靜坐處茶半香初 (정좌처차반향초)
妙用時水流花開 (묘용시수류화개)
고요히 앉아 참선하는 곳(공간)에서는 차를 마시고 반나절이 지나도록 그 향기가 한결같이 그윽하고,
허공처럼 순수하게 마음을 쓰는 때(시간)에는 물이 흐르고 꽃이 피듯 진리에 어긋남이 없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茶半香初’를 ‘차를 반 잔 마셨는데 그 향기는 처음과 같다’라고 새깁니다.
뒷구의 水流라는 시간개념과 댓구(對句)가 되려면 ‘半’을 半日窓이란 공간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반나절 창이란 곧 차를 마시고 반나절이 흐르도록 선방에 앉았는데,
그 충족된 삼매의 경지가 처음이나 나중이나 똑 같다는 말입니다.
이는 부처님이 설산에서 6년 동안 고행한 모습이고, 달마가 소림에서 9년 동안 면벽한 모습입니다.
정좌처, 묘용시의 금강심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눈을 지그시 감고 선열에 젖어든 석굴암 부처님 모습은 정좌처의 모습(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고,
동서양 남녀노소, 유정·무정의 모든 중생들을 향해 감로를 내려주려 설법하고 계시는
불국사 대웅전의 부처님 모습은 묘용시의 모습(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이라 이해해 보십시오.
(덕민스님 (불국사 승가대학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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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번 사족을 달아봅니다.
靜坐處茶半香初 고요히 앉아서 차맛이 절정이지만 향은 처음과 같고
妙用時水流花開 묘용시에 물흐고 꽃피네.
원래의 시의 글을 따라서 해석해 보았는데요.
半이라는 한자의 뜻은 절반, 한창, 절정등의 뜻을 지니는데
글의 문맥상 한창혹은 절정으로 해석해야 할것 같습니다.
공부의 마음으로 지은시인데 차를 인생의 마음에 비유해서
처음의 마음과 같이 변함없이 한결같은 뜻을 차에 비유해서
표현하고 있지요. 그래서 차맛이(차선일미라는 말이 있듯이)
한창이라는 뜻은 공부가 되었어도(공부가 익었어도)
처음의 마음과 다를바가 없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람들이 해석에 반의 뜻으로하면
이 시를 지은 사람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엉뚱한 말이 되지요.
공부 분상의 글이고 그런 의미로 해석을 해야하고 또 해석을 하더라도
원글을 새겨야 잘된 글이라고 봅니다.
의역은 그냥 설명하는 3구의 의미이지만 그것을 해석으로 삼을수는 없는것이고
그냥 뜻으로 새김이라고 보아야 하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해석해야 뒷구의 묘한 마음을 쓰는 때에는
물 흐르고 꽃 핀다. 해서 절대적인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고
위의 뜻과 맞아 떨어진다고 봅니다.
어줍잖은 저의 견해로 본 것이니
여러분들의 해량을 바랍니다.
그냥 넘어갈려고 하다가 한번 이야기 한게 오히려
번거럽고 평지풍파를 일으킨다면 죄송한 마음이 되겠어요.
살아있는 모든이들 행복하시길....
도륜합장 (前 부석사 총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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茗泉(명천)에서 "수류화개" 로 "닉"을 바꾸며...
수행으로 茶를 마시는 분의
茶를 마시는 궁극적 목표는
茶를 통해 道를 이루고자 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道라고 함에 있어서는 많은 茶人들은 스님네들이나 하는
참선공부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禪(선)은 근원에 사무쳐서 절대적인 자각을 파악하는
인간이 돌아가야 할 본질적 도리라고 얘기들 합니다.
세수하다가 코 만지는 것보다도 쉬운것이 이 공부(참선)라 했지요.
인간의 몸 받기가 어려운데, 우리는 茶를 만난 공덕으로 道를
이룰수 있으니 열심히 茶 마셔서 공부맛도 봅시다. ^^
靜坐處 茶半香初 (정좌처 차반향초)
妙用時 水流花開 (묘용시 수류화개)
이 詩는 명천이 좋아하는 詩인데...
黃山谷(黃庭堅)의 글이라 하지만 문헌(文獻)으로 확인이 안되더군요.
단순한 차시(茶詩)로 보기보다는 선시(禪詩)로 봐야 됩니다.
阮堂(추사)선생이 이 글을 쓰셨고,
蘇東坡(소동파)의 '羅漢松(나한송)'에 보면 '空山無人 水流花開' 가 나오지요.
그 이전에 禪家에서 전해 오는 화두(話頭)이기도 합니다.
명천이 수태골에 처음 들어오는 날
세상의 모든 것을 걸림없이 '물 흐르고 꽃 피듯이...' 살겠노라고 해서
堂號(당호)를 '水流花開' 라고 지은 이유이면서 話頭(화두)입니다.
萬里靑天 雲起雨來 (만리청천 운기우래)
空山無人 水流花開 (공산무인 수류화개)
멀리 푸른 하늘에 구름이 일어 비가 오더니
텅빈 산에는 꽃은 피고 물은 흐르네...
空山無人 水流花開 (공산무인 수류화개)
無住空山 水流花開 (무주공산 수류화개)
無主空山 水流花開 (무주공산 수류화개)
空山明月 水流花開 (공산명월 수류화개)
無水無花 水流花開 (무수무화 수류화개)
는
妙用時 水流花開로 通합니다.
말(진흙탕)속에 빠지지 말고, 茶 마시면서 의심(疑心)덩어리를
키운다면 언젠가는 水流花開의 이치에 이심전심 하겠지요. ^^
팔공산 수태골 水流花開에서 茗泉合掌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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