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전(佛敎以前)의 인도사상(印道思想)
불교는 인도사상(印道思想)의 한 조류(潮流)로서 서기전(西紀前) 6세기경에 발생한 것이니 그것은 갑자기 성립한 것이 아니었고, 그 시대의 환경과 사상이 양(陽)으로 음(陰)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성립된 것이다. 물론 석존(釋尊)과 같은 위대한 인물은 시대조류를 지배하고 새로운 사상을 창조(創造)할 수 있지마는, 역시 시대적 배경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러므로 최초의 불교를 설명하기 위하여서는 특히 당시의 인도 사상계(思想界)에 있어서 불교가 어떠한 지위에 있었던가를 우선 아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그러면 당시의 사상은 어떠하였는가 하면 그의 대표적인 것이 두조류(二潮流)가 있으니 즉 바라문의 전변설(轉變說)과 사문의 적취설(積聚說)을 들수 있다.
(1) 전변설(轉變說)
전변설의 '전변(轉變)'이란 범어(梵語) 파리나마(parinama)의 역(譯)으로서 전화(轉化) 변이(變異) 즉 변화(變化) 뜻이다. '무엇이 변화하는가'하면 '이 우주가 어떻게 해서 성립되었는가 '하는 것을 생각할 때 이것을 변화하는 것으로서 해석하는 것이다. 즉 우주의 최초에 한 정신적 원리(原理)가 있고, 또 우주란 것이 개설(開設)되기 이전에도 한 정신적인 것이 존재하여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것은 물론 하나의 가설(假說)인고로 그런 것이 사실인가 아닌가하는 비판은 차치(且置)하고 이것은 성질상(性質上) 활동성(活動性)인 것이므로 자기의 활동성에 의하여 변화를 일으켜서 전변(轉變)하여 각종 만물을 생산하고 그리하여 우리가 현재 보고있는 우주가 성립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우주의 변화'를 믿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간상(時間上) 우리의 최초의 유일(唯一)한 범(梵 - Brahman)이라고 하는 한 본체(本體) 즉 근본원리(根本原理)가 있어서 그것이 변화를 하게 됨으로서 그 후의 시간으로부터는 잡다(雜多)의 세계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즉 모든 현상세계(現像世界)는 범(梵)이 변화하여 성립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전변설인데, 이것을 종교적 수행으로 볼 때에는 '수정주의(修定主義)'로 나가게 되어 이것을 실천함으로써 인생의 목적에 도달하고자 하였다.
(2) 적취설(積聚說)
적취설의 적취(積聚)란 것은 적집(積集) 즉 쌓아 모여졌다는 말로서 우주 최초부터 다수(多數)의 요소가 있어 가지고 이 독립된 여러 요소가 어떤 형식으로서 결합하여 적집되어 현재 우리가 보는 잡다의 세계가 성립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지.수.화.풍(地.水.火.風) 등의 여러가지 요소가 결합하여 이 우주의 모든 것이 마련되는 것이라 한다. 이 적취설은 종교적 수행으로 나타날 때 '고행주의(苦行主義)'로 나가게 되어 이를 실천함으로서 인생의 목적에 도달하려고 하였다.
* 전변설과 적취설
전자(바라문계)는 베다와 우파니샤드에 근거한 인도 정통파의 입장에 속하는 것으로 유일의 원리인 브라흐만으로부터 전 세계가 생겨났다고 하는 점이 사상적 특징이라 할 수 있으며 보통 전변설(轉變說)이라고 한다. 바라문계 사상에서 있어서는 전 세계가 어떻게 성립하였는가 하는 문제를 고찰할 때 먼저 브라흐만이라고 하는 근본원리를 세우고 이러한 근본원리인 브라흐만이 자기자신을 전개시켜 전 세계를 성립시킨다고 주장한다. ‘일체는 브라흐만이다’라는 주장은 우파니샤드에서 자주 설해지는데 이러한 근본원리로서의 브라흐만은 개인 가운데 내재되어 있는 아트만과 동일시되고 점차 정신적 원리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된다. 그러므로 전변설은 절대 유일의 정신적 원리가 전개하여 인간과 그것을 둘러싼 세계가 성립된다고 설하는 주장이다.
이 시대에는 종래의 바라문계 사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자유사상사들(사문계)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육사외도라고 불리던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 자유사상가들이 주장한 사상의 특징은 유일의 원리로부터 복잡한 현상세계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독립된 원리와 요소가 어떠한 형태로서 결합하여 이 세계가 구성된다고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육사외도라 불려지는 사문들 가운데 아지타 케사캄바린은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네 가지 원소를 주장한다. 즉 인간은 이들 네 가지 원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체가 소멸함과 동시에 모든 원소도 각각 분해한다고 설하였다. 파쿠다 캇차야나느 7요설을 인정하였고, 막칼리 고살라는 살아있는 것을 구성하는 요소로 12가지 원리를 주장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여러 가지 구성요소가 결합하여 인간 및 세계가 성립한다고 하는 주장을 초기경전에서는 적집설(積集說) 또는 적취설(積聚說)이라고 한다. 이 적취설은 바라문계의 전변설에 비해 유물론적 색채가 강하며, 업이나 인과응보의 이치를 부정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인도사상(印道思想)의 혁신(革新)
전변설과 적취설은 이와같이 일(一)과 다(多)와의 관계를 시간상의 인과(因果)의 범주(範疇)로서 해석한 것인데 석존은 이 수정(修定)과 고행(苦行)의 두 가지 주의(主義)를 모두 몸소 체험하였으나, 결국은 양자(兩者)가 극단적이며 불합리함을 알고 이 두 주의(主義)와 학설(學說)을 모두 버리고 절충(折衷)하여 마침내 새로운 사상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연기이며 중도인 것이다. 이것이 불교이니 불교는 고행이 아니고 절대, 안락의 생존을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의 길이다.
석존은 이 깨달음 길로부터 출발하여 그의 내용을 설명한 것이 소위 대장경(大藏經)이다. 요컨대 그의 가르침은 생존하여 있을 동안에 모두가 지혜로서 오(悟)하여 불(佛)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니 자기도 이 방법에 의하여 부처가 되었고 타인도 이 가르침에 의하여 수행하면 반드시 성불(成佛)한다는 것이다.
불교는 수정주의 또는 고행주의와 같이 죽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즉 죽음 밖에는 목적에 도달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론상(理論上)의 귀결(歸結)과는 달리 불교에서는 죽음이니 불사(不死)이니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된다. 사후(死後)가 아니고 생존중에 부처가 될 수 있으니 생존의 인간으로서 최후의 최고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는 가르침를 석존은 여러가지로 설하였다.
석존은 우주와 인생 그리고 주관(主觀)과 객관(客觀)등의 존재를 고찰(考察)함에 있어서 당시의 수정주의, 고행주의등 사상과는 전연(全然) 다른 독특한 경지에 서서, 지적(知的)으로는 합리성, 객관성을, 또 정의적(情意的)으로는 윤리성, 인간성을, 또한 사회적으로는 세계성, 보편성(普遍性), 개방성(開放性)인 것을 몸소 실천하였고 이것을 가르치었으니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 열반적정(涅槃寂靜)의 삼법인(三法印) 그리고 연기성(緣起性)의 하나로 되어 있는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제설(四諦說) 등 이야말로 당시 사상계에 있어서 혁신적인 것이었으며, 이것이 곧 근본불교의 창시(創始)였다.
석존(釋尊)의 불교(佛敎)
석존의 일생은 그야말로 우리의 정신생활에 있어서 초석(礎石)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인은 역사에 대한 관심이 없으니 고대(古代)의 연대(年代)에 대하여서는 확실하지 못한 것이 매우 많아서 석존의 년수(年壽)에 대하여서도 여러가지 설이 많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연구가 된 것에 의하면 석존의 태자시절에 어머니이신 마야부인(摩耶夫人)에 의하여 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하여 출가수도(出家修道) 후 성불(成佛)하시어 교화전법(敎化轉法)하시다가 사라쌍수(沙羅雙樹) 아래에서 입멸(入滅)하시기까지 왕사성(王舍城)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오직 이 새로운 사상을 선양(宣揚)하시었다.
그 후에 많은 제자들이 석존의 학설을 서책(書冊)으로 편집(編輯)하여 연구를 계속하고 또 종교적 형식으로는 서력(西曆) 1200년경까지 인도에서 유포(流布)되었고 한편 점차로 서역(西域)에 중국. 한국. 일본 그리고 남방각지(南方各地)를 비롯하여 구미(歐美) 각국까지 세계적으로 전파되어 마침내 석존의 불교와 그의 교단(敎團)이 발전되었다.
[출처] 전변설(轉變說)과 적취설(積聚說)|작성자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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