 모든 승려가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며 또는 별방시로 번역한다. 후위의 태무제 시광 원년에 가람을 건축하고는 처음으로 ‘초제’라는 이름을 세웠다.」
【37】즉 객실이다. 나그네가 번갈아 숙식하며 거쳐가는 것이 마치 밤낮이 거듭 번갈아드는 것과 같은 까닭에 단과라 말하였다.
【38】《연화면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하였다: 비유컨대 사자가 명이 다하여 죽음에 모든 중생들이 감히 그 고기를 먹지 못하였으나 오직 사자의 몸에서 저절로 여러 벌레가 생겨나서 도리어 사자의 고기를 모두 먹어 버렸다. 아난아! 나의 불법 가운데는 파괴될 여지가 없으나 곧 모든 비구가 나의 3대 아승지겁의 법을 파괴하리다.」《칠몽경》에도 이와 같은 얘기가 있다.
② 자 경 문
신심통조, 성묵위종,[1] 기계삼함,[2] 의준사실.[3] 사관성설, 이합금문, 방능보익교승‧광양조도, 이타자리, 공불랑시. 약내절의조정정사,[4] 사평군현관료, 강[5]국토지풍흉, 론풍속지미악,[6] 이지공상세무‧시정한담‧변비[7]병과‧중원구적[8]‧문장기예[9]‧의식화재, 자시기장, 은타호사, 유양현과, 지적[10]미하, 기괴복업, 무익도심. 여차유언, 병상실덕, 좌소신시, 앙괴용천. 죄시람상,[11] 화종멸정, 하야? 중생고화, 사면구분, 기가안연, 좌담무의![12]
신비스러운 마음을 속속들이 비추는데는 성스러운 침묵이 으뜸이지만 이미 세 겹이나 꿰매 두었던 입을 열었으면 마땅히 네 가지의 성실함을 좇아야 한다. 일은 성인의 말씀에 관계되고 이치는 경전에 합치해야만 비로소 능히 교승교승을 돕고 조사님들의 도를 빛내어 드날림으로써 타인을 이롭게 하고 스스로에게 이익이 되니 공덕을 헛되이 베푸는 것이 되지 않는다. 만약 조정의 정사를 몰래 논의하거나 군현의 관료들을 사사로이 비평하고 국토의 풍흉을 얘기하거나 풍속의 좋고 나쁨을 논하며, 또는 공상공상의 세세로운 일과 저자거리의 한가로운 얘기와 변방의 전쟁과 나라 안의 도적과 문장의 기예와 옷가지 먹거리 및 재물에 대해서 논하며, 스스로 자기의 장점만을 믿으며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은 숨기고 드러난 과실만을 끌어내어 퍼트리며 작은 허물을 지적한다면 이미 복된 업에 어긋나는 것이니 도를 닦는 마음에 도움될 것이 없다. 이와 같이 떠도는 말은 참된 덕을 상하게 하고 아울러 앉아서 신도의 시주를 녹이는 것이니 우러러 용중룡중과 천중천중에 부끄러울 뿐이다. 죄악은 작은 술잔을 넘치는 정도에서 시작되나 그 재앙은 정수리까지 마멸시킬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중생의 괴로운 불길은 사면에서 함께 타고 있는데 어찌 편안하게 의미 없는 좌담이나 늘어놓을 것인가.
【1】성묵: 불어마갈, 엄관칠일; 정명, 두구비야; 달마, 소림면벽구재지류야.
【2】《가어》「공자관주, 수입태조.후직지묘, 당우계지전, 유금인언, 삼함기구, 이명기배왈ꡔ고지신언인야ꡕ」.
【3】여어, 실어, 불망어, 불이어야.
【4】기강법도왈정, 동작운위왈사. 우재군위정, 재신위사. 우대왈정, 소왈사.
【5】론야.
【6】상소설왈풍, 하소습왈속.
【7】《주기》「사리위찬, 오찬위비, 오백가야.」 우변야, 혹운도비. 도자, 군자지거; 비자, 야인지거. 고, 고자위야위비, 위도위미.
【8】겁탈왈구, 살인왈적.
【9】두시: 문장, 일소기.
【10】도발야.
【11】《서》「삼강람상.」 주언: 천시류, 불과배수, 범일이점, 지우횡류야.
【12】신칙생로병사, 심칙생주이멸, 차무상고화, 일시이사면구기야. 전편절계구업야.
【1】성스러운 침묵이란, 부처님이 마갈에서 7일 동안 빗장을 걸어 닫고, 정명이 곤야에서 입을 다물고, 달마가 소림에서 9년 동안 면벽한 것과 같은 것들이다.
【2】《공자가어》에 「공자께서 주나라를 살펴보며 마침내 태조 후직의 묘에 들어감에 묘당의 오른쪽 계단 앞에 금인이 있었는데, 그 입이 세 겹이나 꿰매어져 있었으며 그 등에 명문이 새겨져 있기를 ꡔ예전에 말을 삼가던 사람이다ꡕ라고 되어 있었다.」
【3】사실과 똑 같은 말과 진실된 말과 거짓되지 않는 말과 다르게 하지 않는 말 등이다.
【4】기강이 있고 법도가 있음을 일컬어 정이라 하고 동작하고 언행함을 일컬어 사라 한다. 또 임금에 있어서는 정이 되고 신하에 있어서는 사가 된다. 또 큰 것을 일컬어 정이라 하고 작은 것을 일컬어 사라 한다.
【5】논함이다.
【6】윗사람이 말한 바를 일컬어 풍이라 하고 아랫사람이 익힌 바를 일컬어 속이라 한다.
【7】《주기》에 「4리가 찬이 되며 5찬이 비가 되니 5백가이다」라 하였으며, 또는 변두리이며 혹은 도비라 한다. 도는 군자의 거처요 비는 야만인의 거처다. 그러므로 옛사람들은 야라 일컬으면 천한 것으로 여겼고 도라 일컬으면 아름다운 것으로 여겼다.
【8】물건을 빼앗는 것을 도적질(구)이라 하고 사람을 죽이는 것을 노략질(적)이라 한다.
【9】두보의 시에 ‘문장은 하나의 작은 기예’라 하였다.
【10】도발이다.
【11】《서경》에 「세 강이 작은 술잔에서 넘실거린다」 하고는 주석에서 말하기를, 샘이 처음으로 흐를 때는 한 잔의 물에 불과하다가 불어나며 점점 나아가서는 [거대한 강둑도] 넘쳐흐르기에 이른다.
【12】몸은 곧 태어나고 늙어서 병들어 죽으며 마음은 곧 생겨나서 머물다가 달라지고는 소멸되니, 이는 무상한 괴로움의 불길로서 일시에 사면에서 함께 일어난다. 전체 문장에서 구업을 간절히 경계하고 있다.
ꊳ 영명지각수선사수계 및 팔일성해탈문
① 수계[1]
학도지문, 별무기특, 지요세척근진하무량겁래업식종자. 여등, 단능소제정념, 단절망연, 대세간일체애욕경계, 심여목석상사, 직요미명도안, 자연성취정신.[2] 약봉진정도사, 절수근심친근! 가사참이미철‧학이미성, 역재이근, 영위도종, 세세불낙악취, 생생불실인신, 재출두래, 일문천오. 수신도! 진선지식,[3] 위인중최대인연, 능화중생, 득견불성. 심차! 말세광설일선, 지학허두, 전무실해, 보보행유, 구구담공, 자불책업력소견, 갱교인발무인과, 편설음주식육불애보제‧행도행음무방반야, 생조왕법,[4] 사함아비, 수득지옥업소, 우입축생[5]‧아귀, 백천만겁, 무유출기. 제비일념회광, 입즉번사위정, 약불자참자회‧[6]자도자수, 제불출래야무구니처. 약할심간, 여목석상사, 편가식육; 약끽주, 여끽시뇨상사, 편가음주; 약견단정남녀, 여사시상사, 편가행음; 약견기재타재, 여분토상사, 편가침도. 요니련득도차전지, 역미가순여의재, 직대증무량성신, 시가행세간역순사. 고성시설, 기유타심! 지위말법승니, 소지금계, 공잠타향선속자, 다퇴도심, 소이광행차호. 천경소설‧만론소진: 약불거음, 단일체청정종; 약불거주, 단일체지혜종; 약불거도, 단일체복덕종; 약불거육, 단일체자비종. 삼세제불, 동구부선, 천하선종, 일음연창, 여하후학, 약불청종, 자훼정인, 반행마설? 지위숙훈업종, 생우사사, 선력이소, 악근난발. 기불견? 고성도: 「견일마사, 여만전찬심, 문일마성, 여천추차이.」 속수원리, 불가견문, 각자구심, 신막용이.
도도를 배우는 문문에는 별로 기이하거나 특별난 것이 없으니, 다만 육근륙근과 육진륙진 아래에서 한량없는 겁겁 동안 길러 온 업식업식의 종자를 씻어 내기 바랄 뿐이다. 너희들이 단지 정에 어린 생각을 소제하고 허망한 인연을 단절할 수 있으며 세상 일체의 애욕 경계에 대해 마음이 마치 목석과 같아질 수 있다면 설사 도안도안을 밝히지는 못하더라도 자연스레 청정한 몸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진정한 마음으로 이끌어 주는 스승을 만나면 모름지기 근실한 마음으로 가까이 해야 할 것이다. 가령 참구하였으나 철저하지 못하고 배웠으나 이루지 못하였더라도 귀를 스쳐 가기만 하면 영원히 불도불도의 종자가 될 것이니, 세세생생 악취악취에 떨어지거나 사람의 몸을 잃지 않을 것이며 태어나자마자 하나를 들으면 천 가지를 깨우칠 것이다. 모름지기 이르는 말을 믿으라! 참된 선지식은 사람에게 있어 가장 거룩한 인연이 되며 능히 중생을 교화하여 불성을 얻어 보게 할 것이다.
심히 애달다! 말세에 기만의 말을 일삼는 한 부류 선객들이 단지 허황된 화두만을 배울 뿐 실다운 이해는 전혀 없이 걸음걸음마다 유위유위를 행하되 입과 입으로는 공공을 얘기하여 스스로 업력업력에 끌려 다니는 바를 따져 밝히지 않고, 다시 사람들에게 인과가 없다고 가르치며 술 마시고 고기 먹는 일이 보리에 장애가 되지 않고 도적질하고 음행하는 것이 반야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말하고 있으니, 살아서는 왕의 법에 저촉이 되고 죽어서는 아비지옥에 빠질 것이며, 지옥의 모든 업을 받아서 소멸되면 또 축생과 아귀로 떨어져 백천만겁 동안 빠져 나올 기약이 없을 것이다. 오로지 한 생각으로 빛을 돌이키면 그 자리에서 곧 삿된 것을 뒤집어 올바른 것이 되게 할 것이니와 만약 스스로 참회하고 제도하여 수행하지 않는다면 모든 부처님이 이 세상에 나더라도 너를 구제할 근거가 없을 것이다.
만일 심장과 간을 도려내더라도 마치 목석과 같이 그렇게 여긴다면 곧 고기를 먹어도 좋을 것이며, 만일 술을 마시더라도 마치 똥오줌을 마시듯이 그렇게 여긴다면 곧 술을 마셔도 좋을 것이며, 만일 단정한 남녀를 보더라도 마치 시체와 같이 그렇게 여긴다면 곧 음행을 해도 좋을 것이며, 만일 자신의 재물이나 남의 재물을 보아도 마치 똥덩어리 같이 그렇게 여긴다면 곧 도적질을 해도 좋을 것이다. 설령 네가 연마하여 이 경지에 이르더라도 또한 네 뜻에 있는 대로 따를 수는 없을 것이니 곧장 한량없는 성스러운 몸을 증득하기 기다려야 비로소 세간의 거꾸로 되고 바로 된 일들을 모두 행할 수 있을 것이다.
옛 성인들이 베푼 설교에 어찌 별다른 마음이 있겠는가! 단지 말법의 승려가 되어 금지의 계율도 얼마 지니지 않은 채 저 선한 법을 향하는 속인들을 속임으로써 도심도심이 많이 물러설까 두려운 까닭에 삿된 것을 막고 참된 것을 보호하는 행위를 널리 펼친 것일 뿐이다.
천 가지의 경전에서 말하고 만 가지의 논설에서 진술하되, 만일 음행을 버리지 않는다면 일체의 청정종자(청정종)를 끊는다 하시고, 만일 음주를 버리지 않는다면 일체의 지혜종자(지혜종)를 끊는다 하시고, 만일 도둑질을 버리지 않는다면 일체의 복덕종자(복덕종)를 끊는다 하시고, 만일 육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일체의 자비종자(자비종)를 끊는다 하였다.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한 입으로 널리 선양하셨고 천하 선문의 종사들이 한 목소리로 널리 진술하였는데 어찌하여 후학들은 조금도 들어 따르지 않고 스스로 바른 인연을 헐어버리고 도리어 마귀의 말을 행하는 것인가. 단지 오래도록 묵힌 업의 종자가 되어 세상에 태어나서 삿된 스승을 만나니 착한 힘은 쉽게 삭아들고 악의 뿌리는 뽑아 버리기 어려울 뿐일 것이다.
어찌 보지 못했는가! 옛 성인이 말하기를 「한 가지 마군이의 일을 보면 마치 만 개의 화살이 심장을 뚫는 것과 같이 여기고, 한 마디 마군이의 소리를 들으면 마치 천 개의 송곳니 귀를 찌르는 것과 같이 여기라」 하였으니, 모름지기 신속하게 멀리 여의어 보지도 듣지도 말 것이며 각자 스스로 마음을 공부함에 삼가 쉽게 여기지 말 것이다.
【1】항주.영명.지각선사, 휘연수, 여항.왕씨자. 칠세송《법화》, 군양궤청. 년이십팔세출가, 사천태.덕소국사, 세전아미타불후신.
【2】유설정신, 청정법신자, 비야. 기유미명도안이선능성취법신야? 단자정신업지위야.
【3】선지식유삼: 일, 외호.《지관》운「불간흑백, 단능여모양아, 조리득소.」《보행》「자기신심위내, 망타신심위외, 위외소호, 명외호선지식.」 이, 동행.《지관》운「갱상책발, 불혼불산, 일유기신.」《보행》운「기타체상책발, 인이행동, 명동행선지식.」 삼, 교수.《지관》운「내외통색, 개능결료, 선교설법.」《보행》운「선전성언, 명지위교, 훈회어아, 명지위수, 명교수선지식.」
【4】불고비구: 「약인작적, 투도타물, 위주소계박, 송부어왕, 치기도죄. 왕즉견인, 폐착뢰옥, 혹절수족, 혹시거해, 여시종종, 고절살지. 명종지후, 생지옥중, 수무량고, 지옥죄필, 생축생중상마우양등, 경백천세, 이상타력, 기갈고로, 불가구언, 경백천세, 수여시고야.」
【5】《파사론》운: 「위피횡생, 품성우치, 불능자립, 위인축양이생고, 왈축생.」
【6】자참자회자, 화.범양존. 참명백법, 회명흑법, 백법수상, 흑법수사. 우참명피진중실, 회명단상속념.
【1】항주 영명 지각선사의 휘는 연수이며 여항 왕씨의 아들이다. 7세 때 법화경을 외우니 양의 무리가 무릎을 꿇고 들었다. 18세 때 출가하여 천태 덕소국사의 법을 이으니 세간에서는 아미타불의 후신이라고 전해졌다.
【2】어떤 이가 정신을 청정법신이라 말하는데 틀린 말이다. 어찌 아직 도안도 밝히지 못한 채 앞서서 능히 법신을 성취할 수 있겠는가. 다만 몸의 업을 스스로 맑게함을 말함일 뿐이다.
【3】선지식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외호이니,《지관》에 이르기를 「흑백을 가리지 않고 단지 어머니가 아이를 양육하듯이 이치를 조절하여 마땅한 바를 얻는다」 하였으며,《보행》에 「자기의 몸과 마음을 안으로 여기고 다른 이의 몸과 마음을 밖으로 여기니 바깥 사람에 의해 보호받는 바가 되는 까닭에 외호선지식이라 이름한다」 하였다. 두 번째는 동행이니,《지관》에 이르기를 「거듭 서로를 채찍질로 분발하여 혼미하지 않게 하고 산란하지 않게 하니 날로 그 새로움이 있다」 하였으며,《보행》에 이르기를 「자신과 남이 번갈아 서로 채찍질하여 분발함에 사람은 다를지라도 행하는 바는 같기에 동행선지식이라 이름한다」 하였다. 세 번째는 교수이니,《지관》에 이르기를 「안팎으로 통하고 막혔던 것을 모두 능히 마무리하여 정당하고도 공교함으로 설법한다」 하였으며,《보행》에 이르기를 「성인의 말을 널리 전하는 것을 교라 이름하고 나 자신을 훈계하여 가르치는 것을 수라 이름하니 교수선지식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하였다.
【4】부처님이 비구에게 알려 주었다. 「만약 사람이 도적질하여 다른 이의 물건을 훔쳤다면 주인에 의해 결박되어 왕에게 보내져서 그 도적질한 죄를 다스리게 할 것이며, 왕은 곧 사람을 파견하여 잡아다 감옥에 가두고 손발을 절단시키거나 톱으로 쓰는 등 이와 같은 가지가지의 고통으로 그를 죽일 것이다. 죽은 후에는 지옥에 태어나 무량한 고통을 받을 것이며, 지옥의 벌이 끝나면 축생 가운데 코끼리나 말 또는 소나 양 등으로 태어나 백천세를 지나도록 다른 이의 힘든 일을 대신함에 기갈의 고통과 수고로움은 갖추어 말할 수 없을 것이니, 백천세가 지나도록 이와 같은 고통을 받을 것이다.」
【5】《파사론》에 말하였다. 「저 횡생들은 품성이 어리석어 능히 자립할 수 없으므로 사람에 의해 사육되어 살아가는 까닭에 축생이라 일컫는다.」
【6】자참자회란 중화의 말과 범어를 같이 쓴 것이다.[→의정의《유부비나야》권15 주에, 참은 가벼운 의미로서 단지 용서를 구하는 것을 말하고, 회는 범어 āpatti-pratideśana에 해당하며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죄를 고백하여 죄를 없애는 설죄로서 의미가 무겁다.] 참은 백법을 이름하고 회은 흑법을 이름하니 백법은 모름지기 숭상해야 하고 흑법은 모름지기 버려야 한다. 또 참은 대중의 실수를 나누어 벌려 놓음을 이름한 것이고 회는 연이어지는 생각을 끊음을 이름한 것이다.


② 팔일성해탈문[1]
예불자, 경불지덕야; 념불자, 감불지은야; 지계자, 행불지행야; 간경자, 명불지리야; 좌선자, 달불지경야; 참선자, 합불지심야; 득오자, 증불지도야; 설법자, 만불지원야. 실제리지, 불수일진, 불사문중, 불사일법. 연차팔사, 유여사방사우, 궐일불가. 전성후성, 기규일야, 육파라밀, 역수겸행. 육조운: 「집공지인, 체재일우, 위불립문자. 자미유가, 우방불경, 죄장심중, 가불계재!」
부처님께 예하는 것(예불)은 부처님의 덕을 공경하는 것이고, 부처님을 생각한다는 것(념불)은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며, 계를 지닌다는 것(지계)은 부처님의 행위를 따라 행한다는 것이고, 경전을 본다는 것(간경)은 부처님의 이치를 밝히는 것이며, 앉아서 선을 닦는다는 것(좌선)은 부처님의 경계에 도달하는 것이고, 선을 참구한다는 것(참선)은 부처님의 마음에 합치하는 것이며,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득오)은 부처님의 도를 증득하는 것이고, 법을 말한다는 것(설법)은 부처님의 바램을 원만하게 하는 것이다.
사실의 영역과 진리의 경지에는 한 톨의 티끌도 받아들이지 않지만 부처님의 일을 하는 문안에는 한 가지의 법도 버리지 않는다. 그러한 까닭에 이 여덟 가지 일은 마치 네 방위 및 네 모서리와 같아서 하나라도 빠트릴 수 없다. 예전의 성인과 이후의 성인도 그 법도는 한 가지이며, 육바라밀 또한 겸하여 수행해야 한다.
육조가 이르기를 「공공에 집착한 사람은 한 구석에 머물러 있으면서 일컬어 불립문자불립문자라 한다. 제 자신 미혹한 것은 그래도 괜찮으나 불경을 비방함에 그 죄의 업장업장이 깊고도 무거우니 어찌 경계하지 않겠는가」라 하였다.
【1】일, 만야. 약팔사만족, 칙득해탈성도.
【1】일은 가득함이다. 만일 여덟 가지 일을 만족히 하면 곧 해탈의 성스러운 도를 얻을 것이다.


ꊴ 설두명각선사벽간유문[1]
부전지조등,[2] 사속불수, 차비소임, 의경전수, 숙이위의, 존기첨시,[3] 징분질욕, 치기양심. 무이명리동어정, 무이득실개어의, 무수세지상하, 무축인지시비, 흑백치지우흉, 희노불형어색. 낙인지낙, 유기지낙, 우인지우, 약기지우. 용중존현, 극기복예,[4] 무인소극, 실소소선, 무배공의, 기소소소. 능불가긍, 세불가시, 무호기단, 무엄인장, 견덕불가망신, 재귀불가망천. 차부학본수성, 기온인지부지? 도귀전생, 무기세지위용. 인혹모의, 리고추여, 필야독이심성, 회이규구, 박수군적, 심시묘종. 자실인의, 불가수유이이,[5] 대방보소, 욕기조차필시. 동식유상, 혐의필신. 인불가모, 천불가기. 중지거래, 무추무거,[6] 인지훼예, 무에무탐, 내무소참, 외무소휼. 혹약성화일미, 이양풍다, 외사취지과인, 신삼보지교호. 사생미탈, 업고난도, 방기득지, 극사이정. 신여행측, 이칭연적, 백년비구, 삼계무안, 가석촌음, 당구해탈. 고선제조, 거유의범: 장석, 일미끽토; 단하, 지개포구; 조주, 청회만수; 랑사, 편초위전; 혹심선구수; 혹우조불취. 대도[7]약칙선실, 사칙초기, 겸칙유광, 퇴칙무기. 거불유원, 행도유간, 관시진지, 무자욕야.
무릇 조사의 법등법등을 전하여 가짐으로써 부처님의 혜명혜명을 잇는 것은 작은 임무가 아니니, 마땅히 앞으로의 수행을 원대히 하고 위의를 엄숙히 하며 굽어보는 눈매를 존귀하게 가지고 성냄과 욕심을 막으며 기운을 다스리고 마음을 길러야 한다. 명예와 이익으로 감정을 움직이는 일이 없어야 하고 이득과 손실이 뜻에 개입되는 일이 없어야 하며, 세상의 위아래를 따르는 일이 없어야 하고 사람들의 시비를 쫓는 일이 없어야 하며, 검고 흰 것은 가슴속에 묻어 두고 기쁨과 분노를 얼굴빛에 드러내지 말라. 남의 즐거움을 즐거워함에 마치 자신의 즐거움처럼 하고, 남의 근심을 근심스러워 함에 흡사 자신의 근심처럼 하라. 대중을 포용하고 현인을 존중하며 자신을 극복하여 예예로 돌아갈 것이며, 조그마한 틈으로 인하여 평소에 선하다고 여겼던 바를 잃는 일이 없어야 하며, 대중의 공론을 등져 가면서까지 평소에 성글었던 바를 버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능력은 자랑할 것이 못되고 권세는 믿을 것이 못되며, 자신의 단점을 보호하는 일이 없어야 하고 남의 장점을 숨기는 일이 없어야 하며, 덕망 있는 자를 보면 자기 자신은 어떤지를 잊지 말아야 하고 부귀한 곳에 있을 때는 빈천한 곳에 있을 때를 잊지 말아야 한다.
무릇 배움이란 본디 자성자성을 닦는데 있으니 어찌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화낼 것인가. 도도는 삶을 온전히 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니 세상의 쓰임이 되기를 바라는 일이 없도록 하라. 사람들이 혹 의리를 흠모하면 이치에 마땅히 다른 이에게 미루어야 할 것이니, 반드시 마음과 정성을 돈독히 하고 규범으로써 가르치며 여러 서적들을 널리 주어서 현묘한 종지를 깊이 보여 주어라. 자비의 방(자실)과 인욕의 옷(인의)은 잠시라도 떼 놓을 수 없으며 큰 법이 있는 곳과 보배가 있는 장소는 잠깐만이라도 반드시 그 자리에 도달하고자 해야 할 것이다.
움직이고 쉼에 있어 항상성이 있어야 하고 의심스러운 것은 반드시 삼가야 할 것이다. 사람은 업신여길 수 없으며 하늘은 속일 수 없다. 대중이 가고 옴에 좇지도 말고 거절하지도 말며 사람들이 헐뜯거나 칭찬함에 성내지도 말고 탐내지도 말 것이니, 안으로는 부끄러운 바가 없도록 하고 밖으로는 동정 받는 바가 없도록 하라. 혹은 만약 화려한 명성이 지나치게 아름다워져서 이익과 그 즐거움이 풍족하고 많아지더라도 사취사취의 인과를 두려워하고 삼보삼보의 물건을 바꿔 쓰는 것을 삼가라.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면 업의 고통을 피하기 어려우니 바야흐로 해보아야겠다는 뜻을 얻었으면 빨리 날카롭고도 바르게 되기를 생각하라. 몸뚱이는 돌아다니는 변소와 같고 이익은 부드러운 도적이라 일컬으며, 백년이라도 오랜 것이 아니며 삼계 또한 편안한 바가 없으므로 한 순간을 아껴서 의당 해탈을 구해야 할 것이다.
예전의 앞선 여러 조사들은 모두 훌륭한 모범을 보였으니, 장석은 한결같은 맛으로 거친 음식을 먹었고, 단하는 단지 한 벌의 베옷뿐이었으며, 조주는 푸른 먼지가 머리에 가득하였고, 낭사는 풀을 엮어 이불을 삼았으며, 어떤 이는 심오한 선선을 오래도록 닦았고, 어떤 이는 넉넉한 조서조서에도 나아가지 않았다. 대개 검약하면 잃는 것이 적고 사치하면 비방을 초래하며 겸손하면 빛이 있고 물러서면 시기함이 없을 것이다. 부처님 가신지 더욱 멀어져 도를 행함에 어려움이 있으니 시기를 관찰하여 나아가고 머물러서 스스로 욕됨이 없도록 하라.
【1】설두산중현선사, 수주이씨자, 사북탑.
【2】대대상승왈전, 권권집수왈지. 조등, 조사심등야.
【3】《관예》왈: 「정기의관, 존기첨시, 엄연인망이외지.」
【4】《론어》「안회문인. 자왈: 극기복예위인.」 극‧승야, 기‧신지사욕야, 복‧반야, 예‧천리지절문야, 언위인자, 승사욕이반호리지절문야.
【5】《법화》운: 「입여래실자, 어일체중생, 대자비심, 시야; 착여래의자, 유화인욕심, 시야.」 금위자비, 여인지유당실, 불가수유이리야; 유인, 여인지유의복, 불가수유이기야.
【6】《사행론》운: 「물약욕래, 주지막역, 물지욕거, 방거물추.」
【7】《서기》주운, 대도유운대략야.
【1】설두산 중현선사는 수주 이씨의 아들로서 북탑의 법을 이었다.
【2】대대로 이어져 전해 내려오는 것을 전이라 하고, 가지고서 돌보며 지켜 가는 것을 지라 한다. 조등은 조사의 마음의 등불이다.
【3】《관례》에 말하였다. 「의관을 단정히 하고 굽어보는 눈매를 존귀하게 가지면 엄숙하여 사람들이 바라보며 두려워한다.」
【4】《논어》에 「안회가 인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하기를, 자신을 극복하고 예를 회복하면 어짊을 이룰 것이라 하였다」 하였다. 극은 이기는 것이요, 기는 자신 몸의 사사로운 욕망이요, 복는 돌이킴이요, 례는 하늘의 이치를 적절히 함축한 것이니, 어짊을 이룬다 함은 사사로운 욕망을 이기고 이치의 적절한 자리에 돌아감을 말한다.
【5】《법화경》에 이르기를 「여래의 방에 들어온다는 것은 일체 중생에 대해 큰 자비심을 베푼다는 바로 그것이요, 여래의 옷을 입는다는 것은 부드러운 화합의 마음과 인욕의 마음을 가지는 바로 그것이다」라 하였다.
【6】《사행론》에 말하였다. 「사물이 만약 오고자 하면 와서 머물게 하되 거역하지 말 것이며, 사물이 가고자 하면 놓아주어 가게 하되 뒤쫓지 말 것이다.」
【7】《서기》의 주석에 말하기를 대도는 대략이라고도 말한다고 하였다.
ꊵ 천태원법사자계
삼계유유일령어,[1]        기쇄생령수산초,
본래면목구침매,        야마무강자표고.
욕화소잔공덕림,        서파경입무명오,
분분만류기중문,        추추명란침환거.
역증천제전중유,[2]        야향염공과리자,[3]
순환우당입포태,[4]        교구성조[5]성말취.
일포농혈잠부지,        수경백골권탱주,
칠정[6]치기불지귀,        육적[7]쟁봉수작주.
춘풍불개석시파,        의구탐진약랑호.
개두환면롱기관,[8]        인기탄성수신고.
귀천현우아여인,        시비영욕금유고.
금오[9]옥토[10]자마공,        설빈주안진성토.
아차별지일하만,        수파축랑공류전.
추사고성여선현,        엄몌령인독수난.
이금착주주인옹,        생사마래아수관.
석시기량막시정,        금일생애수자면.
시비굴리막회두,        성리문전고착안.
단어자기멱건우,        긍여시류교장단.
일점영광직조서,        만단진사임서권.
불어와각절허명,        독향금대예고선.
종[11]타병사여생로,        지차일회상괄뇌.
수행유유하초난,[12]        수기척량휴방도.
막교착인정반성,[13]        자가뢰수의중보.[14]
원동법계원여친,        공가백우유직도.
삼계는 끝없는 하나의 감옥,
생령생령을 재갈 물리고 사슬 씌워 혹독한 고통을 받게 하니,
본래면목이 오래도록 잠기고 묻혀서,
아지랑이는 고삐 없이 제멋대로 뛰놀도다.
욕심의 불길은 공덕의 숲을 모두 태우고,
흐르는 물결은 무명의 언덕으로 기울어져 들어가니,
어지럽고 어지러운 만류만류는 그릇 가운데 모기라,
웅웅거리며 우는 소리 어지럽게 잠겼다가 다시 들려온다.
일찍이 천상 제왕의 뜰 가운데 노닐다가,
또한 염라대왕의 가마 속으로 들어가 삶기니,
돌고 돌다가 다시 포태포태로 들어가게 되는지라,
비린내 누린내 서로 엉겨서 거품덩이를 이루었다.
한 보따리 고름과 피로 잠시 붙들어 지니고,
두어 줄기 백골로 임시 버티고 있으니,
칠정칠정은 치달림에 돌아올 줄을 모르고,
육적육적이 선봉을 다투나 어느 누가 주인이 될까.
봄바람은 옛 시절의 물결을 고치지 않기에,
예와 다름없이 탐내고 성냄이 이리와 호랑이 같도다.
머리를 고치고 얼굴을 바꾸어 기관기관을 희롱하며,
기운을 참고 소리를 머금어 괴로움을 받도다.
귀하고 천하고 현명하고 어리석은 나와 더불어 남,
옳고 그르고 영예롭고 수치스러움이 지금도 예전과 같도다.
금가마귀와 옥토끼가 스스로 허공을 갈아 가니,
눈 내린 귀밑머리와 붉은 얼굴이 모두 흙이 되었다.
내 슬퍼하나니 깜빡 사이에 한 번 어쩌다 늦어서,
파도 따라 물결 쫓아 헛되이 흐르고 굴렀네.
옛 성인과 앞선 현인들을 추모하여 생각해 보건대,
소매를 가리고 사람으로 하여금 홀로 부끄러워 붉어지게 하도다.
지금이라도 주인옹을 붙잡아 안주시키면,
삶과 죽음의 마군이가 오더라도 나에게 무슨 관계가 될까.
예전의 잔재주를 베풀어 바치지 말고,
오늘의 삶이나 모름지기 스스로 힘쓸지어다.
시비의 굴속으로 머리를 돌이키지 말고,
명예와 이익의 문 앞에선 더 높은 곳에 눈을 둘지어다.
다만 자기에게서 허물을 찾을지언정,
어찌 시류시류와 더불어 즐겨 장단을 비교하겠는가.
한 가닥 신령스런 광채가 곧장 서쪽으로 비추면,
만 가지의 세속 일을 마음대로 펴고 쥘 것이다.
달팽이 뿔 위에서 헛된 이름을 도적질 말고,
홀로 금대금대를 향하여 높은 선발선발에 참예하라.
병들고 죽는 것은 나고 늙는 것과 더불어 내버려두고,
다만 이 한 차례에 과감히 힘써 볼 지어다.
수행은 오직 그 끝에 어려움이 있으니,
척량골척량골을 곧추세울 뿐 놓아서 쓰러뜨리지 말지어다.
정반성정반성을 그릇되게 인식하지 않도록 하고,
자기 옷 가운데 보배를 굳게 지켜라.
원컨대 온 세계의 원수와 친한 이가 더불어,
다 함께 흰 소를 멍에하고 곧은 길에 다니기를 바라노라.
【1】하지하대, 은지유리, 주지환토, 진지령어, 개옥명. 령자, 령지사령; 어자, 어지사오야.
【2】생천.
【3】입옥.
【4】득인신.
【5】생육왈성조, 시견왈고취. 아난왈: 「욕기추탁, 성조교구.」
【6】즉칠식야.
【7】육식.
【8】《화엄》소운: 「기관, 추지칙동, 식지칙무.」 초: 용물동처, 명위기; 어중전자, 설위관.
【9】《회남자》「일중유준오」, 위삼족오야.
【10】《서역기》운: 「겁초유토‧호‧원, 이류상열. 시, 천제욕시수보살행자, 화위일로부, 위삼수왈: ꡔ이삼자, 선안온호? 로부고차원심, 금정기핍, 하이궤아?ꡕ 왈: ꡔ행소류.ꡕ 호득리어, 원채화과, 동진로부, 유토공환, 위원‧호왈: ꡔ다취초목설화.ꡕ 토위로부왈: ꡔ신수비렬, 충차일손.ꡕ 입화치사. 시시, 로부복제석신, 제신취해, 탄위이수왈: ꡔ일하지차, 불민기적.ꡕ 기지월륜, 전우후세.」
【11】임야.
【12】하초유운말초야.
【13】칭상제일성, 이비제팔식.
【14】견《법화경》오백제자수기품.
【1】하나라 때의 하대, 은나라 때의 유이, 주나라 때의 환토, 진나라 때의 영어 등은 모두 감옥 이름이다. 령은 명령을 내려 듣도록 하는 것이요, 어는 말하여서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2】하늘에 태어남.
【3】지옥에 떨어짐.
【4】사람의 몸을 얻음.
【5】날고기의 역한 냄새를 성조라 하고, 돼지나 개의 역한 냄새를 고취라 한다. 아난이 말하기를 「욕망의 기운은 거칠고 혼탁하여 비린내와 누린내가 엇갈려 마주친다」라 하였다.
【6】곧 7식이다.
【7】6식이다.
【8】《화엄경》의  소에 이르기를 「기관은 잡아당기면 곧 움직이고 그만두면 곧 아무런 동작도 없다」라 하고는 그 초에, 물건을 받아들여 움직이는 곳을 기라 이름하고 그 가운데 회전하는 것을 관이라 말한다고 하였다.
【9】《회남자》에 「해 가운데 준오가 있다」 하였으니, 세발 달린 까마귀를 말한다.
【10】《서유기》에서 말하였다. 「태초에 토끼와 여우와 원숭이가 있었는데 다른 부류였지만 서로 기뻐하며 따랐다. 그 때 천제께서 보살행 닦는 것을 시험해 보고자 한 노인네로 변신하여 세 짐승에게 이르기를 ꡔ너희들 편안히 잘 있었느냐? 이 노인네가 이렇게 멀리 찾아온 까닭에 이제 막 배고프고 피곤한데 무엇으로 나를 대접하겠느냐ꡕ 하니 ꡔ잠시만 기다리십시오ꡕ 한 뒤에, 여우는 잉어를 잡아오고 원숭이는 꽃과 과일을 따와서 함께 노인네에게 올렸는데 오직 토끼만이 빈손으로 돌아와서 원숭이와 여우에게 말하기를 ꡔ풀과 나무를 많이 모아 불을 지펴 달라ꡕ 하고는 토끼가 노인네에게 ꡔ제가 비록 비천하고 용렬하나 이로써 한 끼의 식사로는 충분할 것입니다ꡕ라고 말한 뒤 불로 뛰어들어 죽기에 이르렀다. 이 때 노인이 제석의 몸을 회복하고는 깜부기불을 제거하고 해골을 취한 뒤 두 짐승에게 찬탄하며 ꡔ한결 같이 어찌 이러함에 이르렀는가, 그 자취를 없애지 않으리다ꡕ라고 말하고는 달에 위탁하여 후세에 전해지게 하였다.」
【11】맡김이다.
【12】하초는 ‘끄트머리’라고도 말한다고 하였다.
【13】저울의 제일 첫 번째 별자리이니, 그것으로 제8식에 비유한다.
【14】《법화경》의 <오백제자수기품>을 보라.
ꊶ 자운식참주서신[1]
지백! 여지일지소위, 해선지법, 편의원지, 손악지도, 익기용지. 구무자벌, 심무자기, 물포내두, 물양외의. 욕인지예, 축기지사, 살의지시, 함화지기. 자시기덕, 필유여기, 자긍기달, 필유여비. 권속집수,[2] 여의원지, 이양[3]모승,[4] 여의외지, 택이사지. 징악지여, 하칙시의? 청향일주, 홍연수지, 구물철송, 의물타사. 안선예상, 기칙물휴, 량의절식, 기지물이. 조세문필, 여불계지, 설인장단, 여법신지. 종대빈려, 구물다사, 빈경광영, 좌물소시. 파초허질, 비여구기,[5] 연화정토, 시여진귀, 비야작주, 근이행지.[6]
지백아! 너는 날마다 할 바를 알아야 할 것이니, 선한 것을 해치는 법은 마땅히 그것을 멀리하고 해악을 덜어내는 도는 더욱 그것을 사용토록 하라. 입으로는 스스로 자랑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마음으로는 스스로 기만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안에 들은 좀벌레는 감싸안지 말고 밖으로 드러난 겉모양은 드날리지 말라. 사람들의 칭찬을 바라고 자기의 사욕만 쌓으면 올바름을 죽이는 시초가 되고 재앙에 빠지는 기초가 된다. 스스로 그 덕을 믿다 보면 반드시 남는 비방이 있고 스스로 그 영달을 자랑하다 보면 반드시 남아 있는 잘못이 있기 마련이다. 권속이 나뭇가지에 새 모이듯 하면 너는 마땅히 그것을 멀리해야 하고 이익과 그 즐거움이 터럭이나 실낱같더라도 너는 마땅히 그것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니, 잘 선택하여 그것을 생각하라.
해악을 징계한 나머지에 어떻게 하면 마땅한 것인가? 맑은 향 한 묶음을 사르고 붉은 연꽃 두어 가지를 공양하되 입으로는 경전의 암송을 그치지 말고 뜻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 편안히 참선하여 불상에 예불하되 그 법칙에 있어 이지러뜨리지 말며, 의복을 가늠하여 쓰고 음식을 절약하여 먹되 그 뜻을 옮기지 말라. 세상의 글월을 지을 때는 부처님처럼 그것을 경계하고, 다른 이의 장단을 말할 때는 법과 같이 그것을 삼가라. 비록 손님과 벗을 대하더라도 입으로는 많은 말을 하지 말 것이며 자주자주 세월의 흐름을 두려워함으로써 앉아서 시간을 소비하지 말라. 파초의 텅 빈 바탕은 네가 오래도록 기약할 바가 아니며 연화정토가 바로 너의 참된 귀의처이니, 밤을 낮 삼아 부지런히 행하라.
【1】사휘준식, 자지백, 태주.엽씨자. 전태교, 이예참위업, 고명.
【2】《유교경》운: 「약락중자, 즉수중뇌, 비여대수중조집지, 칙유고절지환.」
【3】재지소욕왈이, 이지소락왈양.
【4】언소이불절야.
【5】산곡시운「파초자관신」, 우운「인지파초신」, 주운,《유마경》운: 「시신여파초, 중무유견고.」 육전운: 「초불락엽, 일엽서칙일엽초고, 위지초.」 속위건물위파, 파역초의야.
【6】사림종, 예기십일, 사도중송《미타경》, 이증기종.
【1】선사의 휘는 준식이요 자는 지백으로 태주 엽씨의 아들이다. 태교를 전하며 예참으로써 업을 삼은 까닭에 이름한 것이다.
【2】《유교경》에서 말하였다. 「만약 무리를 좋아하는 자는 곧 온갖 번뇌를 받을 것이니, 비유컨대 큰 나무에 한 무리의 새가 모여들면 곧 가지가 마르고 꺾여지는 근심이 있게 되는 것과 같다.」
【3】재물에 대해 욕심 부리는 바를 리라 하고 그 리를 즐기는 바를 양이라 한다.
【4】작으나 끊어지지 않음을 말한다.
【5】산곡의 시에서 「파초에 비겨 스스로 자신의 몸을 관한다」 하고 또 「파초 같은 몸을 인내하여 지탱한다」 하고는 주석에서 말하기를,《유마경》에 이르기를 「이 몸은 파초와 같아서 그 속에는 아무런 견고한 것이 없다」라 하였다. 육전이 말하기를 「파초의 잎은 낙엽으로 떨어지지 않고 하나의 잎사귀가 피어오르면 곧 하나의 잎사귀가 시들(초)기 때문에 그것을 일컬어 초라 하는 것이다」 하였다. 물건이 마르는 것을 보통 파라 일컫는데 파 역시 초의 뜻이다.
【6】선사는 임종 때 열흘을 미리 기약하고 문도와 대중들로 하여금《미타경》을 송하게 함으로써 그 임종을 증명하게 하였다.

2. 면  학

ꊱ 고산원법사면학편 병서
중인지성, 지무학이혹타어학, 내작면학.
중간근기를 지닌 사람의 성품은 배움에 힘 쓸 줄은 알면서도 혹 배움에 게으르기 마련이니 이에 면학면학을 짓는다.
① 면학상
오호![1] 학불가수유태, 도불가수유리. 도유학이명,[2] 학가태호? 성현지역,[3] 유도이지, 도가리호? 사[4]범민지학불태, 가이지어현, 현인지학불태, 가이지어성. 염구[5]지학, 가이지어안연이불체구체자,[6] 중심태이. 고왈: 「비불열자[7]지도, 력부족야.」 자왈: 「환력부족자, 중도폐, 금여화.」[8] 안연지학, 가이지어부자, 이불제어성사자, 단명사이.[9] 여불사, 안지기불여[10]중니재! 이기학지불태야. 고왈: 「유안씨자호학, 불행단명사의, 금야칙망.」[11] 혹문: 「성인학야?」 왈: 「시하언여? 시하언여? 범민여현유지학, 기성인태어학야? 부천지강야이능학유어지고, 불간사시언;[12] 지지유야이능학강어천고, 능출금석언; 양지발생야이역학숙살어음고, 미초사언;[13] 음지숙살야이역학발생어양고, 제맥생언.[14]」 부위천호‧지호‧양호‧음호, 교상학이불태, 소이성만물, 천부학유칙무이복, 지불학강칙무이재, 양불학음칙무이계, 음불학양칙무이폐.[15] 성인무타야, 칙천지음양이행자, 사자학불태, 성인악호태! 혹자피석왈: 「여지고루야![16] 행자발기몽, 원문성인지학.」 중용자왈: 「부좌! 오어여.《서》불운호? ꡔ유광, 극념작성; 유성, 망념작광.ꡕ[17] 시고, 성인조차전패,[18] 미상불념정도이학지야. 부자대성인야, 발호기췌, 출호기류,[19] 자생민이래, 미유여부자자; 입태묘,[20] 매사문, 칙시학어묘인야; 삼인행, 택기선자이종지,[21] 칙시학어해행야; 입주칙문예어노자, 칙시학어주사야.[22] 기중니지성, 불약묘인‧행인‧주사야? 개성인구부불념정도이학지칙지어광야의. 고왈 ꡔ필유여구지충신언, 불여구지호학야.ꡕ」 왈: 「성인생이지지, 하필학위?」 왈: 「지이학, 성인야; 학이지, 상인야.」 수성인‧상인, 막유불유어학언. 공자왈: 「군자[23]불가불학.」 자로왈: 「남산유죽, 불유[24]자직, 참이용지, 달호서혁.[25] 이차언지, 하학지유?」 공자왈: 「괄이우지, 족이려지, 기입지불역심호?」 자로재배왈:[26] 「경수교의.」 희! 성인지학, 무내괄우족려‧사심입호? 기생이지지자, 올연불학야!
오호라! 배움은 잠시라도 게을리 할 수 없으며 도도는 잠시라도 떼 놓을 수 없다. 도는 배움으로 말미암아 밝아지는 것이니 배움을 게을리 할 수 있겠는가? 성현의 경계는 도로 말미암아 이르는 것이니 도를 떼어놓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평범한 백성이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현인에 이를 수 있고 현인이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성인에 이를 수 있다.
염구의 학문이 가히 안연에 이르렀다 할 것이나 그 실체를 갖춤에는 미치지 못한 것은 속마음이 게을렀기 때문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스승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힘이 부족할 뿐입니다」라 하니 공자께서 이르기를 「힘이 부족한 것을 근심하는 자는 중도에 [힘이 다하면 자연스레] 그만 둘 것인데 지금의 너는 선을 긋고 말았구나」 하였다. 안연의 학문은 가히 공자에 이르렀다 할 것이나 성현 조사들과 나란히 자리하지 못하는 것은 단명으로 죽었기 때문일 뿐이다. 만일 죽지 않았다면 그가 중니와 같이 되었을지 어찌 알겠는가? 그가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니 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안씨의 아들이 있어 배우기를 좋아하더니 불행히도 단명하여 죽었으니 이제는 그만이구나」 하였다.
어떤 사람이 묻기를 「성인도 배웁니까?」 하니 이르기를 「이 무슨 말인가! 이 무슨 말인가! 평범한 백성과 현인도 오히려 배움을 알거늘 어찌 성인이 배움에 게으르겠느냐. 무릇 하늘은 강하지만 땅에게서 능히 부드러움을 배우는 까닭에 사시사시의 차례를 범하지 않는 것이며, 땅은 부드러우나 하늘로부터 능히 강함을 배우는 까닭에 금석금석을 내는 것이며, 양양은 생명을 피우는 것이지만 또한 음음에게서 숙살숙살을 배우는 까닭에 가는 잎의 풀들이 죽는 것이며, 음은 숙살하는 것이지만 또한 양으로부터 생명을 피우는 것을 배우는 까닭에 냉이와 보리가 나는 것이다」 하였다. 무릇 하늘과 땅과 양과 음은 사귀어 서로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므로 만물이 이루어지는 것이니, 하늘이 부드러움을 배우지 않으면 곧 덮어 줄 수가 없고, 땅이 굳셈을 배우지 않으면 곧 실어 줄 수가 없으며, 양이 음을 배우지 않으면 곧 열 수가 없고, 음이 양을 배우지 않으면 곧 닫을 수가 없다. 성인도 별다름이 없는지라 하늘과 땅과 양과 음을 본받아 행하는 분이시니, 이 네 가지가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데 성인이 어떻게 게을리 하리요.
어떤 사람이 자리를 피하며 이르기를 「나의 고루함이여! 다행히 그대께서 그 몽매함을 열어 주셨으니, 바라건대 성인의 학문을 듣기 원합니다」 하니 중용자가 말하였다. 「다시 앉으라, 내가 너에게 말하리다.《상서》에서 말하지 않았더냐? ꡔ오직 미치광이라도 생각을 이겨내면 성인이 되고, 오직 성인이라도 생각을 잊어버리면 미치광이가 된다ꡕ 하였으니, 이러한 까닭에 성인은 창졸간에도 바른 도를 생각하여 배우지 않은 적이 없었다. 공자는 큰 성인으로 그 무리 가운데 빼어났으며 그 부류 가운데 출중하였으니 백성이 생긴 이래로 공자와 같은 자가 없었으나, 태묘에 들어가서는 모든 일을 물어 행하였다 하였으니 곧 이는 묘지기에게 배운 것이며, 세 사람이 길을 감에 착한 사람을 가려서 그를 좇았다 하였으니 곧 이는 동행자에게 배운 것이며, 주나라에 들어가서는 예례를 노자에게 물었다 하였으니 곧 이는 도서관지기에게 배운 것이다. 어찌 중니와 같은 성인이 묘지기나 행인이나 도서관지기만 못하겠는가? 대개 성인은 바른 도를 생각하여 그것을 배우지 않으면 곧 미치광이에 이르지 않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까닭에 ꡔ반드시 나(공자)와 같이 충실하고 믿음 있는 자는 있을 수 있을지언정 나처럼 배우기를 좋아하지는 못할 것이다ꡕ라 하였다.」
말하기를 「성인은 나면서부터 안다 하였는데 어찌 배울 필요가 있습니까?」 하니 말하기를 「알고도 배우는 것이 성인이며 배워서 아는 것이 보통 사람이다」 하였으니, 비록 성인이나 보통 사람이라 할지라도 배움으로 말미암지 않은 자는 없다.
공자가 이르기를 「군자는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하니 자로가 이르기를 「남산에 대나무가 있음에 바로잡지 않아도 스스로 곧으니 베어서 사용하면 무소의 가죽을 꿰뚫는다 하였습니다. 이를 두고 말하건대 무슨 배울 것이 있겠습니까?」 하므로 공자가 이르기를 「흠줄을 내어 깃털을 달고 촉을 박아서 숫돌에 갈면 그 들어가는 깊이가 또한 깊지 않겠느냐?」 하니 자로가 재차 절을 올리며 이르기를 「삼가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하였다. 오호라, 성인의 배움이 흠줄을 내어 깃털을 달고 촉을 박아 숫돌에 갊으로써 더욱 깊게 들어가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찌 나면서부터 안다고 하여 말뚝처럼 배우지 않을 것인가!
【1】오견이칙조, 고이위오호, 탄소이야. 본작오, 후인가구어방, 비야.
【2】재천자, 막명어일월, 고이일월작명자.
【3】영명통감왈성. 우성유정야, 이정교회인야. 초범아성왈현.
【4】승상기하지사, 유언수야. 우고령야. 현《시》주.
【5】공자제자, 자자유, 이정사저명.
【6】《전》왈: 「구체이미.」 주운: 구유성인지전체, 단미약성인지대이화지무한량, 고운미.
【7】위부자야.
【8】여획지이자한, 위자족이지야. 우절지야.
【9】안회, 자자연, 공부자칭기호학. 이십구발백, 삼십이요.
【10】《시》주: 불여자, 여야.
【11】계강자문: 「제자중, 숙위호학?」 자왈「유안씨자」운운, 안로지자.
【12】《좌전》「천위강덕, 유불간시.」 주운: 한서상순야, 유불간범사시지서.
【13】초지지엽미세자속음, 양성칙사. 추자, 백곡성숙지기, 어차시, 수하, 맥즉추, 고운맥추. 주왈: 범물성음이생자, 유이미, 위지미초, 즉지음지소생, 고불승양이사언. 우소위하고초야, 기형류수임혜자, 호생평원사토.
【14】제, 감초.《시》「기감여제.」《회남자》「제, 수채. 동수이생, 하토이사.」 맥, 추종하숙, 계절속핍지곡야.《춘추》「어타곡칙불서, 지무맥칙서지.」
【15】《좌전》운: 「범분지계폐, 필서운물.」 주운: 분, 춘분‧추분야; 지, 동지‧하지야; 계, 립춘‧립하; 폐, 입추‧립동야. 운물, 기색이대변야.
【16】《학기》운: 「독학이무우칙고루이과문.」
【17】극념자, 개과천선지위야, 성, 통명지칭, 언「광우, 극념칙위성, 수성, 이망념칙위광의」.
【18】조차, 급거구차지시; 전패, 경복류리지제.
【19】여초목발출호총림지췌, 성인특입호중서지류.
【20】노.주공묘야.
【21】《론어》「삼인행, 필유아사, 택기선자이종지, 불선자이개지.」
【22】노자, 성이명이, 자백양. 학발용안, 우장이, 고입시왈담. 기모몽견일정락입구, 인이유신, 칠십이세이생, 혹왈팔십재이생, 고호노자. 상위주하사, 수장서지관. 공자, 휘구, 자중니. 주.영왕경술이십일년십이월초사일, 생어노국.연주.추읍.평창궐리. 부선취시씨, 생자맹피, 후취안씨여, 생공자. 위자언중자, 차어맹피야, 도니구산이생, 고명구자니야.
【23】상경존장, 여신사군, 하휼만민, 여부육자, 고왈군자.
【24】여유동
【25】고자, 이서혁위갑, 취견이전난천파, 고위병갑위병혁야.
【26】《순자》왈: 「평형왈배.」 주: 평형, 위경절이수여요평야.
【1】까마귀는 이상한 것을 보면 곧 지저귀는 까닭에 오호라 하니, 이상함을 찬탄하는 것이다. 본래 오가 되어야 하거늘, 뒷사람들이 구를 곁에 덧붙인 것은 틀린 것이다.
【2】하늘에 있는 것은 해와 달보다 밝은 것이 없는 까닭에 일과 월로써 명 자를 지은 것이다.
【3】밝은 신령스러움으로 환하게 내다보는 것을 일컬어 성이라 한다. 또 성은 정과도 같은데, 정교로써 사람들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범부를 초월하고 성인에 버금가는 자를 현인이라 한다.
【4】윗문장을 이어받아 아래문장을 일으키는 말이니 ‘마침내(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또는 예전의 영령이다.《시경》의 주석에 보인다.
【5】공자의 제자로서 자는 자유이며 정치로써 저명하였다.
【6】《전》에 이르기를 「실체를 갖추었으나 미약하다」라 하고는 주석에 이르기를, 성인의 전반적인 실체를 갖추어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다만 아직까지 성인의 위대함이나 덕화의 무한함과 같지 않은 까닭에 미약하다 말한 것이라고 하였다.
【7】공자(공부자)를 일컬은 것이다.
【8】마치 땅에 선을 그어 스스로 제한하는 것과 같이 스스로 만족하여 그침을 일컫는다. 또는 차단하여 그만 둠을 말한다.
【9】안회의 자는 자연이며, 공자는 그가 배우기를 좋아함을 칭찬하였다. 29세 때 백발이 되었으며, 32세 때 요절하였다.
【10】《시경》의 주석에, 불여란 여라고 하였다.
【11】계강자가 묻기를 「제자 가운데 누가 배우기를 좋아합니까?」 하니 공자가 이르기를 「안씨의 아들이 있는데…」 운운하였으니, 안로의 아들이다.
【12】《좌전》에 「하늘은 강한 덕이 되지만 오히려 때를 범하지 않는다」 하고는 주석에 이르기를, 추위와 더위가 서로 따름이니 사시의 순서를 범하지 않음과 같은 것이라 하였다.
【13】풀 가운데 가지와 잎이 미세한 것은 음에 속하므로 양이 치성해지면 곧 죽는다. 추란 모든 곡식이 성숙하는 시기인데, 때가 비록 여름이라도 보리는 곧 성숙기인 까닭에 ‘맥추(보리가 익는 시절)’라 말한다. 주석에 말하기를, 무릇 사물 가운데 음이 치성하여 생겨난 것은 부드럽고도 지엽이 가늘기에 미초라 일컫는데, 즉 지극한 음기의 소생인 까닭에 양을 이기지 못하고 죽는 것이다. 또는 하고초라 일컫는 것이니, 그 형태가 들깨 또는 혜초와 비슷하며 평원의 모래땅 위에 잘 자란다.
【14】제는 단 맛이 나는 풀이다.《시경》에 「달기가 마치 냉이와 같다」 하였고,《회남자》에 「냉이는 물에서 자라는 나물이다. 찬물에서 자라며 열기가 있는 땅에서는 죽는다」 하였다. 보리는 가을에 씨를 뿌렸다가 여름에 익으니 다른 곡식이 끊어져 먹거리가 궁핍할 때 이어가는 곡식이다.《춘추》에 「다른 곡식에 대해서는 기록하지 않지만 보리가 흉년이 들면 곧 그 일을 기록하였다」라 하였다.
【15】《좌전》에 이르기를 「무릇 나누고 이르고 열고 닫음에 받듯이 천기의 길흉을 기록하였다」라 하고는 그 주석에 이르기를, 분은 춘분과 추분이요, 지는 동지와 하지요, 계는 입춘과 입하요, 폐는 입추와 립동이라 하였다. 운물은 천기와 물색이 크게 변화함을 말한다.
【16】《학기》에 말하였다. 「홀로 배우며 친구가 없으면 곧 고루해지고 또한 듣는 바가 적다.」
【17】생각을 이긴다 함은 허물을 고쳐 선한 것으로 옮겨감을 말하는 것이요, 성은 사리에 통달하여 밝음을 일컫는 것이니, 지극히 어리석더라도 생각을 이겨내면 곧 성인이 되고 비록 성인이라도 생각을 잃게 되면 곧 미치광이가 된다는 말이다.
【18】조차는 갑작스럽고도 잠깐인 시간을 말하고, 전패는 기울어 뒤집혀지며 떨어져 나가는 때를 말한다.
【19】마치 풀이나 나무가 숲으로 우거진 가운데에서 특출 나게 드러나 있는 것처럼 성인이 평범한 대중의 무리 가운데 특별히 우뚝함을 말한다.
【20】노나라 주공의 묘당이다.
【21】《논어》에서 말하였다. 「세 사람이 걸어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을지니, 선한 자는 가려서 그를 본받아 좇고 선하지 않은 자는 그를 본받아 고칠 것이다.」
【22】노자는 이씨 성에 이름이 이이며 자는 백양이다. 머리털은 닭과 같고 얼굴은 용을 닮았으며 또 긴 귀를 가졌기에 시호를 담이라 하였다. 그의 어머니는 일정이 입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는 그로 인해 태기가 있다가 72년 뒤에 낳았는데 혹은 80년 뒤에 낳았다고 하니, 그 까닭에 노자라 부르게 되었다. 일찍이 주하사로 서고를 지키는 관직을 지냈다. 공자의 휘는 구이며 자는 중니이다. 주나라 영왕 경술 21년 12월 4일 노나라 연주의 추읍 평창궐리에서 출생하였다. 부친은 앞서 시씨에게 장가들어 아들 맹피를 낳고, 뒤에 안씨의 여식에게 장가들어 공자를 낳았다. 자를 중이라 하게 된 것은 맹피 다음인 때문이요, 니구산에 기도하여 낳았기에 이름을 구라 하고 자를 니라 한 것이다.
【23】위로 어른을 존경하여 받들기를 마치 신하가 임금 섬기듯 하고, 아래로 만백성을 긍휼히 여기기를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기르는 듯 하는 까닭에 군자라 한다.
【24】유(주무르다, 손질하다)와 같다.
【25】옛사람들은 무소의 가죽으로 갑옷을 만든 것은 견고함을 취하여 화살이 뚫고 나가기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니, 그러므로 병갑을 일컬어 병혁이라 하였다.
【26】《순자》에 이르기를 「평형을 배라 한다」 하고는 주석에서, 평형은 경쇠가 꺾여져 있듯이 머리가 허리와 평평해진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
② 면학하
부성차현, 필무어학, 성현이하, 안유불학이성인재. 학유음식‧의복야. 인유성호‧현호‧중서호, 수삼자이이기색식‧갈색음‧한색의칙불이의, 학야기득이호! 유금수토목, 불필학야. 오호! 우부기음식이불태, 모[1]화리이불휴, 급취우학, 조학이석태자유의부, 유춘학이동태자유의부. 구여기음식‧모화리지불지태자, 하환어불위박문호‧불위군자호! 왈: 「세유지우자, 불변숙맥지이,[2] 부지한서지변, 기령학야? 기가교야?」 왈: 「지우, 유불교야, 유불학야. 구사교지불권, 피심지불태자, 성역가제이승호! 하우숙맥지불변호? 차우자, 갈이지음, 기이지식, 한이지의, 기지사삼자. 칙여초목수의, 악호불가학야‧불가교야! 인지지우, 기불능일기일언야? 적일지월칙기삼십언의, 적월지년칙기삼백육십언의, 적지수년이불태자, 역기어박문호? 우일취일소선이학행지, 적일지월칙신유삼십선의, 적월지년칙신유삼백육십선의, 적지수년이불태자, 불역기어군자호? 위우위소인이불변자, 유불학이.」 중용자위연탄왈: 「오상견치지지불체‧재지불민이철어학자, 미견치음식불여타인지다이철음식자. 철음식칙운기명, 하필치어불다야; 철학문칙동부금수토목, 하필치재지지불여타인야! 구치재지불여이불학, 칙역응치음식불여타인칙폐음식. 이시관지, 기불대오호! 오역지우야, 매췌재여지, 불체타인자원의, 유지음식지불가철이불감태어학야. 행년사십유사의, 수병차곤이수미상석권,[3] 소이구동어토목금수이, 비감구진성역야, 역비구호문달야. 수혹방양[4]호정, 이유[5]원야, 이잠이양,[6] 목관심사, 역미상감폐어학야. 유시, 등산칙사학기고, 임수칙사학기청, 좌석칙사학기견, 간송칙사학기정, 대월칙사학기명. 만경삼열, 각유소장, 오실득사이학지.[7] 만경무언이상가학, 황인지능언! 수만악, 필유일선야, 사일선이학지, 기수왈불연호!」 중용자왈: 「세유구지이혹불득자야, 세유구지이필득자야. 구지이혹불득자, 이야; 구지이필득자, 도야. 소인지어이야, 수혹만구이만불득, 이구지미용; 군자지어도야, 구지필득, 이망도회겁, 자념력부족자, 차구이소인지죄이.[8]」 중니왈: 「인원호재? 아욕인, 사인지의.」 언구지이필득야.
무릇 성인과 현인도 반드시 배움에 힘쓰거늘 성현도 못되는 자가 어찌 배우지 않고도 사람다운 사람을 이룰 수가 있겠는가. 배움이란 음식이나 의복과 같다. 사람에게는 성인이 있고 현인이 있고 서민이 있어서 비록 이 셋이 다르지만 주리면 음식을 찾고 목마르면 마실 것을 찾으며 추우면 옷을 찾는 것은 다르지 않으니, 배움 또한 어찌 다를 바가 있겠는가. 오직 날짐승과 들짐승이나 흙과 나무만이 배울 필요가 없을 뿐이다. 오호라! 어리석은 사람은 먹고 마시기를 즐겨함에 게으르지 않으며 재물과 이익을 탐냄에 쉬지 않으나 배움에 나아가기에 이르러서는 아침에 배우다가 저녁에 게을리 하는 자가 있으며 봄에 배우다가 겨울에 게을리 하는 자가 있다. 진실로 먹고 마시기를 좋아하고 재물과 이익을 탐하는 것과 같이 게으름을 모르는 자라면 어찌 널리 얻어듣지 못함을 근심할 것이며 군자가 되지 못함을 근심하겠는가.
이르기를 「세상에 지극히 어리석은 자가 있어 콩과 보리의 차이를 분별하지 못하고 추위와 더위의 변화를 알지 못하면 어찌 그로 하여금 배우게 할 수 있으며 어찌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하니 이르기를 「지극히 어리석은 것도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며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실로 스승이 그를 가르침에 쉬지 않고 그의 마음이 게으르지 않다면 성인의 경지라도 가히 밟아 올라 설 것인데 어찌 콩과 보리를 분별하지 못함을 근심하겠는가? 또한 어리석은 자라도 목마르면 마실 줄 알고 주리면 먹을 줄 알며 추우면 입을 줄 안다. 이미 이 세 가지를 안다면 곧 초목과 다르니 어찌 배우지 않을 것이며 어찌 가르치지 않겠는가. 사람이 아무리 어리석더라도 어찌 하루에 한 마디의 말을 기억하지 못하겠는가. 날이 쌓여 달이 되면 곧 서른 마디의 말을 기억할 것이며 달이 쌓여 해가 되면 곧 3백6십 가지의 말을 기억할 것이니, 그렇게 쌓기를 몇 년 동안하며 게으르지 않는다면 그 또한 박문박문함에 가까운 것이 아니겠는가? 또 하루에 한 가지의 작은 선행을 취하여 그것을 배우고 행한다면 날이 쌓여 달이 되면 곧 몸에는 서른 가지의 선행이 있게 될 것이며 달이 쌓여 해가 되면 곧 몸에는 3백6십 가지의 선행이 있게 될 것이니, 그렇게 쌓기를 몇 년 동안하며 게으르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에 가까운 것이 아니겠는가? 어리석은 이가 되고 소인이 되어 변화하지 않는 자는 배우지 않기 때문일 뿐이다」 하였다.
중용자가 탄식하며 이르기를 「내 일찍이 지혜가 미치지 못하고 재주가 민첩하지 못함을 수치스러워 하여 배움을 걷어치우는 자는 보았지만, 음식이 다른 사람처럼 많지 않음을 수치스러워 하여 음식을 걷어치우는 자는 보지 못했다. 음식을 걷어치우면 곧 생명을 잃을 것인데 어찌 반드시 많지 않다고 부끄러워 할 것이며, 학문을 걷어치우면 곧 금수나 토목과 같아질 것인데 어찌 반드시 재주나 지혜가 다른 사람만 못하다고 부끄러워하겠는가. 진실로 재주와 지혜가 남만 못함을 부끄러워하여 배우지 않는다면 또한 마땅히 음식이 다른 사람만 못함을 부끄러워하여 음식을 폐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살펴 보건대 어찌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니겠는가. 나 역시 지극히 어리석음에 매번 재주와 지혜를 헤아려 보건대 다른 사람에게 미치려면 아직 멀었으나 음식은 가히 걷어치우지 못함을 앎으로 말미암아 감히 배움에 게으르지 않는 것이다. 내 나이 마흔 넷, 비록 병들고 고달프더라도 일찍이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음은 토목이나 금수와 같이 될까 두려웠을 뿐이니, 감히 성인의 경지에 이르기를 바란 것도 아니었고 또한 입신출세를 추구한 것도 아니었다. 비록 간혹 뜰 앞을 배회하고 들녘을 거닐더라도 잠시나마 품성을 기르고자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생각하며 또한 감히 배움을 폐한 적이 없었다. 이로 말미암아 산을 오르면 곧 그 높음을 생각하여 배웠으며, 물에 다다르면 곧 그 맑음을 생각하여 배웠으며, 돌에 앉으면 곧 그 견고함을 생각하여 배웠으며, 소나무를 보면 곧 그 절개를 생각하여 배웠으며, 달을 대하면 곧 그 밝음을 생각하여 배웠다. 만 가지 경계가 빽빽이 늘어서 있음에 각기 뛰어난 바가 있으니 내가 그 모든 것을 스승으로 삼아 배웠다. 만 가지 경계는 말이 없으나 그래도 배울 만 한데 하물며 사람은 능히 말을 할 수 있음에야! 비록 1만 가지 악을 지녔다 하더라도 반드시 한 가지 선은 있을 것이니 한 가지 선을 스승으로 삼아 그것을 배운다면 그 누가 옳지 않다 하겠는가」 하였다.
중용자가 이르기를 「세상에서 구하여도 간혹 얻지 못하는 것이 있으며, 세상에서 구하면 반드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 구하고자 하나 간혹 얻지 못하는 것은 이익이며, 구하면 반드시 얻는 것은 도도다. 소인은 이익에 대해서 비록 1만 번을 구하여 1만 번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구함에 더욱 용맹스레 할뿐인데, 군자로서 도도에 대해 구하면 반드시 얻을 것임에도 앞길을 바라보고 겁을 먹어 스스로 힘이 부족하다 생각하는 것은 이익을 구하는 소인에게 죄스러울 뿐이다」 하였다.
중니가 이르기를 「어짊이 멀리 있느냐? 내가 어질고자 하면 이곳으로 어짊이 이를 것이다」 하였으니, 그것을 구하면 반드시 얻을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1】탐야, 간야.
【2】《좌전》「주공유형이불혜, 불능변숙맥, 고불가립.」 주: 숙, 대두야. 두맥수형이별, 이위치자지후. 불혜, 세소위백치야.
【3】사조영아채, 이강도찬술, 미상휴식, 방조법화언.
【4】《초사》「료방양이소요.」 주: 사의모, 우배회야.
【5】반환야.
【6】이신양성야. 이역양야, 동어하, 응어상, 상하저물, 이양인자야. 선가재후, 유소시경행, 이이양정성야.
【7】약지존학도, 칙촉목만물, 무비소학야.
【8】군자태어구도, 소인근어구이, 이근태언지, 칙군자이불여소인의. 시, 군자득죄어소인의, 여소위오백삼왕지죄인야.
【1】탐함(탐)이요 범함(간)이다.
【2】《좌전》에 「주공에게 형이 있었으나 지혜롭지 못하여 콩과 보리도 분별하지 못하였기에 보위에 오르지 못하였다」 하고는 주석에, 숙은 콩이니 콩과 보리는 모양이 틀려 쉽게 분별할 수 있으므로 어리석은 자의 징후로 여긴 것이며, 불혜는 세속에서 소위 백치라는 것이라 하였다.
【3】선사가 일찍이 과로로 인해 앓는 병에 걸렸으나 도를 익히고 찬술하는 일은 그래도 쉬지 않은 채 교법의 교화를 곁에서 돕곤 하였다.
【4】《초사》에 「즐겨 배회하며 노닐다」 하고는 주석에, 한가하게 다니는 모양이며 또한 배회하는 것이라 하였다.
【5】머뭇거리듯 슬슬 거니는 모양이다.
【6】정신과 성품을 기르는 것이다. 이 역시 양이니, 아래턱(이빨)을 움직여 위턱(이빨)에 부딪치게 함으로써 위아래로 물건을 씹어 사람을 양육하기 때문이다. 선가에서는 공양 후에 잠시 동안 가벼이 거닒으로써 정신을 양성한다.
【7】만약 도를 배우고자 함에 뜻을 둔다면 곧 눈에 부딪치는 모든 사물들이 배울 바가 아닌 것이 없을 것이다.
【8】군자는 도를 구함에 태만하고 소인은 이익을 구함에 부지런하니 부지런하고 태만한 것을 들어 말하자면 곧 군자이면서 소인만 못한 이가 된다. 이것이 군자로서 소인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 소위 오백이 삼왕의 죄인이라 하는 것과도 같다.
ꊲ 고소경덕사운법사무학십문 병서[1]
옥불탁, 불성기, 인불학, 불지도.[2] 여십유오이지우학, 임염광경, 숙홀노지, 세월기심, 조지기취. 번탄주석, 수실사지, 한박상유,[3] 학불가체. 인술십문, 수유[4]후곤,[5] 비무학이성공, 조홍교이복현운이.
옥은 쪼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 나는 열 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었으나 그럭저럭 세월이 흘러 문득 늙기에 이르니 세월이 이미 깊어서야 대강 그 취지를 알게 되었다. 예전을 돌아보며 이 취지를 아주 잃어 버렸던 것을 거듭 한탄하지만 기한은 해 저물녘에 임박하였으니 다시 배워도 미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로 인하여 열 가지 법문을 지어 후학들에게 드리워 줌으로써 배움에 힘써서 공을 이루도록 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넓히는데 도와서 다시 밝게 드러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1】사명법운, 자천서, 자칭무기자. 오세출가, 후사호보윤대사.
【2】이구, 출《예기‧학기》
【3】상유, 만야, 혹운일입처.《회남자》「서일수영, 재수단왈상유.」 언만모야.
【4】요야, 관야, 용야.
【5】곤역후야.
【1】선사의 이름은 법운이요 자는 천서이며 스스로 무기자라 일컬었다. 5세에 출가하였으며, 후에 보윤대사의 법을 이었다.
【2】두 구절은《예기》의 학기편에 나온다.
【3】상유는 해질 무렵이며 혹은 해가 떨어지는 곳을 말한다.《회남자》에 「서쪽으로 해가 그림자를 드리우며 나무의 끝에 있는 것을 상유라 한다」 하였으니 해질 무렵을 말한다.
【4】넉넉함이요, 너그러움이요, 포용력이 있음이다.
【5】곤 역시 후이다.
① 불수학, 무이성.[1]
《열반경》운: 「범유심자, 개당득성아누다라삼막삼보제.」 하이고? 개위일체중생,[2] 개유불성. 차성허통, 영명상적, 약위지유, 무상무명, 약위지무, 성이지영.[3] 군생무시, 불각자미, 번뇌[4]복폐, 유차본명, 능생제연, 왕입육취. 유시, 대각민물미맹, 설계‧정‧혜삼학지법. 기도회홍, 시종진이기망, 궤범군품, 영식망이귀진, 약능신수불어, 수순사학, 내가고해지신항, 칙등성도지제부등.[5] 수능출불유호, 하막유사도언![6]
① 배움을 닦지 않으면 이룰 것이 없다.
《열반경》에 이르기를 「무릇 마음이 있는 것은 모두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 이룰 것이다」 하였으니 어찌하여 그런가? 대저 일체 중생은 모두 부처의 성품(불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성품은 비어 있고 융통하여 신령스럽고 밝으며 항상하고 고요하니, 만약 그것을 일컬어 ‘있다’고 하려 하지만 모양도 없고 이름도 없으며 만약 그것을 일컬어 ‘없다’고 하려 하지만 성스러움은 이로써 나아가 신령스럽게 된다.
뭇 중생들이 무시무시 이래로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에 스스로 미혹해져 번뇌로 덮이고 가리워졌기에 그 본래의 밝음을 잃었으며 모든 반연반연들이 생겨나서 그릇되게 육취육취로 빠져들었다. 이로 말미암아, 크게 깨우치신 세존께서 중생들이 미혹하고 눈이 먼 것을 불쌍히 여겨 계계‧정정‧혜혜의 세 가지 배움의 법을 베푼 것이다. 그 도는 넓고도 넓어 참된 것으로부터 허망한 것이 일어났음을 드러내 보이고는 뭇 중생들에게 궤범이 되어 허망한 것을 쉬게 함으로써 참된 것으로 돌아가게 하시니, 만일 능히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받아들이며 스승을 따르고 순종하여 배운다면 이에 고통의 바다를 운행하는 빠른 배가 될 것이요 성스러운 길에 오르는 사다리이며 계단이 될 것이다. 어느 누가 나갈 때 문을 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찌 이 도도로 말미암지 않으리요!
【1】불수계정혜삼학, 무이성보제, 계정혜삼, 통언학자, 소이소신달사, 이정이성, 성인지상무야. 학유식야, 기불식칙무이위미관, 인불학칙무이유의덕.
【2】「일체」이자, 육경무출.《사기》운: 「일체개고조공신.」 <혜제기>운: 「일체만질.」 주운: 여도절물. 구취외면정제, 불계내지장단거세야. 불경용차이자, 의의동차.
【3】성통명야.
【4】우전위번, 미란위뇌.
【5】제목계야, 부등우제야.
【6】홍씨왈: 「인지출필유호이불지행필유도, 도비원인, 인자원이.」 주자왈: 「불합리처, 편시불유도.」
【1】계정혜의 삼학을 닦지 않으면 보리를 이룰 수가 없나니, 계정혜 세 가지를 통틀어 학이라 말한 것은 그것으로써 정신을 소탈하게 하고 생각을 활달하게 하며 감정과 성품을 기쁘게 하기 때문이므로 성인이 가장 힘써야 할 바이다. 학은 장식하다는 것과도 같으니, 그릇은 장식하지 않으면 아름답게 여길 것이 없거니와 사람으로서 배우지 않으면 곧 기릴 만한 덕행이 없을 것이다.
【2】‘일체’ 두 자는 육경에 출처가 없다.《사기》에 이르기를 「일체 모두 고조의 공신이다」 하였으며,《혜제기》에 이르기를 「하나 같이 칼로 끊은 듯(일체) 질서정연하다」 하고는 주석에서, 마치 칼로 물건을 절단한 듯 하다고 하였으니, 단지 외면의 가지런함만을 취한 것이지 내면의 길고 짧음과 크고 세밀함을 헤아린 것은 아니다. 불경에서 이 두 자를 사용할 때도 그 의미가 이와 같다.
【3】성은 사리에 통달하여 밝음을 말한다.
【4】근심으로 마음 졸이는 것을 번이라 하고, 미혹하여 혼란스러운 것을 뇌라 한다.
【5】제는 나무 계단이며 부등 또한 제이다.
【6】홍씨가 이르기를 「사람들은 나갈 때 반드시 문을 통해야 한다는 것은 알면서도 반드시 도를 통해 수행해야 함은 알지 못하니, 도가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멀어질 뿐입니다」 하였으며, 주자가 이르기를 「이치에 합당하지 않은 것은 곧 도를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였다.
② 불절아, 무이학.
《설문》운: 「아, 시신자위야.」《화엄》운: 「범부무지, 집착어아.」《법화》운: 「아만자긍고, 첨곡심불실.」[1] 유집아견, 교만공고, 불괴무지, 망자존대, 견선불종, 망수교회, 어현불친, 거도심원. 욕구법자, 당절아심, 공묵사도, 굴절[2]비예,[3] 이경사장, 존사중도, 견현사제. 구마라집[4]초학소교, 정예반두달다,[5] 차하경상, 위지귀존; 반두달다만구대법, 복예구마라집, 차상경하, 위지존현.[6] 고,《주역》왈: 「겸, 덕지병야.」《서》운: 「여유불긍,[7] 천하막여여쟁능; 여유불벌, 천하막여여쟁공.」[8] 안자왈: 「부작[9]익고자, 의익하; 관익대자, 심익소; 록익후자, 시익박.」 자하왈: 「경이무실, 공이유예,[10] 사해지내, 개형제야.」[11]
② 나를 굽히지 않으면 배울 만한 것이 없다.
《설문》에 말하였다. 「‘나’라는 것은 [부모로부터] 베풂을 받은 몸을 스스로 일컫는 것이다.」《화엄경》에 말하였다. 「범부는 지혜가 없기 때문에 ‘나’에 집착한다.」《법화경》에 말하였다. 「아만아만으로 스스로 높음을 자랑하여 아첨하고 굽은 마음이 진실치 못하다.」
‘나’라는 소견에 집착됨으로 말미암아 교만스럽고도 높은 채 하며, 지혜 없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망령되이 스스로 존귀하고도 위대하게 여기며, 착한 이를 보고도 따르지 않고 그 가르침을 받지도 않으며 어진 이를 가까이하지 않으니 도도와 매우 멀리 떨어져 있게 된다. 법을 구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나의 교만한 마음을 꺾고 삼가 묵묵히 도를 생각하며, 절조를 굽히고 자신을 낮춤으로써 예를 차리고 공경으로써 어른을 섬기며, 스승을 존중하고 도를 소중히 하며 현인을 보면 그와 가지런해 질 것을 생각하라.
구마라습이 처음 소승소승의 가르침을 배울 때는 반두달다에게 정례정례하였으니 이것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공경하는 것이라 이를 일컬어 ‘높은 이를 귀하게 여긴다(귀존)’라고 하며, 반두달다가 뒤에 대승대승의 법을 구할 때 다시 구마라습에게 예를 드렸으니 이것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공경하는 것이라 이를 일컬어 ‘현명한 이를 존귀하게 여긴다(존현)’라고 한다. 그러므로《주역》에 이르기를 「겸양은 덕의 근본이다」 하였고,《상서》에 이르기를 「네가 오직 뽐내지 않으면 천하가 너와 더불어 능능을 다투지 않을 것이요, 네가 오직 자랑하지 않으면 천하가 너와 더불어 공공을 다투지 않을 것이다」 하였다. 안자가 이르기를 「무릇 작위가 높을수록 뜻을 더욱 낮추고, 관직이 클수록 마음을 더욱 작게 가지며, 녹봉이 두터울수록 베풀기를 더욱 넓게 하라」 하였으며, 자하가 이르기를 「공경함에 실수가 없고 공손함에 예의가 있으면 온 천하가 모두 형제이다」라고 하였다.
【1】첨곡자, 망모어타, 곡순시의, 교설이의, 혹장기실.
【2】굴절지절이복사야.
【3】비사경예
【4】차운동수, 기조인토인. 부이총민견칭, 구자왕문지, 이여처지이생집. 칠세출가, 일송천게, 역통의지. 모생집후, 역출가위니, 득제삼과야.
【5】계빈국인, 미상화언.
【6】달다만구대승, 예집위사왈: 「화상시아대승사, 아시화상소승사.」
【7】자현왈긍.
【8】순계우지사. 노자왈: 「불자벌고유공, 불자긍고위장; 자벌자무공, 자긍자불장.」
【9】작, 조명, 상기형위작기, 취기능비이불닉어주.《설문》「취기명절절, 족족야.」 육전운: 「일승왈작, 역취기명절절, 이계황음. 대부이상, 여연향후사작, 이창유덕, 고인위명질, 위작록작위, 명질왈작, 수취왈관.」
【10】심다모소왈경, 모다심소왈공. 우형건왈공, 심중왈경.
【11】《론어》사마우왈: 「인개유형제, 아독망.」 자하답지.
【1】첨곡이란, 다른 사람을 속여넘기고자 그때 그때의 적당함에 따라 간사하게 순종하며 구구한 의견만을 기만으로 늘어놓거나 혹은 자기의 실수를 숨기는 것이다.
【2】사지의 마디를 굴절시킴으로써 복종하고 섬기는 것이다.
【3】자신을 낮추고 사양함으로써 남을 공경하고 예우하는 것이다.
【4】이곳 말로 하면 동수이니, 그의 조상은 인도 사람이다. 부친이 총명하고 민첩함으로 명성을 얻자 구자왕이 그 얘기를 듣고는 그의 여식을 그에게 시집 보내니 구마라습을 낳았다. 7세 때 출가하여 날마다 1천의 게송을 외웠으며 또한 그 올바른 뜻을 통달하였다. 모친도 구마라습을 낳은 후에 출가하여 비구니가 되어 제 3과를 증득하였다.
【5】계빈국 사람으로, 중국말로 어떤 뜻인지 상세하지 않다.
【6】반두달다는 만년에 대승의 법을 구함에 구마라습을 스승으로 예우하며 말하기를 「스님은 대승에 있어서 나의 스승이요, 나는 소승에 있어서 스님의 스승입니다」 하였다.
【7】스스로 현명하다 생각하는 것을 일컬어 긍이라 한다.
【8】순이 우를 훈계한 말이다. 노자가 말하기를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 까닭에 공이 있게 되고 스스로 뽐내지 않는 까닭에 어른이 되는 것이니, 스스로 자랑하는 자는 공이 없게 되고 스스로 뽐내는 자는 어른답지 못하다」 하였다.
【9】작은 새 이름이니 그 모습을 본따서 술잔을 만든 까닭은, 새는 능히 날아다닌다는 뜻을 취하여 술에 빠져들지 않고자 함이다.《설문》에는 「그 울음소리가 ‘절절족족’인 것을 취한 것이다」라 하였다. 육전이 말하기를 「1되(승)를 일컬어 작이라 하며, 또한 그 울음소리가 ‘절절’인 것을 취하여 사음을 경계한 것이다. 대부 이상에게 주연을 베푼 후에 잔(작)을 줌으로써 덕이 있음을 드러낸 까닭에 그로 인해 품계나 벼슬을 일컫게 되어 작록 또는 작위가 되었으니, [명예적인 벼슬로서의] 품계나 벼슬을 작이라 하고 [실질적인 벼슬로서의] 관직을 관이라 한다」 하였다.
【10】[공손함의 정도에 있어서] 속마음에 비해 겉모습이 덜 깍듯한 것을 경이라 하고, 속마음에 비해 겉모습이 더 깍듯한 것을 공이라 한다. 또는 겉모습이 [더욱] 정성스러운 것을 공이라 하고, 속마음이 [더욱] 중후한 것을 경이라 한다.
【11】《논어》에서 사마우가 「사람들은 모두 형제가 있으나 나는 혼자로서 아무도 없습니다」라고 하자 자하가 그렇게 답하였다.
③ 불택사, 무이법.
조지장식, 필택기림, 인지구학, 당선어사. 사내인지모범, 모불모‧범불범, 고금다의.[1] 위모범자, 세유이언: 상칙지혜박달, 행업견정, 유밀실등, 광철창극; 차내해수통효, 행역장하, 여범죄인, 지등조도. 사이고좌,[2] 개온사법, 기여과덕적시, 명이불고,[3] 망풍의부, 필세황당.[4] 동진.안사, 십이출가, 모흑형루, 사경시지, 구역전사. 집로삼년, 방구사교, 수《변의경》, 집권입전, 인식취람, 모귀환사, 경이암송, 사방경탄, 내위체발.[5] 지수구계,[6] 자기유학, 투불도징,[7] 견이기지: 「이재! 소동. 진세양기, 불우청안, 곤가염거. 자비백락, 해창천리지준.」[8] 고, 출가자, 신의상택, 찰유장성지능, 방구자품지예. 고, 남산운: 「진성출가자, 포사원[9]지다고, 염삼계지무상, 사육친지지애, 사오욕지심착.」 능여시자, 명진출가. 칙가소륭삼보, 도탈사생, 리익심심, 공덕무량. 비, 진교능지,[10] 혜풍엄선, 속회모만, 도출비법, 병유사무솔유지심, 자결봉행지지.[11] 이피상사, 망류비경, 욕영도광, 언가득호!
③ 스승을 가리지 않으면 본받을 것이 없다.
새가 쉬고자 하면 반드시 앉을 숲을 택하고 사람이 배움을 구하고자 하면 응당 스승을 가리게 된다. 스승은 곧 사람의 모범인데 모모가 모답지 못하고 범범이 범답지 못한 이가 고금에 허다하다. 모범이 되는 자는 세상에 두 가지가 있으니, 그 중 뛰어난 자는 지혜가 넓고도 활달하며 행업행업이 굳고도 곧은 것이 마치 밀실의 등불의 빛 줄기가 창 틈을 꿰뚫고 나가는 듯 하는 자이며, 그 다음은 곧 견해는 비록 훤히 밝으나 행행에 또한 티끌을 숨기고 있으니 마치 죄를 범한 사람이 등불을 가지고 길을 비춰 주는 듯 하는 자이다. 이러한 두 어른(고좌)은 모두 스승으로서의 법도를 쌓은 자이지만, 만일 부족한 덕행으로 적당한 시기를 만나 이름은 났으나 실제는 높지 못한 자를 그 소문만 바라보고 의지한다면 생을 마칠 때까지 허탕을 칠 것이다.
동진의 도안법사는 12세에 출가함에 얼굴이 검고 몸이 비루하여 스승이 그를 가벼이 보고 농막에 내몰아 일만 시켰다. 수고를 3년하고야 바야흐로 스승에게 가르침을 구하니《변의경》을 주기에 책을 가지고 밭에 들어가 쉬는 틈에 모두 살펴보고 해 저물어 돌아와서 스승에게 돌려주고는 경전을 이미 모두 암송하니 스승이 그제서야 놀라며 찬탄하고는 이에 머리를 깎아 주었다. 구족계를 받기에 이르러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배우다가 불도징에게 귀의하니 그를 보고는 기이하게 여겨 「기이하다 어린아이여! 참된 세상의 좋은 말(마)이나 눈 푸른 자를 만나지 못하여 수고롭게 소금수레를 멍에 하였구나. 만일 백낙이 아니었다면 어찌 천리의 준마임이 드러났겠는가」 하였다.
그러므로 출가하는 자는 신중하고 자세히 알아보고 선택하되, 살펴보아 나를 다듬어 줄 능력이 있으면 그제서야 제자의 도리로써 법을 묻는 예를 갖추어라. 그러므로 남산이 이르기를 「참으로 순수하게 출가하는 자는 사원사원의 많은 괴로움을 두려워하고 삼계삼계의 무상함을 싫어하며 육친륙친의 지극한 사랑을 여의고 오욕오욕의 깊은 애착을 버린다」 하였다. 능히 이와 같이 한다면 이름하여 참된 출가라 할 것이다. 곧 삼보를 계승하여 융성케 하고 사생사생을 제도하여 해탈케 할 수 있으면 그 이익은 매우 깊고 공덕은 무량할 것이다.
요즈음 참된 가르침은 능멸되고 지연되며 지혜의 바람은 부채에 가려지고 속인들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으며 도도에서 그릇된 법법이 나오는 것은 그 모든 것이 스승은 이끌어 인도하는 마음이 없고 제자는 받들어 행하려는 뜻이 결핍된 때문이다. 둘 다 모두 서로를 버려 망령스레 비루한 경계로 흐르게 되니 도도로 하여금 빛이 발하도록 하고자 하나 어찌 그러함을 얻을 수 있겠는가!
【1】모범자, 이목왈모, 이죽왈범, 개주기지식야. 양자왈: 「무학불여무구사. 사자, 인지모범, 모불모‧범불범, 위불소의.」 모우목명, 석모목생어주공총상, 기엽춘청‧하적‧추백‧동흑, 이색득기정야; 해목생어공자총상, 기간지소이불굴, 이질득기직야. 약정여직, 가위법칙, 황재주‧공지총호! 현《회남자》.
【2】상칙행해구원, 차칙유해무행야. 시려밀다라, 천축국왕자, 양위출속, 지건강, 왕도‧유양‧주의등일시명공, 개조문결우, 호위고좌, 고좌지호시차.
【3】《양고승전》운: 「실행잠광칙고이불명, 과덕적시칙명이불고.」
【4】허이불실, 무소빙거.
【5】도안, 가세영유, 조실복음, 위표형소양. 칠세독서, 일람능기. 십이출가, 신수총민, 형모심루, 불위사소중, 구역집로, 증무원색. 방계사구경, 수《변의장자경》일권, 근오천언, 입전인식이람, 모귀이경환사, 갱구여자, 사왈: 「작경미독, 금갱구야?」 답: 「이암송.」 사수이이미신, 복수《광명경》, 가구천언, 모귀복환, 사집경복지, 불차일자, 사대경이. 이모흑고, 시인위지흑두타, 우위칠도인.
【6】불재라열성, 유군동자, 대자년십칠, 소자십이, 욕출가, 비구즉도수대계, 불감일식, 야제. 불제년만이십, 방수대계, 의년수구, 시야.
【7】신이불측. 복방유일공, 상이서색지, 야내발지, 광조일실, 주지유천, 종공중인출장위, 세흘환내복중.
【8】《조정록》운: 「이백락, 자손양, 선상마. 행지우산지판, 유일준마지이기인불식, 용가염거, 요견백락내명, 이좌하마이지, 일행천리. 유인, 시운: 화유매화조유앵, 조개선전열인정, 가련고죽염거마, 불우지음부일생.」
【9】사마야.
【10】조패야.
【11】노자왈: 「선인, 불선인지사, 불선인, 선인지자.」 설자왈: 「선인유불선인연후, 선구지공저, 고왈자.」
【1】모범이란, 나무로 된 것을 모라 하고 대나무로 된 것을 범이라 하는데 모두 기물을 주조하는 형틀이다. [첨: 주조하는 형틀에 있어서 속틀을 모, 겉틀을 범이라고도 한다. 즉 밀랍 등으로 종모양을 만들었으면 그것은 모이며(주기필선용랍위모《동천청록》), 그 밀랍에 주사를 씌운 뒤 밀랍을 녹여 낸 후 쇳물을 부을 수 있게 남은 거푸집이 범이다.] 양자가 말하기를 「배움에 힘쓰는 것은 스승을 구함에 힘쓰는 것만 못하다. 스승이란 사람의 모범이지만 모로서 모답지 못하고 범으로서 범답지 못한 이가 적지 않다」 하였다. 모는 또한 나무의 이름이니, 옛날에 모나무가 주공의 무덤 위에 났는데 그 잎이 봄에는 푸른색을 여름에는 붉은 색을 가을에는 흰색을 겨울에는 검은 색을 띄었음에 색으로써 그 바름을 얻은 것이며, 해나무가 공자의 무덤 위에 났는데 그 줄기와 가지가 성글었으나 굽지 않았음에 질로써 그 곧음을 얻은 것이다. 만약 바르거나 곧은 것이라면 가히 법칙이 될 것이거늘 하물며 주공과 공자의 무덤에 있음에랴.《회남자》를 참고하라.
【2】보다 뛰어난 것은 행과 해가 모두 원만한 것이고, 그 다음 것은 해는 있으되 행이 없는 것이다. 시려밀다라는 천축국의 왕자로써 왕위를 사양하고 출가하여 건강에 이르니 왕도와 유량 및 주의 등 한 때 이름 있는 공경대부들이 모두 몰려와 벗을 맺으며 그를 고좌라 부르니, 고좌라는 호칭이 여기에서 비롯하였다.
【3】《양고승전》에 말하였다. 「실다운 행이 빛을 잠재우고 있으면 곧 고귀하되 명성은 없으며, 적은 덕으로 때를 만났으면 곧 명성은 얻을 것이나 고귀하지는 않다.」
【4】허망하면서도 실답지 않으니 기대어 의지할 바가 없다.
【5】도안은 그 집안이 대대로 뛰어난 유학자였는데 일찍 부모를 잃고 사촌형에 의해 양육되었다. 7살 때 책을 읽음에 한 번 훑어보고는 능히 암기하였다. 12살 때 출가하였는데, 생각은 비록 총명하고 민첩하였으나 외모가 매우 비루하여 스승이 중히 여기는 바가 되지 못하고 노역에 내몰려 일만 하였으나 그래도 원망하는 기색이 없었다. 바야흐로 스승에게 여쭈어 경전을 구하자《변의장자경》1권을 줌에 거의 5천 자(언)가 되었는데, 밭에 들어가 쉬는 틈에 훑어보고는 저물어 돌아와서 경을 스승에게 돌려주며 다시 나머지를 구하자 스승이 「어제 준 경전을 아직 다 읽지도 않고서 지금 다시 달라느냐?」라고 하자 「이미 모두 암송하였습니다」 함에 스승이 비록 기이하게 여겼으나 믿지 않고 다시《광명경》을 줌에 거의 9천 자(언)가 되었는데, 저물어 돌아와서 다시 돌려주니 스승이 경을 덮었으나 한 자도 틀리지 않음에 스승이 크게 놀라며 기이하게 여겼다. 외모가 검은 까닭에 당시 사람들은 그를 흑두타라 일컬었고 또한 칠도인이라 일컬었다.
【6】부처님이 나열성에 계실 때 한 무리의 어린아이들이 있었는데 큰아이는 17세였고 작은아이는 12세로, 출가하고자 하므로 비구가 곧 구족계를 받게 하였더니 하루 한 끼의 식사를 견디지 못하고 밤이면 울었다. 부처님께서 20세를 채워서야 구족계를 받도록 계율을 제정하시니, ‘나이에 의해 구족계를 받는다’ 함이 바로 이것이다.
【7】[불도징의] 신비와 이적은 헤아릴 수 없었으니, 배 옆구리에 구멍이 하나 나 있어서 항상 솜으로 그곳을 막고 있었는데 밤에 솜을 빼내면 빗줄기가 온 방안을 비추었으며, 낮에는 흐르는 샘물이 있는 곳에 이르러 구멍으로 창자와 위를 꺼내어 모두 씻은 후에 다시 배 안으로 넣곤 하였다.
【8】《조정록》에 말하였다. 「이백락의 자는 손양으로 말을 볼 줄 알았다. 여행을 다니다 우산의 언덕에 이르니 한 필의 준마가 있었는데 그 주인은 알아보지 못하고 소금수레를 끄는데 부리고 있는지라, 말이 멀리서 백락을 보고는 울자 [백락이] 타고 있던 말과 바꾸니 하루에 능히 천리를 달렸다. 어떤 사람이 시로써 말하였다: 꽃은 매화 새는 꾀꼬리, 일찍 피고 앞서 울어 사람 마음 기쁘나니, 가련하다 홀로 핀 대나무 소금수레 지친 말, 알아볼 이 만나지 못해 헛된 한 생을 짊어졌구나.」
【9】네 마귀이다.
【10】시들고 무너짐이다.
【11】노자가 「착한 사람은 착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요, 착하지 않은 사람은 착한 사람의 밑천이다」라고 하니 설자가 「착한 사람이란 착하지 않은 사람이 있은 연후에 착하고 구원하는 공덕이 드러나는 까닭에 ‘밑천’이라 말하는 것이다」라 하였다.
④ 불습송, 무이기.
기제선언,[1] 풍[2]이송지. 가섭‧아난, 구족주지[3]팔만법장, 서역‧동하, 고덕출가, 유년시습, 개학송지. 축불도징, 능송불경수백만언; 불타발타, 차운각현,[4] 동학수인, 습송위업, 여인일월공송, 각현일일능기, 기사탄왈: 「일일지학, 적삼십부.」 연, 인지지우, 기불일기일언! 이일계월, 이월계년,[5] 적공필광, 누과역심. 기도자미이생, 하환무소입의!
④ 익히고 소리내어 읽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다.
모든 착한 말들을 기록하여 읽되 소리 높여 읽어라. 가섭과 아난은 8만의 법전을 온전하게 갖추어 지녔었고, 서역과 중국(동하)의 고승대덕들은 출가하면 어려서부터 익히기 시작하여 모두 외워 지니기를 배웠다. 축불도징은 불경의 수백만 글귀를 능히 외웠으며, 이곳 말로 각현각현이라 번역되는 불타발타는 몇 사람과 함께 배우면서 익혀 외우는 것을 업으로 삼음에 다른 사람은 한 달 만에야 능숙하게 외우는 것을 각현은 하루에 능히 기억하니 그의 스승이 찬탄하여 이르기를 「하루 동안 배운 것이 서른 명의 것에 필적한다」 하였다. 그러나 사람이 아무리 어리석더라도 어찌 하루에 한 마디를 기억하지 못하겠는가. 날로써 달을 잇고 달로써 해를 잇는다면 쌓여진 공부는 반드시 넓어지고 누적된 성과 역시 깊어질 것이다. 그러한 도도는 미약한 것으로부터 생겨나게 되니 어찌 이룰 바가 없을까 근심하겠는가!
【1】《조정》운:「《노론》이십편, 개공자제자기제선언야.」
【2】독야.
【3】잠자운: 「적인지기법, 사지영주이불민야. 부계‧정‧혜, 지법지구야; 승원물무, 지법지자야; 법자, 대성인지도야.」
【4】차내감로반왕지예, 대승삼과인. 조실호시, 종조도기고로, 도위사미. 지년십칠, 여동학수인, 습송위업, 래신주, 여집상견, 집소유의자, 다취자결.
【5】《좌전》운: 「기사자, 이사계일, 이일계월, 이월계시, 이시계년, 소이기원근‧별동이야.」 주: 시자, 삼월위일시; 계자, 이하철상지사, 서기일유사, 즉이사철어일, 기년월지원근, 분사물지동이.
【1】《조정》에 말하였다.「《노론》20편은 모두 공자의 제자가 모든 좋은 말들을 기록한 것이다.」
【2】읽는 것이다.
【3】잠자가 말하였다. 「적인이 그 법을 유지하여 보존함으로써 그 법이 영원히 머물러 없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무릇 계정혜는 법을 유지 보존하는 도구이며, 승려와 사원 및 상주물과 힘써 노력함은 법을 유지 보존하는 밑천이며, 법이란 큰 성인의 도이다.」
【4】그는 곧 감로반왕의 후손으로 대승의 삼과를 증득한 사람이다. 일찍이 믿고 의지할 곳을 잃자 종조부가 그의 외롭고도 고달픔을 애석하게 생각하여 출가시켜 사미가 되게 하였다. 17세에 이르러 같이 공부하는 몇 사람과 경전을 익히고 외우는 일에 전념하다가 신주에 와서 구마라습과 더불어 서로 만나게 되자 구마라습이 의심스러웠던 바를 가지고 나아가 많은 자문을 구하여 해결하였다.
【5】《좌전》에 이르기를 「일을 기록한다는 것은, 사건을 날에 잇고 날을 달에 잇고 달을 절기에 잇고 절기를 해에 이음으로써 멀고 가까움을 기록하고 같고 틀림을 구별짓는 것이다」 하고는 주석에서, 절기(시)라는 것은 3개월을 한 절기로 삼으며 잇는다(계)는 것은 아래의 것으로써 위의 것에 연잇는다는 말이니 어느 날에 어떤 일이 있으면 기록하고 그 일을 그 날에 연결 지음으로써 연월의 멀고 가까움을 계통을 세워 기록하고 사건의 같고 다름을 분별하게 하는 것이라 하였다.
⑤ 불공서, 무이전.
서자, 여야, 서사여인지의.[1] 방현생지망실, 수선사이편록,[2] 욕후대이류전, 의궁서이성집, 칙사교풍불추, 도구미방. 고, 석씨경율, 결집패다,[3] 공자시서, 산정죽간,[4] 약불공서, 사난성취. 번사지자무애지변,[5] 단익시기, 자비장안[6]병필지력, 기유금일! 고, 계빈고덕반두달다, 종단지중, 수사천게, 종중지모, 구송천게. 단당준불, 능사명자, 신물효세, 정초예언.[7]
⑤ 글쓰는 법을 공부하지 않으면 전할 도리가 없다.
글(서)이란 같다(여)는 것이니, 사람의 뜻과 똑같이 어떤 일을 서술함을 말한다. 현생에 잊어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정갈하게 엮어 베끼고 순서대로 엮어 기록할 것이요 후대에 전해지도록 하려면 마땅히 몸소 글을 써서 집성할 것이니, 그렇게 한다면 가르침의 기풍은 떨어지지 않게 되고 도도는 오랠수록 더욱 꽃답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석가의 경전과 율법은 패다라 잎에 결집결집되었고 공자의 시시와 서서는 대나무 줄기에 산정산정되었으니, 만약 글쓰는 일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일은 성취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돌이켜 생각건대 지자대사의 걸림 없는 변설은 단지 그 때의 근기근기에 유익하였으니, 만일 장안의 집필력이 아니었으면 어찌 오늘에까지 유포되었겠는가. 그러므로 계빈국의 고승대덕인 반두달다는 새벽부터 낮까지 손수 1천 편의 게송을 쓰고 낮부터 저녁까지 입으로 1천 편의 게송을 외웠다. 다만 응당 부처님을 좇아 능히 이름자를 쓸 수 있게 할 뿐, 세상을 본받아 초서와 예서를 정교하게 하는 것은 삼가하여 하지 않도록 하라.
【1】서자, 역서야, 기서물야. 우여야, 사기언여기의야.
【2】선, 보야집야. 철집문자, 위지선사야.
【3】패다라, 차운안형.《서역기》남인도.건나국북유다라수, 거삼십리, 기엽장광, 기색광윤, 제국서사, 막불채용. 고, 아난등, 결집삼장, 개서차엽야.
【4】간, 죽편야. 고자무지, 유사, 서지어간. 단집일찰왈간, 연편제간왈책. 위산시서, 정예락, 서지어간책야.
【5】사휘지의, 자덕안, 화용.진씨자. 칠세입사, 문승송《법화》, 홀자억칠권지문, 완여숙습, 위거십신전오품제자위. 변재무애, 수.문제사지자지호.
【6】관정법사, 자법운, 장안인. 혜해천종, 지자명위시자, 기기소설, 수지미래, 태여경희결집, 동공이비덕, 미장안, 지자지도, 장절문어금일야.
【7】오군.장지, 자백영, 선초서, 기맥통연, 격행불단, 위지일초서. 주태사주시제대전, 진.이사우위소전. 진.하규인정막위옥리, 득죄계옥, 담사십년, 이소전위예서삼천자, 진시황희이면기죄, 용위어사, 위도예소조야.
【1】서는 많다(서)는 것이니, 여러가지 사물에 대해 기록하기 때문이다. 또는 같다(여)는 것이니, 말을 글로 쓸 때는 그 뜻과 같게 하기 때문이다.
【2】선은 깁거나 꿰매는 것이다. 문자를 꿰매어 모으는 것을 일컬어 선사라 한다.
【3】패다라는 이곳 말로 하면 ‘언덕 모양’이다.《서유기》에서, 남인도 건나국의 북쪽에 다라나무가 있으니 크기가 30리로 그 잎이 길고도 넓은데 그 색이 빛나고도 윤기가 있어 모든 나라에서 글을 쓸 때는 그것을 가져다 쓰지 않음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아난 등이 삼장을 결집할 때 모두 이 잎에다 글을 썼다.
【4】간은 대나무 조각이다. 옛날에는 종이가 없었기에 일이 있으면 죽간에다 글을 썼다. 하나의 대나무 조각을 홑으로 놓아둔 것을 간이라 하고, 여러 개의 간을 연결 지어 엮은 것을 책이라 한다. 시와 서를 추리고 례와 락을 정리하여 간책에 기록했음을 말한다.
【5】선사의 휘는 지의, 자는 덕안이며 화용 진씨의 아들이다. 7세 때 절에 들어와 스님이《법화경》외는 것을 듣고는 문득 7권의 글귀를 스스로 기억하였는데, 그 완연함이 마치 옛날부터 익혔던 것 같았기에 십신의 앞인 오품제자의 지위에 자리하게 되었다. 말솜씨에 재주가 있어 걸림이 없음에 수문제가 ‘지자’라는 호를 하사하였다.
【6】관정법사의 자는 법운으로 장안 사람이다. 하늘이 내린 지혜와 이해력을 가졌기에 지자대사가 명하여 시자로 삼자 그가 얘기한 바를 기록하였다가 뒷날까지 전해 주었으므로 경희가 결집한 것과 더불어 그 공덕을 견줄 수 있을 것이니, 장안이 아니었다면 지자대사의 도는 아마도 오늘날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7】오군의 장지는 자가 백영으로 초서에 뛰어났는데, 기맥이 연이어 통함에 [붓끝이] 멈추는 듯 나아감이 끊이지 않았으니 이를 일컬어 일초서라 하였다. 주나라 태사 주가 처음으로 대전을 만들었고, 진나라 이사가 또 소전을 만들었다. 진나라 하규사람 정막이 옥사의 관리가 되었다가 죄를 받아 옥에 갇혀 생각에 잠겨 있기를 10년, 소전을 바꿔 예서 3천자를 만드니 진시황이 기뻐하여 그의 죄를 면하게 해주고 등용하여 어사로 임명하였는데, 죄수가 만든 것이라 [하여 예서라] 하였다.
⑥ 부학시, 무이언.
언선, 칙천리지외응지; 언불선, 칙천리지외위지.[1]《시》진포폄,[2] 어순성율,[3]《국풍》돈후,[4]《아‧송》온유,[5] 재화기청, 사부빈울.[6] 구습즉어론[7]자수, 재송내함토불속. 피칭「사해, 습착치」, 차대「미천, 석도안」.[8] 진유.완첨, 시홀조왈: 「대진용흥, 천하위가, 사문하불전발부‧거가사‧석범복피능사?」 효용[9]대왈: 「포일소요, 유적이치성. 전발훼용, 개복변형, 피위아욕, 아기피영. 고, 무심어귀이유귀, 무심어족이유족.」 차내기온난방,[10] 언토풍채,[11] 수불근호롱속, 이가접어청재.[12] 불법기위왕신,[13] 홍도수습문한.[14] 지둔투서북궐,[15] 도안방일동산,[16] 자비고재, 기감군주![17] 의성광간지언, 도허어이.[18]
⑥ 시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잘 할 수 없다.
말을 올곧게 잘하면 곧 천리 밖에서도 그 말에 호응하고, 말을 올곧게 잘하지 못하면 곧 천리 밖에서도 그 말을 어기려 든다.《시경》은 칭찬하여 말하는 법과 비평하여 말하는 법을 갖추어 진술하였고 그 언어는 성조성조와 운율운률을 따랐으니,《국풍》은 도탑고도 중후하고《아‧송》은 온화하고도 부드러우며, 재치가 빛나고 기개가 청아하며 어휘가 풍부하고도 밝게 빛난다. 오래 익히면 곧 말과 논리가 저절로 빼어나고 가까스로 외우더라도 [말을] 머금고 내뱉음에 있어 속되지 않는다.
저쪽에서 「이 세상(사해)의 습착치입니다」라고 일컫자 이쪽에서 「온 천하(미천)의 석도안입니다」라고 대꾸하였다. 진류의 완첨이 한 때 문득 조롱하여 이르기를 「대진이 크게 일어나 천하로 집을 삼았거늘 사문사문은 어찌 터럭과 피부를 온전히 하고 가사를 버리며 승복을 벗고 비단옷을 입지 않는가?」 하니 효룡이 대답하기를 「참된 도(일)를 안고서 자유로이 노닐며 오직 고요하게 정성을 다할 뿐입니다. 머리를 깎아 얼굴을 헐고 의복을 고쳐 모습을 변화시키니 저네들은 내가 욕되다 일컫지만 나는 그들의 영욕을 버렸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부귀에 무심하니 더욱 존귀하게 되고 만족에 무심하니 더욱 풍족하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는 곧 기개는 난초의 향기로움을 간직하고 있으며 말은 풍류로운 문채를 내뱉으니, 비록 귀먹고 속된 이들과는 친근할 수 없으나 맑고도 재주로운 이들과 교제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불법을 이미 왕과 신하에게 맡기셨으니 도를 넓히고자 하면 모름지기 글월을 익힐 것이다. 지둔은 북궐에 글을 올리고 도안은 동산에 숨었으니, 스스로 뛰어난 재주를 가지지 못했다면 어찌 군주를 감동시켰겠는가. 마땅히 사리 분별에 벗어나는 말을 살펴라, 단지 헛된 말일 뿐이다.
【1】《역‧계사》「군자거기실, 출기언선, 칙천리지외응지, 황기이자호! 군자거기실, 출기언불선, 칙천리지외위지, 황기이자호!」
【2】포, 양미야; 폄, 억좌야. 선자가이감발인지선심, 악자가이징창인지일지야. 창, 역징야. 시삼백, 포양기선, 폄억기악야.
【3】성, 오음야; 율, 육율야. 협어성율고, 가시이고금슬. 성속양, 율속음. 양자왈: 「성생어일, 율생어진야.」
【4】십오국풍속가요, 돈대이중후야. 풍시민서지작야.《시》서운: 「상이풍화하, 하이풍자상.」 자, 기절야. 우여물인풍지동이유성, 이기성우족이동물야.
【5】《아》, 대소이《아》;《송》, 주‧상‧노삼《송》.《아》시조연지시,《송》시종묘지시, 개온화이유순야.
【6】빈, 문채병랑야; 울, 문화심밀모.《역》왈: 「기문울야.」
【7】이언고인왈어, 대인난변왈론.
【8】양양고사습착치선문안중명, 치서통호, 안자육혼산지단계사. 습문안지, 예안, 기좌자칭「사해습착치」, 안왈「미천석도안」. 시인, 이위명대.
【9】《고승전》운: 「사문지효룡, 회양인. 소이풍자견중, 가이고론적시, 진유‧완첨등, 병결지음지교, 시인호위팔달.」
【10】란생유곡, 청향원문. 황산곡왈: 「일간일화이향유여자, 란; 일간수화이향부족자, 혜야.」 혜역란속야.
【11】풍류문채.
【12】수견기어롱고무지지속, 가이적대어청신재예지사.
【13】불어령산부촉국왕‧대신, 사기외호야.
【14】한, 문사야.
【15】진.애제시, 축잠사궐이귀섬, 조지둔계강어금중, 둔내항표환산. 북궐즉현무문야. 미앙전전수남향, 이상서주사알견지도, 개예북궐, 연칙북궐위정문.
【16】동진.효무문안고명, 유조왈: 「법사이도덕조임천하, 사대법유행, 창생의뢰. 고, 의일식왕공록.」 이시자급, 안인불수, 수은동산, 산재노경. 일, 도둔야.
【17】이사비유성덕고재, 기제왕지소감동재!
【18】자왈: 「오당지소자광간, 비연성장, 불지소이재지.」 적시광간, 지대이약어사야. 지대, 광야; 약어사, 간야. 비연, 문모; 성장, 언기문리성취유가관자. 수성찰이물청호문장, 시광간지설, 비기실언야. 욕홍사도, 가이방열시편이야.
【1】《역경》의 계사편에 말하였다. 「군자가 집안에 앉아 있더라도 내뱉는 그 말을 올곧게 잘하면 곧 천리 밖에서도 호응할 것이니 하물며 가까이 있는 자들이랴! 군자가 집안에 앉아 있더라도 내뱉는 그 말을 올곧게 잘하지 못하면 곧 천리 밖에서도 그 말을 어기려 들것이니 하물며 가까이 있는 자들이랴!」
【2】포는 아름다운 것을 선양하는 것이요, 폄은 [추악한 것을] 억눌러 꺾는 것이다. 선한 것은 사람들을 감응시켜 착한 마음을 일으키게 할 수 있으며, 악한 것은 사람들을 징계하여 해이한 뜻을 혼내 줄 수 있다. 창 역시 징계한다는 뜻이다.《시경》의 시 3백편은 선한 것을 칭찬하여 선양하고 악한 것을 내쳐서 억눌렀다.
【3】성은 다섯 가지 음계를 말하며, 률은 여섯 가지 음률을 말한다. 성조와 운률에 화합하는 까닭에 시를 노래하는 것으로써 금슬을 탈 수가 있다. 성은 양에 속하며 률은 음에 속한다. 양자가 말하기를 「성은 해로부터 생겨났고 률은 별로부터 생겨났다」고 하였다.
【4】열 다섯 나라의 풍속과 가요는 크게 도타우면서도 중후하다. 풍은 서민들이 지은 것이다.《시경》의 서문에 이르기를 「윗사람은 풍으로써 아랫사람을 교화하고 아랫사람은 풍으로써 윗사람을 풍자한다」 하였다. 자는 나무라거나 충고함이 절실함을 말한다. 또한 사물은 풍으로 인하여 움직이게 됨으로써 소리가 있게 되고 그 소리가 또한 사물을 움직이게 하기에 넉넉함과 같다.
【5】아에는 대아와 소아의 두 가지가 있으며, 송에는 주송과 상송과 노송의 세 가지가 있다. 아는 조정의 시이며 송은 종묘의 시이니 [그 성격이] 모두 온화하고 유순하다.
【6】빈은 문장이 두드러지게 밝은 것이요, 울은 문장이 화려하고도 깊이가 있는 모습이다.《주역》에 말하기를 「그 문장은 화려하고도 깊이가 있다」라고 하였다.
【7】말을 하여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것을 어라 하고, 다른 사람과 상대하여 분별하기 어려운 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을 논이라 한다.
【8】양양의 덕 높은 선비인 습착지가 먼저 도안의 높은 이름을 듣고는 글을 보내 호의를 알리자 도안이 육혼산을 내려와 단계사에 이르렀다. 습착지가 도안이 도착하였다는 말을 듣고는 도안에게 가서 이윽고 앉으며 스스로 일컫기를 「이 세상의 습착지입니다」라 하자 도안이 「온 천하의 석도안입니다」라 하였다. 당시 사람들이 그것을 유명한 댓구로 여겼다.
【9】《고승전》에 말하였다. 「사문 지효룡은 회양인이다. 젊어서 기풍 있는 모습으로 중시를 받았으며 더욱이 탁월한 논변으로 때의 흐름을 좇아가니 진류와 완첨 등이 더불어 지음의 교제를 맺음에 당시 사람들이 팔달이라 불렀다.
【10】난은 깊은 계곡에서 자라나 맑은 향기가 멀리까지 퍼진다. 황산곡이 말하기를 「한 줄기에 한 송이의 꽃이더라도 향기가 넉넉한 것을 난이라 하고, 한 줄기에 몇몇 송이 꽃이더라도 향기가 부족한 것을 혜라 한다」 하였다. 혜 역시 난에 속한다.
【11】풍류가 있는 문채.
【12】비록 귀먹고 눈먼 무지한 속인들에게는 버림을 받을 지라도 청신하고도 재주로운 선비들과는 맞서서 상대할 수 있다.
【13】부처님이 영취산에서 국왕과 대신들에게 부촉하여 그들로 하여금 불법을 외호하도록 하였다.
【14】한은 문헌의 글귀이다.
【15】진나라 애제 때 축잠이 대궐을 하직하고 염으로 돌아가자 지둔에게 조서를 내려 대궐에서 계속 강설하게 하니 지둔이 이에 표를 올려 항명하고 산으로 돌아갔다. 북궐은 곧 현무문이다. 미앙전의 앞쪽이 비록 남향을 하고 있으나 글을 올리거나 일을 아뢰는 이 또는 알현하는 무리들이 모두 북궐에 이르므로, 그러한 즉 북궐이 정문이 되었다.
【16】동진의 효무제가 도안의 덕 높은 이름을 듣고는 조서를 내려 이르기를 「법사께서 도덕으로써 천하에 임하여 밝은 빛을 비추어 큰 법을 유행하게 하니 창생들이 의지하고 힘입게 되었다. 그러므로 응당 왕공의 녹봉을 먹어야 할 것이다」 하고는 절기에 맞추어 재물을 대주었으나 도안이 받지 않고 마침내 동산에 은둔하였으니, 그 산은 노나라의 경계에 있다. 일은 도망하여 은둔함이다.
【17】두 선사에게 치성한 덕과 높은 재주가 없었다면 어찌 제왕이 감동할 바가 되었겠는가.
【18】공자가 말하기를 「나의 문중 어린 선비들이 사리분별을 벗어남에 오락가락 그렇게 문장을 이루고는 그것을 마름질 할 줄을 알지 못하는구나」 하였다. 적시광간은 뜻은 크나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는 대충대충 하는 것을 말한다. 뜻이 크니 광이요, 일을 대충대충 처리하니 간이다. 비연은 문장의 모양이요, 성장은 문장의 이치가 성취되어 볼 만한 것이 있음을 말한다. 모름지기 살펴서 알기는 하되 문장을 자세히 받아들이지는 말지니, 이 광간의 얘기는 그 참된 말이 아니다. 불도를 넓히고자 한다면 시편들을 그저 두루 살펴보면 될 따름이다.
⑦ 불박람, 무이거.[1]
《고승전》운: 「비박칙어무소거.」 당지금고지흥망, 수식화‧범지명의.[2] 유삼장지교해, 완육경지사림,[3] 언불망담, 어유전거. 고, 습착치찬안사왈: 「리회간충,[4] 다소박섭, 내외군서,[5] 략개편도, 음양산수, 실역능통, 불경묘의, 고소유인.」[6] 진종황제조이시독음,[7] 중용기고사왈: 「고관가, 철거기.」 상문: 「하고, 위천자위관가?」 대왈: 「신상기장제《만기론》언ꡔ삼황관천하, 오제가천하ꡕ,[8] 겸삼오지덕, 고왈관가.」 상희왈: 「진소위군신천재일우.」 차유학문장신, 다식[9]전언, 무소누의.[10]
⑦ 널리 살펴보지 않으면 근거할 것이 없다.
《고승전》에 이르기를 「널리 살펴보지 않으면 말함에 근거할 바가 없다」라 하였으니, 응당 고금의 흥망을 알아야 하고 모름지기 한문과 범문의 명의명의에 자세해야 한다. 삼장삼장이라는 가르침의 바다를 여행하고 육경육경이라는 어휘의 숲을 노닒으로써 말을 하면 허망한 얘기가 되지 않고 그 언어에는 전거전거가 있게 된다. 그러므로 습착치는 도안법사를 찬양하여 「속마음을 다스려 간결하고도 바르게 지니며 널리 섭렵한 바가 많아 안팎의 뭇 서적들을 대략 모두 훑어보았고 음양과 산술 또한 능통하였으니, 불경의 오묘한 이치는 본래 칼날 놀리듯 하였다」라고 말하였다.
진종황제가 시독 이중용을 불러들여 술을 마시는데 중용이 일어나 굳이 사양하며 이르기를 「관가관가에게 아뢰나니 큰그릇은 거두소서」 하니 천자가 묻기를 「어인 까닭으로 천자를 일컬어 ‘관가’라 하는가?」 하기에 대답하기를 「신이 일찍이 장제의《만기론》에 쓰여진 ꡔ삼황은 천하를 벼슬아치가 관청 다스리듯 하였고, 오제는 천하를 가장이 집안 다스리듯 하였다ꡕ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음에 삼황과 오제의 덕을 겸비하셨기에 ‘관가’라 말씀드린 것입니다」 하니 천자가 기뻐하며 이르기를 「참으로 이른바 임금과 신하가 천 년에 한 번 만났음이로다」 하였다. 이는 학문을 몸에 갈무리하여 두었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앞사람들의 말을 많이 익혀 두어서 누누가 될 바는 없다.
【1】《고승전》운: 「창도소귀유사: 비성칙무이경중, 비재칙무이적시, 비변칙무언가채, 비박칙어무의거.」《사초》운「박학위제빈」, 위제식견지빈야.
【2】법운법사지자술명의집운: 「명의자, 능전왈명, 소전왈의.」
【3】육경:《시》,《서》,《역》,《춘추》,《주예》,《예기》.
【4】리, 치야; 회, 중야; 간, 불번야; 충, 정야. 언자치기심정, 불번이차정야.
【5】유이구경위내, 이제가잡서위외.
【6】습여사안서운: 「래차견석도안, 무변화기술가이혹상인지이목, 무중위대세가이정군소지참차, 이사도숙숙, 자상존경, 내시오유래소미견기인. 약안자, 비상승사, 한공불일견.」 포정해우, 회회호기유인유여지의.
【7】송시독이중용선음, 호이만회, 진종음무적, 음칙필소중용.
【8】《사》「오제관천하, 삼황가천하, 관이전성현, 가이전자손야.」
【9】음지기야.
【10】《역》왈: 「군자다식전언왕행, 이축기덕.」 부견어람전득일고정, 용이십칠곡. 조사개무지자, 이문안, 안왈: 「노.양공소주야.」 복유전문, 과신. 견칙제학사, 개사어안, 국인어왈: 「학불사안, 의불금난.」
【1】《고승전》에 이르기를 「불도를 제창하여 대중을 이끌어 감에 있어서 소중하게 여겨야 할 바가 네 가지 있으니, 소리내어 말하는 것이 아니면 곧 대중을 경책할 수 없으며, 재주롭지 못하면 곧 시의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으며, 말을 잘하지 못하면 곧 채택할 만한 얘기가 없으며, 널리 섭렵하지 않으면 곧 말을 하여도 근거하는 바가 없다」라고 하였다.《사초》에 이르기를 「널리 배우는 것은 빈곤을 구제하는 것이 된다」라 하였으니, 식견의 빈곤을 구제하는 것을 일컫는다.
【2】법운법사가 자신이 서술한 명의집에서 말하였다. 「명의라는 것은 능동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명이라 하고 설명되어지는 바를 의라 한다.」
【3】6경은《시》,《서》,《역》,《춘추》,《주례》,《예기》이다.
【4】리는 다스림이요, 회는 가운데(속마음)이며, 간은 번뇌스럽지 않음이요, 충은 바름이다. 스스로 그 마음의 정서를 다스려 번뇌하지 않고 또한 바르게 됨을 말한다.
【5】유가에서는 아홉 종의 경전을 내전으로 삼고 제가의 잡서를 외전으로 삼는다.
【6】습착지가 사안에게 준 글에서 말하기를 「이곳에 와서 석도안을 보니 변화무쌍한 재주와 꾀로써 보통사람들의 이목을 유혹할 만한 바가 없으며 중후하고 위엄있는 큰 위세로써 뭇 소인배들의 들쭉날쭉한 바를 정돈할 만한 바는 없으나 선사의 무리들이 엄숙하면서도 스스로 서로를 존경하니 곧 이점이 내가 원래 평소에 보지 못했던 그의 사람됨입니다. 도안과 같은 이는 비상하고도 뛰어난 선비이니 공께서 한 차례 만나보지 못했음이 한스럽습니다」 하였다. 포정이 소를 해체함에 칼날을 놀리는 것이 여유로워 오히려 여지가 있는 듯 하였다.
【7】송나라 시독 이중용은 술을 잘 마셔 호가 이만회였는데, 진종이 술을 마시면 대적하는 이가 없음에 마실 때는 반드시 중용을 불렀다.
【8】《사기》에 말하였다. 「오제는 천하를 벼슬아치가 관청 다스리듯 하였고 삼황은 천하를 가장이 집안 다스리듯 하였으니, 관청은 성현에게 전해지고 집안은 자손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9】[식의] 음은 지(지) 또는 기(기)이다.
【10】《주역》에 말하기를 「군자는 예전에 있었던 말과 행위 등을 많이 기억하여 그 덕을 기른다」 하였다. 부견이 남전에서 오래된 솥 하나를 얻게 되었는데 용량이 27곡이나 되었다. 조정의 선비들이 모두 아는 자가 없기에 도안에게 물으니 도안이 말하기를 「노나라 양공이 주조한 것입니다」 하였는데, 솥의 배 부분에 전문이 있는지라 과연 믿을 수 있었다. 부견이 뭇 학사들에게 조칙을 내려 모두 도안에 대해 스승의 예를 취하게 하니 나라 사람들이 말하기를 「배움에 있어 도안을 스승으로 삼지 않으면 도의 이치에 있어 어려움을 금지 못할 것이다」 하였다.
⑧ 불력사, 무이식.
자왈: 「오비성인, 경사구의.」 계입태묘, 매사문자, 경계무우, 망실법도.[1] 라한수성, 적염불지,[2] 방삭수현, 겁회망변,[3] 다견이식지, 미견이매의. 이후주득화우일축, 주칙출어란외,[4] 야내귀어란중,[5] 지공궐하, 태종장후원, 이시군신, 구무지자, 유승록찬영왈: 「남왜해수혹감칙탄적미로, 왜인습방제,[6] 방사중유여루수적자득지, 화색착물칙주은이야현; 옥초산,[7] 시혹풍소[8]표격, 홀유석락해안, 득지, 적수마색염물칙주현이야회.」 제학사개이위무계,[9] 령왈: 「견장건《해외이기》.」[10] 후, 두호검삼관서목,[11] 과견어육조[12]구본서중. 차내박문강식, 견기이작야.
⑧ 일을 겪지 않으면 익히 아는 것이 없다.
공자가 이르기를 「나는 성인이 아니라 일을 경험한 지 오래 되었을 뿐이다」 하였으니, 태묘에 들어가자 모든 일을 [묘지기에게] 물은 것은 우려하는 마음이 없어서 법도를 잊을 것을 경계하셨기 때문이다. 나한이 비록 성인이나 붉은 소금을 알지 못하였고 동방삭이 비록 현인이나 겁회겁회를 분별하지 못하였으니, 견문이 많으면 그것을 익히 알았겠지만 보고 듣지 않았기에 어두웠던 것이다.
이후주가 소 그림 한 폭을 얻었는데 낮이면 난간 밖으로 나왔다가 밤이면 이내 난간 안으로 돌아가는지라 가져다가 대궐에 바치니 태종이 후원에 펼쳐놓고 뭇 신하들에게 보였으나 아무도 아는 이가 없었는데, 오직 승록 찬녕이 이르기를 「남쪽 왜왜 지방에 바닷물이 간혹 줄어들면 물 속의 자갈밭이 약간 드러나게 되는데, 왜인들이 반듯한 돌이나 진주를 줍다가 큰 조개 안에 남아 있는 눈물 몇 방울을 얻어 물감에 타서 칠하면 곧 낮이면 숨었다가 밤이면 드러난다고 하며, 옥초산이 때때로 간혹 바람에 휩쓸리거나 회오리와 부딪치면 어쩌다 해안으로 잔돌이 떨어지는데 그것을 주워다 몇 방울의 물에 갈아서 색을 낸 뒤에 물건에 바르면 곧 낮에는 드러났다가 밤이면 숨는다고 하였습니다」 하니 뭇 선비들이 모두 근거 없는 것으로 여기기에 찬녕이 「장건의《해외이기》에서 보았습니다」 하였다. 후에 두호가 삼관삼관의 책 목록을 검열하던 중에 과연 육조륙조의 옛 서적 가운데에서 보게 되었다. 이것은 곧 널리 듣고 잘 익혀 두었다가 기회를 보아 지식을 드러낸 것이다.
【1】경, 여경동; 우, 도야; 망, 물야; 법도, 법칙제도야. 언당무가우도지시, 법도역지폐이고, 계기실타야.
【2】법예파라문, 장적염문라한, 불지.《산해경》「대주남극유칠대정, 주야자이위염, 기색적. 차, 천하지독물, 도지문칙제귀불능입, 도지목칙제금불능지.」
【3】동방삭, 생삼일부모구망, 후유택중, 황미옹지삭왈: 「차, 오아야. 복기삼천년일반수, 삼천년일박피벌모야. 오생이삼세수‧삼벌모.」 종지삭시비상인야. 한.무제욕벌곤명국, 기국재수중, 착지종남산하삼백리, 교수전, 호곤명지. 지저득이회, 문삭, 삭왈: 「비신소지.」 후인문호승, 왈: 「세계괴시, 겁화소진기계, 차겁소지회야.」
【4】중권왈란.
【5】강남서지악득지, 여남당주이욱, 헌태종.
【6】방석제주야.
【7】《산해경》유옥초산, 옥초자, 위수옥수초야.
【8】타본작요.
【9】고야.
【10】《이기》자, 한.무제령장건심황하수원, 승사이직상곤륜산, 복상지은하, 득천녀지기석이래, 기왕래시, 소기자야.
【11】송.태종어용문동북창립삼관, 지태평흥국삼년삼관성, 사명숭문원, 천서관서저언, 범팔만권. 삼관, 소문관‧집현관‧사관, 총명숭문원.
【12】진‧송‧제‧양‧진‧수야.
【1】경은 경(경계하다)과 같으며, 우는 헤아림(탁)이며, 망은 하지 말라(물)는 것이요, 법도는 법칙과 제도이다. 우려하고 헤아리는 일이 없게 되는 지경이 되면 법도는 쉽사리 피폐하고 느슨해짐에 이르는 까닭에 잘못하여 무너지게 됨을 경계하는 것을 말한다.
【2】법예 바라문이 붉은 소금을 가져다 나한에게 물었으나 알지 못하였다.《산해경》에 「대주의 남쪽 끝에 일곱 개의 큰 우물이 있음에 밤낮으로 [그 우물의 물을] 달이면 소금이 되는데 그 빛깔이 붉다. 이것은 천하의 독극물로서 문에 바르면 모든 귀신들이 능히 들어오지 못하고 나무에 바르면 모든 날짐승이 능히 앉지를 못한다」 하였다.
【3】동방삭은 태어난 지 사흘만에 부모가 모두 죽었으며, 후에 택중을 유력할 새 눈썹이 누른 늙은이가 동방삭을 가리키며 말하기를 「이는 나의 아들이다. 기운을 입은 지 3천년에 한 차례 골수가 새롭게 바뀌고 3천년에 한 차례 가죽이 벗겨지고 털을 갈게 된다. 나는 태어나서 이미 세 차례 골수를 씻어 내렸고 세 차례 털을 갈았다」 하므로 이로써 동방삭이 비상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한나라 무제가 곤명국을 치려고 함에 그 나라가 물 가운데 있으므로 종남산 아래 3백 리 되는 못을 파서 수전을 교육시키며 그 못을 곤명호라 하였다. 못 바닥에서 이상한 재를 얻자 동방삭에게 물었더니 동방삭이 「신이 아는 바가 아닙니다」 하였는데, 뒤에 사람들이 오랑캐 승려에게 물으니 말하기를 「세계가 무너질 때 겁화가 일체 세간을 모조리 태우는데 이것은 겁화가 세간을 태운 재입니다」 하였다.
【4】중간 크기의 우리를 란이라 한다.
【5】강남의 서지악이 이것을 얻어 남당의 군주인 이욱에게 주니 [이욱이] 태종에게 바쳤다.
【6】반듯한 돌과 진주이다.
【7】《산해경》에 옥초산이 있으니, 옥초란 물을 갖다 부으면 붓는 대로 마르는 것을 말한다.
【8】다른 판본에는 요로 되어 있다.
【9】참고함이다.
【10】《이기》는, 한나라 무제가 장건에게 명하여 황하 물줄기의 근원을 찾도록 하자 뗏목을 타고 곧장 곤륜산에 오르고 다시 위로 은하에 이르러 천녀의 지기석을 얻어 돌아왔는데, 그가 왕래 할 때 기록하였던 것이다.
【11】송나라 태종이 용문 동북쪽에 삼관을 처음 세웠는데, 태평흥국 3년에 이르러 삼관이 낙성되자 숭문원이란 이름을 하사하고 서관의 서적을 옮겨 갈무리해 두게 하였는데 무릇 8만권이나 되었다. 삼관은 소문관과 집현관 및 사관으로 총명이 숭문원이다.
【12】진, 송, 제, 양, 진, 수나라이다.
⑨ 불구우, 무이성.
생아자부모, 성아자붕우. 고, 군자이붕우강습, 이문회우, 이우보인.[1] 품조인물,[2] 상각동이,[3] 여절여차, 여탁여마.[4] 유효표[5]운: 「조직인의,[6] 탁마도덕, 환기유락,[7] 휼기릉이,[8] 기통영대지하,[9] 유적강호지상,[10] 풍우급이불철기음, 설상령이불투기색.[11]」 사내현달지소교, 역만고이일우. 동진.도안미수계시, 회사미승광어역여,[12] 공진지모, 신기강개, 임별상위왈: 「약구장대, 물망동유.」 후, 광학통경론, 은비용산,[13] 안후복종지, 상회소희, 위석서시종. 인공피문속사, 신오우다. 안왈: 「선구격의, 어리다위.」 광왈: 「차당분석소요, 하용시비선달?」 안왈: 「홍찬이교, 의령윤협, 법고경명, 하선하후!」 시승도호역은비용,[14] 내공언왈: 「거정이속, 매욕광정대법, 기가독보산문, 사법륜철진![15] 의각수력소피, 이보불은.」 중첨[16]왈:「선!」 수각행화.
⑨ 벗을 구하지 않으면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
나를 낳아 준 이는 부모이고 나를 이루어 주는 자는 벗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벗으로써 배우고 익힘에 글로써 벗을 모으고 모인 벗으로써 어질고자 하는 마음을 돕는다. 인품을 차츰차츰 다듬어 나가며 같고 다름을 헤아리고 들추어내되 톱으로 끊는 듯이 하고 돌로 가는 듯이 하고 정으로 쫓은 듯이 하고 줄로 가는 듯이 할지니라.
유효표가 이르기를 「인의인의로서 조직하고 도덕도덕으로 탁마함에 그가 기뻐하고 즐거워함을 기뻐하고 그가 침체하고 쇠퇴함을 근심하며 신통의 경계는 신령스러운 누각 아래로 붙여 둔 채 그 자취를 강호 위에 남기니 비바람이 몰아쳐도 그 소리는 그치지 않고 눈서리가 떨어져도 그 색깔은 바래지 않는다」 하였으니 이는 곧 현명하고 활달한 이의 근본 교제로서 만고에 있어 겨우 한 차례나 마주치는 일이다.
동진 때 도안법사가 아직 계를 받지 않았을 때 사미 승광을 객점에서 만나 함께 포부를 펴니 정신과 의기가 강개하여짐에 헤어지며 서로 일컫기를 「만약 함께 크게 되거든 함께 노닐던 것을 잊지 말자」라고 하였다. 후에 승광이 경론을 배워 통달하고는 비룡산에 은거하자 도안이 뒤에 다시 그를 쫓아가 서로 만나 기뻐하며 예전에 서약하였던 것을 비로소 따르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그로 인하여 함께 글을 펴 보고 생각을 붙여가니 새로 깨달은 것이 더욱 많았다. 도안이 이르기를 「옛 어른들의 격의격의에도 이치에 어긋남이 제법 많다」 하자 승광이 이르기를 「우선 마땅히 [그 이치를] 분석하고 [그 도리에] 소요소요해야 할 것이거늘 어찌 앞선 어른들을 옳고 그르다 할 수 있겠는가?」 하므로 도안이 「진리의 교법을 넓히고 찬양하고자 하면 마땅히 진실과 합당하게 해야 할 것이니, 법고가 다투어 울림에 어찌 먼저와 뒤가 있겠는가?」 하였다. 이 때 승려 도호 역시 비룡산에 은거하여 있다가 이에 함께 얘기하며 일컫기를 「고요한 곳에 거처하며 속세와 떨어져 있는 것은 언제라도 큰 법을 곧게 바로잡고자 함인데 어찌 홀로 산문을 거닐며 법의 수레로 하여금 구르는 것을 그만두게 하겠는가! 마땅히 각자 힘이 미치는 바에 따라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할 것이다」 하니 대중이 모두 「좋다!」라 말하고는 마침내 각자 교화를 행하였다.
【1】강학이회우, 칙기도익명; 취선이보인, 칙기덕일진.
【2】《한서》주운: 품기차차, 조식문질야.
【3】상량각거호인물지동이야, 우수구의리지당부야.
【4】치골각자, 기절이부차지, 치옥석자, 기탁이부마지, 언기치지유서이익치기정야. 붕우지도, 역여시야.
【5】명준.
【6】조역직야. 조직작포백지총명, 행인유의, 여직포백지유경위야.
【7】유역락야, 안색화열지모.
【8】이평야, 언인지퇴체불진, 여구릉지점평.
【9】영대, 심야. 장주왈: 「만악불가내어영대.」 사마표왈: 「심위신영지대.」 선주운: 「기신통어심부지하.」
【10】엄자릉은부춘강, 유엄릉조대.
【11】철‧지야, 투‧변야.《시》운「풍우여회, 계명불이.」 언부실시야. 자왈: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 언불변색야. 군자지교, 이귀천득실, 불역시개절야.
【12】객점.
【13】승광, 기주인, 상산연공제자. 후, 수계려행, 치석씨지란, 은비용산.
【14】호역기주인, 정절유혜해, 우은비용.
【15】진, 거후횡목, 우동야.
【16】역중야, 우개야.
【1】학문을 강론함으로써 벗을 모으면 곧 그 도는 더욱 밝아지고, 착함을 취함으로써 어짊을 도우면 곧 그 덕이 날로 전진하게 된다.
【2】《한서》의 주석에 말하기를, 그 상이한 차례를 품별하고 문채와 실질을 수식한다 하였다.
【3】인물의 같고 다름을 헤아리고 들추어봄이며, 또한 의리의 정당성 여부를 찾아 구해봄이다.
【4】뼈나 뿔을 마름질하는 자는 먼저 톱으로 자른 다음에 다시 그것을 돌로 갈며, 옥이나 돌을 마름질하는 자는 먼저 정으로 쪼은 다음에 다시 그것을 줄로 가는 것이니, 그 마름질에 계통이 있어서 정교함이 더욱 더함을 말한다. 친구의 도리도 역시 이와 같다.
【5】이름은 준이다.
【6】조 역시 직이다. 조직은 베나 비단을 짜는 총명이니, 어짊을 행하고 정의를 깨우쳐 줌이 마치 베나 비단을 짜는 데 경선과 위선이 있는 것과 같다.
【7】유 역시 즐거움이니 안색이 평화롭게 기뻐하는 모습이다.
【8】이는 평평해 지는 것이니, 사람이 무너져 쇠퇴해 감이 마치 언덕이 점차 평평해져 가는 것과 같음을 말한다.
【9】영대는 마음이다. 장주가 말하기를 「만 가지 악은 영대 안으로 들일 수 없다」 하였고, 사마표가 말하기를 「마음은 신령한 돈대가 된다」 하였으며, 선주에 이르기를 「신통의 경계를 심장 아래에 붙여 둔다」고 하였다.
【10】엄자릉이 부춘강에 은거하니 엄릉조대가 있게 되었다.
【11】철은 그침이요, 투는 변화함이다.《시경》에 「몰아치는 비바람 그믐 저녁 같으나 닭 울음 소리 그치지 않는다」 하였으니 시기를 잃지 않음이요, 공자가 말하기를 「세월이 추워진 연후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뒤에 시듦을 안다」 하였으니 색이 변치않음을 말함이다. 군자의 교류는 귀하거나 천하거나 이해득실로써 때를 바꾸거나 절개를 고치지 않는다.
【12】객점이다.
【13】승광은 기주 사람으로 상산 연공의 제자이다. 후에 계를 받고는 만행을 다니다 석씨의 난을 만나 비룡산에 은거하였다.
【14】호 역시 기주 사람으로 정절에 지혜와 이해가 있었으니, 또한 비룡산에 은거하였다.
【15】진은 수레 뒤편의 가로목이며, 또한 움직임을 말한다.
【16】[첨] 역시 대중(중)이며 또한 모두(개)이다.
 불관심, 무이통.
《유마》운: 「제불해탈, 당의중생심행중구.」 하이고? 진《화엄》[1]운: 「심여공화사, 조종종오음, 일체세간중, 무불종심조. 여심, 불역이,[2] 여불, 중생연.[3] 심‧불급중생, 시삼무차별.」 기위생불지모, 역위의정지원. 고,《릉엄》운: 「제법소생, 유심소현, 일체인과[4]‧세계미진,[5] 인심성체.」 욕언심유, 여공후성, 구불가견; 욕언기무, 여공후성, 탄지역향.[6] 불유불무, 묘재기중. 고,《반주》[7]운: 「제불종심득해탈, 심자청정명무구, 오도선결불수색,[8] 유해차자대도성.」
 마음을 관조하지 못하면 통할 것이 없다.
《유마경》에 이르기를 「모든 부처님의 해탈은 마땅히 중생들의 마음의 움직임에 의지하는 가운데에서 구하라」 하시거늘 어인 까닭인가? 진나라 판본인《화엄경》에 이르기를 「마음은 마치 뛰어난 화가와 같아서 가지가지의 오음오음을 짓는 것이니 일체의 세간세간 가운데 마음으로 인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마치 마음처럼 부처님 역시 그러할 뿐이며, 마치 부처님처럼 중생도 그러하다. 마음과 부처 그리고 중생, 이 셋은 차별이 없다」 하였으니 [마음은] 중생과 부처의 어머니가 되며 또한 의보의보와 정보정보의 근원이 된다.
그러므로《능엄경》에 이르기를 「모든 법이 생겨난 바는 오직 마음이 드러난 바이니 일체의 인과와 세상의 작은 티끌은 마음으로 인하여 그 실체(체)가 이루어진다」 하였다. 마음은 있다고 말하고자 하나 마치 공후의 소리와도 같아서 구하여도 가히 볼 수가 없고, 마음은 없다고 말하고자 하나 마치 공후의 소리와도 같아서 그것을 퉁기면 또한 울림이 있다.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으니 오묘함이 그 가운데 있다. 그러므로《반주삼매경》에 이르기를 「모든 부처님은 마음을 좇아 해탈을 얻으니, 마음이란 청정하여 무구무구라 이름하며 오도오도에 [헤매더라도] 선명하고 깨끗하여 색색을 받지 않으므로 이것을 해득하는 자는 큰 도를 이룰 것이다」 하였다.
【1】불타발다소역, 육십권경.
【2】이심예불야, 위여세오온종심이조, 제불오온역연.
【3】여불오온, 여일체중생역연, 개종심조야.
【4】정보.
【5】의보.
【6】공후자, 개공국지후소작야. 사연위진.평공고언, 환담왈: 「비인위호위리, 이슬위공후. 차, 비도불지호여슬, 내불지리여공후야.」
【7】《반주삼매경》, 일체십방현재불실재전립정경, 차경삼권.
【8】오색비오도: 흑유지옥, 유흑업소감고; 청유아귀, 귀면청고; 적유축생, 유담혈고; 황유인도, 거천옥지중고; 백유천도, 순선업소감고. 언오도공칙오색역불유야.
【1】불타발다가 번역한 것으로 60권《화엄경》이다.
【2】심으로써 불에 예시한 것이다. 말하자면, 세간의 오온이 마음을 좇아 만들어진 것처럼 모든 부처님의 오온 또한 그러하다는 것이다.
【3】부처님의 오온 처럼 나머지 일체 중생도 그러하니, 모두 마음을 좇아 만들어진 것이다.
【4】정보(과거세에 지은 업인에 의해 그 갚음으로 얻어진 유정의 몸)
【5】의보(정보의 그 몸이 의지하고 있는 환경, 곧 국토 또는 기세간)
【6】공후는 아마도 공국의 제후가 만든 것일 것이다. 사연이 진나라 평공을 위해 연주하자 환담이 말하기를 「천박한 이들은 여우를 일컬어 너구리라 하고 거문고를 공후로 여기나니, 이는 단지 여우와 거문고를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너구리와 공후도 알지 못함을 말한다」 하였다.
【7】《반주삼매경》은 일체 시방 현재불이 모두 바로 앞에서 입정하여 나타나는 경이며, 이 경은 3권이다.
【8】다섯 가지 색을 오도에 비유하면, 검은 색은 지옥에 비유되니 흑업으로 말미암아 감응 받는 바인 까닭이며, 푸른색은 아귀에 비유되니 귀신이 얼굴이 푸른 까닭이며, 붉은 색은 축생에 비유되니 피를 먹음으로 말미암은 까닭이며, 황색은 인도에 비유되니 하늘과 지옥의 중간에 거처하는 까닭이며, 흰색은 천도에 비유되니 순수한 선업에 감응 받는 바인 까닭이다. 오도가 공허함은 곧 오색 역시 존재하지 않음을 말한다.
준차십문, 상행하효, 불권종지, 칙오불지교가연우후세, 구위불연, 조도필상. 경망후예, 람이경언.
이 열 가지 문을 준수하여 윗사람은 행하고 아랫사람은 본받아서 게으르지 않고 그것을 마치면 곧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 후세에까지 이어질 것이나, 진실로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조사들의 도는 반드시 상하게 될 것이다. 뒤를 잇는 이들에게 바라나니 살펴보고 경계할지어다.
ꊳ 서학로권동행근학문
옥불탁, 불성기, 인불학, 부지도. 출가아, 행득신리진망, 거어광당대하, 절불가이온포자만기지. 소장지시, 불근학문, 부구의리, 부정호흡, 대성전여하가이선백? 사대부전여하가이담토? 부학일필자, 문소여하사? 사대부왕래서척[1]여하회? 출가인흉중관고금, 필하기운연, 방가요신[2]‧요성,[3] 이지어요명,[4] 약자나타, 탁언「소품, 무수도지자」, 시자괴요일생야. 차여원후, 수류야, 상가교이예해; 구욕, 금조야, 상가교이가창.[5] 인위만물지영, 여불학, 시금수지부약야. 위인사자, 자당상엄, 사엄이후도존.[6] 여기초년실어관, 이초이시지원, 부약과어엄, 초이시지감. 인가자제, 사부사사, 사각불엄이종기나, 급기시과실학야, 담토우눌, 선백우둔, 발견우소, 사염우졸, 각시사사무능, 방시자회이귀구어기사, 하위지감. 초년탈백종사, 사장훈도, 극기엄긴, 어공사필연후, 감치사사, 금망출. 독서요배, 사자요해, 의리요통, 도념요정. 일점월마, 복환고유지천, 득조통연지묘. 유시, 성해청징, 심주영철, 학선자착각봉래,[7] 학불자안신락국. 도임마시, 각감사장엄훈지공야.
옥은 쪼지 않으면 그릇을 이룰 수 없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 출가한 남아로서 다행히 사람의 몸을 얻고 티끌의 그물을 벗어나 넓고도 큰집에 거처하였으니 절대 따뜻하고 배부른 것으로써 스스로 그 뜻을 만족하게 여겨서는 안된다. 젊고 건장할 때 학문에 힘쓰지 않고 의리의리를 깊이 연구하지 않으며 호흡호흡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성인을 앞에 마주하여 어찌 생각을 펴서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사대부 앞에서 어찌 담론을 토해 낼 수 있을 것인가. 한 글자도 배우지 않는다면 문장을 어떻게 쓸 것이며, 사대부와 오가는 서찰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출가한 사람은 가슴속으로 고금을 꿰뚫고 붓 아래로는 구름과 연기를 일으켜야 비로소 입신립신을 깨닫고 천성천성을 깨달으며 천명천명을 깨닫기까지 이를 수 있을 것인데, 만일 자신이 게으르면서도 핑계하여 「품성으로 보아 도를 받을 만한 자질이 없다」고 말한다면 이는 스스로 일생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또한 예컨대 원숭이는 짐승의 부류지만 그래도 기예와 지식으로써 가르칠 수 있고 구욕새는 날짐승이지만 그래도 노래로써 가르칠 수 있는데,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 되어 만약 배우지 않으면 금수를 보는 것만 같지 않을 것이다.
다른 이의 스승이 되는 자는 스스로 마땅히 엄격함을 숭상해야 할 것이니, 스승이 엄격하고서야 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초년에 관대함에 빠졌다가 다른 때에 원망을 불러들이는 것은 지나치게 엄격하였다가 다른 때에 감사히 여기는 마음을 불러일으킴만 같지 못하다. 여염집 사람의 자제가 에비를 버리고 스승을 섬김에 스승이 도리어 엄하지 않아 그 게으름을 방종함으로써 시기가 지나서 배움을 놓치기에 이르러, 담론을 토해 냄에 또한 더듬거리고 생각을 펴서 말함에 또한 우둔하며 편지를 보냄에 또한 엉성하고 글씨를 씀에 또한 졸렬하니, 때로 하는 일마다 무능함을 깨닫고는 그제야 비로소 스스로 후회하며 허물을 그 스승에게 돌린다면 어찌 지극히 감사하는 것이라 일컫겠는가.
초년에 흰옷을 벗고 스승을 따름에 스승이 가르치며 이끌되 그 엄하고 긴장함을 지극히 하고 공공적인 일을 마친 연후에야 감히 사사로운 일을 다스릴 것이며 망령되이 외출함을 금해야 한다.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모두 외우도록 해야 하고 글자를 쓸 때는 반드시 방정해야 하며, 의리의리는 반드시 능통해야 하고 도를 생각하는 마음은 반드시 발라야 한다. 날로 차츰 나아가고 달로 연마해 가면 고유한 하늘로 돌아감을 회복하고 밝게 확 트인 묘한 자리에 나아감을 얻을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성품의 바다는 맑고 맑아지며 마음의 진주는 밝디 밝아질 것이니, 선선을 배우는 자는 봉래산에 발을 들여놓을 것이고 불불을 배우는 자는 극락세계에 몸을 편안히 할 것이다. 이러한 때에 이르면 스승이 엄하게 훈계한 공을 도리어 감사하게 여길 것이다.
【1】고자재간독, 장지척, 고왈서척.
【2】수지부모왈신, 가이지기입신.
【3】물지소수왈성, 가이지기천성.
【4】천지소부왈명,《서》왈: 「불지명, 무이위군자.」
【5】《영릉기》운: 「토인다양구욕. 오월오일, 거기설첨칙능어, 성우청월, 수앵무부능과야, 호왈팔가.」
【6】《학기》운: 「범학지도, 사엄위난, 사엄연후도존, 도존연후민지경학의.」
【7】두시: 봉래여가도, 쇠백문군선.
【1】옛 사람들이 대쪽에 쓴 편지글을 마름질함에 그 길이가 여덟 치나 한 자가 되었던 까닭에 서척이라 말하였다.
【2】부모로부터 받은 것을 신이라 하니, 그럼으로써 립신할 줄을 안다.
【3】사물로부터 받은 것을 성이라 하니, 그럼으로써 천성을 아는 것이다.
【4】하늘이 부여한 바를 명이라 하니,《서경》에 이르기를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라고 여길 만한 것이 없다」 하였다.
【5】《영릉기》에 말하였다. 「그 지방 사람들은 구욕을 많이 기르는데 5월 5일이면 그 혀끝을 잘라 냄에 곧 능히 말을 할 수 있었으니, 소리가 맑고 가락이 높아 비록 앵무새라 하더라도 그에 지나치지 못하였으며 팔가라 불렀다」
【6】《학기》에 말하였다. 「무릇 배움의 도는 스승이 엄하게 됨이 어려우니, 스승이 엄한 연후에 도가 존귀해지고 도가 존귀해진 연후에 백성들이 배움을 공경할 줄 안다.」
【7】두보의 시에, 봉래산에 만일 가 닿는다면 뭇 신선들에게 몸이 쇠퇴하고 머리가 희어짐에 대해 물을 것이라 하였다.
ꊴ 보령용선사시간경[1]
부간경지법, 후학수지, 당정삼업. 약삼업무휴칙백복구집. 삼업자, 신‧구‧의야: 일, 단신정좌, 여대존안칙신업정야; 이, 구무잡언, 단제희소칙구업정야; 삼, 의불잡란, 병식만연칙의업정야. 내심기적, 외경구연, 방계오어진원, 서연궁어법리, 가위수징주영‧운산월명. 의해용어흉금, 지악응어이목, 첩막용역, 실비소연. 심법쌍망, 자타구리, 약능여시, 진보불은.
무릇 경전을 보는 법을 후학들은 모름지기 알아야 할 것이니 응당 삼업삼업을 깨끗이 하라. 만약 삼업삼업에 이지러짐이 없으면 곧 많은 복이 모두 모일 것이다. 삼업삼업이란 몸과 입과 뜻이니, 첫째로 몸을 단정히 하고 바로 앉음에 마치 존귀한 얼굴을 대하듯 하면 곧 몸의 업(신업)이 깨끗해 질 것이요, 둘째로 입으로 잡스러운 말을 하지 않고 실없이 웃는 웃음을 끊으면 곧 구업(구업)이 깨끗해 질 것이요, 셋째로 뜻이 어지럽지 않고 온갖 인연을 물리쳐 버릴 수 있으면 곧 의업(의업)이 깨끗해 질 것이다. 안으로 마음이 이미 고요하고 밖으로 일체의 경계를 모두 버리면 바야흐로 참된 근원에 계합하여 깨달을 것이며 머지않아 불법의 이치를 궁극까지 연마하게 될 것이니, 가히 물이 맑으니 구슬이 빛나고 구름이 흩어지니 닭이 밝아졌다고 일컬을 만 하다. 진리의 바다가 가슴에서 용솟음치고 지혜의 뫼뿌리가 귀와 눈에 엉길 것이니, 행여라도 쉽게 여기지 말라 진실로 작은 인연이 아니다. 마음과 법을 모두 잊으면 자신과 남이 모두 이로우리니, 만약 능히 이와 같이 한다면 참으로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다.
【1】왕형공안석, 위망자방, 주시금릉구제위사, 사액왈보령, 청인용선사거지. 사사명.축씨자, 사양기.
【1】왕형공 안석이 죽은 아들 방을 위해 금릉의 옛 저택을 보시하여 절로 삼고 편액을 하사하여 ‘보녕’이라 하고는 인용선사를 청하여 거처하게 하였다. 선사는 사명 축씨의 아들로서 양기의 법을 이었다.
ꊵ 우가령승록면통외학
부학불염박,[1] 유소불지, 개궐여야.[2] 오종치원, 이삼승법이운재언. 연, 혹마장상릉, 필수어모, 어모지술, 막약지피적정. 적정자, 서국칙위타, 동하칙경적의. 고, 기환사중유사위타원,[3] 외도이위종극, 우유서원, 대천계내소유부동문서병집기중, 불구허독지, 위복외도이불허의기견야. 차토고덕고승, 능섭복이종자, 솔유박학지고. 비여이적지인, 언어불통, 음식불동, 숙능달기지‧통기욕? 기혹미해호어, 립편순화의.[4] 시이, 습착치, 도안이회해이복지;[5] 종‧뢰지배, 혜원이《시》․《례》이유지;[6] 권무이,[7] 복례이《변혹》이유지; 륙홍점, 교연이《시식》이우지.[8] 차개불시타술, 유통외학이. 황호유‧도이교, 의리현막, 석자기정본업, 하방찬극?[9] 이광견문, 물체어일방야.
무릇 배울 때는 널리 익히는 것을 싫어하지 말 것이며 모르는 바가 있으면 대개 무엇이 빠진 듯 여겨라. 우리의 종종이 널리까지 이르는 것은 삼승삼승의 법으로 실어 나르는 까닭이다. 그러나 간혹 마장마장이 서로 능멸하려 들면 반드시 그 업신여김을 막아야 하니, 업신여김을 막는 방법에는 적의 실정을 아는 것만 같은 것이 없다. 적의 실정이란 서쪽 나라에서는 곧 위타위타이며 동쪽의 중국에서는 곧 경적경적이다. 그러므로 기환사에는 사위타원사위타원이 있어서 외도들은 그것을 가르침의 종지로 삼으며 또 서원이 있어서 대천세계 내의 서로 다른 모든 문서를 모두 그 안에 모아 놓았으니, 부처님이 그것들을 함께 읽는 것을 허락한 것은 외도를 굴복시키기 위함이지 그들의 견해에 의지함을 허락한 것이 아니다.
이 땅에 예전의 덕이 놓은 고승들이 능히 다른 종교를 두렵게 만들어 굴복시킨 것은 널리 배움으로 말미암은 까닭이다. 비유하자면, 오랑캐들은 언어가 통하지 않고 음식이 같지 않은데 누가 능히 그들의 뜻을 깨닫고 그들이 하고자하는 바를 꿰뚫어 보겠는가? 혹 오랑캐의 말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바로 길들여 순화시킬 수 있는 것과 같다. 이러한 까닭에 습착치는 도안이 익살로써 그를 굴복시켰고, 종병과 뇌차종 같은 무리는 혜원이《시》와《예》로써 그들을 구슬려 인도하였으며, 권무이는 복례가《십문변혹론》을 지어 줌으로써 그를 구슬려 인도하였으며, 육홍점은 교연이《시식》을 지어 줌으로써 그와 벗하였다. 이는 모두 다른 방술을 베푼 것이 아니라 오로지 외학에 능통하였기 때문일 뿐이다. 하물며 유교와 도교는 그 뜻과 이치가 깊고도 넓으니 승려가 되어 이미 본업을 면밀하게 하였다면 어찌 깊이 연구해 보는 것이 방해가 되겠는가. 널리 보고 들음으로써 한 쪽에만 치우쳐 머무르지 말라.
【1】《고승전》운: 「학불염박, 박칙통의.」 공자왈: 「군자박학어문, 약지이례, 역가이불반의.」 언불위반어도야.
【2】공자위자하왈: 「군자어기소부지, 개궐여야.」 위부지필궐, 문어지자, 개불이기소견위시야. 차언궐여의, 위무야.
【3】위타, 차운지론, 지차생지, 즉사지론. 위타유사: 일, 아유, 차운방명역왈수, 위양생선성; 이, 수야, 위제사기도; 삼, 파마, 위예의점복병법군진; 사, 아달파, 기예금주의방. 우운사명: 일, 성명, 위성교명료세간문자석어훈자; 이, 공교명, 기술음양력수; 삼, 의방명, 위금주침약의치방법; 사, 인명, 인즉만법생기지인, 종종언론도인등, 일일연핵진위, 오명중제내명.
【4】차, 엄우《흉노론》전문야.
【5】회해, 조학야. 이「미천, 석도안」대「사해, 습착치」자, 시야. 혹, 양인동행, 안전습후, 습홀조왈「기이파지, 조강선거」, 안즉대왈「도이태지, 사석후래」어구.
【6】태자사인종병‧산기상시뢰차종, 개원공연사중객, 이《시》․《서》․《례기》유치지야.
【7】당문인.
【8】도사륙우, 자홍점, 상저《다경》. 시승청주, 자교연, 사강락십세손. 득시인지오지, 전내조지청화, 사다방택, 율상청장, 일시사인, 막불해모.
【9】《보행》운: 「독《춘추》송《좌전》, 종조심유전진, 구연사모, 조불법자원의. 여노‧장‧공‧맹지서, 문홍인의고, 위신학입도지문, 역가시람.《비나야》중, 불청비구일일삼분, 초중이분독불경, 만독외저.《렬선전》운: 「유인입산구도, 노군여철저사찬석, 석후오척, 차약능천, 변당득도. 주야찬지, 적사십일, 석천득선단, 수위선, 왈찬극.」
【1】《고승전》에 이르기를 「배움에 있어서 널리 익히는 것을 싫어하지 말 것이니 널리 익히면 곧 통달하게 되리다」 하였으며,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가 문장에 대해 널리 배우고 예법으로 그것을 요약해 지니면 또한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하였으니, 도에 대해 어기거나 어긋나지 않음을 말한다.
【2】공자가 자하에게 이르기를 「군자는 알지 못하는 바에 대해서는 대개 무엇이 빠진 듯 여겨야 한다」 하였으니, 말하자면 알지 못하는 것은 반드시 무엇이 빠진 듯이 여겼다가 아는 자에게 물으라는 것인데, 대개 자기의 소견으로써 옳음을 삼지 말라는 것이다.
【3】위타는 이곳 말로 하면 지론인데, 이것을 알면 지혜가 생기니 곧 삿된 지혜의 논리(사지론)이다. 위타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아유(Rg)위타로서 이곳 말로는 방명 또는 수라 하는데 양생하고 선성을 말한다. 두 번째는 수야(Yajur)위타로서 제사와 기도를 말한다. 세 번째는 바마(Sāma)위타로서 례의와 점복과 병법과 군진을 말한다. 네 번째는 아달바(Atharva)위타로서 기예와 금주와 의방을 말한다. 또는 사명이라 말한다. 첫 번째는 성명으로서 소리를 통한 가르침으로 세간의 문자와 부처님의 말과 훈자를 명확하게 밝히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는 공교명으로서 기술과 음양과 역수이다. 세 번째는 의방명으로서 금주와 침약의 의술 치료 방법을 말한다. 네 번째는 인명으로서 인은 곧 만법이 생겨서 일어나는 원인이니 각종의 언론과 도인 등으로 하나하나 진위를 연구하여 엄격하게 하는 것이다. 오명 가운데 내명을 빠트린 것이다.
【4】이것은 엄우의《흉노론》전문이다.
【5】회해는 조롱하고 희롱거림이다. 「온 천하의 석도안이요!」라는 말로써 「이 세상의 습착지입니다!」라는 말에 대꾸한 것이 그것이다. 혹은 두 사람이 같이 가다가 도안이 앞서고 착지가 뒤에 감에 착지가 갑자기 조롱하여 말하기를 「키로써 쌀을 까부르니 재강과 쌀겨가 앞서 간다」 하자 도안이 곧장 대꾸하여 말하기를 「쌀을 일어 씻기우니 모래돌이 뒤따라온다」라는 어구이다.
【6】태자사인 종병과 산기상시 뇌차종은 모두 원공의 연사에 머물던 객으로서《시》《서》《예기》등으로 불러들인 자들이다.
【7】당나라 때의 문인이다.
【8】도사 육우는 자가 홍점으로 일찍이《다경》을 저술하였다. 시인 승려인 청주는 자가 교연으로 사강락의 10세손이다. 그는 시인의 오묘한 취지를 얻어 선조의 정화를 전하였으니, 사는 대체로 화려하고도 윤택하며 률은 청아하고 건장함을 숭상하였음에 한 때의 사인들이 그를 본보기로 삼지 않음이 없었다.
【9】《보행》에 이르기를「《춘추》를 읽고《좌전》을 외우면 아침 내내 마음은 전장의 진영에서 노닐고 입으로는 술책과 모사를 연설하므로 불법을 돕고자 하는 자들이 멀리하는 것이다. 노자와 장자와 공자와 맹자의 서적 같은 것은 그 글이 인의를 넓히고자 하는 까닭에 새롭게 도에 들어가는 것을 배우는 문호가 되므로 또한 때때로 살펴볼 만 하다」 하였다.《곤나야》중에서, 부처님은 비구들이 하루를 3등분하여 처음과 중간의 두 차례 동안에는 불경을 읽고 저녁에는 외도의 서적을 읽는 것을 허락하셨다고 하였다.《열선전》에 이르기를 「어떤 사람이 산에 들어가 도를 구하자 노군이 쇠망치를 주며 돌을 뚫어라 함에 돌의 두께는 5척이나 되었는데, 만약 능히 뚫는다면 곧 도를 얻을 것이라 하였다. 밤낮으로 그것을 뚫기를 40일 동안 하여 돌을 뚫고는 선단을 얻어 마침내 신선이 되었으니, 일컬어 찬극이라 한다」고 하였다.

3. 유  계

ꊱ 고산원법사시학도[1]
어희! 대법하쇠, 거성유원, 피치수중, 모도우희. 경성리[2]위기능, 시유통[3]위아희, 수사법문한벽, 교망장퇴. 실뢰후곤, 극하사도, 여조허심청법, 결기의사, 근기어립신양명, 원기어혁범성성. 발휘상법, 사자이수? 고수수신천언,[4] 신종여시. 근이학문, 근이행장,[5] 피악우여피호랑, 사양붕여사부모. 봉사진례, 위법망구, 유선무자긍, 기과무속개. 수인의이확호불발, 처빈천칙낙이망우, 자연여화사위‧여복사회, 기가상형문명, 첨구영달지기, 택일선시, 구면부둔지운.[6] 차기사문지원식, 실유속자지망정. 의호견현사제, 당인불양, 모설산지구법, 학선재지심사.[7] 명리부족동어회, 사생부족우기려. 당공성이사수, 필자이이척하,[8] 불고명이명자양, 불소중이중자지. 지족이조혹, 자족이섭인. 궁칙독선기신, 달칙겸선천하,[9] 사진풍식이재진, 혜거멸이복명, 가위대장부언, 가위여래사의. 기득신서강사,[10] 적혼상도, 재예악칙무소간연, 어행해칙불견가외,[11] 이지적습성성, 자멸기신! 시교모피상현, 종견륜어하악, 여사지배, 성가비재!《시》운: 「미불유초, 선극유종.」[12] 사지위의, 중인이상, 가불계여![13] 억우계혜분종,[14] 대소이학, 실자불심이파출, 의존법계이동귀.[15] 기이미효대유, 어시각권소거,[16] 습경론칙이계학위기물,[17] 종률부칙이경론위빙허,[18] 습대법자칙멸몰소승, 청소승자칙경훼대법, 단견인사편찬, 수집지이호상시비, 기지불의상융. 구달지이불견피차, 응당호상성제, 공숙기연. 기유만파조종, 무비도해,[19] 백관리사, 함왈근왕.[20] 미견호일파이의색중류, 수일관이욕폐서적. 원부법왕지수화야, 통섭군품, 각유사존, 소률비례형지권,[21] 대승류균형지임,[22] 영복여사어조만,[23] 제찬약장어왕언.[24] 재국가지백리함수, 류아교지군종경연, 과명차지, 기집이단. 당수량기재능,[25] 수력연포, 성민칙겸학위선, 식천칙전[26]문시의. 약연자, 수각파풍유[27]이공성자제, 동귀화합지해, 공좌해탈지상,[28] 부여시칙진미도지지남,[29] 교문지목탁야.[30] 거호사위, 량무참덕, 취호불과, 결정불의. 여무긍벌소소견지,[31] 수립대대아만, 경모선각, 형혹후생. 수운청심, 미보과구,[32] 언혹유중, 여조사지.
오호라! 큰 법은 점차 쇠퇴하고 가신 성인과는 더욱 멀어지니 승복을 걸친 이는 비록 많으나 도를 도모하는 자는 더욱 드물다. 명성과 이익을 다투는 것을 자기의 능사로 삼고 바른 법이 흐르고 소통되는 것을 드러내 보이는 것은 아이들의 유희로 여기니 마침내 불법의 문이 드물게 열리게 함으로써 가르침의 규범이 곧 무너지려 한다. 진실로 뒤를 잇는 이에게 의뢰하려면 능히 이 도를 짊어져야 할 것이니, 너희들은 마음을 비우고 법을 들으며 몸을 깨끗이하여 스승에게 의지함으로써 가까이로는 몸을 세워 이름을 드날릴 것을 기약하고 멀리로는 범부의 품성을 개혁하여 성인의 품성을 이루기를 바래야 할 것이다. 상법상법을 꽃피워 드날리고자 함에 그대가 아니면 그 누구이겠는가? 그러므로 모름지기 몸을 닦고 말을 실천함에 끝까지 삼가기를 마치 처음과 같이 하라.
배우고 묻기를 부지런히 하며 나아가고 물러서는 일에 삼갈 것이니, 못된 벗 피하기를 마치 호랑이 피하듯 해야 하고 어진 벗 섬기기를 마치 부모 섬기듯 해야 한다. 스승을 받듦에 예를 다하고 법을 위해서는 몸을 잊으며, 선행이 있으면 스스로 자랑함이 없어야 하고 잘못을 저질렀으면 속히 고칠 것을 힘써야 한다. 인의인의를 지킴에 확연히 흔들리지 않고 빈천빈천에 거처하되 즐거움으로써 근심을 잊으면 자연히 재난과는 떨어지고 복록과는 모이게 될 것이니, 어찌 관상을 보고 운명을 물음으로써 영달의 시기를 아첨하여 구할 것이며 날을 선택하고 때를 가림으로써 막히고 어려운 운세를 구차하게 면하기를 빌겠는가. 이것이 어찌 사문의 원대한 식견이리요, 실로 오직 속인의 망령된 뜻일 뿐이다. 마땅히 현인을 보면 그와 가지런해 질 것을 생각하고 어진 일을 당면해서는 양보하지 말아야 하며, 설산의 구법구법을 사모하고 선재선재가 스승을 찾던 일을 배우라.
명예와 이익은 가슴을 움직이기에 부족하며 삶과 죽음은 족히 근심할 바가 아니다. 만약 공이 이루어지고 일이 성취되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으로부터 먼 곳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니, 이름을 팔지 않아도 이름은 스스로 드날려질 것이며 대중을 불러들이지 않아도 대중이 스스로 올 것이다. 지혜가 풍족함으로써 의혹을 비출 수 있고 자비가 풍족함으로써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다. 궁핍하면 곧 홀로 그 자신만을 착하게 하고 통달하면 곧 천하까지 겸해서 착하게 하여 잠잠하던 참된 교화의 바람을 다시 떨쳐 일어나게 하고 꺼졌던 지혜의 횃불을 다시 밝게 밝힌다면 가히 대장부라 일컬을 것이며 가히 여래의 사자라 일컬을 것이다. 어찌하여 몸은 강의하는 자리에 깃들어 있되 자취는 범상한 무리와 뒤섞여 있으며, 더럽고 추악한 곳에 있으나 조금도 그렇게 여기는 바가 없으며, 수행과 견해에 있어서도 가히 두려워할 만한 것을 볼 수 없으며, 나아가 그러한 습성을 쌓아 성품을 이루기에 이름으로써 그 몸을 스스로 멸하게 할 것인가! 처음에는 저 위의 현인들을 사모하다가 결국에는 아래로 추악함에 빠짐을 보이니 이와 같은 무리는 진실로 슬플 뿐이로다.《시경》에 이르기를 「‘처음’은 있지 아니함이 없으나 능히 ‘마침’이 있는 것은 드물다」 하였으니 이를 두고 말한 것이니, 중간 근기의 사람 이상은 가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한 계계와 혜혜가 종파를 나누고 대승과 소승이 배움을 달리하나 모두 부처님의 마음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것이니 뜻을 법계법계에 두고 모두 함께 돌아가야 한다. 아직까지 큰 법을 깨닫지 못하였으나 그럼에도 각기 근거하는 바를 고집하여, 경론을 익히면 곧 계학계학을 쓰레기로 취급하고 율부율부를 으뜸으로 삼으면 곧 경론을 헛된 곳에 기대는 것으로 여기며, 대승을 익히는 자는 곧 소승을 멸시하고 소승을 듣는 자는 곧 대승을 업신여기며, 단지 사람들의 스승이 될 만한 이의 치우친 찬사만 보고 마침내 그것에 집착하여 서로 옳고 그르다 하고 있으니 어찌 부처님의 뜻은 항상 원융무애함을 알겠는가. 진실로 그것을 통달하여 이것과 저것을 함께 보지 못한다면 응당 서로를 구제해 줌으로써 함께 [불법을 올바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근기와 인연을 성숙시켜 가야 할 것이다. 그것은 마치 1만 줄기의 물줄기가 머리를 조아림에 바다에 이르지 않는 것이 없으며 문무백관이 일에 임함에 모두들 왕을 위해 힘 쓸 것이라 일컫는 것과 같다. 한 가닥 물줄기를 보호하고자 여러 물줄기를 막으려 한다거나 하나의 벼슬을 지키고자 수많은 벼슬을 폐지하려 한다는 것은 보지 못했다. 본디 무릇 법왕이 교화를 드리움에 여러 종류의 중생들을 통괄하여 끌어안고자 각각에 소임소임을 두었으니, 소승의 율율은 예부와 형부의 권위에 비견되고 대승대승은 재상의 임무와 비슷하며 복을 짓는 일(영복)은 배나 수레를 조종하는 것과 같고 서적을 찬술하는 일(제찬)은 마치 왕의 말을 관장하는 것과도 같다. 나라에서 모든 벼슬아치가 함께 자신의 직분을 닦는 것은 우리 불교의 여러 종파들이 다투어 포교하는 것과 유사하니 과연 이 취지를 밝히면 어찌 이단이단임을 고집하겠는가. 응당 모름지기 자기의 재능을 가늠하고 능력에 따라 포교할 것이니, 성품이 민첩하면 곧 겸하여 배우는 것이 최선일 것이고 지식이 얕다면 곧 오로지 하나의 부문만 하여도 마땅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비록 각각 교화와 법도를 전파하더라도 함께 자비로운 구제를 이루어서 같이 화합의 바다로 돌아갈 것이며 함께 해탈의 자리에 앉을 것이니, 무릇 이와 같다면 곧 참으로 미로의 나침판이며 교문교문의 목탁일 것이다.
스승의 지위에 자리하여 참으로 부끄러운 행위가 없으면 불과불과에 나아가는데 결정코 의심스럽지 않으리니, 너희는 작디작은 견해와 지식을 자랑하거나 크디크게 나의 거만을 세워서 선각자들을 업신여기거나 뒤에 오는 사람들을 현혹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비록 말하기를 [옛 말을] 듣고 [옛 글을] 찾아보는 것이 허물을 보완하지 못한다 하지만 말 가운데 혹시라도 맞는 것이 있다면 너희들은 그것을 생각하라.
【1】지원법사, 자무외, 전당.서씨자. 거항주.고산사, 학자귀지여시. 자호중용자.
【2】취명왈성, 후기왈리.
【3】불괴정법왈류, 무소옹체왈통.
【4】《기》왈: 「수신천언, 위지선행.」 주: 수치기신, 천행기언, 시위선행야.
【5】《어》왈: 「용지칙행, 사지칙장.」
【6】부, 폐색야, 천지불교이만물불통야. 이일인언지, 칙음양불합, 기혈불통, 표리실도야, 물불가이종통야. 둔, 난야, 강유시교이난생, 만물시생, 굴이미신지상야.
【7】불, 석위설산동자, 구법이행, 천제화위라찰, 설반게, 우욕필문하반, 망신이구. 견《열반경》. 선재동자, 초종문수발심, 수남행백성, 참오십삼선지식. 견《화엄경》.
【8】《서》운: 「약승고, 필자하; 척하, 필자이.」 주운: 행원필자이, 등고필자비, 진덕수업, 득여차야.
【9】독선불실기신, 겸선불실기망.
【10】강도지소, 중집여시사, 고운강사.《조론》운: 「학처, 진열서사여시중진열화물야.」 후한.장해, 자공초, 학도수지, 소거여시, 고금강학처, 칭사언.
【11】약유정해고행칙인개외이경지, 언무일가외지해행야.
【12】《시》<대아>탕지편. 미, 무야; 선, 소야; 극, 능야. 유시무종, 내인지상정야.
【13】상선불대교, 중인문어이개, 하우문불천. 고, 지중인, 일이계지야.
【14】율전어계, 론전어혜, 률론분기종.
【15】《화엄》운: 「무불종차법계류, 무불환귀차법계.」 시동귀법계야.
【16】권, 집야.
【17】률제: 비구, 오하이전전정률부, 연후학경론. 금단습경론자, 이률학위기물야.
【18】비구계위행본, 불능유지이단상경론지학고, 위위빙허.
【19】《전》왈: 「강‧한조종우해.」 위강‧한지세, 분추어해, 약제후지조종어왕야. 춘견왈조, 하견왈종, 언제종융회어심해야.
【20】근왕, 여《시》운「앙장왕사, 왕사미고」지류시야. 앙장, 실용야, 언왕사번로, 불가위의용야. 고음고, 불견야, 언왕사불가불견고야.
【21】여례부‧형부, 소집지권병야.
【22】균, 도균야. 도가위전자위균, 개취주회균조지의. 언재상법천이통백관어만민, 역유도인전균야. 형, 아형, 호이윤왈아형. 아의야, 형평야, 언의의이취평야.
【23】주운왈조, 거운왈만.
【24】여좌사지제고전한지류, 장기왕언야.
【25】능, 수명, 형색사웅, 기족사록, 위물견중이력강고, 인지유현재자, 개위지능야.
【26】전동.
【27】유도야, 풍성야, 왕자성교, 역위지풍교. 우화야, 만물이풍동‧이풍화, 금언풍유자, 위화도성교야.
【28】출전명해, 이장명탈.
【29】주시월상입공, 미기거로, 주공작지남거, 재지이귀.
【30】목탁자, 금구목설, 시정교시, 소진이경중자. 약금탁칙금구금설. 춘용목, 추용금, 문용목, 무용금, 시여사지부동야. 혹목탁소이순우도로, 언천사부자실위, 주류사방, 이행기교, 여목탁지순우도로야.
【31】벌자여벌목지벌, 범인긍과기능, 내소이자벌기신. 고위긍위벌야.
【32】고운: 청경심론, 미보도, 미제과.
【1】지원법사는 자가 무외이며 전당 서씨의 아들이다. 항주의 고산사에 거처하니 학자들이 그에게 귀의하여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스스로 중용자라 불렀다.
【2】명예를 취하는 것을 성이라 하고, 자기를 두텁게 하는 것을 리라 한다.
【3】바른 법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을 류라 하고, 막히거나 엉기는 곳이 없게 하는 것을 통이라 한다.
【4】《기》에 이르기를 「몸을 닦고 말을 실천하는 것을 일컬어 선행이라 한다」 하고는 주석에, 그 몸을 닦아 다스리고 그 말을 실천하여 행하면 그것이 선행이 된다고 하였다.
【5】《어》에 말하였다. 「사용하면 곧 행이요, 버리면 곧 장이다.」
【6】부는 맥혀있음이니 하늘과 땅이 교류하지 못하고 만물이 통하지 못함이다. 한 사람의 예를 들어 말한다면 곧 음양이 화합되지 않고 기혈이 통하지 않으니 겉과 속이 그 법도를 잃고 사물은 궁극적인 곳까지 통할 수가 없다. 둔은 어려움으로서 굳센 것과 부드러운 것이 처음 교차하며 어렵게 생겨나는 것이니, 만물이 처음 생겨나며 굽어진 채 아직 펴지지 않은 모습이다.
【7】부처님이 예전에 설산의 동자로서 법을 구하며 다닐 때 천제가 나찰로 변화하여 게송의 절반을 얘기하자 또 그 절반을 마저 듣고자 하여 몸을 염두에 두지 않고 법을 구했다.《화엄경》에 보인다.
【8】《서》에 이르기를 「만약 높이 오르려면 반드시 아래로부터 시작해야 하며, 먼 곳을 오르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고는 주석에, 멀리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으로부터 시작하고 높이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으로부터 시작하니 덕에 힘쓰고 업을 닦음도 이와 같아야 할 것이라 하였다.
【9】홀로 선하면 그 몸을 잃지 않음이요, 함께 선하면 그 희망을 잃지 않음이다.
【10】불도를 강의하는 곳에 대중이 모여든 것이 마치 저자거리 같은 까닭에 강사라 했다.《조론》에 이르기를 「배움의 장소에는 뭇 서적을 진열해 놓은 것이 마치 저자거리에 물건을 진열해 놓은 것과 같다」 하였다. 후한 때의 장해는 자가 공초인데 배우고자 하는 무리들이 그를 따르며 거처하는 곳이 마치 저자거리 같았던 까닭에 지금에 학문을 강의하는 장소를 사라 일컫는다.
【11】만약 바른 견해와 높은 수행이 있으면 곧 사람들이 모두 그를 두려워하고 공경할 것이니, 어느 한 가지도 두려워할 만한 견해나 수행이 없음을 말한다.
【12】《시경》의 <대아> 탕지편이다. 미는 없다는 것이요, 선은 작다는 것이요, 극은 능히 행하다는 것이다. 시작은 있으나 끝이 없는 것은 곧 인지상정이다.
【13】상근기는 착하여 가르침을 기다리지 않으며, 중근기는 인간다워 말을 듣고는 고치며, 하근기는 어리석어 듣더라도 실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중근기의 사람을 지적하여 한결 같이 경계하게 한 것이다.
【14】률은 계에 대해 설명하고 론은 혜에 대해 설명하니 률과 론이 그 종파를 나누었다.
【15】《화엄》에 이르기를 「이 법계로부터 흘러나오지 않은 것이 없기에 이 법계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 없다」 하니 곧 함께 법계로 돌아감이다.
【16】권은 집착함이다.
【17】률에 제정되어 있기를, 비구는 여름 다섯 철 이전에는 오로지 률부를 정미롭게 한 연후에 경론을 배우라 하였다. 지금에 단지 경론 만을 배우는 자들은 률학을 쓰레기로 여긴다.
【18】비구는 계를 수행의 근본으로 여겨야 하거늘 능히 이렇게 하지 못하고 단지 경론 만을 숭상하여 배우는 까닭에 ‘헛된 것에 기대는 것으로 여긴다’고 일컬은 것이다.
【19】《전》에 이르기를 「강수와 한수가 바다에 머리를 조아리며 모여든다」 하였으니 강수와 한수의 형세가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마치 제후들이 왕에게 복종하는 것과 같음을 말한다. 봄에 임금을 알현하는 것을 조라 하고 여름에 알현하는 것을 종이라 하니, 모든 종파가 융합하여 마음의 바다에 모이는 것을 말한다.
【20】근왕이란《시경》에서 말한 「제왕의 일로 바쁘게 힘쓰다, 제왕의 일은 견고하고도 치밀하다」라고 한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앙장은 바른 몸가짐을 잃는 것인데, 왕의 일로 번거롭고 수고로워 의례와 위용을 꾸미지 않음을 말한다. 고의 음은 고(고)이며 견고하지 않음이니 왕의 일은 불가불 견고해야 됨을 말한다.
【21】예부나 형부가 권력의 핵심을 쥐고 있는 것과 같다.
【22】균은 도공의 녹로이다. 도공들은 [그릇을 만드는 도구 가운데] 회전시키는 것을 일컬어 균이라 하니, 아마도 일정하게 회전하며 균등하게 조절한다는 의미를 취한 것일 것이다. 재상이 하늘을 본받아 백관을 통치하고 만백성을 부리는 것 역시 도공들이 균을 회전시키는 것과 같음을 말한다. 형은 아형(은나라 이윤이 한 벼슬로 지금의 국무총리 같음)인데, 이윤을 호칭하여 아형이라 하였다. 아는 의뢰함이요 형은 평평하게 함이니, 의지하고 기대어 공평을 취함을 말한다.
【23】배를 운행함을 조라 하고 수레를 운행함을 만이라 한다.
【24】좌사 지제고 전한 등과 같은 종류로서 왕이 하는 말을 관장하여 기록한다.
【25】능은 짐승 이름으로 형색은 곰과 흡사하고 그 다리는 사슴과 흡사한데, 그 종류됨이 굳세고도 힘이 있는 까닭에 사람으로서 현명하고 재주가 있는 자를 모두 ‘능하다’고 한다.
【26】전과 같다.
【27】유는 법도(도)이며 풍은 소리(성)이다. 왕의 성교는 또한 그것을 일컬어 풍교라 한다. 또한 교화이니 만물은 바람으로써 움직이고 바람으로써 변화되는 것이며, 지금에 풍유라 말한 것은 교화의 법도에서 성교를 일컬은 것이다.
【28】얽힌 것으로부터 빠져 나온 것을 해라 이름하고 장애를 벗어난 것을 탈이라 이름한다.
【29】주나라 때 월상이 들어와 공물을 바치고는 돌아가는 길을 잃어 버렸기에 주공이 지남거를 만들어 그것을 싣고 돌아가게 하였다.
【30】목탁은 쇠로 된 입에 나무로 된 혀가 있는 것이니, 나라의 일이나 종교의 가르침을 베풀 때 흔들어서 대중들을 경계시키는 것이다. 만약 금탁이면 곧 쇠로 된 입에 쇠로 된 혀이다. 봄에는 나무를 사용하고 가을에는 쇠를 사용하며 문신들은 나무를 사용하고 무관들은 쇠를 사용하는 등, 시기와 더불어 일삼는 것이 같지 않다. 혹은 목탁은 길로 돌아다니는 까닭에, 하늘이 공자로 하여금 벼슬의 지위를 잃게 하고 사방을 두루 다니게 함으로써 그 가르침을 행하게 하는 것이 마치 목탁이 도로를 돌아다니는 것과 같음을 말한다.
【31】벌이란 나무를 베다(벌) 할 때의 벌과 같은데, 무릇 사람이 자기의 능력을 긍지를 가지고 자랑하는 것은 곧 스스로 그 몸을 베는 것이다. 그러므로 긍지를 가지고 자랑함은 베는 것이 된다고 말하였다.
【32】옛 사람이 이르기를, 경전을 듣거나 논장을 탐구하는 것은 도를 이룸을 돕는 것도 아니요 허물을 제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하였다.
ꊲ 주경사대중흥사도안법사유계구장
주경사[1]대중흥사.도안법사유계구장이훈문인, 기사왈:[2] 경사제제자등.[3] 부출가위도지중지난, 불가자경, 불가자역. 소위중자, 하도패덕, 영인부의, 봉지정계, 사이유이; 소위난자, 절세이속, 영할친애, 회정역성, 부동어중. 행인소부능행, 할인소부능할, 인고수욕, 연기구명, 위지난자, 명왈도인. 도인자, 도인야, 행필가리, 언필가법, 피복출가, 동위법칙, 부탐부쟁, 부참부특, 학문고원, 지재현묵, 시위명칭.[4] 참위삼존,[5] 출현입성, 척제정혼.[6] 고득군주부망기보, 부모부망기력, 보천지인막부귀섭, 연처감양, 공봉의식, 굴신부앙, 부사로한자, 이기지행청결, 통어신명, 담박[7]허백,[8] 가기가귀. 자획황류, 도법수체, 신학지인, 미체법칙, 착사기정, 망기진실, 이소힐위지, 이소공위족, 포식종일, 무소용심, 퇴자추관, 량역가비. 계금출가, 혹유년세, 경업미통, 문자부결, 도상일세, 무소성명. 여차지사, 가부심사? 무상지한, 비단즉석, 삼도[9]고통, 무강무약. 사도의심, 고이신시, 유정지류, 가위영계.
주나라 수도의 대중흥사 도안법사가 경계의 글 아홉 문장을 지어 문중의 사람들을 훈계하였으니 그 글에서 말하였다.
삼가 여러 제자들에게 말을 남기노라. 무릇 출가하여 도를 이루는 것은 지극히 소중하고도 지극히 어려우니 스스로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하며 스스로 쉽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소중하다 일컫는 것은 도를 울러매고 덕을 지니며 인을 두르고 의를 짊어져서 청정한 계를 받들어 지킴에 있어서 죽어서야 그만 둘 수 있기 때문이며, 어렵다 일컫는 것은 세상과 단절하고 속세를 떠나 어버이의 사랑을 영원히 베어내며 정을 돌이키고 습성을 바꾸어 뭇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능히 행하지 못하는 것을 행하고 사람들이 능히 베어내지 못하는 것을 베어내며 괴로움을 참고 욕됨을 받아들이며 몸뚱이와 생명을 버리니 이를 일컬어 어렵다는 것이며, [이 같은 사람을] 이름하여 도인도인이라 말한다. 도인이란 사람을 인도하는 것을 말하니 그 행위는 반드시 붙좇을 만 해야 하고 그 언행은 반드시 본받을 만 해야 하며, 승복을 입고 출가함에 움직이면 곧 법칙이 되어야 하며, 탐내지도 않고 다투지도 않고 헐뜯지도 않고 간사하지도 않아야 하며, 학문은 고매하고 뜻은 그윽이 침묵하는 곳에 두어야 하니 이것이 명성과 칭찬이 된다. [이러한 분은] 삼존삼존의 지위에 오르며 현인의 단계를 나와서 성인의 단계로 들어감에 정기와 혼백을 씻어버렸다. 그러므로 군주는 그 보답을 바라지 않고 부모는 힘을 바라지 않으며 온 천하의 사람들이 그에게 돌아가 포섭되지 아니함이 없으니, 아내의 것을 덜고 [부모를] 봉양할 몫을 줄여서 옷과 음식을 공양하고 몸을 굽혀 우러러 받들며 힘든 노역을 사양하지 않음을 얻게 되는 것은 그 뜻과 행위가 청결하고도 신명신명과 통해 있으며 담박담박하고도 허백허백하기에 기이하고도 귀하게 여길 만 하기 때문이다.
황당하고 유락유락한 경계를 얻음으로부터 도법이 마침내 쇠퇴하니 새로 배우는 사람은 법칙을 미처 체득하지도 못한 채 사악함에 집착하여 올바름을 버리며, 그 진실은 망각한 채 조그만 꾀로써 지혜로 여기고 작은 공경으로써 만족하여 배불리 먹으며 하루해를 마치고도 마음 쓰는 바가 없음에 물러나 스스로 미루어 살펴보면 진실로 또한 슬프도다. 지금의 출가를 헤아려 보니 혹은 햇수는 지났으되 경전의 수업은 아직 통하지 못하고 문자도 판별하지 못한 채 다만 일생을 허비하여 이름을 이룬 바가 없다. 이와 같은 일을 어찌 깊이 생각하지 않겠는가. 무상한 죽음의 기한은 아침이 아니면 곧 저녁이며 삼도삼도의 고통은 강함도 없고 약함도 없다. 스승과 제자의 뜻은 깊은 까닭에 이로써 펴 보이니 유정유정의 무리들은 영원한 경계로 삼을 것이다.
기일왈: 경이출가, 영위소생, 체발훼용, 법복가형. 사친지일, 상하체령, 할애숭도, 의릉태청, 당준차지, 경도수명. 여하무심, 고존색성? 유유경일, 경업부성, 덕행일손, 예적수영. 사우참치, 범속소경, 여시출가, 도자욕명. 금고회려, 의당전정.
그 첫 번째로 말한다.
그대가 이미 출가하였으니 태어난 바를 영원히 어기는 것이라, 머리를 깎아 겉모양을 헐고 법복을 몸에 걸쳤다. 어버이를 이별하던 날에는 위아래가 모두 눈물을 흘렸으니, 사랑을 베어 내고 도를 숭상함에 그 뜻은 맑디맑은 하늘을 능가하였으니 응당 이 뜻을 따라 불도를 수행하여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에 무심한 까닭으로 여전히 빛과 소리에 머물러 있는가? 유유자적하며 나날을 마치니 불경을 익히는 일은 이루지 못하고 덕행이 날로 줄어듦에 더러움은 쌓여서 마침내 넘치기에 이르렀다. 스승과 벗에게는 부끄럽고도 부끄러우며 범부나 속인들이 업신여기는 바가 되니, 이와 같은 출가는 다만 그 이름을 스스로 욕되게 할뿐이다. 이제 그러므로 가르쳐 격려하나니, 마땅히 전심전력으로 정진해야 할 것이다.
기이왈: 경이출가, 기속사군, 응자회려, 지과청운. 재색불고, 여세불군, 금옥불귀, 유도위진. 약기수절, 감고낙빈, 진덕자도, 우능도인. 여하개조, 추주풍진, 좌불난석, 치무동서? 극여요역, 현관소견, 경도불통, 계덕부전. 붕우치롱, 동학기연, 여시출가, 도상천년. 금고회려, 의각자련.
그 두 번째로 말한다.
그대가 이미 출가하였음에 세속을 버리고 임금을 하직하니, 응당 스스로 가르치고 격려하여 푸른 구름 이루기를 마음먹어야 할 것이다. 재물이나 여색은 돌아보지 않아서 세속과 더불어 무리 짓지 말며 금은 보석을 귀하게 여기지 말고 오직 도도를 진귀한 것으로 여기며, 자기를 검약하게 하고 절도를 지키며 괴로움을 달게 여기고 가난을 즐겨 하며 덕스러움에 나아가 스스로를 제도하고 또한 능히 다른 사람을 제도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절조를 고치고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속을 내달리며, 앉음에 자리가 따뜻해지지도 않아서 동쪽으로 서쪽으로 질주하는가? 그 심하기가 마치 부역을 부림에 있어 관청의 관리가 소매를 끌 듯하니, 경전의 도는 통하지 못하고 계율의 덕은 온전하지 않게 된다. 벗들은 업신여겨 희롱하고 같은 학우들은 꺼려서 멀리할 것이니 이와 같은 출가는 다만 세월만 허비할 뿐이다. 이제 그러한 까닭에 가르쳐 격려하나니, 마땅히 각자는 스스로를 가련히 여겨야 한다.
기삼왈: 경이출가, 영사종족, 무친무소,[10] 청정무욕. 길칙부환, 흉칙부척, 초연종용, 활연리속. 지존현묘, 궤진수박, 득도광제, 보몽복록. 여하무심, 잉착염촉? 공쟁장단, 수량승곡,[11] 여세쟁리, 하이동복. 경도불명, 덕행부족, 여시출가, 도자훼욕. 금고회시, 의자세욕.
그 세 번째로 말한다.
그대가 이미 출가하였음에 영원히 종족종족과 헤어진 것이니 친함도 없고 성김도 없음에 청정하여 욕심이 없게 되었다. 행운이 있더라도 기뻐하지 않으며 재난이 닥치더라도 슬퍼하지 않으니 초연하고도 조용한 모습은 활연히 세속을 떠났음에, 뜻은 현묘한 곳에 두고서 참된 것을 따르고 질박한 것을 지키며 득도하여 널리 제도함으로써 두루 복록을 입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에 무심한 채 여전히 물들고 더러움에 집착되어 있는가. 공연히 길고 짧음을 다투며 세상의 모든 척도로써 세속과 더불어 이익을 따지니 어찌 머슴이나 종과 다를 바가 있겠는가. 경전의 도에는 밝지 못하고 덕스러운 행위는 부족하니 이와 같은 출가는 다만 스스로를 허물고 욕되게 할뿐이다. 이제 그러한 까닭에 가르쳐 보이나니, 마땅히 스스로 씻어 내어 목욕할지어다.
기사왈: 경이출가, 호왈도인, 부모불경, 군제불신. 보천동봉, 사지여신, 계수치경, 부계부빈. 상기청수, 자리리인, 감할지중, 일미칠근. 여하태만, 부능보은, 의종유일, 신의허번? 무계식시, 사입태산, 소철위식, 융동관인, 여사지통,《법구》소진. 금고회약, 의개자신.[12]
그 네 번째로 말한다.
그대가 이미 출가하였음에 일컬어 도인도인이라 부르니, 부모에게는 공경을 표하지 않고 임금에게는 신하 노릇을 하지 않는다. 온 천하가 함께 받듦에 있어 섬기기를 마치 신신과 같이 하며 머리를 조아려 공경을 다함에 있어 부귀와 빈천을 헤아리지 않으니 오로지 청정한 수행을 숭상하여 스스로 이롭게 되고 또한 남도 이롭게 해야 할 것임에, 감하고 덜어 낸 은혜의 막중함은 쌀 한 톨에 일곱 근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태만함으로써 능히 은혜에 보답하지 못하고 방종하여 노니는 것에만 치우쳐 몸과 생각을 부질없이 번거롭게 하는가? 계행계행도 없이 시주물을 먹으면 죽어서 태산지옥에 들어가 달군 쇠로 음식을 삼고 동을 녹여 목구멍에 부을 것이니, 이와 같은 고통은《법구경》에 진술된 바이다. 이제 그러한 까닭에 가르쳐 약속하나니, 마땅히 고쳐서 스스로 새롭게 되어야 할 것이다.
기오왈: 경이출가, 호왈식심, 예잡불착, 유도시흠, 지참청결, 여옥여빙. 당수경계, 이제정신, 중생몽우, 병도소친. 여하무심, 수속부침, 종기사대, 자기오근. 도덕수천, 세사갱심, 여시출가, 여세동진. 금고계약, 행자개신.
그 다섯 번째로 말한다.
그대가 이미 출가하였음에 일컬어 마음을 쉬는 사람(식심)이라 부르니, 더럽거나 잡된 것에 집착하지 말고 오로지 도도만을 흠모할 것이며 청결에 참여할 뜻을 두어서 마치 옥과 같이 하고 마치 얼음과 같이 해야 할 것이다. 응당 경의경의와 계행계행을 닦아서 자신의 정신을 제도하면 중생들은 도움을 입을 것이고 아울러 가까운 자들도 제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에 무심한 채 세속을 따라서 뜨고 가라앉기를 거듭하며 사지사지를 풀어놓고 오근오근을 마음대로 놓아두는가? 이에 도와 덕은 마침내 얕아지고 세상의 일만 더욱 깊어지니, 이와 같은 출가는 세속과 더불어 그 티끌을 함께 덮어 쓸 뿐이다. 이제 그러한 까닭에 경계하여 제약하나니, 바라건대 스스로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기육왈: 경이출가, 연세형구, 당무갈정, 니원합부. 여하요동, 부낙한거, 경도손모, 세사유여, 청백부리, 반입니도? 과영지명, 혹재수유, 지옥지통, 난가구서. 금고계려, 의숭전모.[13]
그 여섯 번째로 말한다.
그대가 이미 출가하였음에 세속의 육체를 버린 것이니 응당 힘써 정정을 고갈시킴으로써 열반에 부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어지럽게 움직일 뿐 조용히 거처함을 즐기지 않고, 경전의 도는 덜어내 소모하되 세속의 일에는 남김이 있으며, 맑고도 밝은 것은 밟지 않고 도리어 진흙길로 들어서는가? 지나치는 그림자와 같은 목숨은 혹은 잠깐 사이에 있을 뿐이나 지옥의 고통은 글로 다 쓰기 어렵다. 이제 그러한 까닭에 경계하고 격려하나니, 마땅히 옛 어른들의 좋은 말씀을 숭상해야 할 것이다.
기칠왈: 경이출가, 부가자관. 형수비루, 사행가관, 의복수추, 좌기령단, 음식수소, 출언가찬. 하칙인열, 동칙인한, 능자수절, 불음도천,[14] 불초지공, 족불망전, 구처사실, 여임지존, 학수부다, 가제상현. 여시출가, 족보이친, 종친지식,[15] 일체몽은. 금고계여, 의각자돈.
그 일곱 번째로 말한다.
그대가 이미 출가하였음에 스스로 관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형체는 비록 비루하더라도 행위는 가히 볼만하게 해야 하며, 의복은 비록 누추하더라도 앉고 일어서기를 단정하게 해야 하며, 음식은 비록 소박하더라도 말을 할 때는 먹음직스럽게 해야 할 것이다. 여름이면 곧 더위를 참고 겨울이면 곧 추위를 참으며, 능히 스스로 절조를 지킴에 도천도천의 샘물은 마시지 않으며, 실답지 못한 공양에는 발길을 망령되게 앞세우지 않으며, 오랫동안 혼자 있는 방에 거처하더라도 마치 지극히 존귀한 사람 앞에 이른 듯 한다면 배움은 비록 많지 않더라도 옛 현인들과 가히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출가는 족히 양친의 은혜에 보답하고 종친과 아는 이들이 모두 은혜를 입을 것이다. 이제 그러한 까닭에 그대에게 경계하나니, 마땅히 각자는 스스로 도탑게 해야 할 것이다.
기팔왈: 경이출가, 성유혼명, 학무다소, 요재수정. 상사좌선, 중사송경, 하사감능탑사경영,[16] 기가종일, 일무소성? 립신무문, 가위도생. 금고회여, 의자단정.
그 여덟 번째로 말한다.
그대가 이미 출가하였음에 품성은 어두운 이와 밝은 이가 있으나 배움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중요한 것은 수행을 정밀하게 하는 데 있다. 윗근기를 가진 선비는 좌선을 하고 중간 근기를 가진 선비는 경전을 외우며 아랫근기를 가진 선비는 탑과 절을 능히 경영할 수 있을 것이니, 그렇게 종일토록 할 수 있다면 어찌 하나도 이루어지는 것이 없겠는가? 몸을 일으켰으나 알려지는 바가 없다면 헛되이 살았다 할 것이다. 이제 그러한 까닭에 그대에게 가르치나니, 마땅히 스스로 뜻을 단정히 하라.
기구왈: 경이출가, 영위이친, 도법혁성, 속복리신. 사친지일, 사비사흔, 막이절속, 초출애진, 당수경도, 제기리진. 여하무심, 갱염속인? 경도이박, 행무모분, 언비가귀, 덕비가진, 사우치누, 에한일은, 여시출가, 손법욕신. 사지념지, 호자장신.
그 아홉 번째로 말한다.
그대가 이미 출가하였음에 오래도록 양친을 어기는 것이니, 도법으로 성품을 개혁하고 속세의 옷을 몸에서 떨구어 내었다. 어버이를 하직하던 날 잠깐은 슬퍼하기도 하고 잠깐은 기뻐하기도 하였지만 멀리 세속을 끊어 내고 티끌에서 멀리 벗어났으니 응당 경전의 도를 수행하여 자신을 억제하고 참된 것을 뒤밟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에 무심한 채 다시 세속의 인연에 물들려고 하는가? 경전의 도는 이미 엷어지고 올바른 행은 털끝만큼도 없으며 말은 고귀한 것이 아니고 덕은 보배로운 것이 아님에 스승과 벗에게 누루가 되기에 이르러 원망만이 날로 더해지니, 이와 같은 출가는 법을 덜어내고 몸을 욕되게 할뿐이다. 이를 생각하고 이를 염두에 두어 스스로 몸을 잘 거느릴 지어다.
【1】경대야, 사중야, 천자소거, 필이중대언지야.
【2】진.도안, 성위, 차사성요씨.
【3】《정명》소운: 「사지겸광, 처자여제자.」 칙사부종사, 여자사부. 우학종사후왈제, 해종사생왈자.
【4】외문지성왈명, 협어내실왈칭.
【5】위참승보.
【6】세척소제심식야.
【7】담박일작담박야, 념정무위모.
【8】허백,《장자》허실생백.
【9】삼도자,《사해탈경》이삼도대삼독: 일, 화도진분; 이, 도도간탐; 삼, 혈도우치야.
【10】애이근지왈친, 악이원지왈소, 언무애악지념, 평등지심야.
【11】《률력지》운: 「권자, 소이지경중, 본기어황종. 황종일약, 용천이백서, 중십이수: 이십사수위일량, 십육량위일근, 삼십근위일균, 사균위일석. 량자, 약‧합‧승‧두‧곡야: 천이백서위약, 약십위합, 합십위승, 승십위두, 두십위곡.」
【12】일신우일신.
【13】「전」주기사고, 요‧순개재기실; 「모」주기언고, 우‧고도칙재기모. 차언량자통위법칙.
【14】광주유수, 명왈도천, 일삽회천금, 여서국치수야.
【15】류파소출위종, 인권위친, 견면위지, 문명위식.
【16】《무위경》운: 「사문유삼배, 좌선위상, 송경위중, 조중위하.」《유가론》운: 「무이리행자, 하사; 유자리무리타행자, 중사; 유이리행자, 명상사.」 경영자, 경모위야, 영량도야. 우종횡위경, 회선위영야.
【1】경은 크다는 것이요 사는 대중의 무리를 말하니, 천자가 거처하는 곳은 반드시 무리를 이룬다는 말과 크다는 말로써 일컫는다.
【2】진나라 도안법사는 성이 위씨요 이 법사의 성씨는 요씨이다.
【3】《유마경》의 소에 이르기를 「선사의 겸손한 빛은 헤아려 살펴봄이 마치 제자와 같았다」 하였으니, 곧 부친을 버리고 스승을 따름에 마치 아들이 아버지를 섬기는 것과 같음이다. 또, 배움에 있어서는 스승의 뒤를 좇는 까닭에 제라 하고, 그 견해는 스승을 좇아 생겨나는 까닭에 자라 한다.
【4】겉으로 들려오는 명성을 명이라 하고, 내실에 부합되는 것을 칭이라 한다.
【5】그 지위가 승보에 참여하게 됨이다.
【6】마음의 식을 세척하고 소제함이다.
【7】담박은 담박으로 되어 있기도 한데 편안하고 고요하며 굳이 행함이 없는 모습이다.
【8】허백이란《장자》에서 말한 허실생백(방이 비면 밝다는 뜻으로, 사람의 마음도 망상이 들어가지 않으면 도를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다.
【9】삼도는《사해탈경》에서 삼도로써 삼독에 대응시켰으니, 첫째로 불이 치솟는 길은 화내고 성냄이라 하였고, 둘째로 칼날이 우뚝 솟은 길은 아끼고 탐냄이라 하였고, 셋째로 피가 가득 찬 길은 어리석고 미련함이라 하였다.
【10】사랑하기에 가까이 하는 것을 친이라 하고 싫어하기에 멀리 하는 것을 소라 하니, 좋아하고 싫어하는 생각이 없이 평등하게 마음을 유지함을 말한다.
【11】《율력지》에 말하였다. 「저울추(권)란 그것으로써 무겁고 가벼움을 알 수 있는데 본래 황종에서 기원한다. 황종 1약은 그 용량이 1천2백 알의 기장을 담을 수 있으며 무게는 12수이니, 24수가 1량이 되고 16량이 1근이 되며 30근이 1균이 되고 4균이 1석이 된다. 분량을 나타내는 것은 약합승두곡 등이니, 기장 1천2백 알이 1약이 되고 10약은 1합이 되고 10합은 1승이 되고 10승은 1두가 되고 10두는 1곡이 된다.」
【12】하루가 새롭고 또 하루가 새롭게 되다.
【13】전은 주로 어떤 일을 기록하는 까닭에 요임금과 순임금은 모두 그들의 실록을 기재하였고, 모는 주로 말을 기록하는 까닭에 우임금과 고도는 곧 그들의 책략을 기재하였다. 이는 두 글자가 ‘법칙’으로 통용됨을 말한다.
【14】광주에 샘이 있어 ‘도둑놈 샘(도천)’이라 이름하는데 한 모금 마시면 1천금의 횡재를 꿈꾸게 되는 것으로 서쪽 나라에 있다는 ‘어리석은 물(치수)’과도 같다.
【15】부류와 파벌이 시작되어 나온 곳이 종이 되고, 혼인으로 맺어진 권속들이 친이 되며, 보고 마주했던 것이 지가 되고, 듣고 이름했던 것이 식이 된다.
【16】《무위경》에 이르기를 「사문은 세 무리가 있으니 좌선하는 이들을 가장 위로 치고 경전 읽는 이들을 중간으로 치며 대중을 돕는 이들을 아래로 친다」 하였으며,《유가론》에 이르기를 「둘에 모두 이익됨이 없이 행하는 자를 아래 근기의 선비라 하고, 스스로에게는 이로움이 있으나 다른 사람에게는 이로움이 없이 행하는 자를 중간 근기의 선비라 하고, 둘 모두에게 이롭게 행하는 자를 이름하여 윗 근기의 선비라 한다」 하였다. 경영의 경은 헤아려서 무엇을 하는 것이요 영은 재량하고 헤아림이다. 또한 가로와 세로로 놓인 것이 경이 되고 빙글빙글 두른 것이 영이 된다.
ꊳ 양고승칭법주유계소사[1]
진세비견, 부생부구. 아광음이사, 여치발[2]점고, 무이세리하기신, 무이허명구기리. 막경인천의, 막질선투재,[3] 막억알무고, 막침매유덕. 막소용인사, 막나타분수, 막탐면수면,[4] 막강지타사. 막공복고심, 막영사리기, 막시강기약, 막리기손타. 무이장이만후생, 무이소이기노숙, 무이재화하시물, 무이의기고읍인.[5] 무이부선고상친, 무이선이각증악, 무이편능칭아시, 무이소해도타비. 무이재객만주인, 무이위주경여객, 무이재사실강기,[6] 무이인환중[7]파조장, 무이비방괴타인, 무이천착멱타과. 호향불법중용의, 다어진경상제정. 가사하실각인신, 실위고야, 날락리수제이보, 가위굴언.[8] 황단공무위, 안한부역, 서행금지, 고좌화당, 족부리니, 수부탄수, 신상의이구중식, 기이소호? 원각정이방각포, 위하사야? 기혹강유득소,[9] 진퇴함용,[10] 감행즉행,[11] 가지수지,[12] 무탐안하, 수성시중, 일점상당, 만금소득. 여이천정만촉, 고구감언,[13] 의여언자, 래세상봉, 약부의여언자, 의향하처출두! 진중진중.
티끌 세상은 견고한 것이 아니며 구름 같은 삶은 오래가지 않는다. 나는 세월 따라 물러가고 너희는 나이가 점차 높아지니, 세상의 이익 때문에 그 몸을 낮추는 일이 없어야 하고 헛된 이름 때문에 그 이익을 구차하게 구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어진 이를 가벼이 여기거나 의로운 이를 천하게 여기지 말며, 착한 이를 시기하거나 재주 있는 이를 질투하지 말며, 무고한 사람을 물리치거나 억누르지 말며, 덕 있는 사람을 매장하지 말라. 사람과의 일에 성글거나 게으르지 말며, 향을 사르고 수행하는 일에 게으르지 말며, 잠에 지나치게 빠지지 말며, 남의 일을 굳이 알려고 하지 말라. 빈배에 마음만 높이 가지지 말며, 사사로움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을 이익 되게 하지 말며, 강한 것을 믿고서 약한 것을 기만하지 말며, 자신을 이롭게 하고자 하여 남에게 손해를 입히지 말라.
어른이라 하여 후생들을 업신여김이 없어야 하며, 젊었다 하여 나이 많은 이들을 기만함이 없어야 하며, 재물과 영화가 있다 하여 남을 깔봄이 없어야 하며, 의기가 있다 하여 남에게 거만하게 읍(읍)함이 없어야 한다. 착하지 못한 몸으로 애써 상대와 친하고자 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착하고자 하여 도리어 악한 이를 미워하여 물리치는 일이 없어야 하며, 조그만 능력으로써 내가 옳다고 일컫는 일이 없어야 하며, 조그만 견해로써 다른 이의 그릇됨을 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손님으로 있으면 주인에게 거만히 구는 일이 없어야 하며, 주인이 되어서는 손님을 업신여기는 일이 없어야 하며, 일을 함에 있어서는 기강을 잃는 일이 없어야 하며, 대중을 어김으로써 조장조장을 깨뜨리는 일이 없어야 하며, 비방함으로써 남을 의심스럽게 만드는 일이 없어야 하며, 억지를 부림으로써 남의 허물을 들춰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슬기롭게 불법불법을 향해 가는 가운데 마음을 쓸 것이며 티끌의 경계 위에서 자주 세속의 정정을 제거하라.
가사가사 아래에서 사람의 몸을 잃는 것은 실로 고통이 될 것이며 지옥 안에서 온갖 기이한 과보를 받는 것은 가히 굴욕이라 일컬을 것이다. 하물며 단정히 팔짱을 끼고서 하는 일도 없이 편안하고 한가로이 노역도 하지 않은 채 절간을 서서히 노닐며 화려한 법당에 높이 앉아서, 다리로는 진흙을 밟지 않고 손으로는 물을 퉁기지 않으니 몸에 걸친 옷이며 입에 넣은 음식을 어찌 쉽사리 소화해 내겠는가. 정수리를 둥글게 하고 소매를 모나게 한 것은 무엇을 위함인가? 그 가운데 혹 강하고 부드러움이 언제나 그 마땅한 바를 얻어서 나아가고 물러섬에 넉넉함을 감싸안아 감히 행할 만한 것은 곧 행하고 가히 그칠 것은 모름지기 그치며 눈앞의 것을 탐하는 일이 없이 그런 가운데 자주 살펴보아 한 점이 서로 마주치면 황금 만냥이라도 녹여 낼 것이다.
내가 1천 번을 부탁하고 1만 번을 당부하며 쓰디쓴 입으로 달디달게 말하나니 나의 말에 의지하는 자는 내세에 서로 만날 것이지만 만약 나의 말에 의지하지 않는 자는 어느 곳을 향하여 머리를 내밀려 하는가? 진중하고 진중할 것이로다.
【1】칭칭동. 수구이미만십세, 유칭소사.
【2】년랍야.
【3】해현왈질, 기재왈투. 우순자명리, 부내타영왈질투.
【4】수면지마, 수빙상설피, 부각중래, 령인무력, 황후부인석, 신각대와, 칙안능각지. 소이숙면침닉, 유여사인, 부지야지단‧일지모, 하가섭심주공호? 고, 계막침면이. 황유오과: 일, 다유악몽; 이, 제천부호; 삼, 심부입법; 사, 부사명상; 오, 희출정. 면음면.
【5】장읍자, 거양수이읍, 고읍자, 단거일수이읍, 위거오야.
【6】강장야, 기리야. 대강소기, 소이장리상하, 정제중승야.
【7】인환요동, 음료, 고상위야.
【8】날락, 구운날락가, 차번불가량, 우운극고처, 고구재지지하고, 칭지옥야. 이보자, 이지언다야, 수종종제고보야.
【9】《소서》운: 「강유소시, 유유소설.」 주운: 부망설야, 여처녀, 유유소설야, 여탈토, 강유소시야.
【10】함용위포함야, 진퇴행지, 가이관유, 소무각급야.
【11】진야.
【12】퇴야.
【13】언지열어이자왈감언.
【1】칭은 칭과 같다. 구족계를 받았으나 10세 미만이면 소사라 일컫는다.
【2】연랍이다.
【3】어진 이를 해코지하는 것을 질이라 하고 재주 있는 이를 시기하는 것을 투라 한다. 스스로는 명리를 드러내 자랑하면서 다른 사람의 영예로움은 참지 못하는 것을 질투라 한다.
【4】수면이라는 마구니는 비록 얼음침상에 눈 이불을 덮고 있다 하더라도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와서 사람을 무력하게 만들거늘, 하물며 자리를 두텁게 깔고서 다리를 펴고 널찍하게 누워 있으면서 어찌 능히 물리치겠는가. 그러한 까닭에 숙면에 깊이 빠져 있음은 흡사 죽은 사람과도 같이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날이 밝는 줄도 모르는데 어느 겨를에 마음을 수습하고 일을 해내겠는가. 그러므로 [잠에] 깊이 빠져들지 말라고 경계한 것이다. 항차 [과도한 수면에] 다섯 가지 허물이 있으니, 첫째는 악몽이 많음이요, 둘째는 모든 천신이 보호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마음이 법에 들어가지 못함이요, 넷째는 밝은 상을 생각하지 못함이요, 다섯째는 정을 내기 좋아함이다. 면의 음은 면(면)이다.
【5】장읍이란 두 손을 들어 읍하는 것이요, 고읍이란 단지 한 손을 들어 읍하는 것으로서 거만함을 일컫는다.
【6】강은 펼친다는 것이요 기는 다스린다는 것이다. 대강소기는 그것으로써 위아래를 펼쳐 다스리고 대중 스님들을 가지런히 하는 바이다.
【7】인환는 요와 같으며 음은 료(료)이니, 서로 어긋남을 고집하는 것이다.
【8】나락은 갖추어 말하면 ‘나락가’로서 이곳 말로 번역하면 ‘헤아릴 수 없음’ 또는 ‘지극히 고통스러운 곳’인데, 고통은 모두 땅 밑에 있는 까닭에 지옥이라 일컫는다. 이보란 이가 종류별로 많음을 말하니 각종의 모든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는 것이다.
【9】《소서》에 이르기를 「굳셈도 베풀어주는 바가 있고 부드러움도 베풀어주는 바가 있다」 하고는 주석에서 허망하게 베풀지는 않음이라 하였으니, 마치 처녀는 그 부드러움으로 베푸는 바가 있고 그물을 빠져 도망하는 토끼는 굳셈으로 베푸는 바가 있음과 같은 것이다.
【10】함용은 포함하여 감싸고 있음을 일컬으니, 나아가고 물러서며 행하고 그침에 있어서 관대하고 너그러울 수 있으므로 조금도 각박하거나 성급함이 없음이다.
【11】나아감이다.
【12】물러섬이다.
【13】말하여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을 감언이라 한다.
ꊴ 종산철우인선사시동행법회[1]
당.칙천.연재원년오월십오일, 시괄천하승니, 예사부; 현종.천보육년, 제소도승니, 령사부급첩; 숙종지덕원년, 사부첩사, 공신매시.[2] 이차론지, 연재전, 위승의천축법, 유행업감임수도자, 유사섭수. 여당궁사회통[3]알작소.도림선사왈: 「제자부원위관, 지모출가, 원화상섭수.」 도림왈: 「금시위승, 행다부람.」 통왈: 「본정비탁마, 원명부수조.」 도림왈: 「여약료정지묘원, 체자공적, 즉진출가, 하가외상?」 통왈: 「원수섭수, 서준사교.」 도림내여체락. 후래행업기람, 검제흥언, 자연지리. 소이, 황면노자이법부촉국왕대신, 개이차야. 금국조성택홍패, 특사궁기가자, 정소이중교존승, 귀상기법야. 명교.숭선사왈: 「부승야자, 기방신유계, 섭심유정, 변명유혜. 유위가경, 유의가칙, 천인망이엄연.」 근세다경승, 고승인자취. 연, 피승가리자, 비수세원력지중‧숙훈종지지성숙, 미이득야. 여본조왕문정공단, 임훙배시, 회당초착료로두부작승, 내촉령제자, 위삭기수발‧의이승가삼의연후입관, 요제이세출두래사성승, 잉촉시랑양대년, 주기치명. 후, 양이재신훙배, 국가자유전고, 수부종소청, 지이삼의체도치지관중. 양역자회, 경참선종, 료오자심, 피지상정《경덕전등록》, 류포서천‧차토.[4] 희! 위승지난, 유여차자. 약시대장부한, 흥결렬지지, 병부람지행, 종각근하일도양단, 향불조외일처변투, 신심구료역불위난, 역불환호신부자불입수,[5] 소이도: 「고산류수심심의, 자유지음소점두.」 법회치신보공도장유년, 기위인근원박후, 유결렬지지, 무부람지행, 금모진납위승, 경투경신, 영위특달. 대현휘금,[6] 조성기지. 이차축구경책, 인루루시지, 역욕세간현사대부, 흥중교존승지심, 지전배수위부귀소절곤, 말후역유회지자. 세재기미중추, 주종산.철우.
당나라 측천의 연재 원년 5월 15일에 처음으로 천하의 비구와 비구니를 총괄하여 사부사부에 예속시켰으며, 현종 천보 6년에 득도한 비구와 비구니를 통제하여 사부로 하여금 도첩도첩을 주게 하였으며, 숙종 지덕 원년에 사부에서 도첩을 내려주어 공신들이 팔기 시작하였다.
이로써 논하건대 연재 이전에 승려가 될 때는 천축의 법도에 의지하여 행업행업이 도를 물려받기를 감당할 만한 자가 있으면 오직 스승이 받아들여 계를 주었을 뿐이다. 마치 당나라 때의 궁사 회통이 작소 도림선사를 뵙고 이르기를 「제자는 벼슬아치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뜻에 출가하기를 바라니 원하건대 스님께서 받아들여 주십시오」 하니 도림이 이르기를 「지금 시기에 승려가 된 자들은 그 행실이 대체로 들뜨고 외람되다」 하므로 회통이 이르기를 「본디 맑은 것은 쪼아 갈지 않으며 원래 밝은 것은 비추는 빛을 따라가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하기에 도림이 이르기를 「네가 만약 깨끗한 지혜는 오묘하게 원만하며 그 실체는 스스로 비어있고도 고요한 것임을 알았다면 그것이 곧 참된 출가인데 어찌 겉모습을 빌리려 하는가?」 하니 회통이 이르기를 「원하건대 받아들여 주십시오. 맹세코 스승님의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하므로 도림이 이에 머리를 깎아 주었던 일과 같은 것이다. 뒤로 오면서 행업이 외람되게 되자 검사 제도가 일어나게 되었으니 자연스런 이치이다. 그러한 까닭에 금빛 얼굴의 노자께서 법으로써 국왕과 대신들에게 부촉한 것은 대개 이러한 때문이다.
이제 이 나라 조정의 성스러운 은택이 넓고도 크니 특별히 그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까닭에 가르침을 소중히 여기고 스님을 존숭하며 그 법을 귀하게 여겨 숭상하는 것이다. 명교 숭선사가 이르기를 「무릇 승려라는 자는 몸을 방어함에 계계가 있고 마음을 거두어들임에 정정이 있으며 사건을 분별하여 밝힘에 혜혜가 있다. 위엄위엄이 있기에 가히 공경할 만하며 의용의용이 있기에 가히 본받을 만하므로 하늘과 사람이 우러러보아 엄연히 여기는 것이다」 라 하였으니 근세에 대체로 승려를 경시하는 것은 진실로 승려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다. 그러나 승가리승가리를 걸친다는 것은 여러 생에 걸친 원력의 막중함과 일찍이 심어 둔 지혜의 종자가 성숙되지 않고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본 조정의 왕인 문정공 단이 세상을 하직하려 할 때 애초에 길을 그르쳐서 승려가 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이에 뭇 아들에게 부촉하여 명하기를 그의 수염과 머리털을 깎게 하고 승려 집안의 세 가지 가사를 입힌 연후에 입관하게 하여 다음 생에 태어나서는 승려가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으며, 아울러 시랑 양대년에게 부촉하여 그 유언을 주관하게 하였다. 후에 양대년이, 재신재신으로 죽었으면 나라에는 예로부터 엄연한 법도가 있다 하여 비록 요청한 바대로 따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세 가지 가사와 삭발에 쓰이는 칼은 관 안에 넣어 두었다. 양대년 역시 스스로 후회하더니 결국에는 선종선종을 참구하여 스스로의 마음을 깨닫고는 교지교지를 받들어《경덕전등록》을 상세히 교정하여 서방과 이 땅에 유포시켰다.
오호라! 승려 되기 어렵다는 것이 바로 이와 같은 것이로다. 만약 남아 대장부라면 결단력 있고 장렬한 뜻을 일으켜 들뜨고 외람된 행업은 물리치고 바로 그 자리에서 한 칼로 두 동강이를 내듯이 불조불조의 바깥을 향해 한 차례 힐끗 보고는 문득 꿰뚫으면 몸과 마음을 함께 깨닫는 것도 어려운 것이 아니며 또한 호신의 부적이 손에 들어오지 않음을 근심하지도 않을 것이니, 그러한 까닭에 「높은 산 흐르는 물의 깊고 깊은 뜻은, 예로부터 그 소리를 아는 이 있어 웃으며 머리를 끄덕이네」라 하였다. 법회가 보공도량에 몸을 맡긴지 여러 해가 되었음에 그 사람됨이 근엄하고 성실하며 순박하고 후덕하며 결단력과 장렬한 뜻이 있고 들뜨거나 외람된 행업이 없으니, 이제 나아가 승려가 되게 하기를 꾀하나니 공경히 의지하고 공경히 믿어서 뛰어나고도 훌륭하게 특별히 통달해야 할 것이다. 크게 어진 이가 금옥 같은 음성으로 그 뜻을 도와 이루게 할 것이다.
이 서신으로써 경책을 구하러 왔음에 그로 인하여 이것을 자세히 내보이는 까닭은 세간의 현명한 선비와 대장부로 하여금 가르침을 소중히 여기고 승려를 존중하는 마음을 일으킴은 물론 선배들이 비록 부귀에 꺾여지기도 하였으나 결국에는 후회하는 자 또한 있었음을 알게 하고자 함이다.
때는 기미년 중추, 종산에 머무는 철우.
【1】휘종인, 사불조.덕광선사.
【2】안《통》재, 숙종.지덕이재, 청백의능송경오백지자도위승, 사명경출신, 혹납전백민, 청첩체락. 급양경평후, 우어관‧보제주, 납전도승만여인, 매첩위승, 자차이시.
【3】초천사.회통선사, 항주.오씨자, 유명원경. 유이총민, 덕종‧헌종시, 위육궁사, 황족함미지, 후출가.
【4】동오승도원작《전등록》삼십권, 예궐진정, 진종람지, 가상, 칙한림양억, 사지상정이찬서, 반행천하. 도원사천태.덕소국사, 위법안종야.
【5】위.무제장형화환어비주지간, 류시부입백보지내, 시위호신부야.
【6】고시「휘금견심의」, 언휘진금옥지음야.
【1】휘는 종인으로 불조 덕광선사의 법을 이었다.
【2】《자치통감》에 실린 것에 의하면, 숙종 지덕 2년에 백성으로서 경전 5백 쪽을 능히 외우는 자들을 득도시켜 승려가 되게 하는 것을 허락하였으며, 경전에 밝은 출신들이나 혹은 돈 1백 민을 납부하는 자들에게 도첩을 주어 머리를 깎게 하는 은덕을 베풀었다. 두 경사경사가 평정되기에 이르자 또 관중과 경기의 모든 주에서 돈을 받고 승려로 득도시켜 준 것이 만 여 명이나 되었으니, 도첩을 사서 승려가 되는 것이 이로부터 시작되었다.
【3】초천사 회통선사는 항주 오씨의 아들로서 어릴 때 이름은 원경이었다. 어려서 매우 총명하여 덕종과 헌종 때 육궁사가 되니 황족들이 모두 그를 어여삐 여겼으며, 후에 출가했다.
【4】동오 때의 승려 도원이《전등록》30권을 지어 대궐에 나아가 바치니 진종이 그것을 살펴보고는 기뻐하며 후하게 상을 주고는 한림 양억에게 칙서를 내려 그것을 상세히 교정하고 서문을 찬술하여 천하에 반포 통행시키게 하였다. 도원은 천태 덕소국사의 법을 이어 법안종을 이루었다.
【5】위나라 무제는 반딧불의 불꽃알을 팔과 팔꿈치 사이에 갈무리해 둠으로써 흐르는 화살이 백보 안으로 날아들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몸을 보호하는 부적이 된다.
【6】옛 시에 「금을 휘둘러 깊은 뜻을 보이다」 하였으니, 금과옥조 같은 음성을 휘둘러 떨침을 말한다.
ꊵ 월굴청선사훈동행
자이[1]동행, 청여계운! 고이하기, 홍유섬기,[2] 고금현성, 막부유사. 유종파다, 석씨우심, 자부번인, 약거이삼. 우[3]‧하[4]지존, 상증력시, 가‧능이조,[5] 유복근로, 일념인진, 천생과실, 약기람복, 종무소성, 임시훼형, 도증흑업. 이등동질,[6] 금각전성, 리실천진, 무수류속, 처청정지, 생난조심, 견불봉승, 극근경모. 여능반책, 가위장부.[7] 시주교견, 의선지읍, 동의상견, 막후화남. 석화신향, 상상물해, 재찬조죽, 념념흥참. 당직전당, 공과료사, 의근불식, 무태응승. 진지위의, 상류시칙, 언묵요도, 하배휴순. 패엽고합정통, 분전[8]우의박학. 초지금고, 방해위인, 약사아양, 출가하익.[9] 여래미성불과, 문무겸능;[10] 영가재작인사, 종설구비;[11] 희안‧희기, 자운유언;[12] 송추[13]송소, 석존무오,[14] 각수노력, 막만인순, 립지견고, 부타범지. 고, 경운: 「립지여고산, 종덕약심해.」 여사고구, 기여위인, 보답불조막대은, 발제중생무량고, 일일여시, 부괴자심. 송왈:
부용[15]잔초[16]시가모,    소속수환맹열도.
일념활연삼제단,        단전긍하로조호.[17]
오호라 너희 아이들아 내가 경계하여 일컫는 말을 들어라! 높은 것은 낮은 것으로써 기초를 삼고 큰 것은 작은 것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것임에 고금의 성현들도 이로 말미암지 않은 이가 없으니, 유가에는 자못 많고 불가에는 더욱 번성하였기에 이를 번거롭게 인용하지 않고 대략 두세 가지만 들어 보이노라.
우순우순이나 하우하우와 같이 지극히 존귀한 이들도 일찍이 시련을 겪었고 혜가혜가와 혜능혜능 두 조사도 오히려 힘든 일에 부지런하였으니, 한 생각의 원인이 참되면 1천 생이 바뀌도록 결과가 진실 되거니와 만약 외람 되게 법복을 입으면 결국에는 이루어지는 바가 없을 것이며 마음대로 형체를 허문 것이기에 단지 악업만 더 할 뿐일 것이다.
너희 아이들은 이제 각자 삼가 정성을 들여 견실하고 참된 것을 뒤쫓아 실천함에 흘러가는 세속을 따르는 일이 없이 청정한 곳에 거처하며 만나기 어렵다는 마음을 일으켜 부처님을 보거나 스님을 만나면 지극한 마음으로 힘써 경모할 지어다. 만일 능히 돌이켜 꾸짖을 수 있다면 가히 장부라 일컬을 것이다. 시주와 마주칠 때에는 마땅히 먼저 공경하여 읍해야 하며, 같은 옷 입은 사람과 마주 볼 때에는 합장하기를 나중에 하지 말라. 아침저녁으로 향과 등을 피움에 항상 게을리 하지 말 것이며, 낮에 밥 먹고 아침에 죽을 먹을 때는 생각생각마다 부끄럽다는 마음을 일으켜라. 전당전당에 당직을 서고 과료사과요사에 시중 들 때에는 응당 부지런히 털고 닦아냄에 게으름 없이 응대하고 받들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고 멈추는 위의위의에 대해서는 윗사람들이 곧 본보기가 될 것이며, 언담과 침묵의 긴요한 도리는 아래 무리에게 묻지를 말라. 불법의 경전은 진실로 정밀하게 능통해야 하며 옛 전적은 더욱 마땅히 널리 배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고금의 일을 알아야 바야흐로 사람 위하는 일을 이해할 것이니, 만약 벙어리 염소와 같다면 출가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여래께서 아직 깨달음의 결과를 이루지 못하였을 적에 문무를 겸비하여 모두 능통하였으며, 영가는 다른 이들의 스승이 되자마자 종통종통과 설통설통을 모두 갖추었으며, 안연처럼 되기를 원하고 준마가 되기 원한다는 자운의 말이 있으며, 추추 자를 외우게 하고 소소 자를 외우게 하며 석존께서 잘못이 없다고 하셨으니, 각자는 모름지기 노력하여 부질없이 머뭇거리지 말 것이며 뜻 세우기를 견고히 하면 평범한 경지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경전에 이르기를 「뜻 세우기를 마치 높은 산과 같이 할 것이며, 덕 심기를 마치 깊은 바다와 같이 할 것이다」라 하였다.
이와 같이 간절하게 말하는 것은 그대가 사람이 되어서 부처님의 막대한 은혜에 보답하고 중생을 한없는 고통으로부터 구제하여 건네주기를 바라는 것이니, 날마다 이와 같이 한다면 스스로의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송송하여 이르기를:
돌 짊어지고 방아 찧은 일과 풀을 벤 일은 아름다운 모범을 보인 것이니,
이를 계승하려면 모름지기 맹렬한 무리라야 할 것이다.
한 생각으로 활연히 통하여 삼제삼제를 끊으면,
홀로 전하는 것이 어찌 늙은 달마만 못하겠는가.
【1】자차야, 이여야.
【2】합포지목, 시어호말; 구층지대, 기어누토.
【3】우, 국명, 기제명순, 기자경가도어.
【4】하역국명, 기주호우, 치홍수시, 수족변지언.
【5】이조혜가, 구호심법이지립설단비; 육조, 대석야용‧수망렵중.
【6】십오왈동, 팔십왈질. 질, 지야, 년지지야. 우공질, 행자지오야.
【7】《열반》운: 「약구사법, 즉명장부: 일, 선지식; 이, 설법; 삼, 사유의; 사, 여설행. 무차사법, 부명장부.」
【8】분, 삼황서, 언대도야; 전, 오제서, 언상도야.
【9】불시, 유제비구결안거, 자작제부득공어문신, 불언: 「여등공주, 여사원가, 유여아양, 아이방편, 교제비구; 피차상교, 공상수어, 전전각오. 부응여시, 공수아법, 동어외도. 약행아법자, 돌길라.」
【10】《보요경》운: 「태자칠세, 왕이선우파라문위사, 태자문: ꡔ여하전, 상교?ꡕ 답왈: ꡔ범구유등서.ꡕ 태자왈: ꡔ이서유육십사, 하언지유이종?ꡕ 사운: ꡔ하등명야?ꡕ 태자왈: ꡔ범구유서‧용서‧귀서‧아수륜서등야.ꡕ 선우심참이퇴.」《인과경》운: 「태자년십세, 왕칙난타‧조달급오백동자, 복령국유용력자, 정일집어희장각사. 조달령중선출, 유상당문, 이수벽도; 난타, 족도로측; 태자, 척어공중, 이수환접, 부영손상. 기지희장, 표고사지, 조달, 수사십리고, 불능득과; 난타, 수육십리고, 역막능월; 태자, 수백리고, 궁력약, 취고내제왕량궁고금무능장자, 태자기만, 방일전투칠고, 전입지, 천수용출.《서역기》운, 기천지금존언, 일체병인, 음칙개유, 전명전천.」
【11】종통, 자각; 설통, 각인.
【12】《양자‧학행편》「희안지도, 역안지류; 희기지마, 역기지류.」
【13】고자소강, 초작기추. 속작추, 비야.
【14】《아함》「주리반특가, 과거이간법고, 극암둔. 세존사집추소지, 교소추이자, 약송추망소, 송소망추.」
【15】노행자, 어황매회하, 부석이용.
【16】축발야. 단하.천연선사위행자시, 석두사대중잔초, 유사이수정두, 궤석두전, 변여체발, 즉잔무명초야. 축, 단야.
【17】《조정》운: 「제조, 초이삼장교승겸전. 후, 달마단전심인, 소위교외별전야.」 로조호, 지달마야.
【1】자는 탄식하는 것이요, 이는 ‘너희’이다.
【2】한 아름의 나무도 가는 털과 같은 줄기로부터 시작하고, 9층의 누대도 흙무더기에서 일으킨 것이다.
【3】우는 나라 이름이며 그 제왕의 이름이 순이니, 스스로 밭 갈고 벼 심으며 그릇 굽고 고기 잡는 일로부터 일어났다.
【4】하 역시 나라 이름으로 그 군주는 우라 부르는데 홍수를 다스릴 때 손발에 굳은살이 맺혔다고 한다.
【5】2조 혜가는 마음의 법을 구하고자 눈 위에 서서 팔을 끊기까지 하였으며, 6조는 돌을 허리에 맨 채 밤중에 방아를 찧었고 사냥 중에 그물을 지켰다.
【6】15세를 동이라 하고 80세를 질이라 한다. 질은 ‘도달하다’이니, 나이가 도래하였음이다. 또 질은 행 자의 오자가 아닌지 모르겠다.
【7】《열반경》에 말하였다. 「만약 네 가지 법을 갖추면 곧 장부라 이름할 것이니, 첫째는 선지식이요, 둘째는 법을 설함이요, 셋째는 의리를 사유하는 것이요, 넷째는 말한 것처럼 행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 법이 없으면 장부라 이름하지 않는다.」
【8】분은 삼황의 서적으로 근본 도(대도)를 말하고, 전은 오제의 서적으로 변함없는 도(상도)를 말한다.
【9】부처님 시기에 여러 비구들이 안거를 들어가며 스스로 제도를 만들어 함께 말하거나 묻지 않기로 하였더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함께 머무름에 마치 원수의 집안 같거나 흡사 벙어리 염소와도 같기에 내가 방편으로써 모든 비구들에게 가르치나니, 피차간에 서로 가르치며 함께 서로 말을 주고받아 꾸준히 깨닫고 깨우치라. 응당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함께 벙어리법을 받아 외도와 같아지게 되리다. 만약 벙어리법을 행하는 자라면 돌길라(범계의 죄명으로 몸과 입으로 지은 나쁜 업을 말함)이리라」 하셨다.
【10】《보요경》에 이르기를 「태자가 7살 때 왕께서 선우 바라문으로 스승을 삼으니 태자가 묻기를 ꡔ어떠한 경전으로 가르치는가?ꡕ 하니 답하기를 ꡔ범구유 등의 서적입니다ꡕ 하므로 태자가 말하기를 ꡔ이서가 64종이 있거늘 어찌 다만 2종이 있다고 말하는가?ꡕ 하니 스승이 말하기를 ꡔ어떠한 이름들입니까?ꡕ 하기에 태자가 말하기를 ꡔ범거류서와 용서와 귀서와 아수륜서 등입니다ꡕ 하니 선우가 깊이 부끄럽게 생각하고는 물러갔다」고 하였다.《인과경》에 이르기를 「태자 나이 10세 때 왕이 난타와 조달 및 5백 동자들에게 칙서를 내리고 다시 나라에서 용맹력이 있는 자들로 하여금 날을 정해 광장에 모여 사격술을 다투도록 하였다. 조달이 무리를 거느리고 먼저 나오다가 코끼리가 문을 막고 있자 손으로 가슴을 쳐서 넘어뜨렸으며, 난타는 발을 놀려 길옆으로 뛰어 넘었으며, 태자는 공중에 던졌다가 손으로 다시 되받아서 상처를 입지 않게 하였다. 모두 광장에 도착하자 북을 표식으로 놓고 사격을 하였는데 조달은 40리에 북을 세워 두었으나 능히 통과시키지 못했으며, 난타는 60리에 북을 세워 두었으나 역시 능히 넘기지 못했으나, 태자는 1백리에 북을 세워 둠에 활의 힘이 약하자 창고에서 모든 왕들의 좋은 활 가운데 고금을 통해 능히 다룰 수가 없던 것을 가져다 태자가 잡아 당겨 화살 하나를 쏘니 7개의 북을 뚫고는 화살이 땅으로 들어가더니 샘물이 용솟음쳐 올랐다.《서역기》에 이르기를, 그 샘은 지금까지 남아 있어 모든 병든 사람들이 마시면 곧 모두 낳는다 하며 화살샘(전천)이라 이름이 전한다고 한다」고 하였다.
【11】종통은 스스로 깨닫는 것이요, 설통은 다른 사람을 깨우쳐 주는 것이다.
【12】《양자》학행편에 말하였다. 「안연처럼 되고자 하는 무리는 또한 안연과 비슷한 부류가 될 것이며, 천리마가 되고자 하는 말도 역시 천리마와 비슷한 부류가 될 것이다.」
【13】옛날에 소강이 처음으로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만들었다. [추를] 속자로 추로도 쓰지만 틀린 것이다.
【14】《아함경》에 말하였다. 「주리반특가는 과거세에 법에 인색했던 까닭에 지극히 어리석고도 둔했다. 세존께서 비를 들고 땅을 쓸게 하면서 소와 추 두 글자를 가르쳤으나 만약 추를 외우면 소를 잊어 먹고 소를 외우면 추를 잊어 먹었다.」
【15】노행자가 황매의 문하에서 돌을 짊어지고 방아를 찧은 것이다.
【16】머리 깎음을 말한다. 단하 천연선사가 행자로 있을 때 석두대사가 대중들에게 풀을 베고자 한다 하였더니 오직 선사만이 물로 머리를 깨끗이 씻고 석두대사 앞에 무릎을 꿇고 않는지라 곧바로 머리를 깎아 주었으니, 곧 무명초를 깎음을 말함이었다. 축은 끊음이다.
【17】《조정》에 이르기를 「모든 조사들이 처음에는 삼장으로써 교법을 겸하여 전하였다. 후에 달마가 단지 심인만을 전하니 일컫는 바 ‘교법 외에 달리 전한 것(교외별전)’이다」라 하였다. 늙고 비린내 나는 오랑캐는 달마를 가리킨다.

4. 잠  명

ꊱ 대당자은법사출가잠[1]
사가출가하소이,    계수공왕구출리.[2]
삼사칠증정초기,[3]    체발염의발홍서.
거탐진제비린,    십이시중상근신.
련마진성약허공,    자연전퇴마군진.
근학습심사장,    설여동인감의장,
막교심지란여마,    백세광음등한상.
종전현효선성,[4]    진가문사수[5]득증,
행주좌와요정전,    념념무차시상응.
불진경십이부,    종횡[6]지시보제로,
부습부청부의행,    문군하일심개오.
속수구사두연,    막대명년여후년.
일식부래즉후세,    수인보득차신견.
부잠의부전식,    직여경부한혈력.
위성도업시장래,    도업미성쟁소득.
애애부애애모,    연고토감대신고,
취습회건양육성,    요습문풍계선조,
일단사친구체락,    팔십구십무의탁.
약부초범월성류,    향차인순전대착.
복전의[7]항용발,[8]    수용일생구해탈,
약인소리계심회,    피안열반쟁득달.
선남자여수지!    조봉난득사금시,
기우출가피루갈,[9]    유여부목치맹구.[10]
대장부수맹리,    긴속신심막용역.
당능행원력상부,    결정룡화친수기.[11]
집버리고 출가한것    이는무슨 까닭인가?
부처님께 머리숙여    벗어나길 구함일세.
삼사하고 칠증으로    애초근기 정하여서,
탐욕성냄 버리고서    비천인색 덜어내어,
열두시간 가운데서    어느때나 삼갈지니.
참된성품 연마하여    허공과도 같이하면,
자연스레 마군무리    두려워서 물러가리.
배우기를 부지런히    스승지식 찾아감에,
너와내가 더불어서    견뎌내고 의지할뿐,
이마음을 삼과같이    어지러이 하지말고,
백년광음 허황되이    보내지를 말지어다.
예전현인 추종하고    앞선성인 본받아서,
모든것을 듣고보고    수행하여 얻을지니,
가고서고 앉고누워    정밀하고 전일하며,
생각생각 빗남없이    그제서야 상응일새.
부처님이 말씀하신    참된경전 열두부에,
종횡으로 보리의길    지적하여 놓았으니,
익혀듣고 의지하여    행하지를 않는다면,
그대에게 묻자오니    어느날에 깨칠건가.
모름지기 신속하게    참구하길 서둘러서,
내년이니 후년이니    기다리지 말것이다.
단한차례 숨멈추면    그대로가 다음세상,
어느누가 이몸두고    견고하다 보장할까.
누에없이 옷입으며    밭갈잖고 밥먹으니,
베를짜는 아낙네와    밭가는이 수고로세.
도업만을 이루라고    시주들이 져오거늘,
도업마저 못이루면    어찌하여 녹여낼까.
슬프도다 아버지여    슬프도다 어머니여,
쓴것삼코 단것뱉아    큰어려움 받으시고,
젖은자리 마른자리    골라앉혀 기르심은,
가문잇고 기풍세워    선조잇자 함이온데,
졸지간에 어버이를    머리깎아 하직하니,
팔십구십 다되어도    의탁할곳 없으리다.
만약범부 초월하여    성현무리 못넘으면,
여기에서 머뭇머뭇    모든일을 그르치리.
단한벌의 홑가사와    단하나의 흙발우로,
받아쓰며 평생동안    해탈추구 할것이니,
만약에도 조그마한    이익에다 마음매면,
건너편의 열반언덕    어이하여 도달할까.
선남자야 모름지기    너는필시 알것이니,
만나기가 어려움이    흡사지금 같을진대,
이미출가 인연만나    가사까지 걸쳤으니,
떠다니던 나무토막    눈먼거북 만남일세.
대장부는 모름지기    맹렬하고 예리하여,
몸과마음 단속하여    쉽게생각 말지니라.
능히행해 원력으로    서로서로 돕는다면,
결정코 용화회상서    친히수기 받으리다.
【1】사휘규기, 근위장군위지경종지자야. 현장법사태지이령출가, 군서과목성송, 저론백부, 시칭백부론사. 연, 성호준, 매출필치삼거, 비경서식찬, 역호삼거법사. 고종, 재춘궁일, 위모문덕황후건자은사범십여원천팔백구십칠간, 이사입거, 참역제경, 인거지, 인칭왈자은법사. 우남산율사, 지율정엄, 상감천공, 문사삼거지호, 심절박지. 일일, 사방율사, 과오천공부지, 사사거, 천공내지, 율사책이과시, 천왈: 「대승보살재차, 익위심엄, 무자이입.」 율사문지, 수대경이참사.
【2】계수자,《주례》유구배: 일왈계수, 위하수지지, 계류내기; 이, 돈수, 위하수지지, 즉기, 우하수고지; 삼, 공수, 위두지수, 소위배수; 사, 진동, 위공송박축이하수; 오, 길배, 위옹용이하수; 육, 흉배, 정현왈: 「배이후계상‧길배, 계상이후배‧흉배」; 칠, 기배, 기부우야, 위례간부재배; 팔, 포배, 위답배야, 고문, 보역작포; 구, 숙배, 위직신숙용이미하수, 여금부인배야.
【3】삼사, 화상‧갈마‧교수야. 화상, 차운근독, 위친근승사, 수독경법, 우력생, 유사지력, 생장법신. 갈마, 차운판사, 유자능성판비구‧비구니사고, 즉수계사. 교수, 즉수계시교위의자.《초》운: 「아도리, 차운정행, 능규정제자행고.」《사분》명오종도리: 일, 출가아도리, 소의득출가자; 이, 수계아도리, 수계작갈마자; 삼, 교수아도리, 교수위의자; 사, 수경아도리, 소종수경내지일사구게; 오, 의지아도리, 내지의주일숙자. 오중제이, 갈마사; 제삼, 교수사; 사급오, 화상사. 칠증자, 수계시증계사칠인, 약변국칙단삼인작증.
【4】《상서》「효우민.」 효음효, 교야, 우법효야.
【5】삼혜야.
【6】종설횡설.
【7】가사시무상대복전의, 작자수자개생무량복고. 우상피구승휴정, 이제조엽, 고왈전의. 승음승, 도전휴반야.
【8】가섭삼형제초사화룡, 불욕도지, 왕화룡굴, 화룡견불이진, 선방독화, 불역방삼매화, 독룡열뇌찬신무지, 투불발수중, 불위설법득도삼가엽고, 위지항룡발.
【9】갈, 모포, 천자소복야.
【10】수미산하향수해중유일맹구, 기수무량겁, 백년일회출수. 우유일공목두, 표류해랑, 약혹상치, 구즉휴지, 부득상우, 즉능침몰. 중생역여시, 표닉오취지고해, 득인신난, 부심어차. 당득인신, 기역출가호?
【11】용화, 수명, 기화여용고명.《미륵하생경》운: 「자씨하생어시두말성중대파라문묘범가, 출가일즉성정각, 신장육십장, 구팔만사천상호. 좌차수하, 삼회설법, 도진석가유법중, 내지일칭불명자.」
【1】선사의 휘는 규기로서 근위장군위지 경종의 아들이다. 현장법사가 그를 달래어 출가하게 하였더니 뭇 서적들을 한 번 훑어보고는 모두 외워버리고 논 1백부를 저술하였기에 당시 백부논사라 일컬어졌다. 그러나 성격이 호방하고도 걸출하여 매번 외출 때는 반드시 3량의 수레에 경서와 음식을 갖추고 다녔기에 또한 삼거법사라 불리었다. 고종이 춘궁에 있을 때 모후인 문덕황후를 위하여 무릇 10여 원 1천8백97칸의 자은사를 지어 선사에게 들어와 거처하게 하며 모든 경전의 번역에 참여하게 하였는데, 그곳에 거처한 인연으로 사람들이 자은법사라 일컬었다. 또 남산율사는 계율을 지님에 정밀하고도 엄격하여 항상 하늘의 공양을 받고 있었는데, 선사의 삼거라는 호를 듣고는 마음으로 남몰래 천하게 여겼었다. 하루는 선사가 율사를 방문하였는데 정오가 지나도록 하늘로부터 공양이 도착하지 않자 선사가 인사를 하고 물러나오니 하늘의 공양이 그제야 도착하므로 율사가 때를 넘긴 것을 힐책함에 천인이 말하기를 「대승보살께서 여기에 계셔서 그 호위가 매우 엄하였기에 들어올 수가 없었습니다」 하므로 율사가 그 말을 듣고는 마침내 크게 놀라며 참회하고 사죄하였다고 한다.
【2】계수란,《주례》에 아홉 종류의 절이 있으니, 첫째는 계수로서 머리를 아래로 내려 땅에 닿게 하였다가 한참을 머문 뒤에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돈수로서 머리를 아래로 내려 땅에 닿게 하였다가 곧 일어나서는 또 머리를 내려 땅을 두드리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공수로서 머리끝을 손에 가져가는 것이니 소위 배수라 일컫는 것을 말한다. 넷째는 진동으로서 두렵고도 당황한 마음에 급박하게 손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는 길배로서 온화한 얼굴로 손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여섯째는 흉배로서 정현이 말하기를 「절을 한 후에 이마를 조아리면 길배요, 이마를 조아린 후에 절을 하면 흉배이다」라 하였다. 일곱째는 기배로서 기는 짝을 이루지 않음인데, 말하자면 예절을 간단히 하여 거듭 절하지 않는 것이다. 여덟째는 포배로서 답례로 하는 절을 말하는데, 옛 문장에는 보답하다(보)는 의미를 나타낼 때 포 자를 쓰기도 하였다. 아홉째는 숙배로서 몸을 곧추세우고 숙연한 얼굴로 미미하게 손을 내리는 것이니 마치 지금의 부인들이 하는 절과 같은 것을 말한다.
【3】세 스승은 화상과 갈마와 교수이다. 화상은 이곳 말로 하면 근독인데 이어받아 섬기는 일을 친근히 하고 경전의 법을 받아서 읽음을 일컬으며, 또는 력생인데 스승의 힘으로 말미암아 법신을 성장케 함을 말한다. 갈마는 이곳 말로 하면 판사인데 이로 말미암아 비구와 비구니의 일을 능히 판단하는 까닭이니 곧 수계사이다. 교수는 곧 수계 때 위의를 가르치는 자이다.《초》에 이르기를 「아사리는 이곳 말로 하면 정행인데, 능히 제자의 행위를 바로잡아 주는 까닭이다」라 하였다.《사분율》에 다섯 종류의 아사리를 밝혀 놓았으니, 첫째는 출가아사리로서 의지하여 출가를 얻은 자이다. 둘째는 수계아사리로서 수계 때 갈마를 한 자이다. 셋째는 교수아사리로서 위의를 가르쳐 준 자이다. 넷째는 수경아사리로서 좇아서 경전의 강의를 받았거나 혹은 4구게 한 수라도 받은 자이다. 다섯째는 의지아사리로서 혹은 하루 저녁이라도 의지하여 머물렀던 자이다. 다섯 가운데 2번째는 갈마사이며, 3번째는 교수사이며, 4번째와 5번째는 화상사이다. 칠증이란 수계 때의 증명계사 7명을 말하는데, 만약 변방국이면 단지 3사람으로 증명사를 삼는다.
【4】《상서》에 「백성들을 가르친다」 하였으니, 효는 음이 효이며 가르침이나 또는 모범으로 삼음이다.
【5】세 가지 지혜이다.
【6】종설과 횡설이다.
【7】가사는 위없는 큰 복밭의 옷으로 지은 자나 받는 자 모두 무량한 복이 생기는 까닭이다. 또는 저 밭두둑의 경계를 본떠서 가지와 잎을 마름질한 까닭에 전의라 한다. 승은 음이 승(승)이요 논의 두둑이다.
【8】가섭 3형제는 애초에 화룡을 섬겼는데 부처님이 그들을 제도하고자 화룡의 굴로 갔더니 화룡이 부처님을 보고는 성을 내어 먼저 독을 품은 불길을 뿜자 부처님 역시 삼매의 불길을 놓으니 독룡이 그 열기에 괴로워하다가 몸을 숨길 곳이 없자 부처님 발우 가운데의 물속으로 몸을 던지거늘 부처님께서 설법을 행하고는 가섭 3형제를 득도시켰던 까닭에 그것을 일컬어 항룡발이라 한다.
【9】갈은 털로 짠 베이니 빈천한 자들이 입는 것이다.
【10】수미산 아래 향수해 가운데 한 마리의 눈 먼 거북이 있는데 그 수명은 무량겁으로서 백년 마다 한 번씩 물 밖으로 나오는데, 또한 구멍 하나가 뚫린 나무토막이 있어서 파도에 표류하다가 만약 간혹 서로 마주치면 거북이 그것에 의지하여 쉬고 마주치지 못하면 곧 물 속으로 잠겨든다. 중생 역시 이와 같아서 오취라는 고통의 바다에 빠져서 떠내려가다가 사람의 몸을 얻기가 어려움이 이보다 심할 것이다. 혹시 사람의 몸을 얻었더라도 출가하기란 또한 쉽겠는가?
【11】룡화는 나무 이름으로 그 꽃이 마치 룡과 같은 까닭에 이름하였다.《미륵하생경》에 이르기를 「자씨는 하계의 시두말성 안의 대 바라문 묘범의 집안에 태어나서 출가하는 날 곧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니, 신장이 60장이요 8만4천의 상호를 모두 갖추고 있다. 나무 아래 앉아서 세 차례의 회상에서 설법하여 석가께서 남긴 법 가운데에서 혹은 한 번이라도 부처님의 이름을 일컬은 자들은 모두 남김없이 득도케 한다」 하였다.
ꊲ 규봉밀선사좌우명[1]
인기가판사,[2]    성어종과우.
신안근계정,        사간소교유.
타비부족판,        기과당자수.
백세기유한,        세사하시휴.
락발타승수,        응수모상류,
호위축세변,        지려상효부.
사은중산악,        치수미능수,[3]
치치[4]거대하,    급급장언구.
사생재호흡,[5]    기멸약부구,
무령방복하,        번작아비유.[6]
인시에는 일어나야    일을판단 할수있고,
하는말을 절약해야    짓는허물 적으리다.
몸을편히 하려하면    계와정을 닦을게고,
하는일을 줄이려면    노는것이 성글지라.
다른이의 작은허물    판별할바 못되나니,
제자신의 큰과오를    스스로가 닦을지라.
일백년의 긴세월도    어느듯에 한정되니,
세상의일 어느때에    마음놓고 쉬겠는가.
기왕에사 머리깎고    승려무리 되었으면,
모름지기 윗사람과    가지런히 하야거늘,
어찌하여 정신없이    세상변화 뒤쫓으며,
뜻은물론 생각까지    시끄럽고 들뜨는가.
네가지의 깊은은혜    무겁기가 뫼같거늘,
털끝만도 갚지못해    내몰라라 밀쳐두고,
어리석게 크나큰집    편안하게 거처하며,
그무엇에 급급하여    그무엇을 구하는가.
삶과죽음 어디인가    들숨날숨 사이일세,
일어나고 사라짐이    거품과도 같을지니,
가사마저 걸치고서    앉아있는 자리에서,
도리어 아비지옥의    원인짓지 말지니라.
【1】사휘종밀, 과주.서충.하씨자, 사도원화상.
【2】공자유삼계도: 일생지계, 유이불학, 로무소지; 일년지계, 춘이부경, 추무소확; 일일지계, 인약부기, 일무소판.
【3】팔사위수, 팔수위치, 이십사수위일량. 언사은지중, 미능소분보답야.
【4】《양자》운: 「육국치치.」 주운: 무지모.《시》운: 「민지치치.」 주: 우야, 우경모야.
【5】《사십이장경》운: 「불문일사문: ꡔ인명재기간?ꡕ 대왈: ꡔ호흡간.ꡕ 불언: ꡔ선재! 자지도의.ꡕ」
【6】아비, 차운무간, 즉최하지옥야. 소수고보, 무유간헐고.
【1】선사의 휘는 종밀로서 과주 서충의 하씨 아들이며 도원화상의 법을 이었다.
【2】공자에게 삼계도가 있었다. 한 생의 서약은,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바가 없음이다. 1년의 서약은,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추수할 것이 없음이다. 하루의 서약은, 인시에 만약 일어나지 않으면 하루종일 힘 쓸 바가 없음이다.
【3】명주실 여덟 올이 1수이며 8수가 1치가 되고 24수가 1량이 된다. 네 가지 은혜가 지극히 막중하여 일부분이라도 능히 보답하지 못함을 말한다.
【4】《양자》에 이르기를 「여섯 나라가 어리석고 어리석어(치치)」 하고는 주석에, 아는 것이 없는 모양이라 하였다.《시경》에 이르기를 「백성들이 어리석고 어리석어(치치)」 하고는 주석에, 어리석음이며 또는 가벼이 보아 업신여김이라 하였다.
【5】《사십이장경》에 말하였다. 「부처님이 한 사문에게 묻기를 ꡔ사람의 목숨은 어느 사이에 있는가?ꡕ 하니 대답하기를 ꡔ들숨과 날숨 사이입니다ꡕ 하므로 부처님께서 ꡔ좋구나! 그대는 도를 알고 있도다ꡕ 하였다.」
【6】아비는 이곳 말로 하면 무간이니 곧 가장 아래에 있는 지옥이다. 그곳에서 받는 고통의 과보는 쉴 틈이 없는 까닭[에 그렇게 이름한 것]이다.
ꊳ 주위빈사문망명법사식심명[1]
법계유여의보인언, 구함기신, 명기응왈「고지섭심인야」, 계지재계지재! 무다려, 무다지. 다지다사, 부여식의, 다려다실, 부여수일. 려다지산, 지다심란, 심란생뇌, 지산방도. 물위하상, 기고유장,[2] 물언하외, 기화정비. 적수부정, 사해장영, 섬진부불, 오악장성. 방말재본, 수소부경. 관이칠규, 폐이육정,[3] 막규어색, 막청어성. 문성자롱, 견색자맹. 일문일예, 공중소예,[4] 일기일능, 일하고등. 영현재예, 시위우폐. 사기순박, 탐닉음려, 식마역분, 심원난제. 신기로역, 형필손폐, 사경종미, 수도[5]영니.[6] 영현재능, 시왈혼몽, 오졸선교, 기덕부홍, 명후행박, 기고속붕, 도서한권,[7] 기용부항. 내회교벌, 외치원증. 혹담어구, 혹서어수, 요인령예, 역공지추. 범위지길, 성위지구, 상완잠시, 비우장구. 외영외적, 유주유극, 단좌수음, 적멸영침.[8] 염생환로, 수사수조, 심상약멸, 생사장절.[9] 부사부생, 무상무명, 일도허적, 만물제평, 하승하열, 하중하경, 하귀하천, 하욕하영. 징천괴정, 교일참명. 안부대령,[10] 고피금성. 경이현철, 사도리정.
법계에 여의보인여의보인이 있어 오랫동안 그 몸을 함봉한 채 그 가슴에 새겨 이르기를 「옛날에 마음을 잘 거두어 모으던 사람이다」 하였으니, 이를 경계하고 이를 경계할지라.
많이 생각하지 말고 많이 알려 하지 말라. 아는 것이 많으면 일이 많으니 뜻을 쉬는 것만 같지 못하고, 생각이 많으면 잃는 것이 많으니 하나를 지키는 것만 못하다. 생각이 많으면 뜻이 흩어지고 아는 것이 많으면 마음이 어지러우니, 마음이 어지러우면 번뇌가 일어나고 뜻이 흩어지면 도에 장애가 된다. 무슨 손해가 있을 것인가 라고 일컫지 말라 그 고통은 길고도 오랠 것이며, 무엇이 두려운가 하고 말하지 말라 그 재앙은 솥 속의 끓는 물 같다. 방울져 떨어지는 물도 그치지 않으면 장차 사해사해에 가득 찰 것이요, 가녀린 티끌도 털어 내지 않으면 장차 오악오악을 이룰 것이다. 끝을 막는 것은 근본에 있으니 비록 작은 것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일곱 곳 구멍을 잠그고 여섯 가지 뜻을 닫아서, 색을 엿보지 말고 소리를 듣지 말라. 소리나 듣는 자는 귀머거리일 것이고 색이나 보는 자는 소경일 것이다.
한 가지 학문과 한 가지 기예는 허공 가운데의 작은 초파리이며, 한 가지 기량과 한 가지 재능은 햇빛 아래의 외로운 등불이다. 영특하고 현명하며 재능이 있고 기예가 뛰어난 것은 그대로가 곧 우매한 것일 뿐이다. 본래의 순박한 것을 버린 채 음탐하고 화려함에 빠지면 식마식마가 쉽게 날뛰어 마음은 원숭이 처럼 제어하기 어렵게 된다. 정신이 너무 힘들고 피로하면 몸은 반드시 상하여 쓰러질 것이니, 삿된 길에서 마침내 방황하며 길이 삼악도에 영원히 빠질 것이다. 영특하고 현명하며 재능 있고 기예 있음은 이를 일컬어 혼몽혼몽이라 하리니, 서툰 것을 숨기려 하고 기교스러운 것을 부러워하면 그 덕이 넓지 못하며, 명성은 두터우나 행함이 경박하면 그 높은 지위는 속히 무너질 것이며, 융성할 때는 나아가 펴고 침체할 때는 물러나 숨으면 그 쓰임이 한결같지 않을 것이다. 안으로 교만하고 자랑하는 마음을 품으면 밖으로 원망하고 증오함이 이를 것이다. 혹은 입으로 말을 하고 혹은 손으로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명예를 요구한다면 이 또한 매우 추악한 것이다. 범부는 그것을 좋다고 이를 것이나 성인은 그것을 허물이라 이를 것이니, 즐기어 구경함은 잠깐이요 슬퍼하고 근심함은 오랠 것이다.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발자취를 두려워함에 달아날수록 더욱 더할 것이나, 단정히 나무의 그늘에 앉아 있으면 발자취는 사라지고 그림자는 없어질 것이다. 삶을 싫어하고 늙음을 근심하다 보면 생각을 따라 생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니, 마음에 생각이 만약 사라지면 삶과 죽음이 영원히 끊어지리다. 죽지도 않고 나지도 않으면 모양도 없고 이름도 없으며, 참 된 도가 텅비고 고요하여 만물이 가지런히 평등하여지니, 무엇이 뛰어난 것이고 무엇이 열등한 것이며, 무엇이 무거운 것이고 무엇이 가벼운 것이며, 무엇이 고귀한 것이고 무엇이 비천한 것이며, 무엇이 욕스런 것이고 무엇이 영예로운 것이겠는가. 맑은 하늘은 맑음을 부끄러워하고 밝은 해는 밝음을 부끄러워한다. 태산 보다 편안히 하고 금성 보다 견고히 하라. 삼가 현철들에게 남겨 주나니 이 도를 이롭고도 곧게 할지어다.
【1】사남양인. 양.경릉왕위우, 증불혼취, 량패, 사출가, 호망명.
【2】주.무왕영명왈: 「무왈하해, 기화장대; 무왈호상, 기화장장.」
【3】육근야.
【4】《순자》왈: 「혜산이예취.」 일명멸몽, 일명혜계야.
【5】즉삼악도. 인간육십겁, 니리위일주야, 여시경무량겁야. 삼악도, 개경무량무수겁, 칙가위장원지도의.
【6】음예, 체함불통야.
【7】《고승전》, 도작륭, 한작오. 언륭성지시, 잠능서전, 오하지일, 즉부권각, 위기용무상이부항일야.
【8】인유외영악적, 거이주자, 거족유수이적유다, 주유질이영부리신, 부지처음이휴영, 처정이식적, 우역심의. 기염환심, 욕사생사, 역부여시야.
【9】소위양탕지비부여부저추신.
【10】대악재항주, 위산중지장.
【1】선사는 남양 사람이다. 양나라 경릉왕이 벗으로 삼았으며, 일찍이 장가들지 않고 있다가 양나라가 패망하자 선사는 출가하여 호를 망명이라 하였다.
【2】주나라 무왕이 기둥에 새긴 훈계의 글에서 말하였다. 「무엇이 해로운가 하고 말하지 말라 그 재앙은 장차 심히 크리다, 어찌하여 상처를 주겠는가 하고 말하지 말라 그 재앙은 장차 오랠 것이다.」
【3】육근이다.
【4】《순자》에서 말하기를 「신맛이 나면 모기가 모여든다」 하였으니, 일명 ‘눈에놀이’라고도 하고 일명 ‘초파리’라고도 한다.
【5】즉 삼악도이다. 인간세계의 60겁은 지옥에서 하루 밤낮이 되는데 이와 같이 무량겁을 지낸다. 삼악도는 어디에서나 무량무수겁을 지나니, 즉 길고도 먼길이라고 말할 수 있다.
【6】음은 례(례)이며 막히고 빠져들어 통하지 않음이다.
【7】《고승전》에는 도가 륭으로 되어 있고 한은 오로 되어 있다. 융성할 때는 잠시 펼치다가 비천해지는 날에는 곧 다시 말아 들이니, 그 활용이 무상하여 언제나 하나같지 않음을 일컫는다.
【8】사람 가운데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발자취를 싫어하여 떼어버리고 달아나려는 자가 있었는데, 발을 들어 자주 옮기면 옮길수록 발자취는 더욱 많아지고 빨리 달아나면 달아날수록 그림자는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으니, 그늘진 곳에 자리하면 그림자가 그치고 고요하게 자리해 있으면 발자취도 쉬게 될 것을 알지 못했음에 그 어리석음이 매우 심하다. 싫어하고 근심하는 마음을 일으켜 삶과 죽음을 떨쳐 버리고자 한다면 그 또한 다시 이와 같으리다.
【9】끓어 오르는 것을 끓지 못하게 하는 것은 솥 밑에서 장작을 빼내는 것만 못하다 하였다.
【10】대악은 항주에 있는데 뭇 산 가운데 우두머리이다.

5. 서  장

ꊱ 동산양개화상사친서[1]
① 초 서
복문, 제불출세, 개탁부모이수생, 만류흥생, 진가천지지복재. 고, 비부모이부생, 무천지이부장, 진점양육지은, 구수복재지덕. 차부, 일체함령, 만상형의, 개속무상, 미리생멸. 치칙유포정중,[2] 양육은심, 약파회뢰[3]공자, 종난보답, 약작혈식시양, 안득구장. 고,《효경》운: 「일용삼생[4]지양, 유위부효야.」 상견침몰, 영입륜회, 욕보망극지은,[5] 미약출가공덕. 절생사지애하, 월번뇌지고해, 보천생지부모, 답만겁지자친, 삼유사은, 무부보의. 고운「일자출가, 구족생천.」 양개, 사금생지신명, 서부환가, 장영겁지근진, 돈명반야. 복유, 부모심문희사, 의막반연, 학정반지국왕, 효마야지성후.[6] 타시이일, 불회상상봉, 차일금시, 차상리별. 양개비거오역어감지, 개시부대인, 고운「차신부향금생도, 갱대하생도차신.」 복기존회, 막상기억. 송왈:
미료심원도수춘,    번차부세만준순.
기인득도공문리,    독아엄류재세진.
근구척서[7]사권애,    욕명대법보자친,
부수쇄루빈상억,    비사당초무아신.
림하백운상작반,    문전청장이위린,
면우세상명겸리,    영별인간애여친.
조의직교언하효,    현미수투구중진,
합문친척[8]요상견,    직대당래정과인.
엎드려 듣자오니,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나올 때는 모두 부모에 의탁하여 삶을 받았으며 만물이 생겨날 때는 모두 하늘이 덮어 주고 땅이 실어 주는 힘을 빌었다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아니면 태어나지 못하고 천지가 없으면 자라나지 못하니, 모두가 길러 주는 은혜에 젖어 있으며 모두가 덮어 주고 실어 주는 은덕을 받았습니다. 오호라, 일체의 중생과 만 가지의 형상들은 모두 무상무상에 속하기에 태어나고 죽는 것을 여의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려서는 곧 젖을 먹여 준 정이 무겁고 길러 준 은혜가 깊으니 만약 재물을 가지고 공양하고 돕더라도 결국에는 보답하기 어려우며, 만약 베어 낸 살로 음식을 지어 시봉하더라도 어찌 오래도록 장수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효경》에 이르기를 「날마다 세 가지의 희생물을 잡아 봉양하더라도 여전히 효를 다하지 못한다」 하였으니, 서로 끌어당기며 잠겨들면 영원히 윤회의 길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므로 망극한 은혜를 보답하고자 하면 출가하는 공덕 만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삶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애증의 물줄기를 끊어버리고 번뇌로 가득 찬 고통의 바다를 뛰어넘음으로써 천 생의 부모에게 보답하고 만 겁의 자애로운 육친에게 보답한다면 삼계의 네 가지 은혜를 갚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한 아들이 출가하면 구족구족이 천상에 난다」 했습니다. 양개는 금생의 몸과 생명을 버리더라도 맹세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영겁의 근진근진으로 반야를 깨쳐 밝히려 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부모님께서는 마음으로 들으시고 기꺼이 버리시어 뜻으로 새로이 인연을 짓지 마시고 정반국왕을 배우시며 마야모후를 본받으십시오. 다른 날 다른 때에 부처님의 회상회상에서 서로 만날 것이오니 지금 이 때에는 잠시 서로 이별하는 것입니다. 양개는 오역죄오역죄를 저지르고자 부모공양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니, 그러한 까닭에 「이 몸을 금생에 제도하지 않으면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이 몸을 제도할 것인가」라고 한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부모님의 마음에 이 자식을 다시는 기억하지 마십시오. 송송하여 가로되:
마음근본 못깨친채    그몇해를 지냈던가,
뜬세상에 부질없이    머뭇거려 슬퍼하네.
수많은이 빈문에서    무상도를 얻었거늘,
나홀로만 세상티끌    파묻힌채 남아있네.
외람되이 짧은글로    깊은사랑 하직하고,
큰법밝혀 자애로운    육친은혜 보답코자.
눈물뿌려 애달게도    자주생각 하지마소,
애초부터 이한몸은    없던걸로 비기소서.
깊은숲속 흰구름이    언제라도 벗될게고,
문앞에선 푸른뫼봉    이웃으로 삼을지니,
그와같이 세상명예    이익에서 벗어나서,
오래도록 사람사이    애증이별 하렵니다.
조사들이 품은참뜻    잠식간에 깨우치려,
묘한눈빛 모름지기    참된것을 꿰뚫지니,
온집안의 친척들이    서로간에 보자하면,
마땅히 찾아들어올    바른인과 기다리소.
【1】화상, 회계.유씨자, 사운암.담성선사.
【2】《경》운: 「자재모태, 음유팔곡사두.」 우《심지관경》: 「일체남녀, 처어태중, 구연유근, 음담모혈, 급출태, 이음유백팔십곡.」《중음경》역여차설.
【3】회, 재야, 우증송야. 뢰, 이재여인야.
【4】우‧양‧시야. 시양위지축, 장용위지생.
【5】《시》운: 「욕보지덕, 호천망극.」
【6】정반‧마야, 불지부모.
【7】고자, 간독지장, 지재지척고, 왈척서야.
【8】근왈친, 원왈척; 내족왈친, 외족왈척; 부당왈친, 모당왈척.
【1】화상은 회계 유씨의 아들로서 운암 담성선사의 법을 이었다.
【2】경전에 이르되 「자식이 에미의 태중에 있을 때 마신 젖이 84말이다」 하였으며, 또《심지관경》에는 「모든 남녀가 태중에 자리할 때 입으로 젖의 뿌리를 빨고 에미의 피를 마시니 모태를 나설 때는 이미 마신 젖이 1천8백말이나 된다」 하였고,《중음경》역시 이와 같이 얘기하고 있다.
【3】회는 재물이며 또는 선물을 보낸다는 것이다. 뢰은 재물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4】소와 양과 돼지이다. 처음으로 사육하던 것(양위환사번식)을 일컬어 축이라 하고, 그것을 가지고 제물로 쓰던 것(용위공제급선)을 일컬어 생이라 한다.
【5】《시경》에 말하였다. 「그 덕을 갚고자 하니 넓고 크기가 하늘같아 망극하도다.」
【6】정반과 마야는 부처님의 부모이다.
【7】옛날에는 대쪽으로 만드는 편지조각의 길이를 단지 8치나 1척으로 마름질했던 까닭에 척서라 한다.
【8】가까운 이를 친이라 하고 먼 이를 척이라 하며, 내부의 가계를 친이라 하고 외부의 가계를 척이라 하며, 부친의 일가를 친이라 하고 모친의 일가를 척이라 한다.
② 후 서
양개, 자리감지, 책장남유, 성상이환어십추,[1] 기로아격어만리. 복유, 자모수심모도, 섭의귀공, 휴회리별지정, 막작의문지망. 가중가사, 단차수연, 전유전다, 일증번뇌. 아형근행효순, 수구빙리지어,[2] 소제갈력봉승, 역읍상중지순.[3] 부! 인거세상, 수기행효, 이합천심; 승재공문, 모도참선, 이보자덕. 금칙천산만수, 묘격이도,[4] 일지팔행, 료서촌회. 송왈:
불구명리불구유,    원락공문사속도,
번뇌진시수화멸,    은정단처애하고.
육근공혜향풍인,    일념재생혜력부,
위보북당휴창망,    비여사자비여무.
양개가 부모님 곁을 떠나면서부터 지팡이를 짚으며 남방을 돌아다님에 세월은 이미 열 차례나 바뀌었고 갈림길은 어느새 1만 리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자애로운 어머님께서는 마음을 가다듬어 도를 사모하시고 뜻을 거두시어 공공에 귀의함으로써 이별의 정을 품지 마시고 문에 기대어 바라보는 일은 행하지 마십시오. 집안의 일들은 다만 인연에 따를 뿐이기에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 많아지니 날로 번뇌만 더할 뿐입니다. 옥형은 부지런히 효도를 행하여 모름지기 얼음 속에서 고기를 구할 수 있을 것이며, 아우는 힘을 다하여 받듦에 또한 서리 속에서 죽순을 구하고자 울 것입니다. 대저 사람은 이 세상에 거처함에 자기 몸을 수양하고 효도를 행함으로써 하늘의 마음에 합치 될 것이며, 승려는 불가의 문중에 있으면서 도를 사모하고 선을 참구함으로써 자비로운 덕에 보답할 것입니다. 지금은 곧 1천의 산과 1만의 물줄기가 아득히 두 길을 가로막고 있으니 한 장의 종이에 여덟 줄의 글월로써 아쉬운 대로 한 치 품은 마음을 쓰고자 합니다.
명리얻기 바라잖고    선비되기 바라잖고,
빈문에서 노닐고자    세속길을 버렸으니,
이번뇌가 다할때면    근심의불 꺼질게고,
은혜온정 끊어진곳    애증줄기 마를것을.
육근공해 얻는지혜    향기바람 끌어안고,
한생각이 일기도전    지혜힘이 지탱할세,
어머님께 드릴말씀    슬픈눈물 쉬실지니,
죽은듯 생각하시고    없는듯이 여기소서.
【1】두시: 삼상초호침. 주운: 재초, 삼환성상야.
【2】《류원》운: 「왕상, 성지효, 계모주씨부자, 수참지, 유시실애어부. 주상병, 욕식생어, 시천한빙동, 어부가득, 상와빙구지, 빙홀자개, 쌍리약출.」
【3】우맹종, 자공무, 성지효, 모호식죽순, 동월무죽순, 종입죽림중애호, 순위지생.
【4】물외인간.
【1】두보의 시에 「세 차례 서리 초 땅의 문지방 모룻돌에 서리다」 하고는 주석에, 초 땅에 있으며 한 해가 세 차례 바뀌었음을 말한다.
【2】《유원》에서 말하였다. 「왕상은 성품이 매우 효성스러웠으나 계모 주씨가 자애스럽지 못하여 자주 그를 헐뜯게 되자 그로 말미암아 부친으로부터 사랑을 잃게 되었다. 주씨가 병을 얻음에 싱싱한 물고기를 먹고 싶었으나 때는 한겨울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 있었기에 물고기를 얻을 수가 없었는데 왕상이 얼음에 누워 그것을 구하니 얼음이 홀연히 저절로 열리더니 두 마리의 잉어가 뛰쳐나왔다.」
【3】또 맹종은 자가 공무로서 성품이 지극히 효성스러웠는데, 어머니가 죽순을 먹고 싶어하였으나 겨울에 죽순이 없음에 맹종이 대나무 숲으로 들어가 슬피 우니 죽순이 그를 위해 자라났다.
【4】출세간과 세속이다.
③ 낭 회 답
오여여, 숙유인연, 시결모자, 취애정주. 자종회잉, 도신불천, 원생남자, 포태월만, 명약현사, 득수원심, 여주보석, 분예부혐어취오, 유포불권어신근. 초자성인, 송령습학, 혹잠유시부귀, 편작의문지망. 래서견요출가, 부망모로, 형박제한, 오하의뢰? 자유포모지의, 낭무사자지심. 일자여왕타방, 일석상쇄비루, 고재고재! 기서부환향, 즉득종여지. 아부기여여왕상와빙‧정란각목,[1] 단망여여목연존자, 도아해탈침륜, 상등불과.[2] 여기미연, 유건유재, 절수체실.
나는 너와 더불어 예로부터 인연이 있어오다 비로소 에미와 아들로 맺어짐에 애욕을 취하여 정을 쏟게 되었다. 너를 가지면서부터 부처님과 하늘에 기도를 드려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원하였더니, 임신한 몸에 달이 차자 목숨이 마치 실 끝에 매달린 듯 하였으나 마침내 마음에 바라던 것을 얻게 되어서는 마치 보배처럼 아낌에 똥오줌도 그 악취를 싫어하지 않았으며 젖먹일 때도 그 수고로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차츰 성인이 되면서부터 밖으로 보내어 배우고 익히게 함에 간혹 잠깐이라도 때가 지나 돌아오지 않으면 곧장 문에 기대어 바라보곤 하였다. 보내 온 글에는 굳이 출가하기를 바라지만 아버님은 돌아가셨고 에미는 늙었음에, 네 형은 인정이 메마르고 아우도 성격이 싸늘하니 내가 어찌 기대어 의지할 수 있겠느냐. 아들은 에미를 팽개칠 뜻이 있으나 에미는 아들을 버릴 마음이 없다. 네가 훌쩍 다른 지방으로 떠나가고부터 아침저녁으로 항상 슬픔의 눈물을 뿌림에 괴롭고도 괴롭구나. 이미 맹세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하였으니 곧 너의 뜻을 따를 것이로다. 나는 네가 왕상이 얼음 위에 누운 것이나 정란이 나무를 새긴 것과 같이 하기를 기대함이 아니라 단지 네가 목련존자 같이 나를 제도하여 고해의 바다에서 벗어나게 하여주고 위로는 불과불과에 오르기를 바랄 뿐이다. 만일 그렇지 못할 것 같으면 깊이 허물이 있을 것인 즉 모름지기 간절하게 이를 체득하여 알아야 할 것이다.
【1】《류원》운: 「란, 하내인. 소상고비, 불급공양, 내각목방불친형, 사지여생, 조모정성. 린인장숙처종란처유소차, 란처궤배목인, 불열, 부이차지. 숙승취래, 수매목인, 이장고기두, 란환견목인색부열, 문처, 처이구고, 즉분인살숙. 리포란, 란사목인, 목인견란, 위지수루. 현가기지효통어신명, 도기형어공당.」
【2】목연견기망모생지옥중, 부득식, 이차백불, 불언: 「칠월십오일, 구백미오과착분중, 공양십방불보살연후, 득식.」 목연여교, 모득식생천.
【1】《유원》에서 말하였다. 「난은 하내 사람이다. 젊어서 어머니를 여의고 공양하지 못하자 이에 모친의 형상과 흡사하게 나무를 조각하여 생시 때와 같이 섬기며 아침저녁으로 시간에 맞춰 보살폈다. 이웃사람 장숙의 처가 난의 처에게 빌릴 것이 있다고 하자 난의 처가 목인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하니 기꺼워하지 않는지라 빌려주지 않았다. 장숙이 술김에 와서 목인을 꾸짖고 욕하며 지팡이로 그 머리를 두드렸는데, 난이 돌아와서 목인의 안색이 기쁘지 않음을 보고는 처에게 묻자 처가 소상하게 일러주었더니 곧 분격하여 칼로 장숙을 살해하였다. 관리가 난을 체포하자 난이 목인에게 하직인사를 하니 목인이 난을 보고는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현에서 그의 지극한 효심이 신명에 통했음을 가상히 여겨 공당에 그의 모습을 그려 놓았다.
【2】목련존자는 그의 죽은 어머니가 지옥에 태어나서 음식을 먹지 못함을 보고는 이러한 것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7월 15일에 백 가지 음식과 다섯 가지 과일을 동이그릇에 담아 시방의 부처님과 보살님께 공양한 후에 드시게 하라」 하므로 목련존자가 가르침대로 하니 어머니가 음색을 먹고는 하늘에 태어나게 되었다.





ꊲ 무주좌계산랑선사소영가대사산거서[1]
① 소 서
자도영계, 태연심의. 고저봉정, 진석상유, 석실암감, 불호연좌, 청송벽소, 명월자생, 풍소백운, 종목천리. 명화향과, 봉조함장, 원소장음, 원근개청, 서두당침, 세초위전. 세상쟁영, 경쟁인아, 심지미달, 방내여사, 당유촌음, 원수상방.
영계령계에 도착한 뒤로는 마음이 매우 편안합니다. 높고 낮은 산봉우리에 석장을 흔들며 늘상 노닐고 돌집과 바위굴에 먼지를 털고 들어앉으니 푸른 솔과 파란 못으로 밝은 달이 저절로 생겨나고 바람이 흰 구름을 쓸어 감에 시선을 천 리 밖으로 던져 봅니다. 이름난 꽃과 향기로운 과실은 벌과 새들이 물어 나르고 원숭이의 휘파람 소리가 길게 이어져 멀고 가까이에서 모두 들리니 호미 자루를 베개 삼고 가느다란 풀잎으로 포단을 삼아봅니다. 세상은 시끌벅적 너와 나를 다투는 것은 마음 바탕을 통달하지 못했기에 바야흐로 이와 같으니 만약 조금의 시간이 있으시면 원컨대 한 차례 찾아오시기 바랍니다.
【1】계산.랑존자, 동양.부대사육세손, 소거좌영벽간고, 호왈좌계.
【1】계산 낭존자는 동양 부대사의 6세손으로, 거처하던 곳의 왼쪽이 푸른 계곡으로 둘려져 있던 까닭에 호를 ‘좌계’라 하였다.
② 영가답서
자별이래, 경금수재, 요심권상, 시복성로, 홀봉래서, 적연무려. 부위신후, 도체여하? 법미자신, 고응청낙야. 조득연시, 흠영덕음, 비언가술.[1] 승회절조, 독처유서, 민적인간, 잠형산곡, 친붕절왕, 조수시유, 경야면면, 종조적적, 시청도식, 심누격연. 독숙고봉, 단거수하, 식번찬도, 성합여지.[2] 연이정도적요, 수유수이난회, 사도훤요, 내무습이역친. 약비해계현종, 행부진취자, 칙미가유거포졸, 자위일생여? 응당박문선지, 복응[3]성간, 집장굴슬, 정의단용, 효야망피, 시종건앙, 절좌신구, 견긍태만, 부고형해, 전정지도자, 가위징신방촌여.[4] 부욕채묘탐현, 실비용이, 결택지차, 여리경빙, 필수측이목이봉현음, 숙정진이상유치, 망언안지, 탁누찬미, 석척조순, 불람사발. 여시칙내가잠형산곡, 적누절군재![5] 기혹심경미통, 촉물성옹, 이욕피훤구정자, 진세미유기방. 황호울울장림, 아아용초, 조수오열, 송죽삼초, 수석쟁영, 풍지소색, 등라영반, 운무인온, 절물쇠영, 신혼현황, 사지종류, 기비훤잡야? 고지! 견혹상우, 촉도성체이.[6] 시이, 선수식도, 후내거산. 약미식도이선거산자, 단견기산, 필망기도; 약미거산이선식도자, 단견기도, 필망기산. 망산칙도성이신, 망도칙산형현목. 시이, 견도망산자, 인간역적야; 견산망도자, 산중내훤야.[7] 필능료음무아, 무아수주인간? 약지음입여공, 공취하수산곡? 여기삼독미거, 육진상요, 신심자상모순, 하관인산지훤적야?[8] 차부도성충허, 만물본비기누, 진자평등, 성색하비도호? 특인견도혹생, 수성윤전이. 약능료경비유, 촉목무비도장, 지료본무, 소이부연이조원융법계, 해혹하수? 이함영이변비, 즉상념이명지, 지생즉법응원조, 리경하이능관? 비기칙기합통수, 괴생하이능도? 도진생이비대, 조궁경이지원, 지원칙훤적동관, 비대칙원친보구. 여시칙하가장거산곡? 수처임연재![9] 황호! 법법허융, 심심적멸, 본자비유, 수강언무? 하훤요지가훤, 하적정지가적? 약지물아명일, 피차무비도장, 복하순훤잡어인간, 산적막어산곡? 시이, 석동구정자, 증가애뉴야; 리원구친자, 염함흔롱야.[10] 약능모적어훤, 시전무비연좌, 징위납순, 원채유래선우의. 여시칙겁탈훼욕, 하증비아본사, 규환훤번, 무비적멸.[11] 고지! 묘도무형, 만상부괴기치, 진여적멸, 중향미이기원, 미지칙견도혹생, 오지칙위순무지. 격적비유, 연회이능생, 아억비무, 연산이능멸. 멸기비멸, 이하멸멸, 생기비생, 이하생생. 생멸기허, 실상상주의.[12] 시이, 정수도도, 하념진이부세, 지등료료, 하혹무이부거. 괴지칙육취순환, 회지칙삼도형출. 여시칙하부승혜주이유법해, 이욕가절축어산곡자재.[13] 고지! 물류운운, 기성자일, 영원적적, 부조이지, 실상천진, 영지비조. 인미위지실, 인오위지득, 득실재어인, 하관동정자호? 비부, 미해승주이욕원기수곡자재.[14] 약능묘식현종, 허심명계, 동정상구, 어묵항규, 적이유귀, 념연무간, 여시칙내가소요산곡, 방광교전, 유일형의, 적박심부, 념담식어내, 소산양어외, 기신혜약구, 기심혜약태, 현형용어환우, 잠유령어법계. 여시칙응기유감, 적연무준의.[15] 인신략차, 여경하신? 약비지붕, 안감경촉. 연적지가, 시잠사량. 여필광언무당, 간경회충지신이. 부선. 동우현각화남.
작별한 이후 지금까지 몇 해를 지나오며 멀리서 마음으로 돌아보고 생각함에 때로는 오히려 걱정이 되더니 문득 보내 주신 서신을 받음에 적연히 근심이 없어집니다. 서신을 주신 뒤로는 도체도체가 어떠하신지 자세하지 않습니다만, 법의 재미로움이 정신을 북돋울 것이기에 응당 맑디맑은 즐거움에 계시리라 믿습니다. 언뜻 시간을 내어 덕스러운 법음법음을 조심스레 읊조려 보니 이는 말로써 가히 표현할 수 있음이 아닙니다.
절개와 지조를 받들어 가슴에 품고 홀로 그윽한 곳에 머무르며 사람들 가운데 자취를 없앤 채 깊은 산과 골짜기에 몸을 잠기우고 친한 벗과는 오고감을 끊은 채 새나 짐승과 때때로 노닒에, 밤이 다하도록 간단없이 이어지고 아침녘 한나절을 적적히 지내면 보고 듣는 것이 모두 쉬어지고 마음의 번뇌는 고요해 질 것입니다. 외로운 봉우리에 홀로 머물며 나무 아래로 단정히 거처하면 번거로움을 쉬고 도에 맛들일 것이니, 진실로 이와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른 도는 고요하고도 고요하니 비록 닦음이 있더라도 익혀 알기 어렵고, 삿된 무리는 떠들썩하니 이에 익히지 않고도 가까이 하기 쉽습니다. 만약 이해하는 바가 현묘한 종지에 계합하지 않거나 수행하는 바가 참된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자라면 아직은 한적하게 머무르며 무위자적무위자적하는 몸으로 있을 수 없을 것이니 한 생의 삶을 살았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응당 선지식에게 널리 물음에 가슴으로 엎드려 정성을 간절히 하고 합장하여 무릎을 꿇은 채 생각과 용모를 단정히 하고 아침저녁으로 피로함을 잊고서 시종일관 경건히 우러러 몸과 입과 뜻의 업을 꺾고 태만함을 힘써 없앰에 몸뚱이를 돌아보지 않은 채 지극한 도에 이르도록 오로지 정진하는 자 만이 혼과 마음을 맑힌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무릇 오묘한 이치를 채득하고 현묘한 종지를 탐구하고자 하는 것은 실로 쉬운 일이 아니니 결택할 때는 마치 엷은 얼음을 밟듯이 하여 반드시 귀와 눈을 기울여 현묘한 법음법음을 받들고 본성의 티끌을 말끔히 하여 그윽한 이치를 맛볼 것이며, 말을 잊은 채 근본 종지에 편안히 깃들어 번뇌를 씻고 미묘한 이치를 맛들임에 아침저녁으로 삼가 생각하고 다시 물어 실 한 올과 터럭 하나라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으면 곧 몸뚱이를 산 속 골짜기에 잠기운 채 세속의 번거로움을 잠재우고 무리들과의 인연을 끊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마음의 좁은 길이 뚫리지 않아 사물을 대할 때마다 막힘이 생기게 되면서도 시끄러움을 피해 고요한 것을 구하고자 한다면 세상이 다하더라도 그 방법이 있지 않을 것입니다. 하물며 빽빽이 늘어선 숲과 높이 솟구친 가파른 언덕에 뭇 새와 짐승들이 목메어 울고 소나무와 대나무는 울창하게 솟아 있으며, 물옷 입은 바위들이 험준하게 엉켜 있고 바람 이는 가지는 쓸쓸히 서 있으며 등나무와 여라이끼가 얼기설기 얽혀 있고 구름과 안개의 기운이 어려있으며 절기마다 사물이 피고 짐을 거듭하고 아침녘과 저물녘으로 어둠과 밝음을 반복하니, 이러한 가지가지의 모습들이 어찌 시끄럽고 번잡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미혹된 것을 보아서 오히려 굽어지면 부딪치는 것마다 막힘이 될 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먼저 모름지기 도를 알고 난 후에야 산에 거처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도를 알지 못한 채 앞서서 산에 거처하는 자는 단지 그 산을 볼 뿐 필시 그 도는 잊게 될 것이요, 만약 아직 산에 거처하지 않더라도 앞서서 도를 아는 자는 단지 그 도 만을 볼뿐이니 필시 그 산은 잊게 될 것입니다. 산을 잊으면 곧 도의 성품이 정신을 기쁘게 할 것이요, 도를 잊으면 곧 산의 형상이 눈을 현혹케 할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도를 보고 산을 잊은 자는 사람들 사이에 있더라도 또한 고요할 것이요, 산을 보고 도를 잊은 자는 산중도 시끄러울 것입니다.
반드시 오음오음에 나 자신이 없음을 깊이 이해해야 할 것이니 나 자신이 없다면 그 누가 사람들 사이에 머무는 것이며, 만약 오음과 육입육입이 허공과 같음을 안다면 허공이 모인 것이니 어찌 깊은 산 골짜기와 다르겠습니까. 만일 삼독삼독을 미쳐 떨쳐버리지 못했다면 육진육진이 오히려 어지러울 것이니 몸과 마음이 스스로 서로간에 모순 될 것이므로 어찌 사람들이나 산 속의 시끄러움이나 고요함에 상관이 있겠습니까.
또한 무릇 도의 본 성품은 그윽이 비어 있는 것이기에 만물은 본디 그것의 번뇌가 쌓여진 것이 아니며 진실한 자비는 평등하니 소리와 빛깔이 어찌 도가 아니겠습니까. 보는 바가 거꾸러져 의혹이 생겨남에 특별히 기인하여 마침내 윤회의 바퀴가 구르게 될 뿐입니다. 만약 모든 경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면 눈에 닿는 것이 도량 아님이 없을 것이며 깊이 이해해야 할 것 또한 본디 없음을 알 것이니, 그러한 까닭에 인연에 끄달리지 않고 원만융통한 법계를 비추어 본다면 올바른 견해와 잘못된 미혹이 어찌 다르겠습니까. 중생이 있음으로써 자비가 분별되고 상념상념에 나아감으로써 지혜가 밝혀지니 지혜가 생기면 곧 법이 응당 원만히 비춰질 것인데 이러한 경계를 여의고 무엇으로써 능히 들여다 볼 것이며, 자비심이 일어나면 곧 모든 근기를 통틀어 거두어 들여야 할 것인데 중생과 괴리되면 어찌 능히 제도할 수 있겠습니까.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면 자비가 커지고 궁극적인 경계까지 비추어 보면 지혜가 원만하여질 것이니, 지혜가 원만해지면 시끄러움과 고요함이 똑 같이 들여다보일 것이고 자비가 커지면 원수나 친한이나 두루 구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다면 어찌 산 속 골짜기에 오래도록 거처함을 빌미 하겠습니까, 머무는 곳에 따라 인연에 맡길 뿐입니다.
하물며 모든 법은 공허롭고도 융통하며 일체 마음은 고요하고도 고요하여 본래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데 그 누가 굳이 말하여 ‘없다’라고 하겠습니까. 시끄럽고 떠들썩한 그 어떤 것이 가히 [그것을] 시끄럽게 할 수 있을 것이며, 적막하고 고요한 그 어떤 것이 가히 [그것을] 적막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만물과 나 자신이 그윽하게 하나임을 안다면 저곳이나 이곳이나 도량 아닌 곳이 없을 것인데 다시 어찌 사람들 사이에서 떠들썩하고 혼잡함을 따르고 산 속 골짜기에서 고요하고 쓸쓸함을 흩뿌리겠습니까. 이러한 까닭에 움직임을 버리고 고요함을 추구하는 것은 목칼을 미워하면서 쇠고랑을 좋아하는 꼴이요, 원수를 멀리 여의고 친한 이를 가까이 하려는 것은 수레감옥을 싫어하면서 죄인덮개를 즐기는 꼴입니다.
만약 시끄러운 가운데에서 고요함을 능히 사모할 수 있다면 저잣거리도 참선의 자리가 아닌 곳이 없을 것이며, 어긋남을 징계하고 순리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원수거나 빚진 이도 본디 착한 벗일 것입니다. 이와 같다면 곧 위협하여 빼앗거나 헐뜯으며 욕함이 나의 근본되는 스승이 어찌 아닐 것이며, 규환지옥의 시끄럽고 번잡함도 적멸 아님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알진대, 오묘한 도는 형상이 없으므로 일체 모습에서 본래의 이치가 어그러져 있지 않으며 진여는 적멸하므로 일체 소리에서 본래의 근원과 다르지 않으니, 이에 미혹되면 곧 견해가 전도되어 의혹이 생기게 되고 이를 깨달으면 곧 어기는 것이나 따르는 것이나 자리할 곳이 없을 것입니다. 고요함은 본디 존재하지 않으나 인연이 모이면 능히 생겨나고, [아상과 분별 같이] 높고도 높은 것은 없지 않으나 반연이 흩어지면 능히 소멸할 것입니다. 소멸은 이미 소멸이 아닌데 무엇으로써 소멸을 소멸시킬 것이며, 생겨남은 이미 생겨남이 아닌데 무엇으로써 생겨남을 생겨나게 하겠습니까. 생겨남과 소멸이 다하여 텅 비게 되면 진실한 모습이 항상 머물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선정의 물줄기가 고요하고도 맑으면 어떠한 망념의 티끌일지언정 어찌 씻겨지지 않을 것이며, 지혜의 등불이 밝게 타오르면 어떠한 미혹의 안개더라도 어찌 떨쳐 없애지 못하겠습니까. 이것이 어긋나면 곧 육취육취에서 순환할 것이요, 이것을 익혀 깨달으면 곧 삼도삼도로부터 멀리 벗어날 것입니다. 이와 같다면 어찌 지혜의 배를 타고서 법의 바다에 노닐지 않고 산 속 골짜기에서 바퀴 축이 부러진 수레를 몰고자 합니까.
그러므로 사물은 종류가 어지러이 많다지만 그 성품은 본래가 하나이며 신령스러운 근원은 고요하고 고요하지만 비추지 않고도 알 수 있으니 진실한 모습은 천진하며 신령한 지혜는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이 미혹하면 그것을 일컬어 ‘잃었다’하고 사람이 깨달으면 그것을 일컬어 ‘얻었다’하니, 얻고 잃음이 사람에게 있을지언정 어찌 움직임과 고요함에 연관되겠습니까. 비유컨대, 아직 배타는 법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 물줄기가 굽어져 있는 것만을 원망하고자 하는 것과 같다 할 것입니다.
만약 현묘한 종지를 능히 잘 알아 텅 비운 마음으로 그윽이 계합하면 움직임과 고요함이 항상 법다웁고 언어와 침묵이 늘 모범되어 고요한 마음이 돌아갈 바가 있으며 편안한 마음은 간단간단이 없으리니, 이와 같으면 곧 산 속 골짜기를 자유로이 거닐고 성밖 저자거리를 활달하게 노닒에 겉모습은 즐거이 노닐지라도 속마음은 고요히 머물러 있으며 안으로는 담박하게 쉬고 밖으로는 조용하고도 한가롭게 드날리니 그 몸은 마치 얽매인 듯 하나 그 마음은 마치 태연한 듯하여 모습을 천하에 드러내고 그윽한 영혼을 법계에 침착히 잠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으면 곧 근기근기에 응하여 감응이 있게 됨에 자유로워서 [따로이] 준칙이 없을 것입니다.
서신에 답하여 이처럼 간략히 적으니 나머지 말은 다시 어찌 펼치겠습니까. 만약 뜻 있는 벗이 아니면 어찌 감히 가벼이 범하여 들었겠습니까. 한적함을 즐기는 여가에 때때로 잠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 필시 미친 듯이 한 말은 [그대에게] 해당되는 바가 없을 것이니 다 보고 난 뒤 불쏘시개로나 사용하여 주십시오. 이만 줄이겠습니다. 도반 현각 합장.
【1】상문후, 하령지.
【2】하성기구반.
【3】흉야, 위수부복어흉야.
【4】하, 은거득실, 선명득.
【5】하변실.
【6】하약도결득실.
【7】하약행결득실.
【8】하비지유도.
【9】하훤적재인선쌍핵훤적.
【10】차쌍회훤적.
【11】하쌍결훤적.
【12】하약정혜책.
【13】하약미오책.
【14】하결지응기.
【15】하서겸광.
【1】이상은 문안을 나눈 말이고, 아래는 편지글을 이해한 내용을 얘기하였다.
【2】아래는 자기 자신을 살펴보고 반대되는 내용을 구한 것이다.
【3】가슴이니, 머리를 가슴에 부복하는 것이다.
【4】아래는 은둔하여 거처하는 득실을 말함에 먼저 그 이득을 밝혔다.
【5】아래는 손실을 밝혔다.
【6】아래는 도를 지니고 있음과 있지 못함에 [산에 거처하는] 득실이 달려있음을 말하고 있다.
【7】아래는 행을 지니고 있음과 있지 못함에 [산에 거처하는] 득실이 달려있음을 말하고 있다.
【8】아래는 자비와 지혜가 도에 말미암았음을 밝혔다.
【9】아래는 시끄럽고 고요함이 사람에게 있으니 먼저 시끄럽고 고요함에 대한 사실을 함께 조사하여 밝힌 것이다.
【10】그 다음으로 시끄럽고 고요함을 함께 회통시킨 것이다.
【11】아래는 시끄럽고 고요함을 함께 결부시킨 것이다.
【12】아래는 선정과 지혜에 기준하여 책망하였다.
【13】아래는 미혹과 깨달음에 기준하여 책망하였다.
【14】아래는 종지에 결부되어 근기에 반응함을 말한다.
【15】아래는 겸손한 빛을 서술하였다.
ꊳ 응암화선사답전[1]장로법사서[2]
로승자유출가, 정인야; 방포원정, 정인야; 념생사미명, 발초첨풍, 친근진선지식역정인야. 지어출세령중, 금삼십여년, 미상호발후기야; 방장지무, 미상소태야; 주야정근, 미상감해야; 념중지심, 미상사수망야;[3] 호석상주지념, 미상감사야. 행해수미급고인, 수자력량행지, 역부부괴야. 통심불조혜명현위, 심어할신육야; 념보불조심은, 침식부황안처야; 념방래납자심지미명, 부시도현야; 수미능진고인지만일, 연차심부기야. 장로수시오삼사재, 름연탁탁, 가희. 거년하말, 명열중, 시오지장로야. 오사종산우선성.소정, 미기부고소.광효, 방양월, 장로수봉산지청, 도유고소, 수래상견, 도의부망, 기여차야. 별후, 묘부문모,[4] 정사념간, 회정상인래,[5] 승서병신물, 방지입원지초, 개당[6]위오소향, 내지부부지심소확야. 금기위인천안목, 여전래사체부동야. 과능여오자유출가, 위승행각, 친근진선지식, 이지출세주지, 기정인행장, 여차행지, 칙오부망부수야. 우하환종문적요재! 지축! 무이표신, 부불자일지‧법의일령, 행수지.
소흥임오칠월초칠일, 주평강부.광효.응암로승담화서복.
이 늙은 승려가 어려서 출가한 것은 바른 인연이고, 네모진 소매에 둥근 정수리를 한 것도 바른 인연이며, 삶과 죽음의 문제를 아직 밝히지 못했음을 염려하여 풀밭을 헤치고 바람을 쳐다보며 참된 선지식을 가까이하는 것 역시 바른 인연이다.
대중 앞에 발탁되어 대중을 이끌어 온 지 이제 삼십 여 년이 되었으나 털끝만큼도 자신의 몸을 후하게 하지 않았고 방장의 임무를 조금도 태만하지 않았으며, 밤낮으로 정근함에 감히 게으르지 않았고 대중의 마음을 생각함에 잠깐 동안도 잊어 본 적이 없으며 상주물은 보호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감히 사사로이 하지 않았다. 수행과 견해가 비록 옛 사람에게는 미치지 못하나 스스로의 역량에 따라 행하여 온지라 또한 부끄럽지 않도다. 부처님과 조사님들의 혜명혜명이 위태로운 지경임을 마음 아프게 여기기를 육신의 살을 베어 내는 것 보다 심하게 여겼으며, 부처님과 조사님들의 깊은 은혜에 보답하고자는 마음에 잠자거나 쉴 때도 한가로이 편안한 처소에 머무르지 못했으며, 사방에서 몰려드는 납자납자들의 심지를 밝혀주지 못함을 생각함에 거꾸로 매달린 것 같이 여겼을 뿐만이 아니었으니, 비록 옛 사람들의 만분지일만분지일도 능히 다하지 못하였지만 그러나 이 마음은 속이지 않았다.
장로가 나를 따르며 시중 든 지 서너해 되었는데 늠름하고도 탁월하여 매우 기뻤다. 지난 해 여름이 끝날 무렵 열중열중에 임명하니 이는 내가 장로를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종산을 떠나와 선성의 소정에 머물다가 얼마지 않아 고소의 광효에 부임하였더니 바야흐로 두 달 만에 장로가 봉산의 부탁을 받고 도중에 고소를 경유하며 먼저 찾아와 서로 보았으니, 도의를 잊지 않음이 이와 같았다. 헤어진 후 묘연하여 소식을 듣지 못하다가 마침 생각하고 있던 중에 회정상인이 와서 서신과 신물을 받들어 전하기에 그제서야 사원에 들어가던 초에 법당을 열어 나를 위해 향을 사루었음을 알았으니, 이로서 저버리지 않는 마음이 밝고도 넓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이미 인천인천의 동량이 되었으니 예전과는 일의 형편이 같지 않을 것이다. 과연 내가 어려서 출가하여 승려가 되어 운수행각하며 참된 선지식을 가까이하고 대중 앞에 발탁되어 주지하기에 이르기까지의 그 바른 인연인 행장행장과도 같이 이처럼 행하였으니 곧 내가 망령되이 부탁하지 않겠다. 또한 종문종문이 적적함을 어찌 근심하겠는가. 지성으로 축하하나니, 달리 믿음을 표할 길 없기에 불자불자 하나와 법의법의 한 벌을 붙이니 받아 주기 바란다.
소흥 임오년 칠월 칠일, 평강부의 광효에 머물고 있는 응암 노승 담화가 글을 써서 답한다.
【1】수전.
【2】담화선사, 기주.강씨자, 사호구.소륭선사.
【3】사자, 변어차; 수자, 대어피. 변칙리, 대칙합, 위일리일합지경.
【4】동중서《책》: 「찰천하지식모」 주: 식, 생야; 모, 허야. 식모, 일운선악.
【5】상인,《율》운: 「병사왕칭불제자, 위상인.」《대품》운: 「불언: 약보살일심행아누보제, 심부산란, 시명상인.」
【6】《조정》운: 「금종문, 명장로, 주지연법지초, 역개위지개당자, 위연불조정법안장, 상축천산, 우이축사해생영지복, 시위개당야.」
【1】이름이 수전이다.
【2】담화선사는 기주 강씨의 아들이며 호구 소융선사의 법을 이었다.
【3】사란 여기에서 변별함이요 수란 저기에서 기다림이다. 변별한 즉 헤어지고 기다린 즉 만나나니, 한 차례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잠시간을 일컫는다.
【4】동중서의《책》에 「천하의 정황(식모)을 살핀다」 하고는 주석에, 식은 생겨남이요 모는 텅 비게 하는 것이다. 식모를 또는 선악이라고도 한다.
【5】상인이란《율》에 이르기를 「병사왕이 불제자를 일컬어 상인이라 하였다」고 하였으며,《대품》에 이르기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만약 보살이 일심으로 아뇩보리를 행하면 마음이 산란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을 상인이라 이름한다고 하셨다」고 하였다.
【6】《조정》에서 말하였다. 「지금의 종문에서 장로나 주지로 명을 받아 법을 연설하는 그 처음 역시 모두 개당이라 일컫는 것은 부처님의 정법안장을 연설하여 위로 하늘의 지혜를 축원함을 말하며,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온 세상 생령들의 복을 기원하는 그것을 개당이라 일컫는다.」
ꊴ 대지조율사송의발여원조본선사서[1]
모년월일, 비구원조근재서, 헌우정자.원조선사. 원조조상학율지불제, 비구필비삼의‧일발‧좌구‧록낭, 시위육물. 상중하근, 제령준봉고, 종기문자부가첩위, 위지칙저역상훈, 비소위사자지도야. 삼의자하? 일왈승가리, 위지대의, 입취응공, 등좌설법칙착지; 이왈울다라승, 위지중의, 수중예송‧입당수식칙착지; 삼왈안타회, 위지하의, 도로왕래‧사중작무칙착지. 시삼종의, 필이추소마저위기체, 청‧흑‧목란염기색,[2] 삼주오주위기량. 렬쇄환봉, 소이식탐정야; 조엽분명, 소이시복전야.[3] 언기상칙삼승성현이동식, 론기명칙구십육도소미문, 서기공칙인득면흉위지우‧용피도금시지난,[4] 비존제대장, 미가이졸거야. 일발자, 구운발다라, 차운응기. 철와이물, 체여법야; 연훈청취, 색여법야; 삼두두반, 량여법야. 개시제불지표치, 이비랑묘지기용의. 석자가섭여래수아석가본사,《지론》소위십삼조추포승가리, 시야. 계지수멸, 견음광존자지지어계족산이대미륵, 유이견불불지소존야;[5] 조사서지, 육대상부, 표사법지유자, 차우조조지소상야. 금유강하승재원, 봉지제물유년수의. 근이병졸, 장계수족,[6] 촉령이의발좌구봉우선사, 실이뢰기자음, 자기명로고야. 공유, 선사도매전수, 덕귀서물, 흑백의모,[7] 하이운분, 천하총림, 막여사성. 절위사인시거, 도가인홍, 과몽잠굴고명, 부종하의, 허용납수, 특위봉지, 여시칙대성지엄제가행, 제조지여풍미추. 근견승, 재의발공오사, 수서이도기의, 가부간유선사재지. 부선.[8]
모년 모월일에 비구 원조는 삼가 글을 다듬어서 정자 원조선사에게 드립니다. 원조는 일찍이 율장을 배워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바를 알고 있으니, 비구는 반드시 세 가지 옷과 하나의 바루 그리고 앉는 도구와 녹랑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를 육물육물이라 합니다. 상중하의 근기에 따라 제정하여 좇아 지키며 받들도록 한 까닭에 불문불문을 따르는 자는 가벼이 어길 수 없으니, 이를 어기면 곧 높으신 가르침을 거역하는 것이므로 스승과 제자의 도리라고 일컬을 바가 아닙니다.
세 가지 옷이란 무엇인가? 첫 번째를 승가리승가리라 하여 ‘큰 옷’이라 일컫는데 마을에 들어가 공양에 응하거나 자리에 올라 법을 설할 때 착용하며, 두 번째를 울다라승울다라승이라 하여 ‘가운데 옷’라 일컫는데 대중을 따라 예불이나 경을 읽을 때 또는 전당에 들어가 음식을 받을 때 착용하며, 세 번째를 안타회안타회라 하여 ‘안쪽 옷’이라 일컫는데 길을 왕래할 때나 절 안에서 운력할 때 착용합니다. 이 세 종류의 옷은 반드시 거칠고 성긴 삼베로 그 바탕을 삼고 푸른색과 검은색 및 목란색으로 염색하여 3주주에 5주주를 그 크기로 삼습니다. 찢어지고 헤지면 다시 바느질하는 것은 탐내는 마음을 쉬고자 하는 까닭이며, 가닥과 잎을 분명하게 하는 것은 복밭임을 표시하고자 하는 까닭입니다. 그 모습을 말하면 곧 삼승삼승의 성현이 같은 형식이고, 그 이름을 논하면 아흔 여섯 외도에게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바이며, 그 공을 서술하면 곧 사람이 얻음에 재앙과 위태로움의 근심을 면하고 용이 입음에 금시조의 난을 피할 수 있으니, 이러한 내용들이 대장경에 갖추어져 있으나 졸지에 열거할 수 없을 뿐입니다.
하나의 발우라는 것은 갖추어 말하면 발다라발다라로서 이곳 말로는 알맞은 그릇(응기)이라 합니다. 쇠와 질그릇의 두 가지 물질로 되어 있으니 그 몸체가 법답다 할 것이며, 연기를 쏘여 푸른 비취빛을 뛰게 하였으니 그 색채가 법답다 할 것이며, 세 두두와 한 두두 반이니 그 양이 법답다 할 것입니다. 대개 이는 모든 부처님의 표식이지 묘당의 제구는 아닙니다.
옛적에 가섭여래께서 우리 석가본사께 건네주셨으니,《지론》에서 말하는 거친 베로 된 13조의 승가리가 그것입니다. 입멸에 임박하여 음광존자를 보내 그것을 가지고 계족산에서 미륵을 기다리게 하였으니 모든 부처님들이 존중하는 바임을 드러내 보이려는 까닭이며, 조사께서 서쪽에서 이른 뒤로 6대가 서로 부촉함은 법을 이어가는 것에 그 비롯한 근원이 있음을 드러내는 까닭이니 이는 또한 모든 조사님들이 숭상하는 바입니다.
지금 논강제자 중 재원재원이 있어 법다운 육물을 받들어 지닌 지 수 년째 되었습니다. 근자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막 손발을 열어 보이려 할 때에 가사와 발우 및 앉는 도구를 선사에게 드릴 것을 부탁하였으니 실로 자애로운 음덕에 힘입어 그 저승길을 돕고자 하는 까닭일 것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선사의 도력이 앞서 수행하던 분들을 뛰어넘고 덕행은 만물이 돌아와 의지하니 사문이나 속인들이 개미떼처럼 붙좇으며 멀고 가까이서 구름처럼 몰려오는지라, 천하의 총림이 이같이 번성한 적이 없었습니다. 가만히 말씀드리건대 모든 일은 때에 인연하여 거행되고 도는 사람에 빌미하여 넓혀지는 것이므로 높고 밝으신 뜻을 잠시 굽히고 아랫사람의 뜻을 굽어 따름으로서 과연 허락하고 받아들여 특별히 지녀주시면 이로서 곧 큰 성인의 엄한 법제가 행해질 수 있을 것이며 모든 조사님의 남겨진 교화의 바람이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삼가 승려를 보내며 가사와 발우를 꾸리고 다섯 가지 일과 함께 글을 써서 그 뜻을 아뢰오니 가부간에 오직 선사께서는 이를 헤아려 받아들여 주십시오. 이만 줄입니다.
【1】조본선사, 상주.무석.관씨자, 사천의.의회선사.
【2】《사분》유삼괴색, 청‧흑‧목란. 청위동청색야, 흑위잡니색야. 목란, 수피색야, 기피염작적색야.
【3】《장복의》운: 「조제지상, 사등전주, 여휴저수이양가묘, 비복차의이생공덕야. 불령상차, 의부도연.」《오분》운: 「의하수파, 당도피지.」
【4】《해용왕경》운: 「용왕백불: ꡔ여차해중, 무수용종, 유사금시조, 상래식지, 원불옹호, 령득안온.ꡕ 어시, 불탈신조의, 고용왕언: ꡔ여취시의, 분여제용, 개령주편, 어중유치일루자, 조부능촉범.ꡕ」
【5】《조정》운: 「가섭입왕사성, 최후걸식. 식이미구, 등계족산, 산유삼봉, 여앙계족. 가섭입중, 결가부좌, 작성실언: ꡔ원아차신병납발등, 구주불괴, 내지경어오십칠구지육십백천세, 자씨여래출현세시, 시작불사.ꡕ 작차서이, 심반열반. 시, 피삼봉, 변합성일.」
【6】증자유질, 소문제자왈: 「계여수족! 이금이후, 오지면의. 소자!」 개증자평일, 이신체불감훼상고, 어차사제자개금이시지, 이기소보지전, 시문인, 지어장사이후, 이기득면어훼상. 소자, 문인.
【7】언치소향왕, 여의집성전.
【8】준살파다중, 삼의장오주‧광삼주, 매주일척팔촌. 준희주척, 장구척‧광오척사촌.
【1】조본선사는 상주 무석의 관씨 아들로서 천의 의회선사의 법을 이었다.
【2】《사분율》에 세 가지 괴색이 있으니 푸른 색과 검은 색과 목란색이다. 푸른 색은 구릿빛 같이 푸른 색을 말하며, 검은 색은 잡다한 진흙색이다. 목란은 [목란의] 나무껍질색인데 그 껍질로 염색하여 붉은 색을 만든다.
【3】《장복의》에 이르기를 「가닥이 진 모습을 밭두둑 같이 만들어 놓은 것은 마치 두둑을 쌓고 물을 저장하여 벼를 기르는 것과 같음이니, 이 옷을 입으면 모든 공덕이 자라남을 비유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러한 모양을 띄게 한 것은 그 뜻이 공연한 것이 아니다」 하였으며,《오분율》에 이르기를 「옷 아래쪽이 자주 닿아 떨어지면 응당 거꾸로 입으라」 하였다.
【4】《해룡왕경》에 말하였다. 「용왕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ꡔ이 바다 가운데 무수한 용의 종자를 네 마리의 금시조가 있어서 항상 와서 먹으니 원컨대 부처님께서 옹호하시어 편안함을 얻게 하여 주십시오ꡕ 하였더니 이에 부처님께서 몸에서 검게 물들인 옷을 벗어서 용왕에게 고하기를 ꡔ너는 이 옷을 가져다 모든 용들에게 나누어주어 모두가 두르도록 할 것이니, 그 가운데 할 올만 가지게 되더라도 금시조가 능히 범하지 못할 것이다ꡕ 하였다.」
【5】《조정》에 말하였다. 「가섭이 왕사성에 들어가 최후로 걸식을 하였다. 식사가 끝나고 얼마 후에 계족산에 오르니 산에는 봉우리가 세 개 있었는데 마치 닭의 발이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는 것 같았다. 가섭이 그 가운데로 들어가 결가부좌를 하고는 정성스럽고도 진실된 말로 ꡔ원하옵건대, 나의 이 몸과 가사 및 발우 등이 오래도록 허물어지지 않은 채 57구지 60백천세가 지나기에 이르러 자씨여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할 때 불사를 이루어 베풀도록 하여 주십시오ꡕ 하여 이러한 서약을 짓고 난 후에 곧 열반에 드셨다. 이 때 그 세 봉우리가 문득 합쳐져서 하나로 되었다.」
【6】증자가 병이 있자 문중의 제자들을 불러 말하기를 「나의 손과 발을 펴 보아라. 지금 이후에야 내가 면하였음을 알았도다. 문인들아!」 하였다. 아마도 증자가 평소에 신체를 감히 훼손시키지 않았던 까닭에 여기서는 제자들로 하여금 이불을 헤치고 그것을 보게 함으로써 온전히 보전시킨 바를 문하인들에게 보여준 것이니, 막 죽게 됨에 이른 뒤에야 훼상을 면하였음을 알았다고 말한 것이다. 소자는 문하인이다.
【7】사문과 속인들이 심복하여 향해감이 마치 개미가 비린 것에 모여드는 것 같음을 말한다.
【8】살바다율의 내용에 기준하면 세 종류 가사는 길이가 5주이고 넓이는 3주이며, 1주는 1척8촌이다. 희씨 성의 주나라 척도에 기준하면 길이가 9척이요 넓이가 5척4촌이다.
ꊵ 개선밀암겸선사답진지승서[1]
모계. 흔심관사다가, 분향정묵, 좌진차도, 하락여지? 참선여응거. 응거지지, 재호등제, 약부등제이욕공명부귀, 광화일세자, 부가득야; 참선지지, 재호오도, 약부오도이욕복덕지혜, 초월삼계자, 부가득야. 절상사, 오도지위이, 등제지위난, 하고? 학술재아, 여탈재피, 이아지소견, 합피지소견, 부역난호? 시이, 등제지난야. 참구재아, 증입재아, 이아지무견, 합피지무견, 부역이호? 시이, 오도지위이야. 연, 참선자중, 오도자과, 하야? 유아고야. 유아칙부능증입, 역이중지난야. 독서자중, 급제자역중, 하야? 견합고야. 견합칙추이응선, 시난중지이야. 고, 견합위이, 무아위난; 무아위이, 무무위난; 무무역이, 역무무무위난; 역무무무역이, 역무무무역무위난; 역무무무역무위이, 화좌자당번위난. 고, 방거사운: 「련진삼산철, 용소오악동.」 기기인재! 인필급차, 서화로변단란두, 설무생화시, 료발일소.[2]
아무개가 아뢰노라. 흔쾌히 살피건대, 관사에 여가가 많아서 향을 사르고 조용히 침묵하는 가운데 가만히 앉아 이 도에 나아간다고 하니 어떠한 즐거움이 이와 같겠는가. 참선은 과거에 응시하는 것과 같다. 과거에 응하는 뜻은 급제함에 있으니 만약 급제하지 못하고서 부귀공명으로 한 세상을 영화롭고자 하는 것은 이룰 수 없는 일이며, 참선하는 뜻은 도를 깨치는데 있으니 만약 도를 깨치지 못하고서 복덕과 지혜로 삼계를 초월하고자 하는 것은 이룰 수 없는 일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건대 도를 깨치기는 쉽고 과거는 급제하기 어려우니 무슨 까닭인가? 학문과 기술은 나에게 있으나 주고 빼앗는 것은 저들에게 있으므로 나의 소견으로써 저들의 소견에 합치시켜야 하기에 대단히 어렵지 않겠는가? 그러한 까닭에 과거에 급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참선으로 진리를 구함도 나에게 있고 증득하여 들어가는 것도 나에게 있으므로 나의 소견이 없는 자리로써 저 소견이 없는 자리에 합치시키는 것이기에 대단히 쉽지 않겠는가. 그러한 까닭에 도를 깨치기는 쉬운 것이다.
그러나 참선하는 자는 많으나 도를 깨치는 자는 적으니 어찌된 까닭인가? 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가 있으면 증득하여 들어갈 수 없으니 대단히 쉬운 가운데 어려운 것이다. 글을 읽는 자가 많고 급제하는 자 또한 많으니 어찌된 까닭인가? 견해가 계합하기 때문이다. 견해가 계합하면 추천하여 선발에 응하는 것이니 이는 어려운 가운데 쉬운 것이다.
그러므로 견해가 계합되기는 쉬우나 내가 없기는 어려우며, 내가 없기는 쉬우나 내가 없음이 없기는 어려우며, 내가 없음이 없기는 또한 쉬우나 또한 내가 없음이 없는 것까지 없기는 어려우며, 또한 내가 없음이 없는 것까지 없기는 또한 쉬우나 또한 내가 없음이 없는 것이 없는 것까지 또한 없기는 어려우며, 내가 없음이 없는 것이 없는 것까지 또한 없기는 쉬우나 앉은 방석까지도 아울러 흔들어 뒤집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방거사가 「세 산줄기의 쇠를 모두 정련하고 다섯 산맥의 구리를 모두 녹여낸다」 하였으니 어찌 사람을 속이겠는가. 쓰다보니 여기까지 왔음에 화롯가에서 단란하게 무생무생에 관한 얘기를 말할 때 그저 한 차례 웃기를 바라노라.
【1】현백호이상위령, 개유승, 주형옥수도, 다이본부인위지. 속위지한관, 부령공사. 도겸선사, 건령부인, 사대혜.
【2】방거사송운: 「유남부혼, 유여부가, 대가단란두, 공설무생화.」
【1】현에서 1백 가구 이상을 령으로하여 모두 승을 두었으니, 주로 옥사나 죄인의 일을 다루며 대체로 본 부락의 사람으로써 그 보직을 삼았다. 속칭 한관이라 하니 공적인 일에는 매달리지 않는다. 도겸선사는 건녕부 사람으로 대혜의 법을 이었다.
【2】방거사의 송에 말하였다. 「남자가 있으되 장가들지 않고 여자가 있으되 시집가지 않고, 집안 모두 단란하게 둘러앉아 무생의 얘기를 함께 말한다.」
ꊶ 안시랑답운행인서
근욕서회, 차이선교지설견교, 독지, 심유개위. 이향래역상유소개시, 적이다사, 부능여사주선,[1] 금복유언, 자비견애지심, 숙능이차상경? 고아우매, 하족지지, 연사소언자, 여절의언. 어여래방변지도, 사집일편, 유유인아지견, 이아위시, 이인위비, 어불법중, 시위대병. 인아부제, 망담우렬, 지위희론, 쟁지부이, 수성방법, 미획묘과, 선초악보, 부가부신. 단능어선불일방변문, 정진수행, 행만공원, 자연초탈, 부필집아자위시‧이여위비야. 수행정토, 불급보살개소칭탄, 재가‧출가, 왕생비일, 황금말법지중, 수차문자, 가위첩경. 연, 어시중간, 역수세거근진, 최절아만, 어기타종종법문, 수비정수행로, 수력수분, 역가흠신, 기가망론우열, 자위고하? 달마서래, 부립문자, 직전심인, 일화오엽. 자조계래, 오차법자, 여도마죽위, 재이당시, 세주존숭, 여사사장, 이지우금, 사수부절, 특미가이우렬의야. 약필욕인교가의목, 정기조증, 위여시수자방입모지‧여시행자방등모위, 진소위묘화허공, 도자로이. 고,《경》운: 「여인수타보, 자무반전분.」 어법부수행, 다문역여시, 원사병거지견, 물론기타, 전심자수어정업야. 모매여사담, 견사다척부립문자지설, 사차설비선칙달마필부서래, 이조필부긍단비구지야. 금선가문자편만천하, 차내말류자연지차, 하족괴야? 사파세계중생지견종종차별, 비가이일법이득출이고, 불이방편설종종법문, 사기동서남북종횡소대, 개가수행, 개가증입. 화엄회상, 문수사리, 개상문어각수언: 「심성시일, 운하견유종종차별?」 문어덕수언: 「여래소오, 유시일법, 운하내설무량제법?」 문어지수언: 「어불법중, 지위상수, 여래하고, 혹찬포시, 혹찬지계, 혹찬감인, 이지혹부찬탄자비희사, 종무유이일법이득출이자?」 함유송답, 시사지조석소독자야, 사리필심명지. 부수병기수, 처방역이, 금이수족지질, 복모약이유, 타인병재복심이책기부진수족지약, 내이치복심지제위비, 가호? 릉엄회중이십오행, 독추관음, 기가변우관음이열제보살? 신선외도, 어아법중, 개위사견. 연, 화엄지식, 혹재외도, 혹위인왕, 혹위음녀, 인도중생, 약이정수행자위시, 칙선재소참승열‧파수밀녀‧무염족왕등, 개가지위비야.[2] 천경만론, 지위중생제병, 병거약제, 하수무병이자구? 차심구중, 고수정인, 정구약망, 복하수증. 삼계무주, 하처구심, 사대본공, 불의하주? 의중지보, 지위의전, 의약괴망, 주당자현. 료서비견, 이복래회, 혹별유가교자, 갱수일언, 행심. 신물지리만연, 이성희론야. 이래, 사대경안부? 소고부하식, 금복차퇴부? 모수연과일, 지구무사이. 미간천만진중.
근자에 수고스럽게 서신으로써 깨우쳐 주시고 또한 선선과 교교의 말씀으로써 가르침을 드러내 보이심에 그것을 읽으니 깨닫고 위로됨이 절실하였습니다. 또한 지난번에도 계도해 보이셨으나 마침 여러 일로 하여 스님과 더불어 서신을 내왕하지 못하였는데 이제 다시 말씀이 있으시니, 만약 사랑을 드러내 보임이 깊지 않다면 그 누가 능히 이러한 것으로써 서로 경책하여 주겠습니까.
돌이켜보건대 제가 우매한 까닭에 어찌 흡족히 그것을 알겠습니까 마는 스님께서 말씀하신 바는 제가 그윽이 의심스럽습니다. 여래 방편의 도에 있어서 흡사 치우친 한 편에 집착하는 것 같아 오히려 인상과 아상의 견해가 있게 되어 나 자신을 옳다 하고 남을 그르다 하니 부처님 법에서는 이것이 큰 병폐입니다. 인상과 아상을 떨치지 못하고 망령되이 우열을 논한다면 단지 쓸모 없는 이론이 될 뿐이니 이를 다투어 그치지 않으면 마침내 정법을 헐뜯게 되어 오묘한 결과를 얻지 못한 채 앞서 죄악의 과보 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므로 삼가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단지 앞선 부처님의 한 가지 방편문에 능하여 오로지 수행해 나간다면 덕행과 공덕이 원만해지고 자연스럽게 초탈해질 것이므로 나 자신만이 옳고 그 나머지는 그르다는 생각에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토정토를 수행하면 부처님과 보살이 모두 칭송하고 찬탄할 것이며 재가와 출가 가운데 왕생왕생한 이가 한 둘이 아닐진대 하물며 지금과 같은 말법 시대에 이 정토염불문을 수행하는 것은 가히 첩경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서 또한 오근오근과 오진오진을 씻어버리고 아만을 꺾어야 하고 기타 가지가지의 법문에서 비록 미리 마음먹었던 수행의 행로는 아니더라도 역량과 분수에 따라 또한 한층 더 공경하여 믿어야 할 것이니, 어찌 망령되이 우열을 논하여 스스로 높고 낮다 여기겠습니까.
달마가 서쪽에서 오셔서 문자를 세우지 않고 마음의 흔적으로 곧장 전하니 한 송이 꽃에 다섯 잎이 되었습니다. 조계선사로부터 내려오며 이 법을 깨달은 자가 마치 빽빽이 들어찬 볏단이나 대나무숲처럼 많았고 이씨의 당나라 때는 대대로 군주들이 존경하고 숭앙하기를 마치 스승이나 어른을 섬기듯 하였으며, 그렇게 지금에 이르기까지 스승의 전수가 끊이지 않았으니 별스럽게 우열로써 의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만일 반드시 교학의 가문에서 말하는 정의와 조목을 인용하여 증득의 경지에 나아가는 단계를 정하고자 하여 ‘이와 같이 수행하는 자라야 바야흐로 어떠어떠한 경지에 들어간다’거나 ‘이와 같이 수행하는 자라야 바야흐로 어떠어떠한 계위에 오른다’라고 말한다면 이는 참으로 허공을 묘사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이니 다만 스스로 수고로울 뿐입니다. 그러므로 경전에 이르기를 「마치 어떤 사람이 다른 이의 보물을 헤아릴 뿐 자신에게는 반푼도 몫도 없는 것과 같다」라 하였듯이 법에 있어서도 수행하지 않으면 비록 많이 들었다 하더라도 역시 이와 같을 것이니, 바라건대 스님께서는 알음알이 소견을 물리쳐서 버린 채 그 외의 것은 논하지 말고 전심으로 업을 깨끗이 하는 일을 스스로 닦으십시오.
제가 매번 스님과 얘기를 나눌 때 스님께서 여러번 불립문자의 논설을 배척함을 보았는데 만일 이 논설이 옳은 것이 아니라면 필시 달마가 서쪽에서 오지는 않았을 것이며 반드시 혜가대사 또한 기꺼이 팔을 끊으며 그것을 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선가선가의 문자가 만천하에 두루하니 이는 말법의 흐름이 자연히 이러한 지경에 이른 것이기에 어찌 괴이하다고만 하겠습니까. 사바세계 중생의 지혜와 견해는 가지가지로 차별이 있어 하나의 법으로써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닌 까닭에 부처님이 방편으로써 가지가지의 법문을 베풀어 동서남북과 대소종횡으로 하여금 모두 수행할 수 있게 하였고 모두 증득하여 들어갈 수 있게 하였습니다. 화엄회상에서 문수사리보살이 일찍이 각수보살에게 묻기를 「마음과 성품은 하나인데 어찌하여 가지가지의 차별이 있음을 보게 됩니까?」 하였고, 덕수보살에게 묻기를 「여래가 깨달은 바는 오직 한 가지 법인데 어찌하여 ‘무량한 모든 법’이라 말합니까?」 하였으며, 지수보살에게 묻기를 「부처님 법 가운데 지혜를 가장 우두머리로 여기는데 여래는 어떤 까닭으로 혹은 보시함을 찬탄하고 혹은 계를 지킴을 찬탄하며 혹은 감내함을 찬탄하거나 혹은 자비하고 희사함을 찬탄하기까지 함으로써 결국에는 하나의 법으로써 벗어남을 얻게 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하였는데 모두 게송으로 답한 것이 있으니 이는 스님께서 아침저녁으로 읽은 것이라 필시 그 이치에는 매우 밝을 것입니다.
무릇 얻은 병이 이미 다르면 그 처방도 다른 법인데, 지금 손발의 질환에 어떤 약을 복용하고 쾌유하였다 하여 다른 사람의 병이 뱃속에 있는데도 손발의 질환에 먹는 약을 쓰지 않았다고 힐책하며 뱃속 치료약을 그른 것이라 한다면 옳겠습니까? 능엄회상 가운데 25행에 유독 관음보살만을 추대한 것이 어찌 관음보살만이 우수하고 다른 모든 보살은 열등하다는 것이겠습니까. 신선이나 외도들은 우리 불법에서는 모두 삿된 지견이 됩니다. 그러나 화엄의 선지식은 혹은 외도에 있기도 하고 혹은 임금이기도 하며 혹은 음녀가 되기도 하여 중생들을 인도하는데, 만약 바르게 수행하는 자 만을 옳다 여긴다면 곧 선재가 나아가 도를 물은 승열과 파수밀녀 또는 무염족왕 등은 모두 그르다고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천 가지의 경전과 만 가지의 논소들은 단지 중생들을 위해 병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니 병이 제거되어 약이 폐기되었음에 어찌하여 병이 없는데도 스스로 뜸을 뜨겠습니까. 이 마음의 때가 무거운 까닭에 청정한 인연을 닦는 것이니 깨끗함이나 때가 만약 없어졌다면 다시 어찌 수행하고 증득할 것이 있겠습니까. 삼계삼계에 머무름이 없으니 어디에서 마음을 구할 것이며 사대사대가 본디 비어 있는데 부처님이 어디에 의지하여 머물겠습니까. 옷 속의 보배는 단지 옷으로 쌓여져 있을 뿐이니 옷이 만약 닳아 없어지면 구슬은 응당 저절로 드러날 것입니다.
비천한 견해를 애오라지 서술함으로써 보내 주신 가르침에 답하오니, 혹시 달리 지도해 주실 것이 있으면 다시 한 말씀 내려 주시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난잡하게 너저분한 글이지만 삼가 노닥거리는 공론이나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근자에 심신은 편안하신지? 소화가 되지않아 고생하시던 것은 이제 차도가 있으신지? 저는 인연을 따라 날을 보내며 단지 무사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뵙지 못하는 사이 아무쪼록 자중자애하시기 바랍니다.
【1】주선, 선기지휘야, 우회야, 간야.
【2】승열, 시행치행, 사선재득반약해탈문; 파수밀녀, 시행탐행, 사선재득리욕해탈문; 무염족왕, 시행진행, 사선재득여의해탈문.
【1】주선은 깃발을 흔들어 지휘하는 것이고, 회전시키는 것이요, 일을 감당해냄이다.
【2】승열은 어리석은 행위를 드러내 보임으로써 선재로 하여금 반야해탈문을 얻게 하였으며, 바수밀녀는 탐욕의 행위를 드러내 보임으로써 선재로 하여금 이욕해탈문을 얻게 하였으며, 무염족왕은 성냄의 행위를 드러내 보여서 선재로 하여금 여의해탈문을 얻게 하였다.
ꊷ 고경화상회분양태수
남양.충국사, 삼조경불부, 수사당.숙종, 유중어불조. 연아망남양, 운니수이로, 회수사고인, 괴한하여우.[1] 여하분양후, 시아여니토, 희이옥봉사, 출첩청권주? 기가위일신, 법문동수오? 만고장강수, 악명세부거. 근근납공첩, 관사자수취, 방아여원조, 운산락유취. 타년무이보, 조석향일주.
남양의 혜충국사는 세 차례의 조서에도 결국에는 나아가지 않아 마침내 당 숙종으로 하여금 더욱더 불조를 존중케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남양을 바라봄에 구름과 진흙처럼 현격히 차이나고 비록 길은 다르지만 머리를 돌려 옛사람을 생각해 보니 부끄러움에 흐르는 땀이 마치 빗줄기와 같습니다. 어찌하여 분양후는 나를 마치 진흙 보듯하여 옥봉사로 부임 문서를 내어 머무르기 청하는 것으로써 희롱하는 것입니까? 어찌 이 한 몸뚱이를 위하여 불법 문중이 함께 더러움을 받게 할 수 있겠습니까. 만고의 장강 물로도 더럽혀진 이름은 씻어 낼 수 없습니다. 삼가고 삼가며 공문서를 바치니 관사께서는 스스로 거두시고 저를 원숭이나 새처럼 놓아주어 구름 낀 산속에서 그윽한 정취를 즐기게 하여 주십시오. 다른 때에 보답할 길이 없기에 아침저녁으로 한 심지의 향을 사릅니다.
【1】이아망어남양, 수사운니지형격, 연피감황왕지조, 여득태수지첩, 지금교고, 령무괴한지맥목호?
【1】나를 남양에 견주어 보면 비록 구름과 진흙 같은 현격한 차이가 있으나 그는 황제의 조서를 받았고 나는 태수의 서첩을 얻음에 지금으로 예전을 비교하면 어찌 제부끄러워 흐르는 땀이 가랑비 같음이 없겠는가.

6. 기  문

ꊱ 남악법륜사성행당기       초연거사조령금찬[1]
상위, 제고지중, 병고위심, 작복지중, 성병위최.[2] 시고, 고인이유병위선지식, 효인이간병위복전, 소이총림위노병지설. 금총림취중범유병, 사귀성행당, 부유수성개행이퇴병, 역욕인산야정‧고등독조지제, 구색대사,[3] 기도연재! 기명지당이사약이,[4] 우계[5]상주이족공수, 차선불지규제, 근세부연, 당명연수, 비리[6]부경. 병자부자성구, 보궁괴방, 탕약망투, 반성침고.[7] 지유혹질, 불참당이무소일자,[8] 대실건당명명지의야. 지당명존실폐, 혹동로인,[9] 상주급어일용, 수부존무, 우부실우파대로병지의야.[10] 유시, 병인신음통초, 일익증극, 과재피차, 비여래구.[11] 종유친고문병, 솔개향곡고구,[12] 심기부보, 사홀유차. 금법륜병소, 환연일신,[13] 개유본분인, 시사색색성판, 무가론자, 유유병인, 의여하재? 성궁념죄, 세지유식자개능달차, 납승분상, 직절[14]기연, 당어두통액열지시, 천취도동저, 어성원규고지제, 령략철곤지심, 밀밀구사, 시수수병, 인기부견, 병종하래, 인병쌍망, 복시하물? 직요견득분명, 정호위타장식.
일찍이 말하기를, 모든 괴로움 가운데 병으로 인한 고통이 가장 심하고 복을 짓는 일 가운데 병자를 보살피는 것이 으뜸이라 하였다. 이러한 까닭에 옛사람들은 병이 있는 것을 선지식으로 삼았고 밝은 사람은 간병하는 것으로써 복전을 삼았으니, 그러므로 총림은 늙고 병든 자를 위한 시설이다. 이제 총림에 모인 대중 가운데 병든 자가 있으면 성행당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단지 수행과 반성으로 행을 고침으로써 병을 물리치게 할 뿐만 아니라 또한 사람들이 흩어지고 밤은 고요해진 뒤 외로운 등불이 홀로 비추는 때에 큰 일을 추구하여 찾고자 하는 것이므로 어찌 헛되이 지낸다고만 하겠는가.
예전에는 지당지당에게 명하여 탕약과 음식을 맡아보게 하였고 또 상주물상주물을 갖추어 공양에 필요한 것에 보태게 하였으니 이는 앞서 부처님의 규칙과 제도이지만 근세에는 그렇지 못하며, 건물 이름을 ‘수명을 연장함(연수)’이라 한 것도 야비하고 속되어 경우에 맞지 않다. 병자가 스스로 허물은 돌아보지 않은 채 몸의 기력을 보충함에 처방을 어기며 탕약을 함부로 투여하면 도리어 고질병을 이루게 될 것이다. 심지어 혹독한 질병이 있음에도 당당에 들어가지 않고 게으르고 편안한 것에만 힘쓰는 것은 당을 세우고 이름 지은 뜻을 크게 잃어버리는 것이다. ‘지당’은 이름만 있을 뿐 실제는 폐지되어서 혹은 길가는 사람처럼 여기고 상주물은 하루하루 쓰는 일에 급하여 보관하였다가 어루만져 주지는 거의 못하고 있으니 또한 우바리사타가 늙고 병든 이를 대접하는 뜻을 다시 잃은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병든 사람이 신음하고 고통스러워함이 날로 더욱 심해지니 잘못이 피차에 있을 뿐 여래의 허물은 아니다. 설령 친분이 있는 까닭으로 문병하더라도 대개 모두 고향의 옛친구들이니 마음이 이미 두루하지 못하여 일이 문득 어긋남이 있게 된다.
이제 법륜사의 간병 장소가 완연히 새로워졌음에 대개 본분이 있는 사람은 이 일을 가지가지로 이루어 처리할 것이니 가히 논할 것도 없거니와, 오직 병이 있는 사람은 마땅히 어떻게 해야 되는가? 자기 몸을 돌아보고 허물을 생각함은 세간의 식견이 있는 자들도 모두 그 정도는 알 것이니, 승려의 신분으로는 근기와 인연을 곧장 끊음에 머리가 아프고 이마에 열이 날 때를 직면하면 마음이 들뜨려하는 존재를 알아차려야 할 것이며, 소리내어 원망하고 괴로움을 부르짖을 때는 피로해 하고 고단해 하는 마음을 알아차려서 면밀히 궁구하여 생각하기를, 이는 누가 병고를 받는 것인가? 사람이 이미 보이지 않는데 병은 어디로부터 온다는 말인가? 사람과 병을 함께 잊어버린다면 다시 이는 무슨 물건인가? 해야 할 것이니, 설사 보기를 분명히 하였더라도 그것을 위해서 휴식을 가지는 것이 정말 좋을 것이다.
【1】자표지, 사원오선사.
【2】팔복전중, 급사병인, 기복심대.
【3】《법화》, 이불지견위대사;《열반》, 이불성위대사;《유마》, 이부사의위대사;《화엄》, 이법계위대사;종문, 이일착자위대사. 명수유별, 기의칙일야.
【4】이역약야.
【5】비야, 리야.
【6】리역비야, 우속야.
【7】구고지질.
【8】완소방일.
【9】시기병승, 여동행로지인야.
【10】우파리사타, 지율행고, 어불회중, 간대노병, 여금지지당야.
【11】부순선불명회지과, 재호병자급지당, 기오불제법지구재!
【12】향리왈곡. 우곡자, 리지곡야.
【13】환대야, 우문채찬명모, 언거실지미야.
【14】무유분별, 부요병인고, 왈직절.
【1】자는 표지이며 원오선사의 법을 이었다.
【2】여덟 가지 복밭 가운데 병든 이에게 시중들어 주는 것은 그 복이 매우 크다.
【3】《법화경》에서는 깨달음의 지견으로써 대사를 삼고,《열반경》에서는 깨달음의 성품으로써 대사를 삼고,《유마경》에서는 생각하고 헤아리지 않는 것으로써 대사를 삼고,《화엄경》에서는 법계로써 대사를 삼고, 선종의 문중에서는 한 자리 틀어앉는 것으로써 대사를 삼으니, 이름은 비록 차이가 있으나 그 뜻은 곧 하나이다.
【4】이 역시 약이다.
【5】갖춘다는 것이며 다스린다는 것이다.
【6】리 역시 야비하다는 것이며 또한 속되다는 것이다.
【7】오랫동안 굳어진 질병.
【8】완고하고 소홀하며 제멋대로임.
【9】병든 승려 보기를 마치 길가는 사람과 같이 여김이다.
【10】우바리사타는 율을 준수하는 품행을 지녔던 까닭에 부처님의 회상 중에 늙고 병든 자들을 간호하였으니 지금의 지당과도 같다.
【11】앞선 부처님의 밝은 가르침을 순종하지 않는 허물은 병자와 지당에게 있으니 어찌 우리 부처님이 제정하신 법의 허물이겠는가.
【12】향리를 곡이라 한다. 또한 곡이란 마을이라는 의미의 곡이다.
【13】환은 크다는 것이며 또한 문채가 찬연하게 밝은 모습이니, 거처하는 방이 훌륭함을 말한다.
【14】분별이 있지 않아 [구분을 두어] 병자에게 관대하지 않는 까닭에 ‘곧장 끊는다’고 하였다.









ꊲ 무주영안선원신건법당기동승당기    무진거사찬[1]
① 법당기
임천.진종유, 어영안.상로회중득대법희, 연기가자, 위건장실‧작수랑. 방차구재, 이신법당이종유사, 기이자호소어상왈: 「오선자지미봉불야안차강, 기봉불야병차망, 불지인과가신야? 기부가신야?」 상왈: 「오야수야, 부족이비자, 자제성부지지이졸오당. 오선사유득법상수무진거사, 심입부이, 변재무애, 수순근성, 선연법음. 법당성, 당위자지서구회, 결자지의.」 소성원년춘, 상견명감지산양, 이서래언, 회여방이간관, 소환미가. 명년, 감우지경, 대보어지해선찰. 이시, 거사묵처일실, 료명환경, 철륜선정, 신심태정. 명감우루비읍, 은근삼청: 「대비거사! 불법외호, 부여왕신. 금차중생, 류랑고해, 탐포사생, 미혹인과, 유원거사, 작대의왕, 시여법약.」 거사왈: 「선재선재! 여내능부원천리위진씨자, 자청여래무상비밀심심법요, 체청오열, 지이고지. 선남자! 대공적간, 망생사상, 적기위풍, 적형위지, 적양위화, 적음위수, 건위삼재, 산위만품. 일체유정, 수화상마, 형기상결, 이사소상, 구사대계, 인생수양, 인양수재, 인재수취, 인취성탐, 인탐성경, 인경성진, 인진성흔, 인흔성우, 인우성치, 차탐진치, 제불설위삼대아승기겁. 인어백년겁중, 혹십세이십세, 혹삼십사십세, 혹오육십세, 혹칠팔십세, 각어수량, 자위소겁, 어차겁중이욕초월부가수겁, 비여구인욕승연운, 무유시처. 제불비민, 개시단파라밀대방편문, 권여사재, 여재능사, 즉능사애; 여애능사, 즉능사신; 여신능사, 즉능사의; 여의능사, 즉능사법; 여능사법, 즉능사심; 여심능사, 즉능계도. 석가엽존자행화, 유빈온이파와기중반즙시지, 존자음흘, 용신허공, 현십팔변, 빈온첨앙, 심대환희. 존자위왈: ꡔ여지소시, 득복무량. 약인약천, 륜왕‧제석‧사과성인급불보제, 여의소원, 무부획자.ꡕ 온왈: ꡔ지구생천.ꡕ 존자왈: ꡔ지여소욕. 과후칠일명종, 생도리천, 수승묘락.ꡕ[2] 우계빈국왕, 재불회청법, 출중언왈: ꡔ대성출세, 천겁난봉, 금욕발심, 조립정사, 원불개허.ꡕ 불운: ꡔ수이소작.ꡕ 계빈지일지죽, 삽어불전왈: ꡔ건립정람경.ꡕ 불운: ꡔ여시여시!.ꡕ 이시정람, 함용법계, 이시공양, 복월하사. 감래! 위오지차이설, 귀어단월, 선자택지. 여부소건당실‧랑무, 비일기반, 득복심다, 생천수락, 결정무의. 약비계빈국왕삽일지죽, 내능함용무량법계. 여욕진차, 청오일게: 일간수죽건정람, 풍권초명입해남.[3] 악수발래성제이,[4] 둔근차과문전삼.[5]」 어시, 명감용약신수, 귀고기인, 필집서언, 각이위기.
임천의 진종유가 영안의 요상 노스님의 법회에서 큰 법희법희를 얻고 그의 집안 재물을 기부하여 방장실을 건립하고 긴 행랑을 지었다. 바야흐로 또 재목을 모아 새로 법당을 세우려다 종유가 죽자 그의 두 아들이 요상에게 호소하여 말하기를 「저희 부친께서 부처님을 받들지 않았을 때는 편안하고 건강하였는데 부처님을 받들게 되어서는 병이 들더니 돌아가셨음에 부처님의 인과는 믿을 만한 것입니까? 아니면 믿을 수 없는 것입니까?」 하였다. 요상이 말하기를 「나는 시골의 늙은이라 자네를 깨우쳐 주기에는 부족하니 자네는 다만 부친의 뜻을 이루어 우리 법당을 끝마쳐라. 나의 돌아가신 스승님에게 법을 전해 받은 상수좌 무진거사가 있는데 둘 아닌 진리에 깊이 들어가 설법함에 걸림이 없고 근성에 따라서 법음을 아주 잘 설한다. 법당이 낙성되면 응당 자네를 위해 서신을 지니고 가서 가르침을 구하도록 하여 자네의 의심을 해결토록 해 주겠노라」 하였다.
소성 원년 봄에 요상이 명감을 보내 산양에 도착하여 서신을 가지고 와서 말하였으나 마침 내가 간관간관으로써 소환되었기에 겨를이 없었다. 이듬해 명감이 또 서울에 도착하여 지해선찰에서 회신을 기다렸다. 이때 거사는 한 곳에 묵묵히 거처하며 일체의 허황된 경계를 남김없이 밝혔기에 쇠바퀴가 정수리를 선회하더라도 몸과 마음은 매우 편안하였다. 명감은 비오듯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며 정성껏 세 번을 청하기를 「대자대비하신 거사님이여! 부처님 법의 외호는 국왕과 대신에게 부촉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이 중생들은 괴로움의 바다에서 방랑하며 삶을 탐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여 인과에 미혹되어 있으니 오직 원하건대 거사께서 크나큰 의왕의왕이 되시어 불법의 약을 베풀어주시기 바랍니다」 하였다.
거사가 말하였다. 「착하고 착하도다! 네가 천 리 길을 멀다 않고 진씨의 아들을 위하여 여래의 위없고 비밀스러우며 심원한 법요를 물어 청하니 나의 말을 자세히 듣고는 가지고 가서 일러주어라. 선남자여! 크게 비어 있고 고요한 가운데 망령되이 네 가지 모습이 생겼으니, 기운이 쌓여 바람을 이루었고 형상이 쌓여 땅을 이루었고 따뜻함이 쌓여 불을 이루었고 음기가 쌓여 물을 이룸이라, 세우면 삼재삼재가 되고 흩어지면 만품만품이 된다.
일체의 유정이 물과 불로 더불어 서로 마찰하여 형상과 기운이 서로 맺어짐에 네 가지 작은 모습으로써 네 가지 큰 세계를 갖추게 되니, 태어남으로 인하여 성장하길 바라게 되고 성장함으로 인하여 재물을 바라게 되고 재물을 대함으로 인하여 재물 모으기를 바라게 되고 재물을 모음으로 인하여 탐욕이 이루어지게 되고 탐욕으로 인하여 경쟁이 이루어지게 되고 경쟁으로 인하여 성냄이 이루어지게 되고 성냄으로 인하여 한스러워 함이 이루어지게 되고 한스러워 함으로 인하여 우매함이 이루어지게 되고 우매함으로 인하여 어리석음이 이루어지는 것이니, 이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3대 아승지겁이라 하였다.
사람이 백년겁백년겁 가운데 혹은 10세나 20세 혹은 3,40세 혹은 5,60세 혹은 7,80세로 각기 수명의 한계 안에서 스스로 소겁소겁을 삼는데, 이 소겁 가운데에서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초월하고자 함은 비유컨대 지렁이가 연기를 타고 구름에 오르려는 것과 같으니 이런 경우는 있을 수 없다.
모든 부처님이 자비로써 불쌍히 여기고 단바라밀의 큰 방편문을 열어 보여 그대에게 재물을 버릴 것을 권하시니 그대가 재물을 능히 버리면 곧 애욕을 버릴 수 있을 것이요, 그대가 애욕을 능히 버리면 곧 몸을 버릴 수 있을 것이요, 그대가 몸을 능히 버리면 곧 뜻을 버릴 수 있을 것이요, 그대가 뜻을 능히 버리면 곧 법을 버릴 수 있을 것이요, 그대가 법을 능히 버리면 곧 마음을 버릴 수 있을 것이요, 그대가 마음을 능히 버리면 곧 도에 계합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가섭존자가 교화하러 다닐 때 가난한 노파가 깨진 질그릇으로 뜨물을 시주하니 존자께서 다 마시고는 몸을 허공으로 솟구쳐 열 여덟 가지 변화를 드러내니 가난한 노파가 우러러보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였다. 존자께서 이르기를 ꡔ그대가 보시한 바는 한량없는 복을 얻을 것이다. 사람으로나 천상에서나 또는 전륜성왕이나 제석천이나 네 가지 계위를 얻은 성인 및 부처님의 보리 등 그대 뜻에 원하는 바는 얻지 못할 것이 없으리다ꡕ 하니 노파가 이르기를 ꡔ단지 천상에 태어나길 바랄 뿐입니다ꡕ 하므로 존자께서 이르기를 ꡔ그대가 하고자하는 바를 알겠노라. 이후 일곱 날이 지나면 목숨이 다하고 도리천에 태어나 뛰어나고도 오묘한 즐거움을 받을 것이다ꡕ 하였다.
또 계빈국의 왕이 부처님의 회상에서 법을 듣다가 대중 가운데서 나와 말하기를 ꡔ큰 성인께서 세상에 나시기는 1천 겁이 지나더라도 마주치기 어렵다 하였으니 이제 마음을 내어 정사를 건립하고자 하오니 원컨대 부처님께서 허락하여 주십시오ꡕ 하니 부처님께서 이르기를 ꡔ그대가 하는 바대로 따르겠다ꡕ 하므로 계빈국왕이 한 가지의 대나무를 가져다 부처님 앞에 꽂으며 이르기를 ꡔ정사의 건립을 마쳤습니다ꡕ 하기에 부처님께서 ꡔ잘하였도다, 잘하였도다!ꡕ 하였으니, 이 훌륭한 가람은 온 법계를 품어안을 것이기 때문이요 이 공양은 그 복이 항하의 모래알을 넘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명감은 이리 오라! 나를 위해 이 두 가지 얘기를 지니고 돌아가 단월에게 말해 주되 스스로 잘 선택하게 하라. 그대의 부친이 지은 당실과 행랑은 한 그릇의 뜨물에 비한다면 얻는 복이 매우 많으리니 천상에 태어나 복락을 누림은 결정코 의심할 바가 없을 것이다. 만약 계빈국왕이 한 가지의 대나무를 꽂은 것에 비하더라도 능히 무량한 법계를 품어 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대가 이것을 가지고 나아가고자 한다면 나의 한 구절 게송을 들으라.」
단한줄기 긴대나무  정사세워 바치오니,
돌개바람 초명몰아  바다남쪽 잠겨든다.
더러운물 뿌린뒤론  제이만을 이루는데,
둔한근기 삐끗하니  전삼삼을 묻는구나.
그리하여 명감이 뛸 듯이 기뻐하며 서신을 받아 돌아와서 그 사람에게 일러주고는 사연을 써 모으고 새겨서 기록으로 삼는다.
【1】송승상장상영, 자천각호무진거사, 득법어종열선사.
【2】《금장집》운: 「가엽욕걸식시, 선입삼매, 하소빈인, 오당복지, 어왕사성, 견일로모, 극빈우병, 무의엄신, 시리장형, 가엽지기명종. 유장자비, 기취반즙, 모걸성병. 가엽걸식, 모언: ꡔ빈궁가질, 식종하득? 단유취미즙, 욕이포시, 애아수부?ꡕ 가섭언: ꡔ선!ꡕ 모이나형, 부득출외, 측신구루, 리상수여, 가엽수지, 음흘승공, 현십팔변운운.」
【3】명함용지의.
【4】부존궤칙.
【5】미용의의.
【1】송나라 승상 장상영은 자가 천각이요 호가 무진거사로서 종열선사로부터 법을 얻었다.
【2】《금장집》에 말하였다. 「가섭이 걸식을 하고자 할 때 먼저 삼매에 들어가 어느 곳의 가난한 이를 내가 마땅히 복을 줄꼬 하다가 왕사성에서 한 늙은 할미가 지극히 빈곤하고도 병까지 들었으나 몸을 가릴 옷이 없어 울타리로 몸을 가리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가섭은 그의 목숨이 곧 다할 것을 알았다. 어떤 장자의 계집종이 악취 나는 뜨물을 버리려다 할미가 구걸하자 병에 담아 주었다. 가섭이 음식을 구걸하자 할미가 말하기를 ꡔ빈궁한 몸에 병까지 들었는데 음식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다만 악취 나는 쌀뜨물이 있어 이것으로 보시하고자 하는데 저를 애석히 여겨서 받아주시지 않겠습니까?ꡕ 하므로 가섭이 말하기를 ꡔ좋다ꡕ 하였다. 할미가 벌거벗은 몸이라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몸을 옆으로 기울인 채 울타리 위로 건네주니 가섭이 그것을 받아 모두 마시고는 공중으로 솟구쳐 열 여덟가지 변화를 나타내었다 한다.」
【3】머금고 있는 모습의 뜻을 밝혔다.
【4】궤칙을 두지 않음이다.
【5】의심스러운 생각을 용납하지 못하였음이다.
② 승당기
고지학도지사, 회심민지어심산유곡지간, 혈토이위려, 인[1]초이위의, 국계이음, 자려이식, 호표지여린, 원저[2]지여친, 부득이이성명성향[3]‧문채발로, 칙고고동지지사, 부원천리척량섭교,[4] 래종지유. 도인심거이부수야, 칙위지초소,[5] 위지용취, 위지쇄소, 위지예식, 위지급시분주. 범소이효로, 고치정일, 적월누세, 부자피염,[6] 기사견이민지, 사이일언지익이초월사생지안, 오유금일소위당전궁실지화, 상탑와구지안, 전악지온, 점석지량, 창유지명, 건단지결, 음식지성, 금전지요, 소수이구, 소구이획야재? 오호! 고지인, 오부득이견지의, 인영안선원지신기승당야, 득이발오지서언. 원우[7]육년동십일월, 오행군과임천, 문영안주승노병물고,[8] 이두솔종열[9]지도료상계지, 상승좌설법, 유진씨자,[10] 일력이근, 생대흔위, 위상왈: 「체관사회, 전차미문. 당유정려운집이승당협루, 하이대지? 원출가자백만,[11] 위중갱조.」 명년당성, 고광굉광,[12] 태갑강우.[13] 상견인래구문왈: 「공박상어산이급차야,[14] 행졸성지.」[15] 오사위상: 「격고집중, 이오지의이고지왈: 여비구, 차당기성, 좌와경행, 유여지적. 여능어차, 대도이면, 리제몽상, 칙백장즉여, 여즉백장; 약부연자, 혼침수면, 독사[16]복심, 암명무지, 주입유양.[17] 여능어차, 가부연좌, 심입선정, 칙공생즉여, 여즉공생; 약부연자, 미후[18]재함, 외도사율,[19] 잡상변란, 좌화이류.[20] 여능어차, 횡경이송, 연미성의, 인점입돈, 인돈입원, 칙삼장즉여, 여즉삼장; 약부연자, 춘금주제, 추충야명, 풍기소사, 증무의위. 여능어차, 열고인화, 일견천오, 입홍진리,[21] 전대법륜,[22] 칙제조즉여, 여칙제조; 약부연자, 구교고골, 치탁부서, 고훼하진, 중증기화. 시고, 석위구정, 열위인과, 판위정상, 감위고락, 표류골익, 극미래제. 연칙, 작차당자유손유익, 거차당자유리유해, 여등비구, 의지지! 여능단비로계,[23] 절관음비,[24] 고문수목,[25] 절보현경,[26] 쇄유마좌,[27] 분가엽의.[28] 여시수자, 황금위와, 백은위벽, 여상감임, 하황일당! 계지면지, 오설부허.」 료상자참열노십여년, 진득기말후대사, 개고덕소위금강왕보검운.
원우칠년십이월십일, 남강.적오관, 설야옹로, 서이위기.
예전에 도를 배우던 선비들은 심산유곡 가운데에서 마음과 뜻을 타 버린 재처럼 없애 버리고, 땅을 파서 움막을 삼고 풀잎을 엮어 옷을 삼으며 시냇물을 움켜 마시고 명아주를 삶아 먹으며 호랑이나 표범과 더불어 이웃하고 원숭이와 더불어 가까이 하였으며, 부득이 하여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문채가 드러나게 되면 곧 같은 뜻을 지닌 고고한 선비들이 천리를 마다 않은 채 양식을 짊어지고 짚신을 신고 와서 그를 좇아 노닐었다. 도인이 엄히 거절하고 받아주지 않으면 곧 그를 위해 나무하고 풀 베며 그를 위해 방아 찧고 불 때며 그를 위해 물 뿌리고 소제하며 그를 위해 베어내고 심으며 그를 위해 시중 들기에 분주하였다.
무릇 수고로움을 다 할 자리에 고생스러움이 극치에 이르도록 하고 그 정미로움을 꾸준하게 해 나가며 달이 쌓이고 해가 쌓여도 스스로 지치거나 싫증내지 않아서 스승이 이를 보아 불쌍히 여기게 하여 유익한 말 한 마디를 내려 받음으로써 삶과 죽음의 언덕을 초월하고자 바라는 것이니, 어찌 오늘날 같이 전당이나 궁실의 화려함과 평상이나 침구의 안락함과 담요나 휘장의 따뜻함과 대자리와 깔개의 서늘함과 창문과 출입문의 밝음과 수건과 방석의 깨끗함과 음식의 풍성함과 금전의 풍부함에 더불어 바라는 바는 갖추어지고 구하는 바는 얻어짐 등이 있었겠는가.
오호라! 옛사람은 내가 직접 만나 보지 못했으나 영안선원에서 새로 승당을 건립함에 그 인연으로 내가 머릿글을 써 보내노라.
원우 6년 겨울 11월, 내가 군을 순행하며 임천을 지나다가 영안의 큰스님이 노병으로 돌아 가셨음을 듣고는 도솔종열의 문도인 요상으로 뒤를 잇게 하였더니 요상이 법좌에 올라 설법함에 어떤 진씨 성을 가진 이가 한 번 귓전에 스치자 크게 기쁜 마음을 내어 위안을 찾으며 요상에게 말하기를 「선사의 가르침을 가만히 살펴보니 앞서는 들어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청정한 승려들이 운집하게 되면 승당이 좁고 누추할 것인데 어찌 대처하겠습니까. 원하건대 집안의 재물 백만을 내어 대중들을 위해 다시 짓고자 합니다」 하였다.
이듬해 승당이 완성되니 높고 넓고도 장대하여 아마도 장강 이남에서는 으뜸일 것이다. 요상이 사람을 보내와서 글을 구하며 이르기를 「공께서 요상을 다그쳐 산에 머무르게 함에 여기에 이르렀는데 결국에는 다행스럽게 이러한 결과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하였다. 내가 사람을 시켜 요상에게 말하였다. 「북을 쳐서 대중을 모아 나의 뜻으로써 알려 말하여라. 그대 비구들이여 이 승당이 이미 완성되었으니 앉고 누우며 경행함에 오직 그대들에게 적합하리다. 그대들이 여기에서 칼을 차고 잠에 들어 모든 망상을 능히 여윌 수 있으면 백장이 곧 그대이고 그대가 곧 백장일 것이나, 만약 그렇지 않다면 수면에 혼미하게 빠지고 독사는 마음속에 엎드려 있기에 어둡고도 무지하여 대낮에도 암흑의 구덩이로 떨어질 것이다. 그대들이 여기에서 가부좌하여 편안히 앉아 선정에 깊이 들어갈 수 있으면 공생이 곧 그대이고 그대가 곧 공생일 것이나, 만약 그렇지 않으면 원숭이가 우리 안에서 밖으로 아가위 밤을 쳐다보듯이 잡된 생각이 어지럽게 변하여 앉은자리에서 축생으로 변할 것이다. 그대들이 여기에서 경전을 비껴 차고 외우며 성스러운 뜻을 연구하고 음미하여 점차 닦아 가는 인연으로 문득 깨달음에 들어가고 문득 깨달음에 인연하여 교법과 원만히 융화되는 경지에 능히 들어갈 수 있으면 삼장이 곧 그대이고 그대가 곧 삼장일 것이나, 만약 그렇지 않으면 봄날의 날짐승이 낮에 울고 가을날의 벌레들이 밤에 소리를 내듯이 바람기운이 부리는 바와 같기에 아무런 의미나 일컬을 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대들이 여기에서 옛사람들의 말을 두루 살펴봄에 한 가지를 보아 천 가지를 깨닫고 붉은 티끌 속으로 들어가 큰 법의 바퀴를 능히 굴릴 수 있으면 모든 조사가 곧 그대이고 그대가 곧 모든 조사일 것이나, 만약 그렇지 않으면 개가 마른 뼈를 깨물고 소리개가 썩은 쥐를 쪼는 것과 같기에 쪼는 부리와 벌린 입술에 굶주림의 불길만 더할 뿐일 것이다. 그러한 까닭으로 분석함에 더러움과 깨끗함을 이루고 나열함에 원인과 결과를 이루고 판단함에 욕심(정)과 생각(상)을 이루고 감응함에 괴로움과 즐거움을 이룬다면 깊이 빠져 표류하다 아득한 미래의 끝이 다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즉 이 승당을 지은 자는 손해도 있고 유익도 있을 것이며 이 승당에 거처하는 자 또한 이익도 있고 해악도 있을 것이니 그대 비구들은 마땅히 이를 알아야 할 것이다. 그대들은 비로자나불의 상투를 자르고 관음보살의 팔을 끊고 문수보살의 눈을 도려내고 보현보살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유마거사의 자리를 잘게 부수고 가섭존자의 옷을 능히 불태울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할 수 있다면 황금으로 기와를 삼고 백은으로 벽을 짓더라도 그대가 오히려 감당할 수 있을진대 하물며 어찌 한 채의 승당이겠는가. 경계하고 힘쓸지니 나의 말은 헛되지 않으리다.」
요상이 종열스님에게 물어 참구한지 10여 년에 그 궁극적인 큰 일을 남김없이 증득하였으니 아마도 옛 덕인들이 말하던 금강왕보검이라는 것이리다.
원우 7년 12월 10일, 남강 적오관에서 눈오는 밤 화로를 끼고 글을 써서 기록으로 삼다.
【1】《례》「인침청보철」, 이선관침위인. 우인란위패.
【2】원장비, 선반원수지. 저‧원속, 우갈달, 음단, 사랑, 적미서목구두, 이원위자.
【3】생육왈성, 곡기왈향.《예‧내칙》「계고, 성; 견고, 조; 우고, 향; 양고, 전.」 연칙향비곡기야. 언명성유문어외인야.
【4】섭도야, 착극리야. 교음각,《광운》초리. 우마왈교, 목왈극.《사》「풍환섭교」, 견<맹상군전>.
【5】채신왈초, 예초왈소.
【6】신불피, 심불염.
【7】송.철종년호.
【8】물고자, 사야, 언기동어귀물이고야. 일설, 부욕척사, 단운기소복용지물이고이. 우고당륭왈: 「물무야, 고사야, 언사자무복소능어사야.」
【9】당주.웅씨자, 사진정.극문선사.
【10】임천.진종유.
【11】전백만관.
【12】공야, 동야, 대야.
【13】갑위십간지수, 언위강우수야.
【14】언급차산야.
【15】졸, 필야, 언행이필성기당야.
【16】독사자,《수신기》운: 「령남.몽수산중유사, 견인첩호, 위편편화괴, 행인부지, 착기일괴칙개합이교인. 우북지유사, 능호인명, 인구응지칙야래식인뇌.」 언침면혼수, 여사처굴혈중, 명연수치이이.
【17】흑암지옥.
【18】육전운: 「차수무비, 이행소식.」 개원지덕, 정이완, 후지덕, 조이효.
【19】사, 과속, 사리이산.
【20】축생.
【21】이주토자산어구맥상, 진비어차철마제지간, 고왈홍진. 자음자, 살토대도상야. 일운진본부홍, 이언기염야. 차언홍진자, 통언세간야.
【22】륜유이의: 일, 원만의, 구곡복망축등, 체용주편; 이, 최전의, 최전번뇌, 여최미강야. 유연원통지위륜, 자아지피위전.
【23】계표중도, 위중도부수안야.
【24】관음유천수비, 위부구대비접인야.
【25】목표문수대지. 고, 괄거야, 우부야.
【26】경, 각야, 언부의보현만행야.
【27】정명어십홀방장, 용팔만사천사자좌, 언부용기부사의신통야.
【28】가엽봉석가금란사, 어계족산중입정, 이대자씨하생, 언부수전의야.
【1】《예기》에 「바늘을 꿰어 깁고 꿰맴을 청하다」라 하였으니 실을 바늘에 꿴 것을 인이라 한다. 또한 난초를 꿰어 노리개를 삼는다.
【2】원숭이는 팔이 길어 나뭇가지를 잘 탄다. 저는 원숭이 속하는데 또는 ‘큰이리원숭이’이니, [달의] 음은 단(단)으로 이리와 흡사하며 붉은 눈썹에 쥐의 눈을 하고 개의 머리 모습으로서 원숭이를 암컷으로 삼는다.
【3】날고기[에서 나는 냄새]를 성이라 하고 곡기[에서 나는 냄새]를 향이라 한다.《예기》내칙에 「닭이 기름져 나는 노린내가 성이고, 개가 기름져 나는 노린내가 조이며, 소가 기름져 나는 노린내가 향이고, 양이 기름져 나는 노린내가 전이다」 하였으므로 향은 곡기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다. 명성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진 바가 있음을 말한다.
【4】섭은 밟는다는 것으로 나막신을 신음을 말한다. 교의 음은 각(각)이며《광운》에서는 짚신이라 하였다. 또 삼으로 엮은 것을 짚신(교)이라 하고 나무로 만든 것을 나막신(극)이라 한다.《사기》에 「빙환이 짚신을 신다」 하였으니 <맹상군전>에 보인다.
【5】땔나무를 하는 것을 초라 하고, 풀을 베는 것을 소라 한다.
【6】몸으로는 피로함을 느끼지 않고 마음으로는 싫어함이 없다.
【7】송나라 철종의 연호이다.
【8】물고란 죽음이니 도깨비(귀물)와 같이 낡았음(고)을 말한다. 일설에는, 죽었다는 사실을 나타내고자 하지 않아서 단지 그 복용한 물질(물)이 이미 오래되었음(고)을 말하는 것일 뿐이다. 또 고당융이 말하기를 「물은 없음이요 고는 일이니, 죽은 자는 일에 대해 다시 능한 바가 없음을 말한다」 하였다.
【9】당주 웅씨의 아들로서 진정 극문선사의 법을 이었다.
【10】임천 진종유이다.
【11】돈 백만관.
【12】비어 있고 공허하며 큼이다.
【13】갑은 십간의 처음이니 장강의 이남에서 가장 수위임을 말한다.
【14】이 산에 이르렀음을 말한다.
【15】졸은 마침이니 다행스럽게도 그 승당의 낙성을 마쳤음을 말한다.
【16】독사란《수신기》에 이르기를 「영남의 몽수산에 뱀이 있는데 사람을 보면 번번이 소리내어 부르고는 조각조각 꽃잎이 되었다가 행인이 알지 못하고 그 한 조각이라도 잡으면 곧 모두 합쳐져 사람을 깨물어버린다 한다. 또 북쪽 땅에 뱀이 있어 능히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데 사람이 만약 그 소리에 대답하면 곧 밤중에 와서 그 사람의 뇌를 먹는다 한다」고 하였다. 혼미한 수면에 깊이 빠져있다는 말은 마치 뱀이 굴의 구멍 안에 들어앉은 것과 같이 어둠침침하게 수면에 빠진 듯이 어리석다는 것일 뿐이다.
【17】흑암지옥이다.
【18】육전이 말하기를 「이 짐승은 지라(비)가 없어서 돌아다니는 것으로 음식을 소화시킨다」 하였다. 대개 원의 행위는 고요하고도 느긋하며 후의 행위는 성급하고도 떠들썩하다.
【19】사는 과일 종류로서 배와 비슷하나 신맛이 난다.
【20】축생이다.
【21】붉은 흙을 큰길에 뿌려 길을 돋아 놓으니 먼지가 수레바퀴와 말발굽 사이에서 일어나는 까닭에 붉은 먼지라 하였다. 자의 음은 자(자)이며 큰길에 흙을 뿌리는 것을 말한다. 또는 먼지가 본디 붉은 것이 아니라 [석양 등에 의해] 먼지가 붉게 물든 것임을 말한 것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말한 붉은 먼지란 통상적으로 세간을 말한다.
【22】바퀴(륜)는 두 가지 뜻이 있음에, 첫째는 원만하다는 뜻이니 바퀴의 통과 살과 테와 굴대 등이 갖추어져 있듯이 체와 용이 두루하여 고루 미침이요, 둘째는 구르는 것을 꺾는다는 뜻이니 번뇌를 꺾음이 마치 아직 항복하지 않은 것을 꺾는 것과 같음이다. 흘러서 원만하게 통하는 것을 륜이라 하고 내가 있는 곳으로부터 저쪽으로 가는 것을 전이라 한다.
【23】상투는 중도를 나타내니, 중도 또한 온전히 둘 바가 아님을 말한다.
【24】관음보살은 천 개의 손과 팔이 있으니, 대자대비로 이끌어 줌도 구하지 않음을 말한다.
【25】눈은 문수의 큰 지혜를 나타낸다. 고은 도려서 들어내는 것이며 또는 갈라내는 것이다.
【26】경은 다리이니, 보현보살의 만 가지 선행에도 의존하지 않음을 말한다.
【27】유마거사가 십홀의 사방 1장 넓이에 8만4천 사자좌를 넣었으니, 그런 불가사의한 신통력도 쓰지 않음을 말한다.
【28】가섭이 석가의 금란가사를 받들고는 계족산 속에서 선정에 들어가 자씨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하니, 가사의 전수도 필요 없음을 말한다.
ꊳ 홍주보봉선원선불당기       승상장상영찬
숭녕, 천자[1]사마조탑호자응, 시왈조인, 세도승일인이봉향화. 주산노복심, 즉조전후건천서각, 승각위당, 이선불명지, 사기도청기어여, 여삼사이청익견, 여위지왈: 「고인위선불이급제자, 섭호명언이, 자이명당, 여우기지, 무내불가호? 련자지근, 만위지기.」 부선자, 선택지위야, 유거유취, 유우유열, 시지어과거, 용지어인재. 차, 선왕소이여세마둔지구,[2] 비소이선불야. 사불이가선야, 취육근호? 취육진호? 취육식호? 취삼육칙, 일체범부, 개가이작불; 거삼육칙, 무량불법, 수수수증? 취사체육도‧칠각팔정‧구정십무외내지십팔불공법‧삼십칠조도품호? 취지칙유법야; 거사체육도내지삼십칠조도품호? 거지칙무법야. 거취유무, 묘연여사지류우심중, 훌연여애지입호흉차. 차재수다라장, 혹위지이장, 혹위지사병, 혹위지불료의, 혹위지희론, 혹위지편계사견, 혹위지미세류주. 취지비불야, 거지비불야, 불거불취역비불야, 불과가이선호? 왈: 「선생지론, 상종야, 오조지론, 선종야, 범여오선자, 심공이이의. 제자조당이유문, 종사거좌이유답: 혹시지이현요, 혹시지이료간, 혹시지이법경삼매, 혹시지이도안인연, 혹시지이향상일로, 혹시지이말후일구, 혹시지이당두, 혹시지이평실, 혹양미순목, 혹거불고상, 혹화원상, 혹획일획, 혹박장, 혹작무. 계오기자, 지기심지공야, 지기심지공칙불과가이선의.」 여왈: 「세존거화, 가섭미소, 정법안장, 여사이이의, 후세종사지소지시, 하기분분지다호? 오공석씨지교, 중쇠어차의.」 심.하동인야, 감추려,[3] 내신고, 구종관서.진정유, 고경탁립, 필능굉기교. 개석씨지교, 고고이유기형, 적막이회기려, 계정밀행, 귀신소막규, 자비묘용, 유현소동앙, 박이후응칙, 오중[4]상기반려, 불득이이후언칙, 육취망기진역. 생사지변, 인지소외야, 오미상유생, 안득유사, 칙해외지유? 이해지경, 인지소택야, 오미상유리, 안득유해, 칙해택지위? 부여시칙, 불공어외이내자공, 불공어경이심자공, 불공어사이리자공, 불공어상이성자공, 불공어공이공자공. 공칙등, 등칙대, 대칙원, 원칙묘, 묘칙불. 차호! 오이차망자, 자상무홀재!
숭녕 연간에 천자께서 마조에게 탑호를 자응, 시호를 조인이라 내리고 해마다 승려 한 명을 득도시켜 제사를 받들도록 하였다. 산에 거처하는 노승 복심이 조사전 뒤에 천서각을 짓고 천서각에 이어 승당을 지어 ‘선불’이라 이름하고는 그의 문도를 시켜 나에게 기문기문을 청하였음에 내가 세 차례나 사절하였으나 요청이 더욱 견고하기에 내가 그에게 일러 말하기를 「옛 사람들이 말하기를 부처를 가려내어 급제시킨다는 것은 이름과 말에 끄달린 것일 뿐이라 하였는데 그대가 그것으로써 승당의 이름을 짓고 내가 또 그것의 기문을 지으면 옳지 않음이 없으리요만, 그대가 애씀을 가엾게 여겨 부질없이 그것을 위해 기문을 적는다」 하였다.
무릇 ‘가려 뽑는다(선)’는 것은 선별하여 채택함을 일컬으니, 덜어내야 할 것도 있고 취해야 할 것도 있으며 우수한 자도 있고 열등한 자도 있기에 그로써 과거를 실시하였고 그로써 인재를 등용하였다. 이는 앞선 제왕들이 세상을 권면하고 아둔함을 갈고 닦는 도구로 쓰고자 함이지 부처를 가려 뽑자는 까닭이 아니다. 만약 부처님도 가히 선별할 수 있다면 육근육근에서 취하겠는가, 육진육진에서 취하겠는가, 아니면 육식육식에서 취하겠는가? 이 세 가지 육육을 취한다면 곧 일체의 평범한 사내도 모두 부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며, 이 세 가지 육육을 버린다면 무량한 부처님의 법을 그 누가 닦을 것이며 그 누가 증득하겠는가? 사제사체와 육도육도와 칠각지칠각지와 팔정도팔정도와 구차제정구차제정과 십무외십무외 내지 십팔불공법십팔불공법과 삼십칠조도품삼십칠조도품을 취하겠는가? 이를 취한다면 곧 법이 있게 되며, 사제와 육도 내지 삼십칠조도품을 버리겠는가? 이를 버린다면 곧 법이 없게 된다. 버리느냐 취하느냐 있느냐 없느냐는 [그 분별관념이] 묘연히 마치 한 올의 실이 마음속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으며, 홀연히 마치 한 톨의 먼지가 가슴속에 들어온 것과 같다.
이것은 수다라장에 있으니 혹은 이를 일컬어 이장이장이라 하고, 혹은 이를 일컬어 사병사병이라 하고, 혹은 이를 일컬어 불료의불료의라 하고, 혹은 이를 일컬어 희론희론이라 하고, 혹은 이를 일컬어 편계사견편계사견이라 하고, 혹은 이를 일컬어 미세류주미세류주라 한다. 이것을 취하면 부처가 아니요 이것을 버려도 부처가 아니며 버리지도 않고 취하지도 않더라도 역시 부처가 아니니 그럼에도 불과불과를 선별할 수 있겠는가?
이르기를 「선생의 논지는 상종상종의 얘기이고 나의 선조의 논지는 선종선종의 얘기이니 무릇 나의 선별에 참여한 자는 마음이 공공할 따름이다. 제자가 승당에 나아가 질문을 하면 종사는 자리에 앉아 답하기를 혹은 삼현삼요삼현삼요로써 보여주며 혹은 사요간사요간으로써 보여주며 혹은 법경삼매법경삼매로써 보여주며 혹은 도안인연도안인연로써 보여주며 혹은 위로 향하는 한 가닥 길로써 보여주며 혹은 최후의 한 마디 말로써 보여주며 혹은 맞닥뜨린 당장의 그 상태로써 보여주며 혹은 평상스럽고 진실한 것으로써 보여주며 혹은 눈썹을 치켜뜨고 눈을 깜짝거리며 혹은 불자를 들어 법상을 치며 혹은 둥근 모양을 그리며 혹은 한 획을 그으며 혹은 손바닥을 치며 혹은 춤을 추는 것으로써 보여주는 것이니, 나의 근기에 계합하는 자는 그 마음이 공한 줄을 아는 것이며 그 마음이 공한 줄을 안다면 곧 불과불과를 선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므로 내가 이르기를 「세존께서 꽃을 들어 보이자 가섭존자가 미소를 지었으니 진리를 볼 수 있는 지혜의 눈으로 깨달은 비밀의 법(정법안장)이란 다만 이와 같을 따름인데 후세에 종사들이 가리키며 드러내 보이는 바는 어찌 그리도 분분하여 많은가. 나는 석가의 가르침이 중도에 여기에서 쇠퇴해질까 두렵다」 하였다.
복심은 하동 사람인데 거친 양식을 달게 여기고 혹독한 고생을 참아내며 오랫동안 관서의 진정을 좇아 교류함에 의젓하게 우뚝 섰으니 반드시 그 가르침을 능히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대개 석가의 가르침은 마르고 말라버림으로써 그 형체를 돌보지 않고 적막함으로써 그 근심을 삭이며, 계를 지키고 선정에 드는 그윽한 수행은 귀신도 엿보지 못할 바이며 자비의 오묘한 운용은 어둡거나 밝은 세계가 함께 숭앙하는 바이니, 절박한 후에 응하면 곧 다섯 가지 무리(오중)가 그 반려를 잃어버리고 부득이한 후에 말하면 곧 여섯 가지 모임(육취)이 그 경계와 영역을 잃게 될 것이다.
삶과 죽음의 변화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바이나 나는 일찍이 태어남을 맛보지 못하였음에 어찌 죽음이 있을 것이며 또한 어찌 두려움이 있겠는가. 이익과 손해의 경계는 사람들이 가려 택하는 바이나 나는 아직 이익을 맛보지 못하였음에 어찌 손해가 있을 것이며 또한 어찌 가려 택함이 있겠는가.
무릇 이와 같으면 곧 외면에 공하지 않아도 내면은 저절로 공하여지고, 경계에 공하지 않아도 마음은 저절로 공하여지고, 일에 공하지 않아도 이치는 저절로 공하여지고, 형상에 공하지 않아도 성품은 저절로 공하여지고, 공에 공하지 않더라도 공은 저절로 공하여진다. 공하면 곧 평등하고, 평등하면 곧 크고, 크면 곧 둥글고, 둥글면 곧 오묘하고, 오묘하면 곧 깨달음(불)이다. 오호라! 내가 이것으로써 그대에게 바라나니 그대는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1】휘종년호.
【2】매복운: 「작록속백자, 천하지지석야, 고조소이여세마둔야.」 여세자, 유수식진기지의.
【3】속일석, 득미육두위려; 려미일석, 용위팔두위착. 여착동, 정야.
【4】오중자, 한말, 번위오음, 승예, 개위오중, 당.삼장, 개위오온.《법화》일여주오취생멸지중, 차언오온화합지중개상망야.
【1】휘종의 연호이다.
【2】매종이 이르기를 「작위와 녹봉 및 비단 등은 천하의 숫돌이니 고조가 그것으로써 세상을 권면하고 아둔함을 갈고 닦고자 하였다」 하였으니 려세란 수식을 하여 떨쳐 일어나게 한다는 뜻이 있다.
【3】껍질을 벗기지 않은 벼 1석으로 현미 상태의 쌀 6두를 얻으며, 현미쌀 1석을 찧으면 정미를 거친 8두의 쌀이 된다. 착과 같으니 정미롭다는 것이다.
【4】오중이란, [원전의 것을] 한나라 말기에 오음으로 번역하였다가 승려 예가 고쳐서 오중이라 하였으며, 당나라 삼장법사는 고쳐서 오온이라 하였다.《법화경》에서 일여는 ‘오취에서 나고 죽음을 거듭하는 무리’라고 주석하였으니, 이것은 오온과 화합한 무리들이 모두 없어짐을 말한다.
ꊴ 수주대홍산영봉사십방선원기
원우[1]이년구월, 조수주.대홍산.영봉사, 혁율위선, 소성[2]원년, 외대시청이락양.소림사장로보은[3]위주지. 숭녕[4]개원정월, 사래구《십방선원기》, 내서왈: 「대홍산재수주서남, 반기백여리, 봉정부시, 한동제국림만구령유평천야. 이기구소문고지, 홍혹왈호, 혹왈호, 미상소위. 금이지리고지, 사산지간, 석위대호, 신룡소거, 홍파양일, 막측애사. 기후, 이룡투닉, 개층애, 호수남락. 고, 금부산지향, 위지락호관, 차대홍소이득명야. 당.원화[5]중, 홍주.개원사승선신, 즉산지자인대사. 사종마조, 밀전심요, 북유오대산, 례문수사리, 첨도수승, 자경보살유연, 발원위중승취찬[6]삼년, 사승각지, 류체차척, 유노부왈: ꡔ자연부재차, 왕의행언, 봉「수」즉지, 우「호」칙주.ꡕ 사즉남매, 이보력이년추칠월저수주, 원망고봉, 문향인왈: ꡔ하산야?ꡕ 향인왈: ꡔ대호산야.ꡕ 사묵계전어, 심산전록, 지우호측, 속세항한, 향인장무릉구양시, 장용지이기우호룡. 사견이비지, 위무릉왈: ꡔ우양불시, 본인인심흑업소감, 해명제명, 중증내죄. 가차물살, 소수삼일, 오위이기.ꡕ 무릉역이인야, 문사지언, 경신지. 사칙피진문석, 득산북지암혈, 박연연좌, 운성명도, 뇌우대작. 제후수일, 무릉적이구지, 사방재정, 주사멱면, 호이질체, 구지방각. 무릉즉시차산, 위사흥건정사, 이이자급시좌우, 학도의향, 수성법석. 태화[7]원년오월이십구일, 사밀어용신왈: ꡔ오전이신대생, 철여혈식, 금사신향여, 여가향오육.ꡕ 즉인이도, 절좌슬, 복절우슬. 문인분치, 기자인슬불극단, 백액[8]류출, 엄연입멸, 장씨이자, 입관이화. 산남동도, 주상기장, 당.문종가지, 사소거액, 위유제선원. 진.천복중,[9] 개위기봉사, 본조원풍원년,[10] 우개위영봉사, 개이기도획응야. 자사멸지금삼백여년이한‧광‧여‧분지간십수주지민, 존엄봉사, 여부약속, 금백입미, 상미어도. 화강법약, 승범내혁. 전차, 산봉고준, 당전루각, 의산제형, 후전불윤, 향배미서. 은노지지, 숙열형승, 벽도남입, 이정빈주, 참애루간, 산의보체, 차아만인, 화위평정. 삼문[11]당전, 익서승직, 통랑대무, 소호사달, 정려운집, 애위총림, 아미[12]지보등서상, 청량[13]지금교원광, 타방궤관, 이경동현. 방기폐고이흥신야, 율지도회토이노노. 회여적위군수, 사선율이증지왈: ꡔ율이갑을, 선이십방, 이[14]소위갑을자, 갑종하래? 을종하립? 이필왈「아, 자인지자손야, 금취인어십방칙인후절의.」 을재자손, 갑재자인; 을재자인, 갑재마조; 을재마조, 갑재남악; 을재남악, 갑재조계. 추이상지, 갑을내재호보제달마‧서천사칠, 소위갑을자, 과안재재? 우이소위십방자, 십종하생? 방종하기? 세간지법, 이일생이, 일이위삼, 이삼위육, 삼삼위구. 구자구야, 복귀위일, 일구위십, 십의내성, 불응돌연무일유십. 이소위방자, 상위방야? 하위방야? 동위방야? 서위방야? 남위방야? 북위방야? 이상위방칙제천소거, 비이경계; 이하위방칙풍륜소지, 비이거지; 이동위방칙비제가인, 면여반월;[15] 이북위방칙울단월인, 수명구장;[16] 이서위방칙구야니주, 창파호묘;[17] 이남위방칙염부제주, 상마수국.[18] 연칙, 갑을무정, 십방무의, 경율경선, 해시해비?ꡕ 율지도왈: ꡔ세존상거급고독원‧죽림정사, 필여태수언, 세존비야?ꡕ 여왈: ꡔ여개불문? 이대원각위아가람, 신심안거평등성지. 차비아설, 내시불설.ꡕ 어시, 율지도묵연이거. 선자왈: ꡔ방외지사, 일병일발, 섭세무구, 여조비공, 우지칙휴, 여귀유해, 치목칙부, 래여취경, 거여멸구. 불식! 사군, 갑을지호? 십방지호?ꡕ 여왈: ꡔ선재! 불자. 불주내외, 불주중간, 불주사유상하허공, 응무소주이주지, 시진십방주지의.ꡕ 상하언재, 상하언재!」
시, 숭녕원년정월상원일, 기.[19]
원우 2년 9월에 수주 대홍산 영봉사령봉사에 조서를 내려 율종을 혁파하여 선종으로 만들고, 소성 원년에 외대에서 비로소 낙양 소림사의 장로 보은보은에게 청하여 옮겨가서 주지가 되게 하였다.
숭녕 원년 정월에 사자가 와서《시방선원기》를 구하기에 이에 글을 써서 말하였다.
「대홍산은 수주의 서남쪽에 있으며 자리한 기반이 백 여 리로, 산봉우리에서 굽어 살펴보면 한수 동쪽 모든 지방의 산림과 구릉이 오히려 평탄한 물줄기와 같다. 노인네들에게 들은 바로써 상고하여 보건대 ‘홍’을 ‘호’라고도 말하며 혹은 ‘호’라고도 말한다는데 정확히 일컫는 바는 상세하지 않다. 이제 지리적으로 상고하여 보건대, 네 봉우리의 중간이 예전에는 큰 호수여서 신룡들이 거처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거대한 파도가 출렁이고 있었기에 그 물가를 헤아릴 수 없었다. 그 후에 두 마리의 용이 싸우며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암반을 벌려 놓으니 호수물이 남쪽으로 빠져나갔다. 그러므로 지금에 그 산을 등진 고을을 ‘낙호관’이라 일컬으니, 이것이 ‘대홍’이라 이름을 얻게 된 연유이다.
당나라 원화 때에 홍주 개원사의 승려 선신이 곧 이 산의 자인대사이다. 대사가 마조선사로부터 심요심요를 은밀히 전수 받고 북쪽으로 오대산을 만행하다가 문수사리보살에게 예불함에 그 수승함을 우러러보고는 문수보살과 인연이 있음을 스스로 기쁘게 생각하여 대중 스님들을 위해 3년 동안 불때고 밥짓기를 발원하였으나 그 절의 승려들이 거절하거늘 눈물을 흘리고 탄식하며 근심하고 있었더니 한 노인이 이르기를 ꡔ그대의 인연은 여기에 있지 않으니 떠나가되 「수」를 만나면 곧 쉬고 「호」를 만나면 곧 머무르라ꡕ 하였다.
대사가 곧 남쪽으로 가다 보력 2년 가을 7월에 수주에 이르러 멀리 높은 봉우리를 바라보며 고을 사람들에게 무슨 산이냐고 묻자 사람들이 대호산이라 말하였다. 대사가 예전의 말과 은연중에 합치함을 알고는 산기슭을 찾아들어 호수가에 이르니 그 해에 극심한 가뭄이 들어 고을 사람 장무릉이 양과 돼지를 갖추어 그것으로써 호수의 용에게 기도를 드리려고 하였다. 대사가 그것을 보고는 가련하게 여겨 무릉에게 말하기를 ꡔ비오거나 개는 것이 제 때에 되지 않는 것은 본래 사람들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악업에 감응하는 바에 인연하는 것인데 생명을 해치고서 생명을 건지려는 것은 거듭 죄업만 증장시킬 뿐이다. 가능하면 잠시 죽이지 말고 사흘만 기다리면 내가 그대를 위해 기도를 올리겠다ꡕ 하니 무릉 역시 비범한 사람이라 대사의 말을 듣고는 존경하여 그를 믿어 주었다. 대사는 곧 덤불을 헤치고 돌을 뒤적여서 산 북쪽의 바위혈을 발견하고 고요히 편안하게 앉아 정성을 기울여 가만히 기도하니 우뢰가 치고 비가 크게 내렸다. 비가 갠 뒤 며칠 후에 무릉이 자취를 따라 그를 찾으니 대사가 바야흐로 선정에 들어 거미줄이 얼굴을 덮고 있는지라 귀에다 소리를 지르고 몸을 흔드니 얼마만에 비로소 깨어났다. 무릉이 곧 그 산을 시주하고 대사를 위해 정사를 건축하고는 두 아들로 좌우에서 시봉을 들게 하니 배우고자 하는 무리들이 의지하고 뒤따름에 마침내 법석을 이루게 되었다.
태화 원년 5월 29일에 대사가 용의 신에게 은밀히 말하기를 ꡔ내가 이전에 이 몸으로 희생을 대신함으로써 그대의 혈식혈식을 그치게 하였음에, 이제 이 몸을 버려 그대에게 먹히고자 하니 그대는 나의 육신을 먹어라ꡕ 하고는 곧 예리한 칼을 꺼내어 왼쪽 무릎을 끊고 다시 오른쪽 무릎을 끊었다. 문도들이 급히 달려가니 자인대사의 무릎이 완전히 끊기지 않은 채 흰 액이 흘러나오며 근엄한 자태로 입멸하였으며, 장씨의 두 아들은 선 채로 이를 보고는 감화가 되었다. 산남의 동도동도가 그 상황을 상소하여 올리니 당나라 문종이 가상히 여겨 그가 거처하던 곳에 현액을 내려 ‘유제선원’이라 하였다. 진나라 천복 연간에 ‘기봉사’라 고쳐 부르고 본조의 원풍 원년에 ‘영봉사’라 다시 고쳐 불렀으니 모두 기도로써 감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대사가 입멸하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3백 여 년 동안 한수한수와 광수광수 및 여수여수와 분수분수 사이의 10여 주 주민들이 존엄히 받들어 섬기기를 마치 약속하여 이르듯 하였으니 금과 비단이며 백미가 길에서 서로 꼬리를 이었다. 재물이 강성해지자 불법이 약해지므로 승려의 궤범이 이에 개혁되었다.
이보다 앞서서 산의 봉우리가 높고 험준함에 전당과 누각을 산에 의지하여 형상을 지었기에 뒤와 앞이 가지런하지 않았고 마주보거나 등지고 있는 모습에 질서가 없었다. 노승 보은이 머물게 되자 지세가 뛰어남을 익히 살피고는 길을 열어 남쪽으로부터 들어감으로써 주되고 부수되는 것을 바로잡았으며, 가파른 곳을 깎아내어 계곡을 메우고 높은 곳은 깎아내려 섬돌을 고이니 울쑥불쑥 솟았던 만 길의 형세가 바뀌어 평정하게 되었다. 삼문과 전당이 날개를 편 듯 먹줄을 그은 듯 하였으며 시원스레 뚫린 행랑과 커다란 헛간이 드문드문 놓인 문을 통해 사방으로 닿음에 청정한 승려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무성히 총림을 이루었으니, 아미산의 보배등불이 상서러운 형상을 드러내던 것과 청량산의 황금다리가 원만한 빛을 뿜어내던 것처럼 여러 지방의 기이한 경관들이 다른 경계에서 함께 나타났다.
바야흐로 낡은 것을 폐하고 새로운 것을 일으키려 할 때 율종의 무리들이 자리를 잡고서 왁자지껄 떠들었다. 마침 내가 좌천되어 군수가 되었기에 선과 율을 버리고 증명하여 이르기를 ꡔ율율은 갑을갑을로써 하고 선선은 시방십방으로써 하니 그대가 말하는 갑을이라는 것은 갑이 어디로부터 온 것이며 을은 어디를 좇아 세워진 것인가? 그대는 필시 「나는 자인자인의 자손인데 이제 사람들을 시방에서 취하면 곧 자인의 후손은 끊어질 것이다」 할 것이나, 을이 자손에게 있으면 갑은 자인에 있을 것이고, 을이 자인에 있으면 갑이 마조에 있을 것이고, 을이 마조에 있으면 갑이 남악에 있을 것이고, 을이 남악에 있으면 갑이 조계에 있을 것이다. 미루어 올라가면 갑을이 보리달마와 서천의 28대 존자들에게 있을 것이니 이른 바 갑을이란 것이 과연 어디에 있겠는가. 또 그대가 말한 시방이란 것은 십십이 어디로부터 생겨났으며 방방은 어디로부터 일어난 것인가? 세간의 법은 하나로써 둘이 생겨나고, 하나와 둘이 셋이 되고, 둘과 셋이 여섯이 되고, 셋과 셋이 아홉이 된다. 아홉이란 끝점이니 다시 돌아가 하나가 되며 하나와 아홉이 열이 됨에 열의 뜻이 이에 이뤄지니 응당 하나가 없이 돌연 열이 있게 되지는 않는다. 그대가 말한 방방이란 것은 위가 네모나다는 것인가, 아래가 네모나다는 것인가, 동쪽이 네모나다는 것인가, 서쪽이 네모나다는 것인가, 남쪽이 네모나다는 것인가, 북쪽이 네모나다는 것인가? 위쪽을 네모난 것으로 삼는다면 곧 제천제천이 거처하는 바이니 그대의 경계가 아니요, 아래쪽을 네모난 것으로 삼는다면 곧 풍륜풍륜이 지탱되는 바이니 그대가 차지하여 머물 곳이 아니요, 동쪽을 네모난 것으로 삼는다면 곧 비제하의 사람이니 얼굴이 반달 같을 것이며, 북쪽을 네모난 것으로 삼는다면 울단월의 사람이니 수명이 장구할 것이며, 서쪽을 네모난 것으로 삼는다면 곧 구야니주이니 큰 바다의 물결이 크고도 아득할 것이며, 남쪽을 네모난 것으로 삼는다면 곧 염부제주이니 코끼리와 말이 나라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한 즉 갑을은 정해진 것이 없으며 시방은 의지할 바가 없으니 율을 다투고 선을 다툼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겠는가ꡕ 하였다.
율의 무리들이 말하기를 ꡔ세존께서 일찍이 급고독원과 죽림정사에 거처하셨는데, 필시 태수의 말과 같다면 세존이 그르다는 것인가?ꡕ 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ꡔ그대들은 어찌 듣지 못했는가? 크고도 원만히 깨달음으로써 나의 가람을 삼으니 몸과 마음이 편안히 평등성지에 머물게 된다 하였다. 이는 나의 말이 아니라 곧 부처님의 말씀이다ꡕ라 하였더니 율의 무리가 묵묵히 가버렸다.
참선을 하는 자가 이르기를 ꡔ네모난 곳 바깥의 선비가 하나의 호리병과 하나의 발우로 세간을 섭렵함에 구하는 바가 없으니, 마치 새처럼 허공을 날다가 나뭇가지를 만나면 곧 쉬고 마치 거북이처럼 바다를 노닐다가 나무토막을 만나면 곧 떠오르며, 올 때는 마치 가시나무가 모이듯 하고 갈 때는 마치 거품이 꺼지듯 합니다. 알지 못하겠습니다! 사군께서는 갑을을 하시겠습니까? 시방을 하시겠습니까?ꡕ 하므로 내가 이르기를 ꡔ옳도다 불자여. 안팎에 머무르지 않고 중간에 머무르지 않고 사유사유나 상하나 허공에 머무르지 않은 채 응당 머무는 바가 없이 머물러 지탱한다면 이것이 참으로 시방에 머무르며 지탱하는 것이리다ꡕ 하였다. 무슨 말을 바랄 것이며 무슨 말을 바라겠는가.」
때는 숭녕 원년 정월 십오일에 쓰다.
【1】송.철종년호.
【2】우철종년호.
【3】려양.유씨자, 미관거방략, 탁상제. 후, 염진, 걸사잠영, 위승, 사투자.의청선사.
【4】휘종년호.
【5】헌종년호.
【6】취기진화위지찬, 취기기상위지취.
【7】문종년호.
【8】《사체론》운: 「보살행자, 혈변성유, 여자모육자, 이자애심고, 생자유유, 자연유출.」
【9】후진.고조년호.
【10】송.신종년호.
【11】범찰, 외건삼문, 부삼자, 내공무상무작삼법, 위지삼해탈문. 령일입차문, 즉당달차삼법, 금지인, 입시문자, 과능달차부? 신무구칙담공, 행칙착유, 고왈: 「군자이공진기덕, 소인이공사기욕.」 입공문자, 수체심언. 견《천악명공집》.
【12】산명, 재촉, 진보현주처.
【13】산명, 재북오대산시야, 진문수주처.
【14】여야, 하동.
【15】동비제가, 역왈불파제. 차운승신, 형여반월, 수오백세.
【16】북울단월, 역왈구노주. 차운승주, 형여방좌, 수일천세.
【17】서구야니, 역왈구타니. 차운우화, 형여만월, 수이백오십세.
【18】남염부제, 역왈섬부주. 차운승금, 형여차상, 수일백세.
【19】정월십오일, 상원; 칠월십오일, 중원; 십월십오일, 하원.
【1】송나라 철종의 연호이다.
【2】이 또한 철종의 연호이다.
【3】여양 유씨의 아들로서 성인의 관례를 아직 올리지도 않아서 방략을 올렸다가 상제로 발탁되었다. 후에 세속에 염증을 느끼고 관직을 물러나 승려가 되어 투자 의청선사의 법을 이었다.
【4】휘종의 연호이다.
【5】헌종의 연호이다.
【6】위로 솟구치는 불기운을 취하는 것을 일컬어 찬이라 하고, 위로 솟구치는 기운을 취하는 것을 취라 한다.
【7】문종의 연호이다.
【8】《사제론》에서 말하였다. 「보살의 행이 자애로움에 피가 변하여 젖이 되었으니, 마치 자애로운 어머니가 자애심으로 자식을 기르는 까닭에 자식을 낳으면 젖이 자연스레 생겨나는 것과 같다.」
【9】후진의 고조 연호이다.
【10】송나라 신종의 연호이다.
【11】인도의 사찰에는 바깥으로 문 3개를 세우는데, 무릇 셋이란 곧 공과 무상과 무작의 세 가지 법이니 이것을 일컬어 삼해탈문이라 한다. 이 문에 한 번 들어서기만 하면 곧 응당 이 삼법에 통달해야 하나니, 지금의 사람으로서 이 문에 들어서는 자가 과연 이것을 능히 통달해 내는가? 삼가 입으로는 공을 이야기하지 말고 행위는 유에 집착되지 말 것이라, 그러므로 이르기를 「군자는 공으로써 그 덕을 향상시키고 소인은 공으로써 그 욕심을 방자하게 한다」 하였으니 공문에 들어선 자는 모름지기 살피고 또 살필지라.《천락명공집》에 [이 내용이] 보인다.
【12】산 이름으로 촉 지방에 있으며 보현보살이 항상 거주하는 곳이다.
【13】산 이름으로 북쪽에 있는 오대산이 그것이며 문수보살이 항상 거주하는 곳이다.
【14】‘그대(여)’이다. 아래도 같다.
【15】동비제가 또는 불파제라 한다. 이곳 말로는 승신인데 모습이 반달 같으며 수명이 5백세이다.
【16】북울단월 또는 구노주라 한다. 이곳 말로는 승주인데 모습이 사방 네모진 자리 같으며 수명이 1천세이다.
【17】서구야니 또는 구타니라 한다. 이곳 말로는 우화인데 모습이 보름달 같으며 수명이 2백50세이다.
【18】남염부제 또는 섬부주라 한다. 이곳 말로는 승금인데 모습이 수레상자 같으며 수명이 1백세이다.
【19】정월 15일이 상원이며, 7월 15일이 중원이며, 10월 15일이 하원이다.
ꊵ 양주석문사승당기       송대제사도찬[1]
건명사자, 거군백리, 고왈석문, 인칙역지. 고산준곡, 호표소복, 기로교학,[2] 인연형절, 비지우도자, 망능서기심야. 유환지도, 기속이명, 수관기승절, 이한능척기경. 도수군일, 지유학자, 법자수영, 자옹희[3]삼년, 삼심이지. 후, 안선지당, 비애휴괴, 어시발심중구, 극견기지, 취락구화, 다력년소, 소량공‧시미재, 흘경덕[4]삼년, 시고성, 범오간십일가.[5] 춘, 유학도혜과, 휴석지경, 청여식지, 장간우석, 내서왈: 「자불법광피, 달마서래, 구신근자, 구증본원, 성거광야, 폐신초목, 의불어한, 식불충복. 급정법점리, 인법체태, 백장선사내영기동우, 이안노병, 이래선찰, 경구굉장. 소년초학, 자와기간, 수불지화연자로형고골‧시재자요복참회. 명인과자, 여와철상, 약당원적, 자비조석, 밀밀증장성태, 기차친선지식자, 지구해탈, 가이잠용기형, 용신유호. 기혹심몰개전,[6] 신리온난, 불찰무명, 불지명축, 유기어언, 자위구경, 소진천사,[7] 타피악취, 장부맹리, 득부동심재! 영공생봉상.괵읍, 출가어옹주.호현.백운산.정거선원.」
대중상부[8]이년사월팔일, 기.
건명사건명사는 군군으로부터 1백리 떨어져 있으며 예전에는 석문사석문사라 하였는데 칙령에 의해 이름을 바꾸었다. 높은 산과 험준한 골짜기는 호랑이와 표범이 숨어 있고 갈림길은 울퉁불퉁한 자갈길로서 사람의 자취로부터 아득히 단절되어 있으니 도 닦는 일에 뜻을 둔 이가 아니면 능히 깃들고자 하는 마음이 없을 것이며, 벼슬길에서 하릴없이 노니는 무리들은 이익과 명예에 매여있기에 비록 그 뛰어난 절경을 보더라도 능히 그 경계에 오를 이가 드물었다.
사도사도가 군군을 지키던 때에 한 학자를 알고 있었는데 법명이 수영수영으로, 옹희 3년부터 찾아다니며 법을 묻더니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후에 좌선하는 승당이 낮고 좁으며 여기저기 허물어졌기에 발심하여 다시 짓고자 그 뜻을 굳게 가지고 마을에서 시주를 구함에 여러 해를 지나고 여러 곳을 다니다가 좋은 장인을 부르고 훌륭한 재목을 구입하여 경덕 3년에 이르러 비로소 낙성을 고하니 무릇 5간간 11가가였다. 봄에 학승인 문도 혜과혜과가 석장을 끌고 서울에 이르러 나에게 기문기문을 청하며 가지고 가서 돌에 새기겠다 하므로 이에 글을 써서 말하였다.
「부처님 법이 널리 미쳐서 달마가 서쪽에서 건너옴으로부터 신근신근을 갖춘 자들이 근본 원류의 증득을 추구하여 광야에 별처럼 거처하니, 초목으로 몸을 가리우나 옷은 추위를 막지 못하였고 음식은 배를 채우지 못하였다. 정법이 점차 경박해짐에 이르러 사람과 법이 쇠퇴하고 태만해져 백장선사가 이에 건물을 지어서 늙고 병든 이들을 편안케 하였더니 그로부터 선종의 사찰들이 경쟁적으로 건물을 크고 웅장하게 짓게 되었다. 젊은 나이의 초학들은 그 곳에 제멋대로 누워 있으되 교화할 인연을 가진 자(화연자)들이 고달픈 몸으로 고초를 겪은 일과 재물을 시주한 자들이 복을 맞기 위해 깊이 참회한 것은 거의 알지 못한다. 인과에 밝은 자는 마치 쇠로 된 평상에 누워 있는 듯이 여기고 흡사 원수나 도적을 마주친 듯이 여긴 것이 원래 하루이틀이 아니었기에 가만가만히 꾸준하게 성현의 씨앗을 늘려 자라게 하였고, 그 다음으로 선지식을 가까이하는 자는 뜻에 해탈을 구하고 있기에 잠시 그 형상을 용납하더라도 용신이 보호하는 바가 되는 것이다. 만일 마음이 온갖 번뇌에 빠져서 몸으로 따뜻한 것만 이롭게 여기며 무명을 살피지 않고 명이 줄어듦을 알지 못한 채 오직 언어만 기억하여 스스로 궁극적인 것을 다 끝마쳤다 일컫는다면 세월이 다하여 물러갈 때 저 악도에 떨어질 것이니, 장부로서 용맹하고 예리한 자라면 어찌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영공은 봉상의 괵읍에서 태어나 옹주의 호현 백운산의 정거선원에서 출가하였다.」
대중상부 2년 4월 8일에 글을 쓰다.
【1】곡은산.석문사.온선사, 사수산념선사. 주석문일, 태수이사의태욕, 기귀중영어도측, 수좌문신왈: 「태수무고굴욕화상여차.」 사이수지지운: 「평지기골퇴.」 수지용일토퇴, 태수문지, 영인삭거, 복용여초. 기후, 태수전가사어양주. 송사도위대제, 매식필진일선, 상왈: 「복당여시석.」
【2】석지불평.
【3】송.태종년호.
【4】진종년호.
【5】《사》주: 양가위일간. 차언오간십일가, 미상.
【6】오개십전, 개번뇌명.
【7】춘광, 위지소광, 취화창지의. 언차소광숙홀이진, 보연천변사락칙당몰익악도야.
【8】진종년호.
【1】곡은산 석문사 온선사는 수산 염선사의 법을 이었다. 석문사에 머물러 있을 때 태수가 사사로운 뜻으로 태장을 가해 욕을 보였는데, 이윽고 돌아옴에 대중들이 길 옆으로 서서 맞아주며 수좌가 물어 가로되 「태수가 무고하게 스님을 이와 같이 굴욕케 하였습니다」 하므로 스님이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며 이르기를 「평지에서 뼈무더기가 솟아오르리다」 하니 가리킨 곳에서 한 무더기의 흙이 솟아올랐다. 태수가 이 이야기를 듣고 사람을 시켜 깎아 버리게 하였으나 다시 처음처럼 솟아올랐다. 그 후에 태수의 온 집안이 양주에서 죽었다. 송사도는 대제가 되어 매번 식사 때마다 반드시 반찬 한 가지를 남김없이 먹고는 항상 말하기를 「복록도 응당 이와 같이 아까워해야 한다」고 하였다.
【2】자갈 땅으로 평탄하지 않음이다.
【3】송나라 태종의 연호이다.
【4】진종의 연호이다.
【5】《사기》의 주석에 2가를 1간으로 한다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5간 11가는 무엇인지 상세하지 않다.
【6】5개와 10전으로 모두 번뇌의 이름이다.
【7】춘광을 소광이라 일컬은 것이니 화창하다는 뜻을 취한 것이다. 이 세월의 빛이 홀연히 다하여 과보의 인연이 옮겨지고 변하여 물러나게 되면 곧 응당 악도에 침몰하여 헤어나지 못함을 말한다.
【8】진종의 연호이다.
ꊶ 포선산혜공선원륜장기       무위거사양걸작[1]
법계본무중생, 중생연호망견; 여래본무언교, 언교위호유정. 망견자중생지병, 언교자여래지약, 이약치병칙병무불치, 이언각망칙망무불각, 차여래부득이이언, 현지부득이이술야. 고아난타집이위경, 우파리결이위율, 제보살연위론,[2] 경‧율‧론수분호삼장, 계‧정‧혜개본호일심. 장이시기함용,[3] 심불가이체애.[4] 시이쌍림대사접물수기, 인권표실, 취언교이위장, 재보장이위륜, 이교의륜칙교류이무애,[5] 이륜현교칙륜운이무궁.[6] 사피기교자, 리오변통,[7] 견기륜자, 심불퇴전. 연후, 우유성해, 해탈의전, 무일물불전법륜, 무일진불귀화장. 비유심지자, 기숙능여어차재!
법계에는 본디 중생이 없건마는 중생은 망령된 견해에서 반연하였으며, 여래는 본디 말이나 가르침이 없건마는 말이나 가르침은 유정유정들을 위한다. 망령된 견해라는 것은 중생의 병고이며 말이나 가르침이란 것은 여래의 양약이므로 양약으로 병을 치료하면 곧 치료되지 않을 병이 없으며 말로써 망령됨을 깨우치면 곧 깨닫지 못할 망령됨은 없으니, 그래서 여래가 부득이 말을 한 것이며 어진 이와 지혜있는 이들이 부득이 저술한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타는 결집하여 경장경장을 이루었고 우바리는 결집하여 율장율장을 이루었으며 모든 보살들이 부연하여 논장논장을 이루었으니, 경과 율과 논이 비록 삼장으로 나뉘어졌으나 계정혜는 대개 하나 되는 마음에 뿌리를 둔다.
장장은 그것으로써 함용하고 있음을 드러내 보이며 심심은 가히 막히거나 거리낄 수 없다. 그러한 까닭에 쌍림대사쌍림대사가 중생들을 제접하고 근기를 따라서 방편에 의지하여 실다움을 표방함에 말씀과 가르침을 모아서 장장을 이루고 그러한 보물스런 장장을 실어서 윤륜을 만들었으니, 가르침을 폄에 바퀴에 의지하면 가르침이 번져가는데 장애가 없고 바퀴로써 가르침을 드러내 보이면 바퀴가 굴러가는데 끝이 없을 것이므로, 그 가르침을 입는 자로 하여금 이치에 변통을 깨닫고 그 바퀴를 보는 자로 하여금 마음에 물러섬이 없게 할 것이다.
그러한 후에 성품의 바다에 자유롭게 노닐며 뜻의 통발(문자)에서 벗어난다면 어느 한 물건도 법륜법륜을 굴리지 않는 것이 없을 것이며 어느 한 티끌도 화장화장의 세계에 돌아가지 않는 것이 없을 것이다. 깊은 지혜를 지닌 자가 아니면 그 누가 능히 여기에 참여하겠는가.
【1】양걸, 자차공, 사지예부시랑. 무위주인, 사천의의회선사.
【2】여래멸후, 어필발라굴, 립삼좌부주, 각결집위삼장, 아난송출경장, 가엽송출론장, 우파리송출율장, 차즉상좌부. 경유일천현성, 명파시가, 어굴외결집, 명대중부. 차이부통칭위승기율, 시위근본, 분삼장위삼부, 시소승. 우아난해여문수, 어철위산, 결집보살장, 차시대승, 불분경율. 기후제보살, 작대승제론, 역위론장.
【3】유장의.
【4】유륜의.
【5】횡류십방.
【6】수통삼제.
【7】변식위지.
【1】양걸의 자는 차공으로 관직이 예부시랑까지 이르렀다. 무위주의 사람으로 천의 의회선사의 법을 이었다.
【2】여래께서 입멸한 후 필발라굴에서 삼좌부의 부주를 세우고 각기 결집하여 삼장을 이룸에 아난은 경장을 외어내었고 가섭은 논장을 외어내었고 우바리는 율장을 외어내었으니 이것이 곧 상좌부이다. 다시 1천의 현인과 성인들이 있어 파시가에게 명하여 굴 밖에서 결집하니 대중부라 이름한다. 이 2부는 통상적으로 승기율이라 일컫고 곧 근본이 되며 삼장을 나누어 삼부로 하였으니 바로 소승이다. 또 아난해가 문수와 더불어 철위산에서 보살장을 결집하니 이것이 바로 대승으로서 경과 율을 따로 나누지 않았다. 그 후에 모든 보살들이 대승에 관한 여러 논을 지으니 이 역시 논장이 되었다.
【3】감추어 지닌다는 뜻이 있다.
【4】움직여 굴러가게 한다는 뜻이 있다.
【5】시방에 널리 퍼져 감.
【6】삼제에 널리 통함.
【7】식을 변화시켜 지혜가 됨.

7. 서  문

ꊱ 람곡신법사자경록서
여구세출가, 우금과육십의, 지어소요광하, 고보방제,[1] 체안경연, 신거한일, 성광미단, 십리지정찬이진,[2] 일채방중,[3] 삼덕[4]지진수총췌, 불지경확[5]지돈폐, 불식정임[6]지구로, 장육척지구, 전백년지명자, 시수소치호? 즉아본사지원력야. 여차약계오십지년, 조[7]중[8]음식개비삼백여석의,[9] 한서의약개비이십여만의.[10] 이기고문‧수우‧벽체‧단영‧헌승[11]‧복수지류, 궤안상욕지류, 소비우무애의; 혹복무명암기‧사견횡생, 비법망용‧비시음담, 소비우난량의. 차개출자타력, 자성아용, 여부급급지위,[12] 개득동년이교기고락재? 시지! 대자지교지의, 대비지력심의. 황십호조어, 이아위자이복지; 팔부천룡, 이아위사이봉지! 황왕수귀, 불감이신례축지, 칙기귀가지야; 존친수중, 불감이자의첨지, 칙기존가지야. 약내유유사속,[13] 망망구토,[14] 수가비아지창저? 하인비아지자제? 소이제우입실, 함봉지선거개,[15] 진석등구,[16] 시만지용숙경.[17] 고인이일손지혜, 유능효[18]절,[19] 일언지고, 상혹망구,[20] 황종정지종, 개여래지양호, 종생지사, 개여래지음호! 향사불우불법, 불우출가, 방장효석범상로, 신혼근롱무, 치취만단, 핍박[21]천계. 폐첨진서,[22] 혹불족이개형, 곽[23]여[24]찬식, 혹불능이충구, 하가우형[25]광우, 책장한정, 예리청담, 피금한학, 피한서‧택감신, 가척동치, 징구봉급, 종의마지해군, 임정원지교수야.[26] 단삼장[27]운용, 십전[28]영결, 치애난심, 광우환뇌, 자회자책, 경순식이이천, 비지한지, 력순삭이아변. 혹복승당치례, 치존의이우읍, 대격피문, 참성교이수루. 혹순의[29]견식,[30] 곤욕이치지, 손재거우, 고궁이고지,[31] 경불능굴만산‧청욕화, 사추폐지성색, 면확탕지심주, 기불통재! 개불통재! 소이, 상참‧상제,[32] 산신이불증, 공장‧지장, 구접이무방. 여우반복구기, 주선자무, 형용이목, 불감어상류, 식오신청, 삼차어명배. 하복이생중국, 하선이예출가, 하죄이계검다위,[33] 하흔이강강난화. 소이, 영우일측, 저탄중소, 막식구지지방, 미변혁지지술. 연유몽정훈,[34] 조점석교, 파문장자지유언, 루알명승지고론, 삼사지사,[35] 가위현이시자,[36] 구절지빈, 대잠명이작훈,[37] 고내상구열대, 피열군편, 채동병지하류, 방미진지야객. 기유멸성언‧경업루‧종일무치‧완소불검, 가위징권자, 병집이록지, 잉간십과, 분위삼축, 조석관람, 서비만일. 약내좌[38]성룡보, 립[39]험사신,[40] 우읍등파, 타명요사, 혹장초[41]교지, 편체화연, 혹과극거래, 응시유혈, 혹설소미락, 혹실성발광, 혹취파채이작노,[42] 혹침속시이연족,[43] 기신원목, 할육수시주지은,[44] 탁적환비, 변골수방인지벌,[45] 석불견이금견, 선불지이시지, 호천고지, 막이추, 파담최간, 비소급. 당차시야, 부모백신이무속, 친빈사치이불구, 화뢰위적[46]이공진, 좌우무응이해보. 향지환오미락, 위하재호? 향지붕류권속, 위하시호? 오호! 조위성덕, 창식어장랑, 석위상자, 애통어유방. 비사인지독유, 념여신혜혹당, 당백년이일우, 장치회혜하앙,[47] 가불창호? 가불구호? 고편기종시, 비지좌우, 저욱서신지계,[48] 장기전승지공.[49] 기유명현아고,[50] 철인수적, 도화지오[51]융, 시사지장[52]부,[53] 역부이록지, 이기통식. 고인운: 「백년영조, 천재심재.」 실망천재지후, 지여심지소재언.
내가 아홉 살에 출가하여 지금까지 육십 년이 지났음에 넓은 기와집을 한가로이 노닐고 꽃향기 가득한 섬돌을 두리번거리며 거닒에 몸은 가볍고도 부드러운 곳에 두고 또한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거처하며, 별빛이 아직 아침이 되기도 전에 열 가지 이로움을 담은 공양의 정미로운 음식이 이미 펼쳐지고 햇빛이 바야흐로 정오에 이르면 청정하고 법답고 부드러운 진수성찬이 모두 모이지만, 밭 갈고 수확하는 고달픔을 알지 못하고 솥에 익히는 수고로움을 깨닫지 못한 채 6척의 몸뚱이를 길러 1백년의 수명을 온전히 함은 이것이 누구의 덕택인가? 곧 우리 본사본사의 원력이다.
내가 우선 50여 년을 대략 계산해 보건대 아침과 낮에 마시고 먹은 것으로 대략 3백여 석석을 소비하였고, 추위와 더위에 쓴 의복과 약재로 대략 20여 만만을 소비하였다. 그리고 높은 문과 깊숙한 집과 푸른 섬돌과 붉은 기둥과 덮개 수레와 노복의 무리 및 걸상과 책상과 평상과 침구 같은 온갖 것들을 소비한 것은 또 끝이 없으며, 혹은 거듭하여 무명이 가만히 일어나거나 삿된 견해가 제멋대로 생겨서 법답지 않은 것을 망령되게 사용하거나 때가 아닌 때 마시고 먹으며 소비한 것 또한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다른 이의 힘으로부터 나왔으나 가져와서 내가 쓰게 되었음에 무릇 저 급급한 무리와 더불어 어찌 같은 햇수로 셈하여 그 고락을 비교할 수 있겠는가.
이로서 대자대자로움의 가르침이 지극하고 대비대비로움의 힘이 깊음을 알 수 있으니, 하물며 열 가지 명호를 모두 갖추신 조어장부께서 나를 아들로 삼아 덮어 기르고 팔부의 천룡이 나를 스승으로 삼아 받들어 모심에랴! 황제나 군왕이 비록 존귀하나 감히 신하의 예로써 기르지 아니하니 곧 그 존귀함을 알 수 있으며, 높으신 어버이가 비록 중하나 감히 자식의 의미로써 굽어보지 않으니 곧 그 높음을 알 수 있다. 이에 하고많은 세속의 네 무리와 끝도 없이 너른 땅에 그 누구의 집이 나의 곳집이 아니겠으며 그 어떤 사람이 나의 자제가 아니겠는가. 그러한 까닭에 발우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서면 깊이 간직했던 음식을 급히 열고, 석장을 떨치며 거리에 나서면 거만만 피우던 얼굴이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된다. 옛 사람들은 한 끼 음식의 은혜를 받더라도 오히려 능히 절개를 바쳤고 한 마디의 보살핌을 입더라도 오히려 혹은 몸을 바쳤으니, 하물며 머리부터 발끝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래께서 길러 주심이고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래의 음덕임에랴!
예전에 만약 불법을 만나지 못했거나 출가를 하지 못하였다면 바야흐로 아침저녁으로 서리와 이슬을 범하고 밤낮으로 밭두둑과 논이랑에서 수고스러우며 만 가지 일로 뛰어다니며 천 가지 계교에 핍박되었을 것이다. 해진 행주치마와 때 낀 솜옷이라도 혹은 몸뚱이를 가리기에 부족하고 콩잎과 채소로 된 반찬과 먹거리라도 간혹 입을 채우기에 부족하였을 것이니 어느 겨를에 넓은 집에서 두리번거리며, 한가한 정원에서 지팡이를 짚고 신을 끌며 맑은 얘기를 나누며, 옷깃을 헤치고 한가로이 농짓거리하며, 추위와 더위를 피하고 달고 매운 것을 가리며, 어린아이를 야단쳐 물리치며, 물을 떠다 받치기를 불러 구하며, 뜻의 야생마가 무리를 훼방함을 놓아두며, 감정의 원숭이가 나무를 옮겨 탐을 내버려두겠는가?
단지 세 가지 업장이 구름 같이 솟아 있고 열 가지 번뇌가 얼기설기 얽혀 있으며 어리석음과 애욕이 마음을 어지럽혀 미친듯한 어리석음으로 근심하고 고뇌하나니 스스로 후회하고 꾸짖는다 하더라도 순식간을 지나면 이미 달라지고, 슬퍼하고 한탄한다 하더라도 열흘이나 한달 만 지나면 갑자기 변한다. 혹은 다시 승당에 올라 예를 지극히 함에 존엄한 위의에 부끄러워하여 비오듯 울음을 울며, 책상을 대하여 글을 펴 봄에 성스러운 가르침에 수치스러워 하여 눈물을 떨군다. 혹은 해진 옷과 거친 밥으로 피곤하고 욕됨을 치르며 재물을 덜고 벗을 떠나와서 외롭고 곤궁함으로 괴로움을 겪더라도 결국에는 교만의 산을 굴복시키지 못하고 욕망의 불길을 식히지 못하며 거칠고 피폐한 소리와 빛을 버리지 못하고 가마솥에 삶기는 극심한 벌을 면하지 못할 것이니 어찌 슬프고 슬프지 않겠는가!
그러한 까닭에 상참보살과 상제보살은 괴롭고 괴롭더라도 [자신을 수행의 괴로움에서] 건져내지 않았고 공장보살과 지장보살은 구제하고 제접하기를 일정한 지방에 국한함이 없었다. 내가 또 반복하여 이 몸을 구해보고 거듭하여 스스로를 어루만져 보았기에 몸뚱이 모습이나 귀와 눈은 보통의 무리보다 모자라지 않지만 식식을 깨닫고 신신을 맑힘에 있어서는 이름 난 사람들과 가지런하지 못하다. 무슨 복으로 중국에 태어나서 무슨 선행으로 출가에 참여하였으며, 무슨 죄업으로 계율로 검속한 것을 그리 많이 어겼으며 무슨 허물로 강경하게 되어 교화하기 어렵게 되었는가. 그러한 까닭에 해 기울며 얽혀 들었다가 한밤중까지 우두커니 서서 한탄하지만 그것을 구제할 방법을 알지 못하고 그것을 변혁시킬 수단을 판별하지 못한다.
그러나 어려서 가정의 교훈을 입고 일찍이 석가의 가르침에 젖어 자못 장자장자의 유언을 듣고 누차 이름 있는 스님들의 높은 경륜을 참구하였으나, 세 번 생각하는 선비라도 무두질한 가죽과 악기의 현을 빌어 그것으로써 의지하는 바를 삼으며 구절판구절판 고개의 빈객이라도 잠잠과 명명을 기다려서 훈계를 삼았다 하였으니, 그러므로 이에 여러 세대에서 상세히 구하고 뭇 서적들을 자세히 살펴보았으며 같은 병을 지닌 아래 무리들에게서 채집하고 길 잃은 나루터의 들손들을 방문하였다. 혹 성인의 말씀을 능멸하며 업의 과보를 가벼이 여기며 수치심도 없이 멋대로 안일하며 완고하고 성기어도 단속하지 않는 등 징계하여 권선할 만한 것이 있으면 모두 모아 기록하여 그대로 열 과목으로 간략하게 한 뒤 세 권으로 나누었으니 아침저녁으로 살펴보아 만의 하나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만약 앉은자리에서 용의 과보를 이루거나, 곧장 뱀의 몸으로 징험을 받거나, 소가 되어 눈물을 흘리며 비탈을 오르거나, 낙타가 되어 울며 절을 빙빙 돌거나, 혹은 곤장과 회초리가 번갈아 이르러 온 몸이 불길로 타오르거나, 혹은 곧은 창과 굽은 창이 오고감에 그 때마다 피를 흘리거나, 혹은 혀가 녹아 없어지고 눈썹이 떨어지거나, 혹은 실성하여 광기를 부리거나, 혹은 한 줌의 나물을 가졌다가 노비가 되거나, 혹은 한 다발의 땔나무를 도둑질하였다가 발을 태우거나, 정신을 동산의 나무에 의탁하여 살을 베어 시주의 은혜를 갚거나, 자취를 지옥에 의탁하여 뼈가 변하도록 남을 비방한 죄를 받게 되면, 예전에는 보지 못한 것을 지금에야 보게 되고 앞서 알지 못한 것을 비로소 알게 되니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고 땅을 치더라도 뒤따를 수 없으며 쓸개를 쪼개어 내고 간을 도려내도 미칠 바가 아니다.
이 때를 당해서는 부모가 1백 개의 몸을 지녔다 하더라도 죄를 대신할 수 없고 친지나 빈객들이 사방에서 달려오더라도 구원할 수 없으며 뇌물을 내버리듯 쌓아 두어도 헛되이 벌려 놓은 것이니 좌우에서 가슴을 어루만져준들 어찌 도움이 되겠는가. 예전의 환락과 멋진 즐거움이 어찌 존재하는 바가 될 것이며, 예전의 벗들과 권속들이 어찌 믿을 바가 될 것인가.
오호라! 아침에는 성대한 덕을 지닌 이가 되어 기다란 행랑에서 노래하며 쉬다가 저녁에는 상처받은 자가 되어 어둑한 방안에서 서럽게 운다. 이 사람에게만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몸도 혹시 해당될까 염려되니 만일 백년에 한 번 만나면 장차 수치스러워 하고 한스러워 한들 어찌 미칠 것인가? 어찌 슬프지 않을 것이며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그 처음과 끝을 엮어서 왼편과 오른편에 갖추어 두었다가 옷끈에 적어 둔 훈계의 글로써 묵묵히 힘씀으로서 장차 전승의 공로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밖에 혹은 이름난 현인들의 고아한 경계나, 지혜가 밝은 이의 뛰어난 자취나, 불도의 교화가 쇠퇴하고 융성함이나, 그때 그때의 일로서 선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 등이 있으면 역시 덧붙여 기록함으로써 널리 알려고 하는 이에게 붙이노라. 옛사람이 이르기를 「백년의 그림자는 갔으나 천년의 마음은 그대로 있다」 하였으니, 진실로 천년 후라도 나의 마음이 있는 곳을 알아주기를 바라노라.
【1】제계체야.
【2】《사분》운: 「명상출시, 식죽. 혹출이구후, 혹미출시, 즉시비시.」《승기》운: 「불인난타모시중승죽, 설게운: ꡔ지계청정인소봉, 공경수시이죽시, 십리요익어행자, 시명양약불소설.ꡕ」 십리자: 자색, 증력, 익수, 안락, 변설, 풍제, 소숙식, 사청, 소기, 소갈. 사청, 위훈석언사; 변설, 위언출무초.
【3】《비라삼매경》운: 「불고법혜보살, 식유사종: 조기, 제천식; 일중, 제불식; 일서, 축생식; 일모, 귀신식. 불제, 단육도인, 동삼세불고, 령중식.」
【4】청정여법유연.
【5】춘경추확.
【6】숙식.
【7】죽.
【8】재식.
【9】미야.
【10】전야.
【11】거상유개왈헌승.
【12】급급, 불잠휴식지의.
【13】사속, 사농공상; 유유, 언사속지다.
【14】망망, 광탕모, 언구주지광야.
【15】석상창저구.
【16】《근본잡사》운: 「비구걸식, 입장자방, 수초기방, 비구백불, 불언: ꡔ가작성경각.ꡕ 즉가가작성, 훤료초훼. 불복제이권타문, 가인괴문: ꡔ하고, 타파아문?ꡕ 비구묵이무대. 불언: ꡔ응작석장, 령장두안환자, 요진작성이위경각, 동가이삼, 무인문시, 즉수행야.ꡕ」
【17】석상자제구.
【18】치야우헌야.
【19】예상아인령첩사야.
【20】설산동자사.
【21】임중무체왈핍, 강력소사왈박.
【22】의지폐전자왈첨.《설문》「서, 폐면야.」 조여위서, 불조위면. 조, 역견위사야. 우광지별명, 정왈면, 추왈서.
【23】두엽.
【24】채지총명.
【25】<좌태충부> 「우형이고.」 주: 우, 장목야, 미상왈형, 위거미양목야. 고, 고야.
【26】《여씨춘추》운: 「초왕유신백원, 왕자사지칙교수이희, 사군신각사이미능중지, 우사양유기사지, 시조궁거시, 원옹수이호, 유기발전능중지.」 교, 사야; 교수, 여박수이희야. 박, 포야.
【27】혹장, 업장, 보장.
【28】전유오전팔전십전, 개수수증성, 전요일체관행자지심. 우전박신심고, 명.
【29】자하가빈, 의약현순.
【30】추식야.
【31】무우왈고, 무소의야; 무재왈궁, 무소자야.
【32】상참, 미상. 살타파륜, 차운상제, 구불법고, 우수제곡, 칠일칠야, 인시호상제. 구여《대반약경》.
【33】검속야, 이계율검속신심고, 왈계검야.
【34】부자상독좌, 리추이과정, 자왈: 「학시호?」 왈: 「불학시.」 자왈: 「불학시, 무이언.」 리퇴이학시. 타일, 리우추이과정, 자왈: 「학례호?」 왈: 「불학례.」 자왈: 「불학례, 무이립.」 리퇴이학례. 출《잡기》. 후인, 학어기친자, 위지「정훈」.
【35】계문자, 매사삼사이후행.
【36】한비자왈: 「서문표, 성급고패위; 동안자, 성완고패현.」 주: 위, 피승, 유완; 현, 궁현, 유급. 유이왈: 「위현, 비능언지물, 이고인인이자광, 신원비어위현.」
【37】왕양위익주자사, 지구절판, 탄왈: 「신체발부, 수지부모, 무감훼상.」 잉이불부. 차, 이효자작잠야. 후, 왕준위익주지차, 계종구책진왈: 「차개왕양소외호? 지사불망상기원, 용사불망기구학.」 차, 이충신작훈야.
【38】홀야.
【39】즉야.
【40】좌성룡보: 양.무제.극황후성투기, 제초립, 미급책명, 인분노, 홀투전전정, 중추구지, 이화위독용, 막감근지. 립험사신:《자경록》운: 「고려유대흥륜사, 유일비구, 궐명도안, 선강설, 항거차사, 평량중승, 가척동아, 대행진에. 후인포질, 생변사신, 경출림야, 장십장여.」
【41】대왈장, 소왈초.
【42】《자경록》우운: 「석유일인, 춘월야, 승흥유우인지가, 은취일파지채, 사작궐가지노야.」
【43】우운: 「석, 랑주유금일자, 선부후빈, 종무권속, 시치설불승한고, 어린가절일속지시, 사후조연족지환야.」
【44】원균견상.
【45】지옥지제, 이상두성, 장왈환장, 비왈환비, 총이명지왈환토. 금언환비, 위지하지옥.
【46】금옥왈화. 뢰, 유증야. 위음외, 적음자, 개축적야. 소왈위, 다왈적, 범지소취지물이언지칙음외자, 지취물이적루지칙여자야.
【47】급야.
【48】《론어》, 자장원문일언, 서제신. 신, 대대야.
【49】《한비자》운: 「자하시구이후비, 유문지자, 왈: ꡔ오전승.ꡕ 문: ꡔ하위전승?ꡕ 왈: ꡔ오입견부자지의이영지, 출견부귀우영지. 이자전어흉중, 고구, 금견부자지의승, 고비.ꡕ」
【50】아, 정야; 고, 상지경하지언야.
【51】오음왜, 오하지지, 탁수불류처야.
【52】선야.
【53】불선야.
【1】제는 섬돌층계이다.
【2】《사분율》에 이르기를 「하늘이 훤하게 동이 트는 첫 새벽에 죽을 먹는다. 동이 튼지 이미 오래 되었거나 혹은 아직 동이 트지 않았을 때는 [먹을] 때가 아니다」 하였다.《승기율》에 「부처님께서 난타의 에미가 대중스님에게 죽을 시주한 것을 인연하여 게송을 읊어 말하였다. ꡔ청정계율 지켜가니 사람들이 받들기를, 공경으로 공양함에 때에 맞춰 죽시주라, 열 가지로 유익하여 수행자를 도웁나니, 이름하여 량약이라 옛부처님 말씀일세ꡕ」 하였는데, 열 가지 이익이란 혈액순환에 좋고, 체력을 증진시키고, 수명을 더하고, [몸과 마음이] 안락하고, 말이 유창해 지고, 풍증의 질환을 없애고, 묵은 음식(숙식)을 소화시키고, 말에 조리가 있고, 주림을 해소하고, 갈증을 없애 주는 것 등이다. 사청이란 한마디 한마디의 말에 조리가 있음을 말하고, 변설이란 말을 함에 거침이 없음을 말한다.
【3】《비라삼매경》에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법혜보살에게 일러주시기를 음식을 먹음에 네 가지 유형이 있다 하였으니, 새벽에 일어나며 먹는 것은 모든 하늘신들이 먹는 것이요, 해가 중천에 있을 때 먹는 것은 모든 부처님들이 먹는 것이요, 해가 서녘에 기울어서 먹는 것은 축생들이 먹는 것이요, 해가 저문 뒤에 먹는 것은 귀신들이 먹는 것이라 하였다. 부처님께서 제정하시기를, 육도의 원인을 끊고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같게 되고자 하는 까닭에 해가 중천에 있을 때 음식을 먹게 하신 것이다.」
【4】청정함과 법다움과 유연함이다.
【5】봄에 밭 갈고 가을에 수확함이다.
【6】음식을 익힘.
【7】죽.
【8】공양 음식.
【9】쌀이다.
【10】돈이다.
【11】덮개가 있는 수레를 헌승이라 한다.
【12】급급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는 뜻이다.
【13】사속은 선비와 농부와 장이와 아치를 말하며, 유유는 네 부류의 속인들이 많음을 말한다.
【14】망망은 광활하여 끝이 없는 모습으로서 온 천지가 넓음을 말한다.
【15】위에서 창저라고 한 구절에 잇대어 풀이한 것이다.
【16】《근본잡사》에 말하였다. 「비구가 걸식하며 장자의 집으로 [무심코] 들어갔다가 비난을 받기에 이르자 비구가 부처님에게 아뢰니 부처님이 ꡔ소리를 내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면 될 것이다ꡕ 하므로 이에 큰 소리로 꾸짖듯이 소리를 지르다가 시끄럽다 하여 험담을 들었다. 다시 부처님이 주먹으로 문을 두드리라 [하기에 그렇게] 하였더니 집안 사람들이 괴상히 여겨 묻기를 ꡔ무슨 까닭으로 우리집 문을 두드려 부수려는가?ꡕ 하였으나 비구는 묵묵히 있을 뿐 대답이 없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ꡔ응당 석장을 만들어 그 머리에 둥근 고리를 장치하고는 흔들어 소리를 냄으로써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니 두세 번 움직이면 될 것이며, 묻는 이가 없을 때는 곧 발걸음을 옮겨야 할 것이다ꡕ 하였다.」
【17】위에서 자제라고 한 구절에 잇대어 풀이한 것이다.
【18】보내다(치)는 것이며 또는 바치다(헌)는 것이다.
【19】예상에서 굶주림을 겪었던 영첩의 일을 말한다.
【20】설산 동자의 일이다.
【21】맡겨지는 일이 막중하면서도 그칠 줄 모르는 것을 핍이라 하고, 억지로 부리는 것을 박이라 한다.
【22】옷의 앞부분이 해진 것을 첨이라 한다.《설문》에 「서는 해진 솜옷이다」 하였다. 고치를 켜고 남은 것이 서며 고치를 켜지 않은 것은 면이다. 고치를 켠다는 것은 누에고치를 풀어내어 실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또한 솜의 다른 이름이니, 정교한 것을 면이라 하고 거친 것을 서라 한다.
【23】콩잎이다.
【24】나물의 총괄적인 이름이다.
【25】<좌태충부>에 「눈을 부릅뜨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알리다」 하고는 그 주석에 우는 눈을 크게 벌리는 것이요 눈썹을 치켜올리는 것을 형이라 한다 하였으니, 눈썹을 치켜올리고 눈을 치켜 뜨는 것을 말한다. 고는 알리는 것이다.
【26】《여씨춘추》에 「초나라 왕에게 신비스런 흰 원숭이가 있었는데 왕이 직접 그 원숭이를 활로 쏘았더니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며 희롱하므로 모든 신하들에게 각자 활을 쏘게 하였으나 능히 그 원숭이를 맞히지 못하였다. 다시 양유기에게 그 원숭이를 쏘게 하였더니 비로소 활을 조절하고 화살을 들어올리자 원숭이가 나무를 끌어안고 통곡하였는데, 유기가 화살을 쏘아 능히 적중시켰다」라 하였다. 교는 업신여겨 희롱함이니 교수는 나무를 감싸안고 희롱하는 것이다. 박은 감싸안음이다.
【27】[중생이 탐진치 등의 혹으로 말미암아 심성을 더럽히고 바른 도를 장애하는] 혹장과 [언어와 동작 또는 마음으로 악업을 지어 정도를 방해하는 장애인] 업장과 [지옥‧아귀‧축생 등의 과보를 받아 불법을 들을 수 없는 장애인] 보장이다.
【28】전에는 오전과 [무참, 무괴, 질, 간, 회, 수면, 도거, 혼침의] 팔전과 [팔전에 분, 복을 더한] 십전이 있으니, 모두 여러 번 더해지고 번성해져서 진리를 관하고 행하는 모든 자들의 마음을 얽어 감싼다. 또 몸과 마음을 얽어 묶는 까닭에 이름한 것이다.
【29】자하는 가난하여 그 의복이 마치 메추라기를 매어달아 놓은 듯 헤진 것이었다.
【30】거친 음식이다.
【31】벗이 없는 것을 고라 하나니 의지할 바가 없음이요, 재물이 없는 것을 궁이라 하나니 밑천할 바가 없음이다.
【32】상참은 무엇인지 분명치 않다. 살타파륜(sadāprarudita)은 이곳 말로 하면 ‘항상 울다(상제)’인데, 불법을 구하는 까닭에 근심과 시름으로 울기를 7일 밤낮을 한 인연으로 상제라 부른다.《대반야경》에도 [내용이] 갖추어져 있다.
【33】검은 동여매는 것인데, 계율로 몸과 마음을 동여매는 까닭에 계검이라 한다.
【34】일찍이 공자가 홀로 앉아 있었더니 공리가 종종걸음으로 뜰을 지나가기에 공자께서 「시를 배웠느냐?」 하니 「시를 배우지 않았습니다」 하므로 공자께서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할 만한 꺼리가 없느니라」 하기에 공리가 물러나서 시를 배웠다. 다른 날 공리가 또 종종걸음으로 뜰을 지나가자 공자께서 「례를 배웠느냐?」 하니 「예를 배우지 않았습니다」 하므로 공자께서 「예를 배우지 않으면 세울 만한 꺼리가 없느니라」 하기에 공리가 물러나서 예를 배웠다.《잡기》에 나온다. 훗날 사람들이 그 부친에게 배우는 것을 일컬어 ‘정훈’이라 하였다.
【35】계문자는 모든 일을 세 번 생각한 후에 행하였다.
【36】한비자가 이르기를 「서문표는 성격이 급한 까닭에 부드러운 가죽을 차고 다녔고, 동안자는 성격이 느슨한 까닭에 활시위를 차고 다녔다」고 하였다. 주석에, 위는 가죽으로 된 노끈으로 느슨함을 비유하며, 현은 활의 시위로 성급함을 비유한다. 유이가 이르기를 「가죽이나 시위는 말을 할 줄 아는 물건이 아니지만 옛 사람들이 그것을 끌어대어 스스로 잘못을 바로 잡았으니, 신은 원컨대 가죽이나 시위에 비견되고자 합니다」 하였다.
【37】왕양이 익주자사가 되어서 구절판에 도착하자 탄식하여 이르기를 「이 몸의 터럭과 살갗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니 감히 헐고 상처입게 할 수 없다」 하고는 이에 나아가지 않았다. 이것은 효자[의 입장으]로써 훈계를 지은 것이다. 후에 왕준이 익주[자사]가 되어 여기에 도착하자 말을 모는 시종을 타이르고 채찍질하여 나아가며 말하기를 「이것이 어찌 왕양이 두려워하던 바이겠는가. 뜻을 가진 선비는 그 근원을 잃음을 잊지 않으며, 용기 있는 선비는 봇도랑의 웅덩이에 버려짐을 잊지 않는다」 하였다. 이것은 충신[의 입장]으로써 훈계를 지은 것이다.
【38】[좌는] ‘갑자기’이다.
【39】[립은] ‘즉각’이다.
【40】좌성룡보는, 양 무제의 극황후는 성격에 질투와 시기가 심하였는데 무제가 보위에 오르던 초에 미처 책봉의 명령을 내리지 못하였더니 그로 인해 분을 이기지 못하고 노하여 갑자기 전각 앞에 있던 우물로 뛰어 들었는데 대중들이 달려가 구하려 하였으나 이미 독을 품은 용으로 변하였기에 감히 근접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립험사신은,《자경록》에 이르기를 「고려의 대흥륜사에 한 명의 비구가 있어 그 이름은 도안으로 이야기를 잘하였는데, 항상 그 절에 기거하며 대중스님들을 평론하여 저울질하거나 어린아이들을 꾸짖어 물리치는 등 성내는 마음을 크게 내었다. 후에 질병을 품은 것에 연유하여 산채로 뱀의 몸으로 변해 숲과 들녘을 지나다니게 되었는데 그 길이가 10여 장 남짓이나 되었다」고 하였다.
【41】큰 것을 일러 장이라 하고 작은 것을 일러 초라 한다.
【42】《자경록》에 또 말하였다. 「예전에 어떤 사람이 봄날의 달 밝은 밤에 흥에 겨워 친구의 집에서 노닐다가 은밀히 나물 한 움큼을 가졌었는데 죽어서 그 집의 노비가 되었다.」
【43】또 말하였다. 「예전 낭주에 금일이란 자가 있어 처음에는 부귀하였다가 뒤에 와서 빈곤하여 결국에는 권속도 없게 되었는데, 그러다 폭설을 만나서 추위를 견디지 못하자 이웃집에서 한 묶음의 장작을 훔치더니 죽은 후에 발을 태우는 환난을 겪게 되었다.」
【44】정원의 버섯은 위의 문장을 보아라.
【45】지옥의 제도는 북두칠성을 본뜬 것이니, 담장을 환장이라 하고 문짝을 환비라 하며 그 모든 것을 총괄하여 이름하기를 환토라 한다. 이제 환비라 말한 것은 지하의 감옥을 일컫는 것이다.
【46】금과 옥을 재물이라 하고 뢰는 보내 주는 물건을 말한다. 위는 음이 외(외)이며 적은 음이 자(자)이니 모두 쌓아 둠을 말한다. 작[게 쌓]은 것을 위라 하고 많[이 쌓]은 것을 적이라 하니, 무릇 모아 둔 물건을 지적하여 그것을 말할 때는 곧 음이 ‘외자’이며, 물건을 모으는 것을 지적하여 그것을 쌓는다 할 때는 곧 글자의 본래 음과 같다.
【47】[앙은] 다다름이다.
【48】《논어》에서 자장이 원하여 한 마디 말을 듣고는 [들은 말을] 신에 기록하였다고 하였으니, 신은 큰 허리띠이다.
【49】《한비자》에서 말하였다. 「자하가 처음에는 여위었다가 뒤에 살이 찌므로 어떤 이가 그 이유를 물으니 말하기를 ꡔ제가 싸움에서 이겼습니다ꡕ 하므로 묻기를 ꡔ어찌하여 싸움에서 이겼다 하는가?ꡕ 하니 이르기를 ꡔ제가 들어가서는 공자님의 올바름을 보고 그것을 영광된 것이라 여겼으며 나와서는 부귀를 보고 또한 그것을 영광된 것이라 여겼기에 이 두 가지가 마음속에서 싸움을 한 까닭에 여위게 되었던 것이며 지금은 공자님의 올바름이 승리하였음을 보았기에 살이 찌게 된 것입니다ꡕ 하였다.」
【50】아는 바르다는 것이며, 고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경계시켜 하는 말이다.
【51】오의 음은 와왜이니, 불결하고도 낮은 땅에 혼탁한 물이 [고여] 흐르지 않는 곳을 말한다.
【52】착함이다.
【53】착하지 않음이다.
ꊲ 선림묘기전서       경사서명사석현칙찬[1]
일체제불, 개유삼신: 일자법신, 위원심소증; 이자보신, 위만선소감; 삼자화신, 위수연소현. 금석가모니불자, 법신구증, 보신구성, 금지출현, 개화신이. 위어과거석가불소, 발보제심, 원동기호, 고금성불, 역호석가.[2] 삼무수겁, 수보살행, 일일겁중, 사무량불, 중간속우정광여래,[3] 이발포니, 금화봉상, 심몽수기,[4] 득무생인. 연, 일체불장성불시, 필경백겁, 수상호업, 기석가발심, 재미륵후, 당이봉우불사여래, 칠일교앙, 신신게찬, 수초구겁, 재전성도.[5] 장욕성시, 생두솔천, 호보명보살, 진피천수, 하염부제, 현승백상, 입모우협. 기모마야, 몽회백상,[6] 범선점왈: 「약몽일월, 당생국왕; 약몽백상, 필생성자.」 모종차후, 조정안태, 자변일이. 보살초생, 대지진동, 신자금색, 삼십이상, 팔십종호, 원광일심. 생이, 사방각행칠보, 위강마범, 발성실어: 「천상천하, 유아독존.」 포입천사, 천상실기,[7] 아사타선합장탄왈: 「상호명료, 필위법왕. 자한당사, 불득견불.」[8] 사칙정반국왕지태자야, 자실달다, 조호사자협, 부명정반, 모왈마야. 대대위륜왕, 성구담씨,[9] 복인능사, 별성석가.[10] 랑오자연, 예술천비, 수거오욕, 불수욕진. 유국사문, 견노병사급일사문, 환입궁중, 심생염리. 홀어야반, 천신부경, 수등보마, 유성출가. 고행육년,[11] 지기비도, 편의정관, 이취보제. 시유목우녀인, 자유작미, 기비고용, 목여경이, 이봉보살, 보살식지, 기력충실. 입하세욕,[12] 장등안시, 수자저지, 인보살상. 보살종차, 수길상초, 좌보제수,[13] 악마견이,[14] 생진뇌심운: 「차인자, 욕공아계.」 즉솔관속십팔억만, 지제고구, 래포보살, 촉령급기, 수오욕락. 우견묘의천녀삼인,[15] 래혹보살. 이시, 입승의자정, 생연민심, 마군자연타락퇴산, 삼묘천여화위영귀.[16] 항마군이, 어이월팔일명상출시, 이성정각.[17] 기성불이, 관중생근, 지기락소, 미감대법, 즉취파라내국, 도교진여등오인, 전사체법륜, 차칙삼보출현지시야. 기후설법도인지수, 대집보살지회, 심심무상지담, 신통시현지력, 경문구지의. 우어일시, 승도리천,[18] 구순안거, 위모설법. 시, 우전국왕급파사익왕, 사모불덕, 각단화첩, 이사불형. 어후, 불종도리천하, 기소조상, 개기피석, 불마기정왈: 「여어미래, 선위불사.」 불상지흥, 시어차의. 화연장필, 시종염태,[19] 불편고중: 「각후삼월, 오당열반.」 복기후사, 여경구설. 연여래실신, 상재불멸고,《법화》운: 「상재영취산[20]급여제주처.」 금생멸자, 시불화신, 위욕급인, 현동기류, 소이수생; 복욕령지유위필천, 소이시멸; 우중생근숙, 소이현생; 중생감진, 소이현멸. 불열반후, 인천공양, 기제보탑. 우대가엽소천라한, 결집경장, 아난종쇄극입, 송출불경, 일무유루, 여병사수, 치지이기. 일백년외, 유철륜왕, 자아수가, 역명아육, 역어신귀, 어일일중, 천상‧인간, 조팔만사천사리보탑.[21] 기불유물의발장등급제사리, 신변비일. 체한.명, 감몽금구일패장육지용, 일여석가본장. 우오주손권, 소추사리, 무소변괴.[22] 원급부강석상,[23] 범해서용,[24] 반약명력,[25] 관음밀험,[26] 별기구지, 사다불록.
찬불사불게:
천상천하무여불,    십방세계역무비.
세간소유아진견,    일체무유여불자.
일체의 모든 부처님은 모두 세 가지 몸이 있음에 그 첫 번째가 법신법신이니 원만한 마음으로 증득한 바를 일컬으며, 두 번째는 보신보신이니 만 가지의 착함으로 감응하는 바를 일컬으며, 세 번째는 화신화신이니 인연에 따라 나타나는 바를 일컫는다.
지금의 석가모니불은 법신을 오래 전에 증득하였고 보신도 오래 전에 이루었으니 지금에 출현하신 것은 대개 화신일 뿐이다. 말하기를, 과거 석가불의 처소에서 보리심을 내어 그 칭호와 같기를 원하였던 까닭에 지금 성불하여 역시 ‘석가’라 호칭한 것이라 하였다. 삼아승지겁 동안 보살의 행을 닦으시고 낱낱의 겁마다 무량한 부처님을 섬겼는데, 그 중간에 연이어 정광여래를 만나 머리칼을 진창에 펴고 황금의 꽃을 받들어 올리고는 얼마지 않아 수기를 받으사 무생인무생인을 얻으셨다. 그러나 일체의 부처님께서 막 성불하려 할 때는 반드시 백 겁을 지나며 상호업상호업을 닦으셔야 하는데, 석가께서 발심한 것은 미륵보다 뒤였으나 불사여래를 만나서 7일 동안 간절히 우러러보며 새롭고 새로운 게송으로 찬탄하여 마침내 아홉 겁을 뛰어 넘어서 앞서 불도를 이루었다.
장차 불도를 이루고자 할 때에 도솔천에 태어나 보명보살이라 호칭하며 그곳 하늘의 수명이 다하고는 염부제로 내려와 흰 코끼리를 탄 모습으로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감을 나타내었다. 어머니 마야부인이 꿈에서 흰 코끼리를 품자 범선이 점을 쳐서 이르기를 「만약 해나 달의 꿈을 꾸었으면 응당 국왕을 생산하실 것이며 만약 흰 코끼리의 꿈을 꾸었으면 반드시 성인을 생산하실 것입니다」 하였는데, 어머니는 그 후로부터 고르고 고요하며 편안하고 태연하였으며 자애로운 말씨가 날로 달라졌다.
보살께서 처음으로 태어나자 대지가 진동하고 몸은 자줏빛의 금색이었으며 서른 두 가지 모습과 여든 종호종호를 갖추고 둥근 빛이 한 길이나 벋쳤다. 태어나자마자 사방으로 각각 일곱 걸음을 거닐어 악마와 범천의 항복을 받았으며, 성실한 말씀을 드러내어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나만이 홀로 존귀하다」 하셨다. 품에 안고 천신의 사당에 들어가자 천신의 형상들이 모두 일어섰으며, 아사타선인이 합장하고 찬탄하여 말하기를 「상호가 명료하시니 필시 법왕이 될 것입니다. 저는 죽음에 임박하였기에 부처님을 뵈올 수 없는 것이 스스로 한탄스러울 뿐입니다」 하였다.
이가 곧 정반국왕의 태자이니 이름은 ‘실달다’요 조부의 이름은 ‘사자협’이며 부친의 이름은 ‘정반’이고 모친은 ‘마야’이다. 대대로 윤왕륜왕이 되어서 성이 ‘구담’씨이며 또한 장한 일의 인연으로 따로이 성씨를 ‘석가’라 하였다. 명랑한 깨달음이 자연히 갖추어져 있고 예술을 천부적으로 갖추고 있었으며 비록 오욕에 거처하여도 욕된 세속의 티끌을 받지 않았다.
나라 안의 네 문을 구경 다니며 늙고 병들고 죽는 일과 한 사문을 보고는 궁중으로 돌아와 세속이 싫어 떠나고자는 마음이 깊이 생겼으며, 홀연히 야밤에 천신이 붙들어 경책하기에 마침내 아끼던 말을 타고 성을 넘어 출가하였다.
6년 동안 고행하다 그것이 올바른 도가 아님을 알고는 문득 바르게 들여다보는 힘에 의지하여 그로써 보리를 취하고자 하였다. 이 때 소를 치는 여인이 우유를 끓여 미음을 만듦에 그것이 끓다가 높이 솟아오르자 소 치는 여인이 놀랍고도 이상하게 여기고 그것을 받들어 보살에게 바치자 보살이 그것을 먹고는 기력을 차렸다. 강물에 들어가 목욕을 하고는 막 언덕에 오르려 할 때 나무가 저절로 가지를 낮추어 보살을 위로 끌어 올렸다. 보살은 이로부터 길상초를 받아 보리수 밑에 앉으니 악마가 보고는 성내고 번뇌하는 마음을 일으켜 말하기를 「이 사람이 나의 세계를 텅 비게 하려고 한다」라고 하며 곧 관속 18억만을 거느리고 모든 고문의 도구를 가지고 와서 보살을 위협하며 재촉하기를 급히 일어나서 오욕의 즐거움을 받아들이도록 하였다. 또 묘의천녀 세 명을 보내 와서 보살을 유혹하였다. 이 때에 수승한 뜻을 지닌 자비의 선정(승의자정)에 들어 연민의 마음을 내니 마군은 자연스레 몰락하여 물러나 흩어지고 세 명의 묘의천녀는 혹 달린 귀신이 되었다. 마군을 항복시킨 뒤 2월 8일 새벽 먼동이 틀 때 바른 깨달음을 이루셨다.
이미 성불을 하고 나서는 중생의 근기를 관찰하여 그들이 작을 것을 즐기고 대법을 아직 감당하지 못함을 아시고 곧 바라나국으로 나아가 교진여 등 5명을 제도하고 사성제사성체의 법바퀴를 굴리시니 이것이 곧 삼보가 출현하게 된 그 처음이다. 그 후 설법으로 제도한 사람의 숫자와, 보살들을 크게 모은 회상회상과, 매우 깊고도 모습이 없는 말씀과, 신통이 드러나 보인 힘 등은 경전에 갖추어져 있다.
또 한 때는 도리천에 올라가 9순순 동안 안거하며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였다. 그 때 우전국왕과 파사닉왕이 부처님의 덕을 사모하여 박달나무에 새기고 모직물에 그려 부처님의 형상을 묘사하였다. 뒤에 부처님이 도리천에서 내려오자 조성한 형상들이 모두 일어나 자리를 피하거늘 부처님께서 그 정수리를 어루만지며 이르기를 「너희들은 미래에 불사를 잘하여라」 하였으니 불상의 발흥이 여기에서 비롯하였다.
교화의 인연이 장차 다하려 하자 때로 싫증 내고 게으름을 부리기에 부처님께서 곧 대중에게 이르기를 「3개월 후에 내 마땅히 열반에 들 것이다」 하고 다시 뒷일을 수기수기하니 경전에 갖추어 말한 것과 같다. 그러나 여래의 법신법신은 항상 존재하여 멸하지 않는 까닭에《법화경》에 이르기를 「항상 영취산 및 여타의 모든 머무르는 곳에 계신다」 하였으니 지금에 나고 멸하는 것은 부처님의 화신화신으로, 끌어들여 인도하고자 하여 그들과 같은 무리로 몸을 드러내는 까닭에 생생을 받는 것이요, 다시 유위법유위법은 반드시 변천함을 알게 하고자는 까닭에 멸함을 보이신 것이며, 또 중생들의 근기가 무르익은 까닭에 생생을 드러내 보인 것이요, 중생들의 감응이 다한 까닭에 입멸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 인계와 천계에서 함께 공양하며 뭇 보탑들을 일으켰다. 또 대가섭이 천 명의 나한을 불러들여 경장경장을 결집함에 아난이 닫혀진 문틈으로 들어가 부처님의 경전을 암송해 내었는데 하나도 빠트리지 않음이 마치 병의 물을 부어 다른 그릇으로 옮기는 것과 같았다. 1백년 후에 자는 아륜가이며 아육이라고도 이름하는 철륜왕이 있었는데 귀신들을 부려 하루 사이에 천상과 인계에 8만4천의 사리보탑을 조성하였다. 부처님께서 남긴 의발과 석장 및 모든 사리들은 그 신통변화가 한둘이 아니었다. 한 나라 명제 때 이르러 금색 몸에 햇빛을 두른 16척의 모습을 꿈에 감응하였는데 석가의 본 모습과 하나같이 같았다. 또 오 나라 주인인 손권이 사리를 불태우고 방망이로 쳤으나 아무런 변화나 부서짐이 없었다. 이에 강으로 떠내려온 석상과 바다로 떠내려온 관음보살의 상서러운 모습과 반야경의 그윽한 힘과 관음보살의 비밀스런 영험 등은 따로 기록하여 그 내용을 갖추고 여기서는 일이 번잡하여 수록하지 않는다.
불사불을 찬탄하는 게송에,
하늘위나 하늘아래    부처같음 없을지니,
시방세계 그무엇도    견줄것이 없더이다.
이세간에 있는것을    내가모두 보았건만,
부처님과 같은것은    아무것도 없더이다.
【1】사역유후서.
【2】《대론》운: 「석가선세작와사, 명대광명. 시유불, 명석가문, 제자명사리불‧목련‧아난, 여제자구도와사사일숙. 이시, 와사포시초좌등명밀장, 편발원언: ꡔ아어당래작불, 여금불명, 제자명역여금시ꡕ.」 우《파사론》운: 「과거유불출세, 호석가. 피불화도유정, 항섭도로, 위풍소박, 견배유질, 령아난: ꡔ왕도사가, 구호마유급이난수, 위오도세.ꡕ 시자왕구. 시피도사명왈광식, 판유급향수, 위불관세, 풍질제유. 불위설법, 피문발원운운야.」
【3】《대론》운: 「태자생시, 일절신변, 광여등고, 운연등. 이지성불, 역명연등.」 역운정광, 유족명정, 무족명등.
【4】불인지, 작선혜선인, 우연등불부항원왕청, 포발엄니, 불리이과지, 우상금연화칠지, 불여기왈: 「여당득불, 호석가.」
【5】《본생경》운: 「과거유불, 명왈불사, 유이보살, 일명석가, 일명미륵. 시불관석가, 심미성숙, 기제제자, 심개순숙, 여시사유: ꡔ일인지심, 역가속화, 중인지심, 난가질치.ꡕ 즉상설산, 입보굴중, 입화선정. 시, 석가보살작외도선인, 상산채약, 견불환희, 교일족립, 차수향불, 일심이관, 목미증현, 칠일칠야, 이게찬불. 어시, 초과거구겁, 구십일겁득아누보제.」
【6】《보요경》운: 「보살당작백상입태, 하이고? 삼수도하, 상궁저고.」
【7】《인과경》운: 「치태자칠보상여입성시, 왕급석종, 미식삼보, 즉장태자, 왕예천사, 태자기입, 범천형상, 개종좌기, 례태자족.」 여경, 여차소이.
【8】아사타선재향산중, 자피비래, 예태자소, 상태자이, 홀연비읍. 왕문: 「유하불상, 체읍여시?」 선언: 「가사천우금강태산, 불능동기일모, 필당작불. 아금년모, 당생무색천상, 불득견불, 불문기법고, 자비이.」
【9】구담, 혹운구담미, 혹교답마, 개와야. 남산운: 「구담성명, 종성립칭.」 응법사번위「지최승」, 위인중차족최승.《십이유경》명: 「아승기초, 대모초왕사위부신, 사파라문, 수수기성, 명소구담.」 인현겁초, 식신탁생, 립구담성고, 지구담원종과거, 근자민주운.
【10】「석가」차번「능인」.《장아함》운: 「석유륜왕, 성감자씨. 청차비지참, 빈사태자, 지설산북, 자축성거, 이덕귀인, 불수년간, 울위강국. 부왕회억, 견사왕소, 사자사과불환, 부왕삼탄: ꡔ아자석가!ꡕ 인명씨.」
【11】유춘성어팔야, 서설령어육년.
【12】《화엄경》운: 「보살욕시, 제천경취차수, 장환천궁, 지중수족, 음차수이, 득생천상. 보살위리익고, 도탈수족, 시현세욕.」
【13】《서역기》운: 「니련하서남십리유수, 명필파라.」 시위보제수야.
【14】마왕파순, 어전세, 단작일사주, 수일일팔계, 포시벽지불일발지식고, 생제육천, 작천마왕; 불, 어무량겁, 광수공덕, 공양무량제불, 역복공양성문연각지인불가수계, 기파순소능동야? 의호악마군중퇴산이항.《대승방편경》운: 「약비불력, 피등악마, 기득근불. 마위욕계존승, 승기선항, 여개복고.」
【15】개파순여야.
【16】영, 경류야, 언영항류지귀, 동파시: 활령선재개영의.《박물지》운: 「산거다영, 음천수지불류자야.」
【17】주이자월위세수, 주지이월즉금지렵월야.
【18】시, 여래년칠십팔세.《서응경》운: 「마야산태자후칠일, 명종, 이회보살공덕대고, 생도리.」 우: 「태자자지복덕위중, 무유여인감수례자, 인기장종탁지이생.」
【19】어시, 유연중생, 개이도흘, 유여무연난화자고, 이생염태.
【20】여래인시, 상위취조, 어차산중, 양육부모, 유차득명. 우성남유시다림, 취조거지, 다식사인, 인욕사자, 취상기가, 비명작성, 인이예지, 고명영취.
【21】《육왕전》운: 「왕예계두마사, 지상좌야사전언: ꡔ아금어염부제내, 욕립팔만사천보탑.ꡕ 야사왈: ꡔ왕약욕일시작탑, 아어대왕작탑시, 이수장일, 가편칙국계, 수장일시, 진기립탑.ꡕ 왕조팔만사천보협, 각성일사리, 이일사리부일야차, 사편염부, 공유일억인처, 기일보탑.」
【22】오.적오사년, 강거국승회, 행지건강, 설상행도, 오인초견, 위지요이, 유사문지. 왕조문지, 회왈: 「여래화이천년, 영골사리, 신응무방.」 주왈: 「가득사리, 당위탑지.」 회가청칠일, 간구무험. 내지삼칠일오고시, 갱연유성, 회왈: 「과오원의.」 이진지. 권여공경취관지, 탄왈: 「희세지서야.」 사력사추지, 침쇄이광명자약. 어시, 건탑, 립건초사, 사회거지.
【23】서진.건흥원년, 유유위‧가엽이불석상범해이지송강.호독구, 오현.주응소봉정법, 동수인공영, 석상어시, 승류자지, 배유명지, 일명유위, 일명가엽, 등주, 기경여우, 안우통현사공양.
【24】《고승전》운: 「진.함화중, 단양윤고리, 어장후교포득일금상, 무광부이제조심공, 전유범서운육왕제사녀소조, 리봉안우장간사. 후일년허, 어인장계세, 어해구득동련화부부재수상, 즉취송현, 표상, 칙사안상족하, 부합무차. 후유축승오인, 예리운: ꡔ석어천축봉육왕상, 지업조난, 장재하변, 난후심실소재, 근감몽운위고리소득, 욕일견례배.ꡕ 리인지장간, 오인견상배읍, 상즉방광. 오인운: ꡔ본유원광, 즉재원처, 역심지의.ꡕ 합포인동종지득일불광, 자사표상, 간문칙시상, 공혈현동, 광색일종. 범사십여년, 동서상감, 광부방구. 기어령이, 가승도재!」
【25】오승지장거개선사, 총혜봉예. 유상자점왈: 「사수혜오, 내보년가지삼십일의.」 사시년방이십구, 사내영실설상, 송《반약경》, 상주야불철. 지기, 홀유공중성왈: 「여이반약공, 득배보년.」 사문지희약, 공배어전. 후우상자, 경왈: 「사하상존?」 즉구술기유, 상자탄왈: 「불법지령, 비세지지소의의.」
【26】송시, 구나발타, 오명주술무불해정, 초왕욕청강《화엄경》, 타자지미선송어, 단석유우, 상송《관음타라니》, 이구명응, 홀몽백의인, 지검경일인두래언: 「하사유우?」 타이사구고, 신왈: 「무우!」 즉이도역수, 경안신두, 어령회전왈: 「득무통부?」 답왈: 「무상.」 각심쾌연, 비효송언, 어시개강대홍불법.
【1】선사가 쓴 후서가 또 있다.
【2】《대론》에 이르기를 「석가께서 전생에 와사였을 때 대광명이라 이름하였다. 그 당시 부처님이 있어서 석가문이라 이름하였으며 제자들은 사리불‧목련‧아난이라 이름하였는데, 제자들과 함께 와사의 집에 와서 하루를 묵었다. 이 때 와사가 풀로 엮은 자리와 밝은 등불 및 꿀을 보시하며 문득 서원을 내어 말하기를 ꡔ제가 나중에 부처가 되면 지금의 부처님 이름과 같게 할 것이며 제자들의 이름 또한 지금과 같게 하고자 합니다ꡕ라 했다」고 하였다.《파사론》에 이르기를 「과거에 어떤 부처님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어 호를 석가라 하였다. 그 부처님이 유정물을 교화하여 인도함에 항상 길을 나다니게 되어 바람결에 [피부가] 메말라 어깨와 등 쪽으로 질병이 생기게 되었기에 아난을 시켜 ꡔ도사의 집에 가서 호마기름과 따뜻한 물을 구해 와서 나를 씻겨 달라ꡕ 하므로 시자가 가서 그것들을 구하였다. 당시 그 도사는 이름을 광식이라 하였는데, 기름과 향내 나는 물을 마련하여 부처님에게 끼얹어 씻어주니 풍질이 말끔히 나았다. 부처님이 그를 위해 법을 설하여 주자 그가 듣고는 발원하여……」라 하였다.
【3】《대론》에 이르기를 「태자가 태어날 때 몸 주변이 온통 마치 등불과도 같이 빛이 났기에 ‘연등’이라 일컬은 것이다. 성불함에 이르러서도 또한 ‘연등’이라 이름하였다」고 하였다. 또는 ‘정광’이라 일컫기도 하는데, [등 가운데] 발이 있는 것을 정이라 이름하고 발이 없는 것을 등이라 이름한다.
【4】부처님이 그 땅에 인연하여 선혜선인이 되었을 때 항원왕의 [법문] 요청에 나아가던 연등불을 만나 머리칼을 벌려 진흙길을 덮으니 연등불이 그것을 밝고 지나갔으며 또 금연화 7가지를 바쳤더니 연등불이 수기하며 말하기를 「너는 마땅히 부처가 되어 ‘석가’라 부를 것이다」라 하였다.
【5】《본생경》에서 말하였다. 「과거에 ‘불사’라고 이름하는 부처가 있었는데 두 보살이 있었으니 한 분은 석가라 이름하였고 한 분은 미륵이라 이름하였다. 이 부처님이 석가를 살펴보니 그 마음이 아직은 성숙되지 않았으나 그의 모든 제자들은 마음이 모두 농익어 있었는데, 그와 같음에 생각하기를 ꡔ한 사람의 마음은 속히 교화하기 쉬우나 대중들의 마음은 재빨리 다스리기 어려울 것이다ꡕ라 하고는 곧 설산에 올라서 보굴 안으로 들어가 화선정에 들었다. 이 때 석가보살이 외도의 선인이 되어 산을 올라와 약을 캐다가 부처님을 보고는 환희심을 내어 한 발로 발돋움하여 서서 부처님을 향해 차수한 채 한결같은 마음으로 관함에 눈도 깜짝이지 않으며 7일 밤낮을 게송을 읊어 부처님을 찬양하였다. 그리하여 과거 9겁을 초월하여 91겁만에 아뇩보리를 증득하게 되었다.」
【6】《보요경》에서 말하였다. 「보살은 응당 흰 코끼리를 타고 태중에 드는데 어인 까닭인가? 세 짐승이 물을 건넘에 코끼리가 그 바닥까지 철저히 딛고 건너는 까닭이다.」
【7】《인과경》에서 이르기를 「태자를 칠보로 장식한 코끼리 수레에 안치하여 성으로 들어감에 왕과 석씨들이 [태자가] 삼보 가운데 으뜸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곧장 태자를 데리고 가서 하늘신을 모시는 사당에 이르니 범천의 형상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태자의 발에 경배하였다」라 하였는데, 다른 경전은 이러한 내용과 조금 다르다.
【8】아사타선인이 향산에 있다가 그곳으로부터 날아와 태자가 있는 곳에 이르러 태자의 관상을 보고는 홀연히 슬퍼하며 울었다. 왕이 묻기를 「어떤 불길한 일이 있길래 이와 같이 눈물을 흘리며 우는가?」 하니 선인이 말하기를 「설령 하늘에서 금강으로 된 태산을 비내리듯 하여도 그 털끝 하나도 능히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니, 반드시 부처님이 되실 것입니다. 저는 이제 연로하여 응당 무색천상에서 태어날 것이기에 부처님을 뵐 수 없으므로 그 법을 듣지 못하는 까닭에 스스로 슬퍼할 뿐입니다」 하였다.
【9】‘구담’을 혹은 ‘구담미’라 하며 혹은 ‘교답마’라 하는데 모두 잘못 전해진 것이다. 남산이 말하기를 「구담은 별 이름인데 그 별을 좇아 명칭을 세웠다」 하였으며, 응법사는 ‘지최승’이라 번역하였으니 사람 가운데 이 종족이 가장 뛰어남을 말하였다.《십이유경》에 밝혀 놓기를 「아승지겁 초에 대모초왕이 보위를 버려 신하에게 주고 바라문을 섬김에 마침내 그의 성씨를 받아 ‘소구담’이라 이름했다」고 하였다. 인현겁 초에 식신이 삶을 받아 태어나서 구담의 성씨를 세웠던 까닭에 구담의 성씨가 멀리는 오랜 과거로부터 시작되었으며 가까이는 백성의 지도자 되는 이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10】‘석가’는 이 곳 말로 번역하면 ‘능인’이다.《장아함》에 이르기를 「예전에 성씨가 ‘감자’인 륜왕이 있었는데 계비의 참소를 듣고는 네 명의 태자를 배척하니 [태자들이] 설산의 북쪽에 이르러 스스로 성을 쌓고 기거함에 그들의 덕행으로 사람들이 귀의하게 되자 몇 년 되지 않아 번성하여 강국이 되었다. 부왕이 후회하는 마음에 사신을 보내 불러들였으나 네 아들이 사양하며 돌아가지 않으니 부왕이 세 번씩이나 탄식하며 ꡔ나의 아들은 ‘석가’로다!ꡕ 하고는 그로 인해 성씨를 지어 주었다」고 한다.
【11】춘성을 깊은 밤중에 넘고 설령에서 6년 동안 머물었다.
【12】《화엄경》에서 말하였다. 「보살이 목욕할 때면 모든 천신들이 다투어 그 물을 길러 하늘궁전으로 가지고 갔으며, 못 속의 어류들은 그 물을 마심으로써 천상에 태어남을 얻는다. 보살은 이익이 되는 까닭에 어류들을 제도하여 해탈케 하고자 목욕을 시현하는 것이다.」
【13】《서역기》에 이르기를 「니련하의 서남쪽 10리에 나무가 있는데 이름이 필파라이다」 하였으니 그것이 보리수일 것이다.
【14】마왕 파순은 전생에 단지 한 사찰의 주인이 되어 한 나절 동안 8계를 받았으며 벽지불에게 한 발우의 음식을 공양한 까닭으로 제6천에 태어나 천마왕이 되었는데, 부처님은 무량겁 동안 공덕을 널리 닦고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에게 공양을 하였으며 또한 다시 성문과 연각 등의 사람에게도 셀 수 없는 공양을 하였으니 어찌 파순이 능히 동요시킬 수 있겠는가? 사악한 마군의 무리들이 물러나 흩어지고 항복함이 마땅하다.《대승방편경》에 이르기를 「만약 부처님의 힘이 아니면 저들 사악한 마군이 어찌 부처님에게 가까이 갈 수 있으리요. 마군은 욕계에서 존귀하고도 뛰어난 존재인 까닭에 뛰어난 존재가 먼저 항복하면 나머지는 모두 항복할 것이기 때문[에 마군이 부처님에게 근접하는 것을 허락한 것]이다」 하였다.
【15】모두 파순의 딸이다.
【16】영은 목에 난 혹이니 목에 혹이 난 귀신을 말하는데, 소동파의 시에 「옷깃 틀 때는 먼저 목혹을 덮는 옷을 마름질한다」 하였다.《박물지》에 이르기를 「산에 살다 보면 목혹이 많이 생기는데 흐르지 않는 샘물을 마시기 때문이다」 하였다.
【17】주나라는 음력 11월(자월)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으니 주나라의 2월은 지금의 12월이다.
【18】이는 여래의 나이 78세 때이다.《서응경》에 이르기를 「마야부인이 태자를 생산한 지 7일 만에 임종하였는데 보살을 회임한 공덕이 큰 까닭에 도리천에 태어났다」 하였으며, 또 이르기를 「태자께서 [자신의] 복덕이 막중하여 여인으로서 그 례를 감히 받아들일 자가 있지 않음을 스스로 아시고는 그 까닭으로 곧 임종하는 몸에 의탁하여 태어나신 것이다」 하였다.
【19】이 때에는 인연이 있는 중생들을 이미 모두 제도하여 마쳤고 오직 인연이 없어 교화하기 힘든 자들 만 남았기에 싫증과 게으름을 부린다는 것이다.
【20】여래가 수행하고 있던 때에 일찌기 독수리가 되어 이 산중에서 부모를 봉양하였는데 이로 말미암아 이름을 얻게 되었다. 또 성의 남쪽에 주검이 많은 숲이 있는데 독수리들이 그곳에 모여 살며 대체로 죽은 사람을 먹고, 사람이 죽을 것 같으면 독수리가 그 집을 빙빙 돌아 날며 슬피 우는 소리를 내니 사람들이 그로써 미리 아는지라 그러한 까닭에 ‘신령스런 독수리(령취)’라 이름하게 되었다.
【21】《육왕전》에서 말하였다. 「왕이 계두마사에 이르러 상좌 야사의 앞으로 가서 말하기를 ꡔ내가 이제 염부제 안에 8만4천의 보탑을 건립하고자 한다ꡕ 하니 야사가 이르기를 ꡔ왕께서 만약 일시에 탑을 짓고자 한다면 내가 대왕께서 탑을 지을 때에 손으로 해를 가릴 것이니, 나라 안에 두루 칙령을 내려서 손으로 해를 가리고 있을 때에 다함께 일어나 탑을 건립하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ꡕ 하였다. 왕이 8만4천개의 보물함을 만들고 그 각각에 사리 한 개를 담아 하나의 사리함을 한 명의 야차에게 주고는 염부제에 고루 나아가게 하여 모두 1억 명이 있는 곳마다 보탑 하나씩을 일으키게 하였다.」
【22】오나라 적오 4년에 강거국의 승려 회가 교화하러 다니다 건강에 이르러 불상을 모셔 놓고 불도를 행하니 오나라 사람들이 처음 보고는 그것을 요망하고 괴이하다 일컫기에 담당관리가 그것을 왕에게 보고하였다. 왕이 조서를 내려 물으니 회가 이르기를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지 이미 천년이 되었으나 신령스러운 뼈인 사리도 신비스런 감응이 끝이 없습니다」 하니 왕이 이르기를 「사리를 얻을 수 있다면 응당 탑을 만들리다」 하였다. 회가 여가를 7일 청하여 간곡히 구하였으나 영험이 없었다. 그러다 21일째 새벽녘에 쇳소리가 나니 회가 말하기를 「내가 원하던 바를 이루었다」 하고는 그것을 진상하였다. 손권은 공경대부와 더불어 모여서 그것을 보고는 탄식하여 이르기를 「세상에 드문 상서러움이다」 하고는 역사를 시켜 그것을 부수게 하였더니 깨뜨려졌으나 밝은 빛은 여전하였다. 이에 탑을 세우고 건초사를 건립하여 회로 하여금 머물게 하였다.
【23】서진 건흥 원년에 유위와 가섭의 두 석불상이 바다를 건너 송강 호독구에 닿았는데, 오현의 주응이 평소에 정법을 받들었기에 몇 사람과 함께 맞아들이려 하자 석상이 흐름을 타고 저절로 도착하였으며, 그 등에 명문이 있어 한 존에는 유위라 이름되어 있고 한 존에는 가섭이라 이름되어 있었으며, 배에 올릴 때에는 그 가볍기가 마치 깃털 같았으니, 통현사에 봉안하여 공양하였다.
【24】《고승전》에 말하였다. 「진나라 함화 연간에 단양 땅 군수 고회가 장후교포에서 한 존의 금불상을 얻었는데 광배와 받침이 없었으나 아주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었으며 그 앞에 범문으로 아육왕의 네 번째 딸이 조성한 것이라 되어 있기에 고회가 장간사에 봉안하였다. 그 후 1년 여 쯤에 어부 장계세가 바다어구에서 동으로 된 연화좌가 물위에 떠 있는 것을 곧장 가져다 현으로 보내오자 표를 올렸더니 칙서로써 불상의 발 아래에 안치시키게 하니 마침맞아 차이가 없었다. 후에 천축 승려 다섯 명이 고회에게 나아가 말하기를 ꡔ예전에 천축에서 아육왕의 불상을 봉안하여 업에 이르러 난을 만났기에 강가에 감춰두었다가 난이 끝난 후에 얼마지 않아 그 두었던 곳을 잊었는데 근자에 꿈에 감응하여 고회라는 사람에 의해 발견되어졌다고 하기에 [이렇게 와서] 한 차례 예배드리고자 합니다ꡕ 하므로 고회가 인도하여 장간사에 이르니 다섯 사람이 불상을 보고는 절을 하고 눈물을 흘림에 불상이 곧 빛을 발하였다. 다섯 사람이 이르기를 ꡔ본디 원만한 광배가 있었는데 곧 먼 곳에 있으니 그것 역시 얼마지 않아 도착할 것입니다ꡕ 하였다. 합포 사람 동종지가 부처님의 광배 하나를 얻음에 자사가 표를 올리자 간문제가 칙서로써 불상에 시설케 하였더니 걸어 맞추는 구멍이 같고 빛의 색깔이 한 종류였다. 무릇 40여년 만에 동서가 상서럽게 감응하여 광배와 연화좌가 바야흐로 갖추어졌다. 그 영묘함과 기이함을 어찌 다 말할 수 있겠는가.」
【25】오나라 승려 지장은 개선사에 거처하고 있었는데 총명한 지혜가 칼날 같이 예리하였다. 어떤 관상을 보는 이가 점을 쳐서 말하기를 「스님은 비록 지혜롭게 깨달았다고 하나 과보로 받은 수명은 31년에 이를 뿐입니다」 하였는데 스님의 나이는 바야흐로 29세였으므로 스님은 이에 방을 꾸미고 불상을 시설하여《반야경》을 읽음에 항상 밤낮으로 그치지 않았다. 기한에 이르러 홀연히 공중에서 소리가 있어 말하기를 「너는《반야경》을 독송한 공덕으로 곱절의 과보나이를 얻게 되었다」 하므로 스님이 그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공덕을 전보다 곱절로 하였다. 후에 점장이를 만나자 놀라며 이르기를 「스님이 어찌 여전히 살아 계십니까?」 하므로 곧 그 연유를 일러주니 점장이가 탄식하여 이르기를 「불법의 신령스러움은 세간의 지혜로 추측할 바가 아닙니다」 하였다.
【26】송나라 때 구나발타는 오명의 주술에 대해 갖추어 정미롭지 않음이 없었는데 초왕이《화엄경》의 강의를 청하고자 하였더니 구나발타가 스스로 송나라 말을 잘하지 못함을 알고는 아침저녁으로 근심에 쌓여 항상《관음다라니》를 외우며 그윽한 감응을 구하였는데, 홀연히 꿈에 흰옷을 입은 사람이 칼을 지닌 채 사람의 머리 하나를 들고 와서 말하기를 「무슨 일로 근심하는가?」 하므로 구나발타가 사실대로 갖추어 고하였더니 신이 말하기를 「걱정하지 말라!」 하고는 곧 칼로써 머리를 떼내고 다시 새 머리를 안치시키고는 돌려보게 하며 이르기를 「통증이 있느냐 없느냐?」 함에 답하여 「상처가 없습니다」 하였다. 깬 뒤에는 마음이 상쾌하고 송나라 말을 모두 깨우쳤기에 이에 강좌를 열어 크게 불법을 넓혔다.
ꊳ 각범홍선사송승걸식서[1]
조계.육조, 초이거사복지황매, 야용이석추요;[2] 우두, 중핍량, 융걸어단양, 자부미곡팔두, 행팔십리, 조거모귀, 솔이위상; 융화.혜만, 소지, 파시제리;[3] 백장.열반, 개전설의.[4] 추요석, 상유동산; 파시부, 유존업진; 강릉지서, 유부미장; 차륜지하, 유대의석. 납자매이위유관, 불가무야. 세원도상, 이망용한걸지도, 입아법중, 기식상불족이광욕, 기가하대법야? 방첩화제말, 이부사구,[5] 기가야용호? 섬라전포, 이의소수, 기가파시호? 승구인지준, 복부한혈, 불긍출여, 기가부미호? 방대서기문운「당사금지괘탑」,[6] 기긍개전설의호? 여상통심무응이탄자야. 루인홍법치화, 졸위폐인, 방행생환,[7] 도둔산곡, 이납자유이기상친사운암,[8] 고래상종, 여축지무의, 거지불가, 즉폐관견와, 유구기문이언자왈: 「운암법시여지각,[9] 애중여설봉,[10] 출기문자, 금개불연, 도미존이욕인지귀기, 명불요이외인지애기, 하시선자여백세지원, 첨사권귀여루겁지친, 사개소도차오이거, 서기운암조아의.」 여어시, 궐연이기왈: 「연칙무식, 내하?」 왈: 「당종정단행걸, 역여래대사지유칙야. 노인긍출, 칙서사총림지운암전형[11]상존.」 여가기언, 인서고덕사, 이위기의, 당유상음자이.
조계 육조는 애초에 거사의 옷차림으로 황매에 이르러 밤중에 방아를 찧음에 돌을 허리에 매달았고, 우두는 대중들이 양식이 없어 곤궁해 하면 스스로 단양에서 구걸하여 직접 쌀 18말을 짊어지고 80리 길을 걸어 아침이면 갔다가 저녁에 돌아오기를 예삿일로 여겨 행하였고, 융화 혜만은 이르는 곳마다 장작을 패고 짚신을 삼았으며, 백장 열반은 밭을 개간하며 의리를 설하였다. 허리에 매달았던 돌은 아직도 동산에 남아 있고, 장작을 패던 도끼는 여전히 업진에 그대로 있으며, 강릉의 서쪽에 부미장이 있고, 거륜산의 아래에는 대의석이 있다. 납자들이 매번 만행 할 때 볼거리로 여겼으니 거짓될 수는 없다.
세대가 아득히 멀어지고 도가 쇠퇴하자 망령되고 용렬하며 곤궁하여 빌어먹는 무리들이 우리 법 가운데 들어오니 그들의 식견이 오히려 욕심을 바로 잡기에도 부족하거늘 그들이 어찌 크나큰 법을 짊어지겠는가. 바야흐로 꽃무늬 장식을 포개어 버선을 만들고 그것으로써 신발끈 장식을 북돋우는데 그러고도 밤중에 방아를 찧을 수 있겠는가? 가느다란 비단으로 장삼을 만듦에 편하고자 소매를 줄이는데 그러고도 장작을 팰 수 있겠는가? 아홉 길의 험준한 언덕을 오름에 노복들이 피땀을 흘려도 가마에서 내리려 들지 않는데 그러고도 쌀을 짊어질 수 있겠는가? 바야흐로 그 문에 크게 써 놓기를 「당 사찰은 이제 방부를 중지합니다」라 하는데 그러고도 즐거이 밭을 갈며 진리를 설하려 하겠는가? 내가 일찍이 마음이 아파 가슴을 어루만지며 한탄하던 바이다.
누차 불법을 홍보한 인연으로 화를 당하다 결국에 폐인이 되었다가 바야흐로 다행히 살아 돌아와 산 속 계곡으로 도망하여 은둔하였으나 납자들이 오히려 일찍이 운암선사를 친히 섬겼다 하여 짐짓 찾아와서 서로 붙좇으니 내가 그들을 길러 주는 것도 의롭지 못하지만 거절할 수도 없기에 곧 문을 닫은 채 자리를 틀고 누워 있었는데, 그 문을 두드리며 말하는 자가 있어 이르기를 「운암은 법 베풀기를 흡사 지각선사와 같이 하였고 대중 사랑하기를 흡사 설봉선사와 같이 하였으나 그 문중에서 나온 자들은 지금에 모두 그렇지 않으니, 도는 아직 높지 않되 사람들이 자신을 귀하게 여겨주길 바라고, 이름은 빛을 발하지 않음에도 사람들이 자신을 배척할까 두려워하고 있으며, 참선하는 자들을 멸시하기를 마치 백세의 원수 같이 하고, 권력과 부귀에 아첨하고 섬기기를 마치 누겁에 걸친 어버이 같이 하거늘, 선사께서 모두 웃으며 이러한 더러움을 뒤밟고 떠나가니 아마도 운암 문중의 가장 으뜸이 될 분일 것입니다」라 하므로 내 이에 궐연히 일어서며 말하기를 「그렇지만 먹을 음식이 없는데 어찌 하겠는가」 하니 이르기를 「응당 깨끗한 단월을 좇으며 걸식할 것이니, 이 또한 여래와 대사들께서 남기신 법도입니다. 노인께서 기꺼이 나오신다면 아마도 총림으로 하여금 운암의 법도가 아직 남아 있음을 알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였다. 내가 그 말을 가상히 여기고 그 인연으로 고덕의 사실을 써서 그 뜻을 위로하니 응당 이 말을 즐겨 듣는 자가 있을 것이다.
【1】사초명혜홍, 후개명덕홍, 자각범. 서주.팽씨자, 사진정.극문화상.
【2】추여추동.《설문》이승유소현야.
【3】상주.융화사.혜만선사, 영양.장씨자, 상행걸식, 주무재숙, 소지가람, 석신제리언.
【4】백장산.열반.법정화상, 상송《열반경》, 시호열반화상야. 일일위중왈: 「여등여아개전, 아여여증대의.」
【5】《례》운: 「승리, 무구.」 구, 리두승, 리식야. 부, 좌야.
【6】탑‧부야, 우괘야.
【7】사초주강녕.청량사, 좌위광승무고저죄. 장승상당국, 복도위승, 역명덕홍. 후주황룡산, 회, 승상거위, 복찬사남해도상, 삼년우사.
【8】진정극문화상.
【9】구명사.지각.연수선사.
【10】설봉.의존선사.
【11】법도야.
【1】선사는 애초에 이름이 혜홍이었다가 후에 덕홍으로 고쳤으며 자는 각범이다. 서주 팽씨의 아들로서 진정 극문화상의 법을 이었다.
【2】추는 추와 같다.《설문》에는 꼬아서 만든 줄로서 매어달린 것이 있는 것이라 하였다.
【3】상주 융화사의 혜만선사는 영양 장씨의 아들로서 항상 걸식을 행하였으며 머물렀던 곳에 거듭 묵지 않았다 하며, 도착하는 가람에서 마다 섶나무를 쪼개고 신을 삼았다고 한다.
【4】백장산 열반 법정화상은 항상《열반경》을 외웠기에 당시에 열반화상이라 불려졌다. 하루는 대중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이 나와 함께 밭을 개간하면 내가 너희들에게 대의를 증명해 보이리라」 하였다.
【5】《예기》에 이르기를 「노끈으로 엮은 신에는 구가 없다」 하였으니, 구는 신 머릿부분의 줄로서 신발의 장식이다. 부는 돕는다는 것이다.
【6】탑은 부착하다 또는 거는 것을 말한다.
【7】선사가 처음에 강녕 청량사에 머무르다 미친 승려의 무고에 연루되어 죄를 받았다. 장승상이 국정을 맡자 다시 득도하여 승려가 되어 이름을 덕홍이라 고쳤다. 후에 황룡산에 머무를 때 마침 승상이 자리에서 물러나자 선사를 다시 남해의 섬으로 귀양을 보냈었는데 3년만에 사면을 받았다.
【8】진정 극문화상.
【9】구명사 지각 연수선사.
【10】설봉 의존선사.
【11】법도이다.
ꊴ 석문등과기서
삼대[1]승사, 십과취인,[2] 독송일문, 공업우중. 황조저령, 제왕탄신, 천하도승, 용연성조,[3] 존숭오교, 선포진풍, 자고개연, 어자우성, 방금주현, 정시식번.[4] 매세선인, 필량경업,[5] 개장고시, 합격정통, 공방성라, 장평생지근고, 륜은로추,[6] 허필세이안한. 외피전의, 내회계보, 위법왕자, 작인천사, 불사경상, 단수신시, 서심물외, 여박환중,[7] 석자지영, 기복과차? 근세출속, 다무정인, 반욕타영, 불숭본업, 유도진납, 람예법류, 혹의시종친, 혹독박사장, 지유순가타화, 수소간구, 송혜추배, 강안추알, 빈조훼욕, 비력간신, 위자백천, 성무수십, 기신유영신량책, 안락법문? 사유당자, 매출가심, 억역위인, 무장부지. 황《련화》묘전, 취령극담, 대사인연, 개불지견, 시제불강령본치, 실군생오입진도. 무량국중, 불지명자, 행이문견, 나불송지? 기독고은, 성위망본. 봉면! 미도자, 의가정지, 조기변통; 이달자, 막폐온심, 종위도업, 백금공시, 실역능소, 사배첨의, 량무참덕. 환구유진, 실행불망. 고, 유설상찬[8]약홍거,[9] 신골쇄여주과,[10] 구서전록, 식자비문. 황!《반약》유경이지연,《법화》교수희지복.[11] 행의성훈, 물기시음, 근기어삭발위승, 원기어파마성불. 약능여차, 부복하언. 소환, 위승불응어십과, 사불도소어백재. 고현심계, 녕불동심재!
세 왕조의 승가 역사는 열 가지 과목으로 나누어 그에 합당한 인물을 골라 수록하였는데 경전을 독송하는 부문의 공덕을 더욱 중요시하였다. 황제의 조정에서 영을 내려 제왕의 탄신에 즈음하여 천하에 널리 승려들을 득도시킴으로써 성인의 복록을 오래가게 하였으니, 우리 불교를 존중하고 숭앙하여 참된 교화의 바람을 널리 펴는 것은 예로부터 모두 그러하였지만 지금에 더욱 번성하여 바야흐로 오늘날 주와 현에 청정비구가 참으로 많다. 매년마다 사람을 선발함에 반드시 경전의 수업을 재량하니, 과거장을 열어 시험을 치르고 정통한 이를 합격시켜 공고하는 방에 별처럼 나열하여 평생의 수고로움을 장려하고 천자의 은혜를 이슬처럼 내려주어 생을 마칠 때까지 편안하고 한가히 지내는 것을 허락하였다. 밖으로 가사를 입고 안으로 계율의 보검을 품은 채 법왕의 아들이 되고 인천인천의 스승이 되어 밭 갈거나 누에 먹이지 않고 단정히 신도의 시주만을 받으며 마음을 사물밖에 깃들인 채 사람들 사이에서 매임이 없이 머무르니 석가의 영화로움이 어찌 여기에 지나치겠는가.
근세에 세속을 떠나 출가함에 대체로 바른 인연이 없이 도리어 다른 것을 경영하고자 본래의 업을 숭상하지 않고 오로지 나아가 바치는 일만을 도모함으로써 외람되이 법을 지키는 무리에 참예하고 있는데, 혹은 종친을 의지하여 믿고 혹은 스승과 어른을 독촉하여 다그치며, 심지어 거리를 돌아다니며 화주를 하고, 소매 속에 소문소문을 넣어 다니며 바라는 바를 구하며, 물품을 보내고 혜택을 베풀며 따르고 모시며, 두꺼운 얼굴을 하고 종종걸음으로 뛰어가 배알하며, 빈번히 험담과 욕을 만나고 간난간난과 신고신고를 두루 겪으면서까지 하고자 하는 자는 수백수천이나 정작 이루는 자는 수십 명이 되지 못하니 몸을 영화롭게 하는 좋은 책략과 안락한 법문이 있음을 어찌 믿겠는가! 이것은 당사자의 우매한 출가심으로 말미암은 것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됨에 장부의 뜻이 없기 때문이다.
항차 오묘한《법화경》은 영축산에서의 지극한 말씀으로서 대사인연대사인연으로 부처님의 지견지견을 열어 보인 것이니 이는 부처님께서 강령한 근본 취지이며 진실로 중생의 무리가 깨우쳐 들어가는 나룻길이다. 수많은 나라에서는 그 이름도 모르거늘 다행히 듣고 보았으니 어찌 암송하여 지니지 않겠는가. 어찌 다만 은혜를 저버릴 뿐이겠는가, 진실로 근본을 잊는 게 될 것이니 받들어 힘쓸지어다. 아직 득도하지 못한 자는 마땅히 정성과 지극함을 더하여 일찍 변통하기를 바라며, 이미 다다른 자는 거듭 익히기를 폐하지 않음으로서 마침내 도업을 이룬다면 1백금이나 되는 공양과 시주물이라도 실로 능히 녹여 낼 것이요 사부대중들이 우러르고 의지하더라도 덕이 미흡하여 부끄러움을 느끼는 일은 진실로 없을 것이다.
덧없는 몸뚱이는 다함이 있으나 실다운 행행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혀의 모양이 맑고도 밝은 것이 마치 붉은 연잎과 같은 자가 있었고 몸의 뼈가 부수어져 마치 구슬의 낱알 같이 된 자가 있었으니 모두 책에 전해지므로 식자들은 갖추어 들었으리다. 하물며《반야경》에는 귀에 스치는 인연이 있고《법화경》에는 따라 기뻐함의 복록을 비교하고 있음에랴!
다행히 성스러운 가르침에 의지하여 시간을 낭비하지 말기를 바라고, 가까이는 삭발하여 승려가 되기를 바라며, 멀리로는 마군을 격파하고 불도를 이루기를 바라노라. 만약 능히 이와 같이 한다면 무릇 다시 무엇을 말하겠는가. 근심하는 바는, 승려가 되어 십과십과에 참여하지 못하면 부처님을 섬김에 헛되이 백년을 소비하는 것이리다. 옛 성현들이 깊이 경계하였으니 어찌 마음이 움직이지 않겠는가.
【1】양‧당‧송.
【2】양.혜유작《고승전》, 당.선율사작《속고승전》, 송.통혜대사작《대송고승전》, 함분십과, 이취고승, 시승사야.
【3】주주폐불사삼만삼백소, 훼진주대비상주전, 세종친병월, 동기응, 불사년, 흔궤우응. 송조목격기사고, 즉위원년, 광건불사, 세도승팔천, 우탄성절, 어천하명승승좌, 축천산위준, 축성시차.
【4】범삭염위승자, 통위「정시」.《서역기》운: 「강일부칙면지사, 강이부칙가토방자구, 강삼부칙차시자지승, 강사부칙급정인, 강오부칙허승여.」 위위승자위청정급시고, 운정시.
【5】건륭삼년, 조매년시동행, 통《연경》칠축자, 급사부첩피체. 태종.태평흥국원년, 조천하승니, 복시경과.
【6】《례기》「왕언여계, 기출여륜.」 주: 륜, 여완전승야. 시이과경정통이응선칙, 왕택지급신여로하이점초목.
【7】여여객점잠주, 기가구거? 박여주행야람, 천효복방. 환, 인환야, 환중, 유언인간야, 언무체루어인간야.
【8】선호모. 수삼위군, 인삼위중, 여삼위찬.
【9】임소.왕범행, 소고, 기모자념, 구수《법화》, 포의소식, 선송무결, 계송경일만칠천부. 후, 가부이서, 유언로시림야. 구지, 피육기진, 유설불괴, 색여연화. 우당승유속, 송《법화》천편, 인질고우왈: 「모평생송경, 의희유험, 약생선도, 설근불괴, 가매십년, 발시.」 언흘이적. 후십년계시, 설과불괴. 송《법화》이설근불괴자, 전후심중.
【10】당승신오유영악질, 설지참회, 소고돈유, 인출가. 매입법화도장, 구순례념, 서후도유득사리, 루루찬연가수, 여시자고금무수야.
【11】수타수습선인, 희타감득선과.
【1】양나라, 당나라, 송나라.
【2】양나라 혜유는《고승전》을 지었으며, 당나라 선율사는《속고승전》을 지었으며, 송나라 통혜대사는《대송고승전》을 지었는데, 모두 10과로 나누어 고승들의 이야기를 골라 취했으니 곧 승려의 역사이다.
【3】주나라의 군주가 불교사찰 3만3백 곳을 폐사시켰는데, 진주의 대비상을 헐어 돈을 주조할 때는 세종이 친히 도끼를 잡고 그 가슴을 꿰뚫어 부수었더니 4년이 채 되지 않아 가슴에 종기가 나서 문드러졌다. 송나라 태조는 그 일을 목격했던 까닭에 즉위한 첫 해에 널리 불교사찰을 건립하고 해마다 승려 8천명을 득도시켰으며, 또 불탄일에는 온 천하의 승려들에게 명하여 설법의 자리에 올라 천수를 축원하는 것을 법도로 삼았으니 성인을 축원하는 것이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4】무릇 삭발하고 물들인 옷을 입어 승려가 된 자를 통칭 ‘정시’라 일컫는다.《서역기》에 이르기를 「1부를 강설한 즉 지사를 면제하고, 2부를 강설한 즉 토방과 가구를 더해 주며, 3부를 강설한 즉 시자를 보내어 공경히 받들게 하고, 4부를 강설한 즉 정인을 보내 주며, 5부를 강설한 즉 가마 타는 것을 허락하였다」고 하였으니 승려가 되면 청정을 위하여 시중을 들어주는 까닭에 정시라 일컬었음을 말한 것이다.
【5】건륭 3년에 조서를 내려 매년 동행(행자)들을 시험 치르게 하였는데,《법화경》7축을 능통하게 하는 자는 사부에서 도첩을 주고 머리를 깎게 하였다. 태종 태평흥국 원년에 조서를 내려 천하의 승니들에게 다시 경과에 응시하게 하였다.
【6】《예기》에 「왕의 말은 마치 가는 실과 같아서 흡사 인끈과도 같이 나온다」 하고는 그 주석에, 인끈(륜)은 꼬아서 만든 줄 같은 것이라 하였다. 과목별 경전에 정통한지를 시험하여 그 선별에 적응하면 왕의 은택이 그 몸에 미침이 마치 이슬이 흘러내려 초목을 적시는 것과도 같게 된다.
【7】나그네란 그저 객점에 잠시 머무르는 자 일 뿐이니 어찌 오래도록 기거할 수 있겠는가? 정박한다는 것은 그저 배가 지나가다 밤에 닻을 내린 것일 뿐이기에 날이 밝으면 다시 닻을 풀 것이다. 환은 사람이 사는 장소이며 환중이란 인간이라 말함과 같으니, 인간세에 막혀서 묶여 있음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8】곱고도 좋은 모양이다. 짐승이 세 마리 모이면 무리(군)가 되고 사람이 세 명 모이면 대중(중)이 되며 여자가 세 명 모이면 찬(세 사람의 미녀)이 된다.
【9】임소의 왕범행은 젊어서 소경이 되었는데 그 에미가 자애로운 생각에서《법화경》을 읊어서 전해 주었더니 베옷을 입고 나물음식을 먹으며 참선한 채 경전을 외우는데 틀린 곳이 없었으며 외운 경전이 모두 1만7천부나 되었다. 후에 가부좌를 틀고 임종을 맞으며 시신을 들녘에 내어놓으라 유언하였다. 오래 지나서 거죽과 살점은 이윽고 다 없어졌는데 오직 혀 만 그대로 남아서 색깔이 마치 연꽃과도 같았다. 또 당나라 승려 유속이《법화경》을 1천 번을 외우더니, 질병으로 인해 [임종을 맞아] 친구에게 이르기를 「내가 평생에 경전을 외우며 영험이 있기를 마음으로 바랬었는데, 만약 살아서 착한 도업을 이루었다면 혀가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니 매장한지 10년 만에 발굴하여 보면 될 것이다」 하고는 말을 마치자 곧 적멸에 들었다. 그 뒤 10년 만에 열어 보니 혀가 과연 허물어지지 않았었다.《법화경》을 외워 혀가 허물어지지 않은 자는 전후로 매우 많았다.
【10】당나라 승려 신오가 어려서 악질에 걸렸는데 손가락을 사르며 참회하였더니 그 고통이 순식간에 치유되었기에 그로 인연하여 출가하였다. 매번 법화도량에 들어가면 90일 동안 예불을 올렸는데, 죽은 후에 다비하여 사리를 얻음에 겹겹으로 찬연한 것이 제법 되었으니, 이와 같았던 이들이 고금에 무수하였다.
【11】다른 이들이 착한 인연을 닦고 익히는 것을 따르고 다른 이들이 착한 과보를 받아 가지는 것을 기뻐함.

8. 원  문

ꊱ 이산연선사발원문[1]
귀명십방조어사, 연양청정미묘법, 삼승사과해탈승, 원사자비애섭수. 단모갑, 자위진성, 왕입미류, 수생사이표침, 축색성이탐염, 십전십사, 적성유루지인, 육근육진, 망작무변지죄, 미륜고해, 심닉사도, 착아탐인, 거왕조직,[2] 루생업장, 일체건우, 앙삼보이자비, 력일심이참회.[3] 소원, 능인증발, 선우제휴, 출번뇌지심원, 도보제지피안. 차세복기명위, 각원창륭, 래생지종영묘, 동희증수, 생봉중국, 장우명사, 정신출가, 동진입도,[4] 육근통리, 삼업순화, 불염세연, 상수범행, 집지금계, 진엽불침,[5] 엄호위의, 연비무손,[6] 불봉팔난,[7] 불결사연,[8] 반약지이현전, 보제심이불퇴, 수습정법, 료오대승, 개육도지행문, 월삼기지겁해, 건법당어처처, 파의망어중중, 항복중마, 소륭삼보, 승사십방제불, 무유피로, 수학일체법문, 실개통달, 광작복혜, 보리진사, 득육종지신통, 원일생지불과. 연후, 불사법계, 편입진로, 등관음지자심, 행보현지원해, 타방차계, 축류수형, 응현색신, 연양묘법, 니리고취,[9] 아귀도중, 혹방대광명, 혹현제신변, 기유견아상, 내지문아명, 개발보제심, 영출륜회고, 화확빙하지지, 변작향림, 음동식철지도, 화생정토, 피모대각, 부채함원, 진파신산, 함점리락, 질역세이현위약초, 구료침아, 기근시이화작도량, 제제빈뇌,[10] 단유이익, 무불흥숭. 차기, 루세원친, 현존권속, 출사생지골몰, 사만겁지애전, 등여함생, 제성불도. 허공유진, 아원무궁, 정여무정, 동원종지.
시방삼세 부처님과    팔만사천 큰법보와
보살성문 스님네께    지성귀의 하옵나니
자비하신 원력으로    굽어살펴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참된성품 등지옵고    무명속에 뛰어들어
나고죽는 물결따라    빛과소리 물이들고
심술궂고 욕심내어    온갖번뇌 쌓았으며
보고듣고 맛봄으로    한량없는 죄를지어
잘못된길 갈팡질팡    생사고해 헤매면서
나와남을 집착하고    그른길만 찾아다녀
여러생에 지은업장    크고작은 많은허물
삼보전에 원력빌어    일심참회 하옵나니
바라옵건대
부처님이 이끄시고    보살님네 살피옵서
고통바다 헤어나서    열반언덕 가사이다.
이세상에 명과복은    길이길이 창성하고
오는세상 불법지혜    무럭무럭 자라나서
날적마다 좋은국토    밝은스승 만나오며
바른신심 굳게세워    아이로서 출가하여
귀와눈이 총명하고    말과뜻이 진실하며
세상일에 물안들고    청정범행 닦고닦아
서리같이 엄한계율    털끝인들 범하리까.
점잖은 거동으로    모든생명 사랑하여
이내목숨 버리어도    지성으로 보호하리
삼재팔난 만나잖고    불법인연 구족하며
반야지혜 드러나고    보살마음 견고하여
제불정법 잘배워서    대승진리 깨달은뒤
육바라밀 행을닦아    아승지겁 뛰어넘고
곳곳마다 설법으로    천겹만겹 의심끊고
마군중을 항복받고    삼보를 뵙사올제
시방제불 섬기는일    잠깐인들 쉬오리까.
온갖법문 다배워서    모두통달 하옵거든
복과지혜 함께늘어    무량중생 제도하며
여섯가지 신통얻고    무생법인 이룬뒤에
관음보살 대자비로    시방법계 다니면서
보현보살 행원으로    많은중생 건지올제
여러갈래 몸을나퉈    미묘법문 연설하고
지옥아귀 나쁜곳엔    광명놓고 신통보여
내모양을 보는이나    내이름을 듣는이는
보리마음 모두내어    윤회고를 벗어나되
화탕지옥 끓는물은    감로수로 변해지고
검수도산 날쌘칼날    연꽃으로 화하여서
고통받던 저중생들    극락세계 왕생하며
나는새와 기는짐승    원수맺고 빚진이들
갖은고통 벗어나서    좋은복락 누려지다.
모진질병 돌적에는    약풀되어 치료하고
흉년드는 세상에는    쌀이되어 구제하되
여러중생 이익한일    한가진들 빼오리까.
천겁만겁 내려오던    원수거나 친한이나
이세상 권속들도    누구누구 할것없이
얽히었던 애정끊고    삼계고해 뛰어나서
시방세계 중생들이    모두성불 하사이다.
허공끝이 있사온들    이내소원 다하리까.
유정들도 무정들도    일체종지 이루어지이다.
              [운허스님 옮김]
시방의 조어사조어사와 널리 선양된 청정하고 미묘한 불법과 삼승삼승과 사과사과의 해탈한 스님들에게 지성으로 귀의하나니, 원하건대 자비를 내리시어 애절히 여기시고 거두어 받아 주십시오.
다만 저희들이 참된 성품을 어기고부터 미혹한 물결 속에 그릇되게 빠져들어 나고 죽음을 따라 나부끼다 침몰하며 색과 소리를 뒤쫓아 물든 것을 탐하였으며, 십전십전과 십사십사로 쌓아서 번뇌의 인인을 이루고 육근과 육진으로 망령되이 가없는 죄를 지으며 고통의 바다에 정신없이 빠져들고 삿된 길로 깊이 잠겨들어 나에게 집착하고 남의 것을 탐내며 굽은 것을 드러내어 바른 것에 던져 놓은 여러 생의 업장과 일체의 허물이 있음에 삼보의 자비를 앙망하며 한 마음 씻음으로 참회합니다.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 구원하여 주시고 좋은 벗들은 이끌어 주시어 번뇌의 깊은 근원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저 언덕에 도착하게 하옵소서.
이 세상의 복락의 바탕과 목숨의 지위가 각기 번창하고 융성하기를 바라오며, 내생에는 지혜의 종자와 영명한 싹이 함께 증장하여 빼어나기를 바라오며, 태어남에 좋은 나라를 만나고 성장하면서 밝은 스승을 만나며, 바른 믿음으로 출가하고 동자의 참된 마음으로 도에 들어가며, 육근육근은 두루 통하고 예리하며 삼업삼업은 순수하고 조화로우며, 세상의 인연에 물들지 않고 항상 범행범행을 닦으며, 금지된 계율을 잡아지녀 티끌만큼도 침범하지 못하게 하며, 위의를 엄히 단속하고 날아다니는 벌레도 상함이 없게 하며, 여덟 가지 어려움을 만나지 않고 네 가지 인연을 빠트리지 않으며, 반야의 지혜를 드러내고 보리의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바른 불법을 닦고 익혀 대승의 진리를 깨달아 육도육도에 나다니는 문을 열고 삼아승지겁의 바다를 뛰어넘어 곳곳에 불법의 깃발을 세우고 겹겹의 의심의 그물을 깨뜨리며, 마군의 무리를 항복 받고 삼보를 이어서 융성하게 하며, 시방 세계의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겨도 피로함이 없게 하고 일체의 법문을 닦아 배워서 모두 통달하게 하며, 복락의 지혜를 지어 티끌 수 모래 수와 같은 중생들을 널리 이롭게 하며, 여섯 가지 신통을 얻어 일생의 불과불과를 원만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한 후에는 이 법계를 버리지 않고 티끌과 수고로움의 세계로 두루 들어가 관음보살의 자비심과 같이 하고 보현보살 발원의 바다를 다니며 저 세계와 이 세계에서 그 부류를 좇고 그 형상을 따라 그에 응하는 색신을 드러내어 미묘한 법문을 연설하여 지옥의 고통이나 아귀의 길 가운데에서 혹은 큰 광명을 쏟아 내고 혹은 모든 신비로운 변화를 드러내어 나의 모습을 보거나 또는 나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 보리심을 내어 영원히 윤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여주며, 불가마와 얼음강의 땅은 변하여 향기로운 숲이 되게 하고 구리를 마시고 쇠를 먹는 무리들은 깨끗한 땅으로 옮겨 태어나게 하며, 털 난 날짐승과 뿔 난 들짐승과 빚진 이와 원수들도 모두 괴롭고 쓰라림을 혁파하여 함께 이익과 복락에 젖어 들게 하며, 질병이 도는 세상에는 약초로 드러나서 고질병을 치료하여 주고 기근이 들 때에는 쌀이나 기장으로 화하여서 모든 가난하여 굶주린 이를 구제하여 주되 단지 이롭고 유익함이 있다면 일으켜 숭상하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누세의 원수거나 친한이나 현재의 권속들이 사생사생의 골몰에서 벗어나서 만겁 동안 얽매였던 애증을 버리고 중생과 더불어 나란히 불도를 이룰지어다.
허공은 다함이 있다 하더라도 나의 원력은 다함이 없을 것이니, 유정들도 무정들도 다 함께 일체종지를 원만히 하게 하여 주옵소서.
【1】연, 혜연.
【2】《전》왈: 「거직조제왕.」 차칙반시. 왕, 굴야; 직, 신야. 거인지굴, 치인지신야.
【3】앙피삼보이여락발고, 척아일심이개왕수래야.
【4】《석명》운: 「아년십오왈동.」 동자, 독야. 자칠세지십오세, 개칭동자, 이태화미산, 어색불염, 명왈동진.
【5】영가운: 「무정, 망침진엽, 유식, 무뇌초명; 유간, 미족비기청, 비설, 무이방기소.」 불침진, 위불굴지; 불침엽, 언불괴생.《십송》운: 「화지작자, 일두시경, 양두시중.」 괴생가지.
【6】불상미세비충야.
【7】《성론》「보살설사륜, 최팔난: 일, 생중국륜, 능최오난, 위삼도북주급장수천; 이, 수정원륜, 최세지변총; 삼, 식선인륜, 최맹롱음아; 사, 근선인륜, 최불전불후.」 욕최팔난, 당습사륜.
【8】사연: 일, 친근선우; 이, 친문정법; 삼, 사유기의; 사, 여설수행야.
【9】니리, 차운무유, 무유희락. 혹언타락, 혹언무처, 경무사처.
【10】불, 석위제석시, 조기세, 질역류행, 의료무공, 도근상속. 제석비민, 사소구제, 내변기형위대망신, 강시천곡, 공중편고, 문자함경, 상솔분부, 수할수생, 료기료질. 보살구세, 예다여차. 근,《좌전》운: 로사인야.
【1】연은 혜연이다.
【2】《전》에 이르기를 「곧은 것을 들어 굽은 것에 놓는다」 하였는데 여기서는 그것의 반대이다. 왕은 굽은 것이요 직은 펴진 것이니, 사람들의 굽은 것을 들어 펴진 것에다 놓음이다.
【3】저 삼보를 우러러봄으로써 즐거움을 같이하고 괴로움은 제거하며, 나의 이 한 마음을 씻어서 고쳐가며 수행하다.
【4】《석명》에 이르기를 「아이가 15살이면 동이라 한다」 하였으니 동이란 곧 독이다. 7살부터 15살 까지를 모두 동이라 일컫는데, 음양의 조화된 기운이 아직 흩어지지 않았기에 색에 물들지 않은 까닭에 이름하여 동진이라 말하는 것이다.
【5】영가가 이르기를 「무정은 티끌이나 낙엽도 침범하지 않고 유식은 초명 벌레도 번뇌롭게 하지 않나니, 그윽한 산골의 물도 그 맑음에 비견되기 부족하고 흩날리는 눈도 그 흰 빛깔에 견줄 수가 없다」 하였는데, 티끌을 침범하지 않는다 함은 땅을 파고들지 않음을 일컬으며 낙엽도 침범하지 않는다 함은 생명을 파괴하지 않음을 일컫는다.《십송》에 이르기를 「땅에 획을 그어 글자를 쓸 때 한 차례로 하면 [그 죄가] 가볍고 두 차례로 하면 무겁다」 하였으니 괴생을 가히 알 수 있을 것이다.
【6】미세한 날벌레도 다치게 하지 않는다.
【7】《성론》에 「보살이 네 가지의 윤회를 설하여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는] 여덟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였다. 첫 번째는 중국에 태어나는 윤회로서 능히 다섯 가지 어려움을 극복함이니 삼도와 북주 및 장수천를 말하며, 두 번째는 올바른 발원을 수행하는 윤회로서 세간의 얕은 지혜로 참다운 이치에 따르지 않음(세지변총)을 극복하였으며, 세 번째는 착한 인연을 심는 윤회로서 소경과 귀머거리 및 벙어리의 우환을 극복하였으며, 네 번째는 선한 사람을 가까이하는 윤회로서 부처님이 계신 시기의 전후에 태어나는 불운을 극복하였다」 하였으니 여덟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응당 네 가지 윤회를 익힐 것이다.
【8】네 가지 인연이란, 첫 번째는 착한 벗을 친근히 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바른 법을 가까이하여 듣는 것이요, 세 번째는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말한 것과 같이 수행하는 것이다.
【9】‘니리’란 이곳 말로 하면 ‘있지 않다’이니 기쁨과 즐거움이 없다는 것이다. 혹은 ‘타락’이라고 말하며 혹은 ‘머물러 둠이 없음’ 더 나아가서 ‘용서하여 둠이 없음’이라고 말한다.
【10】부처님께서 예전에 제석이 되었을 때 흉년을 만났는데 질병이 만연하고 모든 치료가 효험이 없었기에 길에는 주검이 널려 있게 되었다. 제석이 슬퍼하고도 근심하여 구제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이에 형체를 큰 이무기의 몸으로 변화시키고는 그 주검을 냇가와 골짜기에 던지고는 공중에서 두루 알리니 듣는 자들이 모두 기뻐하며 서로 달려와서 베어 먹는대로 그에 따라 생겨나니 굶주림과 질병이 치료되었다. 보살이 세상을 구제함은 예를 들면 대체로 이와 같다. 근은《좌전》에서 말하기를 길에서 죽은 사람이라 하였다.
ꊲ 산곡거사황태사발원문[1]
석자사자왕, 백정법위신, 승의공곡중, 분신[2]급효후, 념궁‧명리전, 피이자애갑, 인력[3]불동요, 직파마왕군, 삼매상오락, 감로위미식, 해탈미위장, 유희어삼승, 안주일체지, 전무상법륜.[4] 아금칭양칭성실어, 이신구의, 주량관찰, 여실참회. 아종석래, 인치유애, 음주식육, 증장애갈,[5] 입사견림, 불득해탈. 금자대불, 발대서원. 원종금일, 진미래세, 불복음욕; 원종금일, 진미래세, 불복음주; 원종금일, 진미래세, 불복식육. 설복음욕, 당타지옥, 주화갱중, 경무량겁, 일체중생, 위음란고, 응수고보, 아개대수. 설복음주, 당타지옥, 음양동즙, 경무량겁, 일체중생, 위주전도, 응수고보, 아개대수. 설복식육, 당타지옥, 탄열철환, 경무량겁, 일체중생, 위식육고, 응수고보, 아개대수. 원아이차, 진미래제, 인사서원, 근진청정, 구족십인, 불유타교, 입일체지, 수순여래, 어무진중생계중, 현작불사, 공유십방동철, 만덕장엄, 어찰찰진진, 위아작증. 설경가라라신, 망실본원,[6] 유수가피, 개아미운. 계수여공,[7] 등일통체.[8]
옛날에 사자왕이 희고 맑은 법으로 몸을 삼아 최상의 진리인 빈 골짜기에서 떨치고 일어나며 포효함에 바른 생각의 활과 밝고 예리한 화살을 지니고 자비와 애민의 갑옷을 입은 채 인욕하는 힘으로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으며, 곧장 마왕의 군대를 격파하고 삼매를 항상 즐기며 감로를 맛있는 음식으로 여기고 해탈의 맛으로 조미(장)를 삼았으니, 삼승삼승에서 즐겨 노닐고 일체의 지혜에 편안히 머물며 위없는 법의 바퀴를 굴리셨다.
내가 이제 그 성품에 맞는 참된 말로써 일컬어 찬양함에 몸과 입과 뜻으로써 헤아리고 관찰하며 실답게 참회하나이다.
내가 예로부터 지내오며 어리석음으로 인해 애욕을 가졌으며 술 마시고 고기 먹음으로 애욕의 갈증을 증장시키고 삿된 견해의 숲으로 들어가 해탈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부처님을 대하여 큰 서원을 발합니다. 원하건대 오늘부터 미래세가 다하도록 다시는 음욕하지 않으며, 원하건대 오늘부터 미래세가 다하도록 다시는 술 마시지 않으며, 원하건대 오늘부터 미래세가 다하도록 다시는 고기 먹지 않겠습니다.
만약 다시 음욕하면 응당 지옥에 떨어져 불구덩이 속에서 머무르며 무량한 겁의 시간을 지내게 될 것이며 일체의 중생들이 음란한 까닭으로 마땅히 받는 괴로움의 과보도 내가 모두 대신 받겠습니다. 만약 다시 술을 마신다면 응당 지옥에 떨어져 철철 넘치는 구리 쇳물을 마시며 무량한 겁의 시간을 지내게 될 것이며 일체의 중생들이 술로 인해 잘못 되어 마땅히 받는 괴로움의 과보도 내가 모두 대신 받겠습니다. 만약 다시 고기를 먹는다면 응당 지옥에 떨어져 뜨거운 쇳덩이를 삼키며 무량한 겁의 시간을 지내게 될 것이며 일체 중생들이 고기를 먹음으로 마땅히 받는 괴로움의 과보도 내가 모두 대신 받겠습니다.
원하건대 나는 이로써 미래의 끝이 다하도록 인욕하는 일로 소원을 서약함으로써 오근오근과 오경오경이 청정하여지고 십인십인을 빠짐없이 갖추어 다른 가르침으로 말미암지 않고 일체지일체지에 들어가 여래를 따라 순종하여 다함이 없는 중생계 가운데에서 불사를 이루어 드러내겠사오니, 삼가 생각건대 시방세계를 환히 통하는 만 가지 덕으로 장엄하신 불보살님은 수많은 국토마다 그리고 그 속의 티끌마다에서 저를 위해 증명하여 주십시오. 만약 가라라신을 지나며 본래의 소원을 잊어버린다면 오직 가피를 드리워 나의 미혹한 구름을 열어 젖혀 주시옵소서. 청정법신에 머리를 조아리오니 한결 같은 마음을 간절히 하옵니다.
【1】태사황정견, 자노직, 호산곡거사. 초알원통수선사, 수저발원문, 통계주색, 일유죽반, 예지삼구. 후의회당, 일일, 시당산행차, 문목서화향, 석연료오. 목서화, 계화야.
【2】진모우장.
【3】《아함》유육종력: 소아, 제위력; 여인, 진위력; 국왕, 교위력; 나한, 진위력; 제불, 비위력; 비구, 인위력.
【4】상,《화엄‧리세간품》게, 유소이처.
【5】애위륜회지본, 갈자정애지지야.
【6】《명의집》명태오위: 초칠일, 명가라라, 차운응활, 우운박락, 장여응소; 이칠일, 명알부담, 차운포, 장여창포; 삼칠일, 명폐시, 차운응결, 장여응혈; 사칠일, 명건남, 차운응후, 점견경고; 오칠일, 명발라사구, 구제형고.
【7】경운, 법신여허공.
【8】등일자, 평등일심야.
【1】태사 황정견은 자가 노직이요 호가 산곡거사이다. 원통 수선사를 처음 찾아 뵙고는 마침내 발원문을 짓고 술과 음욕에 관한 계율에 대해 절실히 느껴서 매일 단지 죽과 밥 만을 먹으며 첨예한 의지로 참구하였다. 후에 회당에게 의지하였는데, 하루는 회당을 모시고 산행을 하다가 목서화의 향기를 맡고는 확연히 깨닫게 되었다. 목서화는 계수나무의 꽃이다.
【2】깃털을 흩날리는 모양이다.
【3】《아함경》에서는 여섯 종류의 힘이 있다 하였으니, 어린아이는 우는 것으로 힘을 삼으며, 여인은 성냄으로 힘을 삼으며, 국왕은 교만함으로 힘을 삼으며, 나한은 전진하는 것으로 힘을 삼으며, 모든 부처님은 자비로 힘을 삼으며, 비구는 인내로 힘을 삼는다 하였다.
【4】윗 부분은《화엄경》<이세간품>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
【5】애욕은 윤회의 근본이며 갈망은 애정이 도달하는 곳이다.
【6】《명의집》에는 태아의 다섯 단계를 밝혀 놓았다. 첫 7일째를 ‘가라라’라 이름하니 이곳 말로 응활(미끄럽게 엉겨 있음) 또는 박락(엷게 엉겨 있는 유즙)인데 그 형상이 마치 응결된 타락과 같다. 14일째를 ‘알부담’이라 이름하니 이곳 말로 포(천연두)인데 그 형상이 마치 종기나 천연두 같다. 21일째를 ‘폐시’라 이름하니 이곳 말로 응결인데 그 형상이 마치 응결된 핏덩이와 같다. 28일째를 ‘건남’이라 이름하니 이곳 말로 응후(두텁게 응고됨)인데 점차 견고하게 굳어지기 때문이다. 35일째를 ‘발라사거’라 이름하니 모든 형태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7】경전에 이르기를 법신은 허공과 같다 하였다.
【8】등일이란 평등한 하나의 마음이다.

9. 선  문

ꊱ 전선관법
선법람상,[1] 자어진세승예법사서관중출선경,[2] 기문칙명심달리지취야. 연비약시유기방, 미능수합, 불문요질, 도왈의서. 신이대교기부, 군영분강, 주지자긍기사의, 과지자령기구분,[3] 집주요송,[4] 단상기승기응변, 해분좌예,[5] 유관기지인사봉, 도망소전, 불구출리, 강표.원공,[6] 개선법미부, 어시고구이득야.[7] 보제달마조사, 관차토지근연, 대일기지번문[8]이선언왈: 「불립문자, 견기집문체적야; 직지인심, 명기돈료무생야.」 기기준, 기리원고, 불면점수지도독가산방. 전선법자, 자달마위시언, 직하상계, 육대전의, 횡지이출, 불가승기, 여《조계보림전》소명야.[9]
선법의 기원은 진나라 때 승예법사가 관중에서 나온 선문의 경전에 서문을 쓰고 부터이니, 그 글은 곧 마음을 밝히고 이치를 통달하는 요지이다. 그러나 비유하자면, 처음으로 그 방법은 있으되 아직 능히 수행하여 합치시켜 보지 못함이 마치 병을 치료하였음은 듣지 못한 채 다만 의서 만을 말하는 것과 같았다. 하물며 큰 가르침이 이미 널리 퍼지자 영명한 무리들이 나누어 강의함에 있어서 주석을 단 이는 그 글자의 의미를 자랑하고 과목을 나눈 이는 그 구분 지음을 만족하게 여기며 총채를 움켜잡고 소나무 가지를 흔들지만 단지 임기응변의 묘미만을 숭상할 뿐이요, 어지러운 것을 풀고 날카로운 것을 꺾음에 오직 그 지혜와 칼날과 논술의 날카로운 기세만을 들여다 볼 뿐 나타내고자 하는 바는 모두 잊어버리고 문자에서 벗어나 여의기를 구하지 않으니, 강표의 원공이 선법이 펼쳐지지 못함을 개탄하다가 이에 애써 구하여 얻은 것이다.
보리달마조사께서 이 땅의 근기와 인연을 들여다보고 한 기간 번잡하고 문란해 질 것에 대해 선언하여 이르기를 「문자를 세우지 않는다는 것(불립문자)은 문자에 집착하거나 자취에 체류함을 놓아버리는 것이요, 사람의 마음을 곧장 가리킨다는 것(직지인심)은 태어남이 없음을 문득 깨우쳐 체득함을 밝힌 것이다」라 하였는데, 그 기틀이 높이 빼어나고 그 이치가 원만한 까닭에 점수점수하는 무리들의 신랄한 비방을 면치 못하였다. 선법을 전한 것은 달마로부터 비롯하여 곧장 아래로 이어져 6대까지 가사를 전하였고 곁가지로 뻗어 나간 것은 이루 기록할 수 없으니《조계보림전》에 밝힌 것과 같다.
【1】《서》운: 「삼강호호, 기원람상.」 람, 단가범일배이이, 우범일어배상야, 언기원칙소이점성강‧한지호한. 선법지전, 역여시야.
【2】달마미래중토시, 진.원공선역기선경이권, 장진.관중, 승예출관중소장선경, 작서유포.
【3】령자, 긍이자정야. 구분자, 구별분한야, 언분별호서정유통등지구국야.
【4】록지대자위주, 군록수지, 개시주미소전위준, 고지담자휘지, 양유이야. 요송자, 혜랑선사득법어석두, 상집송지위인선화, 후인이위담병송. 우생공빈재호구산, 집송지위담병고. 시운: 「청도천개석, 담병일지송」운야.
【5】노.중연유조, 언진칭제지해, 진장문지, 각오십리, 평원군욕봉지, 연소왈: 「소귀호천하사자, 위인배난해분이무취야, 유소취자, 시상고지사야.」 강엄제전망문: 「거추좌예」, 주: 거추, 강호야; 좌‧절야, 예‧리야. 차언해석기분란지심, 절좌기혜리지지.
【6】노산재심양.구강지외, 고운강표. 원공거지.
【7】《정조도》운: 「진승지엄, 어계빈국간청불타발다, 해래중하. 초지장안, 후지려산, 수출선경, 여원공동역이장진.관중언.」
【8】음문, 난야.
【9】당.의봉중, 조숙양건각어쌍봉대계지간, 육조거지, 인명조계. 정원중, 금릉사문혜거, 장조게, 왕조계, 동서천승지삼장, 중공참교병당초이래전법종사기연, 집성《보림전》.
【1】《서경》에 이르기를 「세 강줄기가 광활하게 흐르지만 그 근원은 잔 하나 띄울 정도일 뿐이다」 하였으니, 람은 단지 잔 하나를 띄울 수 있을 뿐이라는 것, 또는 잔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라는 것이므로 그 근원은 작으나 차츰 나아가 장강과 한수의 크고 넓음을 이루었음을 말한다. 선법의 전수도 역시 이와 같다.
【2】달마가 아직 중국 땅에 오지 않았을 때 진나라 원공이 먼저 선에 관한 경전 2권을 번역하여 진의 관중에 간직하여 두었더니 승예가 관중에 간직해 두었던 선에 관한 경전을 꺼내어 서문을 지어 유포하였다.
【3】령이란 긍지를 가지고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구분이란 구별하여 나누고 한계를 짓는 것이니 서와 정과 유통 등의 구분을 분별하는 것을 말한다.
【4】사슴 가운데 대장을 주라 하는데 사슴 무리들이 그를 따르며 모두 그의 꼬리가 움직이는 바를 보아서 [행동의] 기준으로 삼으니, 예전에 담론하던 자들이 그것을 휘두르는 데는 진실로 까닭이 있기 때문이었다. 소나무를 흔든다는 것은, 혜랑선사가 석두선사로부터 법을 얻고는 항상 소나무 가지를 잡고서 사람들을 위해 선화를 하였더니 뒷사람들이 소나무를 담병(이야기할 때 손에 쥐는 불자)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또는 생공이 배척 당하여 호구산에 있을 때 소나무 가지를 잡고 담병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시에서 말하기를 「듣는 무리는 1천개의 돌이요 담병으로는 한 가지 소나무로다」라 하였다.
【5】노나라 중련이 조나라에 노닐다가 진나라가 칭제한 해악을 말하였더니 진나라 장수가 이 말을 듣고는 50리를 물러가거늘 평원군이 그를 책봉하려 하자 중련이 웃으며 말하기를 「천하의 선비가 귀하게 여겨지는 까닭은 다른 이들을 위해 어려움을 물리치고 분란을 해소시키지만 취하는 것이 없기 때문인데, 취하는 바가 있는 것은 곧 상고의 일입니다」 하였다. 강엄이 전사한 망자들을 제사 지내는 글에서 「거추좌예」라 하였는데 거추는 강력한 오랑캐이며 좌는 꺾음을 말하고 예는 예리함을 말한다. 이는 분란스러운 마음을 해소시키고 날카로운 뜻을 주저앉힘을 말한다.
【6】노산은 심양의 구강 바깥 편에 있기에 강표라 일컫는다. 원공이 그곳에 거처하였다.
【7】《정조도》에 이르기를 「진나라 승려 지엄이 계빈국에서 불타발다에게 간청하여 함께 중국으로 건너왔다. 처음에는 장안에 이르렀다가 후에 노산에 도착하여 마침내 선법에 관한 경전을 꺼내어 원공과 더불어 함께 번역하여 진의 관중에 간직하여 두었다.
【8】음은 문(문)이요 어지럽다는 뜻이다.
【9】당나라 의봉 연간에 조숙량이 쌍둥이 뫼봉과 큰 시냇물 사이에 누각을 세웠는데 육조대사가 그곳에 기거한 인연으로 ‘조계’라 이름하였다. 정원 연간에 금릉의 사문 혜거가 조사들의 게송을 가지고 조계에 가서 서천의 승지삼장과 함께 거듭 정리 교정하고 당나라 초기이래 법을 전해 받은 종사들의 기연을 아울러서《보림전》을 집성하였다.
ꊲ 장로자각색선사좌선의[1]
학반약보살, 선당기대비심, 발홍서원, 정수삼매, 서도중생, 불위일신독구해탈. 이내방사제연, 휴식만사, 신심일여, 동정무간, 량기음식, 불다불소, 조기수면,[2] 불절불자.[3] 욕좌선시, 어한정처,[4] 후부좌물, 관계의대, 령위의제정연후, 결가부좌, 선이우족안좌폐상, 좌족안우폐상. 혹반가부역가, 단이좌족압우족이이. 차이우수안좌족상, 좌장안우장상, 이양수대무지면상주, 서서거신전향. 복좌우요진, 내정신단좌, 불득좌경우측전궁후앙, 령요척두항골절상주, 장여부도.[5] 우불득용신태과, 령인기급불안; 요령이여견대,[6] 비여제대;[7] 설주상악, 진치상착; 목수미개, 면치혼수. 약득선정, 기력최승. 고유습정고승, 좌상개목; 향법운.원통선사[8]역가인폐목좌선, 이위흑산귀굴,[9] 개유심지, 달자지언. 신상기정, 기식기조연후, 관방제복, 일체선악, 도막사량. 염기즉각, 각지즉실. 구구망연, 자성일편, 차좌선지요술야. 절위좌선, 내안락법문, 이인다치질자, 개불선용심고야. 약선득차의칙자연사대경안, 정신상리, 정념분명, 법미자신, 적연청락. 약이유발명자, 가위여룡득수, 사호고산; 약미유발명자, 역내인풍취화, 용력불다, 단판긍심, 필불상잠. 연이도고마성, 역순만단, 단능정념현전, 일체불능류애.[10] 여《릉엄경》․《천태지관》․《규봉수증의》, 구명마사, 예비불우자, 불가불지야. 약욕출정, 서서동신, 안상이기, 불득졸폭;[11] 출정지후, 일체시중, 상의방편,[12] 호지정력, 여호영아,[13] 즉정력역성의. 부선정일문, 최위급무, 약불안선정려, 도차리, 총수망연. 소이, 탐주의정랑, 동수취응난; 정수징청, 심주자현. 고,《원각경》운: 「무애청정혜, 개의선정생.」《법화경》운: 「재어한처, 수섭기심, 안주불동, 여수미산.」 시지초범월성,[14] 필가정연, 좌탈입망, 수빙정력.[15] 일생취판, 상공차타, 황내천연, 장하적업? 고, 고인운: 「약무정력, 감복사문, 엄목공귀, 완연[16]유랑.」 행제선우, 삼복사문, 자이리타, 동성정각.
반야를 배우는 보살은 먼저 마땅히 대 자비심을 일으키고 커다란 서원을 발하여 삼매를 정미롭게 닦으며 중생 제도를 서약해야 할 것이니 한 몸 홀로 해탈을 구함이 되지는 말지어다. 그리고는 모든 인연을 버리고 만 가지 일을 쉬며 몸과 마음을 한결 같이하여 움직임과 고요함에 간격이 없이하며, 먹고 마심을 요량하여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게 하고 수면을 조절하여 너무 절제하지도 말고 너무 내키는대로 하지도 말라.
좌선하고자 할 때는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서 깔개를 두껍게 깔고 옷의 띠는 느슨하게 매되 위의를 가지런히 한 후에 결가부좌함에, 먼저 오른 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편안히 올려놓고 왼쪽 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편안히 올려놓는다. 혹은 반가부좌도 괜찮으니, 단지 왼 발로 오른 발을 눌러 줄 따름이다. 다음에는 오른 손을 왼 발 위에 편안히 올려놓고 왼쪽 손바닥을 오른쪽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뒤에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마주하여 서로 떠받치게 하고는 서서히 몸을 들어 전방을 향한다. 다시 좌우로 흔들고는 이에 몸을 바로하고 단정히 앉되 좌우로 기울거나 앞뒤로 굽히지 말아야 하며 허리의 등골뼈와 머리와 목덜미의 골절을 서로 떠받치게 하여 그 형상이 마치 부도부도와 같아야 한다. 또 몸을 너무 지나치게 솟구침으로써 호흡의 기운이 급하여 불안하게 하지 말아야 하며, 귀는 어깨와 더불어 수직이 되게 하고 코는 배꼽과 더불어 수직이 되게 해야 하며, 혀는 윗잇몸을 떠받치고 입술과 이는 서로 붙이며, 눈은 모름지기 가늘게 떠서 얼핏 잠드는 것을 면하도록 해야 할 것이니, 만약 선정을 얻었다면 그 힘이 가장 수승할 것이다.
옛날에 선정을 익히던 고승이 있었는데 앉았을 때는 항상 눈을 뜨고 있었으며, 예전에 법운 원통선사 역시 눈을 감고 좌선하는 사람들을 꾸짖어 그것을 검은 산의 마귀 소굴로 여겼으니 대개 깊은 뜻이 있는지라 통달한 자는 알 것이다.
몸의 모습이 이미 안정되고 호흡의 기운이 이미 조절 된 연후에 배꼽과 배를 느슨히 풀어놓아 일체의 선과 악을 모두 생각하여 헤아리지 말라. 망념이 일어나거든 [망념이 일어났음을] 곧 깨달을지니 그것을 깨달으면 곧 없어질 것이다. 오래도록 반연하는 바를 잊으면 자연스레 집중을 이룰 것이니 이것이 좌선의 요긴한 방술이다.
가만히 생각건대 좌선은 곧 안락한 법문인데 사람들이 많이들 질병을 이루는 것은 대개 마음 쓰기를 잘하지 못한 까닭이다. 만약 이 뜻을 잘 체득하면 곧 자연히 육신이 가볍고도 편안해 질 것이고 정신이 상쾌하고도 날래게 될 것이며 정념정념이 분명하여 법의 맛이 정신을 도울 것이므로 고요히 맑고 즐거울 것이다. 만약 이미 깨달은 바가 있는 자라면 마치 용이 물을 얻은 것과 같고 흡사 호랑이가 산을 의지한 것이라 말할 수 있으며, 만약 아직 깨달음이 있지 않다 하더라도 또한 바람으로 인하여 불길을 부추기는 것이라 힘씀이 그리 많지 않으리니 다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힘쓰면 반드시 속임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도가 높아지면 마가 왕성하여 순조로움을 거스르는 경계가 만 가지로 나타날 것이니 단지 바른 생각이 앞에 드러난다면 일체의 것이 만류하거나 장애하지 못하리다. 예컨대《능엄경》과《천태지관》및《규봉수증의》등에서 마군의 일을 갖추어 밝혀 놓아서 조심하지 못하는 자에게 예비토록 하고 있으니 불가불 알아야 한다.
만일 선정에서 나오고자 한다면 서서히 몸을 움직임에 편안하고도 자세히 하여 일어나야지 갑작스레 해서는 안되며, 선정에서 나온 후에는 일체의 시간 중에 항상 방편에 의지하여 선정의 힘을 보호하여 가지되 마치 갓난애를 보호하듯 해야 곧 선정의 힘을 쉽게 이룰 것이다.
무릇 ‘선정’이라는 이 한 부문이 가장 급선무가 되니, 만약 편안히 선정에 들어 고요한 생각을 지니지 못하면 [죽음의] 경계에 이르러 모두 망연해질 뿐이다. 그러한 까닭으로 구슬을 찾으려면 물결이 고요해야 하니 물이 움직이면 취하기가 응당 어려울 것이요, 선정의 물이 고요하고도 맑으면 마음의 구슬은 저절로 드러날 것이다. 그러므로《원각경》에 이르기를 「장애 없는 청정한 지혜는 모두 선정에 의지해 생겨난다」 하였고,《법화경》에 이르기를 「한가한 곳에 있으면서 그 마음을 닦아 거두어들이되 편안히 머물어 움직이지 않음이 마치 수미산 같을지다」 하였다.
이로서 알건대 범부를 초월하고 성현을 뛰어 넘으려면 필시 고요함의 반연을 빌릴 것이요, 좌탈좌탈하고 입망입망하려면 모름지기 선정의 힘에 의지해야 한다. 일생 동안에 끝장을 보고자 하더라도 오히려 차질이 날까 두렵거늘 하물며 이에 미적미적하면 무엇을 가지고 업에 대적하겠는가. 그러므로 옛 사람이 이르기를 「만약 선정의 힘이 없으면 죽음의 문에 달갑게 엎드려 눈을 가리고 텅 빈 채 돌아갈 때 의연히 물결 따라 흘러갈 지어다」 하였다.
바라건대 모든 선우선우들이 이 글을 하루에 세 번 반복하여 읽어서 스스로를 이롭게 하고 나아가 다른 이를 이롭게 함으로써 함께 바른 깨달음을 이룰지어다.
【1】진주.장로.자각.종색선사, 락주.손씨자, 사장로.응천선사.
【2】의식혼미왈수, 오정암명왈면.
【3】좌선수조오사: 조심, 불침불부; 조신, 불완불급; 조식, 불삽불활; 조면, 불절불자; 조식, 불기불포. 금즉유이.
【4】무훤잡처명한, 무궤료처명정.
【5】차운취상, 안취골상.
【6】석상불득전궁후앙.
【7】석상불득좌경우측.
【8】법운.원통.법수선사, 사천의.의회선사.
【9】《사행론》「폐목입선정, 시위귀매심.」 대철위산‧소철위산중간, 일월광명불도처위흑산, 군귀함췌언. 언합안이유좌치지심고, 명흑산귀굴.
【10】일체마사, 무내아, 하.
【11】급야, 우졸기모.
【12】좌선방법편의.
【13】인지흉전왈영, 이소아치지흉전, 이유양지고, 왈영아.
【14】초탈범정성해.
【15】좌화자무수이입망자역다, 등은봉도립이화, 약비선정지력, 능여시호?
【16】완연유의연야.
【1】진주의 장로 자각 종색선사는 낙주 손씨의 아들로서 장로 응천선사의 법을 이었다.
【2】의식이 혼미한 것을 수라 하고 오근의 정이 어두운 것을 면이라 한다.
【3】좌선할 때는 모름지기 다섯 가지를 조절해야 하는데, 마음을 조절함에 가라앉지도 말고 들뜨지도 말 것이며, 몸을 조절함에 느리게도 말고 빠르게도 말 것이며, 호흡을 조절함에 거칠게도 말고 [의식적으로] 부드럽게도 말 것이며, 수면을 조절함에 너무 절제도 말고 너무 마음대로도 말 것이며, 음식을 조절함에 너무 주리지도 말고 너무 배부르게도 말 것이다. 여기서는 두 가지만 얘기하고 있다.
【4】시끄러움으로 인한 혼잡스러움이 없는 곳을 한이라 하고 심란함으로 인한 혼잡스러움이 없는 곳을 정이라 한다.
【5】[부도는] 이곳 말로 하면 취상(형상을 모음)이니 유골을 온전히 모음을 말한다.
【6】위에서 말한 ‘앞으로 굽히거나 뒤로 젖히지 말라’고 한 것을 풀어놓은 것이다.
【7】위에서 말한 ‘좌로 기울거나 우로 기울이지 말라’고 한 것을 풀어놓은 것이다.
【8】법운 원통 법수선사는 천의 의회선사의 법을 이었다.
【9】《사행론》에 「눈을 감고 선정에 들어가면 그것을 일컬어 귀신이나 도깨비의 마음이라 한다」 하였다. 대철위산과 소철위산 사이로 해와 달의 빛줄기가 도달하지 않는 곳이 흑산인데 귀신의 무리들이 모두 모여 있다고 한다. 눈을 닫으면 앉은자리에서 천리를 달음박질치는 마음이 생기기에 흑산의 귀신굴이라 이름함을 말한다.
【10】일체 마군의 일이 나를 어찌할 수 없는데 어쩌겠는가?
【11】급작스러움이며 또는 갑자기 일어나는 모습이다.
【12】좌선함에 있어서의 그 방법과 편의이다.
【13】사람의 가슴 앞부분을 영이라 하나니, 어린아이는 가슴 앞에 두어서 젖을 먹여 기르는 까닭에 영아라 한다.
【14】범부의 애정을 초월하고 성인의 견해를 벗어남.
【15】앉은 채로 입적하는 자는 무수히 많으며 선 채로 입적하는 자 역시 많은데, 등은봉은 거꾸로 선 채 입적하였으니 만약 선정의 힘이 아니면 어찌 능히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16】완연은 의연과 같다.
ꊳ 권참선문
부! 해수원해, 환타명안종사; 수필원수, 분부총림도반.[1] 초심박복, 불선친의, 견해편고, 수행나타, 혹고추성경, 고부기령, 녕지덕상신통, 불신범부오도. 혹자시천진, 발무인과, 단향흉금유출, 불의지위수행. 소이추해법사, 불통교안, 허두선객, 불귀행문, 차편고지죄야. 혹칙혼신파쇄,[2] 만면풍애,[3] 삼천세행전무, 팔만위의총결.[4] 혹즉추배인사, 집리문도, 신유시정지간,[5] 심염여염지태.[6] 소이산야상승, 미면농부[7]지초, 성황[8]석자, 반위유사지수, 차나타지죄야. 하불재리번뇌지가, 중할진노지망, 음청풍이방도류, 탐미언이심지기, 징신조역, 식의종승, 정실허당, 렴선의이연좌, 청산록수, 휴석장이경행? 홀약심광투루, 응체빙소, 직하분명, 기매삼기지극과,[9] 본래구족, 하방만행지인화?[10] 유시, 종설겸통,[11] 약고일[12]려허공지계,[13] 심신구정, 여유리합보월지광, 가위봉생마중, 불부자직, 중류입해, 총호천지.[14] 반관전비, 방지대착. 충언역이, 감기명심, 차세타생, 동위법려.
무릇 알기를 모름지기 원만히 알고자 한다면 저 밝은 눈을 가진 종사에게 돌아 갈 것이요, 수행을 반드시 원만히 닦고자 한다면 총림의 도반에게 부촉할 것이다. 처음 마음을 일으킨 자가 박복하여 친한 이에게 의지함을 잘하지 못하면 견해가 치우치고 메마르며 수행이 게을러지고 혹은 성현의 경계를 높이 밀쳐 놓아 자기의 영명함을 저버리는 것이니 어찌 덕상덕상과 신통신통을 알겠는가, 범부도 도를 깨달을 수 있음을 믿지 않을 뿐이다.
혹은 본래가 참된 부처님(천진불)이란 것만 지나치게 믿고 인과는 없다 하여 무시해 버리며 다만 흉금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대로 놓아둘 뿐 지위에 의지하여 수행하지 않는다. 그러한 까닭에 견해가 거친 법사는 교리의 안목에 능통하지 못하고 실속 없는 선객은 수행의 문을 귀하게 여기지 않으니, 이것이 견해가 치우치고 메마름으로 인한 잘못이다. 혹은 온몸은 깨뜨려 부서지고 온 얼굴은 바람에 날리는 티끌이라, 3천의 세밀한 계행이 전혀 없으며 8만의 위의가 모두 결핍되었다. 혹은 유명인사들을 쫓아다니며 모시고 문도를 얽어 다스리니 몸은 대처의 저자거리 사이에서 노닐고 마음은 여염집의 작태에 물들었다. 그러한 까닭에 산야의 하릴없는 승려는 농부의 꾸짖음을 면하지 못하고 성안의 스님네는 도리어 선비들이 수치스러워 하는 바가 되나니, 이것이 게으름으로 인한 잘못이다.
어찌하여 다시 번뇌의 집을 여의고 거듭 고뇌의 그물을 베어 내며, 맑은 바람을 마시고 도 닦는 무리들을 방문하며, 미묘한 언어를 탐색하고 자기를 알아주는 이를 찾아다니며, 정신을 조사의 영역에서 맑히고 최상의 깨달음에서 뜻을 쉬며, 고요하고 빈 당실에서 참선하는 옷깃을 수렴하여 편안히 앉으며, 푸른 산 초록빛 물줄기에 석장을 거머쥐고 경행하지 않는가?
문득 만약 마음의 빛이 환히 비쳐나와 맺혔던 것이 얼음 녹듯이 사라지면 그 자리에서 분명해지거늘 어찌 삼아승지겁을 거쳐서 열리는 깨달음의 열매가 미혹된 것일 것이며, 본래 모두 갖추어져 있거늘 어찌하여 만 가지 보살행으로 피어나는 인과의 꽃이 방해롭겠는가. 이러한 까닭에 종통종통과 설통설통을 겸하여 능통하면 마치 밝은 해가 허공의 세계에서 빛나는 것 같으며 마음과 몸이 모두 고요함은 마치 유리가 보배로운 달빛을 머금은 것과 같으니, 가히 쑥이 삼 가운데 나면 북돋우지 않아도 스스로 곧게 되고 뭇 물줄기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아울러 부르기를 천지천지라고 일컬을 수 있음이다. 예전의 잘못을 되돌아보아야만 바야흐로 크게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충고의 말이 귀에는 거슬릴 것이지만 마음에 새겨 두기를 감히 바라니, 이 세상과 다른 내생에 함께 법을 나누는 도반이 될지어다.
【1】총림, 내중승서신행도지소야. 초불란생왈총, 목불란장왈림, 언기내유규구법도야. 우《대론》운: 「중다비구, 일처화합, 시명승가, 비여대수총취성림. 일수불명위림, 일비구불명위승, 제비구화합총취처, 득명총림.」
【2】언전무계행검속야.
【3】언분주풍진야.
【4】삼취각유일천, 병삼천; 탐‧진‧치‧등분각이만일천, 병팔만사천.
【5】시‧시야, 양섬노소, 시이불궤. 축융작시, 우신농소작. 시, 교역지처; 정, 공급지소. 고자, 조취급수처, 장화물어정변매매고, 왈시정.
【6】여염, 개리문명야, 위염어속태야.
【7】려산씨유자, 왈농, 능식백곡고, 후세인명경전맹위농.
【8】황,《설문》: 성지. 유수왈지, 무수왈황.
【9】불불개수인어삼아승기겁, 이성불과.
【10】제보살개수만행, 이위성불지인.
【11】청량운: 「종통자수행, 설통시미오.」
【12】일재목하왈묘, 일재목중왈동, 일재목상왈고.
【13】《역》「일월려호천, 백곡초목려호토.」 려음리, 부야, 저야.
【14】남명야.
【1】총림이란 대중스님들이 몸을 의탁하여 도업을 수행하는 곳이다. 풀이 어지럽지 않게 자란 것을 총이라 하고 나무가 어지럽지 않게 성장한 것을 림이라 하니 [총림이라 함은] 그 내부에 규율과 법도가 있음을 말한다. 또《대론》에 이르기를 「무리를 이룬 많은 비구들이 한 곳에서 화합하며 지내는 것을 이름하여 승가라 하는데 비유하자면 큰 나무들이 정연히 모여 숲을 이룬 것과 같다. 나무 한 그루를 숲이라 부르지 않듯이 한 명의 비구를 승이라 이름하지 않나니, 모든 비구들이 화합으로 정연히 모인 곳이라야 총림이란 이름을 얻게 된다」 하였다.
【2】계를 지키는 행위나 단속함이 전혀 없음을 말한다.
【3】풍진에 분주함을 말한다.
【4】삼취에 각기 1천이 있으니 아우르면 3천이요, 탐‧진‧치와 등분에 각기 2만1천이니 아우르면 8만4천이다.
【5】시는 믿어 의지함이니, 늙은이와 어린이를 봉양하고 구휼함에 믿고 의지하기를 모자라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축융이 시를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또는 신농씨가 만든 것이라고도 한다. 시는 교역의 장소이며 정은 함께 물을 긷는 곳이다. 옛날에는 아침이면 물을 긷는 곳에 모여 물건들을 가지고 와서 우물 근처에서 사고 팔았던 까닭에 시정이라 하였다.
【6】여와 염은 모두 동리의 문짝 이름이니 세속의 형편에 물들었음을 말한다.
【7】여산씨에게 농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모든 곡식을 능숙하게 경작하였던 까닭에 후세에 그로 인해 밭을 경작하는 백성들을 이름하여 농이라 하였다.
【8】황은《설문》에서 성 주위로 파 놓은 못이라 하였다. 물이 있으면 지라 하고 물이 없으면 황이라 한다.
【9】여러 부처님들은 모두 삼아승지겁 동안 인을 닦음으로써 부처님의 과를 이루게 되었다.
【10】여러 보살들은 모두 만 가지의 행을 닦는 것으로써 성불의 인으로 여겼다.
【11】청량이 말하였다. 「종통은 종지를 스스로 잘 수행하여 깨달았음이요, 설통은 아직 깨닫지 못한 이에게 자신이 깨달은 경지를 잘 드러냄이다.」
【12】해가 나무 아래에 있으면 묘요, 해가 나무 가운데 있으면 동이요, 해가 나무 위에 있으면 고이다.
【13】《역》에 말하기를 「해와 달은 하늘에 붙어 있고 백곡과 초목은 땅에 붙어 있다」 하였는데, 려는 음이 리(리)요 붙어 있다 또는 부착되어 있다는 뜻이다.
【14】남명(남해)이다.

10. 시  중

ꊱ 려산동림혼융선사시중
피만승존영, 수육년기동, 불리초좌, 성등정각, 도무량중. 차, 황면노야, 출가양자, 후배망본, 반위구체. 불무경상, 견성리양위편, 불봉군친, 면사정역위안, 가명복절세연, 이투쟁작불사,[1] 노불지회, 사위원균,[2] 양가비부! 여배출가, 당사제초좌지전, 자생원균지하, 가이.
만승만승의 존귀한 영화를 피하시고 6년 동안 굶주림과 추위를 받아들이며 짚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등정각등정각을 이루어 무량한 중생을 제도하셨다.
이것은 황금빛 얼굴의 서역 성인께서 출가한 모습인데 후배들은 그 근본을 망각하고 도리어 입과 몸만을 위하고 있다. 밭 갈거나 누에치는 수고를 하지 않은 채 눈앞에 이뤄져 있는 이익으로 편함을 삼고 임금도 어버이도 받들지 않은 채 군역과 부역을 면하는 것으로 안락함을 삼으며, 법복을 빌려 입고 세상의 인연을 도둑질하고 다투어 언쟁하는 것을 불사불사로 삼아서 늙도록 뉘우칠 줄 모르다가 죽어서 정원의 버섯이 되었으니 진실로 애달프지 않은가.
너희 출가자들은 마땅히 생각을 짚자리의 앞에 가지런히 하고 정원 버섯의 아래를 스스로 살펴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1】불법중, 다유쟁론, 차여서천대‧소승, 분하음수, 대승지내, 성상수, 소승지중, 이십부이, 각개자시타비, 원급차방, 거면쟁경.
【2】유장자, 명범마정덕, 원중유수생대이, 기미심미, 유장자급제이자취이식지, 자여친속, 개불능견. 십오조가라제파, 지비구지숙인, 문장자: 「년다소?」 왈: 「칠십구.」 존자왈: 「여년팔십일, 차수불생이.」
【1】불법 가운데 논쟁이 많았음에 또한 서천의 대소승은 물줄기를 나누어 물을 마셨으며 대승 안에서도 성상이 달랐고 소승 가운데도 20부파의 갈래가 있어 각각에 모두 자신들이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 하였으니, 이에 이 지방에 미쳐서 쟁론과 경쟁을 어찌 면하겠는가.
【2】범마정덕이라 이름하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정원에 어떤 나무에서 표고버섯이 나서 그 맛이 매우 좋았으나 오직 장자와 그 둘째 아들만이 그것을 가져다 먹을 수 있을 뿐 그 나머지 식구들은 모두 그것을 볼 수 없었다. 15대 조사인 가라제바가 그것이 한 비구의 오랜 인과에 의한 것임을 알고는 장자에게 묻기를 「나이가 몇인가?」 하니 「이른 아홉이오」 하는지라 존자가 이르기를 「그대의 나이 여든 하나가 되면 이 나무에서 버섯이 나지 않을 것이다」 하였다.
ꊲ 백양순선사시중[1]
염연역취, 도업난성. 불료목전만연차별, 지견경풍호호, 조잔공덕지림, 심화염염, 소진보제지종. 도념약동정념, 성불다시; 위중여위기신, 피차사판; 불견타비아시, 자연상경하공; 불법시시현전, 번뇌진진해탈.
물든 인연은 성취하기 쉽고 도업은 이루기 어렵다. 눈앞의 만 가지 반연의 차별됨을 똑똑히 알지 못하고 다만 경계의 바람이 어마어마하여 공덕의 숲을 시들어 쇠잔케 하고 마음의 불길이 활활 타올라 보리의 종자를 남김없이 태우는 것을 볼뿐이다. 도를 구하고자 하는 생각이 만약 정을 구하고자 하는 생각과 같다면 불도를 이룬지가 이미 오래일 것이요, 중생 위하기를 마치 자기 몸을 위하는 것 같이 한다면 피차에 전념하여 힘 쓸 수 있을 것이며, 남의 그릇됨과 나의 옳음을 보지 않는다면 자연히 윗사람이 경애하고 아랫사람은 공순할 것이니, 불법은 시시각각 눈앞에 드러나고 번뇌는 티끌마다에서 해탈을 이룰 것이다.
【1】무주.백양.법순선사, 면주.문씨자, 사불안원선사.
【1】무주 백양 법순선사는 면주 문씨의 아들로서 불안 원선사의 법을 이었다.

ꊳ 부용해선사소참[1]
부출가자, 위염진노, 영탈생사, 휴심식념, 단절반연, 고명출가. 기가이등한리양, 매몰평생? 직수양두[2]살개, 중간[3]방하, 우성우색, 여석상재화, 견리견명, 여안중착설, 황종무시이래, 불시불증경력, 우불시불지차제.[4] 불과번두작미, 지어여차, 하수고고탐연. 여금불헐, 경대하시? 시이, 선성교인, 지요진각금시, 능진금시, 경유하사? 약득심중무사, 불조유시원가, 일체세사, 자연냉담, 방시나변상응. 니불견? 은산[5]지사, 불긍견인; 조주지사, 불긍고인;[6] 변첨,[7] 습상율위식; 대매, 이하엽위의;[8] 지의도자, 지피지;[9] 현태상좌, 지착포;[10] 석상, 치고목당, 여인좌와,[11] 지요사료니심; 투자, 사인판미, 동자공찬, 요득생취니사. 차종상제성, 유여차방양, 약무장처, 여하감득? 제인자! 약야어사체구, 적불휴인, 약야불긍승당, 향후심공비력. 산승행업무취, 첨주산문, 기가좌비상주, 돈망선성부촉. 금자, 첩효고인위주지체례, 여제인의정, 경불하산‧불부재‧불발화주, 유장본원장과일세소득, 균작삼백육십분, 일취일분용지, 경불수인첨감, 가이비반칙작반, 작반부족칙작죽, 작죽불족칙작미탕. 신도상견, 다탕이이, 경불전점, 유치일다당, 자거취용, 무요성연, 전일판도. 우황활계구족, 풍경불소, 화해소, 조능제, 목마장명, 석우선주; 천외지청산과색, 이반지유천무성; 령상원제, 로습중소지월, 림간학려,[12] 풍회청효지송; 춘풍기이고목용음, 추엽조이한림화발; 옥계포태선지문, 인면대연하지색. 음진적이, 소식침연, 일미소조, 무가취향. 산승금일, 향제인면전설가문, 이시불착편, 기가경거승당입실, 념추수불, 동갈서봉, 장미노목, 여간병발상사?[13] 불유굴침상좌, 황역고부선성. 니불견? 달마서래, 소실산하[14]면벽구년, 이조지어립설단비, 가위수진간신. 연이달마불증조료일사, 이조불증문착일구, 환환달마작불위인, 득마? 이조주불구사, 득마? 산승매지, 설착고성주처, 편각무지용신, 참괴후인연약. 우황백미진수,[15] 체상공양, 도아「사사구족, 방가발심」, 지공주수각불질,[16] 편시격생격세거야. 시광사전, 심위가석. 수연여시, 경재제인, 종장상도, 산승야강교니불득. 제인자, 환견고인게마?[17] 「산전탈속반, 야채담황제, 끽칙종군끽, 불끽임동서.」 복유! 동도각자노력진중.
무릇 출가라는 것은 세속의 티끌과 수고로움을 싫어하여 영원히 태어나고 죽는 일에서 벗어나며 마음을 쉬고 생각을 그쳐 반연을 단절하는 까닭에 ‘출가’라 이름한다. 어찌 대수롭지 않게 다만 이익을 구하여 육신을 기르는 것으로써 평생을 매몰시킬 수 있겠는가. 모름지기 곧장 두 가지를 놓아 버리고 그 중간도 내려놓으며, 소리를 마주치거나 색을 마주치면 마치 돌 위에 꽃을 심는 듯이 여기고, 이익을 보고 명예를 보면 마치 눈 안에 티끌이 붙은 양 여길 것이니, 하물며 비롯함이 없는 때로부터 일찍이 겪지 않았던 것이 아니며 또한 그 순서를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님에랴. 다만 머리를 뒤집어서 꼬리를 삼아 이와 같음에 그친 것에 불과한데 어찌 모름지기 애를 쓰고 애를 써서 탐내고 사모하겠는가. 만약 지금에 쉬지 않는다면 다시 어느 때를 기다리겠는가. 이러한 까닭에 옛 성현께서 사람들을 가르치되 ‘다만 지금 이 때를 남김없이 물리쳐야 한다’ 하였으니 지금 이 때를 능히 다할 수 있다면 다시 무슨 일이 있겠는가? 만약 마음 가운데 아무 일 없음을 얻는다면 부처나 조사도 오히려 원수와 같겠거니, 일체의 세상일들이 자연히 냉담해 질 것이며 바야흐로 저쪽과 상응하게 될 것이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은산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을 보려 하지 않았고, 조주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에게 알리려 하지 않았고, 편첨은 상수리와 밤을 주워 먹거리로 삼았으며, 대매는 연잎으로 옷을 지었고, 지의도자는 다만 종이 옷만을 입었고, 현태상좌는 단지 베옷만을 입었으며, 석상은 고목당을 지어놓고 사람들과 더불어 앉고 누우며 다만 그 마음 죽이기를 바랬고, 투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쌀을 마련하게 하고는 함께 밥을 지어 같이 먹음으로써 그대의 일거리를 덜어주고자 하였다. 또한 위로부터 모든 성현들에게 이와 같은 모범이 있었으니 만약 장점이 없었다면 어찌 달갑게 받아들이겠는가.
모든 어진 자들이여! 만약 여기에서 체득하여 궁구한다면 분명 사람들에게 손해를 입히지는 않을 것이나, 만약 기꺼이 받아들여 수긍하지 못한다면 향후에 힘만 허비할까 매우 두렵다. 산승은 그 행적에 취할 것이 없음에도 욕되게 산문의 주인이 되었는데 어찌 앉아서 상주물만 소비하며 앞선 성현들께서 부촉한 일들을 깜빡 잊을 수 있겠는가. 이제 문득 옛사람들이 주지를 하시던 바탕과 사례를 본받아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논의하여 결정하나니, 다시는 산을 내려가지 않고 대중공양에 나아가지 않으며 화주도 보내지 않은 채 오직 본 사원 장과장과의 한 해 소득을 가지고 균등하게 3백6십 등분하고 하루에 그 1분을 취하여 사용함에 사람 수에 따라 늘이거나 줄이지 않을 것이니, 밥을 지을 만하면 곧 밥을 짓고 밥 짓기에 부족하면 곧 죽을 쑤고 죽 쑤기에 부족하면 곧 미음을 끓일 것이다. 새로 도착한 이를 맞더라도 차와 간식으로 할 뿐 다시 점심을 준비하지 않으며, 오직 한 곳의 다실을 설치하여 스스로 가서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힘써 반연을 줄이고 오로지 도에 힘쓰도록 할 것이다.
또 하물며 생계가 구족하고 풍경이 쓸쓸하지 않으니, 꽃은 웃을 줄 알고 새는 능히 지저귀며 나무로 된 말은 길게 울고 돌로 된 소는 잘 달리며, 하늘 바깥의 푸른 산은 바랜 색을 띄고 귓가에 흐르는 샘은 소리가 없으며, 뫼봉 위에 원숭이가 우니 이슬은 한 밤중의 달빛을 적시고 수풀 사이 학이 우니 바람은 맑은 새벽의 소나무를 휘감아 돌며, 봄바람이 일어나니 마른나무로 용의 읊조림이 들리고 가을 잎이 시들어 떨어지니 한랭한 수풀로 꽃이 피어나며, 옥 빛 계단에는 이끼무늬가 널려 있고 사람들의 얼굴은 안개와 노을 빛을 띄고 있다. 세간의 소리와 티끌은 고요해지고 소식은 가라앉으니 한결같은 맛으로 한적하기에 즐겨 달려갈 만한 것이 없도다.
산승이 오늘 모든 사람들의 면전에서 집안 일을 얘기하는 것이 이미 정당한 측에 들지 못하는데 어찌 다시 나아가 법당에 오르거나 방안으로 들어서서 방망이를 집어들고 불자를 세울 것이며, 동쪽으로 할갈을 내뱉고 서쪽으로 주장자를 두드릴 것이며, 눈썹을 치세우고 눈을 부릅떠서 마치 놀람병이 도진 것 같이 하겠는가. 이는 다만 그대 대덕들을 짓눌러 가라앉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더구나 또한 옛 성인들을 저버리는 것이리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달마가 서쪽으로부터 건너와 소실산 아래에서 면벽을 9년 동안 하였고 혜능은 눈 속에 서서 팔을 끊기까지 하였으니 온갖 어려움과 괴로움을 받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달마는 일찍이 한 마디의 말도 던지지 않았고 혜능도 일찍이 한 글귀도 묻지 않았으니, 그러면 달마가 사람들을 위하지 않았다고 해야만 옳겠는가? 혜능이 스승을 구하지 않았다고 해야만 옳겠는가?
산승이 매번 옛 성현들의 일들을 얘기할 때마다 문득 몸 숨길 곳이 없음을 깨닫게 되고 뒷사람의 연약함을 부끄럽게 여기게 된다. 게다가 하물며 백 가지 맛난 음식으로 갈마들어 서로 공양하며 나에게 말하기를 「네 가지의 공양이 충분히 갖추어져야 비로소 발심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지만, 다만 손발을 씀에 채 갈마들기도 전에 손써 볼 틈도 없이 문득 이 삶과 이 세상에서 멀어져 떠나버리지 않을까 두려울 뿐이다. 시간의 빛은 화살과도 같으니 더욱 애석할 뿐이다. 비록 이와 같지만 다시금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장점을 좇아 서로 제도할 뿐, 산승이 또한 강제로 그대들을 가르치려 해도 그리되지 않으리다. 모든 어진 자들이여 옛 사람들의 게송을 본 적이 있는가?
산마루의 밭을다녀    훑어모은 뉘밥덩이,
저물들녘 나물뽑아    묽게무친 채소반찬,
먹겠다면 그대마음    내킨대로 먹을게고,
먹지를 않겠다면야    그저그리 남으리다.
엎드려 바라건대 같은 길가는 이들은 서로 노력하라. 진중하라.
【1】부용산.도해선사, 기주.최씨자, 사투자.의청선사.
【2】근경이처.
【3】중육식.
【4】증경력지차제자, 시근경식삼야.
【5】《전등》용산화상시야, 불지하방인씨.
【6】봉인, 지운「끽다거」, 료무타어.
【7】변첨산.효료선사.
【8】대매선사, 게운「일지하엽, 의무진.」
【9】탁주.지의도자, 즉극부선사야.
【10】일생미상의백, 시인위지태포납.
【11】사거석상이십년, 학자다유상좌불와, 흘약주궤, 천하위지고목중.
【12】학경곡, 기성출려고, 이학명위려.
【13】간음한, 소아전병. 의서, 소아유오간, 오장각유축소속: 심간, 기성여양; 간간, 기성여견; 비간, 기성여우; 폐간, 기성여계; 신간, 기성여저.
【14】숭산유대실‧소실, 고호숭산위소실.
【15】《지론》운: 「백미자, 유능이백종공양, 시명백미; 유운병종수오백, 기미유백, 시명백미; 유운백종약초, 작환희환, 시위백미; 유운음식갱병, 총유백; 유운음식, 종종비족, 고칭위백미.」
【16】약능견성, 유점사탈칙육근호용; 불연, 나능질상작용제근야.
【17】우두.융선사게.
【1】부용산 도해선사는 기주 최씨의 아들로서 투자 의청선사의 법을 이었다.
【2】근과 경의 두 처(āyatana)이다.
【3】중육식이다.
【4】증경력,지차제란 곧 근‧경‧식 셋이다.
【5】《전등록》에서 말하는 용산화상이 바로 그인데 어느 지방의 무슨 성씨인지 알 수 없다.
【6】사람을 만나면 단지 「차나 마시고 가게!」 하고는 다른 말이 없었다.
【7】편첨산 효료선사이다.
【8】대매선사의 게송에 이르기를 「못 하나의 연잎이면 옷 지음에 가없으리」라 하였다.
【9】탁주의 지의도자이니 곧 극부선사이다.
【10】평생 동안 비단을 입지 않았으니 당시 사람들이 그를 일러 ‘태포납’이라 하였다.
【11】선사께서 석상에 머무르기 20년, 그에게 배우는 자들은 대체로 늘 앉아 있을 뿐 눕지 않았으니 그 우뚝 솟은 모습이 마치 베어놓은 나무 그루터기 같았기에 천하에서 그들을 일컬어 ‘고목중’이라 하였다.
【12】학은 목이 굽어 있어 그 소리가 나오며 어그러지는 까닭에 학이 소리내는 것을 운다(려)고 한다.
【13】간의 음은 한(한)이며 어린아이가 앓는 지랄병이다. 의서에 어린아이에게 다섯 가지의 지랄병이 있는데 오장에 따라 각기 연관되는 짐승이 있다 하였으니, 심장에 의한 지랄병은 그 소리가 마치 양과 같고, 간에 의한 지랄병은 그 소리가 마치 개와 같고, 지라에 의한 지랄병은 그 소리가 마치 소와 같고, 폐에 의한 지랄병은 그 소리가 마치 닭과 같고, 콩팥에 의한 지랄병은 그 소리가 마치 돼지와 같다고 하였다.
【14】숭산에는 대실과 소실이 있는 까닭에 [단지] 숭산이라 부를 때는 소실이 된다.
【15】《지론》에서 말하였다. 「백미란 1백 가지 종류로써 능히 공양함이 있기에 이를 백미라 이름하는 것이며, 또는 떡이 그 종류의 수가 5백이요 그 맛이 1백 가지이므로 이를 백미라 이름한다고 하며, 또는 1백 종류의 약초로 환희환을 만드니 이것이 1백 가지 맛(백미)이 된다고 하며, 또는 음식과 국 및 떡 등이 모두 1백 가지가 있다고 하며, 또는 음식이 종류별로 모두 갖추어진 까닭에 그것을 일컬어 백미라 한다고 한다.」
【16】만약 능히 성품을 본다면 유점이 이로서 벗어질 것인 즉 육근이 상호 작용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어찌 능히 갈마들며 모든 근이 서로 작용하겠는가.
【17】우두 융선사의 게송이다.
ꊴ 라암추화상법어[1]
불계라후라송운: 「십방세계제중생, 념념이증선서과, 피기장부아역이, 하득자경이퇴굴.」 육범사성, 동차일성, 피기여시, 아하불연? 직수내외자훈, 일생취판, 경약유유과일, 시수지구? 고덕운: 「차신불향금생도, 경대하생도차신.」
부처님께서 라후라를 훈계하는 게송에서 말씀하셨다.
시방세계 모든중생  생각생각 이미모두  선서과를 이뤘음에,
저도장부 나도장부  어찌앞서 가볍사리  스스로가 물러나리.
여섯 갈래 범부의 세계와 네 갈래 성인의 세계는 다 같이 한 성품이거늘 저가 이미 이와 같거니 나도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곧장 모름지기 안팎으로 돕고 익히면 한 생에 끝장을 보겠지만 다시 만약 유유자적 세월을 보낸다면 이는 누구의 허물인가. 옛 덕 있는 이가 이르기를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이 몸을 제도하겠는가」 하였다.
천태.지자대사운: 「하불절어언, 치문자, 파일미진, 출대천경권?」 일미진자, 중생망념야; 대천경권자, 중생불성. 중생불성, 위망념소복, 망념약파칙불성현전. 차노인, 위고집문자어언자, 흥차탄야. 차역시금비괄막지,[2] 타일안개, 방지득력.
천태 지자대사가 이르기를 「어찌하여 언어를 단절시키고 문자를 내버려둔 뒤 하나의 미세한 티끌을 깨트려 대천세계 만한 경전을 꺼내지 않는가?」 하였음에, 하나의 미세한 티끌이란 중생의 망념을 말하며 대천세계 만한 경전이란 중생의 불성을 말한다. 중생의 부처 되는 성품은 망념에 의해 덮어져 있으니 망념이 만약 깨어지면 곧 불성이 눈앞에 드러나게 된다. 이 늙은이는 문자와 언어를 고집하는 자들을 위해 이 탄식을 일으킨 것이다. 이 또한 금비로 눈의 망막을 후벼낸다는 것이니 뒷날 눈이 열리면 바야흐로 힘을 얻은 줄 알지어다.
《릉엄경》운: 「운하적인, 가아의복, 비판여래, 조종종업?」 약불이계섭심자, 종요해제불조, 미면비판여래, 조종종업, 황평평지인? 청량국사이십원율신자,[3] 양유이야. 계이신위의, 우왈: 「세심왈재, 방환왈계.」
《능엄경》에 이르기를 「어찌하여 도적이 나의 옷을 빌려 입고 여래를 팔아 각종의 업을 짓는가?」 하였으니, 만약 계로써 마음을 다독거리지 못하는 자는 설령 그 견해가 넉넉하기를 부처님이나 조사들과 가지런하다 할지라도 여래를 팔아 각종의 업 지음을 면치 못할 것인데 하물며 평범하고 평범한 사람임에랴. 청량국사는 열 가지 원으로써 몸을 단속한 것은 진실로 까닭이 있도다. 계는 삼가는 것으로 그 뜻을 삼으며, 또 이르기를 「마음 씻는 것을 재재라 하고 근심 방지하는 것을 계계라 한다」고 하였다.
【1】영은사.라암.도추선사, 오흥.엄안.서씨자, 사도장.거혜선사.
【2】금비자,《열반경》운: 「여유맹인, 위치안고, 조예양의, 양의즉이금비결기안막.」 이황태노소설개인심목야.
【3】화엄제육조징관대사, 자대휴, 회계.하후씨자야. 지덕중, 이십사자려왈: 「체불연사문지표, 심불위여래지제, 좌불배법계지경, 성불염정애지경, 족불리니사지진, 협불촉거사지탑, 목불시비의지채, 설불미과오지효, 수불석원명지주, 숙불리의발지측.」
【1】영은사 나암 도추선사는 오흥 엄안 서씨의 아들로서 도장 거혜선사의 법을 이었다.
【2】금비란,《열반경》에 이르기를 「만약 어떤 맹인이 눈을 치료하기 위해 훌륭한 의사를 찾아가면 그 의사는 곧 금비로써 눈의 막을 도려낸다」 하였으니, 이로써 천태대사가 말한 바가 사람들의 마음의 눈을 열어줌을 비유한 것이다.
【3】화엄 제6조 징관대사는 자가 대휴로서 회계 하후씨의 아들이다. 지덕 연간 중에 열 가지 일로써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말하였다. 「몸은 사문의 의표를 버리지 않고, 마음은 여래의 제재를 어기지 않으며, 앉을 때는 법계의 경전을 등지지 않고, 성품은 정이라는 장애의 경계에 물들지 않으며, 발은 비구니절의 티끌을 밟지 않고, 겨드랑은 거사들의 의자에 닿지 않으며, 눈으로는 위의 답지 못한 채색을 보지 않고, 혀로는 한 나절이 지난 반찬을 맛보지 않으며, 손에는 둥글고 밝은 구슬을 놓지 않고, 잘 때는 의발의 곁을 여의지 않는다.」

11. 게  찬

ꊱ 백시랑육찬게병서[1]
락천상유원, 원이금생세속문필지인, 번위래세, 찬불승전법륜지연야. 금년등칠십, 노의병의, 여래세상거심이. 고작육게, 궤창어불법승전, 욕이기인발연, 위래세장본야.
낙천에게는 항상 소원이 있으니, 원컨대 금생에 세속에서 붓을 잡은 인연으로 내세에 가서는 불법을 찬탄하고 법의 바퀴를 굴리는 인연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나이 이른에 오르니 늙고 또한 병이 들어 내세와 더불어 서로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 그러므로 여섯 가지 게송을 지어 불법승의 삼보 앞에 무릎을 꿇어 읊조림으로써 인인을 일으키고 연연을 발하여 내세의 은밀한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 찬  불
십방세계, 천상천하,        아금진지, 무여불자.
당당외외, 위천인사,        고아례족,[2] 찬탄귀의.
시방세계 천상천하    내가이제 모두아니
부처같이 높으신분    어디에도 없더이다.
당당하고 높을세라    하늘인간 스승일세
그런고로 예하오니    찬탄하고 귀의할세.
◉ 찬  법
과현당래, 천만억불,        개인법성, 법종경출,
시대법륜, 시대보장,        고아합장,[3] 지심회향.
삼세제불 천만억불    모두법에 바탕하고
법은또한 경전에다    그뿌리를 두었으니,
이가바로 법의바퀴    이가바로 보배창고
그런고로 합장하니    지극정성 회향할세.
◉ 찬  승
연각성문, 제대사문,        루진과만, 중중지존,
가화합력, 구무상도,        고아계수,[4] 화남승보.
연각성문 크신사문    번뇌다해 원만하니
뭇중생의 무리중에    존귀하고 존귀하며,
화합하는 힘을빌어    위가없는 도구하니
그런고로 머리숙여    승보전에 엎디올세.
◉ 찬 중 생
모도범부,[5] 화택중생,    태란습화, 일체유정,
선근구종, 불과종성,        아불경여, 여무자경.[6]
털날같은 한낮범부    불집속의 중생들과
태란습화 모습지닌    일체모든 유정들이,
착한뿌리 정성심어    결국에는 부처되니
내가그대 중히보니    그대역시 가벼말세.
◉ 참  회
무시겁래, 소조제죄,        약경약중, 무대무소,
아구기상, 중간내외,        료불가득, 시명참회.[7]
무시이래 억겁동안    짓고지은 모든죄업
가볍거나 무겁거나    크다거나 작다거나,
그모습을 찾아봄에    중간이나 안팎이나
구하여도 얻지못해    참회라고 이름할세.
◉ 발  원[8]
번뇌원거,[9] 열반원주,    십지원등,[10] 사생원도,[11]
불출세시, 원아득친,        최선권청, 청전법륜,[12]
불멸도시, 원아득치,        최후공양, 수보제기.[13]
바라노니 번뇌가고    바라노니 열반들고
바라노니 십지올라    바라노니 사생벗어,
부처님이 나실적에    바라노니 친히모셔
가장우선 청할것은    법의바퀴 굴림이며,
부처님이 드실적에    바라노니 친히뵈어
가장나중 공양하고    보리수기 받을세라.
【1】출《장경집》. 백거이, 자락천, 득법어향산.불광.여만선사, 자호향산거사. 목종.장경원년, 자중서사인출위항주자사. 유《백씨장경집》칠십오권, 원미지서. 계림고인구시파절운, 동국재상매이백전환일편운.
【2】이아무상지정, 례피최하지족, 경지지야.
【3】《관음소》운: 「차방, 이공수위공; 외국, 이합장위경. 수본이변, 금합위일, 표불방종, 전지일심.」
【4】《순자》운: 「평형왈배, 하형왈계, 수지지왈계상.」 주: 평형, 위경절이수여요평.
【5】범운파라, 차운모도, 위행심불정유여경모, 수풍동서야.
【6】상불경보살상례일체운: 「아불경여.」 보현운: 「아어일체중생, 종종승사공양, 여경부모내지여래, 등무유이.」 우《법화》운: 「법사도행청준, 위중소경, 약행지시, 단시지이행, 견유미충당로, 즉자념언: ꡔ언지차불자, 선아득도?ꡕ 편피이행.」 후학가불사제?
【7】차즉리참. 약시사참, 주야육시, 삼업청정, 대어존상, 피진죄과, 경불복장, 우불조신.
【8】구발사홍서원.
【9】즉번뇌서원단.
【10】즉불도서원성.
【11】즉중생서원도.
【12】즉법문서원학.
【13】순타, 차운해묘의, 내구시라성교장지자. 불임열반, 일체천인소유공양개불수지, 유수순타지공, 불언: 「일체제불, 임열반시, 최후공양자, 기복승어일체.」 우《열반》운: 「불임열반시, 일체천인대중개헌불수, 독수순타지공, 일체대중출대음성창언: ꡔ기재! 순타성대복덕, 능령여래취최후공? 아등무복, 소설공구, 즉위당연.ꡕ 여래즉어신상일일모공, 화무량불, 각유무량제비구승, 제불급중실개현신, 수대중공, 석가자수순타소봉지공, 기성숙지식, 이마가타소용지곡, 만족팔곡, 이불신력, 일체대중족.」
【1】《장경집》에 나온다. 백거이는 자가 낙천으로 향산의 불광 여만선사에게 법을 얻어 스스로 향산거사라 불렀다. 목종 장경 원년에 중서사인의 관직으로부터 물러나와 항주자사가 되었다.《백씨장경집》75권이 있으며 원미지가 서문을 썼다. 계림의 장사치들은 매우 간절히 그것을 구입하려 했다고 하며, 동국의 재상들은 매번 1백전으로 1편을 바꾸었다고 한다.
【2】나의 위없는 정수리로써 상대의 가장 아래인 발에 례함은 공경이 지극함이다.
【3】《관음소》에서 말하였다. 「이 지방에서는 두 손을 맞잡는 것으로써 공경함을 삼고, 외국에서는 두 손바닥을 합치는 것으로써 공경함이라 여긴다. 손은 본래 두 가장자리이나 이제 합쳐서 하나가 되게 함은 방종하지 않고 오로지 한 마음에 이르름을 표방한 것이다.」
【4】《순자》에 이르기를 「평형됨을 배라 하고, 평형에서 내려간 것을 계라 하며, 머리가 땅에 닿는 것을 계상이라 한다」 하였는데 주석에, 평형은 경쇠처럼 몸을 굽혀 머리가 허리와 더불어 평평해짐이라 하였다.
【5】법어의 ‘바라’는 이곳 말로 모도이니, 마음을 행하는 것이 안정되지 못하여 마치 그 가볍기가 털과 같아서 바람에 따라 동쪽이나 서쪽으로 나부낌을 말한다.
【6】상불경보살이 항상 모든 이에게 례를 올리며 이르기를 「나는 그대를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 하였으며, 보현보살이 이르기를 「나는 일체 중생들을 가지가지로 받들어 공양함에 마치 부모나 여래를 공경하듯이 동등하게 하여 다름이 없게 한다」 하였다. 또《법화경》에 이르기를 「법사의 도행은 맑고도 엄격하여 대중들이 공경하는 바가 되었으니, 만일 길을 갈 때는 다만 땅을 쳐다보며 걷다가 자그마한 벌레가 길을 막고 있으면 곧 스스로 생각하여 말하기를 ꡔ이 불자가 나보다 먼저 득도할 지 어찌 알겠는가?ꡕ 하며 곧 피해서 가곤 하였다」 하였으니 후학들은 이와 가지런해 질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7】이것은 곧 이참이다. 만약 사참이라면 낮과 밤의 24시간 동안 삼업이 청정해야 하고 존귀한 형상을 대하여 죄과를 헤쳐 늘어놓음에 다시 덮어 가리지 않으며 또한 새로이 짓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8】사홍서원을 갖추어 발원함.
【9】즉 번뇌가 끊어지기를 바램(번뇌서원단)이다.
【10】즉 불도가 이루어지기를 바램(불도서원성)이다.
【11】즉 중생들을 제도하기를 바램(중생서원도)이다.
【12】즉 법문을 배우기를 바램(법문서원학)이다.
【13】순타는 이곳 말로 해묘의이니 곧 구시라성의 장인바치의 아들이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임했을 때 일체의 하늘사람들이 공양하는 것은 모두 받지 않으시고 오직 순타의 공양만을 받으시며 말씀하시기를 「일체의 모든 부처님이 열반에 임했을 때 최후로 공양하는 자는 그 복덕이 모든 것보다 뛰어나다」 하였다. 또《열반경》에 이르기를 「부처님께서 열반에 임했을 때 일체의 하늘사람들이 모두 공양을 바쳤으나 받지 않으시고 오로지 순타의 공양만을 받으니 모든 대중들이 나와서 큰 소리로 노래하여 말하기를 ꡔ기이하도다! 순타는 얼마나 큰 복덕을 지었기에 능히 여래로 하여금 최후의 공양을 받아 가지게 하는가? 우리들은 복이 없어 온전히 베풀어 놓은 공양도 곧장 헛되이 버리게 되었구나ꡕ 하므로 여래께서 곧 몸의 털구멍 하나하나에서 무량한 부처님을 변화해 내시고 그 각각에 무량한 뭇 비구승들을 거느리게 하고는 모든 부처님과 대중스님들이 낱낱이 몸을 드러내게 하여 대중들의 공양을 받게 하였으며 석가께서는 스스로 순타가 받들어 올린 공양을 받았으니, 익힌 음식 가운데 마갈타국에서 사용하는 용량으로 8곡을 채워 부처님의 신통력으로써 모든 대중들을 만족케 하였다」라고 하였다.
ꊲ 사마온공해선게[1]
문중자,[2] 이불위서방성인, 신여문중자지언, 칙불지심가지의. 금지언선자, 호위은어이상미, 대언이상승,[3] 사학자창창연[4]익입어미망고, 여광문중자지언이해지, 작해선게육수. 약기과연칙수중국행의, 하필서방, 약기불연칙, 비여지소지야.
문중자는 부처님을 서방의 성인으로 여겼으니 진실로 문중자의 말과 같다면 곧 부처님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에 선선을 말하는 자들은 은어로써 서로를 미혹되게 하고 큰 소리로써 서로를 이기기 좋아하며 학자들로 하여금 어리둥절한 채 더더욱 미망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까닭에 내가 문중자의 말을 넓히고 그것을 해석하여 선을 풀이한 게송 여섯 수를 짓는다. 만약 그것이 과연 그렇다면 곧 비록 중국에서라도 행해질 것이니 하필 서방이겠으며, 만약 그것이 그렇지 않다면 내가 알 바 아니로다.
분노여열화, 리욕여섬봉,[5]    종조장척척,[6] 시명아비옥.
원망으로 성내는맘    타오르는 불길같고
이익욕망 탐내는맘    날카로운 칼날같네,
아침녘이 다하도록    근심하고 근심하니
이를바로 이름하여    아비지옥 이라하네.
안회안루항,[7] 맹가양호연,[8]    부귀여부운,[9] 시명극락국.
안회같은 덕높은이    누추한곳 마다않고
맹자같은 현성들은    호연지기 길렀으며,
부귀공명 내려놓아    구름같이 여겼으니
바로이것 이름하면    극락국이 아니런가.
효제통신명,[10] 충신행만맥,[11] 적선래백상, 시명작인과.
효도공경 오랜모습    밝은신명 상통하고
충성신의 굳센절개    그땅에도 행해지며,
쌓은선의 보답으로    일백길상 찾아오니
바로이것 이름하여    인과라면 틀리런가.
언위백대사, 행위천하법,    구구불가엄, 시명불괴신.
내뱉느니 모든말씀    천년만년 스승이요
한걸음의 행위라도    온천하의 법이되어,
오래도록 밝게빛나    가릴수도 없을지니
바로이것 이름하면    불괴금강 몸이로세.
인인지안댁,[12] 의인지정로,[13] 행지성차구, 시명광명장.
어짊이란 사람들이    편안느낄 저택이요
옳음이란 사람들이    곧게나갈 길이러니,
그모든것 행하기를    성의있고 오래하면
바로이것 이름하여    대광명장 할것일세.
도덕수일신,[14] 공덕피만물,    위현위대성, 시명불보살.
도덕으로 이한몸을    정성들이 수행하고
그공덕을 고이들어    만물에게 입히우면,
그대로가 현인이요    그대로가 성인이니
바로이것 이름하면    불보살이 될것일세.
【1】사마광, 자군실, 관지재상, 봉온국공. 소식작공묘지운: 「공불희불왈: ꡔ기정미, 대저불출어오서, 기탄, 오불신.ꡕ」 류병산론왈: 「차호! 총명지장인, 여차기심야? 동칙이위출어오서, 이칙이위탄이불신, 적족이자장기총혜이이.」
【2】수.왕통, 기문인사시왈문중자.
【3】아비옥, 재철위산간, 극락국, 재어서방, 시비은지어; 불괴신, 광명장등, 시승대지언.
【4】《서》왈: 「고자, 무상창창연, 기하지조야.」 창창, 실도모, 우무견야.
【5】섬음첨, 리야.
【6】《론어》「소인장척척.」
【7】안자, 일단식‧일표음, 거우루항, 인불감기우, 회야불개기락.
【8】맹자왈: 「아선양오호연지기, 기위기야, 지대지강, 이직양이무해, 칙색어천지지간.」
【9】자왈: 「부귀어아, 여부운.」
【10】신, 천신야; 명, 일월야. 돈행효제칙, 신급명무불지야.
【11】남만, 북적.
【12】인언안댁자, 위기안이가처야.
【13】의언정로자, 위기정이가준야.
【14】심통왈도, 성명지위야; 정신왈덕, 립신지위야.
【1】사마광은 자가 군실이요 관직이 재상까지 이르렀으며 온국공에 책봉되었다. 소식이 공의 묘지문을 지어 이르되 「공께서는 부처를 좋아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ꡔ그 자세하고 빈틈이 없음은 대체로 나의 책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그 거짓됨은 내가 믿지 않는다ꡕ 하였다」고 하니 유병산이 논평하여 이르기를 「오호라! 총명이 사람을 장애하는 것이 이처럼 심할 줄이야. 같으면 자신의 책에서 나온 것으로 여기고 다르면 거짓되어 믿지 못할 것으로 여기니, 자신의 만족에 부합시킴으로써 스스로 그 총명한 지혜를 장애할 뿐이로다」 하였다.
【2】수나라 왕통이 그의 문인을 사사로이 시호하여 문중자라 하였다.
【3】아비지옥은 철위산 사이에 있으며 극락국은 서방에 있다 함은 곧 비밀스럽고도 은밀한 말이며, 불괴신이라거나 광명장(여래의 몸은 한량없는 광명으로 가득한 보물창고) 등은 곧 뛰어나고도 중히 여겨지는 말이다.
【4】《서경》에 이르기를 「소경은 안내자가 없으면 갈팡질팡하니 어떻게 도울 것인가」 하였는데, 창창은 길을 잃은 모습이며 또는 보이는 것이 없음이다.
【5】섬의 음은 첨(첨)이며 예리함을 말한다.
【6】《논어》에 「소인은 항상 근심하고 근심할 뿐이다」 하였다.
【7】안자가 한 광주리의 먹거리와 한 표주박의 마실거리로 누추한 골목에 거처하니 세상 사람들은 그 근심을 감당하지 못하였으나 그는 그 즐거움을 고치지 않았다.
【8】맹자가 말하였다. 「나는 나의 호연지기를 잘 기르는데 그 기운참은 지극히 크고도 지극히 강건하니, 곧게 길러 해악이 없는 것으로써 곧 하늘과 땅 사이를 채울 것이다.」
【9】공자가 말하였다. 「부귀는 나에게 있어서 뜬구름과도 같다.」
【10】신은 천신이며, 명은 해와 달이다. 효도와 우애를 돈독히 실행하면 천신과 일월이 알지 못함이 없을 것이다.
【11】남쪽 오랑캐 만과 북쪽 오랑캐 적이다.
【12】인을 안락한 저택이라 말하는 것은 그 안락함이 머무를 만 함을 일컬은 것이다.
【13】의를 바른 길이라 말하는 것은 그 올바름이 좇을 만 함을 일컬은 것이다.
【14】마음이 통함을 도라 하니 성명하였음을 일컬으며, 올바른 몸을 덕이라 하니 립신하였음을 일컫는다.

12. 호  법

ꊱ 한현종개불화법본내전
《전》운: 「명제.영평십삼년, 상몽신인, 금신장육, 항유일광. 오이, 문제신하, 부의대조: ꡔ유불, 출어천축.ꡕ 내견사왕구, 비획경상급승이인.[1] 제내위입불사화벽, 천승만기요탑삼잡. 우어남궁[2]청량대[3]급고양문상‧현절릉소, 도불입상,[4] 병《사십이장경》함어란대석실, 광여전집.」《모자소현전》운: 「시유사문가섭마등‧축법란, 위행난측, 지존개화. 채음사달, 청등동행, 불수구역, 수지락양,[5] 효유물정, 숭명신본. 제문등왈: ꡔ법왕출세, 하이화불급차?ꡕ 답왈: ꡔ가비라위국자, 삼천대천세계‧백억일월지중심야, 삼세제불, 개재피생, 내지천룡귀신, 유원행자, 개생어피, 수불정화, 함득오도. 여처중생, 무연감불, 불부왕야. 불수불왕, 광명급처, 혹오백년, 혹일천년, 혹이천년외, 개유성인, 전불성교이화도지.ꡕ」 광설교의, 문광고략야.《전》운: 「영평십사년정월일일, 오악제산도사,[6] 조정지차, 자상명왈: ꡔ천자기아도법, 원구호교, 금인조집, 가이표항지.ꡕ 기표략왈: ꡔ오악‧십팔산관‧태상‧삼동제자저선신등육백구십인, 사죄상언. 신문태상, 무형무명, 무극무상, 허무자연, 대도출어조화지전, 상고동준, 백왕불역. 금폐하, 도매희‧황, 덕고요‧순, 절승폐하, 기본추말, 구교서역, 소사내시호신, 소설불참화하. 원폐하, 서신등죄, 청여시험. 신등제산도사, 다유철시원청, 박통경전, 종원황이래, 태상군록‧태허부축, 무불종련, 달기애극. 혹책사귀신, 혹탄하음기, 혹입화불소, 혹리수불닉, 혹백일승천, 혹은형불측. 지어방술, 무소불능, 원득여기비교. 일칙성상의안, 이칙득변진위, 삼칙대도유귀, 사칙불란화속. 신등, 약비대불여, 임청중결, 여기유승, 걸제허망.ꡕ 칙견상서령송상, 인입장락궁, 이금월십오일, 가집백마사. 도사등, 변치삼단, 단별개삼십사문, 남악도사저선신, 화악도사류정념, 항악도사환문도, 대악도사초득심, 숭악도사려혜통, 곽산‧천목‧오대‧백록등십팔산도사기문신등, 각재《령보진문》․《태상옥결》․《삼원부록》등오백구권, 치어서단;《모성자》․《허성자》․《황자》․《노자》등이십칠가자서이백삼십오권, 치어중단; 찬식전사백신, 치어동단; 제어행전재사남문, 불사리‧경‧상, 치어도서. 십오일재흘, 도사등, 이시적화단침향위거, 요경읍왈: ꡔ신등, 상계태극대도‧원시천존‧중선백령. 금호신란하, 인주신사, 정교실종, 현풍추서, 신등감치경단상, 이화취험, 욕사개시몽심, 득변진위.ꡕ 변종화분경, 경종화화, 실종외신,[7] 도사등, 상고실색, 대생포구. 장욕승천은형자, 무력가능, 금효귀신자, 호책불응, 각회괴뉵, 남악도사비숙재, 자감이사. 태부장연어저신왈: ꡔ경등소시무험, 즉시허망, 의취서래진법.ꡕ 저신왈:『《모성자》운「태상」자, 령보천존, 시야. 조화지작, 위지태소, 사기망호?ꡕ 연왈: ꡔ태소유귀덕지명, 무언교지칭, 금자설유언교, 즉위망야.ꡕ 신묵연. 시, 불사리, 광명오색, 직상공중, 선환여개, 편복대중, 영폐일광; 마등법사, 용신고비, 좌와공중, 광현신변. 우시, 천우보화, 재불승상, 우문천악, 감동인정, 대중함열, 탄미증유, 개요법란, 청설법요. 란, 병토범음, 탄불공덕, 역령대중, 칭양삼보, 설: ꡔ선악업, 개유과보, 육도삼승, 제상불일.ꡕ 우설: ꡔ출가공덕, 기복최고; 초립불사, 동범복량.ꡕ 사공양성후.류준, 여제관인사서등천여인출가; 사악제산도사려혜통등육백삼십인출가; 음부인‧왕첩여등, 여제궁인부녀이백삼십인출가. 변립십소사, 칠소성외, 안승, 삼소성내, 안니, 자사이후, 광의.」《전》유오권, 략불비재. 유인[8]의차《전》근출, 본무각력지사, 안《오서》, 명비숙재감사, 고《전》위실록의.[9]
《법본내전》에 말하기를 「명제 영평 13년에 황제께서 신인의 꿈을 꾸었는데 1장6척의 금색 몸으로 목덜미로 햇살 같은 빛이 있었다. 잠에서 깬 뒤 신하들에게 물으니 부의가 조서에 대답하기를 ꡔ부처님이란 분이 천축에서 나셨습니다ꡕ 하기에 사신을 파견하여 가서 구하게 하였더니 경전과 불상 및 승려 두명을 갖추어 돌아왔다. 황제가 이에 그들을 위해 부처님의 사원을 세우고 벽화를 그렸으며 1천의 수레와 1만의 기마로 탑을 감싼 채 세 번을 돌았다. 또 남궁의 청량대와 고양문 위 및 현절능 등에 불화를 그리고 불상을 세운 뒤《사십이장경》과 아울러 난대의 석실에 밀봉하여 보관하였으니, 자세한 것은 전집에 있는 것과 같다」라 하였다.
《모자소현전》에 말하기를 「이 때에 사문 가섭마등과 축법란이 있었으니 처신하는 바와 행동하는 바는 예측하기 어려웠으며 뜻은 중생을 개화시키는데 있었다. 채음이 사자로 가서 마등에게 동쪽으로 갈 것을 청하니 구역을 지키지 않고 그를 따라 낙양에 이르러 중생들의 감정을 깨우쳐주고 믿음의 근본을 숭상하여 밝혔다. 황제께서 마등에게 묻기를 ꡔ법왕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어찌하여 그 교화가 여기는 미치지 않는가?ꡕ 하니 답하기를 ꡔ가비라위국은 삼천대천세계와 백억일월의 중심이니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모두 그 곳에서 태어나시고 게다가 천룡과 귀신 등 원력의 행이 있는 자는 모두 그곳에서 태어나서 부처님의 바른 교화를 받고 모두 도를 얻어 깨우치게 됩니다. 나머지 다른 곳의 중생들은 부처님의 교화에 감응할 인연이 없기에 부처님께서 가시지 않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비록 가시지는 않지만 광명이 미치는 곳에는 혹은 5백년, 혹은 1천년, 혹은 2천년 뒤에 모두 성인이 있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여 그들을 교화하고 이끌 것입니다ꡕ」라며 가르침의 뜻을 폭넓게 얘기하였는데 그 글이 광범위하여 생략한다.
《법본내전》에 이르기를 「영평 14년 정월 초하루에 오대산악 모든 산의 도사들이 정월 조례에 참석하던 차에 스스로 서로간에 논의하여 이르기를 ꡔ천자께서 우리의 도법을 버리고 멀리서 오랑캐의 가르침을 구하였으니 이제 조례에 모인 것을 기화로 표로써 항의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ꡕ 하였으니 그 표를 간단히 요약하면 ꡔ오악 십팔산관 태상 산동제자 저선신 등 6백90인은 죽을 죄로 말씀을 올립니다. 신들이 듣건대, 태상노군은 형체도 없고 이름도 없으며 다함도 없고 위도 없으며 허무하고도 자연스러움에 큰 도가 천지가 조화되기 이전에 나왔기에 상고로부터 한결같이 좇아지키며 백대의 제왕도 이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폐하께서는 도가 복희씨나 황제씨 보다 나으며 덕은 요 임금과 순 임금 보다 높으시거늘 가만히 듣자오니, 폐하께서는 근본을 버리고 끝단을 추구하여 서역으로부터 가르침을 구하니 섬기는 바는 곧 오랑캐의 신이며 말하는 바는 화하의 정서와 가지런하지 않습니다. 원컨대 폐하께서는 신 등의 죄를 용서하시고 시험해 보임을 들어주십시오. 신 등 모든 산의 도사들은 대체로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멀리까지 들으며 경전에 널리 통하여 원황 이래로부터 태상태상의 뭇 기록과 태허태허의 부축부축 등 자세히 익히지 않은 것이 없으며 그 지극한 곳까지 통달하였습니다. 혹은 귀신을 채찍질하여 부리고, 혹은 노을을 삼키고 기운을 마시며, 혹은 불 속에 들어서도 타지 않으며, 혹은 물을 밟아도 빠지지 않으며, 혹은 밝은 대낮에 하늘을 오르며, 혹은 모습을 숨겨 헤아리지 못하게도 합니다. 방술에 이르러서는 가능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원컨대 그들과 더불어 비교하여 주소서. 그러시면 첫째는 성상의 뜻이 편안할 것이며, 둘째는 참과 거짓을 분별하게 될 것이며, 셋째는 대도가 그 귀의처를 가지게 될 것이며, 넷째는 화하의 풍속이 어지럽게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신 등이 만약 상대와 견주어 여의치 않다면 중대 결단에 맡겨 따르겠으며, 만일 이기는 바가 있으면 바라건대 허망한 것을 제거하여 주십시오ꡕ라 하였다.
칙서를 내리고 상서령 송상을 파견하여 장락궁으로 불러들이고는 그 달 15일에 백마사에 모이도록 하였다.
도사 등이 곧 세 개의 단을 설치하고 단에 따로이 34개의 문을 개설한 뒤에 남악도사 저선신과 화악도사 유정념과 항악도사 환문도와 대악도사 초득심과 숭악도사 여혜통과 곽산‧천목‧오대‧백록 등 18산 도사 기문신 등이 각자《영보진문》과《태상옥결》및《삼원부록》등 5백9권을 가져다가 서쪽 단에 안치하였으며,《모성자》‧《허성자》‧《황자》‧《노자》등 27가가의 자서자서 2백35권을 중앙 단에 안치하였으며, 1백신에게 제사 드릴 음식은 동쪽 단에 두었으며, 제께서 머무는 어행전은 절의 남쪽 문에 두었고 부처님의 사리와 경전 및 불상은 길의 서쪽에 안치하였다.
15일 점심공양을 마치자 도사 등이 억새로 엮은 섶에 전단과 침향나무를 더하여 횃불을 만들어 경전을 에워싼 채 울며 이르기를 ꡔ신 등은 위로 태극대도 원시천존 중선백령에게 여쭈옵니다. 지금에 오랑캐의 신이 화하를 문란하게 하고 백성의 주인된 이가 삿된 것을 믿으니 바른 가르침은 실종되고 현묘한 교풍은 그 위업이 땅에 떨어짐에, 신 등이 감히 단 위에 경전을 안치하고 불로써 시험하여 덮씌워진 마음을 열어 보임으로서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고자 합니다ꡕ라 하였다.
곧 불을 놓아 경전을 태움에 경전이 불길을 따라 모두 잿더미가 되어버리니 도사 등이 서로 돌아보며 실색하고 크게 두려움을 드러내었다. 또한 하늘로 올라가 모습을 숨기려고 하던 자는 그렇게 할 힘이 없었고 귀신을 주술로써 부리려던 자는 호통치고 채찍질하여도 응하지 않았기에 각자 부끄러운 생각을 품었으니, 남악도사 비숙재는 스스로 한탄하며 죽었다.
태부 장연이 저신에게 말하기를 ꡔ경 등이 시험한 바는 영험이 없으니 곧 이는 허망한 것이므로 마땅히 서쪽에서 온 참된 법을 취하겠다ꡕ고 하자 저신이 말하길『《모성자》에 이르기를 「태상노군은 신령스럽고 보배로운 천존이 그 분이며, 조화를 지어 놓은 것을 일컬어 태소라 한다」 하였으니 이것이 어찌 허망한 것이겠습니까ꡕ 하기에 장연이 이르기를 ꡔ태소는 귀하고 덕스러운 이름은 있으나 말씀과 교법의 칭호가 없거늘 이제 그대가 말씀과 교법이 있다고 말하였으니 곧 허망한 것이다ꡕ 하자 저신이 침묵하였다.
그 때에 부처님의 사리에서 오색광명이 곧장 공중으로 치솟아 마치 일산처럼 둥글게 선회하여 두루 대중들을 덮었고 그 빛은 햇빛을 가렸으며, 마등법사는 몸을 솟구쳐 높이 날며 공중에서 앉고 눕는 등 신비한 변화를 널리 드러내었다. 이 때 하늘에서 보배로운 꽃비가 부처님과 스님네의 머리 위로 내리고 또한 하늘음악이 들려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니 대중들이 함께 기뻐하고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찬탄하며 모두 법란을 에워싼 채 불법의 요점을 설하는 것을 들었다. 법란이 아울러 범음범음을 내뱉으며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또한 대중으로 하여금 삼보를 찬양하게 하며 설법하기를 ꡔ선업이던 악업이던 그 모두에 과보가 있어서 육도와 삼승의 모든 상상이 하나가 아니니라ꡕ 하였으며, 또 설법하기를 ꡔ출가의 공덕은 그 복이 가장 높으며, 처음으로 부처님의 사원을 세우면 범천범천이 지닌 복의 양과 같다ꡕ라 하였다.
사공 양성후 유준은 모든 관인과 선비 및 서민 등 1천 여 명과 함께 출가하였으며, 사악제산도사 여혜통 등 6백30인이 출가하였으며, 음부인과 왕의 궁녀 등 모든 궁인과 기녀 2백30인이 함께 출가하였다. 곧 10곳의 사찰을 세움에 7곳은 성밖에 세워 비구를 안치하고 3곳은 성안에 두어 비구니를 안치하였으니, 이로부터 그 이후로 더욱 광범위해졌다」라 하였다.
《법본내전》은 5권이 있으나 생략하고 모두 싣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법본내전》이  근자에 나온 것이라 의심하며 본래 힘을 겨루었던 일이 없었다고 하였으나《오서》에 의하면 비숙촌이 한탄하며 죽은 것이 분명하므로《법본내전》을 실록으로 여겼다.
【1】제견박사왕준등십팔인, 동왕서역, 구기불법, 지월지국, 우이범승, 대백첩화석가입상급사리병《사십이장경》, 태백마이지.
【2】예부사.
【3】오대산.
【4】명제예조수릉, 호왈현절릉, 어차화불입상.
【5】락, 본작락. 어환운: 「광무, 이한화행기수고, 거수가추, 자광무후, 개위락자.」
【6】사자, 사야. 신심순리, 유도시종, 종도위사, 고왈도사야.
【7】불경불소, 단연훈위황색이이. 기후조지자, 표경개염위황색이존칭황권운.
【8】도사윤문조.
【9】《오서》「감택대오주왈: ꡔ불법초래, 오악도사여마등각력, 도사불여, 비숙재감이사, 문도귀장남악, 고불예출가.ꡕ」
【1】황제가 박사 왕준 등 18명을 파견하여 함께 서역으로 가서 불법을 구하게 하였더니, 월지국에 이르러 두 명의 범승을 만나서 흰 모직물에 그린 석가의 입상 및 사리를《사십이장경》과 더불어 백마에 싣고 돌아왔다.
【2】예부의 관아이다.
【3】오대산이다.
【4】명제가 생전에 미리 무덤을 만들어 현절능이라 부르고는 그곳에 부처의 입상을 그렸다.
【5】락은 본래 락으로 되어 있었다. 어환이 말하기를 「광무제가 한 나라는 화행이어서 수를 꺼리는 까닭에 수를 떼어버리고 추를 더했더니, 광무제 이후로는 고쳐져 락자가 되었다」고 하였다.
【6】사란 섬긴다는 뜻이다. 몸과 마음이 이치에 순종하여 오직 도만을 좇으니, 도를 좇는 것을 일삼는 까닭에 도사라 일컫는 것이다.
【7】불경은 불타지 않고 다만 연기에 쪼여 황색이 될 뿐이었다. 그 후에 종이를 만드는 자가 경전을 표지 할 때는 모두 물들여 황색으로 만들었고 불경을 존칭하여 황권이라 하였다고 한다.
【8】도사 윤문조이다.
【9】《오서》에 「감택이 오나라 군주에게 말하였다. ꡔ불법이 처음 건너왔을 때 오악의 도사들이 마등과 더불어 힘을 겨루었는데 도사들이 뜻대로 되지 않자 비숙재가 원한을 품고 죽어 그 문도들이 남악으로 돌아가 장사를 지냈던 까닭에 출가에 참여하지 못하였습니다ꡕ」라 하였다.
ꊲ 수고조문황제칙문
황제경문광택사.지의선사.[1] 짐어불교, 경신정중, 왕자주.무지시, 훼괴불법, 발심립원, 필허호지, 급수명어천, 잉즉흥복, 앙빙신력, 법륜중전, 십방중생, 구획리익. 비이유진학란잔폭, 동남백성, 로역불승기고, 고명장출사, 위민제해, 오‧월지지, 금득확청, 도속우안, 심칭짐의. 짐존숭정법, 구제창생, 욕령복전영존‧진량무극. 사기이리세망, 수기화인, 필희장진승오, 고수금계, 사견자흠복, 문즉생선, 방부대도지심. 시위출가지업, 약신종도복, 심염속진, 비직함생지류, 무소의귀, 억공묘법지문, 갱래방독, 의상권려, 이동짐심. 춘일점훤, 도체여의야. 개황십년정월십육일, 내사령안평공신이덕림선, 내사시랑무안자신이원조봉, 내사사인배구행.
황제는 정중히 광택사의 지의선사에게 묻노라.
짐은 불교에 대해 공경하고 믿는 정이 막중함에, 지난 북주 무제 때 부처님의 법을 허물고 파괴하자 발심하여 원을 세워 반드시 불법을 보호하여 지킬 수 있도록 허락하리라 하였더니, 하늘로부터 명을 받음에 이르러 거듭 일어나게 되고 우러러 신력에 의지하여 법의 바퀴를 거듭 굴리게 되니 시방의 중생들이 모두 함께 이익을 얻게 되었도다. 근자에 진나라가 잔학하고 포악하여 동남방의 백성들이 노역으로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기에 장군에게 명하고 군사를 내어 백성들을 위해 해악을 제거하니 오월의 땅은 이제 깨끗이 정리되고 도속도속이 또한 안정되므로 참으로 짐의 뜻에 맞도다. 짐은 바른 법을 존중하고 숭상하며 창생을 구제함에 복전이 영원히 존속되고 진리의 나루터와 돌다리가 다함이 없기를 바라노라. 선사는 이미 세속의 그물을 여의고 자신을 수행하며 타인을 교화할 새 필시 승도들을 장려하여 매진케 하고 금지된 계율을 고수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경하여 복종케 하고 듣는 이로 하여금 곧 착한 마음을 내게 하면 바야흐로 대도의 마음에 부응하게 될 것이오. 이는 출가의 본업이 되려니와, 만약 몸은 불도의 법복을 따라다니되 마음은 세속의 티끌에 물들어 있으면 다만 생명을 머금고 있는 부류만이 귀의할 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오묘한 불법의 문안에서 다시 비방과 원망만을 부를까 두려우므로 마땅히 서로 권면하고 책려함으로써 짐의 마음과 같이 될진저.
봄날이 점차 따뜻해지니 도체도체도 편안하리다.
개황 10년 정월 16일, 내사령 안평공 신 이덕림은 선포하고, 내사시랑 무안자 신 이원조가 받들어, 내사사인 배구가 시행하다.
【1】량산기상시익양공.진기지제이자, 예광주.대소산.사대선사수심관.
【1】양나라 산기상시 익양공 진기의 두 번째 아들로서, 광주 대소산 사대선사를 찾아가 심관(천태의 관법)을 받았다.

ꊳ 진왕수보살계소[1]
사지절상주국태위공.양주총관제군사양주자사진왕제자양광, 계수봉청십방삼세제불, 본사석가여래, 당강차토보처미륵, 일체존경무량법보, 초심이상금강이강제존대권마가살타, 벽지‧연각독탈명오이십칠현성[2]타심도안, 내지삼유최정십팔범왕, 육욕천자, 제석천주, 사대천왕, 천선룡신비등은현‧임지세계‧작대리익‧수탑위법‧방신호명‧호지정계무량선신, 함원일념지경, 승불신력, 구회도장, 증명제자서원, 섭수제자공덕. 절이식암맹흥, 즉여래성, 무명부추, 본유미창, 리수사귀,[3] 물극칙반. 욕현당과, 필적우인, 시조어세웅비력생사, 초목위주, 불가승계, 항사집기,[4] 고난사의, 심염진로, 방능염리. 법왕계운, 본화보살, 비여일출선조고산; 수두근의, 권위방편, 여피중류함종대해. 제자, 기승적선, 생재황가, 정훈조추, 태교숙점,[5] 복리유종; 묘기수오, 치기구어소경, 희우유어대승, 소지식어화성, 서주항어피안. 단개사[6]만행, 계선위선, 보살십수,[7] 전지최상, 유조궁실, 필인기지, 도가허공, 종불성립. 불규용몽, 억우문지, 공‧노‧석문, 함자용주,[8] 불유궤의, 숙장안앙? 성부석가능인, 본위화상, 문수사리, 명작도리, 이필자인사, 현전성수. 자근지원, 감이수통, 살타파륜[9]경수어무갈,[10] 선재동자망신어법계, 경유명문, 감위억설? 심신불어, 율준명도. 천태.지의선사, 불법룡상, 동진출가, 계주원정, 년장이순,[11] 정수연징, 인정발혜, 안무애변, 선물후기, 겸읍성풍, 명칭보문, 중소지식, 제자소이건성요주, 명즙원영, 매외연차, 치제유난,[12] 역기지지, 심로활연, 급피운무, 즉소번뇌. 근이금개황십일년십일월이십삼일, 총관금성, 설천승소반, 경굴선사, 수보살계. 계명위「효」,[13] 역명「제지」,[14] 방편지도,[15] 귀친봉극, 이차승복, 봉자지존황후, 작대장엄, 동여래자, 보제불애, 등시사생, 유여일자. 제자즉일, 종라후업, 생생세세, 환생불가, 여일월등명지팔왕자, 여대통지승십육사미; 권속인연, 법성등려, 구출유류, 도무위지, 평균육도, 념화사등, 중생무진, 도탈불궁; 결승나어시심, 종대비이부난,[16] 박원여법계,[17] 구경약허공,[18] 구족성취, 개만원해. 양광화남.[19]
사지절 상주국 태위공 양주총관제군사 양주자사 진왕제자 양광은 머리를 조아려 시방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본사 석가여래와, 이 땅에 응당 내려오실 보처미륵과, 일체의 존귀한 경전 및 무량한 법보와, 초심 이상 금강 이하의 모든 존귀하신 큰 방편의 마하살타와, 벽지불 및 연각승처럼 홀로 해탈하여 깨달음을 밝힌 스물 일곱 현인과 성인인 타심통과 도안을 지닌 이들 내지 삼계의 최정상인 십팔범왕과, 육욕천자와, 제석천주와, 사대천왕과, 하늘신선 용신이 날아오르며 숨었다 나타났다 하면서 이 세계를 맡아 지탱하고 큰 이익을 지으며 탑을 수호하고 법을 보위하며 신명을 막아 지키고 깨끗한 계율을 보호하여 지키는 무량한 선신들에게 받들어 청하오니, 모두에게 원하건대 한 생각 사이에 부처님의 신비한 힘을 받들고 함께 도량에 모여 제자의 서원을 증명하시고 제자의 공덕을 받아들여 주옵소서.
가만히 생각건대, 식의 어두움이 가만히 싹 터 일어난 것이 곧 여래의 성품이건만 무명 속으로 굽어 떨어져서 본디 지니고 있던 것이 드러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니 [이 모든 것이] 이치와 운수가 돌아갈 바이므로 만물이 극에 달하면 곧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당래당래의 과보를 드러내고자 하면 반드시 원인을 쌓아야 하니, 이는 조어세웅께서 삶과 죽음을 갖추어 겪었던 것이 모든 초목으로 산가지를 만들어 써도 모두 셈할 수 없고 항하의 모래를 모두 모아 일으켜도 진실로 사량사량하기 어려운 것과 같이, 번뇌에 깊이 물들어야만 비로소 염증을 내어 능히 여윌 수 있을 것입니다.
법왕께서 교화의 운을 열며 처음으로 보살을 교화하신 것은 비유컨대 해가 뜨면 제일 먼저 높은 산을 비추는 것과 같으며, 근기의 마땅한 바에 따르고 맞추어서 권도를 방편으로 삼은 것은 마치 저 여러 물줄기들이 모두 큰 바다로 향하는 것과 같습니다.
제자는 근본 적선을 승계하여 황가에서 태어나 황실의 가르침에 일찍 나아갔으며 태교에도 일찍이 젖어 들었으니 복록이 모두 모인 바라 할 것입니다만, 묘한 기밀을 모름지기 깨달아 작은 길에서 갈팡질팡 헤맴을 부끄러워하고 대승에 넉넉히 노닐기를 바라니 신기루의 성에서 머물러 쉼을 비웃으며 피안으로 배를 저어 갈 것을 맹세합니다. 다만 도를 일궈가는 선비의 만 가지 행위에서 계를 지키는 선행이 가장 먼저가 되고 보살의 십무진계십무진계에서도 전일하게 지니는 것이 최상이니, 비유컨대 궁실을 지음에 반드시 기초되는 터로부터 의지하여야지 다만 허공에 가설한다면 결국에는 이루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용렬하고 몽매함을 헤아리지 않고 또한 듣자오니 공자와 노자 및 석가 문중 모두는 녹여서 새로이 만들어 내는 것에 바탕하고 있으니 법칙과 위의가 있지 않다면 누가 장차 편안히 머무르고 우러러보겠습니까. 참으로 또한 석가능인께서는 본래 스님이 되셨고 문수사리께서도 가만히 아사리가 되셨으나 반드시 인간[으로서]의 스승[이라는 신분]에 의지하여 성스러운 가르침을 드러내어 전해 주셨습니다. 가까이로부터 먼 곳에 이르기까지 감응하면 마침내 통하는 것임에 살타파륜은 무갈에게 골수를 빻아 정성을 다하였고 선재동자는 법계에서 자신의 몸을 잊었으니, 경전에 분명한 문장이 있는데 감히 억지 얘기를 하겠습니까? 부처님의 말을 깊게 믿고 오직 밝은 인도를 좇을 뿐입니다.
천태 지의선사는 불법 가운데의 용상용상이라, 동진으로 출가하여 계행의 구슬이 원만하고도 깨끗하며 나이가 곧 예순이 되고자 할 때 선정의 물결이 깊고도 잔잔하여 그 고요함으로 인해 지혜가 일어났으니, 거리끼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으며 남을 앞세우고 자기를 뒤에 놓아 성대한 인기에도 겸양하였으니 그 명성이 널리 알려져 대중들이 아는 바일세, 제자가 그런 까닭으로 지극한 정성을 멀리까지 쏟아서 선박에 명하여 멀리에서 영접하게 함에 매번 인연이 어긋나서 머무르게 하기가 어려웠음을 두려워하였으나, 또한 이미 이르러 머물게 되자 마음길이 시원스레 뚫렸고 구름과 안개를 헤쳐주심에 미쳐서는 곧 번뇌가 사라졌습니다.
삼가 개황 11년 11월 23일인 지금, 총관 금성에서 1천 승려에게 소반소반을 베풀고 공경히 선사에게 몸을 굽히니 보살계를 내려 주셨습니다. 계는 이름을 ‘효효’라 하고 또는 ‘제지제지’라 하니, 방편과 지도지도로 어버이에게 귀의하여 받들기를 극진히 하고 이러한 수승한 복으로써 지존의 황후를 받들어 도와 큰 장엄을 지어서 여래의 자비와 같이 되게 하고, 모든 부처님의 사랑을 두루 미치게 하여 사생사생을 동등하게 봄이 마치 외아들처럼 여기게 하여 주십시오.
제자는 오늘로 라후라의 업을 심어 세세생생 불가에 환생하길 마치 일월등명불의 여덟 왕자나 대통지승여래의 열 여섯 사미와 같을 것이며, 권속의 인연으로 법을 이룬 무리들은 모두 유위의 흐름에서 벗어나 무위의 경지에 이르게 할 것이며, 육도육도를 균등하게 하고 사등사등을 자연스레 조화시켜 다함이 없는 중생을 끊임없이 제도하여 해탈하게 할 것이며, 처음 비롯하는 마음에 크나큰 서원을 맺어 마침내는 크나큰 자비로써 중생의 어려움에 나아가되 널리하고 멀리까지 함은 마치 가없는 법계처럼 하고 극진하고도 지극히 함은 마치 끝없는 허공처럼 하여 구족히 성취하게 함으로써 모두가 서원의 바다에 충만하여지이다.
양광이 합장하옵니다.
【1】즉수.양제.
【2】《석첨》운: 「아함유십팔학인‧구무학인. 십팔학인자: 일, 신행; 이, 법행; 삼, 신해; 사, 견득; 오, 신증; 육, 가가; 칠, 이종자; 팔, 향초과; 구, 득초과; 십, 향이과; 십일, 득이과; 십이, 향삼과; 십삼, 득삼과; 십사, 중반; 십오, 생반; 십육, 유행; 십칠, 무행; 십팔, 상류. 구무학인자: 일, 사; 이, 진; 삼, 퇴; 사, 불퇴; 오, 부동; 육, 주; 칠, 호; 팔, 혜; 구, 구. 차중, 신법이행시현, 여개명성.」
【3】리수자, 천도지묘, 인수가이명기리, 개리인수현, 수가리출고, 리수, 가상의이불가위야.
【4】항사, 역운긍가하. 아누달지, 사면각출일하, 동은우구, 출긍가하, 기사극세이다, 유과거수생지수, 난량야.
【5】태교,《열녀전》「태임유신, 목불시악색, 이불청음성, 구불언오어, 능이태교자이생창.」 우「잉자시, 사고자고락송시.」
【6】즉개도지사, 위보살야.
【7】십무진.
【8】용융, 도주야.
【9】차운상제.
【10】구운담무갈, 차운법기. 상제문무갈재중향성설반야, 고골취수이구지.
【11】《론어》「육십이순」, 언성입심통, 무소위역, 사리개통, 입이무소불순.
【12】왕욕수보살계, 치서루청, 사초진과덕, 차양명승, 후거동학, 삼사이불능면, 내부지.
【13】효순부모, 필수수선, 선불위리, 시명지계.
【14】제지, 계지별명, 제선령행, 지악령단.
【15】《정명》소운: 「방편시권지, 권지외용, 능유성판, 여부영구장성; 지도즉시실지, 실지유능현출법신지력고, 여모능생.」
【16】양구즉《조론》문. 승나, 차운홍서.
【17】무변.
【18】무진.
【19】왕친계사의물오십팔사, 공승겸시왈친.
【1】즉 수나라 양제이다.
【2】《석첨》에서 말하였다. 「아함에 18학인과 9무학인이 있다. 18학인이란 1이 신행이요, 2가 법행이요, 3이 신해며, 4가 견득이요, 5가 신증이요, 6이 가가며, 7이 이종자요, 8이 향초과요, 9가 득초과며, 10이 향이과요, 11이 득이과요, 12가 향삼과며, 13이 득삼과요, 14가 중반이요, 15가 생반이며, 16이 유행이요, 17이 무행이요, 18이 상류이다. 9무학인이란 1이 사요, 2가 진이요, 3이 퇴며, 4가 불퇴요, 5가 부동이요, 6이 주며, 7이 호요, 8이 혜요, 9가 구이다. 이 가운데 신행과 법행은 곧 현인이요 나머지는 모두 성인이라 이름한다.」
【3】리수란, 하늘의 도가 지극히 오묘하나 숫자로 인하여 그 이치가 밝혀지는데, 대개 이치는 숫자로 인해 드러나고 숫자는 이치를 빌어 나오는 까닭에 리와 수는 서로 의지할 수는 있으나 위배될 수는 없다.
【4】항사[→항하]는 ‘긍가하’라고도 한다. 아뇩달지는 사면으로 각기 물줄기 하나씩을 내보냄에 동쪽의 은우구로는 긍가하가 흘러나오는데 그 모래가 지극히 미세하고도 많으니, 과거에 받았던 생의 숫자가 헤아리기 어려움을 비유한 것이다.
【5】태교는《열녀전》에서 「태임이 임신을 하자 눈으로는 추악한 색을 보지 않고 귀로는 음란한 소리를 듣지 않으며 입으로는 거만한 말을 하지 않는 등 임신한 채 자식을 교육시켜 창을 낳았다」고 하였으며, 또 「자식을 임신하였을 때 소경으로 하여금 북을 치고 악기를 연주하게 하며 시를 읊조리게 했다」고 하였다.
【6】즉 어리석음을 깨닫게(개)하여 불도로 인도(도)하는 선비이니 보살을 일컫는다.
【7】십무진계(대승보살이 지키는 열 가지 계율)이다.
【8】녹여 융합시켜서 틀에 부어만들어 내는 것이다.
【9】이곳 말로는 상제이다.
【10】갖추어 말하면 ‘담무갈’로서 이곳 말로는 법기이다. 상제가 무갈이 중향성에서 반야의 법을 설한다는 말을 듣고는 뼈를 빼내고 골수는 뽑아내어 가서 법을 구하였다.
【11】《논어》에서 「나이 60이면 들리는 모든 것이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하였으니, 소리가 마음속으로 들어와 통함에 거슬리는 바가 없고 일의 이치를 모두 통달하였기에 귀에 들어오는 것은 도리를 따르지 않은 바가 없음을 말한 것이다.
【12】왕이 보살계를 받고자 하여 서신을 보내 누차 청하였으나 선사가 처음에는 [자신의] 덕이 적음을 진설하고 다음에는 이름 있는 스님에게 양보하였다가 뒤에는 같이 공부한 도반을 천거하였는데, 세 번이나 사양하였으나 면하지 못하자 이에 나아가게 되었다.
【13】부모에게 효도로서 순종하려면 반드시 선을 닦아야 하나니, 선이 이치에 어긋나지 않으면 곧 그것을 이름하여 지계라 한다.
【14】제지(정도에 알맞게 하는 것과 못하도록 그치게 하는 것)는 계의 다른 이름이니, 선은 정도에 알맞게 하여 시행되도록 하고 악은 못하도록 그치게 하여 단절되게 하는 것이다.
【15】《유마경》의 소에서 말하였다. 「방편은 권지(중생 교화의 묘한 작용과 차별상을 통달한 지혜)이니 권지는 외부적인 쓰임이며 능히 이루어짐이 있음이 마치 에비가 성장을 도모함과 같으며, 지도는 곧 실지(진리를 달관하는 참다운 지혜)이니 실지는 법신의 힘을 드러내는 능력이 있는 까닭에 마치 에미가 능히 생산함과 같다.」
【16】두 구절은 곧《조론》의 문장이다. 승나는 이곳 말로 하면 홍서이다.
【17】변두리의 끝이 없다.
【18】다함이 없다.
【19】왕이 계사에게 의복과 물품 58가지를 베풀었으니, 승려에게 공양을 겸하여 시주하는 것을 친이라 말한다.
ꊴ 량황사도사불조[1]
량.고조.무황제, 년삼십사등위, 재정사십구년, 수억조무은이권불석수, 내경외전망불조회, 개위훈해수천여권, 이검약자절, 라기불연, 침처허한, 주야무태, 치유포피‧완석‧초구‧갈건. 초임대보, 즉비사사, 일유일식, 영절신전, 자유제왕, 한능급차. 구사노자, 종상부도, 궁토근원, 유동망작, 제내궁운신필, 하조사도, 문왈: 「유천감삼년사월팔일, 량국황제란릉.소연, 계수화남십방제불‧십방존법‧십방성승. 복견경운: ꡔ발보제심자, 즉시불심, 기여제선, 불득위유, 능사중생, 출삼계지고문, 입무위지승로.ꡕ 고여래루진, 지응성각, 지도통기, 덕원취성, 발혜거이조미, 경법류이징구, 계서적어천중, 삭령의어상외, 도군미어욕해, 인함식어열반, 등상락지고산, 출애하지심제, 언괴사구, 어절백비. 응적사파, 시생정반, 왕궁탄상, 보삼계이위존, 도수성광, 편대천이류조. 단이기심천박, 호생염태, 자기이월, 당지쌍림, 이내담설원상, 차부잠휘학수,[2] 도왕멸죄,[3] 파수제앙,[4] 약불봉치대성법왕, 수능구접. 재적수은, 구도무휴. 제자, 경지황미, 탐사로자, 력엽상승, 염차사법, 습인선발, 기미지반, 금사구의, 귀빙정각. 원사미래세중, 동남출가, 광홍경교, 화도함식, 동공성불. 녕재정법지중, 장륜악도, 불락의로자교, 잠득생천. 섭대승심, 리이승념, 정원제불증명, 보살섭수.」 제자소연화남.
양 고조 무황제는 나이 서른 넷에 보위에 올라 정사에 임한 지 마흔 아홉 해로서, 비록 억조창생을 위하는 업무가 많았으나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음에 내경과 외전을 두루 마음에 두지 않음이 없었으니 모두 수 천 권을 해석하고 풀이하였으며, 검약하고 스스로 절제하여 비단옷은 두르지 않고 침실은 허전하였으되 밤낮으로 게으르지 않았으니 심지어 무명이불과 왕골자리와 짚신과 칡두건 등도 있었다. 처음 천자의 지위에 임하여 곧 이러한 일을 갖추고 하루에 오직 한 끼 만을 먹으며 영원히 매운 것과 비린내 나는 것을 끊었으니, 제왕이 있게 되고부터 능히 여기까지 이른 이는 매우 드물었다.
예전에 노자를 섬기며 부적부적과 도록도록을 종지로 삼아 숭상하였으나 근원을 남김없이 검토하여 보니 황망한 것과 같음이 있기에 제께서 이에 몸소 신령스러운 붓을 놀려 조서를 내리며 도교를 버리게 하였으니, 그 글에서 말하였다.
「생각건대, 천감 3년 4월 8일 양나라 황제 난릉 소연은 머리를 조아려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시방의 존귀한 법과 시방의 성스러운 스님네께 합장하옵니다. 엎드려 경전을 보니 그곳에 이르기를 ꡔ보리심을 내는 자는 곧 부처의 마음이며 그 나머지의 모든 선선은 이에 비유할 바가 되지 못하니,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삼계의 괴로운 문에서 벗어나 작위하는 바가 없는 수승한 길로 접어들게 한다ꡕ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여래는 번뇌가 다하고 지혜가 엉기어서 깨달음을 이루었으니, 지극한 도에서 진리의 기밀을 통하자 덕이 원만해져 성스러움을 취하게 되었으며, 지혜의 횃불을 일으켜 미혹을 비추시고 정법의 흐름을 거울삼아 때를 맑히며, 하늘 가운데서 상스러운 자취를 열고 신령스러운 위의는 형상 밖에서 빛이 나며, 욕망의 바다에서 길을 잃은 군중을 제도하고 중생들을 열반으로 끌어들이며, 상락상락의 높은 산에 오르고 애하애하의 깊은 물 속에서 벗어났으니, 말은 사구사구를 어그러뜨리고 언어는 백 가지 잘못을 끊었으며 자취를 사바세계로 응하여 정반왕에게 태어남을 보이시고 왕궁에 모습을 탄생하시어 삼계를 걸으며 존귀한 자가 되셨으며 보리수에서 빛을 이루어 삼천대천 세계에 고루 비추셨습니다. 다만 중생들의 근기의 마음이 천박한 까닭으로 싫어하고 게으른 생각을 내기 좋아하기에 스스로 기약하여 2월에 마땅히 쌍림에 이르리라 하고는 이에 고요히 원상원상의 도리를 설하셨고 또 다시 학수학수에서 빛을 숨기셨으니, 사왕은 죄를 멸함 받고 바수는 재앙을 덜게 되었음에 만약 대성법왕을 만나지 않았다면 누가 능히 구제하여 인도하였겠습니까. 자취에 있어서는 비록 숨겨졌다 하나 도를 구함에는 이지러짐이 없습니다. 제자가 지난날 황당하고 미혹된 것에 지체하며 노자를 섬기는 일을 탐닉하여 누대를 지나 이어오며 이 삿된 법에 물들었다가 인인의 종자로 익혀 두었던 선이 피어나 미혹을 버리고 돌이킬 줄 알게 되었기에 이제 옛 의사를 버리고 바른 깨달음에 귀의하여 의지할 것입니다. 원하옵건대, 미래세에서는 남자아이로 출가하여 널리 경전의 가르침을 퍼트리고 중생을 교화하여 제도함으로써 함께 성불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십시오. 차라리 바른 가르침 가운데에서 길이 악도에 빠질지라도 노자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잠시 하늘에 태어남을 즐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승의 마음을 섭렵하고 이승의 생각은 여윌 것이니, 정히 바라건대 모든 부처님께서는 증명하여 주시옵고 보살님은 섭수하여 주십시오. 제자 소연이 합장하옵니다.」
【1】량.고조, 성소명연, 란릉인. 한상소하이십사대손, 법명관달.
【2】사라, 차운견고, 팔근합위사주, 고호왈쌍림. 불임열반시, 참연변백, 기색여학, 고운학수. 승량운: 「수고오장허, 상합하리, 기화심백, 기실여병, 향미구족.」
【3】마갈타국.빈파왕지자아도세, 살부심회, 이열뇌고, 편체생창, 취불가근, 종종세약, 난이료지, 기파권왕견불, 왕즉예불전, 참괴회죄, 불입월애삼매, 방광조지, 독창즉유, 역죄소멸.
【4】《방등타라니경》운: 「이시, 파수종지옥출, 장구십이억죄인, 래예사파세계, 십방역연, 문수어사리불언: ꡔ차제죄인, 불미출시조불선행, 경어지옥, 인어화취방대광명, 승광이출ꡕ.」 파천‧수혜, 운: 「하천혜지인, 지옥수고?」
【1】양나라 고조는 성이 소이고 이름은 연이며 난릉 사람이다. 한나라 재상 소하의 24대손으로 법명은 관달이다.
【2】사라는 이곳 말로는 견고인데 여덟 뿌리가 합쳐져서 네 그루가 된 까닭에 쌍림이라 부른다. 부처님이 열반할 때 참담하여 하얗게 변했는데 그 색이 학과 같았기에 학수라고 한다. 승려 량이 이르기를 「나무의 높이는 5장 남짓으로 윗부분은 합쳐져 있고 아랫부분은 떨어져 있으며 그 꽃은 매우 희고 그 열매는 마치 항아리 같은데 향기와 아름다운 모양을 모두 갖추었다」고 하였다.
【사라수】범어 sālavṛkṣa의 음역으로 사라‧살라‧소련이라고도 쓰고 견고‧고원이라 번역한다. 룡뇌향과에 속하는 교목. 비사부불(과거 7불 중의 제3)이 이 나무 밑에서 개오했다고 하며 석존이 kuśinagara성 밖에 있는 이 나무의 숲 속 두 그루 사라수, 곧 사라쌍수 사이에서 반열반하였으므로 이 숲을 사라쌍수림이라 한다. 단 이때 석존을 에워싼 쌍수는 사방에 각각 쌍수가 있었으므로 도합 8사라수를 가리킨다고 하며, 또 8수 가운데서 석존이 입적할 때 4그루는 시들어버리고 4그루는 무성했다고 전하므로 이 사라쌍수를 사고사영수라 한다.
【3】마갈타국 빈파왕의 아들 아사세는 부친을 살해한 뒤 진심으로 후회하며 열뇌한 까닭으로 온 몸에 두루 종기가 생겨서 그 악취로 근접할 수 없었는데, 가지가지 세상의 약으로도 치료가 어렵자 나이 많은 할미가 부처님을 친견하기 권하니 왕이 곧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부끄러움으로 죄를 후회하자 부처님께서 월애삼매에 들어가 방광하여 그를 비추니 독창이 치유되었으며 죄과 역시 소멸되었다.
【4】《방등다라니경》에 「이때 바수가 지옥으로부터 나오며 92억의 죄인을 거느리고 사바세계에 이르니 십방 역시 그러하였는데, 문수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ꡔ이 모든 죄인들은 부처님께서 아직 세상에 나시지 않았을 때 선하지 못한 행위를 지어 지옥을 지나게 되었는데 화취보살이 대광명을 놓은 것으로 인연하여 그 빛을 받아 세상으로 나왔다ꡕ」라고 하였다. ‘바’는 천이요 ‘수’는 혜이니, 이르기를 「어찌 하늘지혜를 가진 사람이 지옥에서 고통을 받는가?」 하였다.
ꊵ 인종황제찬삼보문
◉ 찬  불
천상천하, 금선세존, 일심십호, 사지삼신,
도탈오음, 초유육진, 생령귀경, 소위능인.[1]
하늘위와 하늘아래    대각금선 대성세존
한마음에 열의명호    넷지혜와 세몸으로,
오음망상 건네시고    육진장애 초월하니
생령들이 귀의함에    그러기에 능인일세.
◉ 찬  법
만법유심, 심수지정, 유피일심, 능생만행,
배각위망, 오진칙성, 계수법문, 소연불성.
모든만법 오직마음    참마음은 고요할뿐
그한마음 말미암아    만가지행 능히나네,
돌아서면 허망하고    깨달으면 성인이니
참법문에 머리숙여    밝은불성 귀의하네.
◉ 찬  승
육도무해, 사은비상, 위인안목, 조불진량,
체윤일우,[2] 심훈중향,[3] 도무부재, 차토타방.
육바라밀 나태없고    네은혜에 무상이라
사람들의 눈이되어    부처도와 나루되니,
비한방울 몸적시고    향한개피 마음적셔
이곳저곳 어느곳도    도없는곳 없으리다.
【1】일체중생, 개유령각, 고왈생령.
【2】일우, 비불일미법야, 제대사문, 이신점윤일미법우야.
【3】승보, 심염계정혜오분진향야.
【1】일체 중생은 모두에게 령각(중생이 본래 모두 갖추어 있는 령령각오한 성)이 있는 까닭에 생령이라 한다.
【2】한 방울의 비는 뛰어난 맛을 지닌 부처님의 법에 비유되니, 모든 대사문들이 몸으로써 뛰어난 맛을 지닌 법의 빗방울에 젖어든다는 것이다.
【3】승보는 마음이 계정혜의 참된 오분향에 젖어든다.
ꊶ 송문제집조재론불교
문제, 즉송.고조제삼자야. 총예영박, 아칭「령달」. 재위삼십년, 상이가일, 종용이고문시중하상지‧리부양현보왈: 「짐, 소래독경불다, 비일미부무가. 삼세인과, 미변조회, 이부불감립이자, 정이경배시수, 율소경신야. 범태‧사령운상언: ꡔ육경전문, 본재제속위정.[1] 필구성령진오, 기득불이불리위지남야?ꡕ 근견안연지《절달성론》[2]‧종병《난백흑론》,[3] 심명불법, 우위명리, 병족개장인의. 약사솔토지빈, 개돈차화, 칙짐좌치태평의, 부부하사?」 상지대왈: 「유유지도, 다불신법. 이신용폐, 갱하포불, 비소감당지, 지여전대군영칙불부명조의. 중조[4]이원, 난복진지, 도강이래, 칙[5]왕도‧주의‧유량‧사몽‧사상‧극초‧왕탄‧왕공‧왕밀‧곽문거‧사부‧대규‧허순급망고조형제급왕원림곤계‧범왕‧손작‧장현‧은의등, 혹재보지관개, 혹인륜지우의, 혹치정천인지제, 혹항적연하지표,[6] 병품지귀의, 조심귀신. 기간비대, 칙란‧호‧개‧잠‧심‧둔‧숭‧수,[7] 개아적황중,[8] 혹불측지인야. 혜원법사상운: ꡔ석씨지화, 무소불가. 적도고자교원, 제속역위요무.ꡕ 절심차설, 유계리요. 약사가가봉계, 칙죄식형청, 폐하소위좌치태평, 성여성지.」 양현보진왈: 「차담, 개천인지제, 기신소의예? 절위진‧초론강병지사, 손‧오진탄병지술, 장무취어차야.」 제왈: 「차비전국지구, 량여경언.」 상지대왈: 「부례은일칙전사태, 귀인덕칙병기쇠. 약이손‧오위지, 구재탄서, 역무취요‧순지도, 기유석교이이재!」 제왈: 「석문유경, 역유공문지유계로, 소위악언불입어이야.」 자시, 문제치의불경, 급견엄‧관제승,[9] 첩론도의, 루연전회, 궁어지연, 동승렬반. 시유사문축도생자, 수기군품, 영의독발, 제중지. 상술생돈오의, 승등개설거난, 제왈: 「약사서자가흥, 기위제경소굴?」[10] 시, 안연지저《리식론》, 제명엄법사, 변기동이, 왕반종일, 소왈: 「경등금일, 무괴지‧허지담야.」[11]
문제는 송 고조의 셋째 아들이다. 총명하고 슬기로우며 영특하고 해박하여 ‘영달령달’이라 아칭아칭되었다. 재위 30년 되는 해, 일찍이 한가한 날을 틈타 조용히 시중 하상지와 이부 양현보에게 의견을 물어 말하기를 「짐은 어려서부터 읽은 경전이 많지 않은데 근자에 더욱더 틈이 없도다. 삼세의 인과는 아직 분명히 하여 마음에 품어두지 못하고 있으나 다시 감히 이견을 세우지 않는 것은 바로 경과 같은 이 시대에 빼어난 인물들이 따르며 공경하고 믿는 바이기 때문이다. 범태와 사령운이 항상 말하기를 ꡔ육경의 전적은 본디 세속을 구제하고 정치를 위하는데 그 뜻이 있습니다. 반드시 성품과 신령의 참되고 오묘함을 구하고자 하면 어찌 불교의 이치로써 지침을 삼지 않는 것입니까?ꡕ 하였다. 얼마 전에 안연지의《절달성론》과 종병의《난백흑론》을 보니 불법을 깊이 있게 밝혀 놓았는데 더욱이 명가의 이론이 됨직하여 아울러 사람들의 뜻을 족히 깨우쳐 장려할 만하였다. 만일 온 천하로 하여금 모두 이 교화에 돈독하게끔 한다면 곧 짐은 앉아서 태평에 이를 것이니 무릇 다시 무슨 일이 있겠는가?」 하였다.
하상지가 대답하여 이르기를 「유유자적하는 무리들은 흔히 법도를 믿지 않습니다. 신의 용렬함과 피폐함으로써 다시 포양포양하고 보필함을 떠맡았으나 감히 감당할 바는 아니옵고, 만약 앞 시대의 군웅들이라면 곧 밝으신 조서를 저버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중조중조는 이미 요원하여 모두 아는 것은 어렵습니다만 장강을 건너온 이래 곧 왕도 주의 유량 사몽 사상 극초 왕탄 왕공 왕밀 곽문거 사부 대규 허순 및 돌아가신 고조의 형제와 왕원림의 형 및 동생과 범왕 손작 장현 은의 등이 혹은 재상의 재목으로, 혹은 인륜의 의표로서, 혹은 뜻을 하늘사람의 영역에 두고, 혹은 노을 밖에 자취를 남겼으니, 모두가 뜻을 받들어 돌아가 의지하였고 마음을 두어 귀의하여 믿었습니다. 그 사이에 견주어 짝 할 수 있는 이들로는 곧 우법란과 축법호와 우법개와 축도잠 및 법심(→강승연)과 지둔과 축법숭과 우도수 등인데, 모두 행적이 황중황중에 버금가며 혹은 예측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혜원법사가 일찍이 말하기를 ꡔ석가의 교화는 가능하지 않은 바가 없습니다. 도에 나아감에 진실로 가르침의 근원으로부터 하며, 세속을 제도하는 일 역시 요긴하게 힘 쓸 일로 여기고 있습니다ꡕ 하였는데 이 말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치의 요점과 계합하는 바가 있습니다. 만약 집집마다 계를 받들도록 한다면 곧 죄는 쉬어들고 형벌은 맑아질 것이니 폐하께서는 일컫는 바 처럼 앉아서 태평에 이르게 될 것이므로 진실로 성지성지와 같다 할 것입니다」 하였다.
양현보가 나아가 이르기를 「이러한 얘기는 모두 하늘사람의 영역임에 어찌 신신이 마땅히 간여할 바이겠습니까? 가만히 생각건대 진나라와 초나라는 군사를 강성하게 하는 일 만을 논의하였고 손자와 오자는 삼켜 아우르는 술책에만 진력을 다하였으니 아마도 여기에서는 취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하니 제께서 말하기를 「이는 전쟁하는 나라의 도구가 아니니 참으로 경의 말과 같도다」 하였다.
하상지가 대답하여 이르기를 「무릇 은둔자들을 예우하면 곧 전사들이 태만해지고 어짊과 덕을 귀하게 여기면 곧 병사들의 기운이 쇠퇴해진다 하였습니다. 만약 손자와 오자의 술책으로 뜻을 삼아 씹어 삼키는데 진력한다면 역시 요순의 도 또한 취할 것이 없거니와 어찌 한갓 석가의 가르침일 따름이겠습니까」 하니 제께서 말하기를 「석가의 문중에 경이 있음은 마치 공자의 문중에 계로가 있음과 같을지니, 소위 악한 말이란 것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였다.
이로부터 문제는 불경에 뜻을 두었으며, 혜엄과 혜관 등 모든 승려들을 보게 되자 번번이 도의 뜻을 논하였으며 누차 궁전에서의 모임을 베풀고는 몸소 바닥의 대자리로 나아가 승려와 같은 반열에서 공양하였다. 이 때 사문 축도생이란 자가 있어 그 무리 가운데에서 빼어나고 영명하며 의로와 홀로 특출하기에 제께서 그를 중히 여겼다. 일찍이 축도생의 돈오돈오한 뜻을 찬술하였는데 승려들이 모두 크게 비난하거늘 제께서 말하기를 「만약 죽은 자를 다시 일어나게 할 수 있다면 어찌 여러 경들에게 굽힐 바가 되겠는가」 하였다. 이 때에 안연지가《이식론》을 지으니 제께서 엄법사에게 명하여 그 같고 다름을 가리게 하고는 종일토록 [문답이] 오가게 하고는 웃어 가로되 「경 등은 오늘에 지둔과 허순의 담론에 부끄러움이 없도다」 하였다.
【1】구.
【2】형양태수하승천여혜림비압, 저《달성론》, 저가석교, 영가태수안연지작《절달성론》, 왕복재삼, 내지.
【3】사문혜림가복승의, 이훼기법, 저《백흑론》, 태자사인종소문신법자야, 작《난백흑론》이난지.
【4】서진.
【5】류총멸양진입거락양, 사마예도강이도건강, 고왈도강.
【6】《홍명집》구운: 「왕‧주, 재보지관개; 유‧사, 인륜지우의; 극급삼왕, 혹호체절, 혹칭독보; 곽‧사‧대‧허, 치정천인지제, 항적연하지표; 망고조형제, 이정식궤세; 왕원림곤계, 이재화관조. 기여, 미부시준.」
【7】란, 우법란, 고양인, 도진삼하, 명류사원. 호, 축법호. 개, 우법개, 란공종제야, 선강제경, 우정의술, 사안‧왕문도, 실이우선. 잠, 축도잠, 자법심, 리치심원, 풍감청고. 심, 시유명법심자, 역이「영준」칭. 둔, 지둔, 자도림, 여사태전‧왕우군, 공결방외교. 숭, 법숭, 민이호학, 우이「계율」견칭. 수, 도수, 돈황인, 풍감청고, 내외해박, 법호상칭: 「수유고인풍, 위대법동량.」
【8】《문언》운: 「군자황중통리, 정위거체, 미재기중.」
【9】혜엄, 예주.범씨자, 라십법사문인; 혜관, 청하.최씨자, 십세이박견지명, 역라십문인.
【10】안《통》재, 송.문제즉위구년, 법사도생저《돈오성불》등론, 명년정월, 은궤이화. 십이년, 제조구사문능술생법사돈오의자, 자리유등지이법원‧승필등문언, 소대고문, 원신변상명, 상지탄왈: 「의위생공지후, 미언영절, 금부문상외지담, 소위천미상사문야.」
【11】지둔‧허순공재회계산, 매론도, 막불환흔.
【1】글귀이다.
【2】형양태수 하승천이 혜림과 더불어 어깨를 견주고 가까이 지내며《달성론》을 지어 석가의 가르침을 꾸짖어 나무라니, 영가태수 안연지가《절달성론》을 지어 두세 번 오가더니 이에 [하승천의 비방이] 그쳤다.
【3】사문 혜림이 거짓으로 승복으로 입고 불법을 허물며《백흑론》을 지으니, 태자사인 종소문은 불법을 믿는 자였는데《난백흑론》을 지어 그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4】서진이다.
【5】유총이 량진[→서진]을 멸하고 낙양에 들어가 자리하자 사마예는 장강을 건너 건강에 도읍 하였던 까닭에 ‘강을 건넜다’고 말한 것이다.
【6】《홍명집》에서 갖추어 일컫기를 「왕도와 주의는 재상의 재목이며, 유량과 사몽은 인륜의 의표이며, 극초와 왕탄‧왕공‧왕밀은 혹은 체절이라 불려지고 혹은 독보라 일컬어지며, 곽문거와 사부와 대규와 허순은 뜻을 하늘사람의 영역에 두고 노을 밖에 자취를 남겼으며, 돌아가신 고조의 형제는 정식으로써 세상에서 본보기가 되었으며, 왕원림의 형과 동생은 재화로써 조정에서 관직을 살았다. 그 나머지도 한 시기의 준재가 아님이 없다」 하였다.
【7】란은 우법란으로 고양 사람인데 도력을 삼하지역에 떨치니 이름이 사방의 먼 곳까지 퍼져 갔다. 호는 축법호이다. 개는 우법개로서 우법란의 사촌 아우인데 모든 경전을 잘 강론하였고 더욱이 의술에 정통하였으며 사안 및 왕문도 등이 모두 벗으로서 친하게 지냈다. 잠은 축도잠으로 자는 법심이며 이치가 심원하였고 기풍이 청아하고도 고상하였다. 심은 당시에 법심이라 이름하는 자가 있었으니, 역시 영준하였다고 일컬어졌다. 둔은 지둔으로 자는 도림이며 사태부 및 왕우군과 더불어 세속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교류를 함께 맺고 있었다. 숭은 법숭으로 민첩하면서도 학문을 좋아하였으며 또한 계률로써 일컬어지기도 하였다. 수는 도수로서 돈황 사람인데 기풍이 청아하고도 고상하며 안팎으로 해박하여 법호가 항상 일컫기를 「도수는 옛사람의 기풍이 있어 큰 법의 동량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8】《주역》의 문언에서 말하였다. 「군자가 황중으로 이치를 통달하고 올바른 자리가 그 몸에 있으니 아름다움이 그 가운데 있다.」
【9】혜엄은 예주 범씨의 아들로서 구마라습법사의 문인이며, 혜관은 청하 최씨의 아들로서 10살 때 박식한 견해로 이름이 알려졌으며 역시 구마라습의 문인이다.
【10】《통감》에 기재된 것에 의하면 송 문제 즉위 9년에 법사 도생이《돈오성불》등의 논서를 저술하더니 다음 해 정월에 안석에 의지한 채 임종하였다. 12년에 황제가 조서를 내려 사문 가운데 도생법사가 밝힌 돈오의 뜻을 능히 서술할 자를 찾았더니 자사 유등지가 법원과 승려 필 등을 거론하여 아뢰는지라 불러들여 질문을 해 보니 법원이 생각을 폄에 상세하고도 분명하여 상지가 찬탄하며 이르기를 「생각건대 도생법사 이후 미묘한 언어는 영영 단절되었으리라 여겼더니 이제 다시 뜻밖의 담론을 들으니 소위 하늘이 아직 이 글을 버리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리다」 하였다.
【11】지둔과 허순이 함께 회계산에 있으며 매번 도를 논하면서 마음으로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13. 잡  록

ꊱ 명교숭선사존승편[1]
교필존승, 하위야? 승야자, 이불위성, 이여래위가, 이법위신, 이혜위명, 이선열[2]위식고, 불시속씨, 불영세가, 불수형해, 불탐생‧불구사, 불욕호오미.[3] 기방신유계, 섭심유정, 변명유혜. 어기계야, 결청삼혹[4]이필신불오; 어기정야, 념사려정신명이종일불란; 어기혜야, 숭덕변혹[5]이필연; 이차, 수지지위인, 이차, 성지지위과. 기어물야, 유자유비, 유대서유대혜. 자야자, 상욕안만물; 비야자, 상욕증중고; 서야자, 서여천하견진체; 혜야자, 혜군생이정법. 신이통지, 천지불능엄; 밀이행지, 귀신불능측. 기연법야, 변설불체; 기호법야, 분불고신, 능인인지불가인, 능행인지불능행; 기정명야,[6] 개식이식, 이불위치; 기과욕야, 분의[7]철발[8]이불위빈; 기무쟁야, 가욕이불가경; 기무원야, 가동이불가손. 이실상대물, 이지자수기, 고기어천하야, 능필화, 능보경. 기어무망고, 기위신야지; 기법무아고, 기위양야성; 유위가경,[9] 유의가칙, 천인망이엄연. 능복어세, 능도어속. 기망형야, 위금수이불린; 기독송야, 모한서이불폐; 이법이출야, 유인간편취락,[10] 시명약곡향, 시리약유진, 시물색약양염;[11] 후구빈병,[12] 와합여대이불위비;[13] 이도이처야, 수심산궁곡, 초기의‧목기식, 안연자득, 불가이리유, 불가이세굴, 사[14]천자‧제후이불위고; 기독립야, 이도자승, 수형영상조이불위고; 기군거야, 이법위속, 회사해지인이불위혼;[15] 기가학야, 수삼장십이부‧백가이도지서, 무불지야, 타방수속지언, 무불통야, 조술[16]기법칙유문유장야,[17] 행기중도칙불공불유야; 기절학야, 리념청정, 순진일여, 불복유소분별야. 승호! 기위인지, 위기심박,[18] 기위덕비, 기위도대, 기위현비세지소위현야, 위기성비세지소위성야, 출세수승지현성야. 승야여차, 가불존호?
불교에서 반드시 승려를 존경함은 무엇을 말함인가? 승려란 부처님으로써 성씨를 삼고 여래로써 집을 삼으며 법으로써 몸을 삼고 지혜로써 생명을 삼으며 선정의 희열로써 음식을 삼는 까닭으로, 세속의 성씨에 기대지 않고 세간의 집을 꾸리지 않으며 형상을 닦지 않고 삶을 탐하거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다섯 가지 맛에 젖어들지 않아야 한다.
그 몸을 가로막아 보호함에는 계행(계)이 있고 마음을 다독거려 거두어들임에는 선정(정)이 있으며 분별하여 밝힘에는 지혜(혜)가 있다. 그 계를 말하자면 세 가지 미혹됨을 깨끗이하여 이 몸이 다하도록 더럽히지 않는 것이요, 그 정을 말하자면 사려를 고요히 하고 신명을 바르게 하여 종일토록 어지럽히지 않는 것이요, 그 혜를 말하자면 도덕을 숭상하고 의혹을 밝힘이 필연적이니, 이로써 그것을 닦음을 인인이라 하고 이로써 그것을 이룸을 과과라 한다.
만물에 대해서는 자애로운 마음이 있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 있으며 커다란 서원이 있고 커다란 은혜가 있다. 자애로움이란 항상 만물을 편안하게 하고자 함이요, 가엾게 여김이란 항상 중생의 괴로움을 덜어주고자 함이요, 서원이란 천하와 더불어 참된 법 보기를 서원함이요, 은혜라는 것은 여러 무리의 중생들에게 베풀기를 바른 법으로써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문의 자세는] 신기롭고도 통하기에 천지가 능히 가리우지 못하고, 은밀히 행하기에 귀신도 능히 예측할 수 없다.
법을 연설하면 말이 뛰어나 막히지 않으며, 법을 수호하면 떨치고 일어남에 몸을 돌아보지 않으니 사람들이 참지 못하는 것을 능히 참아내고 사람들이 행하지 못하는 것을 능히 행하며, 생명을 바르게 가짐에는 밥을 빌어서 먹더라도 부끄러움으로 여기지 않으며, 욕심을 적게 가짐에는 누더기 옷과 꿰맨 발우라도 가난하게 여기지 않으며, 다툼이 없음에는 [자신이] 욕됨을 받을지언정 [상대를] 가벼이 여기지 않으며, 원망함이 없음에는 [상대방의 입장과] 같아지려고 할지언정 손해나게 하지는 않는다.
참된 모습으로써 만물을 대하고 지극한 자애심으로 자신을 닦으니, 그러므로 천하에 대해서는 반드시 화목할 수 있고 널리 공경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말에 허망된 것이 없는 까닭에 그 믿음 또한 지극한 것이며, 그 법에 나 자신이 없는 까닭에 그 겸양 또한 진실스러운 것이다. 위엄(위)이 있음에 가히 공경스럽고 품의(의)가 있음에 가히 본받을 만하니 하늘사람이 우러러보고 정중히 여기며, 능히 세상에 복을 내려 주고 능히 세속을 이끌어 간다.
형상을 잊음에는 금수에게 던져 주어도 아까워하지 않으며, 경전을 독송함에는 추위와 더위를 무릅쓰고 그만두지 않으며, 법을 위하여 세상에 나감에는 사람들 사이에서 노닐고 취락을 두루 다니되 명예 보기를 마치 골짜기의 메아리 같이 여기고 이익 보기를 마치 떠다니는 먼지 같이 여기고 물질 보기를 마치 아지랑이 같이 여기며,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따뜻하게 보살핌에는 노복과 뒤섞이더라도 천하게 여기지 않으며, 도를 위하여 처신할 때는 비록 깊은 산 궁벽한 골짜기에서 풀잎으로 옷을 입고 나무열매로 먹거리를 삼더라도 마음에 편히 여기고 만족하게 생각하니 이익으로써 가히 유혹할 수 없고 권세로써 가히 굴복시킬 수 없고 천자나 제후의 자리를 떠나고도 스스로를 높게 여기지 않으며, 홀로 우뚝 섬에는 도로써 스스로를 이겨내니 비록 형상과 그림자가 서로 불쌍히 여기더라도 외롭다 여기지 않으며, 무리지어 거처함에는 법으로써 권속을 삼으니 사해의 사람들이 모두 모일지라도 혼잡하게 여기지 않으며, 가히 배울 만함은 비록 삼장과 12부 및 제자백가와 외도들의 글이라 하더라도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 다른 지방의 특이한 풍속의 말이라도 통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법을 찬술하면 곧 참다운 글귀가 있고 참다운 문장이 있으며, 중도를 행하면 곧 공공도 아니요 유유도 아니며, 배움을 끊음에는 잡념을 여의고 청정하여 그 순수하고 참됨이 한결 같으니 거듭 분별하는 바가 있지 않게 되는 것이다.
‘승려’란 그 사람됨이 지극하고 그 마음 됨이 넓으며 그 덕됨이 두루 갖추어져 있고 그 도 됨이 크며, 그 어짊은 세속에서 말하는 바의 어짊이 아니고 그 성스러움은 세속에서 말하는 바의 성스러움이 아니니 세속을 벗어난 수승한 어짊과 성스러움이다. 승려란 것이 이와 같으니 어찌 존숭하지 않으리요.
【1】사휘계숭, 심진.리씨자, 사동산.효총선사. 작《원교론》십만언, 이항한유배불지설, 인종황제람이가지, 래입대장류행, 사호명교대사.
【2】선정자신, 경안적열, 위선열.
【3】《례기》운: 「음식불욕.」 주: 자종식미위욕, 욕지언, 욕야.
【4】살‧도‧음.
【5】존숭도덕, 변명의혹. 우범인약능지소당위이무위리지심, 기덕자차이유고, 불연이소유리욕지심, 덕불숭의. 혹지심자, 필기어미세, 능변지어조칙불지어대혹의. 고, 징분소이변혹야.
【6】지시걸식, 불이사명, 시위정명.
【7】남산운: 「인지소기, 무부감용, 의동분소, 체시천물. 리자탐착, 필불위왕적소해, 득자신장도야.」
【8】세존, 성도삼십팔년, 부왕사성국왕청. 식흘, 령라운「세척」, 실수수폭발, 이위오편, 불언: 「아멸후, 초오백년, 제악비구분비니장위오부.」 인이철지, 고운철발. 수폭음박, 격성야.
【9】혹작경.
【10】《선견》운: 「무시왈촌, 유시왈취락.」 취‧중야, 락‧거야.
【11】양염동. 양염, 풍진여일광교자야. 혹운유사.
【12】《례기》주운: 「천이기후지, 지이형구지, 천복후이지구육.」 차언, 련민빈병, 약천지지복육만물야. 우후자, 양기화어만물; 구자, 파심무호아손.
【13】《례기》「훼방이위와합.」 주운: 「도와지사, 기초칙원, 부이사, 기형칙방, 훼기원이위방, 합기방이위원. 개어함용지중, 미상무분변야.」《좌사》왈: 「천유십일, 인유십등.」 주운: 「왕신왈공, 공신왈대부, 대부신왈사, 사신왈포, 포신왈여, 여신왈예, 예신왈료, 료신왈복, 복신왈대.」
【14】기야, 절야.
【15】잡야.
【16】중니조술요‧순, 주: 조본야. 우원조제고, 근술제금.
【17】오색금이성문, 흑백합이성장. 우찬연유문, 울연유장.
【18】여보동, 광야, 대야.
【1】선사의 휘는 계숭이요 심진 이씨의 아들로서 동산 효총선사의 법을 이었다. 10만 자에 이르는《원교론》을 지어 한유의 척불론에 대항하였더니 인종황제가 그것을 살펴보고는 가상히 여기고 칙서를 내려 대장경 안에 포함시켜서 유포시키게 하고는 ‘명교대사’라는 호를 하사하였다.
【2】선정이 정신을 도와서 가벼이 편안하며 쾌적한 기쁨을 지니면 선열이 된다.
【3】《예기》에 이르기를 「음식에는 깊게 젖어들지 말라」 하였는데 그 주석에서, 음식의 맛에 거리낌없이 빠져들면 욕이 되는데 욕이란 욕심(욕)을 말한다.
【4】살생과 절도와 사음이다.
【5】도덕을 존숭하고 의혹을 분명히 밝힘이다. 또한 무릇 사람이 만약 응당 해야 할 바를 능히 알되 이익을 위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 덕은 그로부터 더욱 높아질 것이며, 그렇지 않고 조금이라도 이익이나 욕망의 마음이 있다면 그 덕은 숭고하지 않을 것이다. 미혹 가운데 정도가 심한 것이라도 필시 미세한 것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니 조기에 능히 분별할 수 있다면 커다란 미혹으로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분노를 삼가함은 미혹을 분별하기 위함이다.
【6】때를 알아 걸식함에 사명으로써 하지 않으면 곧 정명이 된다.
【7】남산이 말하였다. 「사람이 버리는 바로서 감히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 함은 의미로는 똥걸레 같은 것이며 그 실체는 곧 천한 물건을 말한다. 탐욕과 집착을 여의면 필시 제왕이나 도적에게 해악을 입는 바가 되지 않으며 몸을 돕고 도력을 증장시킴을 얻을 것이다.」
【8】세존께서 성도한지 38년만에 왕사성 국왕의 청에 나아갔다. 공양을 마치고 라후라에게 씻어라 하였더니 실수하여 발우를 깨트려 다섯 조각이 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입멸한 후 처음 오백년 동안에 모든 사악한 비구들이 율법을 나누어 다섯 부로 할 것이다」 하시고는 그것을 꿰매었기에 철발이라 일컫는다. 음은 박(박)이며 부딪쳤을 때 나는 소리이다.
【9】혹은 경으로 되어 있기도 하다.
【10】《선견》에 이르기를 「시장이 없는 곳을 촌이라 하고 시장이 있는 곳을 취락이라 한다」 하였다. 취는 무리(중)이며 락은 거주함(거)이다.
【11】양염(아지랑이)과 같다. 양염이란 바람에 이는 먼지가 빛과 더불어 교차하는 것이다. 혹은 유사(아지랑이)라고도 한다.
【12】《예기》의 주석에 이르기를 「하늘은 기운으로써 따뜻하게 하고 땅은 형상으로써 따뜻하게 하니, 하늘은 덮어서 따뜻하게 하고 땅은 따뜻하게 하여 양육함이다」 하였으니, 이는 빈곤하고 병든 이들을 불쌍히 여기는 것이 마치 하늘과 땅이 만물을 덮어 양육함과 같음을 말한다. 또한 후란 양기가 만물에 화합함이요 구란 할미의 마음으로 자손을 어루만짐이다.
【13】《예기》에 「모난 것을 허물어 와합이 되다」 하였는데 주석에 이르기를 「도자기란 것은 애초에 둥근 것을 쪼개어 넷이 되게 하면 그 형상이 모가 나게 되는데 둥근 것을 허물어서 모가 나게 된 것이요 그 모난 것을 합하면 둥근 것이 되니, 대개 함용한 가운데에서는 나누어 분별함이 없지는 않다」 하였다.《좌사》에 이르기를 「하늘에는 십일이 있고 사람에게는 십등이 있다」 하였는데 주석에 이르기를 「왕의 신하를 공이라 하고, 공의 신하를 대부라 하고, 대부의 신하를 사라 하고, 사의 신하를 포라 하고 포의 신하를 여라 하고, 여의 신하를 예라 하고, 예의 신하를 료라 하고 요의 신하를 복이라 하고, 복의 신하를 대라 한다」고 하였다.
【14】버리는 것이요 단절시킴이다.
【15】잡다함이다.
【16】중니가 요순의 도를 본받아 서술하여 밝혔다 하고는 그 주석에서 조는 근본(본)이라 하였다. 또 멀리로는 모든 옛것들을 본받아 모방하고 가까이는 모든 지금의 것을 서술하여 밝힌다 하였다.
【17】오색비단으로 문을 이루고 흑백이 합쳐져 장을 이룬다. 또는 찬연함에 문이 있게 되고 울연함에 장이 있게 되었다.
【18】보와 더불어 같으니 넓다는 것이요 크다는 것이다.
ꊲ 석 난 문
희안수좌, 자성도, 성강과,[1] 통내외학,[2] 이풍절자지, 유력파, 귀은고려, 적불입속, 상폐문연좌, 비행의[3]고결자, 막여우야. 명공귀인, 루이제찰[4]초지, 견불답. 시유동행, 명참기, 욕위승, 시좌우, 안식기비기, 작《석난문》이각지왈:[5] 「지자막약부, 지부막약자, 약여지참기, 비위승기. 개출가위승, 기세사호? 비구안일야, 비구온포야, 비구와각리명야;[6] 위생사야, 위중생야, 위단번뇌, 출삼계해, 속불혜명야. 거성시요, 불법대괴, 여감망위이?《보량경》운: ꡔ비구불수비구법, 대천무타처.ꡕ[7]《통혜록》운: ꡔ위승불예십과, 사불도로백재.ꡕ 위지불난, 득호?[8] 이시관지, 여람측승륜, 유이어불, 황여위지야? 연, 출가위승, 구불지삼승십이분교‧주공‧공자지도, 불명인과, 부달기성, 부지가색간난,[9] 불념신시난소, 도음주식육, 파재범계, 행상좌가,[10] 투간박혁,[11] 기유원사,[12] 차개출입, 봉양일기이이. 비부! 유육척지신이무지혜, 불위지치승; 유삼촌설이불능설법, 불위지아양승;[13] 사승비승, 사속비속, 불위지조서승,[14] 역왈독거사.[15]《릉엄경》왈: ꡔ운하적인, 가아의복, 비판여래, 조종종업…ꡕ[16] 비제세주항야, 지옥종자이. 종요미륵하생, 출득두래? 신이함철위, 백형지통, 비일조일석야. 약금위지자, 혹백혹천, 지천만계, 형복이이, 독론기중, 하유재? 소위지한이봉명야,[17] 록록지석비옥야, 소부애영[18]비설산인초야.[19] 국가도승, 본위기복, 금반책이정전,[20] 시민어승불연, 사오도, 부족대지지지야. 지여전일, 육왕련[21]‧영안숭[22]‧룡정정[23]‧령지조,[24] 일호지액, 자여천양지피, 하족도재. 어희! 불해예재, 미유금일지심야, 가여지자도, 난여속인언.[25]」
희안수좌의 자는 성도이니 성품이 강직하고 과단성 있으며 안팎의 학문에 두루 통하여 풍모와 절제로써 스스로를 지탱하더니, 만행을 다니다 그만두고 돌아와 옛 오두막에 은거하여 자취를 세속에 들이지 않은 채 항상 문을 닫고 편안히 앉아 있음에 행실과 의리가 고결한 자가 아니면 더불어 벗하지 않았다. 공경대부와 귀인들이 누차 여러 사찰로써 그를 불러도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이 때 이름이 참기참기인 행자가 있었는데 승려가 되어 가까이서 시봉하고자 하였으나 희안이 그가 그릇이 아님을 알고는《석난문》을 지어 그것으로써 그를 물리치며 말하였다.
「아들 알기로는 아비 만한 자가 없으며 아비 알기로는 아들 만한 자가 없다 하였으니, 우리 참기는 승려가 될 그릇이 아니다. 대저 출가하여 승려가 되는 일이 어찌 세세한 일이겠는가. 이는 안락하고 편안함을 구하는 것도 아니요 따뜻하고 배부름을 구하는 것도 아니며 달팽이 뿔 위에서 이익이나 명예를 구하는 것도 아니니, 바로 삶과 죽음을 위함이고 중생을 위함이며 번뇌를 끊고 삼계의 바다를 벗어나 부처님의 혜명혜명을 잇고자 함이다. 성인이 계셨던 때와는 멀어져 아득하고 불법은 크게 무너졌음에 네가 감히 되기를 바라는가?
《보량경》에 이르기를 ꡔ비구가 비구의 법을 닦지 않으면 대천세계에 침 뱉을 곳이 없다ꡕ 하였고《통혜록》에 이르기를 ꡔ승려가 되어 10과과에 참여하지 못하면 부처님을 섬기더라도 한 평생이 헛수고일 뿐이다ꡕ 하였으니 그렇게 됨이 어렵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로써 보건대 나도 외람되이 승려의 무리에 끼어 부처님을 기만함이 있거늘 하물며 네가 그것을 하려는가?
그러나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으되 진실로 3승의 12분교와 주공이나 공자의 도를 모르고 인과를 밝히지 못하며 자기의 성품을 통달하지 못하고 농사일의 어려움을 알지 못하며 신도들의 시주물이 소화하기 어려운 것임을 생각하지 못한 채, 다만 술 마시고 고기 먹으며 재재를 깨트리고 계계를 범하며 장사치로 나다니고 들어앉아 물건 팔며 도둑질과 간음에 장기 두고 바둑 두면서 사원이나 넘겨다보며 화려한 수레로 출입하면서 자신 한 몸만을 받들어 살찌울 뿐이다.
슬프도다! 6척의 몸은 있으되 지혜가 없으니 부처님께서 이를 두고 어리석은 승려(치승)라 하였으며, 3촌의 혀는 있으되 능히 설법하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이를 두고 벙어리 염소 같은 승려(아양승)라 하였으며, 승려 같으나 승려가 아니요 속인 같으나 속인도 아니니 부처님께서 이를 두고 박쥐같은 승려(조서승)라 하였고 또 대머리 거사(독거사)라 하였다.
《능엄경》에 이르기를 ꡔ어찌하여 도적이 나의 옷을 빌어 입고 여래를 팔아 각종의 업을 짓는가?ꡕ라 하였으니 세상을 건지는 배가 아니라 지옥 종자일 따름이다. 설령 미륵이 이 세상에 내려온다 한들 머리를 내밀 수 있겠는가? 몸은 이미 철위산에 빠졌으니 온갖 고통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로다. 만약 지금에 그렇게 하는 자가 혹은 1백이요 혹은 1천이요 심지어 천만을 헤아리더라도 겉으로 복종할 뿐이니 그 내심을 돈독히 밝힌다면 어찌 있다 하겠는가. 말하자면 맹금맹금의 날갯짓에 봉새 울음 우는 격이니, 자질구레한 돌덩이는 옥석이 아니요 널리 흩어져 무성한 대쑥은 설산의 인내초가 아닌 격이다.
나라에서 승려를 득도시킴은 본디 복을 빌고자 함인데 지금은 도리어 정전정전으로 빗을 받아 감으로써 백성들에게 승려가 그렇지 못함을 보이니 우리 무리들로 하여금 족히 대접받지 못하게 함이 심할 뿐이다. 다만 예전의 육왕련과 영안숭과 용정정 및 영지조 등과 같은 이들은 한 마리 여우의 겨드랑이 털이요 그 나머지는 천 마리 양의 가죽일 뿐이니 어찌 족히 말하겠는가. 오호라! 부처님의 바다가 더럽혀지고 때가 낀 것으로는 오늘날의 심각함이 아직 있지 않았으니 가히 지혜로운 자와 더불어 말할 것이로되 속인과는 함께 말하기 어렵도다.」
【1】강의과단.
【2】석씨, 이불경‧선책위내, 이유도제가위외.
【3】여의동.
【4】《수유기》운: 「개취장엄차별, 명지위찰.」 차, 통지국중명찰야. 우가람, 호범찰자,《보행》운: 「서천이수표찰, 시소거처야.」《아함》운: 「약사문어불법중, 근고득일법자, 변당수번찰, 이고사원야.」
【5】상, 즉편집자소서.
【6】만여촉이국, 재와양각상, 일이전쟁, 복시영구, 언명리지불실.
【7】비구약무계행, 오백대귀종후소기적, 연칙무용신지지. 무타처자, 사지위의.
【8】승록찬녕, 자통원, 전당.고씨자. 태종사호통혜대사. 상찬《대송고승전》, 기후서운: 「위승불예십과」운운.
【9】《서》운: 「지가색간난, 내일칙지소민지소의.」 주: 이근위일야; 「부지가색지간난, 내일.」 주: 이일위일야.
【10】행판왈상, 좌매왈가.
【11】박, 즉육박, 쌍육야. 우투경왈박, 경즉금투자야. 혁, 위기야. 투음투. 박여혁, 개간교지사야.
【12】《한서》주운: 기음기, 행야, 유욕야, 위행득기소욕야. 언행득성찰, 욕이영신일지.
【13】수불파재, 근둔무혜, 불분호악경중, 불지유죄무죄, 약유승사, 이인공쟁, 불능결단, 묵연무언, 여아양, 인살지, 불능작성. 우각유이의, 아, 무설법지능, 양, 무청법지용야.
【14】《정법념경》운: 「편복, 인포조시, 입혈위서, 인포서시, 출혈위조.」 피승피속왈조서, 불취지위유야.
【15】승형속행왈독거사.
【16】비, 부야. 비부불교중, 이불탐판리양야.
【17】《양자법언》「봉명이지한.」 주: 범조지용‧수지맹한자, 개왈취. 우맹격조야.
【18】소, 초명, 백엽경추, 과생향기, 제칙설이보기야. 애,《설문》「빙대」야.《박물지》「삭빙령원, 거이향일, 이애승기영득화, 고호빙대.」
【19】향초야.
【20】출가공덕, 지대지중, 설약도인위승, 국조면장, 시고제야, 금칙징이정년차역군부지전, 멸시오도지지야.
【21】육왕사.회련선사.
【22】영안사.계숭선사.
【23】남산.룡정사.원정선사.
【24】령지사.원조률사.
【25】사고왈: 호액하지피, 경유난득.
【1】강직하여 굴하지 않고 용기 있게 결단함이다.
【2】불가에서는 불경과 참선의 경책을 내전으로 여기고 유교와 도교 등의 제가의 것을 외전으로 여긴다.
【3】의와 같다.
【4】《수유기》에 이르기를 「대개 장엄의 차별을 취하여 이름한 것이 찰이 되었다」 하였으니 이는 통상적으로 나라 안의 명찰을 지적한 것이다. 또 가람을 범찰이라 부르니,《보행》에 이르기를 「서역에서는 나무로써 사찰이라 표방하여 거처하는 바를 드러내 보인다」 하였으며,《아함》에 이르기를 「만약 사문이 불법을 닦던 중에 어렵사리 한 법을 얻게 되면 곧 응당 번찰을 세움으로써 사방 먼 곳까지 그 사실을 알린다」 하였다.
【5】윗부분은 편집자가 서술한 것이다.
【6】만과 촉 두 나라는 달팽이의 두 뿔 위에 있는데 날마다 전쟁을 치루어 주검이 봇도랑에 가득 찼다 하였으니, 명예와 이익은 실 되지 못함을 말한 것이다.
【7】비구가 만약 계행이 없으면 5백명의 큰 귀신들이 그 뒤를 쫓으며 그의 자취를 쓸어버리니, 그렇게 되면 몸덩이를 용납할 땅이 없게 된다. 침 뱉을 곳이 없다는 것이 이를 일컫는 말이다.
【8】승록 찬영은 자가 통원이요 전당 고씨의 아들이다. 태종이 ‘통혜대사’란 호를 하사하였다. 일찍이《대송고승전》을 편찬하였는데 그 후서에서 이르기를 「승려로서 10과에 참예하지 못하면…」 운운하였다.
【9】《서경》에 이르기를 「농사의 어려움을 알고서 이에 일한 즉 소시민이 의지하는 바를 알 수 있다」라고 하니 주석에서 근(열심히 노력하다)으로써 일의 뜻을 삼은 것이다 하였으며, 「농사의 어려움을 알지 못하고 이에 일한다」라고 하니 주석에서 일(편안히 노닐다)로써 일의 뜻을 삼은 것이다 하였다.
【10】다니며 판매하는 것을 상이라 하고 앉아서 파는 것을 고라 한다.
【11】박은 곧 육박을 말하니 쌍육이다. 또 주사위 놀음(투경)을 박이라 하는데, 경은 곧 지금의 주사위이다. 혁은 바둑이다. 투의 음은 투(투)이다. 박과 혁은 모두 간교한 일이다.
【12】《한서》의 주석에 이르기를, 기의 음은 기(기)로서 희망하다는 뜻이며 유는 하고자한다는 뜻이니 [기유는] 하고자 하는 바를 얻을 수 있도록 희망함을 일컫는다. 성대한 사찰을 얻어 몸을 영예롭게 하고 뜻을 안일하게 가지게 되기를 희망함을 말한다.
【13】비록 재계를 파하지는 않았으나 근본이 아둔하고 지혜가 없어 좋고 나쁨과 가볍고 무거움을 구분하지 못하고 죄가 있음과 죄가 없음을 알지 못하니, 만약 승가의 일이 있어 두 사람이 다투더라도 능히 결단을 내려주지 못한 채 묵묵히 말이 없는 것이 마치 벙어리양이 사람이 죽이더라도 능히 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또한 두 의미를 각기 비유하고 있으니, 아는 설법할 능력이 없음을 비유하였고 양은 법을 듣고도 활용하지 않음을 비유하였다.
【14】《정법념경》에 이르기를 「박쥐는 사람들이 새를 잡을 때는 구멍으로 들어가 쥐가 되고 사람들이 쥐를 잡을 때는 구멍을 나와서 새가 된다」 하였는데, 승가를 회피하고 속가도 회피하는 것을 조서라 말함에 부처님이 이 말을 취하여 비유한 것이다.
【15】승가의 모습으로 속가의 행위를 하는 자를 독거사라 말한다.
【16】비는 부착됨이니, 불교 가운데 빌붙어 부처님을 이용하여 이익을 탐냄이다.
【17】《양자법언》에 「봉황새가 울면 맹금이 날갯짓한다」 하고는 주석에, 무릇 날짐승 가운데 용맹스러운 것과 들짐승 가운데 사나운 놈은 모두 취라 한다고 하였다. 또는 맹격조이다.
【18】소는 풀이름으로 잎사귀는 희고 줄기는 거칠며 뿌리에서 향기가 나는데 제사 때는 불에 살라서 기운을 북돋운다. 애는《설문》에서 말한 빙대이다.《박물지》에 「얼음을 깎아 둥글고 만들어 해를 향하게 들고 서서 그 그림자를 쑥으로 받으면 불을 얻게 되는 까닭에 빙대라 부른다」 하였다.
【19】향기 나는 풀이다.
【20】출가의 공덕은 지극히 크고도 막중한지라 만약 속인을 득도시켜 승려가 되게 하면 나라의 복록이 길이 이어진다고 여기는 것이 오랜 제도이거늘, 지금엔 만 20세에 부역이나 군역 나가는 대신 내는 돈으로써 책임을 징계토록 하니 우리 무리를 멸시함이 매우 심하다.
【21】육왕사의 회련선사이다.
【22】영안사의 계숭선사이다.
【23】남산 용정사의 원정선사이다.
【24】영지사의 원조율사이다.
【25】안사고가 말하기를, 여우의 겨드랑이 아래쪽 가죽은 가볍고도 부드러운데 얻기 어렵다.
ꊳ 범촉공송원오선사행각[1]
관수막관오지수,    오지지수어별비.
등산막등이리산,[2]    이리지산초목희.
관수수관창명광,    등산수등태산상.
소득불천소견고,    공부용진비도로.
남방행유선불지,    호향기중궁묘지.
타년성기정퇴강,    불부남아출가지.
대장부휴의의,    기위허명멸신계.
백년수분각무다,    막피광음암첨세.
성도황시번화국,    타주지인화주혹,
오사행시출가아,    긍수악착[3]동매몰.
오사행유홍예지,[4]    하사주저닉니수?
기불견?
탄주지어불은비류,    합포지목불생단구.
대붕일전구만리,    기동춘안비사구?
하여급가천리기?    막학초료연일지.[5]
직요강득천경론,    야락선가제이기.
백운장시연고대,    모조조롱부잠개,
위위창생림우망,    등한의구출산래.
우불견?
형산유옥명경요,    량공미우거봉호,
당시약불리형초,    쟁득련성가배고?
그대물을 볼라치면    얕은물은 보지말라,
얕은물은 자라고기    있다하나 잔챙이뿐.
그대산을 오를려면    동산일랑 생각마라,
올망졸망 낮은산은    풀과나무 드문드문.
물보려면 모름지기    넓은바다 봐야하고,
산오를땐 모름지기    태산정상 오를지라.
얻는바가 얕지않고    보는바가 드높으면,
힘을다해 공부해도    그노력이 헛되잖네.
남방에는 다행스레    부처뽑는 땅있으니,
그대좋이 거기가서    오묘한뜻 찾을지다.
다른날에 그릇이뤄    이기강을 걺어지면,
남아로써 출가한뜻    저버림이 아닐지다.
대장부면 이리저리    꾀하는일 그만두라,
어찌헛된 이름위해    멸신계책 세우는가.
백년동안 본분따라    깨달아도 많잖으리,
빛줄기가 가만가만    주는나이 먹을겐가.
성도땅은 더군다나    좀번화한 도읍진가,
주저앉아 머문다면    꽃술유혹 인할지나,
우리스님 다행스레    출가사문 몸인지라,
이세상의 좀스러움    따라매몰 되겠는가.
우리스님 다행스레    무지개뜻 품은지라,
무슨일로 머뭇하다    흙탕물에 빠지겠나.
어찌하여 그대진정    이것보지 못했던가?
배삼키는 여느고기    얕은물에 숨을거며,
아름드리 여느나무    민둥산에 자라는가.
저붕새는 한달음에    구만리를 날아가니,
어찌하여 봄강변의    갈매기와 짝하리오.
어찌급히 천리마를    모는것과 비길건가,
여린뱁새 애타는맘    그대배워 무엇하리.
그대설사 넉넉잡아    일천경론 강설해도,
선가문턱 발들이면    제이기로 떨어지리.
흰구름이 길게뻗어    높은누대 연모하여,
아침이나 저녁이나    감싸안고 있다가도,
창생들의 목마름을    위로하기 위함이면,
툴툴털고 예전처럼    산을내려 나오노라.
어찌하여 그대또한    이것보지 못했던가?
형산위에 옥이있어    이름하여 경요지만,
좋은장인 못만나서    쑥풀속에 묻혔더니,
그때만약 가시덤불    여의지를 못했다면,
어찌하여 뭇성들의    가격보다 높으리오.
【1】범진, 자경인, 화양인. 거진사제, 관지한림학사, 봉촉국공, 이호부시랑치사. 극근선사, 자무착, 팽주.락씨자, 수구후, 유성도, 종민행대사학경론, 촉공작시이송. 후, 휘종사호원오.
【2】《오계중서》운: 「등동산연후, 지중산지이리.」 주: 소이상련왈이리.
【3】급촉국협모.
【4】《음의》운: 「쌍색선, 성자위웅, 암자위자.」 주자왈: 「일여우교, 숙연성질, 부당교이교, 천지지음기야. 양기하이음기응칙위운이우, 음기기이양불응칙위홍.」
【5】《장자》「초료소어심림, 불과일지.」
【1】범진은 자가 경인으로 화양 사람이다. 진사로서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이 한림학사에 이르렀으며 촉국공에 책봉되었다가 호부시랑의 직위로 관직에서 물러났다. 극근선사는 자가 무착으로 팽주 낙씨의 아들이니, 구족계를 받은 후에 성도를 유력하다 민행대사를 좇아 경학을 배움에 촉국공이 시를 써서 보내었다. 휘종이 ‘원오’라는 호를 하사하였다.
【2】《오계중서》에 이르기를 「동산에 오른 연후에야 뭇 산들이 완만히 이어져 있음을 안다」 하고는 주석에서, 작으면서도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을 이리라 말한다고 하였다.
【3】급히 재촉하며 국면이 협소한 모양.
【4】《음의》에 이르기를 「쌍색이 선명함에 치성한 것이 웅이 되고 어두운 것이 자가 된다」 하였으며, 주자가 이르기를 「햇살과 빗방울이 교차하여 갑자기 형질을 이룬 것이니 마땅히 교차하지 않을 것이 교차한 것으로서 천지의 음기이다. 양기가 내려옴에 음기가 상응하면 곧 구름이 되어 비를 뿌리고, 음기는 일어서지만 양기가 상응하지 않으면 곧 무지개가 된다」 하였다.
【5】《장자》에 「뱁새와 굴뚝새는 깊은 수풀 속에 보금자리를 짓더라도 [필요한 것은] 나뭇가지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하였다.
ꊴ 길주룡제산우운무화상사예설[1]
세간최독자, 무심어사훼,[2] 지예자, 막과호변리. 개사훼지독, 능해인지성명, 변리지예, 능예인지형복. 소이, 욕보기성명야, 필원어독해, 욕결기형복야, 필제기예악. 여세지인, 몽사훼즉흔기유재, 몽변리즉열기획리, 하오매애악지부동재? 구지성유소기‧오유소구, 우하필견재사희, 견리사열자호? 황재지독우심어사훼, 리지예갱과호변리. 차고지인, 이재해호성명자부지어일, 이리오호형복자, 역유기중이유불오자, 애지이불이, 탐지이부지, 시역가비야. 차부! 빈야부야, 인지분정야, 능안기분, 수빈역락, 불안기분, 종부상우, 능지분지가안‧빈지가락, 칙성명가이보이생, 형복가이결이존. 시지! 탐재자시양어사훼, 호리자필오호형복. 오비호빈야, 시원독해야; 오비오부야, 시제예악야. 여기원재, 여원사훼, 거리, 여거변리자, 오보차인, 점가이위달인의. 불연, 생생지후,[3] 탐애무휴, 필장견상기성명이오기형복의. 세인, 기훈지.
세간에서 가장 독한 것으로 살모사보다 심한 것이 없으며 지극히 더러운 것으로는 똥오줌에 지나치는 것이 없다. 대개 살모사의 독은 능히 사람의 성품과 생명을 해치고 똥오줌의 더러움은 능히 사람의 몸과 옷을 더럽힌다. 그러한 까닭에 그 성품과 생명을 보존하려면 반드시 독의 해악에서 멀리 있어야 하고 그 몸과 옷을 깨끗하게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 더럽고 추한 것을 떼어버려야 한다.
세속의 사람들은 꿈에 살모사를 보면 곧 재물 운이 있다 하여 기뻐하고 꿈에 똥오줌을 보면 곧 이득을 얻는다 하여 기뻐하는데, 어찌 깨어있을 때와 잠들었을 때 좋아하고 싫어함이 같지 아니한가? 깨어있을 때 꺼리는 바가 있고 또한 두려워하는 바가 있음을 진실로 안다면 또한 어찌하여 재물을 보고는 그렇게 기뻐하고 이득을 보고는 그렇게 좋아하는가? 하물며 재물의 해독이 살모사보다 더욱 심하며 이득의 더러움이 똥오줌에 훨씬 지나침에랴.
또 옛사람 가운데 재물 때문에 성품과 생명에 해를 입은 이가 한둘에 그치지 않았고 이득 때문에 몸과 옷에 더러움을 입게 된 사람 역시 무리를 이룰 정도지만 오히려 깨닫지 못하는 것은 그것을 사랑하여 마지않고 그것을 탐하여 그치지 않는 까닭으로 말미암은 것일지니 이 역시 슬픈 일이다 할 것이다.
또한 무릇 가난하다거나 부자라는 것은 사람의 분수요 기준이기에 능히 그 분수에 안주할 줄 알면 비록 가난하더라도 또한 즐거울 것이요 그 분수에 안주하지 못하면 설령 부귀하더라도 항상 근심스러울 것이니, 분수에 가히 안주할 줄 알고 가난해도 가히 즐거울 줄 안다면 곧 성품과 생명을 보존하여 살아 갈 수 있으며 몸과 옷을 깨끗이 하여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서 알건대 재물을 탐하는 자는 바로 살모사를 기르는 것이요, 이득을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몸과 옷을 더럽히게 될 것이다. 나는 가난을 좋아함이 아니라 다만 독의 해악을 멀리하려 함이요, 부귀를 미워함이 아니라 다만 더럽고 추함을 떨쳐버리려 함이다. 재물을 멀리하기를 마치 살모사를 멀리하는 것 같이하고 이득을 떨쳐버리기를 마치 똥오줌을 떨쳐버리듯 하는 자는, 내가 그 사람에게 보증하건대 점차 그렇게 함으로써 달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살아가는 삶이 후덕해져 탐내고 사랑함을 쉬지 않으면 필시 장차 그 성품과 생명이 상하고 몸과 옷이 더럽혀 짐을 보게 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여 이에 훈계할지어다.
【1】사, 사묘봉.지선선사. 소수선사상당, 유이인, 입회문법흘, 단좌이화, 사집중왈: 「차인유이, 여등불가초초, 수요체시.」 중내체관, 내일원야. 사시위설전사, 중개차이. 거화다비지제, 사친마기정왈: 「이백년후, 환여수용.」 지송남도, 유민가부회임, 몽원입실이탄일남, 모여원초. 급장, 불락혼취, 견구출가, 송입룡제위승, 명종무. 기후, 대전법륜, 호우운. 유어록십권‧문집사권, 기《사예설》, 우행사방.
【2】사, 독충. 훼음훼, 세경대두, 색여문수. 대자, 장칠팔척.
【3】의백식속‧불기불한지류, 소이후인지생야.
【1】선사는 묘봉 지선선사의 법을 이었다. 소수선사가 설법의 자리에 오르니 어떤 기이한 사람이 법석에 들어와 법문 듣기를 마치자 단정히 앉아 입멸하는지라 선사가 대중을 모아 이르기를 「이 사람은 기이한 바가 있는데 너희들은 덤벙대지 말고 자세히 보아야 할 것이다」 하기에 대중들이 이에 자세히 살펴보니 한 마리의 원숭이였다. 선사가 비로소 앞선 일들을 말해 주니 대중들이 모두 탄식하며 기이하게 여겼다. 불로 다비하는 즈음에 선사가 친히 그의 정수리를 어루만지며 이르기를 「2백년 후에 다시 너를 받아들이리다」 하였다. 송나라가 [장강의] 남쪽으로 건너가기에 이르러 한 민가의 부인이 회임을 하였는데 원숭이가 방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는 한 사내아이를 낳음에 용모가 원숭이를 닮았었다. 성장하여서는 장가들려 하지 않고 굳이 출가하고자 하기에 용제로 들여보내 승려가 되게 하여 이름을 ‘종무’라 하였다. 그 후에 법륜을 크게 굴렸으니, 호는 ‘우운’이다. 어록 10권과 문집 4권이 있는데 그의《사예설》은 더욱이 사방으로 유행하였다.
【2】사는 독충이다. 훼의 음은 훼(훼)이며 가는 목과 큰 머리에 색은 무늬 있는 인끈과 같다. 큰 것은 길이가 7,8척이다.
【3】비단옷을 입고 오곡을 먹으며 주리지 않고 춥지 않는 것 등이 사람의 생을 후하게 하는 바이다.
ꊵ 당수아법사청송법화경가
산색침침송연멱멱,        공림지하반타지석.
석상유승결가횡석,        송백련경종조지석.
좌지우지호적랑적,        십편오편이화랑자.
우연상견미심상식,        지시!
고지인? 금지인?        시담언? 시담익?[1]
아문차경유심지,        각제칭지진묘의.
합목명심자세청,        제호적입초장리.[2]
불지의혜조지수,        아지심혜경지지.
가련탄지급거수,        부달목전금정시.
대의재! 심기특,        공왕요사군생득.
광휘일만팔천토,        토토개작황금색.
사생육도일광중,        광부유자문미륵.
아역당년학공적,        일득무심변휴식,
금일친문송차경,        시각려승비단적.
아역당년불출호,        불욕홍진첨보무,[3]
금일친문송차경,        시각행행개보소.
아역당년애음영,        장위명수란선정,
금일친문송차경,        하방필연자진성?
아역당년압아희,        장위광음반허기,
금일친문송차경,        시각취사비소사.
아석증유산여수,        장위타산비고리,
금일친문송차경,        시각산하무촌지.
아석심원미조복,        상장금쇄허구속,[4]
금일친문송차경,        시각무물위권권.
사송차경경일자,        자자란작제호미,
제호지미진차미,        부재순부재치,
지재로생방촌리.
사송차경경일구,        구구백우친동보,
백우지보질여풍,        부재서부재동,
지재부생일용중.
일용부지일하고?        주지장반지부.[5]
장자양성환불회,        하이롱? 하이고?
세인지이비불총,        이총특향경중롱,
세인지목비불명,        목명특향경중맹.
합총불총합명불명,        록로상하[6]랑사허생.
세인종식사지음,        수인능식사지심?
세인종식사지형,        수인능식사지명?
사명의왕행불령,        래여중생치심병.
능사미자성, 광자정, 구자정, 사자정, 범자성.
여시칙비단천공경, 인공경, 역합룡찬영, 귀찬영, 불찬영,
기득배각합진지도, 불계수이귀명?
뫼봉색조 침침한데    소나무에 엉긴안개,
빈숲아래 여기저기    평탄찮은 바위덩이.
반석위로 가부좌승    석장하나 비껴놓고,
백련경을 송하는데    새벽부터 해저물녘.
오른쪽엔 범발자국    왼쪽으론 이리자취,
열조각에 다섯조각    기화묘초 흩날리네.
우연히도 서로보니    아직깊이 알지못해,
알진대!
예전사람 이란말가    지금사람 이란말가,
담언이란 말이던가    담익이란 말이던가.
내이경전 말듣건대    깊은참뜻 있다하니,
깨달음의 황제께서    오묘하다 칭하셨다.
눈을닫고 마음앉혀    자세히들 들어보라,
참된선정 우락덩이    방울져서 스며든다.
이것이곧 부처님뜻    이것이곧 조사골수,
나의참된 마음이요    경전속의 참된의미.
손퉁기면 알것이고    손을들면 알것인데,
그대앞의 지금바로    이것임도 못깨닫네.
참크기도 하여지다    참기특도 하여지다,
공왕께서 무리중생    얻어지게 하는구나.
일만팔천 모든국토    밝디밝게 비춰주니,
비추는곳 국토마다    황금빛을 짓는도다.
사생육도 달리없고    한빛줄기 가운덴걸,
미친이는 돌아서며    미륵에게 되묻는다.
나도역시 당년에는    텅빈진리 배워서는,
단박무심 얻고나서    곧장쉬려 하였더니,
이경전의 외는소리    오늘직접 들어보니,
당나귀가 끄는수레    바른과녁 아닌것을.
나도역시 당년에는    산문밖을 나서잖고,
한걸음도 세상티끌    안젖고자 하였는데,
이경전의 외는소리    오늘직접 들어보니,
걸음걸음 딛는곳이    보물창고 였던것을.
나도역시 당년에는    읊조리기 좋아함에,
가만가만 더듬는것    선정방해 한댔더니,
이경전의 외는소리    오늘직접 들어보니,
붓과벼루 어이하여    참된성품 방해되리.
나도역시 당년에는    아이들과 놀이하며,
그렇게들 지낸시간    허비했다 하였더니,
이경전의 외는소리    오늘직접 들어보니,
모래톱을 쌓던것도    작은일이 아니로세.
지난날에 내가일찍    산과물로 노닐적에,
다른곳의 산과들은    타향이라 여겼더니,
이경전의 외는소리    오늘직접 들어보니,
산과하천 둘러봄에    한치땅도 없던것을.
예전에는 내마음이    허둥대던 잔나비라,
쇠사슬로 얽어매어    구속하려 들었더니,
이경전의 외는소리    오늘직접 들어보니,
시방세계 어느하나    끄달릴것 없던것을.
이경전의 한구절을    선사께서 욀때마다,
구절구절 우락덩이    농익어서 씹혀오니,
그우락의 맛이란게    진기하고 감미로와,
입술에도 있지않고    치아에도 있지않고,
수고로운 중생들의    마음에만 젖어드네.
이경전의 한구절을    선사께서 욀때마다,
구절구절 허연소가    걸음걸음 움직이니,
그흰소의 걸음걸이    빠르기가 바람같아,
서쪽에도 있지않고    동쪽에도 있지않고,
덧없는삶 중생들의    날마다에 있더구나.
매일쓰되 모르나니    그얼마나 괴로운가,
술로가득 오장이요    밥이그득 육부로다.
장자소리 다급해도    돌아볼리 만무려니,
그가바로 귀머거리    그가바로 눈뜬소경.
세속인중 어느누가    귀가밝지 않으리오,
귀는밝되 경전앞만    다가서면 귀머거리.
세속인중 어느누가    눈이밝지 않으리오,
눈은밝되 경전앞만    다가서면 당달봉사.
귀밝을곳 귀먹은채    눈밝을곳 눈감은채,
도르랜가 물결인가    태어나고 죽어가고.
세속인중 혹시라도    선사음성 들을지나,
누가있어 혹시라도    선사마음 알겠는가.
세속인중 혹시라도    선사모습 볼지라도,
누가있어 혹시라도    선사이름 알겠는가.
선사이름 의사대왕    부처님령 시행하니,
다가와서 중생들의    마음의병 치료하네.
미혹된자 깨워주고    미친자는 안정시켜,
때낀자는 깨끗하게    삿된자는 올바르게,
평범한이 이끌어서    성스럽게 올려주네.
이같기에 사람에다    하늘마저 공경하며,
또한용이 찬탄하고    귀신마저 찬탄하며,
더군다나 부처님도    찬탄하여 읊조리니,
깨달음에 등진이들    온갓티끌 야합한이,
어찌아니 조아리고    어찌아니 귀의하리.
【1】담언, 미상. 담익, 전신위치, 재산중, 유승법지, 결암산중, 송《법화경》, 치문경성, 시립청수, 여시십년. 일일, 초췌, 법지무지왈: 「여수우족, 이능청경, 구탈업구, 필생인도.」 명조거운, 즉예지. 급몽, 동자배왈: 「아즉치야. 인사청경, 금생왕씨가위남자, 우액치취유재, 가험.」 후, 왕씨설재, 지종문, 아왈: 「아화상, 래야!」 후, 출가, 인명담익, 수여《련경》, 불유일자.
【2】초자, 열야, 즉삼초야.《의경》운: 「상초, 재심하위상구, 주납이불출; 중초, 재위중완, 불상불하, 주부숙수곡; 하초, 재방광상구, 주출이불납. 삼초, 수곡지도로, 기지소시종야.」 장자, 대장‧소장,《석명》「장, 창야, 통창위기야.」
【3】육척왈보, 삼척왈무.
【4】《지론》운: 「비재령어, 질곡소구, 수부몽사, 갱계금쇄. 인위애박, 여재령어, 수득출가, 갱착금계, 여계금쇄야.」
【5】부, 육부야: 소장, 위, 담, 대장, 방광, 명문. 부, 역작부, 이기수성고, 위지부. 위, 수곡지부; 소장, 수성지부; 담, 청정지부; 대장, 행도지부; 방광, 진액지부; 명문, 량장지부, 즉삼초야. 우담, 적정지부.
【6】록로, 정상급수륜목야. 차언증감겁위명야, 겁지증감상하, 여피륜전목야. 일증일감겁, 계일천육백팔십만년, 차명록로겁, 계이십록로겁, 위삼만삼천육백만년.
【1】담언은 미상이다. 담익은 전생에 꿩이 되어 산중에 있었는데 법지라고 하는 승려가 산중에서 암자를 지어 놓고《법화경》을 외우니 꿩이 경 읽는 소리를 듣고는 곁에 서서 경청하였으니, 그와 같이 10년을 하였다. 하루는 수척하여 생기를 잃자 법지가 그를 어루만지며 이르기를 「네가 비록 날개 달린 족속이나 능히 경전을 경청하였으니 업의 몸뚱이를 벗기만 한다면 반드시 사람으로 태어나리다」 하였더니 다음 날 아침 갑자기 죽었기에 곧 그를 묻어 주었다. 이에 꿈을 꾸니 동자가 절을 하며 이르기를 「제가 바로 꿩입니다. 선사 덕분으로 경전을 듣고 이제 왕씨 집안에 태어나 남자가 될 것인데 오른쪽 겨드랑이에 꿩의 솜털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증험이 될 것입니다」 하였다. 후에 왕씨가 공양을 베풀기에 법지가 문전에 이르자 아이가 「우리 스님 오셨네!」 하였다. 후에 출가하여 그러한 인연으로 담익이라 이름하였으며,《법화경》을 가져다주니 한 글자도 빠트리지 않았다.
【2】초란 열이니 곧 삼초이다.《의경》에 이르기를 「상초는 심장 아래 위장의 위쪽 입구에 있는데 주로 받아들이고 내놓지는 않으며, 중초는 위장의 밥통 한가운데 있는데 올라가지도 않고 내려가지도 않은 채 주로 물이나 곡식을 부식시키거나 숙성시키며, 하초는 방광의 위쪽 입구에 있는데 주로 내놓고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삼초는 물과 곡식이 다니는 길이며 기가 시작되고 마치는 곳이다」 하였다. 장은 소장과 대장인데《석명》에 「장은 창이니 위장의 기운을 통틀어 편다는 것이다」 하였다.
【3】6척을 보라 하고 3척을 무라 한다.
【4】《지론》에서 말하였다. 「비유하자면 감옥에서 족쇄와 수갑에 구속되었다가 비록 사면을 입었다고 하지만 다시 쇠사슬에 매인 것이니, 사람이 애욕에 속박됨이 마치 감옥에 있는 것과 같았다가 비록 출가를 하였다지만 다시 금지하는 계율에 붙들린 것이 마치 쇠사슬에 매인 것과 같음이다.」
【5】부는 육부이니, 소장과 위와 담과 대장과 방광과 명치이다. 부는 또한 부(곳집)로도 쓰는데, 받아서 담아 놓는 까닭에 그것을 일컬어 곳집(부)이라 한 것이다. 위는 물과 곡식의 곳집이요, 소장은 받아서 담는 곳집이요, 담은 청정한 곳집이요, 대장은 지나다니는 곳집이요, 방광은 진액의 곳집이요, 명치는 량장의 곳집이니 곧 삼초이다. 또 담은 적정의 곳집이다.
【6】록로(도르래)는 우물 위에 물을 긷는 나무로 된 바퀴이니, 이는 증겁과 감겁을 이름한 것으로서 겁의 늘고 주는 오르내림이 마치 도르래의 나무바퀴가 구르는 것과 같음을 말한다. 한 차례의 증겁과 한 차례의 감겁을 계산하면 1천6백8십만년인데 이것을 록로겁이라 이름하며, 20록로겁을 계산하면 3만3천6백만년이 된다.
ꊶ 주지삼보[1]
주지삼보자, 인능홍도, 만재지소류자, 도가인홍, 삼법어사개위, 수사대대흥수, 처처전홍. 비가승양, 불법잠몰. 지여한.무숭성,[2] 초문불명,[3] 기절승전, 개서사갈. 급현종[4]개법, 원방신독,[5] 치유가‧축래의,[6] 연포성교,[7] 개물성무,[8] 발신귀심, 실가부설지로,[9] 성자상상지력,[10] 명승보야. 소설명구, 표리위선, 리비문언, 무유취오. 고득명교, 설청지연, 명법보야. 차리유오, 비성막지, 성수운망, 영상사립, 명불보야. 단이군생복천, 불급화원, 박유여자, 유봉유법, 차지삼보, 체시유위, 구족루염, 부족진경, 연시리보지소의지, 유능준중, 상종출유,[11] 여속왕사, 순력방우, 불이형징, 고경제일.[12] 경운: 「여세유은, 금위상보, 무은유유, 역칭무가.」 고, 말삼보, 경역제진, 금불가경, 경무존중지방, 투심하소, 기귀하기? 고당형경령의, 심존진리, 도연설화, 의극어사. 경운: 「조상여맥, 획복무량.」[13] 이시법신지기야.《론》운: 「금목토석, 체시비정, 이조상고, 경훼지인, 자획죄복.」 막불표현법신, 치령공용무극. 고, 사유심행자, 대차령의, 막불체읍횡류, 불각가경; 단이진형이사, 유견유종, 여임청묘,[14] 자연비숙, 거목최감, 여재불의,[15] 금아역이. 자존구사, 유류영상, 도아만당, 시수경굴접족이행예경, 여대진의이위설법. 금불견문,[16] 심유무신. 하이지야? 단용심소의, 삼계상성, 기차일당, 완치부동.[17]《대론》운: 「제불상방광설법, 중생죄고, 대면불견.」 시수일상기이, 여상례연, 수석산림, 수상표립, 도아심로, 무월성의.
[세상에 불법이] 머물러 유지하게 하는 삼보란, 사람은 능히 도를 넓히니 만년토록 자비를 흐르게 하는 바이며, 도는 사람에 의지하여 넓혀짐에 세 가지 법은 여기에서 지위를 여니 마침내 대대로 일으켜 세우게 하고 곳곳마다 전하여 넓혀지게 하는구나. 승려에 의지하여 선양된 것이 아니면 불법은 마침내 잠기어 가라앉을 것이다.
한나라 무제 때 국운이 융성하게 됨에 처음으로 부처님의 명호를 듣게 되었으나 이미 승려를 통해 전해짐이 끊어졌기에 열리려던 실마리가 이로서 고갈되었다. 현종이 교법을 열게 되면서 멀리 신독을 방문하여 가섭마등과 축법란을 오게 하고는 불법을 널리 퍼트려서 만물을 열어주는 것으로 임무를 삼으며 믿음을 발하여 마음으로 돌아오게 하였으니, 진실로 불법을 펴서 연설하는 수고로움에 의지한 것이요 진실로 모습과 형상의 힘에 도움 받은 것이기에 이름하여 ‘승보’라 한다.
말씀한 바의 명구명구는 진리를 표현하는 것으로서 우선을 삼으니 진리는 글이나 말이 아니면 깨달음을 취할 연유가 없다. 그러므로 가르침(교)이란 이름을 얻은 것이니 말하고 듣는 반연을 이름하여 ‘법보’라 한다.
이 이치는 그윽하고도 오묘하여 성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지라, 성인이 비록 돌아가셨다지만 진영진영과 형상이 이에 세워졌으니 이름하여 ‘불보’라 한다.
다만 중생들이 복이 얕아 교화의 근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엷으나마 남아있는 밑천이 있기에 그래도 남겨주신 법을 만났으며, 이 삼보는 그 바탕이 유위유위이기에 유루유루와 염법염법이 갖추어져 있으므로 공경을 베풀기에는 부족하지만 이는 진리의 삼보가 의지하여 지탱하는 바이므로 능히 존중함이 있으면 서로 좇아 유위유위에서 벗어나나니, 마치 세속에서 왕의 사신이 변두리 지방을 순찰하며 돌 때 그 형상으로써 따지지 않는 까닭에 공경하기를 하나 같이 가지런하게 함과 같다.
경전에 이르기를 「만약 세상에 은이 있더라도 [금이 있으면] 금을 최고의 보물로 여기지만 [금과] 은이 없이 놋쇠만 있다면 [그 놋쇠를] 역시 무상의 가치를 지닌 보배라 일컬을 것이다」라 하였으므로 말삼보(주지삼보)는 공경하기를 더욱이 참된 것(실상삼보)과 가지런히 해야하는 것이니, 이제 공경을 더하지 않고 게다가 존중할 곳이 없다면 마음을 어디에 의탁할 것이며 귀의할 마음을 일으켜서는 어디에 의지하겠는가. 그러므로 응당 형상은 신령스러운 위의를 공경하고 마음은 진리에 둘 것이니, 인연을 이끌어 교화를 베푸는 것은 이러한 점에서 뜻이 지극한 것이다.
경전에 이르기를 「불상 조성하기를 마치 보리알 만하게 하더라도 얻어지는 복락은 무량하리다」 하였으니 이는 바로 법신의 그릇이기 때문이다.《논》에 이르기를 「쇠와 나무와 흙과 돌은 그 바탕이 정정은 아니지만 그것으로써 불상을 조성하는 까닭에 공경하거나 훼손하는 사람이 스스로 죄업과 복락을 얻게 된다」 하였으니, 법신을 표현하지 않음이 없기에 그 효능이 끝이 없도록 한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으로 행하는 바가 있는 자로 하여금 이 신령스러운 불상에 대해 눈물이 좌우로 흘러내려 자신도 모르게 더욱 공경하게 하는 것이니, 다만 참된 모습은 이미 떠나가고 오직 남겨진 자취만 보는 것이지만 마치 청정한 묘역에 임하자 자연히 슬프고도 숙연하여 눈을 들고 감정을 억누르며 신명이 와 있는 듯 함을 의심치 않는 것과도 같으니, 지금의 나 또한 그럴 따름이다.
자애로운 세존께서는 오래 전에 떠나시고 오직 진영과 형상만을 남겨 내 자신의 교만의 깃대를 이끌어 교화하시니, 이에 모름지기 몸을 기울이고 구부려 발에 접촉함으로써 예의와 공경을 행하기를 마치 참된 위의로 설법하심을 대하듯 해야 한다. 지금에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함은 마음에 믿음이 없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어찌 그것을 아는가? 단지 마음을 써서 헤아리는 바에 의해 삼계도 오히려 이루어지거늘 어찌 이 한 무리만이 완고하고 어리석게 움직이지 않겠는가.
《대론》에 이르기를 「모든 부처님이 항시 밝은 빛을 발하며 법을 설하지만 중생은 그 죄업 때문에 마주 대하고도 보지 못한다」 하였으니, 이는 모름지기 하나의 상상에도 이미 그러할 뿐만 아니라 여타의 상상에도 예외 없이 그러하므로 산의 숲 속에 돌을 세우고 그 모습을 따라 표식을 세울 것이니 나의 마음 길을 이끄는 것으로는 성스러운 불상보다 낳을 것이 없다.
【1】니소목조위불, 황권적축위법, 체발염의위승, 시명주지삼보.
【2】치업지성.
【3】《삼보기》「한.무제.원수원년, 곽거병벌흉노, 과연산, 금휴도왕획금인십이래, 장장여, 이위대신, 렬감천궁, 소향례배. 후, 장건사대하환후, 시지유신독국.」
【4】후한.명제, 묘호현종.
【5】신음간.《서역기》운: 「천축지칭, 구운신독, 혹운현두, 금운인도.」 당언, 월, 이기토성현상계어물, 여월조임고.
【6】가섭마등‧축법란이개사야. 제몽금인, 견사구지, 우이인어월지국, 해래. 래의,《서》운: 「소소구성, 봉황래의.」
【7】진거어차, 원자문언, 고위지성; 궤범어차, 근자효언, 고위지교. 우불이설법음성, 교화중생고, 위불경위성교야.
【8】개물자, 인소미지자, 발개지; 성무자, 인지욕위자, 성전지야.
【9】부선교설이류통야.
【10】상불의용이주지야.
【11】종리성, 출생주지삼보야.
【12】제왕불능친자순수, 지이사자어명이거, 민리외구, 분주승명, 여왕무이.
【13】경운: 「약인림종, 발언조상내지여맥맥광, 능제삼세팔십억겁생사지죄.」 맥광음광, 대맥야.
【14】청묘, 문왕지묘, 사신지도, 상결, 고왈청묘, 위청정지묘. 묘자, 모야, 사자불가득견고, 립궁실, 소이방불선인지용모야.
【15】언: 주공임묘, 비감숙공, 유약생시, 엄연불의야.
【16】금불견불‧불문설법.
【17】금차일당지승, 완연무지이불능기심감불야?
【1】진흙의 소상이나 나무로 조성한 것이 불이요 누른 두루말이에 붉은 축으로 된 것이 법이며 깎은 머리에 물들인 옷을 입은 것이 승이니, 이것을 주지삼보라 이름한다.
【2】다스림의 업적이 융성함이다.
【3】《삼보기》에 「한 무제 원수 원년에 곽거병이 흉노를 치며 연산은 지나다 휴도왕을 사로잡고 쇠로 만든 사람(금인) 20을 획득하여 왔는데, 길이가 1장 남짓으로 큰 신으로 여겨서 감천궁에 늘여 세워 놓고 향을 사르며 배례하였다. 후에 장건이 대하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온 후에야 비로소 신독국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라고 하였다.
【4】후한 명제의 묘호가 현종이다.
【5】신의 음은 간(간)이다.《서유기》에 이르기를 「‘천축’의 명칭은 옛날에는 ‘간독’ 혹은 ‘현두’라 하였는데 지금은 ‘인도’라 한다」 하였다. 당나라 말로는 월이니, 그 땅에서는 성현들이 연이어 사물을 다스림이 마치 달빛이 비추어 주는 것과도 같은 까닭이기 때문이다.
【6】가섭마등과 축법란 두 개사(고승의 칭호)이다. 황제가 꿈에서 금인을 보고는 사신을 파견하여 구하였는데 사신이 월지국에서 두 사람을 우연히 만나 함께 왔다. 래의는,《서경》에 이르기를 「아름다운 퉁소 소리 아홉 차례 울리니 봉황이 훌륭한 모습을 하고 오는구나」 하였다.
【7】여기에서 떨치고 일어나니 멀리에 있는 자가 들으므로 그것을 성이라 일컬으며, 여기에서 본보기를 보이니 가까이 있는 자가 본받으므로 그것을 교라 일컫는다. 또한 부처님께서 설법하는 음성으로써 중생들을 교화하셨던 까닭에 불경을 일컬어 성교라 한다.
【8】개물이란 사람들이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을 개발해 가는 것이요, 성무란 사람들이 하고자 하거나 되고자 하는 것을 온전히 이루어 가는 것이다.
【9】교설을 널리 보급시킴으로써 유통하게 함이다.
【10】부처님의 위의와 모습을 닮음으로써 불법이 지속되어 나가게 함이다.
【11】이성을 좇아 주지삼보를 드러내 놓음이다.
【12】제왕은 제후의 나라를 친히 순회하며 시찰할 수 없으므로 단지 사자가 명을 받들고 가지만 백성과 관리들이 두려워하며 명을 받들기에 분주한 것은 제왕에 견주어 다름이 없다.
【13】경전에 이르기를 「만약 사람이 죽음에 임하여 심지어 보리거죽 같이 하더라도 불상을 조성하라고 발언하면 삼세 80억겁 동안 나고 죽으며 지은 죄도 능히 소멸할 수 있다」 하였다. 음은 광(광)이며 큰 보리이다.
【14】청묘는 문왕의 묘인데 귀신을 섬기는 도리는 청결을 숭상하는 까닭에 청묘라 하였으니 청정한 묘라는 말이다. 묘는 ‘용모’이니, 죽은 자는 뵐 수 가 없으므로 궁실을 세움에 죽은 이의 용모와 방불케 하는 까닭이다.
【15】주공이 묘역에서 비통해 하고도 엄숙해 함이 오히려 살아 있을 때처럼 하였으며 그 근엄함으로 인해 의심스럽지 않았음을 말한다.
【16】이제 부처님을 보지 못하고 설법을 듣지 못함이다.
【17】이제 이 한 무리의 승려들이 완고하고도 무지하여 능히 마음을 일으켜 부처님을 감응하지 못하는 것인가?
ꊷ 우가녕승록삼교총론[1]
문왈: 「략승사,[2] 구사단,[3] 기고하야?」 답왈: 「욕중흥불도, 령정법구주야.」[4] 왈: 「방금천자중불도, 숭현문, 행유술, 치태평, 이중흥의. 일개비구, 력륜하전이언중흥불도야?」 답왈: 「갱욕조기중흥이. 구석씨자불지법, 불수행, 불근학과,[5] 불명본기,[6] 기능부제왕지흥호?」 혹왈: 「자유하력, 령정법구주호?」 답왈: 「불언, 지법지마이,[7] 호지섭수,[8] 가령법부단야.」 우왈: 「제사이광저술, 하대자지위야?」 답왈: 「고인저술, 용칙궐여, 증부지삼교순환, 종이부시, 일인재상, 고이불위.[9] 유일인고, 봉삼교지흥, 유삼교고, 조일인지리. 차부! 유야자, 삼왕이강칙선용이합의; 도야자, 오제지전칙명부어부재.[10] 석자, 마《사》제도,[11] 재구류지상,[12] 반《서》발유, 관예문지초.[13] 자장욕반기박이환기순, 상제도야; 맹견사본기인이조기의, 행왕도언. 자하‧상‧주지우금, 범기백천령의, 약용황‧로이치, 칙급병복기완약의. 유차, 인의박, 례형생, 월기례이유기형칙유씨공수의. 석씨지문, 주기시용, 이자비변포악, 이희사변간탐, 이평등변원친, 이인욕변진에, 지인사이신명불멸, 지취도이수업환생, 상지이천당, 벌지이지옥, 여범탈토, 약모주금. 사범루모사[14]물, 정성기침루, 호모가범전형, 필고기단엄, 사비구담, 인개목격. 시이, 제왕봉신, 군하귀심, 초상지풍,[15] 흡연[16]이언. 이능방빙노씨, 겸가유가, 성지유대어삼우,[17] 위방합준어중성. 성천하지미미,[18] 부[19]종일지건건,[20] 지어어물야, 여비사수, 여수운지, 혹금혹종, 하왕부장사?[21] 부여시칙삼교시일가지물,[22] 만승시일가지군, 시가불의편애. 편애칙경생, 경생칙손교, 기재기내, 자연불안, 급기불안칙훼손기교, 불욕손교칙막약무편. 삼교기화고법득구주야.[23] 차여진.시분갱유술,[24] 사출리사; 후위[25]주륙사문, 직유구겸지‧최호; 주.무폐불도이교, 긍현기지총명, 개조무정인; 당.무종훼제사상, 도사조귀진률류현정동력방무,[26] 리주애영조[27]; 차사군제공지보험, 하태속호![28] 봉권오조, 상경호방, 물리건실. 제왕불용, 법종하립? 황도학ꡔ수보, 불위천하선ꡕ,[29] 사문하방요례이화지? 당합불언, 일체공신, 신우노군, 선성야, 신우공자, 선사야. 비차이성, 갈능현양석교, 상여제행, 치군어희‧황지상호? 구불[30]사언, 비무뢰자제, 무단투경, 루기부모, 파산조형. 연칙, 손삼교지대유, 내일시지소실,[31] 일월식과, 하손어명?[32] 군불견? 진분백가지서, 성인예이장제옥벽,[33] 갱지령초절, 양‧마‧이대[34]상차이생, 하증무초류야?[35] 량.무사도,[36] 후위발흥; 척발주승,[37] 자손중진;[38] 후주훼이교, 수.견복지;[39] 무종함석문, 거미선종, 선종십배흥지,[40] 측장, 기능절하‧한지류? 장권, 불가폭호시지맹.[41] 황위승막약도안, 안여습착치교유, 숭유야; 위승막약혜원, 원송륙수정, 과호계, 중도야. 여모이고승, 호유중도, 석자유혹비지, 아기중타, 타기경아? 청신안‧원행사, 기가법야.《시》왈: ꡔ벌가벌가, 기칙불원.ꡕ 자왈: ꡔ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ꡕ 사지위여.」
물어 이르되 「승려의 역사를 간략히 서술하였거늘 [거듭하여] 일의 실마리를 구하는 것은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니 대답하기를 「불도를 중흥시켜 정법을 오래 머무르도록 하고자 함입니다」 하기에 이르기를 「바야흐로 지금의 천자께서 불도를 중시하고 도교를 숭상하며 유학을 시행하여 태평성대에 이르렀으니 이미 중흥을 이루었다 하겠거늘 일개 비구가 역량이 얼마나 미칠 수 있겠기에 불도를 중흥시키겠다고 말하는가?」 하므로 답하여 이르기를 「거듭 그 중흥을 돕고자 할뿐입니다. 만일 석씨의 아들로써 법을 알지 못하고 수행하지 않으며 과목의 학문에 힘쓰지 않고 근본되는 기원을 밝히지 않는다면 어찌 능히 제왕의 중흥에 부응하겠습니까?」 하였다.
어떤 이가 이르기를 「그대는 무슨 힘이 있어 정법을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겠는가?」 하니 답하여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하시기를, 법을 알고 논장논장을 알아서 보호하여 가지고 거두어들인다면 법이 끊어지지 않게 할 수 있다 하였습니다」 하였으며, 또 말하기를 「모든 선사들이 이미 널리 저술하였거늘 하필 그대가 하기를 기다리겠는가?」 하므로 답하여 말하였다.
「옛사람들의 저술은 활용하기에 좀 미흡한 듯 하였으니, 세 가르침이 순환하여 마쳤다가 다시 시작하며 한 분이 윗자리에 있음에 높아도 위태롭지 않음을 일찍이 알지 못하였습니다. 한 분이 있는 까닭에 세 가르침이 흥성하게 되고, 세 가르침이 있는 까닭에 한 분의 다스림을 돕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무릇 유교는 삼왕 이래로 베풀어 씀에 이치에 합당하였으며, 도교는 오제 이전에 곧 무위무위의 도에 가만히 부합하였습니다. 옛적에 사마천의《사기》에서는 도도를 올려놓아 아홉 부류의 위에 두었고, 반고의《한서》에서는 유교를 끌어올려 예문지의 첫머리에 두었습니다. 자장은 그 질박한 데로 돌이키고 그 순박한 데로 돌아가고자 하였으니 황제의 도를 숭상함이요, 맹견은 그 어짊을 근본으로 하고 그 의리를 본받을 것을 생각하였으니 왕도를 행한 것입니다. 하나라와 상나라와 주나라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릇 수 백천년이기에 만약 황제와 노자의 도를 사용하여 치료한다면 곧 급한 병에 더딘 약을 복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인의가 엷어지고 예절과 형벌이 생겼으니 그 예절을 넘어서고 그 형벌을 건너뛰면 곧 유씨유씨는 팔짱을 끼고 있을 것입니다.
석씨의 문중은 베풀어 쓰기를 두루하여 자비로써 포악함을 변화시키고, 희사함으로써 아끼고 탐냄을 변화시키고, 평등으로써 원수와 친함을 변화시키고, 인욕으로써 성냄을 변화시키며, 사람은 죽더라도 신명은 멸하지 않음을 알고 또한 응당의 사후세계에 도달하더라도 업을 받아 환생함을 알아서 천당으로써 상을 주고 지옥으로써 처벌함은 마치 흙을 떨어버린 거푸집과 같고 쇠를 부어 만든 모형과 같습니다. 삐뚠 거푸집과 새는 모형에 물건을 쏟아 부으면 반드시 볼품없는 모양을 이루고 좋은 모형과 훌륭한 거푸집으로 형상을 전하면 반드시 그 단정하고 엄밀함을 이루게 될 것이니, 이러한 일은 입으로만 얘기하는 바가 아니라 사람들이 모두 눈으로 목격하는 바입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제왕이 받들어 믿고 많은 신하들이 마음으로 귀의함이 마치 풀 위로 바람이 불자 나란히 한쪽으로 쏠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곁으로 노씨의 말씀에 능히 기대고 겸하여 유가의 말씀에도 의지한다면 지혜를 이룸에 있어서 마치 세 사람의 어리석은 이를 기다리는 것과 같으니 나라를 위해서는 여러 성현들을 함께 좇아야 합니다.
온 천하가 부지런히 힘쓰는 풍토를 이루고 종일토록 쉬지않고 나아가는 풍토를 회복하면 만백성을 제어함에 있어 마치 팔이 손을 부리듯 하고 마치 손이 손가락을 움직이듯 하며 혹은 사로잡았다가 혹은 풀어 주었다가 하니 어디에 간들 좋지 않겠습니까. 무릇 이와 같으면 곧 세 가지 가르침은 바로 한 집안의 물건이요 만승은 바로 한 집안의 주인이 되니 집안을 돌볼 때는 마땅히 편애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편애하면 곧 경쟁이 생겨나고 경쟁이 생겨나면 곧 가르침을 훼손할 것이므로 자신이 그 안에 있으면 자연히 불안할 것이요 자신이 불안하게 되면 곧 그 가르침을 훼손하게 될 것이니, 가르침을 훼손시키고자 하지 않는다면 곧 편애함이 없는 것만 같지 못합니다. 세 가르침이 화합하고서야 그로 인해 법이 오래도록 머무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진나라 시황제가 유교의 경전을 불태우고 유생들을 땅에 묻은 것은 그 일이 이사로부터 나왔고, 후위 때 사문들을 참살시킨 것은 그 주장이 구겸지와 최호에게서 말미암았으며, 후주의 무왕이 불교와 도교의 두 가르침을 폐하고 자신의 총명을 자랑함에 힘쓴 것은 대개 조정에 바른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고, 당나라 무종이 사찰과 불상을 훼손시켜 없앤 것은 도사 조귀진이 유현정을 거느리고 힘을 합쳐 불법을 비방하고 사문을 무고함에 이주애가 암암리에 도왔으니, 이 네 임금과 모든 신하들이 과보로 받은 영험이 어찌 그리 신속할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 무리에게 받들어 권하오니 서로 경책하고 서로 막아주어 허물이나 과실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제왕이 용납하지 않으면 법이 어디를 좇아 세워지겠습니까. 하물며 도교의 학문은 ꡔ보배를 지킴에 천하의 앞에 나서지는 않는다ꡕ 하였으니 예절을 넉넉히 하고 화합해 나아감이 사문에게 어찌 방해가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일체를 공경하여 믿어라 하신 말씀에 마땅히 부합하여 노자를 믿는 것은 앞선 성인이기 때문이며 공자를 믿는 것은 앞선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이 두 성인이 아니었다면 어찌 능히 석가의 가르침을 드러내어 선양하고 서로 더불어 나란히 행함으로써 임금님을 복희씨와 황제씨의 위에 놓이게 하였겠습니까. 만일 이 말을 어기면 비유컨대, 무뢰한 자제들이 까닭 없이 겨루어 다투다가 그 부모에게 누를 끼치고 가산을 탕진한 뒤 형벌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지만 세 가지 가르침의 큰 도를 훼손하는 것은 곧 일시적인 작은 과실로서 일식이나 월식 같기에 어찌 밝음을 잃어버리기야 하겠습니까?
그대는 보지 못하였습니까? 진나라 때 백가의 서적을 불태웠지만 성인께서 미리 집의 벽 속에 갈무리하여 두었고, 유생들을 구덩이에 파묻어 전멸케 하였으나 양웅과 사마천 및 두 대씨가 서로 연이어 태어나니 어찌 일찍이 살아남은 자가 없었겠습니까. 양 무제가 도교를 버리자 후위가 발흥하였으며, 탁발씨가 승려를 주살하거늘 그 자손이 거듭하여 [불교를] 진흥시켰고, 후주에서 두 교를 훼멸시키자 수나라 양견이 이를 부활시켰으며, 무종무종이 석가 문중을 무너뜨리거늘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선종선종이 열 배로 이를 부흥시켰으니, 손바닥을 기울여 어찌 능히 하수하수와 한수한수의 흐름을 끊을 수 있겠습니까? 주먹을 내질러 호랑이나 코뿔소의 사나움을 말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물며 승려로서 도안 만한 이가 없으나 도안이 습착치와 더불어 교류한 것은 유교를 숭상한 것이요, 승려로서 혜원 만한 이가 없으나 혜원이 육수정을 전송할 때 호계를 지나쳤으니 이는 도교를 중시한 까닭입니다. 내가 두 고승을 사모하며 유교를 좋아하고 도교를 중시하니 석가의 자손들이 오히려 혹 그르다 하겠지만, 내가 이미 다른 이들을 중시하는데 다른 이들이 어찌 나를 경시하겠습니까. 청하건대 도안과 혜원이 행한 일을 믿어 그것을 본받으십시오.《시경》에 이르기를 ꡔ도끼자루를 베고 도끼자루를 베니 그 법다움이 멀리 있지 않도다ꡕ 하였으며, 맹자가 말하기를 ꡔ하늘의 운명은 땅의 이로움만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들의 화합만 못하다ꡕ 하였으니 이를 말함일 것입니다.」
【1】진종.함평원년, 봉조입직우가승록, 심천좌가.
【2】《승사략》자서운: 「이태평흥국초, 칙거동사, 피람다가, 수수립문제, 수구사류, 시우불생, 교법류연, 지우삼보주지, 제무사시, 일개은괄, 약성삼권, 개취배자야《송략》위목이.」
【3】기략기승사, 우하능구사고지다단이총론삼교호?
【4】《조정》운: 「비아실지, 자아부지위중흥, 여왕중부이재흥, 주지선왕‧한지광무시야. 오도동점, 경삼무파괴, 유덕업성대지종사강령사도, 불법중흥이.」
【5】십과지학.
【6】불법근본시기지인유야.
【7】《화엄‧현담》운: 「마이, 차운행모, 의론장성행고, 시행지모.」 우《사분》운: 「지법, 지률, 지마이.」 지법자, 선지수다라장, 여아난등; 지률자, 선지비니장, 여우파리등; 지마이자, 선어훈도, 재임현강, 여가섭등.
【8】련민제닉왈섭, 존약권상왈수.
【9】약삼교병행불패, 칙수일인거고이내하기태재판호? 판, 위야.
【10】《노자》왈: 「장이부재, 시위현덕.」 주: 재, 주야. 장양만물이부작주야. 오제지전, 제왕개이무위자연지도, 이치천하.
【11】사마천, 자자장, 작《사기렬전》.《시》운「군자유제」, 제, 언등야.
【12】구류자: 일, 유류, 조술요‧순, 헌장문‧무, 종앙중니자야; 이, 도류, 청허자수, 비약자지, 차인군남면지술, 합요지극양․《역》지겸겸자; 삼, 음양류, 경순호천력상일월, 이수민시자야; 사, 법류, 신상필벌, 이보례제의; 오, 명류, 명위부동, 례역이수, 정명열위, 이성사의; 육, 묵류, 추겸애지의, 양로혜시야; 칠, 종횡류, 언기당권수제, 의수명이불수사야; 팔, 잡류, 겸유‧묵, 합명‧법, 지국대체, 사무불관의; 구, 농류, 파백곡, 권모상, 이족의식야.
【13】반고, 자맹견, 작《한서‧예문지》.
【14】경야, 륜야.
【15】《론어》「군자지덕, 풍; 소인지덕, 초야. 초상지풍, 필언.」 주: 상, 여상동, 가야.
【16】흡여조우익회취야.
【17】고어, 삼우성일지.
【18】《역》운: 「성천하지미미.」 주운: 불권지의야.
【19】반야.
【20】우운: 「군자종일건건.」 주: 천도자강불식모.
【21】장, 부야.《시》「복운기길, 종언영장.」
【22】국유.
【23】결답「자유하력, 령정법구주?」지문.
【24】술, 경술,《시》․《서》야, 언분술갱유야.
【25】척발도.
【26】방법, 무승.
【27】여영종형이좌조야.
【28】최호신중구겸지, 봉기도. 호불희불, 언어위주이폐지, 겸지선득악질이사, 호계이폭양국악피주, 최‧구이가실이오족. 도폐교주승, 담시입왕궁문, 도령참지, 작무소상, 우위함호, 호복불기. 도회과, 시위설법, 명변인과, 도대생괴구, 수감려질, 이기과유어이인, 즉족양가. 주.무성심시기왈: 「유‧도이교, 차국봉준, 불교후래, 짐욕불립.」 령도사장빈지여사문지현, 변우렬, 빈지불승, 수겸도교파지, 기이, 려질작, 심졸. 기멸불법수죄보, 견《명보기》. 당.무종, 자유불희석씨, 즉위, 소도사조귀진등, 어금내수선록. 우소형산도사류현정, 위광록대부, 충숭현관, 학사등원초등배훼석씨, 제수폐제사상, 미기, 금단발약이조. 제도사등보험, 구재별록언.
【29】노자유삼보: 일, 자; 이, 검; 삼, 불위천하선.
【30】려야, 위야.
【31】수잠피훼척, 내삼교지소실, 실위손방자지대해.《사십이장경》운: 「유인매불, 불묵부대, 매지, 문왈: ꡔ자이례종인, 기인불납, 례귀자호?ꡕ 대왈: ꡔ귀의.ꡕ 불언: ꡔ금자매아, 아금불납, 자자지화, 귀자신의.ꡕ」
【32】《어》왈: 「군자지과야, 여일월지식언, 과야, 인개견지, 갱야, 인개앙지.」
【33】《서‧서》운: 「노공.왕여, 경제자야. 호치궁실, 괴공자구택, 이광기거, 벽중득경서. 공자십삼대손양, 호경서박학, 외진법준급, 내벽장《가어》․《효경》․《상서》․《론어》어공자구택벽중, 여괴택, 득지, 실귀우양손자국.」
【34】양웅‧사마천, 대덕‧대성, 이대, 세소칭대대‧소대야.
【35】《한서》「양성무초류.」 언: 무복유활이초식자. 음초, 교야.
【36】량.무유사도사불조야.
【37】척발, 후위성. 북인위토위「척」, 위진위「발」, 위지선출어황제, 이토덕왕, 고위척발.
【38】도려작이졸, 손문성제.준립, 중흥석교.
【39】주.무이악질조, 정제립, 양견수정십삼월, 봉위수국공, 즉복이교.
【40】선종즉무종숙야. 무종기탄지, 침우궁측, 환자구공무비곤발위승. 상참염관제안, 안일일예계지사왈: 「당유이인지차, 금잡어, 지횡사, 공루불법.」 명일, 행각수인래례, 안령유나고위안치, 례수타등, 인어제왈: 「시지의, 무체니반.」 촉령불법후사. 거위강릉소윤, 무종붕, 재신영립지, 대흥불교언.
【41】자위자로왈: 「포호풍하, 사이무회.」 주: 도박왈포, 도섭왈풍, 여풍궤연. 시, 야우, 청색일각.
【1】진종 함평 원년에 조서를 받들고 들어가 우가승록을 지내다가 얼마지 않아 좌가승록으로 자리를 옮겼다.
【2】《승사략》의 자서에서 말하였다. 「태평흥국 초기에 칙서를 받들어 동사에 거처하며 책을 펼쳐 보는 등 여가가 많았기에 마침내 문제를 수립하고 일의 유형들을 찾아 구하였으니, 부처님의 탄생에서 시작하여 교법이 널리 퍼진 일과 삼보를 주지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들의 시말을 하나 같이 모두 정리하여 3권으로 묶었으며, 대개 배자야의《송략》에서 취한 것은 목차를 흉내낸 것뿐이다.」
【3】이미 그 승사를 간략히 하였는데 또 어찌 사건들의 잡다한 단서를 구하여 세 가지 교법을 총괄적으로 논하려는 것인가?
【4】《조정》에서 말하였다. 「내가 잃은 것이 아니나 나로부터 그것이 회복되었으면 중흥이라 하니, 마치 왕이 중간에는 어려움을 겪다가 다시 발흥한 경우와 같은데, 주나라의 선왕과 한나라의 광무제의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 불도가 동쪽으로 점차 나아오다 삼무의 파괴를 경력하였으나 덕업이 성대한 종사들이 있어서 이 도를 이끌었기에 불법이 중흥하였던 것이다.」
【5】십과의 학이다.
【6】불법이 근본적으로 비롯하여 일어난 유래이다.
【7】《화엄경》의 현담에 이르기를 「‘마이’는 이곳 말로 하면 행모인데 논장에 의지하여 행이 이뤄지는 까닭으로 곧 행을 낳게 하는 모인 것이다」라 하였다. 또《사분율》에 이르기를 「법도 알고 율도 알고 마이도 안다」 하였다. 법을 안다는 것은 경장을 잘 지니는 것이니 아난 등과 같은 이요, 율을 안다는 것은 율장을 잘 지니는 것이니 우바이 등과 같은 이요, 마이를 안다는 것은 교화에 뛰어나고 교리를 잘 다루는 것이니 가섭 등과 같은 이다.
【8】물에 빠진 이를 가엾이 여겨서 구제하는 것을 섭이라 하고, 염려하여 다독거리는 것을 수라 한다.
【9】만약 삼교가 나란히 행해지며 어긋나지 않으면 비록 한 사람이 높은 곳에 자리하여 있더라도 그 위태로움이 어찌 위기이겠는가. 판은 위기이다.
【10】《노자》에 이르기를 「만물을 양육하나 주재하지는 않으니 이것을 일컬어 현덕이라 한다」 하고는 주석에, 재는 주관함이라 하였으니 만물을 길러 양육하지만 주재하지는 않음을 말한다. 오제 이전에는 제왕들이 모두 무위자연의 도리로써 천하를 다스렸다.
【11】사마천의 자는 자장으로《사기열전》을 지었다.《시경》이 이르기를 「군자가 아득히 올라」 하였으니 제는 높은 곳에 오름을 말한다.
【12】아홉 부류란, 첫 번째가 유가로서 요임금과 순임금의 도를 본받아 서술하여 밝히고 문왕과 무왕을 본받아 그 법을 밝히며 중니를 종조로써 숭앙하는 자들이다. 두 번째는 도가로서 맑고도 공허함을 스스로 지키고 낮고도 연약함을 스스로 유지하니, 이는 인군남면의 언설로써 요임금의 극양(자기의 마음을 눌러 남에게 겸양함)과《주역》에서의 겸겸(남에게 겸양하는 상)을 합한 것이다. 세 번째는 음양가로서 일월성숙의 천문이치에 삼가 순종함으로써 백성들에게 알맞은 시기를 주는 자들이다. 네 번째는 법가로서 공 있는 사람은 반드시 상주고 죄 있는 사람은 반드시 벌줌으로써 예법과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명가로서 이름과 지위가 같지 않고 예법도 또한 수리가 다르니 명위를 바르게 나열함으로써 일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묵가로서 평등하게 사랑한다는 뜻을 추앙하여 경로와 포시를 행하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종횡가로서 당권수제하여 마땅히 명은 받고 사는 받지 않음을 말한다. 여덟 번째는 잡가로서 유가와 묵가를 겸하고 명가와 법가를 합하였으니 나라의 큰 가닥만 안다면 다스림에 있어 꿰뚫지 않음이 없다. 아홉 번째는 농가로서 모든 곡식을 기르며 밭 갈고 뽕 치는 것을 권하여 먹거리와 입거리를 풍족하게 하는 것이다.
【13】반고의 자는 맹견으로《한서‧예문지》를 지었다.
【14】기울이다 또는 회전시킴이다.
【15】《논어》에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이다. 풀에 바람이 가해지면 반드시 쓰러진다」 하고는 주석에, 상은 상과 같은데 가해짐(가)이라 하였다.
【16】흡은 새의 날개 깃이 모여 무리를 이룬 것과 같다.
【17】옛말에 어리석은 자 셋이 지혜로운 이 하나를 이긴다 하였다.
【18】《주역》에 이르기 「하늘 아래 부지런히 힘씀을 이룬다」 하고는 주석에, 게으르지 않다는 뜻이라 하였다.
【19】돌이킴이다.
【20】또 이르기를 「군자는 종일토록 쉼이 없다」 하고는 주석에, 하늘의 도가 스스로 굳세어 쉬지 않는 모습이라 하였다.
【21】장은 아니라는 것이다.《시경》에 「점술로는 길함을 말하지만 결국에는 영원히 그렇지 않다」라 하였다.
【22】부분적인 비유이다.
【23】「그대는 무슨 힘이 있어 정법을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겠는가?」라고 하는 질문에 답한 것이다.
【24】술은 경학으로《시경》이나《서경》이니, 서적을 불태우고 유생들을 매장함을 말한다.
【25】탁발도이다.
【26】불법을 비방하고 사문을 무고함이다.
【27】마치 그림자가 형상을 좇는 듯이 보좌하여 도움이다.
【28】최호는 구겸지를 믿고 중히 여겨 그의 도를 받들었다. 최호는 부처님을 좋아하지 않아 위나라 군주에게 말하여 폐지하게 하였는데, 구겸지가 먼저 악질을 얻어 죽고 연이어 최호는 나라의 나쁜 점을 폭로하였다가 주살 당하였으니, 최호와 구겸지의 두 집안은 5족이 모두 멸족 당했다. 탁발도는 교학을 폐지하고 승려들을 주살하였는데 승려 담시가 왕궁의 문안으로 들어오자 탁발도가 영을 내려 그의 목을 치게 하였으나 베어도 상처가 나지 않았으며 또 우리 속의 호랑이에게 먹이게 하였더니 호랑이가 엎드린 채 일어나지 않았다. 탁발도가 죄과를 후회함에 담시가 그를 위해 설법하고 인과를 분명하게 분별하여 주었더니 탁발도가 크게 부끄러움과 두려운 마음을 내었으며 마침내 문둥병에 걸렸는데, 그 허물이 두 사람에게서 비롯하였다 하여 곧 두 집안을 멸족시켰다. 주나라 무왕은 성격에 투기가 심하여 말하기를 「유교와 도교는 이 나라에서 받들고 따르던 것이요 불교는 뒤에 전래된 것이므로 짐은 불교를 세우지 않고자 한다」 하고는 도사 장빈지에게 명하여 사문 지현과 우열을 가리게 하였더니 장빈지가 승리하지 못하자 마침내 도교도 함께 혁파시켰는데, 그러자 문둥병이 발병하여 얼마지 않아 죽었다. 부처님의 법을 멸하고 받은 그러한 죄과는《명보기》에 보인다. 당나라 현종은 어려서부터 부처님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즉위해서는 도사 조귀진 등을 불러 궁궐 안에서 선록을 받았다. 또 형산도사 유현정을 불러들여 광록대부로 삼아 숭현관에 보직하게 하였고, 학사 등원초 등은 부처님을 배척하고 훼멸하였으며, 황제는 마침내 사찰을 폐지하고 불상을 없애더니 얼마지 않아 금단에서 독약의 기운이 배어나와 죽었다. 여러 도사 등이 징험을 당한 것은 별도의 기록에 상세히 기재하였다고 한다.
【29】노자는 세 가지 보물이 있다 하였으니, 첫 번째가 자비요 두 번째가 검약이요 세 번째가 천하에 앞서지 않음이다.
【30】어그러짐이요 어긋남이다.
【31】비록 잠시 훼멸과 배척을 당했음에 삼교에 있어서는 작은 손실이었지만 훼방하던 자들은 실로 커다란 해악을 입게 되었다.《사십이장경》에 이르기를 「어떤 사람이 부처님을 욕하자 부처님은 묵묵히 대꾸하지 않았는데 욕이 그치자 물어 가로되 ꡔ그대가 예의로써 다른 사람을 따르는데 그 사람이 그 예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례가 그대에게 돌아가는가?ꡕ 하니 대답하기를 ꡔ돌아가나이다ꡕ 하기에 부처님께서 말하기를 ꡔ지금 그대가 나를 욕하였는데 내가 이제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그대는 스스로 재앙을 지닌 채 그대의 몸으로 돌아가리다ꡕ 했다」고 하였다.
【32】《논어》에서 말하였다. 「군자의 허물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기에 허물이 있으면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보게 되고 고쳐지면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숭앙하게 된다.」
【33】《서경》의 서문에서 말하였다. 「노공 왕여는 경제의 아들인데 궁실을 건축하기 좋아하여 공자의 옛 저택을 허물어 그의 거처를 넓히다가 벽에서 경서를 발견하였다. 공자의 13대손인 공양이 경서를 좋아하여 박학하였는데 진나라의 법이 준엄함을 두려워하여 공자의 옛 저택 벽 속에《공자가어》《효경》《상서》《논어》등을 숨겨 두었음에 왕여가 집을 허물다 그것들을 얻어서는 모두 공양 자손의 나라에 돌려보냈다.」
【34】양웅과 사마천은 대덕과 대성의 이대로서 세상에서는 대대와 소대라 일컫는다.
【35】《한서》에 「양성에는 초류가 없다」 하였는데, 다시 살아 있어 음식을 먹을 자가 없음을 말한다. 음은 초(초)이며 ‘깨물다’이다.
【36】양나라 무제 때 도교를 버리고 불교를 섬기는 조서가 있었다.
【37】‘탁발’은 후위 왕족의 성씨다. 북방 사람들은 땅을 일컬어 ‘탁’이라 하고 별을 일컬어 ‘발’이라 하는데, 위나라의 선조는 황제로부터 나왔기에 토덕으로 왕이 되었다 하여 ‘탁발’이라 한 것이다.
【38】탁발도는 문둥병이 발병하여 죽자 손자 문성제 탁발예가 즉위하여 불교를 중흥시켰다.
【39】주나라 무왕이 악질로 죽고 정제가 즉위하자 양견이 정치에 참여한지 13개월만에 수국공에 책봉되어 즉각 도교와 불교를 회복시켰다.
【40】선종은 곧 무종의 숙부이다. 무종이 그를 꺼렸는데 궁실의 뒷간에 빠져 있던 것을 환관 구공무가 머리를 깎여 승려가 되게 하였다. 일찍이 염관 제안과 함께 하였었는데, 제안이 하루는 지사에게 미리 경계시켜 이르기를 「어떤 이인이 여기에 도착하면 잡다한 말을 금하고 제멋대로 대하지 말라. 불법에 누를 끼칠까 두려울 뿐이다」 하였다. 다음 날 행각승 몇 사람이 예방하거늘 제안이 위나를 시켜 높은 자리로 모시게 하고 그 예우가 다른 이들과는 달랐으며, 그런 인연으로 제에게 말하기를 「시기가 올 것이오니 진흙 속에서 몸을 서리고 계시는 것이 그리 지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며 불법에 관한 뒷일을 부탁하였었다. 얼마 후 강릉소윤이 되었는데 무종이 죽자 재상과 신하들이 그를 맞아들여 즉위시키니 불교를 크게 일으켰다.
【41】공자께서 자로에게 이르기를 「맨손으로 호랑이를 쳐죽이고 걸어서 황하를 건넘에 죽어도 후회가 없다 하였는데…」라 하고는 그 주석에, 맨손으로 때리는 것을 폭이라 하고 걸어서 건너는 것을 풍이라 하였으니 마치 안석에 의지함과 같이 그렇게 함이다. 시는 야생소로서 푸른색에 뿔이 하나이다.
ꊸ 상태재문공자성인[1]
태재비문공자왈: 「부자성인여?」 대왈: 「구야, 박식강기, 비성인야.」 우문: 「삼왕성인여?」 대왈: 「삼왕선용지용.[2] 성, 비구소지.」 우문: 「오제성인여?」 대왈: 「오제선용인의. 성, 비구소지.」 우문: 「삼황성인여?」 대왈: 「삼황선용시정.[3] 성, 비구소지.」 태재대해왈: 「연칙숙위성인호?」 부자동용유간, 왈: 「구문, 서방유성자언, 불치이불란, 불언이자신, 불화이자행, 탕탕호, 인무능명언.」 거사이언, 공자심지불위대성야, 시연미승고, 묵이식지, 유기고거. 연, 미득창언기치의.
태재 비가 공자에게 물어 말하기를 「그대는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나는 널리 알고 잘 기억할 뿐 성인은 아닙니다」 하였다. 또 묻기를 「삼왕은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삼왕은 지혜와 용기를 잘 활용하였습니다만 성인인지는 내가 알지 못합니다」 하였다. 또 묻기를 「오제는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오제는 인의를 잘 활용하였습니다만 성인인지는 내가 알지 못합니다」 하였다. 또 묻기를 「삼황은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삼황은 시기적절한 정치를 잘 활용하였습니다만 성인인지는 내가 알지 못합니다」 하였다.
태재가 크게 놀라며 말하기를 「그러면 누가 성인입니까?」 하니 공자가 점잖게 자세를 고치고 조금 있다가 이르기를 「내가 듣건대 서방에 성자가 있다고 하는데, 다스리지 아니하여도 어지럽지 않고,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믿으며, 교화하지 않아도 스스로 행하니, 광대하고도 광대함에 사람들이 능히 이름할 수 없다 합니다」 하였다. 이 말에 의거하면 공자는 부처님이 큰 성인 됨을 깊이 알고 있었는데 때의 인연이 아직 오르지 않았던 까닭에 묵묵히 그것을 알고만 있다가 기회가 있기에 들먹였던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 이치를 드러내어 말하지는 못했다.
【1】찬녕《서방성인론》운: 「상, 송야. 태재명영, 자탕.」
【2】여탕벌하, 무왕벌주지류, 시선용지용야.
【3】중고삼황, 복희‧염제‧황제야. 복희화팔괘, 지천문고, 위천황; 염제교가색, 상지의고, 위지황; 황제작궁실‧조주거, 용간과교정벌고, 위인황. 차위용시정야.
【1】찬영의《서방성인론》에 이르기를 「상은 송나라이다. 태재의 이름은 영으로 자는 탕이다」라 하였다.
【2】여탕이 하나라를 정벌하고 무왕이 주왕을 정벌한 경우가 지혜와 용기를 선용한 것이다.
【3】중국의 고대 삼황은 복희씨와 염제씨 및 황제씨이다. 복희는 팔괘를 그려서 천문을 알았던 까닭에 천황이 되었으며, 염제는 농사를 가르쳐 땅의 이로움을 살폈던 까닭에 지황이 되었으며, 황제는 궁실을 짓고 배와 수레를 만들었으며 병기를 사용하여 정벌하는 법을 가르쳤던 까닭에 인황이 되었으니, 이것이 시기적절한 정치를 잘 활용하였음이 된다.
ꊹ 제현송구
◉ 방거사송
단자무심어만물,    하방만물상위요?
철우불파사자후,    흡사목인견화조.
목인본체자무정,    화조봉인역불경.
심경여여지차시,    하려보제도불성?
그대다만 스스로가    만물에다 무심하면,
오만물건 에워싼들    그무엇이 방해런가.
무쇠소는 사자포효    눈깜짝도 하잖느니,
그는마치 나무사람    꽃과새를 보는듯이.
나무사람 본디부터    정이란것 없을지니,
그사람을 마주쳐도    꽃과새는 놀라잖네.
마음경계 변함없기    다만이와 같을지니,
이리하면 보리도를    어이하여 근심하리.
◉ 굉지선사성병승
방구회론실가상,    경년독와열반당.
문무과객창무지,    로유한회석유상.
병후시지신자고,    건시다위별인망.
노승자유안한법,    팔고교전총불방.
오랜벗과 푸는회포    실로가히 맘아프니,
해지나도 그저홀로    열반당에 누웠도다.
과객하나 발길없고    창살만이 쓸쓸하며,
화로속엔 흰재만이    자리위의 서리같네.
병든후에 그제서야    몸괴론줄 알았으니,
건강할때 부지런히    남을위해 바쁠지라.
나에게는 본디부터    편히쉬는 법있으니,
여덟고통 들볶아도    도무지가 자유롭네.
◉ 동산화상자계
부구명리불구영,    지마수연도차생.
삼촌기소수시주?    백년신후만허명.
의상파처중중보,    량식무시선선영.
일개환구능기일?    위타한사장무명.
아무명예 구하잖고    아무영광 구하잖고,
그저다만 인연따라    이한삶을 건넬지니.
세치기운 사라지면    그누구가 주인인가,
평생몸을 버린후에    부질없는 헛된이름.
옷가지는 떨어진곳    거듭거듭 꿰매입고,
먹을양식 없을때는    두루두루 엮어가리.
구름같은 몸뚱이는    능히몇날 가겠는가,
그것위해 헛된일로    무명만을 길렀구나.
◉ 령지율사면주지[1]
심차말법실비상,    불법무인득주장.
미해독문선좌강,    부증행각편승당.
장전토원여광구,    공복고심사아양.
봉권후현휴계차,    면교지옥고시장.
가슴들이 탄식할새    이내말법 슬프나니,
그누구도 불법들어    펼치지를 않는구나.
글귀한줄 읽지않고    앞에나서 강설하고,
행각일보 딛지않고    은근슬쩍 당오르네.
돈싸들고 절구함은    미친개나 진배없고,
텅빈배에 교만함은    벙어리양 그것일세.
권하노니 후현들은    이런짓좀 그만두어,
지옥에서 받을고통    조금이나 줄여보소.
◉ 면학도
청교참선축외심,    미상회수일침음.
안광욕락전정암,    시각평생착용심.
교법듣고 참선함에    마음놈은 겉노나니,
언제한번 고개돌려    음미조차 않았구나.
지친눈빛 내려앉자    그앞길이 캄캄하니,
그제서야 한평생을    그릇되게 지냈음을.
◉ 불안선사십가행중삼절
1. 례 배[2]
예불위제교만구,    유래신업획청량.
현사유어감귀경,    시여비타사리장.
부처님께 하는예배    교만벗기 위함이니,
그로인해 몸의업은    청정함을 얻는것을.
현사말씀 법다움에    귀의하여 공경하면,
다름아닌 네자신이    이참사참 얻을지니.
2. 경 행[3]
석상림간조도평,    재여무사략경행.
귀래시문동심려,    금일여하작마생?
반석위로 숲사이로    새지난길 평탄하니,
공양끝에 한가할새    맘가벼이 거니노라.
돌아와선 마음맞는    도반에게 물어보길,
오늘하루 그무엇을    어찌하고 어찌했나.
3. 송 경
야정갱심자송경,    의중무뇌수마성.
수연암실무인견,    자유룡천측이청.[4]
고요한밤 삼경깊어    홀로앉아 경전외니,
뜻가운데 번뇌없고    잠귀신은 달아나네.
그리비록 어둔방에    보는이가 없다하나,
용과하늘 거기있어    귀기울여 듣는다네.
◉ 령암석각 면승간병
사해무가병비구,    고등독조파상두.
적요심재신음리,    죽약수인장도류.
병인이득생번뇌,    건자장회측은심.
피차몽신안가보?    노승서게시총림.
넓은사해 집도없이    병든몸의 사문비구,
외론등불 닿는곳은    헤진침상 머리맡쯤.
적적한맘 있는곳은    가느다란 이신음속,
미음과약 구하느니    다름아닌 도류도반.
병든사람 걸핏하면    번뇌망상 생기나니,
건강한자 그대들이    측은지심 품을지다.
저도이도 꿈같은몸    어찌가히 보존하리,
노승이쓴 게송주어    총림에다 내보이네.
◉ 진정문선사송
체발인경설만도,    방지세월불상요.
도생탈사근성불,    막대명조여후조.
머리깎다 칼날위로    쌓인눈에 문득놀라,
그제서야 이세월이    넉넉잖음 알게되다.
생과사를 벗어나서    힘써부처 이룰진정,
내일이나 모레아침    기다리지 말지니라.
◉ 자수선사훈동행[5]
세체분분몰료기,    공문득입시편의.
직수일야상정진,    막지로로공과시.
소향예배막총총,    목도심존대성용.
참회다생진구죄,    원승법수세심흉.
야요학서야념경,    출가심지요분명.
타년원정방포일,    사사림시총현성.
일등출가위제자,    사사여사재당친.
첨향환수수근신,    자유룡천감조인.
랑하봉승수문신,    문전과객요상호.
출가체태의겸양,    막학우인례수무.
출가부단훈화주,    왕재가람지상행.
도노심전여미정,    보제종자역난생.
막설타인단여장,    설래설거자초앙.
약능폐구심장설,    변시안신제일방.
색신건강막탐면,    작무신근요향전.
불견대방로행자,    조사의발시거전.
향적주중호용심,    오호룡상재총림.
첨성망월수신고,    수신인심과역심.
상주분호불가투,    일생만배공난수.
저두려각분명견,    불지여금소미휴.[6]
가사정추의애석,    사시수파안정간.
막장자의호포척,    용자수지성자난.
제료공과요정근,    소지전다막염빈.
사중약능상근절,    신심방시출가인.
권수상교불가위,    추호비시출가아.
조인타면수개식,    도저요인불시치.
출가언행요상응,    전전상여리박빙.
수시미제수여발,    직교거취변여승.
세상도리 분분하여    마칠기약 없다하니,
빈문안에 드는것이    마땅하고 옳으리다.
모름지기 밤낮으로    항상정진 할지언정,
그저앉아 끙끙거려    괜히시간 허비말라.
향사르고 예배하되    급한마음 멀리하고,
눈에담고 맘에담되    참모습을 대한듯이.
많은생애 티끌때로    찌든죄를 참회하고,
원하건대 법물줄기    얻어마음 씻으리다.
또한글을 늘배우고    또한경전 늘외워서,
출가하는 마음바탕    분명해야 할지니라.
다른날에 머리깎고    한벌가사 걸치는날,
일마다에 임해서는    드러나서 이루리다.
한결같이 출가하여    불제자가 되었으면,
어버이를 섬기듯이    스승님을 섬길지라.
향덧피워 물갈때는    모름지기 부지런히,
용과하늘 거기있어    살펴비춰 줄것이다.
복도에서 스님뵈면    모름지기 안부묻고,
문앞으로 지나는객    서로불러 인사하라.
출가한이 몸의태도    응당겸양 할것이니,
못난이의 예절법도    배우지를 말지니라.
출가하여 매운채소    술을끊지 않는다면,
가람위를 걷는걸음    헛되고도 헛되리다.
늙도록에 마음밭이    깨끗하지 못하다면,
보리종자 생겨나기    어렵고도 어려우리.
다른이의 장단점은    말하지도 말것이니,
그런얘기 오고가다    재앙만을 초래하리.
만약능히 입을닫고    혀를깊이 숨긴다면,
그것바로 몸편안한    제일방책 일것이다.
이색신이 건강할때    수면탐치 말것이고,
일할때는 더욱힘써    앞장서서 나아가라.
방앗간의 노행자를    그대보지 못했던가,
조사의발 바로그가    전수받아 갔느니라.
향적주의 가운데로    좋게마음 쓸것이니,
다섯호수 용코끼리    총림속에 있느니라.
별을보고 달을봄이    비록힘은 들지라도,
모름지기 깊은원인    그결과도 그러하리.
상주물은 털끝만도    훔치지를 말지니라,
날마다에 만배불어    다갚기가 어려우리.
돼지머리 나귀다리    그대분명 보았으리,
부처님의 땅을쓺에    지금까지 쉬지못해.
집안일의 좋고나쁨    응당마음 둬야거늘,
사용할땐 모름지기    정신차려 볼지니라.
방자한뜻 가지고서    내던지지 말것이니,
쓰는자는 모름지기    이룬자를 생각하라.
모든요사 공양함에    자세하고 부지런히,
마당쓸고 차내는일    찡그리지 말지니라.
모든대중 섬기기를    삼가하고 절실하면,
그런몸과 그런맘이    바로출가 한이로다.
주먹으로 사귀는일    그대할바 아닐지니,
거칠고도 난폭함은    출가인이 아니로다.
다른이가 침뱉으면    그저얼굴 씻을지니,
넉넉한남 이루는일    어리석음 아니로다.
출가한이 말과행동    상응함이 필요하니,
조심스레 하여감이    항상엷은 얼음밟듯.
비록수염 머리털을    깎지않고 있더라도,
행동거지 하나하나    승려같이 할지니라.
◉ 굉지선사시중
호리신분진소년,    수행막대빈모반.
사생사대의수각,    지옥시장기등한?
도업미성하소뢰,    인신일실기시환?
전정흑암로두험,    십이시중자착간.[7]
호리들녘 새무덤도    모두젊음 이었으니,
수행하며 귀밑머리    반백될날 기약마라.
죽고사는 이한큰일    모름지기 깨우치라,
지옥시절 장구하니    어찌등한 하오리까.
애써도업 못이루면    그무엇에 의지하리,
사람의몸 한번잃고    언제다시 돌아오리.
놓인앞길 캄캄하고    길머리는 험하기만,
하룻나절 가운데서    착심하여 구할지라.
◉ 전법게[8]
가사정대경진겁,    신위상좌편삼천,
약부전법도중생,    필경무능보은자.
내가설령 부처이고    티끌만큼 겁을지나,
이내몸을 침상삼아    삼천대천 편력해도,
만일법을 전해받아    중생제도 못한다면,
필경에는 털끝만도    은혜보답 못하리니.
◉ 황벽선사게
진로미탈사비상,    긴파승두주일장.
불시일번한철골,    쟁득매화박비향?
속된수고 못벗은일    보통일이 아니러니,
줄머리를 당겨잡고    한바탕을 해볼거나.
한차례의 독한추위    뼈속까지 닿잖으면,
어찌매화 코찌르는    향기뿜어 낼것인가.
◉ 보은법연선사송[9]
가인수기나소두,    파득금⥁삽변휴.
대체환타기골호,    부도홍분야풍류.
어여쁜이 잠자리서    게으른듯 머리빗고,
금비녀를 잡아꼽곤    돌아앉아 쉬느니라.
대체로는 저기골이    어여쁨에 돌리나니,
연지분이 없더라도    또한풍류 아니런가.
【1】안주도덕, 집지교화. 우주어진성, 지이불실.
【2】《업보차별경》운: 「예불일배, 획십종공덕: 일, 득묘색신; 이, 출어인신; 삼, 처중무외; 사, 불소호념; 오, 구대위의; 육, 중인친부; 칠, 제천애경; 팔, 구대복덕; 구, 명종왕생; 십, 속증열반. 일배상여시, 황다배호?」
【3】률: 「불청경행, 경행유오리: 일, 감원행; 이, 능사유; 삼, 소병; 사, 소음식; 오, 득정구주.」
【4】석, 개산.안선사, 정중견, 이승선담불법, 천룡공청, 후담세체, 귀신소적. 선악소연, 기가추행야?
【5】이십게중초출.
【6】률운: 「부득도상주재물. 상주, 여독약, 독약유가료, 도상주물, 무능구제. 상주자, 체통십방, 유국본처, 불가분용.」《선생경》운: 「병인, 상주물대용, 당십배환지. 여불병인, 절막개야.」《대집경》운: 「단중승소식지물, 부득첩여일체속인, 약자비용, 차죄, 중어무간옥보.」 당개원중, 모뢰처생자, 저두상비, 어시려각, 면유삼행자운: 「전생, 어개원사차전삼천문‧포일단불환, 고획차보.」 자사이문, 칙명모채, 어개원사소지, 우령제사문벽화형징후. 유인시왈: 「감차모채이인류, 비용승전업보수. 양편어시겸상비, 일쌍려각대저두. 전생자작무지죄, 불지여금소미휴. 위보후래탐물자, 승전불용고래추.」
【7】간, 구야.
【8】출《지론》.
【9】직거본분, 부차신훈.
【1】도덕에 편안히 머물며 교화하는 일을 꾸준히 지켜나감이다. 또는 참된 성품에 머물어 지켜나감으로써 잃지 않음이다.
【2】《업보차별경》에서 말하였다. 「예불 때 올리는 절 한 번에 10가지 공덕을 얻을 수 있다. 첫째는 묘색신을 얻음이요, 둘째는 말을 하면 사람들이 믿음이요, 셋째는 대중 가운데 거처함에 두려움이 없음이요, 넷째는 부처님이 호념하는 바가 됨이요, 다섯째는 커다란 위의를 갖춤이요, 여섯째는 대중들이 친근하게 붙좇음이요, 일곱째는 모든 하늘신들이 경애함이요, 여덟째는 커다란 복덕을 갖춤이요, 아홉째는 명을 마침에 왕생극락함이요, 열째는 속히 열반을 증득함이다. 절 한 번도 오히려 이와 같거늘 항차 절을 많이 함이랴!」
【3】율장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경행을 허락하심에 경행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으니, 첫째는 멀리 다님을 감당할 수 있음이요, 둘째는 능히 사유할 수 있음이요, 셋째는 병이 적어짐이요, 넷째는 음식을 소화시킴이요, 다섯째는 선정을 얻으면 오래도록 머물 수 있음이다.」
【4】옛날에 개산 안선사가 선정 중에 보니, 두 스님이 먼저 불법에 대해 담론함에 천룡들이 함께 들었으며 후에 세간의 도리에 대해 담론하니 귀신들이 자취를 쓸어 없앴다. 선과 악이 이렇듯 분명하니 어찌 가히 제멋대로 행동하겠는가.
【5】20수의 게송 가운데 가려 뽑은 것이다.
【6】율장에 이르기를 「상주재물을 도적질하지 말라. 상주물이란 독약과도 같은데, 독약은 오히려 치료할 수 있으나 상주물을 도적질하면 구제할 길이 없다. 상주란 것은 그 실체는 시방으로 통하더라도 오직 본디 있는 장소에 국한된 것이며 나누어 쓸 수도 없다」 하였다.《선생경》에 이르기를 「병든 사람이면 상주물을 빌려쓰고 응당 열 배로 갚을 것이며, 그 나머지 병들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손대지 말라」 하였다.《대집경》에 이르기를 「단지 대중스님이 먹을 음식이라면 쉽사리 어떠한 속인에게도 주지 말 것이며, 만약 스스로 쓴다면 그 죄는 무간지옥의 과보 보다 더 무거울 것이다」 하였다. 당나라 개원 연간 중에 모뢰의 아내가 아들을 낳았는데 돼지 머리에 코끼리 코를 하였고 물고기 뺨에 당나귀 다리를 하였으며 얼굴에는 석 줄의 글자가 있었는데 이르기를 「전생에 개원사에서 빌린 돈 3천문과 베 1단을 갚지 않은 까닭에 이러한 과보를 얻었다」라 하였다. 자사가 이 사실을 아뢰니 칙서를 내려 모채라 이름하게 하고 개원사에서 땅을 쓸게 하였으며, 또한 영을 내려 모든 사찰의 문에 그 형상을 그려 후인들에게 징계토록 하였다. 어떤 사람이 시를 지어 말하기를 「오호라! 모채가 사람의 무리와 다른 것은, 승가의 돈을 쓰고 그 업보를 갚음이로다. 두 쪽의 물고기 뺨과 코끼리 코, 한 쌍의 나귀 다리에 돼지 머리를 이고 있네. 전생에 스스로 알지 못하는 죄를 지었다가, 부처님 땅에서 지금 같이 땅을 쓸며 쉬지 않는구나. 후에 물건을 탐내는 자들을 위하여 알리나니, 승가의 돈은 쓰지 않더라도 예로부터 추징한다 하였네」라고 하였다.
【7】간은 구함이다.
【8】《지론》에 나온다.
【9】바로 본분에 의지할 뿐 신훈을 빌지 않는다.

부   록

ꊱ 전 기
◉ 초야차지난
석, 외국산사, 유년소비구, 매송《법화》. 상어사외경행, 홀우나찰녀귀, 변위부인, 래요비구, 비구피혹, 수여지통. 통후, 신혼무각, 귀부비행, 욕반본처장담, 종일가람상과, 비구재귀배상, 문송《법화》, 인즉소성, 심암송지, 귀변각중, 점점근지, 기지이거. 비구문종입사, 진기본말. 연, 계거향이천여리, 제승운: 「차인범중, 불가동지.」 유일상좌운: 「위귀소혹, 비시자심, 기능탈면, 현경위력, 가주사령참.」 후우향신, 내발견지.
옛날 외국의 산사에 나이가 어린 비구가 있었는데 매번《법화경》을 암송하였다. 일찍이 절 밖을 경행하다가 홀연히 나찰 여자귀신을 만났는데, 부인으로 변하여 다가와서 비구를 홀리니 비구가 미혹되어 마침내 그와 더불어 통정하였다. 통정한 후에 정신이 혼미하여 깨어나지 못하자 귀신이 업고 날아가서 본거지로 돌아가 씹어 먹고자 하였는데, 한 가람 위를 지나가며 비구가 귀신의 등위에서《법화경》의 암송 소리를 듣고는 그로 인해 곧 조금 깨어나 마음으로 그것을 가만히 외우니 귀신이 곧 무겁게 느끼고는 점차 땅에 근접하게 되더니만 그를 버리고는 가버렸다. 비구가 종소리를 듣고는 절로 들어가 그 자초지종을 얘기하였다. 그러나 고향과는 2천 여 리 떨어져 있었음에 모든 승려들이 「이 사람은 중대한 계율을 범하였으니 같이 머물 수 없다」 하였으나 한 상좌가 있어 이르기를 「귀신의 유혹에 빠진 것이지 스스로의 마음이 아니며, 이미 능히 벗어났으니 경전의 위력을 드러낸 것이므로 절에 머무르며 참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였다. 후에 고향의 소식을 접하게 되자 이에 그를 보내 주었다.
◉ 계호용지죄
운개.지선사, 일석우제, 한월미영, 연좌방장, 장급이고, 홀문포구지취, 아유가쇄지성, 개호시지, 모불상류, 하가대삭, 가상화기이부멸. 립방장지전, 이가미의어문곤, 지왈: 「여시수야, 갈고여차?」 가하인왈: 「아, 전주당산수옹야.」 지대경왈: 「공거차산, 원우일신, 도풍원파, 의비사선, 부족처지, 운하약시?」 옹왈: 「아수도이십년, 불호용화사공승지물, 후조승당, 호용승공, 유미전설, 수고지차.」 지왈: 「작하방편, 가면?」 옹왈: 「망이자비, 회매승당, 전원중공.」 지왈: 「침구지사, 이하위빙?」 왈: 「당시, 의위수조필공, 즉위전설, 무하지사. 상이파롱, 성단월명목, 치고사암각상, 금행존언.」 익일, 집중예고사, 장목과재. 창매의발급승당, 수위전설, 오년급족. 후몽, 옹래사: 「뢰사지력, 행면옥고, 득생인중, 삼생후, 부위승.」 이차관지, 용승공물, 조승방옥, 원환불급, 상수차보; 당금발무인과자, 호용재리, 심절상주, 이위기유, 위여하재? 피명안인, 피호용죄, 상수고보, 황구박인, 취삼보물, 사용지죄, 기가도호?
운개 지선사가 어느 날 저녁에 비가 개이자 차디찬 달덩이가 어슴푸레 비추는 가운데 방장에 편안히 좌선하고 있었는데, 막 이경이 치려 할 때 홀연히 고기를 굽는 듯 뜸을 뜨는 듯한 냄새가 나더니 얼마지 않아 칼과 쇠고랑 소리가 들리기에 문을 열고 보니 용모가 기이하였으며, 칼을 쓰고 포승을 둘렀는데 칼 위로 불길이 일어났다가 다시 삭아들곤 하였다. 방장 앞에 서서 칼끝으로 문턱에 기대거늘 지선사가 이르기를 「너는 누구인데 어찌하여 받는 고통이 이와 같은가?」 하니 칼을 쓴 이가 말하기를 「나는 전에 이 산에 머물렀던 수옹입니다」 하는지라 지선사가 크게 놀라며 이르기를 「공이 이 산에 거처하여 사원이 일신되고 도풍이 멀리까지 전파되었기에 생각건대 사선천이 아니면 족히 거처할 수 없을 것이거늘 어찌하여 이와 같습니까?」 하니 수옹이 이르기를 「내가 도를 닦은 지 20년에 화주들이 승려에게 준 상주물을 서로 넘나들며 쓰지는 않았는데, 후에 승당을 지으며 승려들의 공물을 엇바꾸어 쓰다가 아직 충당하지 못하였기에 괴로움을 받으며 여기에까지 이르렀습니다」 하였다. 지선사가 이르기를 「어떤 방편을 쓰면 고통을 면할 수 있겠습니까?」 하자 수옹이 이르기를 「원하건대 자비스런 마음으로 승당을 다시 매각하여 대중의 공양물에 원만히 충당하여 주십시오」 하기에 지선사가 이르기를 「아주 오래된 일이라 무엇으로써 증명이 되겠습니까?」 하니 이르기를 「당시 생각으로는 조성하는 일을 마치고는 곧 채워 넣으려 하였는데 느닷없이 죽게 되었습니다. 일찍이 깨어진 대바구니에 단월의 명목을 넣어 창고의 벽장 위에 놓아두었는데 지금까지 다행히 있을 것입니다」 하였다. 다음날 대중을 모아 창고의 벽장에 이르니 대장이 과연 있었다. 의발과 승당을 경매하여 충당하게 하였더니 5년만에 충족되었다. 후에 꿈을 꾸니 수옹이 와서 사례하며 「선사의 힘을 입어 다행히 지옥의 고통을 면하고 사람 가운데 태어남을 얻어 3생 후에는 다시 승려가 될 것입니다」 하였다.
이로 보건대 승려의 공양물을 이용하여 승당의 방을 짓고는 돌려주려 하였으나 그렇게 하지 못하였음에도 오히려 이와 같은 과보를 받거늘, 지금에 인과를 무시하는 자가 재물과 이익 됨을 넘나들며 사용하고 심지어 상주물을 도둑질하여 자기의 소유로 삼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저 밝은 눈을 가진 자도 오히려 고통스러운 과보를 받거늘 하물며 갖가지 번뇌에 속박된 사람이 삼보의 상주물을 취하여 사사로이 쓴 죄는 어찌 벗어나겠는가.
우동산.연공, 행업고결, 자동산천지오봉, 견화저, 여동산방장소용무이, 수위기권왈: 「막시동산방장지물호?」 권왈: 「연! 피차상주, 무리해고, 장지의.」 사왈: 「여배무식, 안지인과유호용죄?」 급령송환.
또 동산 연공은 행업이 고결하였는데, 동산으로부터 오봉으로 옮겨와서 부젓가락이 동산의 방장에서 사용하던 것과 다름이 없음을 보고는 마침내 그의 권속에게 말하기를 「동산 방장의 물건이 아닌가?」 하니 권속이 이르기를 「그렇습니다. 피차가 상주물임에 이익되고 해 됨이 없을 것 같기에 가지고 왔습니다」 하는지라 선사께서 이르기를 「너희들은 아는 바가 없으니 어찌 인과에 엇바꾸어 사용한 죄가 있음을 알겠는가」 하며 급히 돌려보내게 하였다.
◉ 변구명지보
《수신기》운: 「수현.자수측유단사구. 석, 수후출견대사위목동소상, 의기령, 이약부지, 사내거, 인명기구. 후세여, 사함주이보지, 기주경촌순백, 야유광, 가이촉백리, 위지수후주, 역왈야광주, 우령사주.」
《수신기》에 말하였다. 「수현의 사수 옆에 단사구가 있다. 예전에 수현의 제후가 외출하다가 큰 뱀이 소치는 아이에게 상처를 입는 것을 보고는 그 영묘함을 이상하게 여기고 약을 발라 주었더니 뱀이 이에 가버렸는데, 그로 인해 그 언덕을 [그렇게] 이름한 것이다. 1년 남짓 후에 뱀이 구슬을 머금고 와서 보답하였는데, 그 구슬은 직경이 1촌 남짓으로 순백색이었으며 밤중에도 빛이 나서 1백리를 밝힐 수 있었음에 ‘수후주’라 일컫고 또한 ‘야광주’ 또는 ‘영사주’라 일컬었다.」
◉ 경다언지실
고인시운: 「약불삼산상무애, 천재능소아불사. 자구출약환자사, 불여함구부중자.」 우《이원》운: 「동오.손권시, 유인, 입산우대귀, 즉속지이귀, 능작인언왈: ꡔ유불량시, 위군소득.ꡕ 인심괴지, 재출욕상오왕, 야박월리, 람선어대상수, 야자수중, 유성호구왈: ꡔ로호원서! 무사이야?ꡕ 귀왈: ꡔ금피구집, 방견팽재. 수진남산초, 불능궤아, 제갈원손박식, 필치상고.ꡕ 수왈: ꡔ약구, 여아지도, 계장안출?ꡕ 귀왈: ꡔ무다사, 화장급여.ꡕ 수적연이지. 기지, 권명팽지, 분시만거, 어유여구, 제갈각왈: ꡔ연노상, 내숙.ꡕ 헌자잉설귀수공언, 권명사벌상자귀, 립즉란.」 우유일구: 「세상공명간목‧안, 좌중담소신상‧귀.」 주: 목, 이재견벌; 안, 이불명취사. 현《장자》.
옛 사람의 시에 이르기를 「만약 삼산의 상무쑥이 아니면 천년을 능히 태워도 나는 죽지 않으리다. 입으로부터 약을 내뱉고 도리어 스스로 죽는 것은 입을 다물고 솥 가운데서 삶기는 것만 못하다」 하였으며, 또《이원》에 이르되 「동오의 손권 때 어떤 이가 산에 들어가다 큰 거북이와 마주치자 곧 그것을 묶어 돌아오니 능히 사람의 말을 하며 이르기를 ꡔ좋지 못한 때에 노닐다가 그대에게 잡혔구나ꡕ 하였다. 사람들이 매우 괴이하게 여기고는 싣고 나와서 오왕에게 바치려 하였는데, 밤에 월리에 머무르며 배를 큰 뽕나무에 매어 두었더니 밤중에 나무로부터 소리가 나와 거북이를 부르며 이르기를 ꡔ수고스럽겠구나 거북아! 아무 일 없느냐?ꡕ 하니 거북이 이르기를 ꡔ이제 잡혔으니 바야흐로 삶기게 될 것이다. 비록 남산의 땔나무를 다 태우더라도 나를 문드러지게 하지 못하겠지만 제갈씨의 원손은 박식하니 필시 서로 괴롭게 될 것이다ꡕ 하므로 나무가 이르기를 ꡔ만약 구원하고자 한다면 나와 같은 무리는 계책을 어떻게 내겠는가?ꡕ 하기에 거북이 이르기를 ꡔ많은 말을 하지 말라, 재앙이 장차 네게 미칠 것이다ꡕ 하므로 나무가 조용히 멈추어 있었다. 이윽고 도착하자 손권이 명을 내려 그것을 삶게 하며 1만 수레의 땔나무를 불살랐으나 오히려 전과 같다고 말하기에 제갈각이 이르기를 ꡔ여러 해 묶은 뽕나무를 베어다가 거북을 삶으면 곧 익혀질 것입니다ꡕ라 함에 거북을 바쳤던 자도 거북이 나무와 함께 하던 말을 얘기하거늘 손권이 명을 내려 뽕나무를 베어다 거북을 삶게 하니 곧 문드러졌다」라고 하였다. 또 한 글귀가 있으니 「세상의 공덕과 명예는 나무와 기러기의 일을 보듯하고, 앉은자리에서 담소할 때는 뽕나무와 거북의 일로 삼갈지라」 하였다. 주석: 나무는 재목 됨으로 벌목되고, 기러기는 울지 않음으로 죽음에 이른다.《장자》를 보라.
◉ 명석자지익
송왕기공부, 견자지유지, 필습취, 이향탕세과분지. 일석몽, 선성무배왈: 「여경중오자지지, 근야. 한여로의, 무가성취. 타일, 당령증참, 래생여가, 현대문려.」 미기, 과생일자, 수명왕참. 약관탁제장원, 즉기공야. 이차추지, 유자지면, 불가포살천답. 게왈: 「세간문자, 장경동, 견자수장부화중, 혹척청류매정처, 사군수복영무궁.」
송나라 왕기공의 아버지는 글자가 쓰여진 종이가 땅에 떨어진 것을 보면 반드시 거두어들여 향물로 씻은 다음에 그것을 불살랐다. 하루 저녁의 꿈에 옛 성인께서 등을 어루만지며 이르기를 「너는 내 글씨가 쓰인 종이를 공경하고 중히 여김에 매우 부지런하구나. 한스러운 것은 네가 늙어 가히 성취할 만한 것이 없음이다. 다른 날 응당 증삼으로 하여금 너의 집안에 태어나게 하여 문중을 크게 선양토록 하겠다」라 하였다. 얼마지 않아 과연 한 아들을 낳으니 마침내 왕삼이라 이름하였다. 약관에 장원으로 급제하니 곧 기공이다. 이로써 추측해 보건대 글자가 있는 종이는 버리거나 던져 놓아 밟게 해서는 안된다. 게송에 말하였다.
이세간의 모든문자    장경과도 같을지니,
보는자는 모름지기    불속에다 던지거나,
맑은물속 버리거나    땅속에다 파묻으면,
그대에게 오는복락    영원토록 지속되리.
◉ 창건옥지복
《인효권선서》운: 「석, 유위불여육만이천비구출산환부왕국, 왕어성외할지립옥, 처제비구. 유일비구, 어좌우가, 욕천작옥, 남자불허, 기가로모, 수자위지, 옥기성지, 십지개천. 비구좌중입정, 일야입화광삼매, 사현대화, 모망념언: ꡔ작옥심소, 하기박복?ꡕ 주견, 여구, 단화광중견비구, 심희, 수종생천. 석가성불, 천명미진, 하래백불: ꡔ명일, 반불급승.ꡕ 불묵연수지. 닉왕, 우견인청불, 불왈: ꡔ이수천청.ꡕ 왕자사왈: ꡔ미상견천인하시, 하연유차?ꡕ 명일, 견인후지, 불견시판. 일근오정, 역부적연, 왕칙수찬: ꡔ약무기인, 오당공지.ꡕ 일중, 천지, 료불뢰식, 단장천녀, 고제음악, 예불이주, 백왈: ꡔ시도.ꡕ 즉거수건, 중사자연개판. 행수기흘, 거수출주, 백미감로, 자연재지, 수자짐작, 중회개족. 왕견경이, 백불: ꡔ차녀, 하복내이?ꡕ 불위왕설전세위비구작옥이수. 종시생천, 구십일겁, 수출중물, 복상미종.」
《인효권선서》에 말하였다. 「옛적에 유위불이 6만2천 비구와 함께 산을 나와서 부왕의 나라로 돌아가니 왕이 성밖에 땅을 떼어 집을 세우고 모든 비구들을 거처하게 하였다. 어떤 한 비구가 좌우의 인가에 말하여 품을 사서 집을 짓고자 하였으나 남자가 허락하지 않았는데 그 집의 노모가 손수 스스로 절을 지음에 집이 완성되자 열 손가락이 모두 뚫어졌다. 비구가 그 가운데 앉아 선정에 들어가니 하루 저녁에는 화광삼매에 들어 집에 큰불이 나타나는지라 노모가 그것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말하기를 ꡔ집을 지은 지 얼마되지 않아 불이 나니 어찌 이리도 박복한가ꡕ 하고는 달려와서 보았더니 예전과 같았고 단지 불빛 가운데 비구가 보이는지라 매우 기뻐하였는데, 목숨이 다해서는 하늘에 태어났다.
석가께서 성불하자 천상의 명이 아직 다하지 않았지만 내려와서 부처님에게 말씀 드리기를 ꡔ내일은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을 바치겠습니다ꡕ 하니 부처님께서 묵묵히 그것을 받아 들였다. 익왕이 또 사람을 보내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이 ꡔ이미 하늘의 청함을 받았다ꡕ 하므로 왕이 스스로 생각하며 이르기를 ꡔ하늘사람이 내려와 베푸는 것을 아직 보지 못했는데 어찌된 연고로 이 같음이 있는가?ꡕ 하였다. 다음 날 사람을 보내 기다리게 하였으나 공양을 베푸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해가 정오에 가까웠지만 역시 거듭 고요하므로 왕이 칙령을 내려 음식을 마련하게 하고는 ꡔ만약 그 사람이 없으면 내가 응당 부처님을 공양하리다ꡕ라 하였다. 정오가 되어 하늘사람이 도착하였으나 음식을 가져오지 않고 다만 하늘여인들을 거느리고 모든 음악을 연주하며 부처님께 예배하고는 머무르며 아뢰기를 ꡔ시간이 되었습니다ꡕ 하며 곧 수건을 들자 모든 일들이 자연히 갖추어졌다. 물로 깨끗이 하기를 마치고는 손을 드니 요리를 드러나서 온갖 맛깔스러운 음식과 감로수가 저절로 땅에 있게 됨에 손수 적절히 처리하니 대중들이 모두 만족해하였다. 왕이 보고는 놀랍고 이상하게 여겨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ꡔ이 여인은 무슨 복으로 이러합니까?ꡕ 하니 부처님이 왕에게 전생에 비구를 위해 손수 집을 지은 얘기를 해주었다. 이로부터 하늘에 태어나 91겁 동안 손에서 모든 물건이 나왔으며 복락은 오히려 끝남이 없었다.」
ꊲ 계  고
◉ 득수득피
달마주소림, 경구년, 욕반천축, 내위문인왈: 「시장지의, 합각언소득?」 도부왈: 「부집문자, 불리문자, 이위도용.」 왈: 「여득오피.」 총지왈: 「아금소해, 여경희견아축불국, 일견부재견.」 왈: 「여득오육.」 도육왈: 「이아견처, 무일법가득.」 왈: 「여득오골.」 최후, 혜가출례삼배, 의위이립, 왈: 「여득오수.」
달마가 소림에 머무르며 9년을 지내고는 천축으로 돌아가려함에 문인들에게 말하기를 「때가 장차 도래하려 하니 어찌 각각 얻은 바를 말하지 않으려는가?」 하였다. 도부가 이르기를 「문자를 고집하지도 않고 문자를 여의지도 않고, 그렇게 하여 도의 쓰임으로 여길 뿐입니다」라 하였더니 「너는 나의 껍질을 얻었도다」 하였다. 총지가 이르기를 「제가 지금 깊이 아는 바는 그 기쁘기가 마치 아축불의 나라를 본 것과 같은데, 한 번 보고는 다시 보지 않나이다」라 하였더니 「너는 나의 살을 얻었도다」 하였다. 도육이 이르기를 「내가 본 곳으로는 한 법도 얻을 만한 것이 없습니다」 하였더니 「너는 나의 뼈를 얻었도다」 하였다. 최후로 혜가가 나아가 삼배로 예를 하고 자리에 의지해 서 있거늘, 이르되 「너는 나의 골수를 얻었도다」 하였다.
◉ 일마일맥
《서응본기경》운: 「보살취초포지, 차수폐목, 일심서언: ꡔ사오어차, 기골고부, 불성불, 종불기.ꡕ 천신진식불수, 천령좌우, 자생마맥, 보살일식일마일맥, 단좌육년.」
《서응본기경》에 말하였다. 「보살이 풀을 베어다 땅에 깔고 차수한 채 눈을 감고는 한 마음으로 맹세하여 말하기를 ꡔ나는 이 자리에서 살과 뼈가 마르고 썩더라도 성불하지 못하면 끝내 일어서지 않으리다ꡕ 하였다. 천신이 음식을 드려도 받지 않으니 하늘이 그 주위로 하여금 저절로 삼과 보리가 생겨나게 하므로 보살이 하루에 마 한 알과 보리 한 알을 먹으며 단정하게 6년을 앉아 있었다.」
◉ 비석점기
서주.잠산, 세칭기절이산록우승. 지공여백학도인쟁거지, 공주량.무제, 제사이인각이물지지, 선득자거지. 어시, 도인선방백학, 지공차비석장, 석선탁립, 감천용출, 지공결암안거. 왕양명시왈:
험이원불체흉중,    하사부운과태공?
야정해도삼만리,    월명비석하천풍.
서주의 잠산은 세상에서 일컫기를 기묘하여 절경이라 하는데 산기슭이 더욱 빼어나다. 지공이 백학도인과 더불어 그곳을 점거하고자 다투다가 함께 양나라 무제에게 주청을 올리니 무제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기 물건을 써서 그곳에 표식을 함에 먼저 하는 자가 그곳에 거처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도인이 먼저 흰 학을 풀어놓자 지공은 그 다음에 석장을 날리니 석장이 먼저 우뚝 세워지면서 감미로운 샘이 솟아 나오는지라 지공이 암자를 짓고 안거하였다. 왕양명의 시에 말하였다.
험난하고 평탄함은    맘에걸림 없다하니,
뜬구름이 허공가듯    그와아니 흡사한가.
고요한밤 바다물결    삼만리에 뻗쳤는데,
달은밝아 날던석장    바람결에 떨어진다.
황매천제순천.선암사시왈:
유학종성자우환,    등등수현백년간.
비공시탁천근석,    도세료탐수리환.
반탑주명화철유,    구소운진월롱산.
향평화발추무수,    원걸금단일립환.
황매천이 순천 선암사를 표제로하여 쓴 시에서 말하였다.
그윽한골 종소리는    스스로가 삼천대천,
밝은등불 등불마다    일백년을 빛을낸다.
허공날려 시험삼아    샘근원에 석장두니,
이세상을 제도함에    그저숲속 옥찾는다.
걸상머리 나앉으니    낮은밝고 꽃은얽혀,
하늘구름 걷히더니    달은산을 에워싸다.
저향평의 꽃머리는    해마다에 셀수없어,
원하건대 금단한알    얻어지녀 돌아가리.
◉ 석장해호
제승혜조재회주.왕옥산, 문호투, 이석장해지. 인성송왈: 「본자불구명, 강피명구아. 암전해양호, 장각제삼과.」
제나라 승려 혜조가 회주 왕옥산에 있을 때 호랑이가 싸우는 소리를 듣고는 석장으로 말렸다. 그로 인연하여 송을 지어 말하였다. 「본디 스스로 명예를 구하지 않음에, 명예가 억지로 나를 구하는구나. 바위 앞에서 두 호랑이의 싸움을 말리니, 장애 되어 제3과를 물리치게 되었다.」
우담순인산행, 견양호상투, 루일불헐, 수집석분지, 인어왈: 「동거림수, 계기대괴? 행각분로.」 어시, 양호저두수교이거. 시왈: 「창전석장해양호, 상하발우장일룡.」
또 담순이 산행하다가 두 호랑이가 서로 싸우며 여러 날이 되도록 쉬지 않기에 마침내 석장을 집어다 그들을 갈라놓으며 말하기를 「숲 속에서 함께 살면서 어찌 크게 어긋나고자 하는가? 각기 길을 나누어 가라」 하였더니 두 호랑이가 머리를 숙여 가르침을 받고는 떠났다. 시시로써 말하였다. 「창 앞의 석장으로 두 호랑이를 화해시키고, 침상 아래 발우로는 한 마리 용을 갈무려 둔다.」
《치문경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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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강원《치문》중강성해원문교정
봉선사미현진원문재교정한글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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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물옷입은이는이글을읽고경계삼고교훈삼을지니

 

 

 

[출처] 치문경훈|작성자 노원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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