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세계

自警文 자경문 - 野雲 야운

수선님 2023. 3. 12. 13:22

自警文 자경문

野雲 야운

해제

1. 출가하여 부지런히 수행하고

공안을 참구하라

2. 열 가지 경책

3. 열 가지 계법을 지켜 정각을 이루고

중생을 제도하라

解題 해제

이 글은 고려말에 활동한 야운각우(野雲覺玗) 선사가 불법을 공부

하려는 이들에게 당부한 글이다.

야운 선사는 고려 말의 대표적인 고승인 나옹혜근(懶翁慧勤,

1320~1376)의 제자로서 나옹의 총애를 받고 입적 후에는 다비하고 탑

과 비를 세우는 일을 주선했던 중요한 인물이었다.

자세한 행적이 알려지지 않은 야운의 생애는 단편적인 기록을 통

해 추정할 수 있다. 야운에 대한 당대의 자료는 고려 후기의 저명한 문

인인 권근(權近)이 1382년에 쓴 기록이다. 이에 의하면 야운은 나옹을

오랫동안 모셨고 나옹이 매우 사랑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야운은 나

옹이 입적하자 장례를 치르고 사리탑과 비를 세우는 일을 힘써 하였

다고 하였다.1) 권근은 이 글에서 그 야운이 동료와 함께 중국 구법하

러 간다 하므로 이숭인이 권근에게 글을 지어 주기를 요청하여 지은

글임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야운의 법명은 각우(覺玗)로 추정된다. 우야운(玗野雲)이라

하여 법명 한 글자를 법호 앞에 쓰는 예는 고려말 기록에서 자주 볼 수 있

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해에 야운은 중국에 가고자 할 정도로 왕

성하게 활동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비를 세우는 일을 주선했다

는 야운 또는 각우의 이름은 현재 알려진 나옹의 비인 신륵사 보제존자비

나 안심사 나옹화상석종명 등에서 그 이름을 찾을 수 없다.2) 그러나 조선

시대에 편찬된『서역중화해동불조원류(西域中華海東佛祖源流)』에는 나옹

의 문도 중에 야운각우의 이름이 수록되어 있다.3)

한편 조선 초에 활동한 함허기화(涵虛己和, 1376~1433)는 야운선사와 관

련된 시를 남겼다.

강월헌 위에는 강과 달이 밝고

야운당 위에는 들 구름이 한가롭네.

구름빛과 달빛이 서로 빛나는 곳

한 방에 허공 머금으니 몸 스스로 편안하도다.

江月軒上江月白 野雲堂上野雲閑

雲光月色交輝處 一室含虛體自安(「贈懶翁侍者覺牛號野雲」)4)

동 시대를 살았던 기화가 남긴 이 시 역시 야운이 나옹의 제자임을 알려

주는 명확한 자료이다. 여기서 기화가 표기한 ‘각우(覺牛)’는 ‘각우(覺玗)’

의 다른 표기로 생각된다.

야운이라는 이름으로 승려 생활을 한 사람은 또 권단(權㫜, 1228~1311)

이 있다.5) 이「자경문」에 나오는 ‘생사대사’ 등의 구절이 몽산(蒙山)화상의

글에도 나오는데, 야운[권단]은 몽산의 제자인 철산소경(鐵山紹瓊)을 따라

출가하였으므로 몽산의 사상이 전수되어 그런 저술이 이루어졌으리라는

추정도 권단설의 근거로 주장된다. 또한 조선시대에「자경문」은『몽산화상

법어』와 함께 간행되어 유통된 것도 같은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몽산의 영

향은 조선 전기에 지대하였으므로 이 합철 간행이 반드시 그 증거는 되지

못한다.

그런데 해인사판「자경문」의 서두에 “뜰과 문이 높고 가파르며 뜻과 기

상이 고상하고 한가하다. 노함을 드러내 삿됨을 격파하는 모습을 갖추었으

며, 자비를 열어 인도하는 모습을 가진 명현 대덕이신 야운우선사(門庭嶮

峻, 意氣高閑. 現忿怒具折邪之相, 開慈悲有引導之容, 名賢大德. 野雲牛禪師.)”

라는 기록이 있다.6) 여기에서「자경문」을 지은 야운은 각우임을 알 수 있

다. 곧 나옹의 제자인 야운각우가「자경문」의 저자인 것이다. 이에 비해 야

운[권단]은 나옹의 출생 이전에 세상을 떠났으므로 제자가 될 수 없다. 그

러므로 야운각우와 야운[권단]은 서로 다른 인물이고,「자경문」의 저자는

야운각우로 보아야 한다.

「자경문」은 수행자가 경구로 삼아야 할 지침이다. 이 글이 일찍부터 「계

초심학인문」・「발심수행장」과 함께 『초발심자경문』으로 묶여 알려졌기 때

문에7) 「자경문」의 이름이 익숙하다. 그러나 이런 경책을 뜻하는 글에 ‘계

(誡)’, ‘잠(箴)’, ‘명(銘)’, ‘녹(錄)’ 등의 글 형식이 있고 이들은 역시 강원 교

재인『치문경훈』에 여러 편 실려 있다. 이런 글에 견주어「자경」이라 불러

도 좋을 것이다. 지금 전하는 판본에「자경서(自警序)」라고 하고 있으므로,

자경에 붙인 서문이라는 이 판본의 의의를 존중하면「자경」이 적절하나,

일반적으로「자경문」이라고 익혀 왔기 때문에 여기서는「자경문」으로 해

둔다.

「자경문」의 내용은 불법을 수행하는 이들을 위한 간절한 당부이다. 모두 열

가지 항목을 들어 후학들을 경계하였는데, 그 열 가지 항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은 절대로 수용하지 말라.

둘째, 내 재물을 아끼지 말고 남의 물건을 탐내지 말라.

셋째,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몸을 자주 움직이지 말라.

넷째, 좋은 벗을 사귀고 나쁜 벗은 사귀지 말라.

다섯째, 삼경 외에는 잠을 자지 말라.

여섯째, 망녕되게 자신을 높이고 남을 업신여기지 말라.

일곱째, 재물과 여색을 대할 때는 반드시 바른 마음으로 대하라.

여덟째, 세속 사람과 사귀어 다른 이들이 미워하고 질투하게 하지 말라.

아홉째,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열째, 대중 가운데 살면서 마음을 항상 평등하게 하라.

이 내용의 서술에 각각 게송을 붙여 마무리했고, 이 본문 내용 앞뒤에 장

문의 서론과 마무리 글을 붙여 전체를 구성하였다. 육도 윤회 중에 인간 세

상을 만나기 어려우니 그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말고 부지런히 수행해서

정각을 이루고 중생들을 제도하라는 간절한 당부의 내용이다.

여기에 나타난 사상은 나옹의 선사상 경향과 유사한 면이 있다. 주인공

(主人公)을 강조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주인공은 『진각국사어록』이

나 『백운화상어록』 등 여러 여말 선사들이 강조한 선 수행 제시어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옹의 「나옹화상승원가(懶翁和尙僧元歌)」에서는 ‘주인공주

인공아’와 같이 여러 차례에 걸쳐 주인공을 강조하는 장문의 우리말 노래

를 서술하고 있어 연관성이 짙게 느껴진다. 이를 보더라도 이 「자경문」의

저자는 나옹의 제자인 야운각우일 가능성이 크다.

이「자경」이 보여주는 간절한 수행 방향은 일찍부터 수행자들의 지침이

되어 비슷한 성격의 지눌의「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원효의 「발심

수행장(發心修行章)」과 함께『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이라는 이름의

책으로 묶여 승단의 수학과정인 이력(履歷)에서 첫 번째 사미과의 교재로

채택되어 학습되었고,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연유로 여러 차

례 간행되었고, 우리말로도 풀어 간행되어 1577년 송광사본과 1583년 서봉

사본 언해본(諺解本)이 알려져 있다. 현재에도 십여 종이 넘는 우리말 해석

본이 간행되어 유통되고 있다.

1) 權近, 『陽村先生文集』 권15 「贈玗野雲上人後序」今有玗野雲者, 懶翁侍者

也. 其侍翁, 久而謹, 翁甚愛之. 及翁示寂, 茶毗得舍利, 置浮圖, 勒碑以記. 凡

翁之後事, 無不力爲.

2) 비의 문도 명단 중에 일부 마멸된 부분이 있어 그중에 들어 있을 가능성은 있다.

나옹의 문도들은 각(覺)자와 지(志)자를 많이 따르고 있다.

3) 采永,『西域中華海東佛祖源流』, 韓10 p.101b17

4) 己和,『涵虛堂得通和尙語錄』, 韓7 p.245c3

5) 李瑱, 「權㫜墓誌」 公於許多年, 修白業斷酒, 內雖在家, 巳爲靈運之佛. 頃有南嶽鑯

山和尙, 航海而來, 公知其見性, 落髪而師之. 道號野雲, 遊名山飽禪味, 强七霜矣.

6) 李智冠, 1969 『韓國佛敎所依經典硏究』, 寶蓮閣, p.36. 이 판본은 1579년 신흥사

본을 중간(重刊)한 것이다.

7) 한국불교전서 편찬시 참고한 판본은 1579년 신흥사본과 1635년 용장사본이 발

심·환산시몽산·법어약록과 합철, 1633년 석왕사본이 초심·발심·사법어와 합

철, 간년 미상의 동국대 소장본이 발심과 합철 간행되었다.(『한국불교전서』 권6

p.765c 각주)

참고문헌

•金呑虛, 1971『呑虛講義 初發心自警文』, 佛書普及社

•無觀, 1998『초발심자경문 강의』, 민족사

•白雲, 1989「自警文의 修行思想-自警文」 『修多羅』 4, 해인사승가대학

•성백인, 1978「해제 야운자경서」『명지어문학』12·13, 명지대 국어국문학과

•圓昌, 2001『正音本佛典 譯註』, 曹溪宗立僧伽大學院

•일타, 2005『초발심자경문』, 효림

•정우영, 2005『초발심자경문언해』, 신구문화사

자경문 自警文1)

야운(野雲)2) 지음

1. 출가하여 부지런히 수행하고 공안을 참구하라

주인공(主人公)이여, 내 말을 들으라.

많은 사람들이 불법 안에서 도(道)를 얻었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긴 세월

동안 고해(苦海)에서 헤매고 있는가? 그대는 비롯함이 없는 때로부터3)

서 지금의 생에 이르기까지 깨달음을 등지고 번뇌와 어울려 어리석음에 떨

어져, 널리 여러 가지 악한 일을 하여 3악도(三惡道)4)의 고통스런 윤회에

떨어지고, 여러 착한 일은 하지 않아 4생(四生)5)의 업의 바다에 빠졌다. 몸

이 6적(六賊)6)을 따르기 때문에 혹은 악취(惡趣)7)에 떨어져서 극심한 고통

에 시달리고, 마음은 일승(一乘)8)을 저버렸기 때문에 혹은 사람으로 태어

나더라도 부처님께서 탄생하기 전이나 열반한 후가 된다. 지금 다행히 사

람의 몸을 얻었으나 바로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의 말세9)이다. 아아, 슬

프다. 이것이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

그러나 그대가 능히 반성하여 애욕을 끊고 출가하여 발우10)를 가지고 큰

법복을 입어 세상의 번뇌에서 벗어나는 길을 밟으며 번뇌가 없는 신묘한

법을 배우면, 마치 용이 물 속에서 노는 것 같고, 호랑이가 산에서 활개치

는 것 같아 그 특히 뛰어난 이치는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으리라.

사람에게는 옛날과 지금이 있지만 불법에는 멀고 가까움이 없으며, 사람

은 어리석고 지혜로움이 있지만 도(道)는 성하고 쇠함이 없는 것이다. 비록

부처님께서 계실 때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면 무슨 이로움이

있으며, 비록 말세를 만났지만 불교를 받들어 수행하면 어찌 해롭겠는가?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어진 의사와 같아서 병을 알고

약을 주지만, 먹고 먹지 않는 것은 의사의 잘못이 아니다. 또 나는 좋은 안

내자와 같아서 바른 길로 사람을 인도하지만, 이를 듣고도 실천하지 않는

것은 안내자의 잘못이 아니다. 자기를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는 법이

모두 갖추어져 있으니, 내가 오래 세상에 머문다고 하여도 이밖에 별다른

도움이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 나의 모든 여러 제자들이 차례차례로 이어

가며 실천하면 여래의 법신은 항상 머물러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11)라고

하셨다. 만약 이와 같은 이치를 안다면 자신이 도를 닦지 않는 것을 한탄할

지언정, 어찌 말세에 태어난 것을 걱정하겠는가?

간절히 바라건대 그대는 모름지기 굳은 뜻을 세우고 특별한 마음을 열어

모든 인연을 버리고 뒤바뀐 생각을 없애며, 참으로 나고 죽는 큰 일12)을 위

하여 조사들의 공안(公案)13)을 잘 참구하여 크게 깨닫는 것을 법칙으로 삼

고 절대로 스스로 가벼이 여겨 물러서지 않아야 한다.

말세가 되어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오래 되고 보니 마(魔)의 무리는

강해지고 불법은 약해져 사람들은 다들 사악해지니, 사람답게 할 사람은

적고 사람을 망칠 자는 많으며, 지혜로운 사람은 적고 어리석은 이는 많아,

자기가 도를 닦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도 고통스럽게 하니, 수행을 방해하는

일 같은 것은 이루 말로써 다 할 수 없다. 그대가 길을 잘못 갈까 염려하여 내

작은 소견으로 열 가지 수행문을 만들어 그대를 경책(警策)하려 하니 그대

는 반드시 믿고 실천하여 한 가지도 어기지 않기를 간절히 빌고 또 빈다.

읊는다.

어리석은 마음으로 배우지 않으면 교만만 커지고

어리석은 뜻으로 수행하지 않으면 아상(我相)14)과 인상(人相)15)

는다네.

빈 속에 마음만 높아 굶주린 호랑이 같고

아는 것 없이 멋대로 하니 미친 원숭이 같네.

잘못되고 망녕된 말은 즐겨 따르면서

성현의 훌륭한 가르침은 일부러 듣지 않네.

좋은 길에 인연 없으니 누가 그대를 제도할까

기나긴 세월 악도에 빠져 고통에 몸을 얽매이네.

主人公, 聽我言. 幾人得道空門裏, 汝何長輪苦趣中? 汝自無

始已來, 至于今生, 背覺合塵, 墮落愚癡, 亘造衆惡, 而入三途

之苦輪, 不修諸善, 而沉四生之業海. 身隨六賊, 故或墮惡趣則

極辛極苦, 心背一乘, 故或生人道則佛前佛後. 今亦幸得人身,

定是佛後末世. 嗚呼痛哉. 是誰過歟? 雖然汝能反省, 割愛出

家, 受持應器, 着大法服, 履出塵之逕路, 學無漏之妙法, 如龍

得水, 似虎靠山, 其殊妙之理, 不可勝言. 人有古今, 法無遐邇,

人有愚智, 道無盛衰. 雖在佛時, 不順佛敎則何益, 縱値末世,

奉行佛敎則何傷? 故世尊云, 我如良醫, 知病設藥, 服與不服,

非醫咎也. 又如善噵, 噵人善道, 聞而不行, 非噵過也. 自利利

人, 法皆具足, 若我久住, 更無所益, 自今而後, 我諸弟子, 展

轉行之, 則如來法身, 常住而不滅也. 若知如是理, 則但恨自不

修道, 何患乎末世也?

伏望 汝須興決烈之志, 開特達之懷, 盡捨諸緣, 除去顚倒. 眞

實爲生死大事, 於祖師公案上, 宜善叅究, 以大悟爲則, 切莫自

輕而退屈. 惟斯末運, 去聖時遙, 魔强法弱, 人多邪侈, 成人者

少, 敗人者多, 智慧者寡, 愚癡者衆, 自不修道, 亦惱他人, 凡

有障道之緣, 言之不盡. 恐汝錯路故, 我以管見, 撰成十門, 令

汝警策, 汝須信持, 無一可違, 至禱至禱.

頌曰

愚心不學增憍慢 癡意無修長我人

空腹高心如餓虎 無知放逸似顚猿

邪言魔語肯受聽 聖敎賢章故不聞

善道無因誰汝度 長淪惡趣苦纒身16)

1)『한국불교전서』권6(p.765~767)에 수록된 원문은 제목을「스스로 일깨우는 글

서문[自警序]」이라 하였다. 그러나 서문에 그치지 않고 내용 모두를 말하고 있

으므로「자경문(自警文)」을 제목으로 한다.

2) 야운(野雲):고려말에 활동한 승려. 법명은 각우(覺玗). 고려말의 고승인 나옹혜

근(懶翁慧勤, 1320~1376)의 제자. 유학자인 이숭인(李崇仁)도 그를 존중할 만큼

인정받아, 그 사실을 확인한 권근의 글이 남아 있다.(權近, 「贈玗野雲上人後序」

『陽村先生文集』 권15)

3) 비롯함이 없는 때는 무시(無始)를 말한다. 저 먼 옛날인 태고(太古) 시대를 가리

키는 말이다.

4) 3악도(三惡道):윤회하는 중생이 그 지은 업에 따라 가게 되는 곳 중에서 악업을

지어 가는 세 가지 좋지 못한 곳인 지옥(地獄, narakagati)과 아귀(餓鬼,

pretagati)와 축생(畜生, tiryagyonigati). 지옥으로 갈수록 더 힘든 곳이다. 이에

비해 선한 업을 쌓아 가게 되는 삼선도(三善道)는 천상(天上, devagati)과 인간

(人間, manusyagati)과 아수라(阿修羅, asuragati)를 말한다. 이들을 모두 합쳐

육도(六道) 또는 육취(六趣)라고 한다.

5) 4생(四生):욕계·색계·무색계의 삼계(三界)와 천상·인간·수라·축생·아귀·

지옥의 육도(六道)의 중생들이 태어나는 네 가지 종류의 방식. 첫째는 알로 태

어나는 것[卵生, andaja-yoni]이니 알의 껍질을 깨고 나는 종류로서 새와 같은

조류, 뱀과 같은 파충류, 물고기와 같은 어류를 말한다. 둘째는 태로 태어나는

것[胎生, arāyujā-yoni, jalābu-ja]이니 어미의 태 속에서 자라 태어나는 종류

로서 사람과 소나 말 등의 포유류를 말한다. 셋째는 습기로 태어나는 것[濕生,

samsvedajā-yoni]이니 습기가 많은 곳에서 습기로 인해 생겨나는 종류로서 파

기나 모기 또는 나방 등의 곤충류를 말한다. 이 종류는 인연으로 낳는 것[因緣

生] 또는 차고 뜨거운 기운의 합쳐 나는 것[寒熱和合生]이라고도 한다. 넷째는

변화하여 태어나는 것[化生, upapāduka-yoni]이니 무엇에 의지하지 않고 갑

자기 변화하여 태어나는 종류로서 하늘과 지옥 그리고 그 중간을 떠도는 유정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과거의 업의 힘으로 인해 변화하여 낳는다고 하며, 네 종

류 중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윤회하는 육도 중생 중에서 인간과 축생은 네 가지

종류 모두 태어나며, 아귀는 태생과 화생, 천상과 지옥은 화생으로만 태어난다

고 한다. 사생은 보통 모든 중생을 통털어 부를 때 쓰이는 말이다.

6) 6적(六賊):번뇌를 만들어내는 근원 여섯 가지. 모양[色]·소리[(聲]·향기[香]·

맛[味]·촉감[觸]·법[法]의 여섯 가지로서 육진(六塵)이라고도 한다. 번뇌인 육진

은 눈[眼]·귀[耳]·코[鼻]·혀[舌]·몸[身]·뜻[意]의 여섯 가지 감각 작용인 육근

(六根)을 매체로 모든 좋은 법을 빼앗아 가므로 도적이라고 비유한다.

7) 악취(惡趣):악도(惡道)와 같은 말로 삼악도(三惡道)를 말한다. 윤회하는 중생이

악업을 지어 가게 되는 세 가지 좋지 못한 곳인 지옥과 아귀와 축생.

8) 일승(一乘):부처의 가르침을 말한다. eka-yāna. 승(乘)은 실어 나른다는 뜻으

로 부처의 가르침을 비유한 것이다. 부처는 일승의 법을 설하여 중생들이 이에

따라 수행하여 생사의 고해를 벗어나 열반의 세계에 이르기를 의도하였다. 이

부처의 가르침은 불교의 유일한 진리로서 중생들을 교화하여 모두 성불에 이르

게 하기 때문에 일승이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중생들의 소양과 능력을 구분하

여 성문(聲聞)·연각(緣覺)·보살(菩薩)의 삼승을 말하고, 이들 삼승은 궁극적으

로 일승이 되어야 함을 말한다.

9) 말세:말법(末法) 시대. 정법이 끊어져서 불법이 쇠퇴한 시대를 말한다. 불교에

서는 교법(敎法)과 수행과 증과(證果)가 갖추어졌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정

법(正法)·상법(像法)·말법(末法)의 세 시기로 나누는데, 석가가 입멸한 뒤 불법

이 유지되어 가르침이 있고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고 그래서 불과를 증득할 수

있는 시대를 정법시대라 하고, 가르침과 수행자는 있으나 대부분 불과를 증득

하지 못하는 시대를 상법시대라 하며, 가르침은 있으나 수행할 수도 불과를 증

득할 수도 없는 시대를 말법시대라 한다. 시간에 대해서는 이설이 많은데 대체

로 석가입멸 후 500년을 정법시대로, 그 다음 1000년을 상법시대, 그 뒤의 1만년

을 말법시대로 구분한다.

10) 응기(應器)는 발우를 말함. 걸식을 하는데 필요하여 승려들이 항상 가지고 다

니는 도구 중의 하나인 발우는 원명이 pātra로서 발다라(鉢多羅) 등으로 음역

하고 응량기(應量器) 또는 응기(應器)로 의역하였다. 법대로 만든 식기로서 마

땅히 인천의 공양을 받을 만하고 양에 따라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응량기의 이

름을 붙였다. 발다라에서 ‘발’자를 가져 오고 여기에 그릇을 뜻하는 한자 우(盂)

를 덧붙여 흔히 ‘발우’라고 한다. 원형으로 아래가 넓고 평평하며 위쪽이 약간

줄어든 형태로서 철제나 토제로 만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목제로 만

들어 썼다.

11) 이 말은『유교경론(遺敎經論)』으로부터의 인용임.

“나는 어진 의사와 같아서 병을 알고 약을 말하지만, 먹고 먹지 않는 것은 의사

의 잘못이 아니다. 또 나는 좋은 안내자와 같아서 바른 길로 사람을 인도하지만,

이를 듣고도 실천하지 않는 것은 안내자의 잘못이 아니다. 너희들이 만일 괴로

움 등 사제를 의심하는 것이 있다면 짤리 묻는 것이 좋지 의심을 갖고 해결하기

를 구하지 않아서는 안된다.”(『遺敎經論』권1 大26 p.289b27~29 我如良醫, 知病說

藥, 服與不服, 非醫咎也. 又如善導, 導人善導, 聞之不行, 非導過也. 汝等若於苦等四諦

有所疑者, 可疾問之, 無得懷疑不求決也.)

“자기를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는 법이 모두 갖추어져 있으니, 내가 오래

산다고 하여도 이밖에 별다른 도움이 없을 것이다. 제도할 만한 중생은 천상이

나 인간 세상이나 간에 이미 모두 제도하였으므로 아직 제도받지 못한 중생도

모두 제도받을 인연을 지은 것이다. 이제 부터 내 여러 제자들이 차례차례로 받

들어 실천하면 여래의 법신은 항상 머물러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遺敎經論』

권1 大26 p.290b23~27自利利人法皆具足, 若我久住更無所益, 應可度者, 若天上人間,

皆悉已度, 其未度者, 皆亦已作得度因緣. 自今已後, 我諸弟子展轉行之, 則是如來法身,

常在而不滅也.)

12) 나고 죽는 큰 일:생사대사(生死大事). 나고 죽는 일은 해탈과 대비되는 불교

의 근본적인 명제이므로 선가에서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일인 생사를 마주하

여 해탈을 구하도록 매우 중요하게 드는 말이다. 대혜(大慧)선사가 생사대사

를 결택하는 것이 선 수행의 요체임을 말한 것이 그런 예이다.(『大慧普覺禪師語

錄』권22「示永寧郡夫人」大47 p.904b21) 또 남종선의 종조인 혜능(慧能)은『육조

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에서 여러 문인들을 모아 놓고 “내가 너희들

에게 말하겠다. 세상 사람들은 나고 죽는 일이 크다. 너희들이 종일 복전만 구

하고 생사의 고해를 벗어나려는 것을 구하지 않는다면 자성이 이처럼 혼미한

데 복을 어디서 구할 것인가? 너희들은 각자 가서 스스로 지혜를 보아 본심의

반야의 성품을 취하여 게송 하나씩을 지어 내가 보도록 가져와라.”(『六祖大師法

寶壇經』大48 p.348a28~b3 吾向汝說. 世人生死事大. 汝等終日只求福田, 不求出離生

死苦海, 自性若迷, 福何可救? 汝等各去, 自看智慧, 取自本心般若之性, 各作一偈, 來

呈吾看.)라고 하여 이를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 구절은「자경」과 함께 엮어 승

가의 교재로 쓰이는『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에 부가 수록된 몽산법어 중

의「몽산화상시중어(蒙山和尙示衆語)」에 그대로 나오는 구절이기도 하다. “만

약 와서 이에 함께 즐거워하고 고요히 수행하려는 자는 세속의 인연과 잘못된

집착을 버리고 진실로 나고 죽는 큰일을 위하여 암자의 규칙에 따라 인간 세상

의 일을 끊고 인연에 따라 받아들이라.”(『誡初心學人文』「蒙山和尙示衆語」大48

p.1005b18~20 若有來此同甘寂寥者, 捨此世緣除去執著顛倒, 眞實爲生死大事, 肯順

庵中規矩, 截斷人事隨緣受用.)

13) 공안(公案):선종에서 역대 고승들의 언행 기록 중에서 선 수행의 지침이 되거

나 좌우명이 될 만하다고 꼽혀 참고해 온 것. 공안의 본 뜻은 관청에서 시비를

판결하는 법식을 말하는 것으로, 후대의 선 수행자가 이에 의거하여 수행하는

법식과 같다고 하여 비유한 말이다. 이들 조사의 언행록이 정부의 정식 법령과

같이 존엄하여 침범할 수 없다는 의미를 부여한데서 시작되었다 한다. 당대에

시작되어 송대에 크게 유행하였다. 공안은 모두 합쳐 1,700 여개가 된다고 하는

데, 그 수량에는 차이가 많다. 그중에서 한 글자나 한 구절의 말로 이루어진 것

을 화두(話頭)라 하였다. 공안은 논리나 일반 상식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것으

로 언어를 초월한 선종의 정신을 상징한다.

14) 아상(我相):나라는 생각.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오온(五蘊)이

모여 이루어진 것을 실제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우리는 사람이니 지옥이나

축생과 다르다는 생각인 인상(人相), 내가 오온으로 생겨나 중생으로 살고 있다

고 생각하는 중생상(衆生相), 일정한 수명을 가지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수자

상(壽者相)과 함께 중생이 심신의 개체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집착하는 사상(四

相)의 하나.

15) 인상(人相):우리는 사람이니 지옥이나 축생과 다르다고 잘못 생각하는 것. 아

상(我相)·중생상(衆生相)·수자상(壽者相)과 함께 중생이 심신의 개체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집착하는 사상(四相)의 하나.

16)『자경문』의 원문은 韓6 p.765b1~767c6.

2. 열 가지 경책

첫째,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은 절대로 수용하지 말라.

밭 갈고 씨 뿌림으로부터 먹고 입기까지 사람과 소의 수고가 많을 뿐만

아니라 짐승에게 17)해를 끼침이 끝이 없다. 남의 공으로 수고롭게 하여 나

를 이롭게 하는 것도 옳지 못한데 하물며 남의 생명을 죽여 내를 살리려는

것을 차마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농부도 늘 굶주리고 헐벗는 고통이 있

고 직녀(織女)18)도 항상 몸 가릴 옷도 없는데, 하물며 우리는 항상 손을 놀

리면서 어찌 배고프고 추운 것을 싫어할 수 있겠는가?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은 그 (시주의) 은혜가 무겁고 도에 손해되지만, 헤진 옷과 채소 음식

은 반드시 베풂은 작지만 음덕을 쌓는 것이다. 금생에 마음을 밝히지 못하

면 한 방울 물도 소화해내기 어렵다.

읊는다.

풀뿌리 나무열매로 주린 배 달래고

송낙(松落)19)과 풀옷으로 이 몸 가리네.

산두루미와 푸른 구름을 벗삼아

높은 산 깊은 골에서 남은 해를 지내네.

其一 軟衣美食 切莫受用

自從耕種, 至于口身, 非徒人牛, 功力多重, 亦乃傍生, 損害無

窮. 勞彼功而利我, 尙不然也, 況殺他命而活己, 奚可忍乎? 農

夫每有飢寒之苦, 織女連無遮身之衣, 況我長游手, 飢寒何厭

心? 軟衣美食, 當恩重而損道, 破衲蔬食, 必施輕而積陰. 今生

未明心, 滴水也難消. 頌曰

菜根木莫慰飢膓 松落草衣遮色身

野鶴靑雲爲伴侶 高岑幽谷度殘年

17) 방생(傍生)은 보통 축생(畜生)을 말한다. 축생과 구분해서 말할 때는 몸이 옆으

로 되어 있는 벌레나 날짐승 또는 물고기 들을 말하기도 한다.

18) 직녀(織女):직녀성을 말하는데, 옷을 짜는 천제의 딸로 알려져 있다. 일찍이

『시경(詩經)』에도 나오는데 “삼각형의 저 직녀성, 하루에도 일곱 번 도네(跂彼織

女 終日七襄)”라고 하였다. 나중에 견우(牽牛) 직녀 설화로 정착되었는데 그 대

강은 다음과 같다. 은하수 동쪽에 직녀성이 있는데 천제의 딸이었다. 해마다 베

를 짜서 천의를 만들었는데 천제가 홀로 지내는 것을 가엽게 여겨 은하수 서쪽

의 견우에게 시집가도록 하였다. 그런데 결혼한 후 베 짜는 것을 그만 두자 천제

가 노하여 은하수 동쪽으로 돌아가게 하고 1년에 하루만 만나도록 하였으니 그

날이 칠월 칠석날이다. 여기서는 하늘의 옷 짜는 직녀도 옷을 제대로 입지 못한

다는 비유로 쓰였다.

19) 송낙(松落):송라립(松蘿笠)이라고도 한다. 소나무겨우살이를 우리나라에서 송

라(松蘿)로 기생 부르는데 지의류(地衣類)에 속한다. 이 소나무겨우살이로 엮어

만드는 둥그런 갓을 송낙이라 한다. 꼭대기 부분이 뾰족한 원뿔 모양의 고깔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둘째, 내 재물을 아끼지 말고 남의 물건을 탐내지 말라.

3악도의 고통 중에서는 탐욕이 으뜸이고 여섯 가지 바라밀20) 가운데서

는 베풀어주는 것이 으뜸이다. 아끼고 탐내는 것은 착한 길을 막고, 자비로

운 마음으로 베푸는 것은 나쁜 길을 막는다. 가난한 사람이 와서 구걸하거

든 비록 부족함이 있더라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올 때도 한 물건도 없이

왔고 갈 때도 빈손으로 간다. 내 재물도 아끼는 마음이 없는데 하물며 남의

것에 마음을 두겠는가? 온갖 것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고 오직 업보만이 내

몸을 따르는 것이다. 사흘이라도 마음을 닦았다면 천 년의 보배가 될 것이

요, 백년을 탐낸 재물은 하루 아침에 티끌이 되고 말 것이다.

읊는다.

3악도 괴로움의 근본은 무엇 때문에 생겨나는가

그것은 다만 여러 생 동안 애정을 탐내서였네.

우리는 부처님 옷과 발우가21) 생리에 넉넉하니

어찌 쌓아두고 무명22)을 기르겠는가.

其二 自財不吝 他物莫求

三途苦上, 貪業在初, 六度門中, 行檀居首. 慳貪能防善道, 慈

施必禦惡徑, 如有貧人來求乞, 雖在窮乏 無悋惜. 來無一物來,

去亦空手去, 自財無戀志, 他物有何心? 萬般將不去, 唯有業

隨身, 三日修心千載寶, 百年貪物一朝塵. 頌曰

三途苦本因何起 只是多生貪愛情

我佛衣盂生理足 如何畜積長無明

20) 여섯 가지 바라밀:피안(彼岸)에 이르는 여섯 가지 수행. 바라밀(波羅蜜)은 바라

밀다(波羅蜜多, pāramitā). 파라미타는 피안에 이른다[到彼岸]는 뜻으로 이상을

완성한다는 의미이다. 소승의 수행이 팔정도(八正道)나 37조도(助道) 등인데 비

해 특히 대승의 수행을 말하여 보살(菩薩)의 수행으로 꼽는다. 첫째는 베풀어

주고 주었다는 생각마저 버림으로써 집착을 떠나는 보시(布施, dāna), 둘째는

계와 율을 잘 지켜 악업을 없애고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지계(持戒, śīla),

셋째는 모든 어려움을 잘 참고 받아들여 원한과 노여움을 없애 마음이 안주하

는 인욕(忍辱, ks3 ānti), 넷째는 심신을 가다듬고 쉼없이 수행하여 게으름을 없

애고 선법을 키우는 정진(精進, vīrya), 다섯째는 산란한 마음을 멈추고 선과

정, 삼매를 수행하여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선정(禪定, dhyāna), 여섯째는 어

리석음을 고쳐 진리를 체득하는 지혜(智慧, prajñā)이다.

21) 옷과 발우:원문의 우(盂)는 발우를 말한다. 근본불교 시대에 비구가 개인적으

로 지닐 수 있도록 허락된 것이 걸식하여 먹고 살 밥그릇[발우 鉢盂] 하나와 세

가지의 기본적인 옷[삼법의 三法衣] 뿐이었다. 그래서 스승이 제자에게 법을 전

하는 것을 이 법의 특히 가사와 발우를 전하는 것을 상징으로 하였고, 여기에서

의발(衣鉢)을 전수한다는 말이 생겨났다.

22) 무명:무명(無明).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해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

셋째,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몸을 가벼이 움직이지 말라.

몸을 자주 움직이지 않으면 산란한 마음이 가라앉아 선정(禪定)이 되고,

말을 많이 하지 않으면 어리석음을 돌이켜 지혜가 된다. 실상은 말로 표현

할 수 없고 진리는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입은 재앙의 문이니 반드시 엄하

게 지켜야 하고, 몸은 재앙의 근본이니 가벼이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자주

나는 새는 갑자기 그물에 걸릴 재앙이 있고, 자주 나다니는 짐승은 화살에

다칠 위험이 없지 않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설산(雪山)23)에 머무시며 6

년 동안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고, 달마(達摩)24)대사는 소림굴(少林窟)25)

살면서 9년을 조용히 말없이 지냈다. 후대에 참선하는 사람들이 어찌 옛 길

을 따르지 않겠는가?

읊는다.

몸과 마음을 잡아 정하여 본래 움직이지 않고

고요히 초암(草庵)에 앉으니 왕래가 끊어졌네.

고요하고 쓸쓸하여 한 가지 일도 없으니

단지 마음의 부처 보아 스스로 귀의하네.

其三 口無多言 身不輕動

身不輕動, 則息亂成定, 口無多言, 則轉愚成慧. 實相離言, 眞

理非動, 口是禍門, 必加嚴守, 身乃災本, 不應輕動. 數飛之鳥,

忽有㦬網之殃, 輕步之獸, 非無傷箭之禍. 故世尊住雪山, 六年

坐不動, 達摩居少林, 九歲默無言. 後來叅禪者, 何不依古蹤?

頌曰

身心把定元無動 默坐芧庵絕往來

寂寂寥寥無一事 但看心佛自歸依

23) 설산(雪山):히말라야산. Himālaya. 항상 흰 눈이 덮여 있는 히말라야를 일컫

는 이름. 인도 북부 지방에 걸쳐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악 지대이다. 아쇼

카왕 시대에 불교가 전해져 근봄ㄴ상좌부가 설산에서 교의를 드날려 부파 중의

하나인 설산부(雪山部)를 이루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것처럼 흔히 석가가

정각을 이루기 위해 6년 동안 수행한 곳으로 알려져 와서 우리나라의 불전(佛

傳) 팔상에서는 ‘설산에서 수도함[雪山修道]’이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로 석가가

수행한 곳은 마가다국이었던 가야 부근 지역으로 설산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지역이다. 석가의 진실한 수행의 의의를 강조하기 위해 이런 설정이 이루어지

지 않았는가 생각된다. 석가가 전생에 설산동자(雪山童子) 또는 설산대사(雪山

大士)로서 이곳에서 수행했다는 설화가 만들어져 전승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설화는 나아가 설산대사가 “제행은 무상하니 이것이 생멸법이다. 생멸이 모두

없애고 적멸을 즐거움으로 삼는다(제행무상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이라

는 게송을 받았다는『열반경』의 구절도 이루어지게 되었다.(『大般涅槃經』권14

大12 p.450a12~451a1)

24) 달마(達摩):달마(達磨)라고도 쓴다. 중국 남북조시대의 선종의 시조. 원이름은

보리달마(菩提達磨, Bodhidharma). 남인도 향지국(香至國)의 왕자로 중국 양나라

에 와서 건업에서 양무제(梁武帝)를 만났으나 서로 뜻이 맞지 않아 양자강을 건

너 북위에 가서 숭산 소림사(少林寺)에서 9년 동안 면벽 수련을 했다고 한다. 사

람의 마음은 본래 청정하다는 이치를 깨달아야 한다는 달마의 주장이 제자 혜

가(慧可)에게 전해지고 이어 승찬(僧璨), 도신(道信), 홍인(弘忍), 혜능(慧能)에

이어져 선종이 크게 융성하면서 선종의 시조로 추앙되어 초조(初祖) 달마와 육

조(六祖) 혜능의 전승이 수립되었다. 전기와 저술 등에 여러 이견이 많다.

25) 소림굴(少林窟):소림사에서 조금 떨어진 산중 정상 가까이에 위치한 작은 굴.

달마대사가 이곳에서 9년 동안 면벽 수련했다고 알려진 곳이다. 소림사(少林寺)

는 중국 하남성(河南省) 등봉현(登封縣) 서북지방에 있는 숭산(嵩山)의 서쪽 봉

우리인 소실산(少室山) 북쪽 기슭에 있는 절이다. 북위 효문제가 천축승 불타(佛

陀)선사를 위해 처음 세웠다고 하며, 달마대사 이후 선종의 조정이 되었다. 북주

무제의 폐불에 훼손되고 후에 복구되었는데 특히 당나라 초기에 소림사 승려들

이 당 태종을 도왔다 하여 이후 그들이 익힌 무술이 유명해졌고, 오늘날까지도

그 명성은 이어지고 있다.

넷째, 좋은 벗을 사귀고 나쁜 벗은 사귀지 말라.

새가 쉬려면 반드시 숲을 가려야 하고 사람이 배우려면 스승과 벗을 잘

선택해야 한다. 좋은 숲과 나무를 가리면 그 쉼이 편안하고 스승과 벗을 가

리면 배움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좋은 벗을 섬기기를 부모를 모시듯 해야

하고 나쁜 벗을 멀리하기는 원수처럼 해야 한다. 두루미는 까마귀를 벗하

려 하지 않는데 어찌 붕새26)가 뱁새의 무리와 벗하려 하겠는가? 소나무를

감고 올라간 칡은 천 길이나 높이 올라갈 수 있지만, 잡초 밭의 나무는 석

자도 크지 못한다. 어질지 못한 소인의 무리들은 자주 멀리해 버리고 뜻을

이룬 고상한 사람들은 자주 친하게 지내야 한다.

읊는다.

머물러 있을 때나 다닐 때나 반드시 착한 벗과 함께 하고

몸과 마음을 결심하여 가시와 먼지를27) 멀리 하세.

가시와 먼지를 모두 없애 앞 길이 훤히 뚫리면

한걸음도 움직이지 않고서도 조사의 관문28)을 통과하리라.

其四 但親善友 莫結邪朋

鳥之將息, 必擇其林, 人之求學, 乃選師友. 擇林木則其止也

安, 選師友則其學也高. 故承事善友如父母, 遠離惡友似寃家.

鶴無烏朋之計, 鵬豈鷦友之謀. 松裏之葛, 直聳千尋, 茅中之

木, 未免三尺. 無良小軰頻頻脫, 得意高流數數親. 頌曰

住止經行須善友 身心決擇去荊塵

荊塵掃盡通前路 寸步不移透祖關

26) 붕새:붕(鵬)은『장자(莊子)』에 나오는 전설적인 새. “북쪽 바다에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있는데, 그 크기가 몇천 리나 되는지 알지 못했다. 변화해서 새가 되는

데 이름을 붕(鵬)이라 하였다. 붕의 등은 몇천 리나 되는지 알지 못했다. 힘차게

날면 그 날개가 하늘에 구름을 가득 드리운 듯하였다. … 붕이 남쪽 바다로 옮겨

가는데 물을 삼천리나 치고 회오리바람을 타고 구만리나 날아 올랐다.”(『莊子』

권1 逍遙遊 北冥有魚, 其名爲鯤. 鯤之大, 不知其幾千里也. 化而爲鳥, 其名爲鵬. 鹏之

背, 不知其幾千里也. 怒而飞, 其翼若垂天之雲.…鵬之徙於南冥也, 水擊三千里, 摶扶搖

而上者九萬里.) 여기에서 엄청나게 큰 새롤 붕새라 하게 되었고, 흔히 참새나 비

둘기와 같은 작은 새와 견주어 일화가 만들어졌다. 한치 밖에 못가는 가는 참새

나 제비가 붕새의 노정을 어찌 알겠느냐(寸步燕雀 不知鵬程)는 것이나, 붕새가

하늘로 높이 나는 뜻을 저 아래 참새가 어찌 알겠느냐(鵬飛上天 雀下不知)와 같

은 말이 그것이다.

27) 형진(荊塵)은 가시와 먼지. 세상 일에 온갖 어려움과 고통이 따른다는 비유로

쓰여 세상의 번뇌를 일컬음.

28) 조사의 관문:깨달음을 얻어 조사가 되기 위해서 통과해야 하는 관문.

다섯째, 삼경(三更)29) 외에는 잠을 자지 말라.

아득한 옛날부터 수행에 장애가 되는 것은 잠보다 더한 것이 없다. 하루

종일 맑은 정신으로 의심을 일으켜 흐릿하지 말고, 가고 머물고 앉고 눕고30)

하는데 상세히 빛을 돌려 스스로를 돌아보도록31) 하라. 한 평생을 헛되이 보

내면 두고두고 한이 따를 것이다. 모든 것은 덧없어 잠깐이기에32) 나날이 놀

랍고 두려우며, 사람의 생명도 잠깐인지라 실로 때때마다 보전하기 어렵다.

만약 조사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어찌 편안히 잠들 수 있겠는가?

읊는다.

뱀 같은 잠이 구름처럼 휘감으니 마음의 달 흐려지고

길 가는 이 여기 이르러 헤매다 다 보냈네

그중에 날랜 칼33)을 잡아 들면

구름은 저절로 모습 없어져 달은 스스로 밝으리라.

其五 除三更外 不許睡眼

曠劫障道, 睡魔莫大. 二六時中, 惺惺起疑而不昧, 四威儀內,

密密廻光而自看. 一生空過, 萬劫追恨. 無常刹那, 乃日日而驚

怖, 人命須臾, 實時時而不保. 若未透祖關, 如何安睡眠. 頌曰

睡蛇雲籠心月暗 行人到此盡迷程

箇中拈起吹毛利 雲自無形月自明

29) 삼경(三更):밤 시간을 다섯으로 구분한 중에 한 중간인 한밤중의 시간. 초경은

저녁 7시~9시, 이경은 밤 9시~11시, 삼경은 11시~다음날 1시, 사경은 1시~3시,

오경은 새벽 3시~5시를 말한다.

30) 원문의 사위의(四威儀)는 행주좌와(行住坐臥) 곧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 인간이

살아가는 동작을 말한다.

31) 원문의 회광이자간(廻光而自看)은 빛을 돌려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의미로 선종

에서 언어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여 심성을 비쳐 보는

선 수행을 말한다. 회광반조(廻光返照)도 같은 뜻이다.

32) 원문의 찰나(刹那)는 아주 짧은 한 순간. ks3 an3 a. 수유(須臾) 등으로 번역한다.

한 마음이 일어나는 시간 사이와 같이 시간의 최소단위를 말한다. 경론에 따라

여러 가지 견해가 있는데, 현재 시간의 75분의 1초에 해당한다는 견해 등이 있

다.『구사론(俱舍論)』에는 120찰나가 1달찰나(tat-ksana)이고, 60달찰나가 1라바

(lava)이며, 30라바가 1무후르타(muhūrta)이며, 30무후르타가 1주야라고 하여,

이에 따르면 1찰나는 약 0.13초가 된다고 한다.

33) 원문의 취모리(吹毛利)는 칼날 위에 머리털을 대고 불었더니 잘라질 만큼 칼의

날이 날카로움을 말한다. 그런 칼인 취모검(吹毛劍)은 선종에서 번뇌를 없애는

예리한 지혜를 상징한다. 반야 지혜의 예리한 칼로 삼라만상의 모든 번뇌를 단

숨에 잘라내듯 무명의 잘못된 생각을 깨끗이 씻어내 밝은 심성을 드러낸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취모검’이라는 화두도 생겨났는데, “어느 스님이 파릉호감(巴

陵顥鑒)스님을 찾아 ‘어떤 것이 취모검입니까?’ 하고 물었더니 파릉이 ‘산호 가

지마다 달이 매달렸다’고 답했다.”(『碧巖錄』권3 大48 p.223b21~22 僧問巴陵,

如何是吹毛劍? 陵云 珊瑚枝枝撐著月.)는 것이 그 내용이다.

여섯째, 망녕되게 자신을 높이고 남을 업신여기지 말라.

어짐을 닦아 어진 사람이 되고자 하면 겸손하여 사양하는 것이 근본이

고, 벗과 친하게 지내고 화합하는 데는 공경과 믿음이 으뜸이 된다. 4상(四

相)34)의 덧없는 산이 높아질수록 삼악도의 고통의 바다는 더욱 깊어진다.

겉으로는 존귀한 위엄을 드러냈지만 내면에 참된 소득이 없으면 썩은 배와

같다. 벼슬이 높아질수록 마음을 더욱 작게 하고 도가 높아질수록 뜻을 더

욱 낮게 해야 한다. 인상(人相)과 아상(我相)의 산이 무너지는 곳에 진실한

도가 저절로 이루어진다. 언제나 겸손한 마음을 갖는 사람은 온갖 복이 저

절로 돌아온다.

읊는다.

교만의 티끌 속에 지혜를 감추어 두고

아상 인상의 산을 높여 무명을 기르는구나.

남을 업신여기고 공부 않아 비틀비틀 늙어가면

병들어 누워 신음하는데 한탄은 끝이 없구나.

其六 切莫妄自尊大 輕慢他人

修仁得仁, 謙讓爲本, 親友和友, 敬信爲宗. 四相山漸高, 三途

海益深, 外現威儀如尊貴, 內無所得似杇舟. 官益大者心益小,

道益高者意益卑. 人我山崩處, 無爲道自成, 凡有下心者, 萬福

自歸依. 頌曰

憍慢塵中藏般若 我人山上長無明

輕他不學躘踵老 病臥辛吟恨不窮

34) 4상(四相):①중생이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오온(五蘊)이 모

여 이루어진 심신의 개체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집착하는 네 가지. 아상(我相)

은 실제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인상(人相)은 우리는 사람이니 지옥이나 축

생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중생상(衆生相)은 내가 오온으로 생겨나 중생으

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수자상(壽者相)은 일정한 수명을 가지고 살고 있

다고 생각하는 것. ②모든 법이 생겨나고 없어져 변화하는 생겨남[生]·머뭄

[住]·다름[異[·없어짐[滅]의 네 가지 모습. 사유위(四有爲)라고도 한다. 무상

한 모든 법이 미래의 위로부터 인연의 힘으로 현재 생겨나고, 현재의 위에 안

주하고, 현재의 위가 달라지고, 현재의 위에서 과거의 위로 없어지는 것을 말한

다. 사상이 찰나간에 생겨나고 없어진다는 유부의 주장을 비롯하여 부파에 따

라 견해가 다르다.

여기서는 ①의 사상을 말한다.

일곱째, 재물과 여색을 대할 때는 반드시 바른 마음으로 대하라.

몸을 망치는 바탕은 여색(女色)보다 더한 것이 없고, 도를 잃게 하는 근

본은 재물(財物)보다 더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계율을 제정하

여 재물과 여색을 엄금하셨다. 여색을 보기를 호랑이나 독사를 보듯이 하

고 금과 옥을 대할 때는 나무나 돌을 보듯이 하라. 비록 어두운 방에 있더

라도 큰 손님을 대하듯이 하고, 남이 볼 때나 안 볼 때나 한결같이 해서 안

과 밖이 다르지 않게 해야 한다. 마음이 깨끗하면 착한 신이 지켜줄 것이요

여색을 그리워하면 여러 천신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니, 신들이 보호하면

험난한 곳에 있어도 어려움이 없고, 천신들이 용납하지 않으면 편안한 곳

에 있어도 편안하지 못하다.

읊는다.

재리와 색욕은 염라왕35)이 지옥으로 인도하고

청정한 행실은 아미타불이 연화대36)에서 인접하네.

쇠사슬에 묶여 지옥에 끌려가면 고통이 천 가지요

반야선37) 타고 연화대에 태어나면 즐거움이 끝이 없네.

其七 見財色 必須正念對之

害身之機, 無過女色, 喪道之本, 莫及貨財. 是故佛垂戒律, 嚴

禁財色. 眼覩女色, 如見虎蛇, 身臨金玉, 等視木石. 雖居暗室,

如對大賓, 隱現同時, 內外莫異. 心淨則善神必護, 戀色則諸天

不容, 神必護則雖難處而無難, 天不容則乃安方而不安. 頌曰

利慾閻王引獄鎻 淨行陁佛接蓮臺

鎻拘入獄苦千種 船上生蓮樂萬般

35) 염라왕:지하세계의 10대명왕을 대표하는 왕. 염라(閻羅)는 염마(閻魔)·야마(夜

摩)라고도 한다. Yāma. 인도 신화에서는 귀신세계의 시조이자 지하세계의 대

표이며 지옥의 주신으로 알려졌다. 또 염라왕이 항상 노(老)·병(病)·사(死)의

세 사자를 세상에 보내 무상의 괴로움을 분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세상 사람들이

악업을 짓지 않고 선업을 지어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경계하였다 한다.(『長阿

含經』권19 地獄品) 이 사상은 중국에 들어와 도교의 명부(冥府) 신앙과 결합하

여 더욱 성행하여 명계 시왕(十王) 사상을 낳아 동아시아에 널리 수용되었다.

염라왕은 시왕 중 제5왕으로 명계 제오전을 관장하면서 대해 밑에 있는 규환(叫

喚) 지옥 등을 관장한다고 한다.(『預修十王生七經』·『地藏十王經』) 그러나 실제로

시왕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명계의 대표이다.

36) 연화대:불보살이 앉는 연화로 만든 대좌. 특히 극락세계의 아미타불이 앉는 자

리를 가리킨다. 연꽃이 진흙 속에서 피어나 오염되지 않고 맑고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는 것을 불보살이 혼탁한 이 땅에 머물면서 청정함을 이루어내는 것에

비유하여 사용한다.

37) 반야선:배[船]는 고해를 건너 극락으로 인도하는 배를 상징함. 반야의 지혜로

생사의 바다를 건너 정토에 감.

여덟째, 세속 사람과 사귀어 다른 이들이 미워하고 질투하게 하지 말라.

마음의 애정을 떠난 사람을 사문(沙門)38)이라 하고, 세상 일을 그리워하

지 않는 것을 출가(出家)39)라 한다. 이미 애정을 끊고 인간 세상을 물리쳤

는데 무엇 때문에 다시 세상 사람들40)과 모임을 맺어 교유하겠는가? 세상

일을 그리워하면 하면 도철(饕餮)41)이 되는데, 도철은 예로부터 수행하는

마음이 없다. 인정이 짙어지면 수행하려는 마음이 멀어지니, 인정을 냉정

히 물리치고 영영 뒤돌아보지 말아야 한다.42) 참으로 출가한 뜻을 저버리

지 않으려면 반드시 명산에 들어가 불법의 신묘한 뜻을 끝까지 참구해야

한다. 가사 한 벌과 발우 하나만을 가지고 사람들과의 정을 끊고, 배고프고

배부른 데 마음 쓰지 않으면 도는 저절로 높아질 것이다.

읊는다.

남 위하고 나 위함이 작은 선이지만

이 모두 윤회하는 생사의 원인이라네.

원컨대 솔바람 칡덩쿨 속 달빛 아래 들어가

길이 참된 조사선(祖師禪)43)을 닦으라.

其八 莫交世俗 令他憎嫉

離心中愛曰沙門, 不戀世俗曰出家. 旣能割愛揮人世, 復何白

衣結黨游? 愛戀世俗爲饕餮, 饕餮由來非道心. 人情濃厚道心

踈, 冷却仁情永不顧.44) 若欲不負出家志, 須向名山窮妙旨. 一

衣一鉢絶人情, 飢飽無心道自高. 頌曰

爲他爲己雖微善 皆是輪廻生死因

願入松風蘿月下 長觀無漏祖師禪

38) 사문(沙門): śramana. 출가자를 총칭하는 말. 머리를 깎고 모든 악을 그치고

몸과 마음을 수련하여 열반에 이르도록 수행하는 출가자.

39) 출가(出家):번뇌에 싸인 세속과 인연을 끊고 집을 떠나 오로지 사문의 청정한

수행을 하는 것. 출가하면 머리를 깎고 낡은 옷을 입고 생활하여 체발염의(剃髮

染衣)라고도 한다. 이에 비해 출가하지는 않았으나 수행하는 것을 재가(在家)라

고 한다. 비구·비구니·식차마나·사미·사미니를 출가오중이라 한다.

40) 원문의 백의(白衣)는 먹물 옷인 치의(緇衣)를 입은 출가자들과 대비되는 흰 옷

을 입은 세상 사람들을 말함.

41) 도철(饕餮):탐욕이 많고 사람을 잡아 먹는다는 괴수. 이로부터 재물과 음식을

탐내는 탐욕이 많은 사람을 말함.

42) 판본에 따라 “인정을 냉정히 물리치고 영영 뒤돌아보지 말아야 한다(冷却仁情

永不顧)” 부분이 없기도 하나, 내용상으로 보나 다른 조목과 비교하여 문장의 대

구로 보나 이 구절이 있어야 자연스럽다. 그래서『한국불교전서』본에도 누락되

어 있지만 여기서는 추가하였다.

43) 조사선(祖師禪):경전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조사 대대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

해 온[以心傳心]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선.『능가경』에서 말

하는 여래선(如來禪)에 대해 달마 이래의 조사 정전(正傳)의 선 특히 남종선을

말한다.

44) ‘冷却仁情永不顧’ 구절은 다른 판본에 의거하여 보완한 구절임

아홉째,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비록 좋거나 나쁜 말을 듣더라도 마음에 동요하는 생각이 없어야 한다.

잘한 일 없이 칭찬을 받는 것은 참으로 나의 부끄러움이며, 잘못이 있어 헐

뜯음을 듣는 것은 참으로 내가 기뻐해야 할 일이다. 기뻐하면 잘못을 알아

반드시 고치게 되고, 부끄러워하면 수행에 나아가 게으름이 없을 것이다.

남의 잘못을 말하지 말라. 끝내는 돌아와 반드시 내 몸을 손상하게 할 것이

다. 만약 남을 해치는 말을 들으면 부모를 헐뜯는 말과 같이 생각하라. 오

늘 아침에 비록 남의 허물을 말하지만 언젠가는 머리를 돌려 내 잘못을 말

할 것이다. 비록 그렇지만 모든 있는 바의 모습은 모두 허망한 것이니,45)

헐뜯고 칭찬하는데 어찌 걱정하고 어찌 기뻐하겠는가?

읊는다.

온종일 어지러이 남의 잘잘못을 말하고

밤새도록 흐릿하여 잠만 즐기는구나.

이러한 출가라면 도대체 시주만 받을뿐

반드시 삼계46)에서 멀리 벗어나기 어려우리.

其九 勿說他人過失

雖聞善惡, 心無動念, 無德而被讃, 實吾慚愧, 有咎而蒙毁, 誠

我欣然. 欣然則知過必改, 慚愧則進道無怠. 勿說他人過, 終歸

必損身, 若聞害人言, 如毁父母聲. 今朝雖說他人過, 異日廻頭

論我咎. 雖然凡所有相, 皆是虛妄, 譏毁讃譽, 何憂何喜. 頌曰

終朝亂說人長短 竟夜昏沈樂睡眠

如此出家徒受施 必於三界出頭難

45) 원문의 “범소유상 개시허망(凡所有相 皆是虛妄)”은『금강경』에 여러 차례 나오

는 구절. “모든 있는 바의 모습은 모두 허망한 것이니, 만약 모든 상이 상이 아님

을 본다면 곧 여래를 보는 것이다.”(『金剛經』大8 p.749a24~25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則見如來.)

46) 삼계:중생이 생사에 유전하는 생사윤회의 미혹한 세계를 셋으로 나눈 것. 식

욕·음욕·수면욕을 가진 유정이 사는 세계인 욕계(欲界), 정묘한 물질로 이루어

진 세계로 사선을 닦은 사람이 나는 색계(色界), 물질을 초월한 세계로 사무색

정을 닦은 이가 나는 무색계(無色界). 삼계는 미혹한 고통의 세계인데 바다와 같

이 끝이 없어 고계(苦界) 또는 고해(苦海)라고도 한다.

열째, 대중 가운데 살면서 마음을 항상 평등하게 하라.

애정을 끊고 부모와 작별한 것은 법계가 평등하기 때문이니, 만일 친하

고 멀리함이 있다면 마음이 평등하지 못한 것이다. 비록 출가한들 무슨 덕

이 있겠는가? 마음 가운데 만약 사랑하고 미워함을 취하고 버림이 없다면

몸에 어찌 괴롭고 즐거움을 성하고 쇠하게 함이 있겠는가? 평등한 성품 가

운데는 너와 나가 없고 대원경지(大圓鏡智)47)에는 친하고 멀리함이 끊어

진다. 삼악도에 드나드는 것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에 얽매인 때문이

요, 육도(六道)48)에 오르내리는 것은 친하고 멀리하는 업에 얽혀 있기 때문

이다. 마음이 평등함에 들어맞으면 본래 가지고 버릴 것이 없으니, 만약 가

지고 버릴 것이 없다면 나고 죽는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읊는다.

위없는 깨달음49)을 이루고자 한다면

언제나 평등한 마음을 가져야 하네

친하고 멀리하며 사랑과 증오를 헤아리면

도는 더욱 멀어지고 업장만 더 깊어지리.

其十 居衆中 心常平等

割愛辭親, 法界平等, 若有親踈, 心不平等. 雖復出家, 何德之

有? 心中若無憎愛之取捨, 身上那有苦樂之盛衰? 平等性中無

彼此, 大圓鏡上絕親踈. 三途出沒, 憎愛所纒, 六道昇降, 親踈

業縛. 契心平等, 本無取捨, 若無取捨, 生死何有? 頌曰

欲成無上菩提道 也要常懷平等心

若有親踈憎愛計 道加遠兮業加深

47) 대원경지(大圓鏡智):큰 거울에 한 점의 티끌도 없이 삼라만상이 그대로 비치는

것과 같이 원만하고 분명한 지혜. 유식 사지(四智)의 하나로 불과(佛果)에서 처

음으로 얻는 지혜. 미망의 상태에서는 아뢰야식 등 8식의 상태이나 깨달으면 제

8식인 아뢰야식은 대원경지, 제7색인 마나식은 평등성지(平等性智), 제6식인 의

식은 묘관찰지(妙觀察智), 전5식은 성소작지(成所作智)로 바뀐다고 한다.

48) 육도(六道):윤회하는 중생이 그 지은 업에 따라 가게 되는 여섯 가지 곳. 육취

(六趣)라고 한다. 선한 업을 쌓으면 천상(天上, devagati), 인간(人間,

manusyagati), 아수라(阿修羅, asuragati)에 가는데, 천상으로 갈수록 좋은 곳으

로 분류된다. 이 셋을 삼선도(三善道)라 한다. 악업을 지어 가는 세 가지 좋지 못

한 곳은 축생(畜生, tiryagyonigati), 아귀(餓鬼, pretagati), 지옥(地獄,

narakagati)이며 지옥으로 갈수록 고통이 더 심해진다. 이 셋을 삼악도(三惡道)라

한다. 부파불교에서는 육도 대신 아수라를 제외한 오도(五道)를 말하기도 하는

데, 동아시아 불교권에서는 대체로 육도가 보편적이다.

49) 보리도(菩提道)는 깨달음을 말함.

3. 열 가지 계법을 지켜 정각을 이루고 중생을 제도하라

주인공이여! 그대가 사람으로 태어난 것은 눈 먼 거북이 나무토막을 만

난 것처럼50) 아주 어려운 일인데, 한 평생이 얼마나 된다고 수행하지 않고

게으름만 피우겠는가?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어렵지만 불법을 만나기는 더

욱 어려운 일이니, 지금 생에서 잃어버리면 만겁(萬劫)51)을 지나도 만나기

어렵다. 반드시 이 열 가지 계법을 가져 날마다 새롭게 부지런히 닦아 물러

서지 않아서 빨리 정각(正覺)을 이루어 돌이켜 중생을 제도해야 할 것이다.

내가 본래 바라는 것은 그대 혼자 생사의 큰바다를 벗어나기를 원하는 것

이 아니라 또한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하자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대가 시작

이 없는 이래로 금생에 이르기까지 항상 사생으로 태어나 자주 오며가며

할 때 모두 부모에 의지하여 나고 죽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나긴 세월

동안 부모되었던 이가 헤일 수도 끝도 없이 많았을 것이니, 이렇게 보면 육

도 중생이 그대의 여러 생의 부모 아닌 이가 없다. 이런 무리들이 모두 악

도에 떨어져 밤낮으로 크나큰 고통을 받고 있으니, 만약 제도하지 않는다

면 어느 때 악도를 벗어나겠는가? 아아, 슬프도다. 고통이 가슴에 매여 있

구나.

천만 번 그대에게 바라노니, 어서 빨리 큰 지혜를 내고 신통한 힘을 갖

추어 방편의 수단을 자재하게 하여 빨리 넓은 바다에 지혜의 배가 되어 널

리 욕망의 차안에서 헤매는 무리들을 제도하라.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위

로부터의 모든 부처와 조사들이 모두다 옛날에는 우리와 같은 범부였다는

것을. 저들은 이미 장부요 그대 또한 그러하니 단지 하지 않을 뿐 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옛 사람이 말하기를 “도가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멀리 한다.”52) 고 하였으며, 또 “내가 어질게 하고자 하면 이

어짊이 다다른다.”53) 고 하였으니 진실되도다 이 말씀이여! 만일 신심을

내어 물러나지 않는다면 누가 자성을 깨쳐 성불하지 못하겠는가? 내가 이

제 삼보(三寶)54)를 증명하고 하나하나 그대에게 경계했으니, 잘못된 줄 알

면서 일부러 범한다면 산 채로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읊는다.

옥토끼55) 뜨고 지니 늙은 모습 재촉하고

금까마귀56) 들고 나니 세월을 재촉하네.

명예와 이익 구함은 아침 이슬과 같고

괴롭고 영화로움은 저녁 연기와 같네.

그대에게 부지런히 좋은 도 닦기 권하노니

빨리 불과(佛果)를 이루어 미혹한 무리를 제도하라.

금생에 만약 이 말을 따르지 않으면

후세에 당연히 한이 만 가지나 되리.

主人公. 汝値人道, 當如盲龜遇木, 一生幾何, 不修懈怠? 人生

難得, 佛法難逢, 此生失却, 萬劫難遇. 須持十門之戒法, 日新

勤修而不退, 速成正覺, 還度衆生. 我之本願, 非爲汝獨出生死

大海, 亦乃普爲衆生也. 何以故? 汝自無始以來, 至于今生, 恒

値四生, 數數往還, 皆依父母而出沒也. 故曠劫父母, 無量無

邊, 由是觀之, 六道衆生, 無非是汝多生父母. 如是等類, 咸沒

惡趣, 日夜受大苦惱, 若不拯濟, 何時出離? 嗚呼哀哉. 痛纒

心腑, 千萬望汝, 早早發明大智, 具足神通之力, 自在方便之

權, 速爲洪濤之智楫, 廣度欲岸之迷輪. 君不見, 從上諸佛諸

祖, 盡是昔日, 同我凡夫. 彼旣丈夫, 汝亦爾, 但不爲也, 非不

能也. 古曰 ‘道不遠人, 人自遠矣”. 又云 “我欲仁, 斯仁至矣”.

誠哉是言也. 若能信心不退, 則誰不見性成佛? 我今證明三寶,

一一戒汝, 知非故犯, 則生陷地獄. 可不愼歟! 可不愼歟! 頌曰

玉兎昇沉催老像 金烏出沒促年光

求名求利如朝露 或苦或榮似夕烟

勸汝慇懃修善道 速成佛果濟迷倫

今生若不從斯語 後世當然恨萬端

50) 눈 먼 거북이 나무토막을 만난 것처럼:불법을 만나기가 어려운 것을 비유하여

바다 한 가운데 떨어진 눈 먼 거북이 우연히 몸을 지탱할 나무토막을 만나는 것

처럼[盲龜遇木] 어렵다는 말.『잡아함경』권15 맹구경(盲龜經)이 그 내용이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미후 못 가에 있는 2층 강당에 계

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자면 대지가 모두 큰

바다가 되었는데, 수명이 한량 없는 눈먼 거북이 하나 있어 백년에 한번 그 머

리를 밖에 내놓는다. 바다 가운데 구멍이 하나 뿐인 떠다니는 나무가 있는데, 파

도 따라 표류하여 동서로 바람을 타고 오락가락한다. 저 눈먼 거북이 백년만에

한번 머리를 내밀어 그 구멍을 만날 수 있겠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불가능합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이 눈 먼 거북이 만약 바다 동쪽으로 가

면 뜬 나무는 바람을 따라 바다 서쪽에 가 있을 것이고, 혹은 남쪽이나 북쪽, 사

방을 두루 떠돌아서 또한 그와 같을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서로 만나지 못할 것

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눈 먼 거북과 뜬 나무는 비록 서로

어긋나다가도 혹 서로 만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어리석고 미련한 범부가 오

악도에 표류하다가 잠깐이나마 사람의 몸을 받는 것은 그것보다 더 어려우니

라. 왜냐 하면 저 모든 중생들은 그 이치를 행하지 않고 법을 행하지 않으며, 선

(善)을 행하지 않고 진실을 행하지 않으며, 서로서로 죽이고 해치며, 강한 자는

약한 자를 업신여기며 한량없는 악(惡)을 짓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아직 빈틈없고 한결같지 못하다면 마땅히 힘

써 방편을 쓰고 왕성한 의욕을 일으켜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배워야 하느니라.’”

(『雜阿含經』권15 大2 p.108c6~18 如是我聞. 一時佛住獼猴池側重閣講堂. 爾時, 世尊

告諸比丘 譬如大地悉成大海, 有一盲龜壽無量劫, 百年一出其頭. 海中有浮木, 止有一

孔, 漂流海浪, 隨風東西. 盲龜百年一出其頭, 當得遇此孔不?” 阿難白佛 “不能, 世尊!

所以者何, 此盲龜若 至海東, 浮木隨風, 或至海西, 南北四維圍遶亦爾, 不必相得.” 佛告

阿難 “盲龜浮木, 雖復差違, 或復相得. 愚癡凡夫漂流五趣, 暫復人身, 甚難於彼. 所以者

何, 彼諸衆生, 不行其義, 不行法, 不行善, 不行眞實, 展轉殺害, 強者陵弱, 造無量惡故.

是故比丘, 於四聖諦, 當未無間等者, 當勤方便, 起增上欲, 學無間等.”)

51) 만겁(萬劫):겁(劫, kalpa)은 아주 긴 시간의 단위. 계산할 수 없는 장대한 시간

을 말할 때 쓰인다. 경전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의 일대겁(一大劫)은

성(成)·주(住)·괴(壞)·공(空)을 거쳐 한 세계가 시작하여 끝나는 시간을 말하

기도 한다. 따라서 만겁은 정말 오랜 시간을 말한다.

52)『논어(論語)』에 나오는 구절을 해석한 데서 나온 말.『논어』옹야(雍也)편 제6에

“공자께서 이르시되 ‘누가 능히 나오는데 창문을 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

찌 이 도로 말미암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고 하셨다.” 子曰 誰能出不由户, 何莫

由斯道也. 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홍씨의 주에 “사람들은 나올 때 반드시 문을

통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반드시 행하는데 도로 말미암아야 한다는 것은 모

른다. 도가 사람을 멀리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멀리 할 뿐이다.” 라고

하였다. 洪氏曰 人知出必由户, 而不知行必由道. 非道遠人, 人自遠爾.(『論語集註

大全』 권6)

53)『논어(論語)』에 나오는 말.『논어』술이(述而)편 제7에 “공자께서 이르시되 ‘어

짊은 먼 것인가? 내가 어질고자 하니 여기 어짊이 이르렀구나.’라고 하셨다.” 子

曰 仁遠乎哉. 我欲仁, 斯仁至矣. 라는 구절이 있다.

54) 삼보(三寶):불교에서 존숭하고 공양하는 세 가지인 불보(佛寶)·법보(法寶)·승

보(僧寶). 깨달음을 얻어 중생들을 인도한 불교의 교주인 불보와, 부처가 깨달은

내용을 사람들에게 연설한 교법인 법보와, 불법을 수학하는 불제자들인 승보이

다. 이 셋은 위엄과 덕망이 위없이 높고 영원히 변하지 않아 세간의 보배와 같기

때문에 삼보라 부른다.

55) 옥토끼:달에 산다고 하는 토끼, 곧 달을 말한다.

56) 금까마귀:해 속에 산다고 하는 발이 셋 달린 까마귀, 곧 해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