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의 오르내림이 없고 ‘번뇌와 집착’을 떠난 분
게송 90) 여정을 마치고, 슬픔에서 벗어나고,
모든 면에서 해탈하고, 모든 속박에서 벗어난 사람에게,
(욕망의) 고뇌는 존재하지 않는다.
새김: 그는 윤회의 기나긴 여행을 마치고 윤회를 종식하였다. 다시 태어나지 않으니 이 세상의 걱정과 슬픔에서 벗어났다. 모든 번뇌에서 온전히 해방된 자유인이 되었다. 사람을 옭아매는 물질이나, 명예, 출세, 집착, 이득의 속박, 그리고 모든 감정의 속박에서 벗어나 평정에 이르렀다. 그러니 그에게는 그 어떤 고뇌도 없다.
이 게송은 아라한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준다. 고뇌는 빠리라하(paril.쮄ha)의 번역인데 ‘열, 열병, 불탐’의 뜻을 갖으며, 온갖 욕망의 열병, 온갖 번뇌의 열병, 온갖 집착의 열병, 온갖 욕망이 불타오르고, 번뇌가 불타오르고, 집착이 불타오르는 근본적인 인간의 고뇌를 말한다. 그러나 성자 아라한에게는 이런 고뇌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는 가르침이다.
아라한 (Arahant:아라한뜨)은 ‘…을 (공경이나, 존경, 공양 등) 받을 만한, 훌륭한, 존경할 만 한, 덕이 있는’의 뜻을 갖는다. 아라한이란 말은 불교 이전에 고위 관리에 대한 존칭이었는데, 불교에 받아들여져서 깨달은 성자에 대한 칭호로 사용되었다.
게송 96) 바른 앎에 의해 온전히 해탈한,
평화로운 그런 분의 마음은 고요하고,
말은 고요하고, 행동은 고요하다.
새김: 깨달음의 지혜인 통찰력에 의해서 번뇌에서 벗어난 (해탈한), 그리고 이미 평온함에 도달한 그런 분은 생각과, 말과, 행동이 오르내림이 없이 고요하다는 가르침이다.
‘바른 앎(sammadanna:삼마단냐)’이란 깨달음의 지혜인 통찰력을 말한다. 아라한은 바른 앎을 얻은 분이다. ‘그런 분’은 따디(tadi)의 번역인데 원래는 ‘그와 같은’이라는 뜻인데 좀 더 함축적인 뜻은 깨달은 성자 아라한을 의미한다. 그래서 따디는 감정의 오르내림이 없고, 동요가 없고, 번뇌와 집착을 떠난 분이다.
이 두 개의 게송은 깨달은 성자 아라한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혜의 통찰력에 의해 더 이상 번뇌가 일어나지 않으며, 감정의 오르내림을 초월하였으며, 항상 평온한 평정에 머물기에 그에게 더 이상 고뇌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윳따 니까야 22:59.1에는 깨달은 성자 아라한에 대한 명확한 지적이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익힌 제자들은 오온의 집착에서 벗어났다. 다섯 명의 비구들은 집착에서 벗어나 번뇌로부터 해탈하였다. 그때 이 세상에서 아라한은 여섯 명이 되었다.” 부처님의 가장 최초의 제자는 다섯 명의 비구들인데 그들의 깨달음에 대한 내용이다. 오온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기에 이런 감정의 오르내림을 떠났다는 뜻이다.
부처님에 대한 아라한이라는 명칭은 부처님 시대에 보편적이었던 것 같다:
상윳따 니까야 7:1.1에 재가 신도였던 다난자니 여인이 남편에게 음식을 가져가다가 걸려 넘어지면서 자동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나모 땃사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삼붓닷사 (namo tassa Bhagavato arahato samm쮄sambuddhassa.) 거룩한 분, 아라한, 바르게 깨달으신 분께 귀의합니다” 지금도 모든 초기경전을 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바로 이 게송이다. 남방불교에서는 삼귀의 전에 이 게송을 합송한다. 이처럼 아라한이라는 말은 깨달은 성자 부처님에게 붙여졌음을 알 수 있다.
중생의 삶은 어떤가? 수많은 번뇌가 일어나고, 감정의 오르내림 속에 살다보면 평온한 평정은 깨지게 되는 중생의 삶이지만, 그러나 우리의 이상은 깨달으신 분 부처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과정이다. 아주 조금이라도 그 분의 삶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면 그렇게 될 것이다.
[불교신문 2717호/ 5월4일자]
일아스님 / 미국 원명사
[출처] 아라한은 어떤 사람인가|작성자 알아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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