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경훈

치문경훈11~20

수선님 2022. 1. 23. 12:28

치문경훈<11> 
헛된 이름 도적질 말고 부처자리 참예하라
- 헛된 이름 도적질 말고 부처자리 참예하라 -
- 이제라도 진심 잡아두면 누가 나를 관리하랴 -

天台圓法師自誡(천태원법사자계)

三界悠悠一囹圄 羈鎖生靈受酸楚
삼계유유일영오 기쇄생령수산초
本來面目久沈埋 野馬無강恣飄鼓
본래면목구침매 야무무강자표고
欲火燒殘功德林 逝波傾入無明塢
욕화소잔공덕림 서파경입무명오
紛紛萬類器中蚊 추추鳴亂沈還擧
분분만류기중문 추추명란침환거

삼계의 저 아득한 감옥에 생령을 고삐 사슬로 묶어서 신산고초를 받게 하누나.
본래 면목이 오래도록 파묻히니 야생마(분별사량식) 고삐없이 제멋대로 날뛰도다
욕심의 불은 공덕의 숲을 태우고 흘러가는 물결 (번뇌 상념 또는 제8아뢰야식)은 무명의 둑안으로 쏠리나니
어지러이 벌어진 만류는 한그릇 가운데 가둔 모기·벌레 따위라 찍찍대며 우는 소리가 어지러히 끊겼다 다시 들리다 한다.


亦會天帝殿中遊 也向閻公鍋裏煮
역회천제전중유 야향염공과리자
循環又撞入胞胎 交構腥조成沫聚
순환우당입포태 교구성조성말취
一包膿血暫扶持 數莖白骨權撑柱
일포농혈잠부지 수경백골권탱주
七情馳騎不知歸 六賊爭鋒誰作主
칠정치기부지귀 육적쟁봉수작주

일찌기 도리천 제석궁서 놀다가 염라대왕의 끓는 가마솥으로 들어가 삶아졌고
돌고 돌아 또 태속에 드니 고기덩이로 엉켜 거품같은 육신 이루었도다한 보따리 피와 고름(체액) 잠시 붙들어서 몇 줄기 흰 뼈로 버팀기둥 세웠나니
칠정(오욕칠정)은 걷잡을 수 없이 달려 회귀할 줄 모르고 (내관이 안됨) 육근육적은 날카로이 다투니 누가 주인이리오.


春風不改昔時波 依舊貪嗔若狼虎
춘풍불개석시파 의구탐진약랑호
改頭換面弄機關 忍氣呑聲受辛苦
개두환면롱기관 인기탄성수신고
貴賤賢愚我與人 是非榮辱今猶古
귀천현우아여인 시비영욕금유고
金烏玉兎自磨空 雪빈朱顔盡成土
금오옥토자마공 설빈주안진성토

봄 바람이 옛 물결 고치지 아니하니(새 몸 받았으나 숙세의 습은 고쳐지지 않았으니) 예나 다름 없이 탐진은 마치 이리·호랑이처럼 사납도다.

머리 고치고 얼굴 바꾸고 기관을 희롱해도 (예전 모습과 다른 모습 지녔어도) 기운을 참고 소리를 머금어 (한과 슬픔을 머금었으니) 신산고초를 받는구나
귀·천·현·우·나와 남의 분별, 시비와 영욕이 예나 지금이나 같은지라금까마귀(해·낯) 옥토끼(달·밤)가 절로 허공을 가르니 흰 수염 (늙은이) 붉은 얼굴(젊은이)이 모두 흙으로 돌아간다.

我嗟瞥地一何晩 隨波逐浪空流轉
아차별지일하만 수파축랑공유전
追思古聖與先賢 掩袂令人獨羞란
추사고성여선현 엄몌령인독수난
而今捉住主人翁 生死魔來我誰管
이금촉주주인옹 생사마래아수관
昔時技倆莫施呈 今日生涯須自勉
석시기량막시정 금일생애수자면

슬프도다, 내 깨달음이 어찌 이리도 늦어져 번뇌물결 따르며 헛되이 생사를 돌고 도는가.

옛 성현들을 생각하니 소매로 얼굴가리고 남(성현) 보기 부끄러워 홀로 얼굴 붉힌다.

이제라도 주인옹(참나, 진심)을 다 잡아두면 생사의 마군이 오더라도 누가 나를 관리하랴
옛 재주 드러내려 하지 말고 금생에 살아있는 동안 스스로 힘쓸지어다.


是非窟裏莫回頭 聲利門前高着眼
시비굴리막회두 성리문전고착안
但於自己覓愆尤 肯與時流較長短
단어자기멱건우 긍여시류교장단
一點靈光直照西 萬端塵事任舒卷
일점령광직조서 만단진사 임서권
不於蝸角竊虛名 獨向金臺預高選
불어와각절허명 독향금대예고선

(세간사) 시비의 굴속에 머리를 돌리지 말고 명성과 이익의 문 앞에서 눈을 높이 뜨라 (명리를 대수롭게 보지 말라)
다만 자기(내면 마음자리)에게서 허물을 찾을지언정 어지 시류로 더불어 잘 잘못을 비교하랴
한 점 신령스런 빛 (마음의 빛)이 서방을 비추면(회광반조의 뜻) 만가지 티끌세상 일에 쥐고 펴는 것 자재하리라.

달팽이 뿔 (보잘 데 없는 것)에서 헛된 이름 도적질하지 말고 홀로 금대(부처자리)를 향해 선불당에 참예하라.


從他病死與生老 只此一回相括惱
종타병사여생로 지차일회상괄뇌
修行惟有下梢難 竪起脊梁休放倒
수행유유하초난 수기척량휴방도
莫敎錯認定盤星 自家牢守衣中寶
막교착인정반성 자가뢰수의중보
願同法戒寃與親 共駕白牛遊直道
원동법계원여친 공가백우유직도

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내버려두고 다만 한번 돌아보고 괴로워 할뿐수행은 오직 맨 끝에 가서 어려움이 있으니 허리 곧추 세우고 그릇된 생각을 쉬어라
정반성(저울의 첫눈·무게에 관계 없는 자리·제 8식)을 그릇 알아 가르치지 말고 제 옷 가운데 보배(법화경 수기품의 비유·참나)를 굳게 지켜라온 법계의 원수와 친한 이 다함께 흰소(일불승)에 멍에 걸고 직도(열반 해탈의 도)에 놀기를 바라노라.

龍 眼
 
치문경훈<12> 
- 도는 배움으로 밝아지니 어찌 게을리 하리 -
- 천지음양 서로 배움에 만물이 성숙하게 돼 -

孤山智圓法師 勉學 (고산지원법사 면학) <1>

嗚乎 學不可須臾怠 道不可須臾離
오후 학불가수유태 도불가수유리
道由學而明 學可怠乎
도유학이명 학가태호
聖賢之域 由道而至 道可離乎
성현지역 유도이지 도가리호
師範民之學 不怠 可以至於賢
사범민지학 불태 가이지어현
賢人之學 不怠 可以至於聖
현인지학 불태 가이지어성

오호라(슬프도다) 배움은 잠시라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며 도는 잠시라도 여의어서는 안된다.
도는 배움으로 말미암아 밝아지는 것이니 재우기를 어찌 게을리 하리오 성현의 영역에는 도로 말리암아 다다를 것이니 도를 어찌 여윌수 있으랴 그러므로 범인의 배움이 게으르지 않으면 가히 현인에 이를 수 있고 현인의 배움이 게으르지 않으면 가히 성인의 영역에 이를 수 있다.


苒求之學 可以至於顔淵
염구지학 가이지어안연
而不逮具體者 中心怠耳
이불체구체자 중심태이
故 曰非不悅子之道 力不足也
고 왈비불열가지도 역부족야
子曰患力不足者 中道廢 今汝 劃
자왈환력부족자 중도폐 금여 획

염구(공자의 10대 제자 중 일인)의 배움이 안연(공자의 수제자)에 이를 만 했으나
온전함에 미치지 못한 것은 중심이 게을렀을(마음 가운데 게으름이 있음) 뿐이었다.

고로 이르되, ‘공자의 도를 좋아하지 않은 것은 아니건만 노력이 부족하다’하였다.

공자 말씀하시기를, ‘노력이 부족함을 근심하는 이는 중도에 폐하나니 이제 너는 획을 그었구나(자신을 잃고 스스로 한정함)’하였다.


顔淵之學 可以至於夫子
안연지학 가이지어부자
而不薺於聖師者 短命死耳
이부제어성사자 단명사이
如不死 安知其不知仲尼
여불사 안지기부지중니
以其學之不怠也 故 曰有顔氏子 好學
이기학지불태야 고 왈유안씨자 호학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불행단명사의 금야즉망

안연의 학문이 가히 공자에 이르렀거늘
성사(공자)와 같아지지 못한 것은 며이 짧아 일찍 죽은 탓이라
죽지 아니했으면 어찌 그가 공자만 같지 못할 주 알았으리오 그의 배움에 게으르지 않았음이라 고로 이르되, ‘안연이 학문을 좋아했으나 불행히 명이
짧아 죽으니 이제는 없다’하였다.


或 問聖人學耶 曰是何言歟 是何言歟

혹 문성인학야 왈시하언여 시하언여

凡民與賢 猶知學 豈聖人 怠於學耶

범민여현 유지학 기성인 태어학야

夫天之剛也 而能學柔於地故 不干四時焉

부천지강야 이능학유어지고 불간사시언

地之柔也 而能學剛於天故 能出金石焉

지지유야 이능학강어천고 능출금석언

陽之肅殺也 而亦學發生於陽故 薺麥生焉

음지숙살야 이역학발생어양고 제맥생언


혹 묻기를 ‘성인도 배웁니까?’하니 이르되, ‘이게 무슨 말이며 이 무슨
말이냐?’
범인과 현인도 오히려 배움을 알거든 어찌 성인이 배움에 게으르리오.
대저 하늘은 강하되 부드러움을 땅에서 능히 배우는 고로 사시사철을 간여치
않고(범하지 않고)
땅은 부드럽되 하늘에서 강함을 배우는 고로 능히 금석을 내며, 양의 기운은
낳은 것이로되 또한 음의 기운에서 숙살(싸늘한 기운이 초목을 말라 죽게
함)을 배우는 고로 미초(가지와 잎미 미세한 풀)가 죽으며, 음은 숙살이로되
또한 양에서 낳는 기운을 배우는 고로 냉이·보리가 자란다고 하였다.


夫爲天乎地乎陽乎陰乎

부위천호지호양호음호

交相學而不怠

교상학이불태

所以成萬物

소이성만물

天不學柔則無以覆

천불학유즉무이복

地不剛則無以載

지불강즉무이재

陽不學陰則無以啓

양불학음즉무이계

陰不學陽則無人閉

음불학양즉무인폐

聖人無他也

성인무타야

則天地陰陽而行者

즉천지음양이행자

四者學不怠聖人惡乎怠

사자학불태성인오호태


대저 하늘과 땅과 음이여, 서로가 서로에게 배움에 게을리 하지 않으니
그런 까닭에 만물은 성숙하는 것이다.
하늘이(땅이) 부드러움을 배우지 않았으면 만물을 덮어줄 수 없었고, 땅이(하
늘의) 강함을 배우지 않았으면 만물을 실어줄 수 없었을 것이다.
양이 음을 배우지 않았으면 봄·여름이 열리지 않았을 것이며, 음이 양을 배
우지 않았으면(가을·겨울로) 닫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성인도 다르지 않나니 곧 천지음양의 법을 따르는 자라 이 네가지를 배움에
게을리 하지 않으니 어찌 성인이 태만하랴.

龍 眼

 
치문경훈<13> 
- 배워서 알면 보통사람 알고도 배우면 성인 -

孤山智圓法師 勉學(고산지원법사 면학) <2>
배워서 알면 보통사람 알고도 배우면 성인

或者避席曰予之孤陋也
혹자피석왈여지고루야
幸子 發其蒙 願聞聖人之學
행자 발기몽 원문성인지학
中庸子曰 復坐 吾語汝
중용자왈 부좌 오어여
書不云乎 惟狂 剋念作成 惟聖 罔念作狂
서불운호 유광 극념작성 유성 망념작광
是故 聖人 造次顚沛 未賞不念正道而學之也
시고 성인 조차전패 미상불념정도이학지야

어떤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르기를, 「나의 고루함이여(견문이 좁고 시대에 뒤짐),
다행히 (나의) 그 몽매함을 계발해주시니 성인의 가르치심을 듣기 원합니다」하였다
중용자(고산지원법사) 이르기를 「자리에 앉으라 내가 네게 말하리라.(이하 그의 발언)
서경에서 이르지 않더냐. 오히려 미치광이라도 생각을 이기면(한생각 돌려 삼독심 여의면) 성인이 되고 성인일지라도 생각 바르지 못하면 미치광이가 된다 하지 않더냐.
그러므로 성인은 아차 한순간 발을 헛디뎌 물을 엎지를 때(신심을 잃음·주장자를 잃음)에도 일찌기 정도를 잊지 않아 배움이 없지않나니라.


夫子 大聖人也 拔乎其萃 出乎其類
부자 대성인야 발호기췌 출호기류
自生民以來 未有如夫子者
자생민이래 미유여부자자
入太廟 每事問則是 學於廟人也
입태묘 매사문즉시 학어묘인야
三人行 擇其善者而從之則是 學於偕行也
삼인행 택기선자이종지즉시 학어해행야
入周則問禮於老子則是 學於柱史耶
입주즉문예어노자즉시 학어주사야
豈仲尼至聖 不若廟人行人柱史耶
기중니지성 불약묘인행인주사야

공자는 큰 성인이라, 그 무리 가운데 빼어났으며 그 무리에서 특출하니사람이 난 이래로 공부자 같은 이가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노나라 주공의 묘(또는 종묘)에 들어가 매사를 물었으니 이는 묘지기에게 배운 것이요
세사람이 길을 갈 때는 그중 착한 사람을 가려서 그를 좇았으니 이는 동행하는 이에게 배운 것이요.

주나라에 들어가서는 예법을 노자에게 물었으니 이는 주하사(중국벼슬이름·도서관 서기)에게 배운 것이라.

어찌 공자의 성인다움이 묘지기나 행인, 도서관 서기만 못하랴마는

盖聖人 懼夫不念正道而學之於狂也矣
개성인 구부불념정도이학지어광야의
故 曰必有如丘之忠信焉 不如丘之好學也
고 왈필유여구지충신언 불여구지호학야
曰聖人 生而知之 何必學爲
왈성인 생이지지 하필학위
曰知而學 聖人也 學而知 常人也
왈지이학 성인야 학이지 상인야
雖聖人常人 莫有不由於學焉
수성인상인 막유불유어학언

대체로 성인은 바른 도를 생각하고 배우지 아니하면 미치광이 같이 될까 두려워 함이라
고로 이르기를 공자와 같은 충신은 꼭 있었으되 공자와 같이 배움을 좋아한 이는 없었노라고 하는 것이다.」
(어떤이가) 이르기를, 「성인은 (닦지 않아도) 나서부터 안다하는데 어찌 반드시 배운다 합니까」하였다
(내가) 답하기를 「알고 배우는 이는 성인이고 배워서 아는 것은 보통사람인데
비록 성인이든 보통사람이든 배움으로 말미암지 않은 경우는 없다」하였다.


孔子曰君子不可不學 子路曰南山有竹
공자왈군자불가불학 자로왈남산유죽
不柔自直 斬而用之 達乎犀革
불유자직 참이용지 달호서혁
以此言之 何學之有
이차언지 하학지유
孔子曰 括而羽之 鏃而礪之
공자왈 괄이우지 촉이려지
其入之不亦深乎
기입지불역심호

공자 이르기를 「군자는 가히 배우지 않을 수 없다」하니 자로가 말하기를 「남산에 대나무가 있어
바로 잡지 않아도 절로 곧아 베어서 쓰면 무소의 가죽을 뚫는다 하였으니이로써 말하건대 어찌 배울 것이 있습니까?」
공자 이르기를 「화살 끝에 깃을 달고 촉을 갈아 박으면 그 뚫고 들어감이 깊지 않겠는가?」하였다.


子路 再拜曰 敬受敎矣
자로 재배왈 경수교의
噫聖人之學 無乃括羽鏃礪 使深入乎
애성인지학 무내괄우촉려 사심입호
豈生而知之者 兀然不學耶
기생이지지자 올연불학야

자로가 재배하면서 「공경히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하였다.

슬프도다. 성인의 배움이란 깃을 달고 촉을 갈아 깊이 뚫고 들어가게 함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어찌 나면서부터 안다고 잘난척 (우뚝한척) 배우지 않는 것인가龍 眼

 
치문경훈<14> 
- “ 매일 한가지씩 배우고 착한일 쌓으면 -
- 범부도 군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

孤山智圓法師 勉學(고산지원법사 면학) <3>

夫聖且賢 必務於學
부성차현 필무어학
聖賢以下 安有不學而成人哉
성현이하 안유불학이성인재
學 猶飮食衣服也 人有聖乎賢乎衆庶乎
학 유음식의복야 인유성호현호중서호
雖三者 異而飢索食 渴索飮
수삼자 이이기색식 갈색음
寒索衣則不異矣 學也 豈得異乎
한색의즉불이의 학야 기득이호

무릇 성인과 현자도 반드시 배움에 힘쓰거든 성현도 못되는 이가 어찌 배우지 않고 사람이 되리오
배움은 음식·의복과 같다. 사람에는 성인·현자·보통사람이 있다.
비록 이 셋이 다르지만 배고프면 먹을 것 찾고 목마르면 마실 것 찾고 추우면 옷을 찾는 즉(서로) 다르지 않으니 배움인들 어찌 다르리오.


惟禽獸土木 不必學也
유금수토목 불필학야
嗚乎 愚夫 嗜飮食而不怠 冒貨利不休
오호 우부 기음식이불태 모화리불휴
及就于學 朝學而夕怠者 有矣夫
급취우학 조학이석태자 유의부
有春學而冬怠者 有矣夫
유춘학이동태자 유의부
苟如嗜飮食冒貨利之不知怠者
구여기음식모화리지불지태자
何患於不爲博聞乎 不爲君子乎
하환어불위박문호 불위군자호

오직 금수·토목은 배울 필요가 없다.

슬프다. 어리석은 사람은 음식을 즐기는데 게으르지 않고 재물과 이익을 탐내어 쉬지 않되 배움에 이르러서는 아침에 배우다가 저녁이면 게을리하는 이가 있으며 또 봄에 배우다가 겨울에 게을리 하는 이가 있다.

진실로 음식을 즐기고 재화 탐하기를 게을리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어찌 널리 듣지 못하고 군자되지 못함을 근심하리오.


曰世有至愚者 不辯菽麥之異
왈세유지우자 불변숙맥지이
不知寒署之變 豈令學也 豈可敎也
부지한서지변 기령학야 기가교야
曰至愚 由不敎也 由不學也
왈지우 유불교야 유불학야
苟師敎之不倦 彼心之不怠者
구사교지불권 피심지불태자
聖域可蹄而陞乎 何憂菽麥之不辨也
성역가제이승호 하우숙맥지불변야

이르되, 지극히 어리석은 자 있으니 콩과 보리의 다름을 가리지 못하고춥고 더운 변화도 알지 못하매 어찌 배울 것이며 어찌 가르칠수 있으리오?이르되, 지극이 어리석은 자도 가르치지 않고 배우지 않은 까닭이니 진실로 스승의 가르침에 권태를 느끼지 않고
제 마음이 게으르지 않는 이면 성현의 자리에 밟아 오를 수 있을 것인데 어찌 콩·보리를 못가린다 걱정하리오
且愚者 渴而知飮 飢而知食 寒而知衣
차우자 갈이지음 기이지식 한이지의
旣知斯三者則 與草木殊矣
기지사삼자즉 여초목수의
惡乎不可學也 不可敎也
오호불가학야 불가교야
人之至愚 豈不能日記一言耶
인지지우 기불능일기일언야
積日至月則記三十言矣
적일지월즉기삼십언의
積月至年則三白六十言矣
적월지년즉삼백육십언의
積之數年而不怠者 亦幾於博問乎
적지수년이불태자 역기어박문호

또 어리석은 이도 목마르면 물 마실 줄 알고 배고프면 먹고 추우면 옷 입을 줄 아나니 이미 이 세가지를 아는 즉 초목과는 다른지라
어찌 배울 수 없고 가르칠수 없으랴
사람이 지극히 어리석어도 어찌 하루에 말 한마디를 기억할 수 없겠는가날이 쌓여 달이 차면 삼십마디를 기억 할 것이요 달이 쌓여 한 해가 되면 삼백육십마디를 기억할 것이며 여러 해가 거듭되도록 게으르지 않는 이면 또한 박학다식 쯤 되지 않겠는가.


又日取一小善而學行之
우일취일소선이학행지
積日至月則身有三十善矣
적일지월즉신유삼십선의
積月至年則身有三百六十善矣
적월지년즉신유삼백육십선의
積之數年而不怠者 不亦幾於君子乎
적지수년이불태자 불역기어군자호
爲愚小人而不變者 由不學耳
위우소인이불변자 유불학이

또한 하루 한가지 작은 선을 취해 배우고 행하여 날이 쌓여 달이 차면 곧 몸에 삼십가지 선이 있게 되고
달이 쌓여 한해가 되면 곧 삼백육십가지 선이 있게되고
여러 해 게으르지 않으면 또한 군자에 가까와 지지 않겠는가
어리석은 소인으로서 변하지 않는 자는 배우지 않는 때문일 뿐이다.

龍 眼

 
치문경훈<15> 
- 물에서 맑음을 바위에서 견고함을 배우 듯 -
- 만물은 말이 없으나 모두 스승삼을 수있다 -

孤山智圓法師 勉學(고산지원법사 면학) 쩙

中庸者 위然嘆曰吾 嘗見恥智不逮
중용자 위연탄왈오 상견치지불체
才之不敏而 輟於學者
재지불민이 철어학자
未見恥飮食 不如他人之多而輟飮食者
미견치음식 불여타인지다이철음식자
輟飮食則殞其命 何必恥於不多耶
철음식즉운기명 하필치어불다야
輟學問則同夫禽獸土木 何必恥才智之
철학문즉동부금수토목 하필치재지지
不如他人耶
불여타인야

중용자(고산선사)가 탄식하며 이르기를, 내가 일찌기 지혜가 미치지 못하고 재주가 민첩하지 못해 배우기를 그만두는 사람은 보았으나
음식이 남과 같이 많지 않아(좋지 않아) 음식 먹기를 그만두는 사람은 보지 못했으니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게 되는 것이니 어찌 반드시 많지 않음을 부끄러워 하며
학문을 그만두면 무릇 금수·토목과 한가지 이거늘 어찌 재주가 남 같지 못함을 부끄러워 하랴.

苟恥才智 不如而不學則
구치재지 불여이불학즉
亦應恥飮食 不如他人 則廢飮食
역응치음식 불여타인 즉폐음식
以是觀之 豈不大誤乎
이시관지 기불대오호
吾亦至愚也 每취才與智不逮他人者遠矣
오역지우야 매취재여지 불체타인자원의
由知飮食之不可輟而不敢怠於學也
유지음식지불가철이불감태어학야

진실로 재주와 지혜가 같지 못하다하여 배우지 아니하면
또한 응당 음식이 남 같지 않다하여 곧 음식을 폐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보건대 어찌 크게 그르친게 아니리오 나 또한 지극히 어리석은지라 매양 재주와 지혜가 남에 미치지 못한지 오래이나 음식을 거둘 수 없음을 아는 까닭에 감히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行年 四十有四矣 雖病且困
행년 사십유사의 수병차곤
而手未常釋卷 所以懼同於土木禽獸耳
이수미상석권 소이구동어토목금수이
非敢求臻聖域也 亦非求乎聞達也
비감구진성역야 역비구호문달야
雖或彷洋戶庭 夷猶原野 以暫이養
수혹방양호정 이유원야 이잠이양
目觀心思 亦未嘗敢廢於學也
목관심사 역미상감폐어학야

내 나이 44세에 비록 병들고 괴로우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것은 초목·금수 같아질까 두려워한 때문이다.

(나는) 감히 성현자리에 나아감을 구하지 않고 또한 명성과 입신출세를 구하지도 않나니
비록 뜰을 배회하고 들판에 나가 거닐어도 잠시라도 정신을 기르고 북돋우며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헤아려 또한 감히 배움을 폐하려 하지 않았다.


由是 登山則思學其高 臨水則思學其淸
유시 등산즉사학기고 임수즉사학기청
坐石則思學其堅 看松則思學其貞
좌석즉사학기견 간송즉사학기정
對月則思學其明 萬境森列 各有消長
대월즉사학기명 만경삼열 각유소장
吾悉得師而學之
오실득사이학지
萬境無言 而尙可學 況人之能言
만경무언 이상가학 황인지능언
雖萬惡 必有一善也
수만악 필유일선야
師一善而學之 其誰曰不然乎
사일선이학지 기수왈불연호

이러므로 산에 오르면 그 높음에서 배우고 물에 가면 그 맑음에서 배우고바위에 앉으면 그 견고함에서 배우고 소나무를 살피면 그 곧음에서 배우고달을 대하면 그 밝음에서 배우니 만가지 경계가 늘어선 게 각기 늘고 줄음이 있으매 내가 다 스승삼아 배웠노라
만물은 말이 없되 오히려 배울게 있으니 하물며 사람이 말함에 있어서랴.

비록 만악이라도 반드시 한가지 선이 있으니 한 선을 스승삼아 배우면 그 누가 그렇지 않다 하리오

中庸子, 曰世有求之而或不得者也
중용자, 왈세유구지이혹부득자야
世有求之而必得者也
세유구지이필득자야
求之而或不得者 利也
구지이혹부득자 리야
求之而必得者 道也
구지이필득자 도야

중용자 이르되, 세상에 구해도 혹 얻지 못하는게 있고
세상에 구하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으니
구하여 혹 얻지 못하는 것은 이익이요 구하여 반드시 얻는 것은 도이다.

龍 眼

 
치문경훈<16> 
- 옥은 다듬지 않으면 쓰지 못하고 -
-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道 모른다 -

孤山智圓法師 勉學(고산지원법사 면학) ⑤·<끝>

小人之於利也 雖或萬求而萬不得
소인지어리야 수혹만구이만부득
而求之彌勇
이구지미용
君子之於道也 求之必得
군자지어도야 구지필득
而望途懷怯 自念力不足者
이망도회겁 자념역부족자
此 求利小人之罪耳
차 구리소인지죄이

소인은 이익에 있어 비록 만번을 구해 만번 얻지 못할지라도 더욱 용맹스레 하고 군자의 도에 있어서는 구하면 반드시 얻으나 중도에 겁을 먹고 스스로 역부족이라 생각하는 이는 이익을 좇는 소인보다 못할 뿐이로다.

仲尼 曰仁遠乎哉 我欲仁 斯仁至矣
중니 왈인원호재 아욕인 사인지의
言求之而必得也
언구지이필득야

공자 이르되, 인(도)이 멀리 있겠느냐 내가 仁하고자 하면 이른다 하니구하면 반드시 얻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雲法師 務學十門(운법사 무학십문) 쩖

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道
옥불탁 불성기 인불학 부지도
餘十有五而志于學 荏苒光景 숙忽老至
여십유오이지우학 임염광경 숙홀노지
歲月 旣深 粗知旣趣
세월 기심 조지기취
번歎疇昔 殊失斯旨 限迫桑逾 學不可逮
번탄주석 수실사지 한박상유 학불가체
因述十門 垂裕後昆
인술십문 수유후곤
비務學而成功 助弘
비무학이성공 조홍
敎而復顯云爾
교이부현운이

옥은 다듬지 않으면 쓰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아니하면 도를 알지 못한다.

내가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되 힘을 쏟지 못하고(임염:땡볕에 나뭇잎이 늘어지는 것) 잠깐 사이에 늙었는지라 세월이 깊어지고야 그 뜻을 조금 알았다.

돌이켜 지난 날 유별히 뜻 잃음을 한탄하나 시간이 급박(인생말년에 이름)하여 석양인지라(상유:석양이 뽕·느릅나무 가지끝에 걸린 모양) 배워도 가히 미치지 못할 것이니
이런 까닭에 열가지 문을 지어 후배들에게 넉넉히 펼쳐보여
배움에 힘써 성공케 하며 널리 가르침이 드러나도록 돕고자 하노라

①不修學 無以成(불수학 무이성)
涅槃經 云 凡有心者 皆當得成
열반경 운 범유심자 개당득성
阿누多羅三묘三菩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何以故 盖爲一切衆生 皆有佛性
하이고 개위일체중생 개유불성
此性 虛痛 靈明常寂
차성 허통 영명삼적
若謂之有 無狀無名 若謂之無 聖以之靈
약위지유 무상무명 약위지무 성이지령
①삼학을 닦지 아니하면 성불할 수 없다.

열반경에 이르되 대저 마음이 있는 자는 모두 다 위 없는 바른 깨달음을 이룬다 하였으니
왜냐하면 일체 중생이 다 불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성품이 텅비어 통하고 신령토록 밝고 항상 고요하니
만약 있다고 하면 모양도 이름도 없음이요 없다고 하면 성스럽게 영통한다.


群生 無始 不覺
군생 무시 불각
自迷 煩惱覆蔽
자미 번뇌복폐
遣此本明 能生
견차본명 능생
諸緣 枉入六趣
제연 왕입육취
由是 大覺 憫物
유시 대각 민물
迷盲 說戒定慧三學之法
미맹 설계정혜삼학지법
其道 恢弘 示從眞以起妄
기도 회홍 시종진이기망
軌範群品 令息妄以歸眞
궤범군품 령식망이귀진

뭇 중생이 비롯없이 스스로 미혹해 깨닫지 못하고 번뇌에 덮이고 싸여본래의 밝음을 잃고 온갖 인연을 지어서 몸을 굽혀 육취에 들어가는데이 때문에 부처께서 중생의 미혹하고 눈 어두운 것을 불쌍히 여기시어 계·정·혜 삼학을 시설하셨다.

그 도가 크고 넓어 진여로부터 망념이 일어남을 보이셨고
뭇 성품에 본보기를 보이사 망상을 쉬어 진여에 돌아가게 하셨다.

龍 眼

 
치문경훈<17> 
- 선을 보고 따르지 않으면 도와 멀어져 -
- 나라는 마음 꺾어야 법을 구할수 있어 -

雲法師 務學十門(운법사 무학십문)<2>

若能信受佛語 隨順師學
약능신수불어 수순사학
乃駕苦海之迅航 則登聖道之梯등
내가고해지신항 즉등성도지제등
誰能出不由戶 何莫由斯道焉
수능출불유호 하막유사도언

만약 부처 말씀을 잘 믿어 지니고 스승을 따라 바로 배우면
이에 고해를 재빠르게 건널 것이요 곧 성인의 길로 가는 사다리에 오를 것이다.
누군들 나갈 때 문을 거치지 않으리요만은 어찌하여 이 도는 거치지 않으랴.


②不折我 無以學
부절아 무이학
設文 云我 施身自謂也
설문 운아 시신자위야
華嚴 云凡夫 無智 執着於我
화엄 운범부 무지 집착어아
法華 云我慢自矜高 諂曲心不實
법화 운아만자긍고 첨곡심부실
由執我見 驕慢貢高 不愧無智 妄自尊大
유집아견 교만공고 불괴무지 망자존대

②나를 절복치 않으면 배움조차 없다.

설문(說文解字라는 책)에 이르되 나는 제몸을 이른 것이라 하고
화엄경은 범부들은 지혜가 없어 그 나에 집착한다 하며
법화경에서는 아만하여 제 스스로 높은 체하며 아첨하고 굽은 마음이 실답지 못하다 하였다.

‘나’라는 견해에 집착하니 교만은 더욱 높아지고 지혜없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망녕되이 자존자대 한다.


見善不從 罔受敎誨 於賢不親 去道甚遠
견선부종 망수교회 어현불친 거도심원
欲求法者 當折我心 恭默思道
욕구법자 당절아심 공묵사도
屈節卑禮 以敬事長 尊師重道 見賢思薺
굴절비례 이경사장 존사중도 견현사제

선을 보고도 따르지 않고 가르쳐 꾸짖어도 받들지 않고 현인과 가까이 하지 않으니 도와는 더욱 멀어진다.

법을 구하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나’라는 마음을 꺽고 공손하고 묵묵히 도를 생각하라
허리 굽혀 몸을 낮추어 예를 지키고 공경하게 어른을 모시며 스승을 존경하고 도를 중히 여기며 현인을 보고는 그와 같기를 생각하라.


鳩摩羅什 初學小敎 頂禮盤頭達多
구마라즙 초학소교 정례반두달다
此 下敬上 謂之貴尊
차 하경상 위지귀존
盤頭達多 晩求大法 復禮鳩摩羅什
반두달다 만구대법 복례구마라즙
此 上敬下 謂之尊賢
차 상경하 위지존현
故 周易 曰謙 德之柄也
고 주역 왈겸 덕지병야

구마라즙(인도스님)이 처음 소승을 배울적에 반두달다(인도스님)의 발아래 엎드려 예를 올렸는데
이는 아랫 사람이 윗 사람을 공경한 것이라 말하자면 높은 이를 귀히 여긴 것이요
반두달다가 뒤늦게 대승법을 배울 때다시 구마라즙에게 예를 하니
이는 윗 사람이 아랫 사람을 공경한 것이라 이른바 어진 이를 존중한 것이다.

고로 주역에 이르기를 겸양은 덕의 자루(손잡이)다 하였고
書 云 汝惟不矜 天下莫與汝 爭能
서 운 여유불긍 천하막여여 쟁능
汝惟不伐 天下莫與汝 爭功
여유불벌 천하막여여 쟁공
晏子曰 夫爵益高者 意益下
안자왈 부작익고자 의익하
官益大者 心益小 亦深綠益厚者 施益博
관익대자 심익소 역심록익후자 시익박
子夏曰 敬而無失 恭而有禮 四海之內
자하왈 경이무실 공이유례 사해지내
皆兄弟也
개형제야

경서에서 이르기를 네가 오직 자랑하지 않으면 하늘아래 너와 다툴 게 없고네가 오직 공격치 않으면 천하가 너와 더불어 공을 다투지 않는다 하였다.

안자(중국 ‘제’나라 재상) 말하기를 무릇 작위가 높은 이는 뜻을 더욱 낮추고
벼슬이 큰 이는 마음(욕심)을 더욱 작게하고 녹이 두터운 이는 더욱 널리 베풀라 했고
자하(중국의 현인) 말하기를 공경에는 잃을게 없고 또 공손하여 예를 갖추면 온 세계가 다 형제가 된다 하였다.

龍 眼

 
치문경훈<18> 
- 출가한이는 네마구니 고통 두려워하고 -
- 오욕 집착 끊어야 사생제도 해탈경지 -

雲法師 務學十門(운법사 무학십문) <3>

(3)不擇師 無以法
불택사 무이법
鳥之將息 必擇其林 人之求息 當選於師
조지장식 필택기림 인지구식 당선어사
師 乃人之模範 模不模範不範 古今多矣
사 내인지모범 모불모범불범 고금다의
爲模範者 世有二焉 上則智慧博達
위모범자 세유이언 상즉지혜박달
行業堅貞 猶密室燈 光徹窓隙
행업견정 유밀실등 광철창극

<3>스승을 가리지 않으면 법 받을게 없다
새는 쉬려함에 반드시 숲을 택하고 사람이 도를 배움(망념을 쉼)에는 마땅히 스승을 가릴 것이니 스승은 사람의 모범이어늘 본이 본답지 못하고 보기가 보기답지 못한게 예나 이제나 많다.
모범 되는 자 세상에 두가지 있다하니 먼저는 지혜가 널리 이치고
행업이 곧고 곧아 마치 밀실의 등불 빛이 창 틈으로 새어나오는 것 같고
次乃解雖洞曉 行亦藏瑕
차내해수통효 행역장하
如犯罪人 持燈照道 斯二高座 皆蘊師法
여범죄인 지등조도 사이고좌 개온사법
其如寡德 適時 名而不高
기여과덕 적시 명이불고
望風依附 畢世荒唐
망풍의부 필세황당
東晋安師 十二出家 貌黑形陋
동진안사 십이출가 모흑형루
師輕視之 구役田舍 執勞三年 方求師敎
사경시지 구역전사 집로삼년 방구사교

다음은, 아는 것은 비록 툭틔어 밝으나 행함에는 허물을 숨기는 것이 마치 죄를 범한 이가 등불로 길을 비춰주는 것 같으니 이 두가지 높은 자리는 다 스승법을 쌓은 경우이다.

(그러나) 그 적은 덕이 때를 잘 만나 이름이 났어도 높지 않은 것을
바람 결 풍문따라 의탁하면 평생토록 황당할 것이다.

동진의 도안스님이 열두살에 출가했으나 얼굴이 검고 형상이 누추해서스승이 가벼이 보고 밭일만 시켰는데 3년 간 열심히 일하다가 바야흐로 스승의 가르침을 구하거늘

授辨意經 執卷入田 因息就覽
수변의경 집권입전 인식취람
暮歸還師 經己暗誦 師方警歎
모귀환사 경기암송 사방경탄
乃爲剃髮 至受具戒 恣其遊學
내위체발 지수구계 자기유학
投佛圖澄 見以奇之 異哉 小童 眞世良驥
투불도징 견이기지 이재 소동 진세양기
不遇靑眼
 
치문경훈<19> 
- 경전말씀 일고 외우는데 게을리 말아야 -
- 날마다 공부 쌓으면 반드시 넓고 깊어져 -

雲法師 務學十門(운법사 무학십문) <4>

比 眞敎凌遲 慧風掩扇 俗懷侮慢
비 진교릉지 혜풍엄선 속회모만
道出非法 竝由師無率誘之心 資缺奉行
도출비법 병유사무솔유지심 자결봉행
之志
지지
二彼相捨 妄流鄙境 欲令道光 焉可得手
이피상사 망류비병 욕령도광 언가득수

요사이는 불교가 점점 쇠퇴하고 지혜의 바람이 일지 않고(부채질을 감추며) 속인들은 법을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고
도의 길은 비법으로 나아가니 아울러 스승에겐 이끌어주는 마음이 없고 제자에겐 받들어 모실 뜻이 없으니 이로 말미암은 때문이다.
이 둘이 서로 버려서 망녕되이 비루한 지경이니 도를 빛내고자해도 어찌 얻어지겠는가.


④不習誦 無以記
불습송 무이기
記諸善言 諷而誦之
기제선언 풍이송지

迦葉阿難 具足住持八萬法藏
가섭아난 구족주지팔만법장
西域東夏 高德出家 幼年始習 皆學誦持
서역동하 고덕출가 유년시습 개학송지
竺佛圖澄 能誦佛經數百萬言
축불도징 능송불경수백만언
佛陀跋陀 此云覺賢 同學數人 習誦爲業
불타발타 차운각현 동학수인 습송위업
餘人 一月工誦 覺賢 一日能記
여인 일월공송 각현 일일능기
其師歎曰 一日之學 敵三十夫
기사탄왈 일일지학 적삼십부

④외워 익히지 않으면 기억함이 없다.

모든 좋은 말씀을 기억하고 외우고 읽어라

가섭과 아난은 부처님의 일대 교설을 다 받아 지녔다.

서역(인도) 동하(중국)의 고승대덕은 출가하여 어려서부터 익히기 시작해 다 배우고 외워지녔다.

인도 불도징선사는 능히 불경의 수백만 말씀을 외웠고
불타발타는 각현이라고도 하는데 함께 여럿이 배우면서 익히고 외우기를 일삼으니
다른 사람이 한달에 외울 것을 각현은 하루에 능히 기억했다.

그 스승이 찬탄해 이르기를 하루의 배움이 삼십명을 당적한다고 하였다.


然 人之至愚 豈不日記一言
연 인지지우 기불일기일언
以日繫月 以月繫年 積工必廣 累課
이일계월 이월계년 적공필광 루과
其道 自微而生 何患無所立矣
기도 자미이생 하환무소입의

그러나 사람이 아무리 미련해도 어찌 하루 한마디를 기억 못하랴.

날로써 달을 잡아매고 달로써 해(年)을 잡아매면 공부를 쌓음이 반드시 넓고 과업이 누적되어
그 도는 미세한 데서 나오리니 어찌 이룰 바 없을까 염려하랴.


⑤不工書 無以傳
불공서 무이전
書者 如也 敍事 如人之意
서자 여야 서사 여인지의

防現生之妄失 須繕寫而編錄
방현생지망실 수선사이편록
欲後代人流轉 宜躬書以成集
욕후대인유전 의궁서이성집
則使敎風 不墜 道久彌芳
즉사교풍 불추 도구미방
故 釋氏經律 結集貝多
고 석씨경률 결집패다
孔子詩書 刪定竹簡 若不工書 事難成就
공자시서 산정죽간 약불공서 사난성취

⑤힘써 쓰지 아니하면 전할 수 없다.

쓴다는 것은 같이하는 것이니 사실을 서술함에 사람의 뜻과 같이 하는 것이다.


현생에 망실됨을 막으려면 모름지기 잘 손질하여 베껴서 묶어 낼 것이오후대에 유통시키고자 하면 마땅히 몸소 써서 책을 낼 것이니
그렇게 한 즉 교풍은 땅에 떨어지지 않고 도는 오래도록 꽃피게 될 것이다.

고로 부처님의 경률은 패다라 나뭇 잎에 적어 집성했고(종이가 없던 시절이므로)
공자의 시·서는 대나무 쪽에 깍아 새기니 만약 글을 쓰지 않는다면 일을 이루기가 어렵다.

龍 眼

 
치문경훈<20> 
- 말을 선하게 하면 천리밖에서도 응해 -
- 뜻이 지나치고 실답지 못한말 삼가야 -

雲法師 務學十門(운법사 무학십문)<5>

飜思智者 無애之辯 但益時機
번사지자 무애지변 단익시기
自非章安 秉筆之力 豈流今日
자비장안 병필지력 기류금일
故계賓高德槃頭達多 從旦至中 手寫千偈
고가빈고덕반두달다 종단지중 수사천게
從中至暮 口誦千偈
종중지모 구송천게
但當遵佛 能寫名字 愼勿효世 精草隸焉
단장준불 능사명자 신물효세 정초예언

돌이켜 지자대사(천태지의선사)의 걸림없는 변설을 생각해 보아도 다만 그때의 이익인지라
장안(천태종 4조·지자의 법문을 기록)의 붓 잡은 힘이 아니면 어찌 오늘에 이르렀으랴
고로 가빈(인도 카슈밀지방)의 큰스승 반두달다는 아침부터 낮까지는 천개의 게송을 베꼈고 낮부터 저녁까지는 천개의 게송을 외웠다.
다만 마땅히 부처님을 존경하여 명호를 쓸지라도 세간에서 하듯이 초서니 예서니 정미롭게 하려하지 말지어다.


⑥不學詩 無以言 (불학시 무이언)
言善則千里之外 應之
언선즉천리지의 응지
言不善則千里之外 違之
언불선즉천리지외 위지
時陳褒貶 語順聲律
시진포폄 어순성률
國風敦厚 雅頌溫柔 才華氣淸 詞富彬蔚
국풍돈후 아송온유 재화기청 사부빈울

⑥시를 배우지 아니하면 말할 줄 모른다.

말이 선하면 천리 밖에서도 응하고
말이 선하지 않으면 천리 밖에서도 거스른다.

시경에는 칭찬하는 말과 깍아 내리는 말이 펼쳐져 있고 말은 소리와 운율에 따르니, 나라의 풍기(또는 가요풍)는 돈후하고 아송(궁중음악·종묘예악)은 온화유순하매 재주가 빛나며 기풍은 청아하고 말은 넉넉하고 빛나며 씩씩하다.


久習則語論 自秀 재誦 乃含吐而不俗
구습즉어론 자수 재송 내함토이부속
彼稱四海習鑿齒 此對彌天釋道安
피칭사해습착치 차대미천석도안
陳留阮瞻 時忽嘲曰大晋 龍興 天下爲家
진류완첨 시홀조왈대진 용흥 천하위가
沙門 何不全髮膚去가裟 釋梵服被綾紗
사문 하부전발부거가사 석범복피릉사
孝龍 對曰抱一以逍遙 唯寂以致誠
효룡 대왈포일이소요 유적이치성
剪髮毁容 改服變形 彼謂我辱 我棄彼榮
전발훼용 개복변형 피위아욕 아기피영

 

(그와같이) 오래 익힌 즉 말과 논리가 절로 뛰어나고 겨우 외울지라도 말함
이 속되지 않는다.
저를 일러 사해의 습착치라 하니 이에 대꾸하여 미천의 석도안이라 하였다.
(중국 진나라의 습착치라는 현인이 도안스님을 보고 내가 바로 이 세상에 하
나뿐인 습착치라 하오 말하니 도안스님이 이를 맞받아서 내가 하늘 아래 도
안이오 하였다) 진류사람 완첨이 때에 문득 비웃어 가로되 대진(중국 나라이
름)이 용처럼 일어나 천하로 집을 삼거늘 스님은 머리기르고 몸을 온전히 하
여 가사를 벗고 비단 옷을 입지 않느냐 하매 (하늘 아래 도안이라면 왜 진나
라에 참여하지 않느냐는 뜻)
효룡스님이 대꾸하기를 포일(하나를 품다, 하나는 道─불성·진여)로써 노닐
고 오직 고요함으로써 정성을 다하는 지라 머리깍고 모양새 바꾸고 의복과
형상을 고친 것을 저들은 일컬어 욕되게 한 것이라 하나 나는 저들같은 영화
를 버렸으니


故 無心於貴而愈貴 無心於足而愈足

고 무심어귀이유귀 무심어족이유족

此乃氣蘊蘭芳 言吐風采

차내기온란방 언토풍채

雖不近乎聾俗 而可接於淸才

수불근호롱속 이가접어청재

佛法 旣委王臣 弘道 須習文翰

불법 기위왕신 홍도 수습문한

支遁 投書北闕 道安 放逸東山

지순 투서북궐 도안 방일동산

自非高才 豈感君主

자비고재 기감군주

宜省狂簡之言 徒虛語耳

의성광간지언 도허어이


그런고로 귀한 데 무심하되 더욱 귀하고 족함에 무심하되 더욱 족하노라 하
니 이것은 기개가 난의 꽃핌과 같고 말이 풍채를 토함이다.
비록 무지한 세속에 가깝지 않으나 가히 청신한 재사를 접인할만 하다.
부처님께서 이미 불법을 군신에 위촉하셨으니 법을 넓힐진대는 모름지기 글
월을 익힐지니라
지순(중국 진나라사람)은 (강론을 맡기자) 대궐에 글을 올리고 사양했으며
도안은 (임금이 불러도) 동산에 노닐며 나오지 않나니 뛰어난 재목이 아니드
면 어찌 군주를 감동케 하리오
마땅히 광간의 말(뜻이 지나치고 실답지 못한 말)이 헛되고 헛된 말임을 살
필지어다.

龍 眼

 
출처 : HBMC-부다피아

 

 

 

 

 

 

 

 

 

 

 

치문경훈11~20

치문경훈11~20 약천사 2008.03.14 첨부화일 : 없음 치문경훈11 헛된 이름 도적질 말고 부처자리 참예하라 - 헛된 이름 도적질 말고 부처자리 참예하라 - - 이제라도 진심 잡아두면 누가 나를 관리하랴

cafe.daum.net

 

'치문경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문경훈51~61  (0) 2022.03.13
치문경훈41~50  (0) 2022.02.27
치문경훈31~40  (0) 2022.02.06
치문경훈1~10  (0) 2021.11.14
치문경훈  (0) 2020.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