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관련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 - 텐진 빠모

수선님 2021. 5. 9. 11:56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

 

 

 

[서평들]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 [중앙일보 박정호 기자 2003-06-27 21:09] 

 

 

  잘 짜인 전기물이다. 사람의 냄새가 진득하게 풍긴다. 문장도 술술 넘어간다. 덕분에 한 인간의 궤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최종적으로 선물하는 감동도 만만찮다.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는 제목에 책의 모든 게 담겨 있다. 여성과 부처(붓다)란 키워드가 책을 관통한다.

  하지만 목소리는 낮다. 페미니즘을 소리쳐 옹호하지도, 부처의 설법을 힘주어 강조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설득력은 커진다.

 

  주인공은 서양 여성 최초로 티벳 승려가 된 텐진 빠모다. 1943년 런던의 생선 가게 딸로 태어나 지금은 지구촌 곳곳에서 불법(佛法)을 전파하고 있다.

  그의 과거를 바로 앞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일단 호기심은 서양과 여성이란 두 단어에 집중된다. 그가 불교에 다가서려는 목적 하나에서 고향 런던을 떠나 인도로 발길을 돌릴 때의 나이는 스무살. 삶에 대한 의문이 가득했던 벽안(碧眼)의 아가씨가 불성(佛性)을 체득해가는 과정이 촘촘하게 펼쳐진다.

 

  당시만 해도 티벳 불교는 서양에서 거의 미신으로 취급됐다. 그를 불교에 인도한 게, 그래서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은 게 '흔들림 없는 마음'이란 불교서 한 권이라는 점에서 새삼 '책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12년 간의 설산(雪山) 동굴 수행이다. 외부 세계와 철저히 단절된 가운데 '진리'를 향해 정진하는 그의 고단한 행보가 큰 울림을 준다.

 

  그는 벽장 하나 크기의 좁은 공간에서 '여성은 은거 수행을 할 수 없다'는 편견에 맞서 자신을 단련해간다. 물론 수행은 고통 자체였다. 혹독한 추위와 육체적 질병을 이겨내며 더 높은 영적인 경지에 오르려는 외로운 '싸움'이 사람의 무한한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큰 매력은 인간적 접근이다. 세상을 내려다보는 성인의 경지가 아닌 우리와 별 다를 게 없는 한 개인의 나약한 모습이 노출된다. 특히 인도 생활 초기, 세 남자로부터 동시에 결혼하자는 내용의 편지를 받고 잠시 갈등하는 대목에선 잔잔한 미소가 번진다.

 

  영국 언론에 꾸준히 글을 써온 저자의 꼼꼼한 취재와 불교 내 여성 문제에 관심이 큰 세등 스님의 편안한 번역이 잘 만난 것 같다.

 

  특정 종교나 지역, 혹은 남녀의 차별을 넘어서 구도하는 인간의 본체를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우리 밖의 다른 전통으로부터 영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는 텐진 빠모의 말이 실감나게 전달된다.

 

*영적 스승이 된 금발미녀  [조선일보 2003-06-27 19:00]

     (이우상·소설가·대진대 문창과 겸임교수)

 

   

 

 

  타인에게 치열한 삶을 기대하고 그것을 엿보고자 하는 욕구가 우리에게 있다.

  특히 수행의 길에 들어선 이들에게 들이미는 잣대는 더욱 시퍼렇고 엄격하다.

  그러한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삶을 살며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겠다’라고 선언한 수행자의 행적을 이 책에서 만난다.

 

‘텐진 빠모’, 수행을 계승하는 가르침을 떠받드는 영예로운 여인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영국 태생 티베트 승려의 행장이다.

  24년 동안 인도, 티베트 등지에서 선지식을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특히 그중 12년은 히말라야 설산 동굴에서 독거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치열하게 수행했다.

  인간의 상식적인 삶에는 지독하게 불리한 위험, 궁핍, 금욕, 고독을 견뎌냈고 그리고 여성이라는 편견을 극복하여 영적 스승이 되었다.

  선언이 다분히 도발적이어서 수행세계의 페미니스트인가 여겨 꼼꼼히 읽어보니 그건 아니었다. 

  불교계의 여성 비하는 뿌리가 깊다. 팔십 넘은 노비구니도 일곱 살 비구에게 절을 해야 한다. 얼마 전 조계종 총무원 인사에서 간부자리 하나를 비구니에게 할애한 것을 혁명적 조치로 받아들였다.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반기를 드는 것은 정당한 분노라고 페미니스트들은 말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상태를 정당화하기 위해 화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증오는 증오가 아닌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저자는 불교와 명상에 관심이 깊은 영국 출신 여성 저술가 비키 매켄지이다.

  텐진 빠모에게 책의 출간 허락을 어렵게 받아내어 면담, 구술, 행적 답사를 통해 완성된 책이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좋아했고 「장미의 이름」을 애독했던 금발의 미녀가 영적 스승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치밀하게 적고 있다. 번역자는 비구니인 세등 스님이다.

  ‘나도 끝내 여성의 몸으로 깨달으리라’라고 옹골찬 각오를 후기에 적고 있다.

  한국 불교계에는 몇 차례 분규 사태를 겪으면서 흘러나온 말이 있다. 한국 불교의 미래는 비구니에게 있다라고.

 

  책을 읽는 동안 태백산 백련암에서 20여년째 독거 수행 중인 노비구니 지정 스님이 오버랩되었다.

  길도 없는 산중암자 백련암에서 동구불출하며 정진 중인 스님이다.

  몇 해 전 동네 주민을 억지 길잡이로 삼아 서너 시간 동안 할퀴고 미끄러지고 헉헉거리며 밀림 속을 헤쳐 올라가니 백련암이 있었다. 예고 없이 방문한 나그네를 외할머니처럼 반겨주었다.

  반듯한 법담과 곱게 늙은 얼굴이 수행의 이력을 말해주고 있었다. 국수 한 그릇 삶아주겠다는 것을 염치가 허락지 않아 끝내 사양했다. 툇마루 옆 땔나무 더미에 구렁이가 똬리를 틀고 있어 나는 기겁을 하고, 스님은 함께 사는 도반이라며 빙그레 웃었다.

 

  책장을 넘길수록 텐진 빠모의 치열한 수행정신의 전류가 저릿하게 전해진다.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남성, 여성이라는 분별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성불의 길이 워낙 험난하기에, 붓다는 여성을 위하는 마음씀에서 여성을 물리치는 몇 마디 말을 했을 뿐이다.

 

 

*부처를 품은 여성의 구도기록  [경향신문 조운찬기자 2003-06-27 16:36]

 

  ‘모든 것이 부처요, 일마다 부처’(處處佛像 事事佛供)라는 말은 종교적 레토릭에 불과하다.

  부처로 가는 길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무문관에서 화두를 붙들고 용맹정진하는 선승들, 설산에서 몇년씩 고행을 일삼는 구도자들에게 깨달음은 목숨 이상의 그 무엇이리라.

 

  텐진 빠모는 1943년 영국 런던에서 생선장수의 딸로 태어났다. 평범한 소녀였지만, 영성이 풍부한 집안 분위기는 그를 종교적 삶으로 이끌었다.

  그는 스무살 되는 해 ‘영혼의 고향’ 인도를 향해 떠난다.

 

  이후 그는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캄트룰 린포체와의 만남을 통해 불법에 귀의했고, 서구 여성으로서는 티베트불교에 출가한 두 번째 인물이 되었다.

  그러나 린포체의 수백명의 제자들 중 홍일점인 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수행공동체에서 생활할 수 없게 된다.

  티베트불교의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 속에서 그가 택한 길은 개별 수행.

  그는 요가 수행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히말라야의 한 동굴로 들어갔다.

  설산의 동굴 수행에 들어간 지 12년 만에 그는 비로소 붓다(깨달은 자)로 거듭난다.

 

  한 서양여성의 치열하고 경이로운 수행여정을 담은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는 과거 한국·인도·중국 선사들의 선수행담보다 더 감동적이다.

  화석화된 옛날 얘기가 아닌 동시대인의 기록인 데다 참선, 요가 등 동양적 수행문화에서 멀찍이 벗어나 있는 서양, 그것도 여성의 구도 기록이기 때문이다.

  이는 선불교가 그만큼 세계화됐으며 현대인의 삶이 영적으로 더 매말라 있다는 증좌이기도 하다.

  내년 방한을 앞두고 달라이 라마, 틱 낫한에 이어 텐진 빠모 바람이 불지도 모를 일이다. 

 

 

 

 

[텐진 빠모 스님 관련 기사들]

 

*세계여성불자대회 참여 테베트불교 팔모 스님

  [한겨레 2004-06-30 18:07]
 

 

  “한 라마승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비구니에게 어떤 장점이 있습니까.’

  그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없다’라고.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남성에겐 여성이 갖지 못한 것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교만함입니다.”

 

  김포 중앙승가대학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여성불자대회(7월2일까지)에 참석한 텐진 팔모스님은 성차별이 극심한 티벳불교에서 영적 스승으로 꼽힌다.

  스님은 영국 출신으로 스무살에 인도로 떠나 티벳의 영적 스승 캄트롤 린포체의 유일한 여자 제자가 되었다.

  티벳은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등 대개의 불교국가처럼 여성 수도자가 승려가 될 수 없는 곳이다.

  지켜야 할 10개의 계율만 받을 뿐이다. 그는 비록 스승의 배려로 승려가 됐지만, 오로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온갖 차별과 고초를 겪어야 했다.

  결국 스님은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는 서원을 세우고, 인도 최북단의 히말라야 설산으로 떠났다. 그는 1년중 8개월간 눈과 얼음으로 세상과 단절돼 있는 타율 곰파(‘선택된 장소’라는 뜻)에서 12년간 동굴수행을 포함해 18년간 은거수행을 했다.

  티벳 불교에서는 은거수행을 서원하면, 병이 들거나 죽더라도 나오지 않겠다고 맹세해야 한다.

 

  지금 그는 인도 히말라야에서 티벳여성불자수행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6년과정의 이 학교에선 묵언수행을 포함해 경전 및 영어 등을 가르친다.

  그의 꿈은 여성수행자들이 마음껏 교육받고 수행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고, 여성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헌신하는 일이다.

  “교육과 수행, 그리고 보시와 봉사는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과도 같습니다. 헉헉헉… 이렇게 내쉬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고요한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들숨과 날숨이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팔모스님의 수행기는 영국의 여성언론인 비키 매켄지에 의해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는 단행본으로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세등스님이 번역해 출간했다.

  팔모스님은 13일 서울 전국비구니회관 법륭사 대법당에서 불교여성개발원 주최로 ‘깨달음을 향하여, 여성의 삶과 수행’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비구니의 몸으로 ‘부처’가 되려면…

  [문화일보 김종락기자 2004-06-30 14:46]

   (::‘…붓다가 되리라’출간 맞춰 방한한 텐진 파모::)

 

  제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가초는 1993년 다람살라에서 열린 불교 회의에서 한 서양 비구니의 이야기를 들은 뒤, 얼굴을 양손에 파묻은 채 조용히 흐느끼며 앉아 있었다.

  잠시 후 그는 눈물을 훔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텐진 파모, 당신은 정말 용 감하군요.” 서구 여성으로는 최초로 티베트 승려가 되고, 히말라야 설산 속 외딴 동굴에서 12년간 은거 수행한 여성수행자 드룹규 텐진 파모 (61·사진)스님이 때마침 자신의 삶의 자취를 담은 책 ‘나는 여 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비키 매켄지 지음, 세등 옮김, 김 영사)의 국내 출간에 맞춰 방한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전국 비구 니회 주최로 지난 27일부터 오는 7월 2일까지 경기도 김포시 중앙 승가대에서 개최중인 제8차 세계여성불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파모 스님은 29일 오후 이 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한 것에 이어, 오는 7월 10~11일 이틀 동안 경기도 남양주시 광릉수목원 입구의 봉선사에서 명상 수행을 진행하고, 13일 오후 2시 서울 일원동 전국비구니회관에서 ‘깨달음을 향하여-여성의 삶과 수행’이라 는 주제의 강연회를 연다.

  여성으로서 차별을 극복하고 궁핍과 금욕, 고독을 견뎌 영적인 스승 ‘텐진 파모’가 된 수행자로서의 경험을 한국의 불자들과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194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파모 스님은 인도에서 영적 스승인 캄트룰 린포체를 만나 제자가 된 뒤, 수백년 동안 금녀의 지대 였던 티베트 수도원에서 들어가 12년간의 설산 동굴 수행을 시작한다.

  더 높은 영적 차원으로 오르기 위해 병이 들더라도 은둔처 에서 나오지 않겠다는 맹세를 해야 하는 죽음을 각오한 수행이었다.

  산사태, 맹수의 위협, 극심한 추위, 눈과 얼음 장벽으로 일 년 중 8개월은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동굴에서 12년의 수행을 포함, 모두 18년의 은거 수행을 해낸 파모 스님은 마침내 깨달음을 얻고 동굴에서 나와 세계 각지를 돌며 여성들에게 부다 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현재 티베트에서 여성불교학교를 운영중인 스님은 29일 발표한 ‘재가자와 출가자의 계율 수행’이란 주제의 논문에서 최근 출가자와 재가자들 사이에서 가볍게 여겨지는 감이 없지 않은 계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처가 대인관계를 설한 계율은 명령이 아니라 자발적 의지의 표현으로, 삶을 완전하게 이끌어 정신적 깊이를 더해 줄 뿐만 아니라 내면의 만족감과 행위의 정화를 가져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한편 ‘여성 불자의 교육과 수행:현재와 과거’라는 주제로 열린 세계여성불자대회에는 파모 스님을 포함한 세계 45개국 700여명의 수행자와 불교학자들이 참여, 학술발표 등을 통해 여성 수행 자의 수행환경 개선과 여성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교환했다 .


 

 

*불자대회 참가 텐진 파모 스님

  [세계일보 2004-06-29 20:09]

 

 

  “스리랑카는 비구니 승단을 복원하는 데 1000년이 걸렸어요.

  여성 수행자들은 정부와 남성 고승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승단 재건에 나섰죠.

  현재는 400∼500명가량의 비구니가 활동중입니다.”

  28일 제8차 세계여성불자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 김포 중앙승가대학에서 텐진 파모(61·사진) 스님은 눈자위가 촉촉히 젖여 있었다.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라는 책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영국 출신의 파모 스님은 특강에 참석, 스리랑카 여성 불자들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던 것.

  파모 스님은 서양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티베트의 승려가 됐다. 194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예쁜 옷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로 자라났지만 33살 때 히말라야 설산 동굴 수행에 들어가 영적 성장을 이룩한 인물. 비구도 하기 어려운 동굴고행을 12년 동안 해냈다.

  그는 스스로 아름답고 안전하다는 동굴에서 눈도 치우고 밭도 일구고 참선수행을 했다.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여성에 대한 지독한 차별과 편견 속에 동굴 속 개별수행이라는 방법밖에 택할 수 없었던 파모 스님은 총 18년 간의 은거 수행을 거치면서 여성의 영적 능력을 몸소 증명한 뒤 이제는 전세계 여성 불자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애쓰고 있다.

  파모 스님은 여성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티베트에서 여성들 교육에 나섰다.

  그가 운영하는 불교학교는 첫 6년은 불교철학, 영어, 기본지식 등을 가르치고 이후 무엇을 할지는 자신에게 선택하게 한다. 21명이 졸업했고, 현재 21명이 교육 중이다.

  파모 스님은 다음달 13일 오후 2시 전국비구니회관 법륭사 대법당에서 ‘여성의 삶과 수행’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갖는다.

 

 

 

*英 출신 티벳불교 승려 톈진 파모 스님 방한

  [조선일보 2004-06-28 18:56]

 

“한국은 여성佛子 교육 모범국가” 

 

 “우리 본성은 거울 같습니다. 그 맑은 거울을 욕망, 화(禍), 집착 같은 먼지가 두껍게 덮고 있지요.

  그러나 바늘 끝으로 그 먼지를 헤치면 맑은 거울이 다시 드러납니다.

  먼지를 닦아내는 것이 수행이고 깨달음입니다. 누구나 먼지를 닦아낼 수 있습니다.”

 

  영국 출신으로 티베트 불교에 입문, 12년에 걸친 히말라야 석굴 수행으로 잘 알려진 텐진 파모 스님이 제8차 세계여성불자대회에 참석, 28일 경기도 김포 중앙승가대학을 찾았다.

  그는 “불교에서 남녀를 따지기보다는 올바른 불성(佛性)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그래도 차이는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경험 한 토막을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 번은 티베트 비구(남자) 스님에게 “비구니(여자) 스님이 갖는 장점은 무엇일까요?” 하고 물었더니 “하나도 없다”고 대답하더라는 것. “그때, ‘아, 비구니들은 적어도 비구 스님들의 교만함 한 가지는 없다는 장점이 있구나’ 깨달았지요.”

  그런 텐진 파모 스님은 한국에도 꽤 이름이 알려졌다. 자신의 수행과정을 소개한 책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김영사)가 지난해 국내에도 번역돼 1만2000여권이나 팔리기도 했다.

 

  처음 불교에 관심을 가진 것은 청소년기였다. 스무살 때인 1963년 인도로 건너가 티베트 불교의 한 종파인 카규파에 입문, 12년간 석굴 수행을 했다.

  “여러 수행방법이 있지만 내 경우는 스승님의 권유에 따랐다”며 “땔감도 하고, 눈이 입구를 덮으면 그것을 뚫고 나가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은 많았지만 전혀 무섭지 않았고, 나중에는 그곳이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스님은 현재 인도 북부에서 비구니 교육을 위한 승원(僧院) 건립을 추진 중이다. 21명의 비구니가 텐진 스님과 함께 수행 중이며 장차 80~90명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도량으로 만들기 위해 기금을 모으고 있다.

  그는 비구니, 여성불자 교육과 관련, “한국 비구니 승단이 모델이 될 만하다”고 강조했다.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 남방불교 국가들은 여성들의 지위도 낮을 뿐 아니라 비구니가 되더라도 여전히 신분은 낮은 등 변화가 없기 때문에 여성들이 불교에 대한 관심도 적고 출가수행하려는 욕구도 낮지만, 한국은 비구니 수도 많을뿐더러 잘 정비된 교육시스템이 다른 국가들의 여성불자 교육에 모범이 됩니다.”

 

  그는 “불교에 대한 공부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비구니와 여성불자가 교육을 받는 정도에 따라 지위도 향상된다”고 말했다.

 

  스님은 29일 오후 ‘재가자와 출가자의 불교 실천’을 주제로 발표하고, 7월 10~11일 경기도 남양주시 봉선사에서 ‘텐진 파모 스님과 함께 하는 명상 수행’ 행사를 갖고, 7월 13일 서울 일원동 전국비구니회관에서 ‘깨달음을 향한 여성의 삶과 수행’을 주제로 강연회도 갖는다.

 

 

 

*티베트의 텐진 파모 스님 “한국 비구니승단은 세계의 모델”

  [동아일보 2004-06-28 18:31]

 

  “1만여 명의 수행자를 가진 한국 비구니 승단은 교육과 수행 면에서 세계 비구니계의

  모델이 될 만합니다.”

 

 

  서구 여성 최초의 티베트 승려로 세계 비구니계의 지도자인 텐진 파모 스님(61)이 제8차 ‘세계여성 불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 중이다.

 

  그는 28일 경기 김포시 중앙승가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랜 역사 속에서 승단을 지켜온 한국 비구니에 대해 감탄하며 한 수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그는 영국인으로 21세인 1964년 티베트 불교 종단 중 하나인 카규파의 스님이 됐다. 그는 1973년부터 12년간 히말라야의 작은 동굴에서 홀로 수행하며 여성도 영적 스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몸소 보여줬으며 1993년부터 세계를 돌며 불법을 전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비구니들은 스님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비구니들이 성불(成佛)을 위해 다음 생애에는 반드시 남자로 태어나겠다고 이야기할 정도죠. 그러나 저는 여성도 깨달음을 얻고 성불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는 이를 위해 현재 티베트에서 여성불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에선 6년간 불교 교리와 영어 등을 가르치고 이후에 무엇을 공부할지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21명이 교육 받고 있는데 80명까지 늘리려고 합니다.”

 

 

  그는 여성불교학교가 제 궤도에 오르면 다시 동굴 수행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혼자 이룰 수 없는 인내심이나 자비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혼자 수행하면 잡다한 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아 수양의 발전이 빠릅니다. 두 가지 생활이 조화를 이뤄야죠.”

 

   파모 스님은 다음달 13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전국비구니회관에서 ‘깨달음을 향하여-여성의 삶과 수행’을 주제로 강연을 갖는다.

 

 

 

 

 

 

 

[출처]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 - 텐진 빠모|작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