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세계

조당집18.19.20

수선님 2023. 5. 21. 13:23

◐ 자호(紫澔) 화상

남전(南泉)의 법을 이었고, 구주(衢州)에서 살았으나 행장을 보니 못해 생애를 기록하지 못한다.

선사께서 유철마(劉鐵馬)를 감정코자 이렇게 말했다.

ㅡ듣건대 유철마가 있다던데 그대가 아닌가?

철마 바구니가 대답했다.

ㅡ어디서 그런 소식을 들으셨읍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왼쪽으로 돌고 오른쩍으로 도느니라.

비구니가 말했다.

ㅡ전도(顚倒) 하지 마십시오.

이에, 선사께서 때리니 남전이 비구니를 대신하였다.

ㅡ이러한 짬은 본래부터 덩고 있읍니다.

선사께서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ㅡ옛부터 일이란 물건이 아닌데 방편으로 이를 부처라 한다. 중하의 사람은 시비를 다투지만 상등의 선비는 굴욕을 당한 줄을 비로소 알게된다.

또 이렇게 말했다.

ㅡ삼십년동안 자호(紫瑚)에 살았으나 두 끼니의 밥과 죽으로해서 기력을 거칠어졌으므로 날마다 세. 다섯차례산엘 오른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ㅡ그대들 알겠는가?

선사께서 밤중에 ‘도적이야, 도적이야!’하고 외치니 대중이 모두 달려돴다. 이때 선사께서 승당(僧堂) 뒤에서 한 중을 만나자 멱살을 거머잡으면서 외쳤다.

ㅡ도적을 잡았다. 도적을 잡았다. 유나(維那)를 불러오너라.

중이 말했다.

ㅡ저는 도적이 아니라 아무개입니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네가 틀림없이 더적이건만 자백을 받지 못했을 뿐이니라.

어떤 사람이 이 일을 들어 장남에게 믈었다.

ㅡ장호가 도적을 잡았다고 외찬 뜻이 무엇입니까?

장남이 대답했다.

ㅡ그러한 파타(波咤) 를 긍정하여 받아들일 수 잇겠는가?

다시, 석문(石門)에게 물었다.

ㅡ자호가 도적을 잡은 뜻이 무엇입니까?

석문이 대답했다.

ㅡ긍정하면 미찬 첨지요, 긍정치 않으면 자호가 너를 때릴 것이니라.

 

 

◐ 욕긍(陸亘) 대부

남전화상의 법을 이었으며, 공은 직접 남전의 심계(心戒)를 받았다.

대부가 남전에게 물었다.

ㅡ제자의 집에 한 조각의 돌이 있었는데 밟기도 하고 앉기도 했었읍니다. 지금 다듬어서 불상(佛像)을 만들어도 읹을 수 있겠읍니까?

남전이 대답했다.

ㅡ되고 말고요.

ㅡ앉을 수 없지 않겠읍니까?

ㅡ안 되지, 안 되지요.

이에 대해 운암(雲岩)이 말했다.

ㅡ앉으면 부처요, 앉지 못하면 부처가 아니다.

동산안 이렇게 말했다.

ㅡ앉지 못하면 부처요, 앉으면 부처가 아니다.

이에 남전이 말했다.

ㅡ 한글자를 뗴어다가 두 글자에 보태면 불법이 크게 퍼니리니, 느근가가 떼어낼 수 있겠는가?

아무도 대답하는 이가 없으니, 남전이 대신 말했다.

ㅡ지금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니라.

대부가 남전에게 대중을 위하여 설법해 주기를 청하니 남전이 대답했다.

ㅡ노승에게 무슨 말을 하라는 것인가?

대부가 여쭈었다.

ㅡ어찌 화상의 방편이 없으시겠읍니까?

남전이 대답했다.

ㅡ대부는 지금 그에게 무엇이 없다고 말씀하시는가요?

다른 때에, 대부가 남전에게 이렇게 말했다.

ㅡ화상이시여, 매우 부사의하오니 이르는 곳마다 세계가 이루어집니다.

남전이 말했다.

ㅡ지금까지 물은 것으 모두가 대부의 분상에 속한는 일입니다.

대부가 또 척투(擲投)를 들어올리고거 남전에게 물었다.

ㅡ이렇게 해도 되지 않고,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되지 않으니 그대로 이렇게 두어버릴 때가 어떠합니까?

남전이 척투극 들어 올렸다가 던지면서 말했다.

ㅡ말라빠진 해골바가지는 열 여덟 방망이를 때린다는 뜻이 무엇입니까?

석상(石霜)이 대답했다.

ㅡ그대가 반을 말하라. 내가 반을 말하리라.

ㅡ스님께서 전부를 말씀 하십시오.

석상이 말했다.

ㅡ그대가 두렵구나!

중이 이 일을 들어 장경에게 물었다.

ㅡ남전이 그렇게 말한 뜻이 무엇입니까?

장경이 쥐어지르면거 말했다.

ㅡ오늘은 오직 예사람을 밝힐 일이 아니니라.

그리고는 또 말했다.

ㅡ동일한 끝수가 두 개의 주사위로다.

◐ 앙산(仰山) 화상

위산의 법을 이었고, 회화(懷化)에서 살았다.

선사의 휘는 혜적(慧寂)이요, 속성은 섭씨(葉氏)이며 소주(昭州)의 회화현(懷化懸) 사람이었다.

십오세에 출가하려 했으나 부모가 허락하지 않아서 뜻을 이루지 못했고 십칠세에 다시 출가하겠다고 했으나 부모는 역시 허락하지 않았다.

그날밤, 두 가닥의 흰 광채가 조게(曺溪)로부터 뻗어 나와 곧장 그 집을 꿰뚫으니 그의 부모는 아들의 출가할 징조임을 알고 감동되어 허락했다.

이때, 선사께서는 왼손의 무명지(無名脂)와 새끼 손가락을 끊어 부모의 앞에놓고 그간 길러 주신 은혜에 보답하고 떠났다.

처음에는 남화사(南華寺)통선사에 의해 머리를 깍고, 십팔세에 사미가 되어 행각을 떠났다. 먼저 정선사께 참문을했다가 다음에는 탐원(耽源)에게 참문하여 그의 곁에 있기 몇해동안에 경계와 지혜의 밝음과 어두움이 한 모습인 도리를 배웠는데 한 번 들으면서 다시 묻지 않더니, 나중에는 그를 모두 버리고 떠나서 대위(大僞) 로 갔다.

대위에 이르자, 혼자서 위산께 참문하니, 위산이 말했다.

ㅡ이 사미는 주인이 있는 사미인가? 주인이 없는 사미 인가?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주인 있는 사미입니다.

ㅡ주인이 어디에 있는가?

이에, 선사께서 서쪽 구석에 섰다가 다시 동쪽 구석에 가서 서니, 위산이 구 재목의 특이함을 알고, 대화를 시작하여 이끌어 주었다.

선사께서 물었다.

ㅡ어떤것이 부처입니까?

위산이 대답했다.

ㅡ생각없는 묘를 생각함으로써 신령한 광채가 끝없음을 돌이켜서 생각이 다하고 근원에 돌아가면 성품과 모습이 항상 머무르고, 진리와 현실이 둘이 아니며 참부처가 여여(如如)하니라.

선사께서 이 말씀에 활짝 깨닫고느 절을 하여 깨우쳐 주심에 사례하고, 이어서 위산에 머무르기를 사십오년동안, 오로지 위산고 자리를 마주하여 현현하고 비밀한 진리를 드날렸으니, 이는 마치 사리불의 날카로운 말재주가 부처님의 교화를 더욱 빛낸 것과 같다 하리라. 삼십오세에 대중을 거느리고 출세(出世) 하니 , 앞뒷 고을의 절사(節史). 찰사(察史). 자사(刺史)들이 앞을 아투어 귀화하였는데 그 중 열한사람이 스승으로 섬기었다.

선사께서 세 곳에서 법륜(法倫) 을 굴리니, 왕이 칙명으로 증허(證虛)대사라는 호와 자색 를 하사 하였다.

선사께서 날마다 상당하여 이렇게 말했다.

ㅡ그대들, 모두가 각자 광채를 돌이키고 자신을 되찾을지언정 나의 말만 기억하지 말라. 나는 끝없는 옛부터 밝음을 등지고 어두움을 향햐여 허망을 쫒는 뿌리가 깊어서 졸연히 뽑기 어렵게 된 그대들을 가엾이 어기노라. 그러므로 거짓으로 방편을 베풀어서 여러분의 티끌 수같이 많은 겁에 쌓인 나쁜 지식을 뽑아버리려 하노니, 마치 단풍잎으로 우는 아기의 울음을 달래는 것과 같으니나.

또 어떤 사람이 백 가지 재물과 금. 보화를 한 자리에 뒤섞어 놓고 찾아온 사람의 정도에 맞추어 파는 것과도 같이 하리라.

그러므로 말하기를 ‘석두(石頭)는 진금포(眞金鋪)이지만 나의 여기는 잡화포(雜貨鋪)이니, 찾아온 이가 집화를 구하면 나는 잡화를 주고, 찾아 온 이가 진금을 찾으면 나는 진금을 준다.’ 하노라.

이때, 어떤 사람이 물었다.

ㅡ잡화포는 묻지 않껬읍니다. 어떤것이 화상의 진금포입니까?

이에,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화촉을 물고 입을 열려는 이는 나귀의 해에 이르러도 알지 못하느니라.

이에 중이 대답이 없었다.

또 말했다.

ㅡ찾으면 있고, 바꾸려면 없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선종(宣宗)의 진리를 이야기하면 내 주변에 한 사람도 동무가 되어주는 이가 없다. 어찌 오백 대중, 칠백 대중이라 할 수 있는랴? 그러나 내가 이것저것 지껄이면 제각기 앞을 디투어 나서서 알았다고 들고 나오나이 마치 빈 주먹을 쥐고 아기들을 속이는 것 같아서 전연 실속이 없느니라.

내 이제 분명히 그대들에게 이르노니 성현 쪽의 일에 마음을 두어 머무르려고 하지 말고, 오직 자신 앞의 진리를 향해 여실히 닦으라. 삼명(三明)과 육통(六通)을 바라지 말지니, 이는 성현의 끝부분에 속하는 일이다.

지금에라도 마음을 알고, 근본을 얻을지언정 끝을 걱정하지 않으면 다음날 저절로 구족해지리라.

만일 그 근본을 얻지 못했으면 설사 정(情) 을 움직여 배웠다 해도 그는 끝내 얻지 못하리라.

그대들으 어찌 보지 못했는가? 위산 화상께서 말씀하시기를 ‘범부와 성인의 정이 다하여 본체가 드러나면 참마음이 항상 머므르고 이치와 현실이 둘이 아니게 되리니, 이것이 곧 여연한 부처니라.’ 하셨느니라. 진중하라.

ㅡ법신도 설법을 할 줄 압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나는 말할 수 없다. 딴 사람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니라.

ㅡ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읍니까?

선사께서 퇴침을 밀어내었다.

나중에 어떤 중이 위산에서 이 일을 이야기하니, 위산이 말했다.

ㅡ적자(寂子)가 칼날 위의 일을 활용했구나!

어떤 사람이 설봉(雪奉)에게 이야하니, 설봉이 말했다.

ㅡ위산화상이 등뒤에서 그렇게 말하면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이 일을 들어 물었다.

ㅡ마주 대했을때엔 어찌 합니까?

복선(福先) 이 대신 손으로 때리는 시늉을 했고, 보은(報恩)은 이렇게 대신 말했다.

ㅡ주가 감히 나서겠는가?

선사께서 중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곁의 중이 말했다.

ㅡ말을 하면 문수요, 침묵하면 유마(維魔)입니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말하지도 않고 침묵지도 않을 때엔 그대가 아니겠는가?

그 중이 양구(良久) 를 하니 선사께서 다구쳐 물었다.

ㅡ어째서 신통을 나타내지 않는가?

중이 말했다.

ㅡ신통을 나타나기는 어렵지 않으나 화상께서 교의 범주에 말려들까 걱정입니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공의 근본을 살펴 보건대 교 밖의 안목이 잇지 않느니라.

선사께서 어떤 속관(俗官)에게 물었다.

ㅡ직위가 무엇인가?

ㅡ아퇴(衙堆)입니다.

선사께서 주장자를 들어 보이면서 말했다.

ㅡ이것도 밀어낼수 있겠는가?

속관이 대답이 없으니, 선사께서 대신 말했다.

ㅡ그것이라면 다음으로 미릅시다.

홍화(興化)가 대신 말했다.

ㅡ화상께선 분주스러우시군요.

선사께서 상좌에게 말했다.

ㅡ선(善) 도 생각하지 말고 악(惡)도 생각하지 말라 하였으니, 바야흐로 이러할 때에 어찌 하겠는가?

사좌가 대답했다.

ㅡ바야흐로 그러할 때는 바로 제가 생명을 던질 곳 입니다.

ㅡ어째서 나에게 묻지 않는가?

ㅡ그러할 때엔 화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나를 부축하여 일어서지 못하게 하는구나!

선사께서 누더기를 씻는데 탐원(耽源)이 물었다.

ㅡ바야흐로 그러할 때엔 어떠하십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뚜렷해서 둘이 모두 무위(無爲)이니라.

또 말했다.

ㅡ바아흐로 그러할 때에 나는 그를 생각치 않느니라.

또 말했다.

ㅡ바야흐로 그러할 때에 어디에서 그를 보았는가?

선사께서 경잠(景岑) 상좌가 뜰에서 볕을 쪼이는 것을 보자, 그 곁으로 지나가면서 말했다.

ㅡ사람마다 모두 그런 일이 있는데 다만 말을 하지 못할 뿐입니다.

경잠이 말했다.

ㅡ마치 그대에게 말헤 달라고 한 것같이 되었구나!

선사께서 물었다.

ㅡ무엇이 이르리까?

이에, 경잠이 선사의 멱살을 잡아 쓰러뜨리고 한 번 짓 밟으니, 선사가 쓰러졌다가 일어나서 말했다.

ㅡ사숙(師叔)님의 동작이 마치 호랑이같으십니다.

선사께서 동평(東平)에서 경을 보는데 어떤 중이 모시고 섰으니, 선사께서 경을 덮고, 고개를 돌려 물었다.

ㅡ알겠는가?

중이 대답했다.

ㅡ저는 경을 보지 못했으니 어뗳게 알겠읍니까?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그대도 다움에 차차 알게 될 것이라.

선사께서 위조공상(韋曺公相)이 왔기에 인사를 나누니, 상공이 물었다.

ㅡ절에 몇 사람이나 살고 있읍니까?

ㅡ오백명입니다.

ㅡ애서 경을 읽읍니까?

ㅡ조계종의 종지는 경 읽는 일에 애를 쓰지 않습니다.

ㅡ어째서 그렇습니까?

이에, 선시께서 말했다.

ㅡ거두지 않고, 조섭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공이 위산에게 가서 게송을 청하니 위산이 대답했다.

ㅡ마주 보면서 주려 해도 전혀 둔한 첨지안데 하물며 종이나 먹으로 표현하겠는가?

그가 또 선사께 와서 게송을 청하니, 산시께서 종이에다 원상(圓相)을 하나 그리고 원상 안에다 ‘아무는 삼가 답하노라’ 쓰고 , 그 왼쪽 가에는 ‘생각해서 알면 둘째 무리에 떨어진다.’ 쓰고 , 그 오른쪽 가에는 ‘생각치않고 알면 세째 무리에 떨어진다.’ 고 써서 봉하여 상공께 주었다.

ㅡ활을 당긴 듯한 둥근달이 살촉을 씹는 뜻이 어떠합니까?

선사께서 말했다.

ㅡ살촉을 씹고 입을 열면 나귀해에도 알지 못하느니라.

이때, 남전이 몸을 기울여 우뚝 서거늘 선사께서 이 일을 들어서 물으니, 남전이 이렇게 말했다.

ㅡ살척을 씹고 입을 열려면 국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손해와 이익이 그대고 가하거늘 말로써 설명할 길이 어디에 있으랴.’ 한 뜻을 나귀해에도 알지 못하리라.

이에 대하여 정수(淨修) 선사가 말했다.

ㅡ앙산의 살촉을 씹는 화두(話頭)는 생각으로 망설여서는 도저히 알수 없나니, 지적함은 오직 후생(後生)들을 이롭게 하기 위한 것 뿐이요, 말은 저쪽의 경지(境地) 를 해칠 뿐이다.

석문이 이 일을 들어서 어떤 중에게 물었다.

ㅡ옛사람이 알았을까, 몰랐을까?

중이 대답이 없으니, 석문이 대신 말했다.

ㅡ알지 못했다.

중이 다시 물었다.

ㅡ 어찌하여 압니까?

쌍봉(雙奉)이 위산을 떠나서 앙산에 이르르니, 선사께서 물었다.

ㅡ사형께서 요즘은 어떠하신가요?

쌍봉이 대답했다.

ㅡ내가 보기에는 하나의 법(法)도 생각에 띄을 것이 없읍니다.

선사께서 말했다.

ㅡ당신의 소견은 다직 마움과 경계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도다.

쌍봉이 다시 물었다.

ㅡ나의 소견은 마음과 경게를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하고 화상의 소견은 어떠하십니까?

이에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한 법도 생각위에 띄을 법이 없는 줄아는 그것이야 없을 수 있겠읍니까?

어떤 사람이 이 일을 위산에게 이야기 하니, 위산이 말했다.

ㅡ적자(寂子)의 이 말이 천하 사람들을 흘리게 될 것이니라.

순덕(順德) 이 이일을 송했다.

쌍봉의 현자가 스스로 머트러워서

앙산을 굴복시키지느 못하였도다.

그대를 이끌어 결박을 플게 한다니

종도(宗徒)들의 여러 말을 무찔러 엄추었다.

한 소경이 여러 소경을 이끈다니

옛 일이 오늘에 있음을 아는가?

선사께서 언젠가 바아흐로 눈을 감고 앉았는데 어떤 중이 가민히 걸어 선사의 곁에 와서 모시고 섰다. 선사께서 문을 열고 땅 위에다 원상(圓像) 을 그리고는 워상안에다 수자를 써서 그 중을 돌아보며 보이니, 중이 대답이 없없다.

ㅡ어떤것이 조사의 뜻입니까?

선사께서 손으로 원상을 쓰고, 원상 안에다 불자를 써서 대담했다.

어떤 행자(行者)가 법사를 따라서 불전(佛殿)에 들어 갔다가 부처님을 향해 칩을 뱉었다. 이에, 법사가 꾸짖었다.

ㅡ행자가 버릇이 없구나! 어째서 부처님에게 침을 뱉는가?

행자가 말했다.

ㅡ저에게 부처님이 없는 곳을 사르쳐 주십시오. 거기다가 침을 뱉겠읍니다.

위산이 이 말을 듣고 말했다.

ㅡ어진 이가 도리어 어질지 못했고, 어질지 못한 이가 도리어 어질게 되었구나!

선시께서 법사를 대신하여 말했다.

ㅡ다만 행자에게 침을 뱉아서 행자가 무어라 하거든 말하기를 ‘나에게 행자가 없는곳을 보여주면 칩을 뱉겠노라’ 하였어야 할 것이다.

어떤 속관(俗官)이 물건을 보내어 위산의 종(鍾)을 사는에 쓰라고 하였는데 위산이 선사께 말했다.

ㅡ속인이 복을 사랑해서이니라.

선사께서 말했다.

ㅡ화상께서는 무엇으로 그들의 소망을 보답하렵니까?

위산이 주장자를 들어 승상 귀를 두 세번 드드리고는 말했다.

ㅡ이것으로 그들에게 보담하려는데 되겠는가?

선사께서 말했다.

ㅡ그것이라면 무엇에 쓰겠읍니까?

위산이 말했다.

ㅡ그대는 무엇이 불만인가?

선사께서 말했다.

ㅡ저로서는 불만이 없읍니다. 그러나 그것은 대중을 위하는 일입니다.

위산이 말했다.

ㅡ그대는 이미 대중의 것임을 알고 있거늘 다시 나에게서 무슨 그에 대한 보답의 길을 찾는가?

선사께서 말했다.

ㅡ저는 화상께서 대중의 것을 가지고 인사치례에 쓰이는 것을 수상하게 생각합니다.

이에, 원산이 말했다.

ㅡ그대 보지 못했는가? 달마가 인도에서 오실때에도 이것을 가지고 인사를 차리셨느니라. 그대들 모두가 그신표의 물건을 받은 무리들이니라.

선사께서 대중에게 보이셨다.

ㅡ그러할 때는 그만 두고, 그렇지 않으 때엔 어찌하는가?

어떤 사람이 이 일을 위산에게 이야기하니, 위산이 말했다.

ㅡ적자(寂子)가 사람들을 위함이 너무 조급하구나?

위산이 선사와 함께 산 구경을 하아가 이렇게 말했다.

ㅡ물질을 보면 곧 마음을 본다.

선시께서 물었다.

ㅡ지금 듣건대 ‘물질을 보면 마음을 본다.’ 하셨읍니다. 나무들은 물질이니, 어느것이 화상께서 물질위에서 보신 마음입니까?

위산이 대답했다.

ㅡ그대가 마음을 보았다면 어지 물질을 보는가? 물질을 본 것이 곧 그대의 마음이니라.

선사께서 다시 물었다.

ㅡ그렇다면 언저 마음을 본 뒤에 마음을 보라고 하십니까?

윗산이 말했다.

ㅡ나는 지금 나무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대는 듣는가?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화상께서 나무와 이야기를 나누신다면 그저 나무와 이야기를 하실 일이지 다시 저에게 둗는가 못 듣는가를 물어서 무엇하시렵니까?

ㅡ나는 지금 그대와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듣는가?

ㅡ화상께서 저와 이야기를 나누신다면 그저 저와 이야기를 나누실 일이지, 또 저에게 듣는가 못 듣는가를 물어서 무엇하시렵니까? 만일 저에게 듣는가 못 듣는가를 물으시려거든 나무에게 듣는가 못 듣는가를 물으셔랴 될것입니다.

선사께서 위산에 있을적에 어느 눈 오는날, 이렇게 물었다.

ㅡ저물질을 제하고 다시 딴 물질이 있겠읍니까?

윗산이 대답했다.

ㅡ있느니라.

ㅡ어떤것이 그렇나 물질 입니까?

위산이 눈을 가리키니 선사께서 말했다.

ㅡ저는 그렇지 않읍니다.

위산이 말했다.

ㅡ이것이다. 이치가 옳으면 나아갈 뿐이다. 이러한 물질을 제하고 다시 어떤 물질이 있겠는가?

ㅡ있읍니다.

ㅡ어떤것이 그러한 물질인가?

선사께서 얼른 눈을 가리켰다.

동산(同山) 이 선사께 사람을 보내어 이렇게 물었다.

ㅡ어떻게 하면 옳고, 어떻게 하면 옳지 않습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옳으면 모두가 옳고, 옳지 않으면 모두가 다 옳지 못하니라.

이에, 동산이 스스로 말했다.

ㅡ옳으면 모두가 다 옳지 않고, 옳지 않으면 모두가 다 옳으니라.

이에 대하여 선산꼐서 이렇게 송했다.

범신은 작위(作爲)기 없으나 화신은 작위가 있나니.

박가범(薄伽梵) 은 현현하게 모든 병에 응하신다.

서시 에서 메아리를 들으려 함은 고폐(睾吠)에다 견주고

아지라이 물결 속에서 고기를 찾는 것은 어리석은 학일레라.

선사께서 사미(沙彌)였을때, 종(宗)화상의 회화에서 산 적이 있는데 아이들의 방에서 경을 읽고 있노라니,

ㅡ누가 여기서 경을 읽고 있는고?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제가 혼자서 경을 읽고 있을 뿐, 다른 사람은 없읍니다.

이에, 종화상이 꾸짖으면서 말했다.

ㅡ무슨 경을 읽는 서리가 마치 노래 부르는 것 같으냐? 노래를 부르는 것같이 그렇게도 경을 읽을 줄 모르느냐?

선사께서 물었다.

ㅡ저는 그렇지만 화상께선는 경을 읽을 줄 아십니까?

ㅡ나는 경을 읽을 즐 아느니라.

ㅡ화상께선 어떻게 읽으십니까?

이에, 종화상이 ‘여시아문(如是我聞)......’이라고 시작 하, 선사께서 얼른 말했다.

ㅡ그만 두십시오.

어떤이가 물었다.

ㅡ오늘 위산을 위해 재(齋)를 마련했는데 위산께서 오십니까?

선사꼐서 대답했다.

ㅡ오면 가는 일이 있고, 가면 오는 일이 있느니라.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오면 가는 길이 있고, 가면 오는 일이 있느니라.

위산이 선사를 부르기에 선사께서 대답하니 뒤산이 말했다.

ㅡ속히 일러라. 속히 일러라. 그대는 음(陰)에 떨어지지 말라.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저는 아직 믿음더 서지 않았읍니다.

ㅡ그대는 알기 때문에 믿음이 서지 않앗는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믿음이 서지 않았는가?

ㅡ믿음이 서지 못했으면 알았다, 알지 못했다 함을 말할 수 없읍니다.

ㅡ그대는 정성성문(淀性聲聞)이로구나!

이에 선사께서 말햇다.

ㅡ저는 부처도 보지 못합니다.

선사께서 어떤 물건을 들고서 위산에게 물었다.

ㅡ이럴때가 어떠합니까?

위산이 대답했다.

ㅡ분별은 색진(色塵)에 속하나니, 나는 그러한 경지에서는 그렇게 하기도 하고, 그렇게 않기도 한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화상께서는 몸이 있어도 쓸모가 없으시군요.

위산이 물었다.

ㅡ그대의 공부가 어떠한가?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저는 믿음도 서지 않았읍니다.

ㅡ어째서 믿음디 서지 않았는가?

ㅡ저로서는 누구를 믿어야 되겠읍니까?

위산이 다시 물었다.

ㅡ있음으로써 서지 않았는가? 없음으로써 서지 않았는가?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서지 못했으면 있음과 없음을 말할 수 업읍니다.

ㅡ그대는 정성성문 이구나!

ㅡ저는 이 경지에 이르러 부처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위산이 말했다.

ㅡ그대가 뒷날 나의 가르침을 펴면서 활개를 치고 아니면 나도 그대를 따르지 못하리라.

선사께서 사미일 적에 탐원(耽源)의 회상에서 창례를 맡고 있었는데 탐원니 물었다.

ㅡ무엇을 하는가?

ㅡ창례를 맡고 있읍니다.

ㅡ예문(禮文) 에 무엇이라 했는가?

ㅡ모두를 공경하라 하였읍니다.

ㅡ갑자기 께끗치 못한 것을 만나면 어떻게 하는가?

이에,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안녕히 주무셨읍니까?

 

◐ 1. 위주승(韋中僧)이 물었다.

ㅡ오조께서는 어짜하여 의발(衣鉢)을 혜능(慧能)에게만 전하시고, 신수(神修)에게는 전하시지 않았읍니까? 또 전하신뒤에, 혜명은 어찌하여 대유령까지 육조를 따라가서 의발을 빼앗으려 했으며, 또 부슨 뜻으로 의발을 얻지 멋한 채 돌아왔겠읍니가?

제가 성 안에서 여러 스님들께 이 일을 물엇는데 제 화상께서는 법받은 길이 있으시니, 바라옵건대 한 말씀하셔서 풀어 주소서.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이는 종문(宗門)안의 일이다. 내가 일찌기 선사께 들은 바에 의하면 그때 오조의 화상에는 칠백명의 중이 있었다. 오조께러 열반하시려 하여 대중 가운데 법을 전할 사람과 의발을 전할 사람을 찾았다.

대중 가운데 신수(神秀)라는 상좌가 있어, 게송을 지어 오조께 바쳤으니, 그내용은 이러했다.

몸은 보리수(普狸樹)요

마음은 맑은 거울이라

때떄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먼지가 끼지 않게 하라.

방앗간에서 일을 하던 노행자(老行者)가 나중에 이 게송을 전해 듣고 또 게송하나를 지어 오조께 바치니,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보리는 본래 나무가 아니요

거울 역시 경대가 아니다.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디에 먼지가 기랴.

오조께서 이 게송도 보았지만 마우말도 없다가 마침내 한밤중에 동자(童子)를 시켜 방앗간이 가서 행자를 불러 오라 하니, 행자는 시자를 따라 오조께로 왔다.

한 편, 오조는 시자를 보낸 뒤에 노행자의 이름을 혜능이라 고치고, 의발을 주어 육조로 삼은 뒤에 행자에게 말하기를 ‘신수는 문 밖에 있는에 혜능은 문안에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 법복을 입었다. 이로부터 이십년동안은 스스로 살피어서 나의 교법을 펴지 말라. 반드시 화난이 일아나리라. 그를 지난 뒤엔 미혹한 사람들을 잘 인도하라.’ 하였다.

혜능이 묻기를 ‘어디로 가야 그러한 화난을 피하겠읍니까?’ 하니 오조가 말하기를 ‘회(懷) 를 만나면 슴고, 회(會)를 만나면 도망하라. 다른 성, 다른 이름 이면 평안하리라.’ 하였다.

행자가 분부와 의발을 받고나이, 오조는 어서 떠나라 하였다.

이에 혜능은 영남(嶺南) 을 향해 길을 떠났다.

닷새 뒤에 오조가 대중을 모아놓고 말하기를 ‘여기에는 불법이 없노라’ 하였으니, 이 말씀은 육조의 일을 드러내는 뜻이다.

대중이 묻기를 ‘의발은 누구에게 전하셨읍니까?’하니 오조가 대답하기를 ‘능(能) 한이가 얻었느니라’ 하거늘 대중은 공론 끝에 방앗간의 행자를 찾아보고, 또 동자의 발설로 인하여 노행자가 의발을 가지고 영남으로 갓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중이 일제히 그쪽을 향해 뒤쫒았는데 대중 가운데 한중이 속가에서 관직을 버리고 들어온 이가 있었다. 그는 본래 삼품(品)의 장군으로서 성은 진씨(陳氏) 여 자는 혜명 이었다. 밤길을 도와 다른 이보다 앞서서 대유령(大庾嶺)에 까지 이르렀다.

행자는 그가 뒤따라오는 줄 알고 의발을 버리고 숲속에 들어가 돌 위에 앉았다. 혜명이 고개 마루턱에거 의발을 보자 그앞으로 가서 손을 뻗어 들려 했으나 의발 이 끄덕도 하니 않으매 얼른 자기의 힘이 부적함을 알게 되었다.

곧 산으로 들어가서 좊은 봉우리 밑, 슾석에서 행자가 돌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행자는 멀리서 오는 혜명을 보자 의발을 빼앗으려 온 줄을 벌써 알고 말하기를 ‘우리 조사께서 나에게 의발을 주시기에 내가 가지고 오지는 했으나 고개마루턱에 두었다. 가지려거든 가져가라’ 하니 혜명이 대답하기를 ‘의발을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오직 법을 위해서 왔읍니다. 행자께서 오조의 겉을 떠나실때 오조께서 어떠한 비밀의 뜻과 비밀의 말쓰미 계셨는지요?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하였다.

행자는 그의 태도가 산절함을 보자 곧 말해 주려고 우선 그를 돌 위에 앉아 조용히 생각하게 하고, 입을 열어 말하기를 ‘선(善)도 생각치 말고 악(惡)도 생각치 말라. 마야흐로 그러할때에, 명 상좌의 본래의 면모을 나에게 돌려다로.’ 하였다.

혜명이 묻기를 ‘위에서 말씀하신 비밀의 뜻이 그것뿐 입니까, 아니면 다른 뜻도 있읍니까?’ 하니, 행자가 대답하기를 ‘내가 이제 분명히 그대에게 말해 주어서 도리어 비밀이 아닌것이 되엇거니와 만일 그대가 스스로 자기의 면목을 얻음녀 비밀은 곧 그대 편에 있으리라’ 하였다.

혜명이 다시 묻기를 ‘행자께서 황매(黃梅)화상께 계셨던 뜻은 또 무엇입니까?’ 하니 행자가 대답하기를 ‘화상께서 내가 수(秀)상좌의 게송에 화답한것을 보시자, 속 내가 문안에 들어갔음을 아시고, 혜능이라 하름을 지어 인가하시되 수는 분 밖에 있는데 능은 문 안에 들어와서 자리를 얻고 옷을 입엇다. 이 뒤로 스스로가 잘 살펴라. 이 의발은 예로부터 전한것이니, 꼭 알맞는 사람을 만나야 되는데 내가 이제 그대에게 전하니 애써서 지키되 이십년동안은 절대고 나의 가르침을 펴니말라. 반드시 환난이 일어날 것이다. 그 두에는 미혹한 무리들을 잘 교화하라’ 하셨느니라.

그때, 내가 묻되‘어디로 가야 이런 환난을 피하겠읍니까’ 하니 오조께서 대답하시되 회(懷)를 만나면 숨고, 회(會)를 만남녀 도망하라. ‘ 회(懷) 는 곧 회주(懷州) 요 , 회(會)는 곧 사회현(四會縣)이다. 다른 성, 다른 이름으로 살면 편안하게 되리라’ 하였느니라.

그때, 혜명이 ‘황매에서 머리는 갂았으나 선종의 면목은 전혀 알지 못했더니, 니제 들어갈 자리를 지시해 주심을 받고 사름이 물이 마시매 차고 더운 것릉 스스로 아는 것과 같읍니다. 알로부터는 행자는 곧 혜명의 스승이오니 지금 곧 이름을 고쳐서 도명(道明)이라고 하겟읍니다.’

이에, 행자께서 말하기를 ‘그대가 그렇다면 나도 그러하리라. 그대돠 더불어 함께 황매를 섬긴 점에서 다르지 않으니, 잘 보호해 지니라.’ 하였다.

도명이 사뢰기를 ‘화상께서는 빨리 남쪼을 향해 떠나시는 것이 졸겠읍니다. 뒤에는 많은 사람들이 쫒아오고 잇읍니다. 제가 그들을 지도해서 길을 돌리게 하기까지 기다리십시오, 디네 저는 화상의 곁을 떠나 북쪽으로 가렵니다.’ 하였다

도명이 고개마루에서 헤어져 북을 향해가는 도중에 호주(虎州)에서 과연 오십명의 중이 노행자를 찾는 것을 만났다. 도명이 그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대유령과 회화진(懷化津)에서 각각 오, 육일씩 묵으면서 여러 길목을 골고루 수소문 해 보았으나 아무도 그러한 행삭을 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더라’ 하니 그들은 모두 묵쪽으로 돌아서서 찾으면서 말하기를 ‘그 사람이 돌을 지고 방아를 찢다가 허리를 다쳐서 길을 걷기다 어려웠을 지도 모를 일이로다’ 하였느니라.

사람들이 흩어진 뒤에 도명은 혼자서 여산(廬山)의 포수대(布水臺)에 들어가 삼년을 지난뒤에 몽산으로 돌아가 수행에 힘썼다.

나중에 출세 하여서는 제자들로 하여금 모두 영남에 가서 육조께 예배하게 하엿는데 지금도 몽산에는 영탑(寧塔)이 남아있노니라.

◐ 2. 완능(椀陵)의 중, 도존(道存)이 물었다.

ㅡ화상께서는 사태(沙汰)뒤에 다시 호남(湖南)에 가셔서 위산화상을 뵈었을때, 어떤 미묘한 마릈이 계셨읍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내가 법난(法難)뒤에 위산으로 갔더니 어느날 위산께서 묻기를 ‘그대가 앙산(仰山)에서 주지(住持)할 때나 설법 할 때에 다른 사람들을 속여 흘리지나 않았는가?’ 하시기에 내가 답하기를 ‘자기의 안목(眼目)을 따를 뿐입니다.’ 하였느니라.

위산께서 다시 묻기를 ‘그대는 어떻게 제방에서 돈 중들이 배운 곳이 있는가, 배운곳이 없는가, 이론을 따지는 중인가, 선학(禪學)의 종문을 배우는 중인가를 가려내는가? 나에게 말해보라’ 하시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가려낼수 있읍니다’ 하였느니라.

위산께서 또 묻기를 ‘제방에서 학인들이 와서 조계(曺溪)의 참뜻을 묻는다면 가대는 어떻게 대답해는가?’ 하시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저는 그에게 묻되 대덕(大德) 은 어디서 왔는고? 합니다. 학인이 대답하되 요즘 제방의 조숙에서 왔읍니다 하면 제가 즉시에 한 경계를 들어서 묻되 제방의 노숙둘도 이렇게 말하던가, 말하지 않던가? 합니다.

혹운 한 경계를 둘어 보이고는 말하되 이것은 그만두고 제방 노숙들의 뜻은 어떠하시던가? 합니다.

이러한 두 가지 법칙인 경계와 지혜입니다. 하였느니라.

위산께서 애 말을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매우 좋은 말이다. 이 또한 예부터 전하는 종문의 아조(牙爪)로구나... ’ 하셨느니라.

위산께서 또 묻기를 ‘갑자기 어떤 사람이묻되 일체 중생은 다만 끝없는 업식(業識) 만이 있어 의거할 근본이 없다. 한다면 그대는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하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갑자기 그 학인을 불러 그가 다꾸하거든 제가 묻되 무슨 물건인고? 하여 그가 모른다고 하면 저는 그에게 말하되 너 역시 의거할 군본이 없구나! 업식이 망망한 삼람뿐이 아니로다! 하겠읍니다.’하나니 위산께서 칭찬하시기를 ‘이것은 사자의 젖 한 방울과 당나귀의 젖 여섯 섬이 동시에 쏟아져 나와 흩어지는 경지로구나!’ 하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한두 사람이 있기는 하나 그저 얼굴 앞이거니와 들 뒤일 분입니다.’ 하였느니라.

위산께서 다시 묻기를 ‘어찌하여 얼굴 앞이거나 등 뒤라하는가?’ 하매 , 내가 대답하기를 ‘남의 앞에서는 가르침을 받아들이나 다른 사름을 대하면 마치 등 뒤와 같습니다. 그들이 자신을 비추어 밝히는 곳을 가리어 보면 업성(業性)도 알지 못하고 있읍니다’ 히엿느니라.

위산께서 또 묻기를 ‘내 주변에도 선법을 배우는 중이 있는가?’ 하매 내가 대답하기를 ‘위산에서 나온지가 오래 되어 있다해도 알 수 없읍니다’ 하엿느니라.

위산께서 다시 묻기를 ‘그대가 가지고 있는 안목이 위산에도 있던가?’ 하매 내가 대답하기를 ‘있다 해도 여러 동학(同學)형제(兄弟)들과 자세한 토론을 한 적이 없으므로 그들의 안묵의 깊고 얕음을 전혀 알 수 없읍니다’ 하였느니라.

위산께서 다시 묻기를 ‘대안(大安)은 어떠한가?’ 하매 ‘그를 모릅니다’ 하였고, ‘종심(從心)은 어떠한가?’ 하매, ‘그도 무르겠읍니다.’ 하엿고, ‘지화(志和)는 어떠한가?’ 하매 ‘그도 모르겠읍니다’ 하였고 ‘지우(志遇)는 어떠한가?’ 하매 ‘그도 모르겠읍니다.’ 하였고 ‘법단(法湍) 은 어뗘한가?’ 하매 ‘그도 모르겠읍니다’ 하엿더니 위산께서 꾸짖으면서 말하기를 ‘내가 물은 것을 그대는 모두 모른다 하니, 무슨뜻인가?’ 하였느니라.

이때, 내가 화상께 여줍기를 ‘그들의 견해(見解)를 알고자 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그들의 행해(行解) 를 알고자 하시는 것입니까?’ 하니 위산께서 물으시기를 ‘그대는 무엇을 그들의 견해라 하는가?’ 하엿느니라.

내가 대답하기를 ‘그들이 견해를 얻었음을 알고자 하신다 함은 위에 열거한 다섯 사말이 뒷날 화상의 가르침을 받잡고 남의 스승이 되어 모든 사람에게 말해 주되 마치 하나의 병에서 물을 쏟는 것 같아서 한 방울도 잃지 않을 것이니, 남늬 스승이 된 이가 이러한 여유가 있으면 이를 견해라 합니다’ 하였느니라.

위산께서 다시 물으시기를 ‘무엇을 행해라 하는라?’ 하매, 내가 대답해기를 ‘천안통(天眼通)과 타심통(他心通)을 갖추지 못하면 그가 살리는 경지를 알지 못하니, 행하는 밝고 흐림을 스스로 가리는 것이므로 그 업용과 성품이 의밀(意密) 에 석합니다.

그러므로 알지 못합니다.

마치 제가 강서(江西)에 있을적에 전혀 참괴(斬傀)가 없었읍니다. 그때 화상께서 저의 이런 정상을 보시고 선법을 배우는 사람이라 하시지 않았읍니까? 하니 위산께서 대답하시기를 ‘그렇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그대는 선을 모른다고 했는데 맞지 않는가?’ 하셨느니라.

이에, 내가 대답하기를 ‘제가 어찌 개구리나 지렁이이기에 어떻게 선을 이해하겠읍니까?’ 하니 위산께서 말하기를 ‘그대의 광명이거늘 누가 감히 그대를 장애하겠는가?’ 하시더라.

내가 다시 위산께 묻기를 ‘서천(西天)의 제 이십칠조인 반야다라(般若多羅)가 선종의 앞날, 삼천년의 일을 미리 예언하셨는데 때가 되면 조름도 어긋나지 않앗답니다. 지금 화상께서도 얻으신 박 있으십니까?’ 위산께서 대답하시기를 ‘이는 행통(行通) 쪽의 일이다. 나는 지금 얻은 바가 없다. 나는 이통(理通)이다. 배움도 갖추지 못했다’ 하셨느니라.

내가 또 묻기를 ‘육조께서 입적하실 적에 권숙들에게 분부하시되 무게가 두 근쯤되는 무쇠 자물쇠를 내 목 뒤에다 붙여서 장사를 지내라 하시니, 권속들이 묻되 무쇠를 목 뒤에다 붙이라 하시는 뜻이 무엇 입니까? 하매 육조께서 말씀하시되 종이와 먹과 벼루를 가져오라. 내가 예언을 서 주리라 하시고는 다음과 같이 쓰셨답니다.

오삼육년 무렵에

머리 위에 부모를 봉양하고

입안에는 밥을 먹인다.

만의 환난을 만나면

양과 유(楊柳)가 벼슬아치가 된다.

하셨읍니다‘ 하였다.

이에, 위산께서 나에게 물으시기를 ‘그대는 조사의 예언을 알겠는가?’ 하시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알기는 합니다마는 그 일은 지났읍니다.’ 하였느니라.

위산께서 다시 물으시기를 ‘그 일이 지났기는 하나 그대 말해 보라.’ 하시게에 내가 말하기를 ‘오.육년이라 함은 삼십년 뒤라는 뜻이요, 머리위에 어버이를 기른다함은 한 효자(孝子)를 만난다는 뜻이요, 입 안에는 밥을 멋인다 함은 자주자주 재를 지낸다느 뜻이요, 만의 환난을 만난다 함은 여주(汝州) 의 장정만(張淨滿) 이니, 신라의 중, 김대비(金大悲)에게 팔려 육조의 머리와 의발을 훔치게 된다는 뜻이요, 양과 유가 벼슬아치가 된다는 것은 양은 소주의 자사요, 유는 곡강현의 영이니, 이사실을 깨닫고 석각대(石角臺)에서 붙는다는 뜻입니다. 화상께서는 지금 이러한 견해가 있으십니까?’ 하고 물었느니라.

위산께서 대답하시기를 ‘이는 행통이니, 나도 다직 얻지 못했다. 이는 육신토의 하나에 속한다.’ 하시기에 내가 사뢰기를 ‘화상께서 지금 남들의 견해를 예언 하시는 성은 옳겠지만 사람들의 행해를 예언 하시는 것은 인정에 속하는지라 불법이 아닙니다’ 하셨느니라.

위산께서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백장(百丈)선사께서 십여인에게 불법을 안다 선을 안다 하고 수기하셨으나 그 뒤로 천. 백명이 둘러싸고 있으되 스스로가 그 숫자에 집착되셨겠는가?’ 하시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그 렇게 될까 걱정입니다. 그렇다면 성현의 뜻은 헤아리기 어려워 거슬리기도 하고 순하기도 하여 제가 알 바가 아니로소이다’ 하였느니라.

위산께서 묻기를 ‘그대도 뒷날 사람들의 공부를 수기일 수기를 한다면 하겠는가?’ 하시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만일 수기를 한다면 견해만을 수기하고 행해는 수기하지 않으리니, 견해는 구밀에 속하고, 경지에 이르지 못했으므로 감히 남을 수기하지 못하겠읍니다.’ 하였느니라.

위산께서 물으시기를 ‘그대는 어찌하여 수기하지 못하는가?’ 하기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이는 연등(燃登) 부처님 이전의 일이온데 그 일은 중생들의 행해에 속하는 일이라 빙자할 길이 없읍니다’ 하였느니라.

위산께서 다시 물으시기를 ‘연등 부처님의 뒷일이라면 그대가 수기하겠는가?’ 하시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연등 부처님뒤에는 또 그러한 사람이 있을 것이니, 제가 수기할 바가 아닙니다’ 하였느니라.

내가 다시 묻기를 ‘화상께서는 부구식(浮嘔識)이 요즘 평안하신지요?’ 하니 위산께서 대담하시기를 ‘나는 처음 부터 오.육년을 경과 했느니라’ 하시기에 내가 또 묻기를 ‘그러시다면 화상께서는 전생에 이미 삼매의 정수리를 몽땅 뛰어나셨겠읍니다.’ 하니, 위산께서 대답하시기를 ‘아니다’ 하셨느니라.

내가 다시 묻기를 ‘성품의 바탕의 부구도 평안하셨거늘 연등 부처님 이전에 어째거 그렇지 않았읍니까?’ 하니 위산께서 대답하시기를 ‘이 치료는 그러하나 나는 아직 감히 보임(保任)치 못했느니라’ 하셨다.

내가 다시 묻기를 ‘어디가 화상께서 감히 보임을 못하신 곳입니까?’ 하니 위산께서 대답하시기를 ‘그대는 입으로만 해탈치 말라.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안선사와 수선사가 칙천(則天)의 시험에 위해 물에 들고서야 비로소 어른임을 알게 되었느니라. 이 경지에 이르러서는 무쇠 부처라도 땀이 흐를 것이니라. 그대는 모름지기 맹렬히 수행하고 종일토록 구밀(口密)로만 하지 말지니라.’ 하셨느니라.

위산께서 또 묻기를 ‘그대는 삼생 중에서 지금 어느 생이 진실이라고 여기는가? 나에게 말해보라’ 하시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생각나면 모습이 납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 벌써 담박(淡薄)해졌읍니다마는, 지금 바야흐로 변뇌의 흐름속에 처해 있읍니다.’ 하였느니라.

위산께서 다시 물으시기를 ‘그렇다면 지혜의 눈은 아직 흐리다. 법안의 힙을 얻은 사람이 되지 못하거늘 어찌 내 뜬 거품(거품) 속 일을 알겠는가?’ 하시기에 내거ㅏ 대답하기를 ‘태화 (太和) 삼년에 화상 분부를 받들고 진리를 궁구하여 실상의 성품과 실제의 묘리를 몽땅 구명하여 당장에 자신의 성품과 맑고 흐림을 가려냈고 이론과 해의 갈피가 분명해졌읍니다.

이로부터는 이어 받을 종지(宗旨)는 비록 행과 이치이지만 힘과 작용은 쉽사리 말할 수 없는 것임을 알았읍니다. 지금 화상께서도 이러한 경지를 얻으셨읍니까? 얻지 못했다면 해인삼매(海印三昧)로써 맞추어 보시면 앞에 배운 이와 뒤에 배운 이가 딴 실이 없음을 곧 알게 될 것입니다‘ 하였느니라.

이에, 위산께서 말쓰하시기를 ‘그대의 안목이 이미 그러하니 인연따라 아무곳에서나 수행하면 있는곳 그대로가 출가한 것과 똑 같으니라’ 하이었느니라.

이에, 내가 다시 묻기를 ‘제가 처음 화상께 절하고 하직할 때, 화상께서 지시해 주신 말씀이 있으시지 않았읍니까?’ 하니 위산께서는 대답하시기를 ‘있었느니라’하였느니라.

내가 말하기를 ‘그것이 비록 기틀에 속하는 이치이기는 하나 현실에 부합됨이 없지 않은 말씀이었읍니다.’ 하니 위산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대는 역시 진(溱)나라 때의 탁락찬이로다’ 하시더니라.

내가 사뢰기를 ‘이러한 행리(行李) 는 스스로가 속이려 해도 속일 수 없읍니다’ 하니 위산께서 대답하시기를 ‘그대의 마음시도 역시 그러해야 할 것이니라’ 하셨느니라.

도존이 다시 물었다.

ㅡ위산을 하직할 떄엔 어떤 말씀이 계셨읍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내가 화상을 하직할 때, 분부하시기를 ‘오. 육년 동안 내가 있단 말을 듣거든 돌아오고, 내가 있지 않단 말을 듣거든 스스로가 살아갈 길을 선택해서 힘쓰라. 잘라거라’ 하셨느니라.

도존이 다시 물었다.

ㅡ화상께서 지금 조사의 교법(敎法) 을 전해 받으시고도 후학(後學)들에게 수기를 주시지 않으시면 그들은 어찌합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내가 분명리 그대에게 이르노니, 지금 나는 남의 견해를 시헙할지언정 남의 행해는 의밀(意密) 에 속하는 것이니, 바야흐로 경계를 지날때 , 무거운 곳으로 치우쳐 흘러 업의 밭에 싹이 돋거늘 딴 사람이 어찌 알리요? 어떻게 그들을 수기하리요?

그대 듣지 못했는가? 대이(大耳)삼장께서 서천에서 와서 숙종을 대했는데 숙종이 묻기를 ‘삼장은 무슨 법을 아시오?’하니 삼장이 대답하기를 ‘타심통을 잘 알고 있읍니다’ 하였느니라.

숙종이 끝내 중사를 충국사에게 보내어 삼장이 실로 타심통을 아느지를 시험케 했는데 국사께서 경계를 지나는 마음으로 삼장을 시험했더니, 삼장이 과연 생각이 간 곳을 알았으니, 경계를 지났기 때문이니라.

나중에 국사께서 삼매에 드시어 경계를 지나지 않는 마음을 삼장더러 찾으라 하니, 삼장이 찾지 못하매 꾸짖기를 ‘디 돌 여우의 혼신아! 성스러움이 어디에 있는가?’ 하였느니라.

이렇게 자수용삼매 에 들면 현현한 경지를 누가 알 수 있으랴? 그러므로 행해는 알기 어렵다 하노라.

그러므로 말하기를 ‘증득하는 것은 견지가 아니요, 증득하지 않는 것도 견지가 아니라’ 했노라.

도존이 다시 물었다.

ㅡ어찌하여 행해와 상응하겠읍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그대들은 선종의 제삼현을 알아야 한다. 첫 마음이 귀중하니, 이는 문안에 드는 것으로서 제 일현이요, 다음의 두가지 현은 자리를 얻고 옷을 입는 것이지 그대들 스스로 살피라. 그리하여 종ㅅ각과 종지가 있음도 알아야 하나니, 종각이라 함은 세몸이 한결같은 것이니 또한 이무쟁이라 하며 비로자나 부처의 담적이라고도 하느니라.

종지라 함은 몸의 성품이 뚜렷이 밝은 뒤에 다시 몸 앞에 비추어 작용하되 물들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는 것이다. 또는 비로자나 부처의 무의지 라고도 하며 또는 한 바탕에서 세 몸이라고도 하니, 곧 다툼없는 행을 행하는 것이라.

이와 같이, 몸의 성품이 두럿이 밝아서 누가 다하고 뜻이 열리면 몸 앞에 업이 없고 동정에 머무르지 않으며, 생에서 나오고 사에서 들어갈 적에 중생을 제법하여 이롭게 하리니, 이는 또 바른 행이라고도 하며, 머무름이없는 스레라고도 하나니, 차츰 숙명통과 타심통을 저절로 갖추게 되리라.

삼명과 팔해는 성현들에게 있어서 끝 부분에 속하는 일이니, 그대는 마음을 써서 머무르려 하지 말라. 나는 분명히 그대에게 이르노니, 성푼의 바다로 들어가서 수행을 할지언정 삼명과 육통을 바라지는 말라. 무슨 까닭인가? 흐림이 있고 맑음이 있으면 두 가지 모두가 망정이기 때문이니라.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위산께서 말씀하시기를 ‘범부다 , 성인이다 하는 감정이 다하여 본체의 찹되고 항상함이 드러나 항상 머우르면서 현실과 작용이 둘이 아니리니, 이것이 곧 여여한 부처니라’ 하셨느니라.

◐ 3. 완능의 중, 도존이 물었다.

ㅡ제방의 여러분이 모두 말하기를 달마께서 네권의 능가경을 가지고 오셨다는에 사실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거짓말이다.

ㅡ어째서 거짓이라 하십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달마께서 양조에 오셨는데 그 경을 가지고 왔다면 어느 왕조 때 번역했으며, 그 전기는 어디에 실렸는가? 그 능가경은 앞 뒤로 두 차례번역이 되었는데 첫째는 송조 떄 구나발마 삼장이 남해시흥군 에서 번역했으니, 범어에 질다를 삭삭행념이라 번역했고, 또 건율다를 무심이라 번역했다. 이것이 첫째의 것이되니, 뒤의 목록에 나타나 있다. 뚤째는 강릉의 신흥사 에서 절두삼장이 번역햇으니, 범어의 삭삭생념이라 번역했고, 범어에 건율다르 무심이라 번역했다. 이것이 둘째것으로서 뜻은 같은에 범어와 한어에는 차별이 있따.

만일 달마가 경을 가지고 왔다면 뜻을 구체적으로 번역한 것이 어느 해이던가? 또 어느 지방에 퍼졌었는가?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육조께서 조계에 계실적에 설법하기를 ‘나에게 한 물건이 있는데 본래 이름도 없고 머리도 꼬리도 없고, 나와 남도 없고, 안도 바깥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다’ 하시고는 다시 대중에게 묻기를 ‘이것이 어떤 물건인가?’ 하니 대중이 아무말도 없었다.

이때, 신회란느 소사 하나가 있었는데 나서서 대답하기를 ‘신회는 이 물건을 알고 있읍니다’ 하니 육조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주둥이를 깐 사미야, 안다하면 또 무슨 물건이라 말하는가?’ 하였느니라.

신회가 다시 사뢰기를 ‘이는 부처님들의 근본이며 또 신회의 불성입니다’ 하니 육조께서 주장자를 찾아 사미를 때리면서 말하기를 ‘내가 너에게 이름도 자도 없다 했거늘 근본 불성이라는 이름을 붙이는가?’ 하였느니라.

그때, 신회는 본원 불성이라는 이름들 붙이고도 몽둥이를 맞았거늘 지금 달마께서 경을 가지고 왔다하니, 이는 달마의 짓이니, 무쇠방망이를 맞아야 될 것이다.

그러나 불법이 이 땅에 들어온지 삼백여년 동안에 앞뒤의 임금들이 경론을 번역한 것이 적지 않음을 어찌하겠는가? 달마가 우정 이 따에 어신것을 그대들 모두가 삼승과 오성의 교리를 탐내고 집착하여 이론의 바다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달마 화상께서 그대들 모두의 미혹한 망정을 구원해 주시여던 것이다.

그가 처음으로 이 땅에 왔을때, 양조의 보지선사만이 그를 알아 보았는데, 양무제가 묻기를 ‘그는 누구인가?’ 하니 보지선사가 대답하기를 ‘이는 부처님의 마음을 전하시려는 대사이시며, 관음성인 이십니다’하셨을뿐 능가경을 전하러 오신 성인이라고는 하지 않았느니라.

도존이 다시 물었다.

ㅡ달마의 사행론에 말씀하시기를 ‘교법에 의지하여 종지를 깨달으라’ 하셨는데 어떤 교법을 의지합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이룬바 ‘교법에 의지하여 종지를 깨닫는다’ 함은 다만 입. 말. 이. 목구멍. 입술만을 의지하거나 혹은 광명 놓는 것을 보고 이치를 아는 것이요, 종지를 깨닫는다 함은 곧 양무제에게 대답하기를 성품을 보는 것을 공이라 하고, 묘한 작용을 덕이라 하나니, 공이 이루어지고 덕이 일어나는 것은 산 생각사이에 있읍니다. 이러한 공덕과 맑은 지혜의 묘한 작용은 세상에서 구할 바가 아닙니다‘ 한 것이라.

또 조계의 육조께서 천사에게 대답하기를 ‘선도 악도 도무지 생각치 않으면 자연히 마음의 본체에 들어가서 담연하고 상적하여 묘한 작용이 항하사의 모래 같으리이가.’ 한것이 바로 그것이다. 천사가 듣고 감탄하여 말하기를 묘함이 극진하도이다. 이것으로써 불성은 선과 악을 생각치 않고 ‘묘한 작용이 자재함을 알겠읍니다. 제가 성인을 뵙는 날엔 이 묘한 진리를 전갈하곘읍니다. 하엿는데 황제께서도 이말을 전해 듣고 단박에 깨닫고 감탄하여 말하기를 ’짐이 서울에서 일찌기 이런 말씀을 들은 적이 없도다‘ 하엿다. 이 말씀이 실로 분명한 증거니라. 삼가 수행자들에게 정례하노라.

도존이 다시 물었다.

ㅡ달마꼐서 눙가경을 가지고 오시지 않았다면 마조의 어록과 제방의 노슥들의 설법에 자주자주 능가경의 말씀을 인용한 뜻이 무엇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해했다.

ㅡ예로부터 전하는 말에, 달마화산께서 설법하실때 이 지방 중생들이 현현한 지리를 믿지 않을까 두려워서 자주자주 능가경의 말씀을 인용하셨으니, 그 경에는 비슷한 곳이 있어 종통과 설통으로써 어리석은 이들을 깨우쳐 즈셨기 때문이다. 종통을 수행하는 이는 청혜바라문이 부처님께 와서 서른 여섯 가지 댓귀를 물으니, 세존께서 모두 무시하여 세상 이론에 집어넣으신 일이 그것이다.

또 비슷한 곳이 있으니, 인연에 따라 얻은 각과 본주법은 마치 금. 은 따위의 성질과 같아서 여래께서 세상에 나타나시거나 나타나시지 않음에 관계없이 본성이 항상 머무른다 하셨으니, 그러므로 부처님이 계시건 안 계시건 성품과 형상은 항상 머무른다고도 하셨느니라. 이는 부질없는 이야기로써 인용한 것이지 달마가 이것으로 조종을 삼은 것은 아니다.

그대는 듣니 못했는가? 달마께서 서천에 계실때, 반야다라 에게 묻기를 ‘제가 지금 법을 얻었는데 어디에 가서 교화를 펴리까?’ 하니 반야다라가 대답하기를 ‘그대가 지금 법을 얻었으나 발리 떠나지 말고 내가 입멸한지 윳십일년뒤에 진단으로 가야 겨우 일구를 얻겠지만 지금 떠난다면 백일 아래 쇠멸하리라’

하였을뿐 능가경을 가지고 가라는 분부를 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노라. 내가 이제 그대에게 고하노니 만일 선도를 배우려거든 모름지기 자세히 살펴라. 만일 그 원유를 알지 못하거든 절대로 종문안으 일을 이야기 하지 말라. 비록 착한 인연이기는 하나 반드시 나쁜 결과를 부르리라.

 

 

 

◐ 4. 유주의 중, 사의가 물었다. 

 

 

ㅡ선종에서 끝내 활짝 깨달아 들어가는 문의 분명한 뜻이 무엇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이 뜻은 심히 어려우니 만일에 조정의 묘예를 보면 상상의 근기다. 서천의 여러 조사와 이 지방에서 예로부터 여러 조사께서 서로 이어받은 것을 버간대 현현함 근기는 하나이거나 하나의 경계와 지혜를 보이면, 그들은 곧 긍정하여 현현하게 제 이치를 얻어, 미혹의 경지를 떠나고 다시는 문자의 교법을 따르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전하는 말에 ‘ 부처님들의 이론은 글과 글자에 관계되지 않는다’ 하였나니, 이러한 근기의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려우니라.

그대에게 이르노니, 선법을 배우는 중은 드물다. 어디에서인들 불법을 얻지 못하리요마는 오직의 의지가 없기때문이니라. 그대 듣지 못했는가? 어떤 선덕이 말히기를 ‘안일 선에 안정하여 조용히 생각치 않으면 이 경지에 이르러서 모두가 몽땅 망연하다’ 하였느니라.

사익이 다시 물었다.

ㅡ이 한가지 격조를 제외하고도 들어갈 곳이 있읍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잇느니라.

ㅡ어떤 것입니까?

선사께서 도리어 물었다.

ㅡ그대는 어느곳 사람인가?

ㅡ유연 사람입니다.

ㅡ그대는 그 고장을 생각할 때가 있는가?

ㅡ생각합니다.

선사께서 말햇다.

ㅡ그 곳은 경계이고, 생각하는 것은 그대의 마음이니, 그대는 생각하는 당체를 돌아켜 생각헤 보라. 그 곳이랄 것이 있는가?

ㅡ그 경지에 이르러서는 그 곳 뿐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읍니다.

이에 선사께서 밀했다.

ㅡ그대의 경계는 아직도 마음과 경계가 따로 있다. 믿음의 지위로는 옳지 못하니라.

사익이 다시 물었다.

ㅡ그 경계를 제되하고 따로 따 뜻이 있읍이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따로 있다거나 따로 없다고 한다면 불안하니라.

사일이 다시 물었다.

ㅡ그 경지에 이르러스는 어찌하여야 엃습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그대의 견해에 의하건대 도리어 하나의 현현함을 얻어서 자리를 얻고 옷을 입었으니, 뒤날 스스로 잘 지키라. 그대 듣지 못했는가? 육조께서 말씀하시기를 ‘도는 마음을 말미암아 깨닫는다’ 하셨고, 또 말씀하시기를 ‘마음을 깨달으라’ 하셨고, 또 말씀하시기를 ‘선과 악을 도무지 생각하지않으면 자연히 마음의 본체가 담연하고 상적한 경지에 들어가서 묘한 작용이 항하사와 같으리라’ 하셨나니, 만일 실로 이렇다면 스스로가 잘 보임해야 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염려하신다’ 하셨나니, 만일 유루의 무리가 의근을 잊지 못하여 기억하는 생각을 몸 앞의 이론에 둔다면 오음의 몸에 끌리어 다른 날에 저절로 어짜 할 수가 없으리라.

그러므로 말씀하시기를 ‘코끼리가 깊으 수렁에 빠진 것 같아서 전혀 선을 보 지도 못하고, 또 사자의 새끼도 되지 못한다.’ 고 했느니라.

5. 해동의 중, 정육이 물었다.

ㅡ선결의 명칭과 분류에 대하여 갈피를 잡을 수 없으니, 그것은 앙산집운봉. 가섭미가. 사나. 자나. 삼발마지. 사지. 정려. 사문. 혜적등입니다.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앙산집운봉이라 함은 노사나의 근본 몸과 현재의 업근에 의한 분단신으로 받은 바깥의 의보니라. 또는 승보가 머무는 곳이라고도 하느니라. 가섭미가라 함은 총체라는 뜨이니, 가섭은 선종의 초조로서 부처님께 비밀히 삼매를 전해받은 분이다. 그러므로 미가라 하느니라.

사마라 함은 비밀히 삼매를 이어 받는다는 뜻이니라.

정육이 다시 물었다.

ㅡ선결 에서 말하기를 ‘나의 본래면목을 돌려달라’ 하였는데 그것이 삼매가 아닙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만일 그것이 그대의 본레면목이라면 다시 나에게 돌 위에다 꽃을 재배하라고 하게 하고, 또한 한밤에 나무 그림자 같다고 하게 하리라.

정육이 다시 물었다.

ㅡ한밤의 나무는 분명히 있다 하겠지만 그 나무 그림자느 있는 것입니까, 없는것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있고 없는 것은 그만두고, 그대는 지금 나무가 보이는가?

자나라 함은 몸의 성품이 여여함이요, 삼마발지라 함은 계. 정. 혜이며 또는 보리의 묘한 꽃이며, 또는 화장장엄이라고도 하나니 곧 안의 의보도 바깥결과를 받는 것이니 중생의 몸으로써 부처를 이루는 일이니라.

사지라 함은 자기의 종지에 통하는 것이니, 자기의 종지에 통한 이는 곧 삼십삼 조사요, 정려라 함은 곧 네 가지 무수의 삼매니라.

정육이 다시 물었다.

ㅡ이 삼매에는 들고 남이 있읍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병이 있으면 출입이 있거니와 병이 없으면 약까지도 버려랴 되느니라. 초심자는 츨입을 배워야 되지만 근기가 익어지면 맑고 맑아서 머무를 곳 없느니라.ㅡ

정육이 다시 물었다.

ㅡ그 들고 나는 뜻이 어떠합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들어가는 사람이 만일 무수가 된다면 무수가 되면 곧 법안삼매 가 일어남이요, 바깥으로부터의 받아들입을 떠나서 성품에 둘어가 만일 무수가 되면 곧 불안삼매가 일어남이요, 안으로부터의 받아들임을 떠나서 한 바탕에 들어가 무수가 되면 지안삼매가 일어남이요, 중간에 받아들임이 떠나면 또 한 집착하지도 않는다 하리니, 취하거나 받아들임이 없으면 자연히 위로부터 알던 삼매에 들어가 일체가 모두 공해진다.

이는 곧 혜안으로부터 일어나서 무에 드는 것이요, 무의 삼매는 곧 도안에서 일어난 것이니, 곧 현통하여 걸림이 없는 것이다. 비유하건대 혀공이 아무런 눈도 없고 눈병으로 인한 헛것도 없는 상태인 것과같다. 위와 같은 여러 삼매가 청장하여 위자할 곳이 없는 것과 같이 되는 것은 졍명삼매라 한다.

여러 학인들께 고하노니, 부지런히 정할지언정 게으름으로써 헛된 생각으로 공연히 앉아 있니 말라. 하나의 무념 무생을 생각커나 하나의 무사 무심을 생각하여 눈앞의 불생불멸이나 이변과 중도의 이치만을 아야가 한다면 이는 다른이의 빛과 그림자이니, 눈앞의 이론의 바다를 던져 버리라.

하나의 검은 산을 굳이 껴안고 있으면 이는 어리석음의 세계이며 또 선이라고 할 수도 업다.

사문 이라 함은 본성을 통달하고 연려를 쉬어서 이사의 여러 삼매를 부지런히 닦으면 온갖 삼매를 통달하니, 그러므로 사문이라 하고,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가 떠받들고 공경하므로 도독원비라 한다.

이 경지에 이르면 뒷날의 남의 공양을 맏기에 부끄러움이 없겠지만 만일 그렇게 수행하지 않고 남의 공야을 받으면 일상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니,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혜적이라 함은 주지 삼보 안에서 밖으로 의보를 부르는 도리를 처음 안 것과 다름이 없나니 모두가 거짓이요 빈 이름 뿐이라.

이 밖의 법요와 행장은 앙산록에 구족히 있다. 칙명으로 시호를 지통대사라 하고 탑호를 묘광이라 하였다.

동평에서 입적하였는데 나중에 앙산으로 돌아왔다.

 

◈ 조당집 제 십구(十九) 권

◐ 향엄 화상

 

위산의 법을 이었고, 등주에서 살았다.

선사의 휘는 지한이며, 행장은 보지 못했으니 당시 사람들이 청주사람이라고 전한다.

키가 칠척이나 되고, 아는 것이 많고 말재주가 능해서 학문을 당할이가 없었다.

위산에서 대중의 한 사람으로 토론하니, 사람들이 선장이라 칭송하였다.

여러차례 위산꼐 참문하니 묻고 대답하기를 마치 병의 물을 쑫듯 했으나 위산은 그의 학문이 건성일 뿐이요 근원을 깊이 통달한 것이 아님을 알았아며 그의 말재주를 쉽사리 꺽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칩에 위산이 이렇게 물었다.

ㅡ지금껏 그대가 터득한 지식은 눈과 귀로 남에게서 듣고 보았으나 경권이나 책자에서 본 것분이다. 나는 그것은 묻지 않겠다. 그대는 처음 부모의 태에서 갓 나와 동. 서를 아직 알아보니 못했을때 의 본분의 일을 한 마디 이러보라. 내가 그대의 공부를 가름하려 하노라.

이에, 성사께서 대답을 못한채 고개를 숙이고 양구 했다가 다시 이러쿵 저러쿵 벛 마디 햇으나 모듀 용남되지 않으매 마침내 도를 일러 주실것을 천하니, 위산이 대답했다.

ㅡ내가 말하는것은 옳지 않다. 그대 스스로가 일러야 그대의 안목이다.

이때, 선사께서 방으로 돌아가 모든 서적을 두루 두졋으나 함 마디도 대답에 알맞는 말이 없으매 마침내 몽땅 물질러 버렸다.

어떤 학인이 가까이 와서 한 권 달라고 하니 성사께서 대답했다.

ㅡ내가 평생 동안 이것떄문에 피해를 입었는데 그대가 또 요구해서 무엇하겠는가?

그리고는 하나도 주지 않고 몽땅 태워버렸다.

선사께서 말했다.

ㅡ금생엔 불법을 배우지 못했다. 내가 오늘까지 나를 당할 자 없으리라 여겼는데 오늘 위산에게거 한 방망이 맞으니 깨끗이 그 생각이 없어졌다. 이제는 그저 라나의 죽먹고 밥먹는 중으로서 여생을 지내리라.

그리고는 눈물을 흘리며 위산에게 하직을 고하고 향엄산 으로 들어가 충국사의 유적에거 몸과 바음을 쉬고 초목을 제하면서 번민을 덜고 있다가 어느날 기왓쩍을 던지던 끝에 껄껄 웃으면서 크메 깨닫고는 이어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한 번 던지다가 알던 것 잊으니

다시는 더 닦을 것 없구나!

곳곳에 자취가 없으니

십방의 도를 아는 이라면

모두가 나를 일러,

상상기라 부르겠지.

그리고는 당장에 공부를 중단하고 방으로 돌아가서 향을 파우고, 위의를 긎추고 오체를 땅에 던져 멀리 위산을 향해 아렇게 찬탄했다.

ㅡ진살된 선지식께서 큰 자비로써 이 어리석은 중생을 건져 주셨읍니다. 그때 저에게 말씀해 주셨어라면 어찌 오늘이 있었겠읍니까?

바로 위산으로 가서 위의 일을 자세히 모고하고 아울러 게송을 발표하여 화상께 이야기하니 화상께서 당장에 상당하여 유나로 하여금 대중에 알리게 했다.

대중이 듣고 모두가 치하했는데 앙산민이 밖에 자가고 없었다.

나중에 앙산이 돌아오니, 위산이 앙산에게 앞의 인연을 자세히 이야기 하고 아울러 게송을 보여 주었다.

앙산이 한 번 훑어보고, 모두를 치하한 뒤에 화상께 이렇게 말했다.

ㅡ그렇게 발명 했다고는 하나 화상께서 직접 시험해 보셨읍니까?

위산이 대답했다.

ㅡ시험해 보지는 않았다.

앙산이 당장에 향엄에게 가서 모든 것을 치하한 뒤에 말했다.

ㅡ지난날에는 이미 그러한 일이 있었다 하더라오 여러 사람들의 의혹은 쉬지 않았읍니다. 어떤 의심인고 하니, 적! 바야흐로 만들려고 하엿더니 사형이 이미 발명하셨구료. 다른 기개를 지어서 일러 보심시오.

이에, 선사꼐서 얼른 다음과 같이 세송을 지어서 대답하였다.

작년의 가난함은 가난함이 아니요

금녀의 가난함이 참으로 가난함이라.

작년에는 송곳도 세울 자리가 없더니

금년에는 송곳마저 없도다.

앙산이 이 게송을 보고 말했다.

ㅡ사형께서는 여래선(如來禪)은 알고 계시지만 조사선(祖師禪)은 아직 모르시는군요.

선사께서 어떤 중에게 물었다.

ㅡ어떤 사람이 높은 나무 위에서 입으로는 나무 가지를 물고, 발로는 가지를 밟고, 손으로는 가지를 잡지 못해는데 아래서 어떤 사람이 묻기를 ‘어떤것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하면 또 그에게 대답을 해야 되는데 대답을 하면 떠어져 죽을 것이요, 대답치 않으면 그의 물음을 외면하는 것이니, 이럴때엔 어떻게 지시해야 생명을 잃지 않겠는가?

호두(虎頭)의 초(招) 상좌가 도리어 물었다.

ㅡ나무에 오른 뒤는 묻지 않습니다. 나무에 오르기 전엔 어떠합니까?

선사꼐서 ㅡ허허! 하고 웃었다.

ㅡ어떤것이 현재의 배움에 의거하는 것입니까?

선사께서 부체를 흔들면서 말했다.

ㅡ보았는가? 보았는가?

ㅡ어떤 것이 무표계(無表戒) 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그대가 환속(幻俗)하거든 말해 주라.

ㅡ어떤것이 소리와 빛을 떠나 만나는 한 귀절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내가 향엄에 살기전에 어디에 있었다 여기는가?

ㅡ그러할 때에도 감히 이를 수 없겠읍니다.

ㅡ마치 환(幻)으로 된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법과 같으니라.

ㅡ어떤것이 음성 이전의 한 귀절입니까?

선사꼐서 대답했다.

ㅡ대덕이 묻지 않을 떄에 대답해 주리라.

ㅡ지금은 어떠하십니까?

ㅡ지금은 묻고 있느니라.

ㅡ부처님께서 인가하신 바로 끊는 근원(槿源)이란 어떠한 것입니까?

선사께서 주장자를 들어다가 던지고 송을 모으고 떠나 버렸다.

옛사람의 행적을 지적하는 게송을 다음과 같이 송했다.

옛사람의 말씀이여,

말속에 뼈가 있나니

구름에 비치는

가을 달의 광명 같아

때떄로 으러났다 숨었다 하네.

낱말 속에 숨었단 말

가당치 않나니,

누군가가 현혀히 이해하려면

가만히 헤아려 보라.

오직 스스로가 긍정키만 하면

그 뜻은 손상되지 않으리니

한 물건이라 하여도

방해될 일 없더라.

선사께서 낙보(樂普)와 함께 동행(同行)을 했는데 헤어지기 직전에 낙보가 물었다.

ㅡ동행께서는 어디로 가시렵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동경(東京)으로 가렵니다.

ㅡ거기는 가셔서 무엇하시렵니까?

ㅡ십자 네거리에다 암자를 지으려오.

ㅡ암자는 지어서 무엇하시렵니까?

ㅡ사람들을 위하려 하오.

ㅡ어떻게 사람들을 위하시렵니까?

선사꼐서 주장자를 들어 세우니 낙보가 물었다.

ㅡ주장자를 들어 세우는 것이 어떻게 사람들을 위하는 것입니까?

선사께서 주장자를 던지니 낙보가 말했다.

ㅡ황폐한 곳에서도 지나쳐 버렸는데 깨끗한 곳에서 어찌하여 사람을 미혹하게 하심니까?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그를 수상히 여겨 무엇하려는가?

선사꼐서 다음과 같이 여학음(勵學吟)을 읊었다.

입에 가득한 말, 말할 곳 없나니

분명히 사람들께 말해도 알지 못하네.

급하게 힘쓰라. 이를 아물라.

무상(無常=죽음)이 닥쳐오면 구제할 길 없다.

낮에 지껄인 이야기 밤에는 한탄하니

묵은 송곳 뾰족히 갈아서 맑게 털어버리라.

현현한 지리는 옛노인의 어록에서 구해야 하고

선학(禪虐)은 모름지기 마음의 그림자를 끊어야 하느니라.

선사꼐서 종교(宗敎)로써 중생 제도하는 이를 경계하는 계송을 읊었다.

세 귀절의 말씀이 사람의 현현함을 다하니,

날쌘 본래면목을 할연(轄燃)하게 보인다.

두 가닥 길을 트메, 기연(機緣)이 갖추었으니

인연을 만나지 못하면 여러 해를 말해야 된다.

동산(同山)이 중에게 물었다.

ㅡ어디서 왔는가?

중이 대답했다.

ㅡ향엄에서 왔읍니다.

ㅡ어떠한 불법의 인연이 있던가?

ㅡ불법의 인연은 많지만 오직 세등급의 비춤을 즐기어 말씀하십니다.

ㅡ이야기해 보라.

학인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ㅡ항조(恒助). 상조(常助). 본래조(本來助)라 하였읍니다.

ㅡ사람들이 이 세가지 비춤을 묻던가?

ㅡ어떻게 묻던가?

ㅡ‘어떤것이 향조입니까?’ 하기도 하였읍니다.

이에, 동산이 말했다.

ㅡ꼭 물어야 할 것을 묻지 않았구나!

중이 물었다.

ㅡ스님께서 묻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ㅡ물을 것은 있으나, 드러낼 필요는 없느니라.

ㅡ어째서 그렇습니까?

ㅡ그대는 천 마을, 만 리 밖에서 여기까지 욌으니 잠시 쉬거라.

그 중이 이렇게 묻는 법을 듣고 눈물을 흘리니 선사께서 물었다.

ㅡ울어서 무엇하려는 것이가?

중이 사뢰었다.

ㅡ화상께 사뢰옵노니 말세의 후생이 화사의 방편을 입사와 이러한 기개를 얻었사오니, 첫째는 기쁨을 이길 수 없음이요, 둘째는 화상의 법석(法席)을 연모해서 입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눈물이 흐릅니다.

동산이 말했다.

ㅡ당(唐)위 삼장(三莊)께서는 어찌하여 당나라에서 서천(西天)의 십만 팔천리를 가셨던가? 오직 불법의 인연을 위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고 그토록 많은 험난을 무릅쓰셨느니라. 그러기에 말씀하시기를 ‘오천축(天竺)에는 이르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 다 말랐구나!’ 하셨느니라. 여기서 향엄까지 비록 천의 마을, 만 라가 된다 하여도 불법의 인연을 위한 것이니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이 말씀에 그 중이 다시 향엄으로 돌아와서 편안히 묵은지 이틀이 지났는데 세 등급의 비춤은 묻지 않겠읍니다. 비추지 않을 때는 무엇이라 부릅니까?

선사께서 얼른 모자를 벗어서 대중 앞에다 던지니, 그 중이 다시 동산으로 돌아와서 자세히 이야기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동산은 고개를 숙인 채 한참만에 이렇게 물었다.

ㅡ사실이 그러한가?

ㅡ사실이 그러합니다.

ㅡ사실이 그렇다면 머리를 쪼개도 죄가 되지 않겠다.

그 중이 다시 향엄으로 와서 선사꼐 이 일을 이야기하니, 선사께서 선상에서 내려와 동산을 향하여 합장하고 이렇게 말했다.

ㅡ신풍(新豊)화상은 참으로 작가(作家)로구나!

선사께서 최후송(最後頌)을 읊으니 다음과 같다.

한 마디의 말씀이

완전한 규거(規拒)이니

생각해 따지지 말라.

허락되지 않는다.

길에서 도가 같은 이 만나면

그들은 눈썹만 까딱하여도 통하니

그 까닭을 살피건대

걸어서 가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심하는 생각이 많으면

도리어 분별해 따지는

길동무를 떼리고 가게 되니

일생동안의 참선 공부가 이뤄지지 않으매

정성껏 전단 나무만을 껴안아 본다.

선사께서 상재송(常在頌)을 읊으니 다음과 같다.

간수하기를 정성껏 하니

온갖 치우침이 어찌 쉬랴.

평상시의 보고 들음이

가시밭에 들지 않는다.

네 가지 위의 안에서

깨끗이 제해버린

기(機)와 감(感)이 서로 어울려

일시에 던져버리게 되리라.

말없는 곳에서 인연을 대하고

음성이 이전에 자취를 드러내니

도가 같은 이는 서로가 안다.

아무런 쓸모 없느니라.

선사께서 다음과 같이 스행송(修行頌)을 읊으셨다.

날씨가 츠우면 햇볕을 쪼이고

밤에 돌아와서는 한 술의 밥을 머는다.

태어나기 이전의 일을 생각하고

의연(宜然)히 그 성정(性情)에 맡기라.

이렇게 찾을 때에

밝은 거울이 밝은 거울이 아니니

홀로 앉았을때, 비고 서늘함을 느끼고

다닐 때에도 그저 그렇게 평안하다.

정 낭중(鄭郎中)이 다음의 게송으로 물었다.

풀어 주는 사람도 없고

결박하는 사람도 없다.

이 갈림길에서 벗어나면

다시 어느 성곽(城廓)으로 둘어가랴.

선사께서 게송으로 대답했다.

말(語) 속에 자츼를 묻고

소리 이전에 용모를 드로내면

즉석에서 묘하게 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도가 같은 이가 근기에 응하면

너와 나의 종(宗)이 없으리라 전했으니

꾸짖어 일으키면 놀란 말처럼 달리고

영각하면서 달리면 용(龍)을 이룬다.

정 낭중이 또 게송으로 물어왔다.

오는 것, 다른 법칙 없고

가는 것, 나의 길이 아니니

원숭이들, 모두 쫒아버린 뒤엔

산천의 경계는 있는가, 없는가?

선사께서 발기송(發機頌)으로 대답했다.

말(語) 속에 뼈와 힘줄을 묻히고

음성은 도의 위용을 물들인다.

즉석에서 묘하게 알기만 하면

손벽을 치면서 괴룡(乖龍)을 뒤쫒으리.

선서께서 청사송(淸思頌)을 읊었다.

종일토록 빈 집에 앉아서

조용히 생각하며 공부를 멈췄다.

다시는 뒤돌아 볼 뜻이 없나니

어찌 평상(平常)이란 것 긍정하리.

선사께서 담현송(談玄頌)을 읊었다.

분명해서 겸하여 하는 일 없어

홀로 활동하거니 어디에 의존하랴

길에서 도 아는 사람을 만나거든

말이나 츰묵으로 대하지 말라.

현기(玄機) 학인에게 주는 게송.

묘한 진리는 빨라서

말로써 따지면 늦나니

말을 따르기만 하면

싱그러운 바탕을 미혹한다.

눈썹을 끄덕이여서

얼굴을 마주하여 가쁨을 나누니

이무슨 경계인고?

도가 같은 이라야 비로소 안다.

혼륜어송(渾淪語頌)을 읊으니, 다음과 같다.

한 묶음의 띄를

여섯 몫으로 나누어서

임자를 가리니

사립이 없다.

머리를 싸맨 사람이

들어갔다간 다시 나와서

혼륜릐 말을 지껄이도다.

선사께서 대증에게 말했다.

ㅡ이 세계는 날과 달이 촉박하고 짧으니, 모름지기 서둘러서 할 일을 알아야 된다. 그렇게 많은 불평(不平)한 일을 평장해 다스리고는 다시 땅덩이와 같이 태연히 요동치 않아야 된다.

온갖 수승한 경계라도 따라 움직이지 말고, 그저 이렇게 평상시에 꾸밈새를 차리지 말고, 현실을 홀로 벗어나서 반려를 그느리지 않으면 밝은 가을달이 하늘에 빛나듯 안팎이 환해지리라.

잠깐의 시간이라도 정신차려 아끼어 금생에 끝내도록 힘쓰라. 금생에 끝내지 못하면 누가 그대를 대신하겠는가?

대덕들이여, 머리가 희어지고 이가 누래지고 눈이 어두어지고 귀가 멍하기를 기다리자 말라. 무상(無常)이 닥쳐오면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대덕들이여, 몸에는 옷, 인드의 기름, 숯, 평상, 자리, 침구 등 이 모두가 십방의 시주들이 공양하는 것인데 어떤 도업으로 그 빚을 갚으려는가? 한 생각의 자취가 끊이지 않으면 그 모두가 빚이 되느니라.

훤출한 장부여, 기개는 견고하고 마음은 오랏줄을 끊듯하여 삼계(三界)의 인과를 쉬라. 현재의 부귀, 빈궁, 고락의 일을 끊지 않으면 미래의 세상이 다하도록 아무리 애욕을 탐착한들 유루(有漏)의 업만을 쌓아 올려 오늘에 이르는 것 뿐이리니, 응당 만족함을 알라.

과거의 부처님들도 모두가 범부러부터 수행해서 하늘이 내신 성인의 경지에 이르렀느니라.

대덕들이여, 본래 고향을 떠나고 부모를 하직하여 츨가한 뜻은 무엇을 위해서였던가? 그럭저럭 하거나 머믓거리면서 세월을 허송하지 말라. 옛사람이 말하기를 ‘삼가 참선공부하는 이에게 고하노니, 세월을 허송하지 말라’ 하셨고 백장(百丈)은 말하기를 ‘한 편생 노력해서 긑내 알아버리면 그 누가 여러 겁의 재앙을 받으랴?’ 하셨느니라.

선시께서 명고송(明古頌)을 읊으시니 다음과 같다.

옛사람의 뼈는 영이(靈異)함이 많아서

현명한 자손들이 비밀히 간직했다.

이 가문에 효도의 뜻이 이루었으니

사람들 몰랐거든 그냥 지나치지 말아라.

의지를 굳게 하여 헛된 의심 버리면

안정(安靜)을 얻어 위태롭지 않으리.

향할수록 등지고 구할수록 여의며

취할수록 잃고 급할수록 더디니

계교(計狡)도 없고, 지각(知覺)도 없는 것

흙탕물 같은 의식은 고금에 거짓이라.

한 찰나(刹那)에 변화를 일으키면

드 높은 돌산(石山)에 번갯불이 이나니

땅 속에서 일어서 보우리까지 태우고

막는 난간 없어서 바다 밑까지 태운다.

법의 그물 성글고, 신령한 불꽃 섬세하여

육월에 누웠으면 옷도 이불도 필요 없고

가릴수 없고 거짓도 없나니

도를 깨달은 이는 조사의 뜻이라 한다.

우리 종파에서는 옛부터 그 짓을 꺼리나니

이 사람만이 잘 보존하여

법재(法財)를 보태고 부끄러움을 갖추어

헛되이 베풀지 않고 쓰는 곳은 분명히 안다.

누군가가 물으면 꾸짖는 일 없나니

다시 찾아보면 말할수록 귀하다.

최창현(崔暢玄)대부에게 주는 게송.

통달한 사람은

숭었다, 드러났다, 변화가 많아서

겉 모양을 드러냄이 일정치 않고

말 끝에 자취를 남기지 않는가.

비밀하고 비밀한 것은 남모르게 간직하고

옛 길(古路)에 숨고 들어나나니

맑고 묘함을 비로소 알앗거든

사물에 맞추어 시설하기만 하라.

부사의(不思議)라 이르지는 말라.

선사께서 보명송(寶明頌)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생각이 맑은 사람은 걱정이 적으니

풍채와 규범이 자연히 족하다.

그림자는 움성과 얼굴에 속하지만

둥근 달은 버티거나 잡을 길 없다.

선사의 출가송(出家頌)은 다음과 같다.

전부터 출가를 원했는데

출가의 참뜻은 보르겠도다.

앉고 일어남이 종전과 같아서

조금도 수승함이 없구나!

선서께서 다음과 같이 기법당송(寄法堂頌)을 읊었다.

동쪽 칸에서는 선정에 들고

서쪽 칸에서는 이야기를 하고

가운데 칸에서는 잠을 자고

모든 건물 안에서는 도를 닦는다.

앞에서는 광대놀이를 구경하고

뒤에서는 은신술을 하니

보는 사람 모두가 어리둥절하더라.

어떤이가 물었다.

ㅡ무슨 혼신 이십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청정안 경지에서 화를 내고, 기쁜 가운데 성을 내며 평탄한 곳에서 부축하지 않고, 위험한 곳에서 몸을 숨긴다. 소경이 만나면 눈을 뜨고, 승요(僧瑤)가 봇을 들면 정신을 집중시킨다.

선사께서 다음과 같이 현지송(玄旨頌)을 읊었다.

갈수록 표적(標的)이 없고

오수록 그렇게 올 뿐이다

누군가가 그 뜻을 묻는다면

그저 해해(咳咳)하고 웃으리.

도반, 귀적(歸寂)에게 주는 게송.

같이 사는 칠십명의 도인들.

모두가 고향을 떠나서 산중 생활 즐기시네.

몸은 고목 같아, 마음의 싹 말랐고

말은 중국의 말도 아니요 범어도 아닐세.

마움속의 희망이 다한 곳에 죽어도 좋다고 여김으

여러 제자, 사문들의 바른 자세니

깊은 믿음 함께 모아 비록의 탑 이루어서

드높은 산봉우리 속에 쌓아 두과저.

도를 참구한다는 일 헛짓이 아니니

몸뚱이를 벗어나는 일, 최상의 경지로세.

원래부터 오늘아침 일은 이야기 않았으나

어두움 속에 머리를 묻고 현현한 진리를 감춰둔다.

자취를 남기지 않으니, 인간들과 다른지라

깊고 묘한 신과(神光)으로 지혜를 더해간다.

선사께서 다음의 권학송(權學頌)을 읊었다.

출가해서 도 닦는 이여, 평안함을 구하지 말라.

바른 생각 없이 평안하려면 도를 배우기 어렵다.

얻지 못했거든 어서 바삐 불편함도 모두 없으리.

깨달은 뒤에는 편안함도 불편함도 모두 없으리.

선사께서 지수득파송(志守得破頌)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십오일 이전에는

여러분, 여기를 떠나지 말라.

십오일 이후에는 여기에 머물지 말라.

떠나면 그대의 머리를 때려 부술 것이요

머물러도 또한 그렇게 할 것이다.

떠나지도 않고 머무르지도 않으면 그 뜻이 어떠한가

옳기는 옳으나

망설이면 어긋나느니라.

사견문송(辭見聞頌)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갈림길 나뉘는 곳에 잘 머물라.

그윽한 종취는 사람의 자취 드물다.

본래부터 오른 이 없었으니

여우의 의혹을 버릴 길 없다.

분명송(分明頌)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목숨을 몽땅 버릴 적에

위덕(威德)이 저절고 구족하다.

한 물건도 비슷한 것 없으니

모양새가 분명히 드러난다.

준고로송(遵古路頌)을 다음과 같이 읊어서 낭중(郎中)에게 준다.

빈 마음으로 경계를 초월하여 생각을 조촐하니

귀절 속엔 자취없고 소리 밖에 분명하다.

문자의 그림자에 놀라서 깨달으니

얼굴 움직이고 손가락 튕기매 향기에 배부른다.

동병마사(潼兵馬使)에게 준 게송.

미리부터 마음을 밝혀 산중(山中)에 으르러서

반 게송을 얻기 위해 신기한 자취에 계합했네.

그대에게 이르노니, 생각에 미치지 못하는 곳을 생각하라.

뒤적이는 생각 일으키면 막혀서 통하지 못하리.

전지송(傳志頌)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위적이고 뒤적이면서

의심을 궁구해 다하여

이렇게 분명히 본다 해도

무생(無生)의 도리를 연모하는 짓이다.

안팎을 생각치 않고

눈썹도 얼굴더 드러내지 않으면

꿈에 뱀을 밟고

놀란 사람같이 갑자기 변하리.

종교(宗敎)와 종학(宗學) 두 학인에게 주는 게송.

절 안에 가득한 석가의 자손을

석가의 경전을 알지 멋하네

불러다가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입에서는 잡된 서리가 난다.

삼구후의송(三句後意頌)을 읊으니, 다음과 같다.

글이 나오매 말이 허망함이 많은데

허망한 가운데 유무(有無)를 띄었도다.

글 이전에 알아야 하고

뜻 속의 구슬을 놓아버리라.

이 밖의 교화하신 처음과 마지막의 연대들은 모두가

그의 실록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칙명으로 시호를 용등(龍燈)대사라 하였고, 탑호는 연복(延福)이라 하였다. 

 

◐ 경산(俓山) 화상 경

위산(僞山)의 법을 이었다

선사의 휘는 계인(鷄人)이며, 그의 실록을 다 보지는 못하였다.

선사는 양절(兩浙) 지방의 상보(尙父)였으므로 대왕(大王)이 흠모하여 스승으로 섬기고, 호를 법제(法濟)대사라 하였다.

선사께서 처음 출세했을떄, 아직 방편이 갖추어지지 않아서 불편함이 많았다. 이 까닭에 이년동안 설법을 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마음을 돌려 제자들에게 말했다.

ㅡ내가 듣건대 호남(湖南)의 석상(石霜)은 작가(作家)인 지식에라던데 우리 백명 학인 가운데 어찌 영리한 사람이 없겠는가? 누가 거기에 가서 그의 도독을 부지런히 배워가지고 돌아와서 비밀히 나에게 가르쳐 주지 않겠는가?

이 때, 전표(全表)라는 중이 있다가 문득 하직하고 떠나서 석상에게 이르니, 때마침 상당(上堂)하는 날이어서 이렇게 물었다.

ㅡ산천리 밖에서 오래부터 석상의 소문을 들었는데 와서 보니 어지하여 한 걸음이 천리가 됩니까?

석상이 대답했다.

ㅡ나는 이르노니, 낙대(落帶)를 띄는 솜씨가 능숙하지 못하다 하노라.

아로부터 석상을 사십여일 동안 가까이 모시다가 나중에 다시 본산으로 돌아와서 선사께 사뢰니, 문득 깨달은바 있어서 바로 상당하여 설법을 했다.

이 때, 어떠 사람이 물었다.

ㅡ어떤것이 짧은 것입니까?

선사꼐서 대답했다.

ㅡ초명(礁螟)의 눈에다 넣어도 차지 않는 것이니라.

ㅡ어떤 것이 긴 것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천 성인이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니라.

전표가 다시 석상에게로 가서 앞의 일을 아야기 하니, 석상이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 했다.

ㅡ그대의 화상은 진실고 도인이로다.

이때, 전표가 얼른 석상에게 물었다.

ㅡ어떤것이 짧은 것입니까?

석상이 대답했다.

ㅡ굴곡 앟는 것이니라.

ㅡ어떤것이 긴것입니까?

석상이 대답했다.

ㅡ주사위를 놀리는 그릇안에서는 박수갈채(拍手喝采)를 않느니라.

전표가 이 이야기를 가지고 선사께 와서 이야기하니, 선사 께서 얼른 상당하여 대중에게 이렇게 말했다.

ㅡ남풍이 훈훈하게 불어와서 코골리 좋으니, 그대들은 가로 세로 마음대로 오라! 십자 네거리에서 가로세로로 온다 해도 두려울 것이 없노라!

이때, 어떤 사람이 물었다.

ㅡ이렇게 간 사람도 올 자격이 있읍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나는 무쇠 자물쇠로 잠글 수 없다고 이르노라.

전표가 다시 이 말을 가지고 석상에게 가서 이야기하니 석상이 그날로 당장에 상당하여 이렇게 말했다.

(오늘 경산(涇山)에서 서식이 왔는데 여러분 모두 경산으로 오라더라. 경산은 참으로 선지식이시다.

그리고는 앞의 이야기를 들어 대중에게 말했다.

ㅡ경산의 그러한 말씀이 완전하다 하겠는가?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겨우 팔분을 이야기 했을 뿐이다.

이에 전표가 나서서 물었다.

ㅡ그렇게 가는 살람도 다시 돌아와 자격이 있읍니까?

석상이 대답했다.

ㅡ무쇠 자물쇠로 잠글 수도 없거늘 와서 무엇 하겠는가?

석상에 오래 살았던 도명(道明) 상좌가 경산으로 가려고 석상에게 하직을 고하면서 떠나기 직전에 물었다.

ㅡ한 개의 터럭에 여러 구멍을 뚫을 때가 어떠합니까?

석상이 대답했다.

ㅡ모름지기 만 년을 걸려가 되느니라.

ㅡ만 년이 지난 뒤엔 어찌 됩니까?

석상이 대답했다.

(광화(光靴)를 하려면 그대 마음대로 광화를 하고, 백준(百俊)을 하려거든 그대 마음대로 백중을 하라.

명 상좌가 이 일을 가지고 경산에 와서 선사꼐 물었다.

ㅡ한 터럭에다 여러 구멍을 뚫을 때가 어떠합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늙어야 하느니라.

ㅡ늙은 뒤에는 어찌합니까?

선사꼐서 대답했다.

ㅡ등과(燈科)를 하려거든 그대 마음대로 등과를 하고, 발수(拔髓)를 하려거든 그대 마음대로 발수를 하라.

 

◐ 영운(靈雲) 화상

위산(僞山)의 법을 복주(福州)에서 살았다.

선사의 휘는 지근(志勤)이며, 복주 사람이었다.

한번의 대위(大僞)에 들어가서는 그의 설법을 듣고 밤낮으로 피로를 잊어, 마치 부모를 잃는 것처럼 정진하니 그 형상을 견줄 길이 없다.

어느날, 우연히 껓송이의 꽃이 무성하게 핀 것을 보나 갑자기 깨달음을 얻어 기쁨을 이기지 못해 한 게송을 지으니, 다음과 같다.

삼년동안 검(劍)을 찾던 나그네가

몇 차레나 꽃이 피고 몇 차례나 잎이 돋았는가

복사꽃을 한 차례 본 뒤로는

지금까지 다시는 의심치 않는다.

이로 인하여 위산 화상께 깨달은 취지를 사뢰니, 위산이 게송으로 말했다.

인연 따라 깨달아 통달한 것은

영원히 물러나가 잃음이 없다.

그대가 이제 그러했으니

스스로가 작 보호해 가지라.

마침내 발길을 돌려 구민(軀憫)으로 가서 현사(玄沙)에게 이야기 하니 현사가 말했다.

ㅡ지당하고도 매우 지당한 말씀이나 감히 완벽하다고 보증하지는 못하겠노라.

선사께서 다시 물었다.

ㅡ바야흐로 그렇다 하더라도 화상께선 완벽하십니까?

현사가 대답했다.

ㅡ모름지기 그러해야 하느니라.

선사께서 말했다.

ㅡ옛이 다하고 이제가 끝나도록 존재하는 도리이겠읍니다.

현사가 말했다.

ㅡ매우 좋은 말이다. 매우 좋은 말이다.

선사께서 ‘예, 예’하고 대꾸하니 현사가 선사를 보내는 게송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삼십년 동안 그저 이렇게 예사로왔으나

몇 차례나 잎이 지고, 백호광(白虎光)을 놓았던가.

이로부터 한 차례는 뜬 구름 밖으로 떠나면

원음(圓音)의 바탕과 성품이 법왕(法王)의 분수에 맞으리.

이어, 중탑송(中塔頌)을 읊었다.

지당한 말씀 항상하여 고금을 꿰뚫으니

보고 들음으론 완벽치 못해 실로 심히 깊도다.

눈 앞에 버젓이 궁글기 삼십년 동안인데

봄이 다해 시드는 꽃, 그대의 마음인양 보여 주노라.

선사께서 처음에 영응사(靈應寺)를 창건하고 나중에 영운(靈雲)에 머무르니 학자들이 몰려 들었다.

장경이 처음 뵈러 와서 물었다.

ㅡ어떤것이 불법의 대의 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당나귀의 일이 끝나기도 전에 말의 일이 닥쳐오는구나.

설봉(雪峯)의 중이 와서 물었다.

ㅡ어떤것이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실 때의 일입니까?

선사꼐서 불자(佛子)를 들어 세우니, 중이 다시 물었다.

ㅡ어떤것이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시기 이전의 일입니까?

선사께서 다시 불자를 들어 세우니, 그중이 긍정치 않고 그대고 떠나서 설봉으로 돌아갔다. 설봉이 그 중에게 물었다.

ㅡ어찌 그리 빨리 돌아오는가?

그 중이 대답했다.

ㅡ불법의 참 뜻을 물었으니 맞지 않으므로 돌아왔읍니다.

ㅡ그 이야기를 해보라.

그 중이 앞의 이야기를 하니, 설봉이 말했다.

ㅡ그대가 나에게 물으라. 내가 그대에게 대답해 주리라.

중이 물었다.

ㅡ어떤것이 부처님꼐서 세상에 나타나실 때의 일입니까?

설봉이 불자를 들어 세우니, 중이 다시 물었다.

ㅡ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시기 전의 일은 어떠합니까?

설봉이 불자를 내려 놓으니 중이 절을 하거늘 설봉이 떄리고 할을 해서 내쳤다.

중이 현사(玄沙)에게 가서 이 일을 이야기 하니, 현사가 대답했다.

ㅡ마치 한 조각의 땅을 그대에게 파는 문서를 만들어 주는 것과 같나니 동쪽, 서쪽, 사방 둔덕이 몽땅 그대에게 속했다. 그러나 오직 한 그루의 나무만이 아직 나의 것이니라.

설봉이 대중에게 이렇게 말했다.

ㅡ산위의 새와 물 속의 고기를 어느 사람이 잡았겠는가?

어떤 중이 이 이야기를 선사께 이야기하니, 선사께서 말했다.

ㅡ전삼삼(前三三), 후삼삼(後三三)이니라.

설봉이 이 말을 전해 듣고 말했다.

ㅡ영운산(靈雲山) 마루턱에 외로운 달이 밝는구나!

ㅡ제방(諸方)에서는 모두가 잡식(雜食)을 하는데 화상께서는 어떠하십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오직 민중(悶中)만은 달라서 우람하게 사해의 영역을 진압하느니라.

ㅡ어떤 것이 서쪽에서 오싲 뜻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햇다.

ㅡ상서러운 서기는 밤마다 움직이지만 정령(精靈)은 낮에는 만나지 못하느니라.

ㅡ오랫동안 싸움터에서 싸웠는데 어찌하여 공명을 이루니 못하였읍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군왕(君王)이 도가 있으면 삼변(三邊)이 고요하거늘 어쩌하여 수고로이 만리장성을 쌓으랴?

ㅡ무기극 거두고 팔짱 끼고 조정으로 돌아갈때가 어떠합니까?

ㅡ자비의 구룸이 두루 덮히어 끝이 없으나 마른 나무에 꽃이 피지 않음은 어찌할 수 없느니라.

ㅡ혼돈(混沌)하여 음양(陰揚)이 나뉘기 전의 일이 어떠합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마치 노주가 아기를 밴 것 같으니라.

ㅡ생명들이 생긴 뒤에는 어떠합니까?

ㅡ마치 한 조각의 구름이 하늘을 가리운 것 같으니라.

ㅡ그 맑은 하늘에도 티가 묻습니까?

ㅡ그렇다면 생명들이 와서 태어나지 않느니라.

ㅡ순전하게 맑아 티가 끊겼을 떄가 어떠합니까?

ㅡ그는 찹되고 항상함의 흐름이기 때문이니라.

ㅡ어떤것이 참되고 항상함의 흐름입니까?

ㅡ바치 거울이 항상 맑은 것 같으니라.

ㅡ위로 향하는 길에도 일이 있읍니까?

ㅡ있느니라.

ㅡ어떠것이 위로 향하는 일입니까?

이에, 선사꼐서 말했다.

ㅡ거울을 꺠뜨려버리고 와서 물으라.

ㅡ마니주(摩尼珠)는 뭇 빛깔을 따르지 않는다 하니, 어떤 빛깔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흰 빛이니라.

ㅡ그것이 여러가집니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옥은 본래 티가 없거늘 상여(相如)가 진왕(秦王)을 속였느니라.

ㅡ군왕이 싸움터에 나갈때 가 어떠합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여재(呂才)가 호아(虎耳)에 장사 지냈느니라.

ㅡ어떤것이 여재가 호이에 장사지내는 것입니까?

ㅡ앉아서 자재천(自在天)을 구경하느니라.

ㅡ왕은 지름 어디에 계십니까?

이에,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용안(龍顔)을 범하지 말라.

 

◐ 왕경초(王敬初) 상시(常恃)

위산(僞山)의 법을 이었다.

미(米)화상이 오는 것을 보자 붓을 들어 세우니, 미화상이 말했다.

ㅡ허공을 판별하실 수 있겠읍니까?

천관(天官)이 붓을 책상위에 던지고 방으로 둘어가서 다시는 나오지 않으니, 이로 인해 미 화상은 의단을 이루었다.

공은 바로 양주(襄注) 영경사(迎慶寺) 조사당(祖師堂)의 쌍성비문(雙聲碑文)을 지은 분이며, 조사의 가르침을 펴 드날리고 현현한 진리를 깨달아, 진리는 금석(金石)의 소리에 부합하고 문장은 풍운(風雲)의 운(韻)을 안아 세상에 널리 퍼졌다.

 

◐ 임제(臨濟) 화상]

 

황벽(黃蘗)의 법을 이었고 진주(鎭州)에서 살았다.

선사의 휘는 의현(義玄)이요, 성은 형씨(刑氏)이며 조남(曺南) 사람이었다.

황벽의 법을 깨달아 얻은 뒤로는 하북(河北)에서 교화를 폈으니, 기강을 세우기는 중엄하고도 빨랐으며, 가르침을 보이기는 그득하고도 깊었다. 그중에서도 중심이 되고 골자가 되는 것은 진술하기 어럽지만 간략히 조르마치만 펴거 기록한다.

선사께서 언젠가 대중에게 이렇게 말했다.

ㅡ산승(山僧)이 분명히 그대들에게 이르노니, 오음(陰)의 몸 안에 무위진인(無位眞人)이 있어 당당(堂堂)하게 드러나 털끝만치의 간격(間隔)도 없거늘 어째서 얼아보니 못하는가?

이에, 어떤중이 물었다.

ㅡ어떤것이 무위진인입니까?

선사꼐서 문득 떄리면거 말했다.

ㅡ무위진인이라니, 이 무슨 더러둔 물건인가?

설봉이 전해 듣고 말했다.

ㅡ입제의 솜씨는 제법 좋은 것 같구나!

선사께서 낙포에게 물었다.

ㅡ전부터 어느 한 사람은 방망이를 쓰고, 한 사람은 할(割)을 활용했다면 이 두사람 사이에 친함과 성김이 있겠는가?

낙펴가 대답했다.

ㅡ내가 보기에는 두 가지가 다 친하지 않습니다.

ㅡ친한 곳은 어떠한가?

낙포가 할을 하니 선사께서 때렸다.

덕산(德山)이 평소에 중이 와서 참문하면 즐기어 내쫒는 것을 보고, 선사께서 그 뜻을 안 뒤에 시자로 하여금 덕산에 가서 ‘덕산이 너를 때리거든 너는 그 주장자를 빼앗아 가지고 한 번 내려 쳐라’ 하였다.

시자가 덕산에 가서 모두 분부대로 시행하니, 덕산이 그대로 방장으로 돌아갔다. 시자가 다시 돌아와거 선사께 이야기 하니, 선사께서 말했다.

ㅡ내가 원래 그 노장을 의심했었다.

어떤중이 모시고 섰음을 인하여 선사께서 불자를 드러 세우니, 그 중이 절을 하거늘 선사께서 때렸다.

나중이 또 다른 중이 모시고 섰음을 인하여 선사께서 또 불자를 들어 세우니, 그 중이 돌아보지 않거늘 선사께서 또 떄렸다.

이에, 대하여 운문(雲門)이 구 중을 대신하여 말했다.

ㅡ다만 저에게 마땅할 뿐입니다.

황벽(黃蘗) 화상이 대중이게 말했다.

ㅡ내가 옛날에 대적(大寂)에게서 함께 공부하던 도반(道伴)에 대우(大愚)라는 분이 있는데 그는 제방에 행각을 하여 법안(法眼)이 매우 밝았다. 지금 고안현(高安縣)에 계시는에 여럿이 살기를 좋아하지 않고 초막에 혼자 살기를 좋아한다. 나와 헤어질 떄에 나에게 간곡히 부탁하기를 ‘나중에 영리한 사람을 만나거든 나를 찾도록 지시해 주시오’ 하였느니라.

이때, 선사께서 대중에 있다가 이 말씀을 듣고 곧 가서 뵙기로 했다. 이미 거기에 이르자 위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밤이 되자 대우의 앞에서 다시 이것 저것 질문을 했다.

이때. 대우는 밤새도록 초연히 앉아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더니, 아침이 되자 이렇게 말했다.

ㅡ노승(老僧)이 홀로 초막에서 살고 있기에 그대가 먼 길을 온 것을 생각하여 하룻밤 묵어가게 하엿는데 어젯밤에는 어찌하여 내 앞에서 부끄러움도 없이 방귀를 뀌어댔는가?

말을 마치자 몇차례 주장자를 들어 때리고는 문 밖으로 밀어내고, 문을 닫아버렀다.

선사께서 황벽에게 돌아와서 위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하니, 황벽이 듣기를 마치고는 머리를 조아리고 이렇게 말했다.

ㅡ작자(作者)느 마치 이글거리는 불더미섵이, 그대를 만난것을 기뻐했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헛되이 갔다 왔는가?

선사께서 다시 가서 대우꼐 뵈니, 대우가 말했다.

ㅡ엇그제는 부끄러움도 모르더니, 어찌하여 다시왔는가?

말을 마치자, 문득 방망이로 따리고는 문 밖으로 밀어내거늘 선사께서 다시 황벽으로 돌아와 화상께 이렇게 사뢰었다.

ㅡ이번에는 다시 돌아왔으나 헛되니 돌아오지는 않았읍니다.

황벽이 물었다.

ㅡ어찌하여 그러한가?

선사께소 대다했다.

ㅡ한 방망이에 부처님의 경지에 들었읍니다. 설사 백겁동안 뼈를 갈고 몸을 부수도록 수미산을 머리에 이고 끝없이돈다 하여도 이 깊은 은혜는 보답하기가 어럽습니다.

황벽이 듣고 기뻐하면서 평소와는 달리 이렇게 말하였다.

ㅡ그대는 우선 쉬고, 다시 오너라.

선사께서 열흘 가량을 지나서 다시 황벽을 하직하고, 대우에게로 가니 대우가 보자마자 또 방망이를 들려하거늘 선사께서 얼른 빼앗고, 대우를 껴 않은채 쓰러졌다가 다시 그의 잔등에다 두어 주먹 쥐어지르니, 대우가 마침내 연이어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ㅡ내가 혼자 초막에 살면서 일생을 홋되이 보낸다고 여겼더니, 뜻밖에 오늘 한 아들을 얻었구나!

선초경(先招慶)화상이 끝 부분의 이야기를 들어서 선사의 시자인 연(演)상좌에게 물었다.

ㅡ이미 그에 의하여 깨달았음을 얻었거늘 어찌하여 도리어 그에게 주먹질을 하였을까?

사자가 대답했다.

ㅡ당시의 교화는 완전히 부처님을 인하였고, 오늘으 사나운 주먹은 모두가 군왕에게 속한것입니다.

이로 인하여 선사께서 십여년 동안 대우의 곁에서 시봉을 하였는데 대우가 입종할떄 선사에게 이렇게 유언을 하였다.

ㅡ그대는 스스로가 평생사(平生事)를 저버리지 않았고 또 나의 임종을 지켜 주었구나! 뒷날 세상에 나타나서 마음의 법을 전하게 되거든 무엇보다 황벽(黃蘗)을 잊지말라.

그로부터 선사는 진부(鎭府) 지방에서 교화를 폈는데 비록 황벽의 법을 이었으나, 항상 다우를 찬양하였고, 교화하는 방편문에 있어서도 방망이와 할을 주로 많이 썼따.

선사께서 어느때 대중에게 이렇게 말했다.

ㅡ언제든지 끊임이 없게만 하라. 눈에 뜨이는 것이 모두가 진리어거늘 어찌하여 깨닫지 못하는가? 오직 망정이 생기면 지혜가 막히고 생각이 변하면 금본이 달라지기 떄문이다. 그러므로 삼계에 윤회하면서 갖가지 고통을 받느니라. 대덕들이여, 마음은 형체가 없어서 십방에 관통했나니, 눈에 있으면 본다 하고, 귀에 잇으면 듣는다하고 손으로 잡고, 발로는 달리어 본래가 하나의 정명(情明)이던 것이 육화합으로 나뉘어졌나니, 만일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 간 곳마다에서 큰 해탕을 얻으리라.

대덕들이여, 산승의 보는 경지를 알고자 하는가? 설사 보신. 화신 부처님의 머리위에 눌러앉거나 십지(地)가 원만한 보살이라도 마치 거지와 같이 여기나니, 어째서 그러한가? 대체로 세 아승지겁이 공한 줄을 알지 못라기 때문이니라. 그러기에 이러한 장애가 있나니 만일 진정한 수행인이라면 보두 그렇지 않으리라.

대덕들이여, 산승이 여러분을 위하여 강종(剛宗)을 대략 설파했노니 부디 자세히 살펴 얻으라. 시간이 아까운 것이니 각자 노룍하라.

그 밖에는 그기에 맞추어 대답한 일은 별록(別綠)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선사는 함통(咸通) 칠년 병술(丙戌)사월 십일에 입적하니, 시호는 대사(대사)요, 탑호는 증허(證虛)였다.

 

 

◐ 관(觀) 화상

황벽(黃壁)의 법을 이었고 복주(福州)에서 살았다.

선사는 황벽사에서 둑도한 뒤, 황벽의 종지를 은말히 전해 받고는 다시 구민(毆悶)으로 돌아가서 정묘산(丁墓山)이 조그마한 난야(난야)를 모으고 살았으나 항상 그 문을 닫고 잇어서 학자들이 찾아올 길이 없었다.

오작, 날마다 공양을 갖다 주는 신도나 유생(儒生)만 이 때가 되어 문을 두두리고 부르면 겨우 한번 씩 열어 주었다.

나중에 설봉(雪奉) 화상이 초음으로 민령(閔嶺)에 들어왔다가 오래 전부터 선사의 고준(高峻)한 도풍을 듣고 있던 터라 곧 문안을 드리러 와서 문을 두드렸다.

선사께서 문을 나서자마자 설봉이 얼른 보고 멱살을 바짝 쥐고는 이렇게 물었다.

ㅡ법부이신가요? 성인이신가요?

선사께서 얼굴에다 바짝 침을 한 번 뱉아 주시면서 이렇게 말했다.

ㅡ이 돌 여우 혼신아!

그리고는 밀어내고 문을 닫아버리니, 설봉이 말했다.

ㅡ그저 노형(老兄)을 알아보고자 했을 뿐입니다.

조산(曺山)이 동산(同山)에 이르니 동산이 물었다.

ㅡ요즘 어디서 떠났는가?

ㅡ민중(悶中)에서 떠났읍니다.

ㅡ거기에는 어떤 불법의 인연이 있던가?

조산이 대답했다.

ㅡ제가 서원(西院思明)에게 묻기를 ‘어떤 것이 거룩한 사람의 모습입니까?’ 하니, 서원이 대답하기를 ‘내가 세 살때에는 있었느니라’ 하옵니다.

이에, 동산이 서원 쪽을 향하여 합장하고 말했다.

ㅡ진정한 작가이십니다.

ㅡ내가 행각을 할 때에 납전을 만났는게 남전도 이와 비슷한 인연이 있었다.즉 어떤 중이 물었다. ‘어떤 것이 거룩한 사람의 모습입니까?’ 하니, 남전이 대답하기를 ‘왕노사(王老師)가 세 살 때에는 있었느나 지긍은 없다’ 하였느니라.

그리고는 동산이 다시 물었다.

ㅡ그대는 어느 곳 사람인가?

조산이 대답했다.

ㅡ포전현 사람입니다.

ㅡ어디서 출가햇는가?

ㅡ쇄석원(碎石院)에서 출가했읍니다.

ㅡ쇄석원은 황벽에서 멀지 않은데 그대는 일찌기 가 본 적이 있는가?

ㅡ가 보았읍니다.

ㅡ어떤 불법의 인연이 있던가?

조산이 대답했다.

ㅡ제가 그에게 묻기를 ‘어떤것이 비로자나의 스승이며 법신의 주인입지까?’ 하니 황벽이 대답하기를 ‘내가 그대에게 말한다면 따로이 있는것이 되느니라.’ 하셨읍니다.

동산이 이 말을 듣자, 문득 합잘하고 말했다.

ㅡ그대는 예부부처님을 뵈었구나. 그러나 꼿 한가지 질문이 빠졌다.

조산이 절을 하고, 문득 묻는 법을 물었다. 두 세 번 간절히 물어서 세 번만에야 바야흐로 묻는 법을 알고 민려에게 들어가 스승께 뵙고 앞의 이야기를 들어 물었다.

ㅡ어째서 대답치 않으십니까?

황벽이 대답했다.

ㅡ만일 내가 이르지 않았다면 나의 입을 다물게 하는 것이요, 내가 일렀다면 나의 혀를 뽑는 것이니라.

조산이 다시 동산에게 돌아가서 앞의일을 자세히 이야기하니, 동산이 손을 잡고 등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ㅡ그대는 매우 쓸모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는 얼른 자리에서 내려앉아 황벽 쪽을 행해 합장 하고 말했다.

ㅡ옛부처님이시여, 옛부처님이시여!

선사께서 안(安)화상에게 물었다.

ㅡ이 한 조각의 밭을 누구에게 주면 좋겠는가?

안 화상이 대답했다.

ㅡ무상불(無常弗)에게 주는 것이 좋겠읍니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벌써 더럽혀졌구나!

선사께서 암자에 살적에 어떤 중이 죽을 먹고 나서 문득 선사께 하직을 고하니 선사께서 물었다.

ㅡ어디로 가는가?

중이 대답했다.

ㅡ대위(大僞)에게 예배를 하러 갑니다.

ㅡ가까우니 밥이나 먹고 가라.

그 중이 다시 머물러서 밥을 먹고 곧 허직을 고하니 때 마침 뜰앞의 나무 위에 청사(菁蛇)가 입을 벌리고 있는것이 보였는데 얼른 그것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ㅡ그대가 만일 대위로 간아면 저 청시기 바로 그것이다.

이 밖의 요긴한 사연은 하나만이 아니가때문에 다 기록하지 못한다.

건부(乾符)오년에 황소(黃巢)의 난을 만나 묵은 빚에 따라 생애를 마치니 칼날을 맞을때 휜 젖이 두어 자 높이로 솟앗으며, 큰 방편으로 나타나신 자취는 시로 헤아릴수 없다.

 

◐ 진(陳) 상

황벽(黃壁)의 법을 이었고, 목주(睦州)의 용흥사(龍興寺)에서 살았다.

선사는 평생동안 밀행(密行)을 많이 행하였으나 항상 자아포(長蒲)로 짚신을 삼이 남몰래 사람에게 버내 주었으므로 사람들이 진포혜(陳浦鞋)하 불렀다.

어느때. 대중에게 말했다.

ㅡ여러분은 들어갈 곳을 얻었는가? 만이 ㄹ앋지 멋했다면 곧 그 속을 향해 들어가라. 그 뒤에는 노승을 배반하지 말라. 진중하라.

선사께서 또 어느 때 이렇게 말했다.

ㅡ분명하게 그대들께 일러 주어도 알지 못하거늘 어떻게 장래의 아손을 보호해 주랴?

이때, 어떤 좌주(座主)가 물었다.

ㅡ삼승 이십분교는 제가 약간 뜻 둔 바가 있으나 종문의 일을 스님께서 그 골자만 보여주십시오.

선산꼐서 대답했다.

ㅡ종문안의 일을 묻는다면 대답치 못할 것이 무엇이있으랴? 물으라. 노승의 콧구멍과 머리위에 만만(慢慢)하고 발바닥 밑에 만만한 것을 교가(敎家)에서는 무엇이라 하는가?

좌주가 대담했다.

ㅡ교가에는 그런 가르침이 없읍니다.

이에 선사께서 문득 때렸다.

선사께서 어떤 대덕(大德)에게 물었다.

ㅡ무슨 경과 논을 강(講)하는가?

대덕이 대답했따.

ㅡ십 본(本)의 경과 논을 강합니다.

ㅡ어떻게 강하는가?

ㅡ글에 의해서 강합니다.

ㅡ그애는 경을 강할 줄 모르는구나!

ㅡ저는 경을 강할 줄 모릅니다. 스님꼐서 강해주십시오.

ㅡ그대는 경을 듣는 사람이 아니다.

ㅡ저는 모릅니다. 스님꼐서 설명히 주십시오.

선사께서 말했다.

ㅡ세 갈피가 같지 않으니, 지금은 첫째 갈피니라.

또 어떤 대덕에게 물었다.

ㅡ무슨 경을 강하는가?

ㅡ수십 본의 경과 논을 강합니다.

ㅡ어찌 거짓말을 하는가?

ㅡ저는 참말을 힙니다.

ㅡ눈(雪)위에 서리를 더하고, 칼을 쓰고 고솟장을 들고오라. 내가 그대에게 거짓말 아닌것을 일러 주리라. 앞으로 가까이 오라.

대덕이 읖으로 가까이 오니, 성사께서 말했다.

ㅡ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있을까?

그 뒤, 석달만에 그 대덕이 깨달았다.

또 어떤 중에게 물었다.

ㅡ어디서 왔는가?

ㅡ강서(江西)에서 왔읍니다.

ㅡ여름은 어디서 지냈는가?

ㅡ운거(雲居)에서 지냈읍니다.

ㅡ운거의 간절하고 요긴한 곳이 어떻던가?

ㅡ지금 화사의 경지는 어떠하십니까?

ㅡ들어서 어른께 말해보라.

ㅡ무슨 호믈이 있겠읍니까?

ㅡ그것이 그대의 말인가, 운거의 말인가?

ㅡ운거가 그렇게 말했읍니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세 집이 있는 동네 안의 노파선(老婆禪)에서도 주인 노릇을 못하겠도다.

그가 스스로 깨닫고 물러갔다.

선사꼐서 어떤 중이 오는 것은 보고 말했다.

ㅡ깨어졌구나!

중이 물었다.

ㅡ어디가 깨어진 곳입니까?

ㅡ깨어졌느니라.

임제(臨濟)에게 어떤 중이 올라오는 것을 보자 할을 했는데 어떤 중이 이 일을 들어 선사께 물었다.

ㅡ옛사람이 이 사람을 보자마자 할을 한 뜻이 무었입니까?

이에 선사께서 ‘승정(僧正)!’ 하고 부르자 승장이 대답하니 선사께서 말했다.

ㅡ같이 이야기를 나눌 게제가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는 다시 말했다

ㅡ알겠는가?

ㅡ모르겠읍니다

ㅡ모르거든 경이나 읽고 재게나 지키라.

또 어떤 중에게 물었다.

ㅡ어디서 오는가?

ㅡ오대산 구경을 하고 옵니다.

ㅡ문수를 보았는가?

ㅡ보았읍니다.

ㅡ어디거 보았는가?

ㅡ누대 위에세 보았읍니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진흙더미를 보았구나!

그리고는 또 말했다.

ㅡ앞으로 가까이 오라. 그대는 무슨 문수를 아는가?

ㅡ모릅니다.

ㅡ나이가 많고, 법랍이 높아져서 상좌(上座)의 자리를 차지하고도 전혀 소식이 없구나!

ㅡ조사의 뜻과 교의 뜻이 같입니까, 다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교의 뜻은 교의 뜻이요, 조사의 뜻은 조사의 뜻이다.

(어떤것이 학인의 자기입니까?

ㅡ첫째는 그대가 묻지 않을까 걱정이고, 둘째는 그대가 알지 못할까 두렵다.

중이 말했다.

ㅡ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사람이 마음에 잘못이 없으면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느니라.

 

◐ 대수(大隋) 화상

안(安) 화상의 법을 이었다.

휘는 법진(法眞)이요, 속성은 진씨(陳氏)이며 동천(東天)사람이었다. 마음씨가 인자하고 도덕이 고준(高峻)하여 가난한 이를 구제하고 불쌍한 이를 도와주며, 자기의 것을 남에게 양보하고 천성이 숲속을 좋아했고, 도기를 지키어 속세에 나아가려 하니 않았다.

대촉(大蜀)의 황제가 그 고매한 도덕을 전해 듣고 칙서를 보내 선사를 초청했으나 선사는 늙고 병들었음을 이유로 사양하여 끝내 나아가지 않으매, 두터운 은혜로 자의(紫衣)를 보내오고 법호를 신조(神助)대사라 하사하였다.

어떤 중에게 물었다.

ㅡ어디로 가려는가?

중이 대답햇다.

ㅡ아미산(峨嵋山)에 가서 보현보살께 예배를 드리려 합니다.

선사께서 불자를 들어 세우면서 말했다.

ㅡ문수와 보현이 모두 이 속에 있느니라.

중이 원상(圓相)을 그려 뒤로 던지는 시늉울 하니, 선사께서 시자를 불러서 시자가 불러 싲가 대답하매 이렇게 말했다.

ㅡ차 한잔을 달여다가 이 중에게 주어라.

선사께서 세상을 뜰 시기에 임하여 구와(口窩)를 앓았다. 선사께서 대중을 모으게 하고 상당하여 이렇게 말했다.

ㅡ누가 나의 병을 고쳐 주겟는가? 고칠 수 있으면 나오라.

두 세 번 물어도 대답하는 이가 없거늘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아무도 고칠 줄 아는 이가 없거늘 재 스스로 고치리라.

그리고는 손으로 밀어 바로잡고 바로 열반에 들었다.

 

◐ 영수(靈樹) 화상

서원(西院) 안(安) 선사의 법을 이었고, 소주(韶州)에서 살았다.

선사의 휘는 여민(如敏)이니 명주(蓂州)의 사람이다.

사십여세로부터 한국(漢國)지방에서 크게 교화를 펴니, 그 도법이 외롭고 준엄하여 한 지방의 어진 유생들의 존중함이 지국하였고, 그 밖에 이상한 행적이 많아서 남조(南朝)에서 스승으로 모시고, 지성(知聖)대사라 호를 하였다.

어떤중이 물었다.

ㅡ회상의 법연(法緣)이 어디에 있읍니까?

선시께서 대답했다.

ㅡ해가 동쩍에서 뜨고 달은 서쪽에서 지느니라.

ㅡ나이가 몇이십니까?

ㅡ오늘 태어나서 내일 죽느니라.

ㅡ어떤 것이 법신(法身)입니까?

ㅡ북 소리가 났으니 궁국적인 경지가 무엇입니까?

선사께서 두손을 활짝 폈다.

진주(鎭州)의 대왕이 조주(趙州)와 선사를 함께 청하여 공양을 올리셨으니 무엇으로 보답하시렵니까?

조주가 말하였다.

ㅡ염불을 하느니라.

선삭가 말했다.

ㅡ문 앞의 거지도 그런 대답을 할 줄 알 것입니다.

이에, 조주가 말했다.

ㅡ대왕이시여, 돈을 갖다가 저 영수에게 주십시오.

 

 

◐ 요산(嶢山) 화상

서원 안 (西院安) 선사의 법을 이었오, 요주(繞州)에서 살았다.

그의 실록을 보지 못해서 생애는 기록하지 못한다.

ㅡ어떤것이 서쪽에서 오신뜻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중동(仲冬)의 날씨가 몹시 추우니라.

ㅡ어떤것이 깊고 깊은 것입니까?

ㅡ그대의 혀(舌)가 땅에 떨어지거든 말해주리라.

◐ 도오 휴(道俉休)화상

변남(변南)의 법을 이었다.

선사께서 날바다 상당하여 머리에는 연꽃 삿갓을 쓰고 몸에는 헤어진 가사를 입고, 북을치고, 피리를 불고, 입으로는 ‘노삼랑(魯三郞)’ 이라 외치고는 이렇게 말했다.

변남의 북을 힘껏 두드리고

덕산(德山)의 노래를 몽땅 부르면서

볍락(法樂)을 스스로가 즐기는 자 이것이니라.

어떤 사람이 동산(東山)에게 이 일을 들어서 물었다.

ㅡ옛사람이 말하기를 ‘변남의 북을 힘껏 두두리고 덕산의 노래를 몽땅 부른다.’ 했는데 어떤것이 변남의 북입니까?

동산이 대답했다.

ㅡ들으라.

ㅡ어떤것이 덕사의 노래입니까?

ㅡ어울려 부를 줄 알겠는가?

ㅡ갑자기 도가 같은 이를 만나면 어찌합니가?

ㅡ그로 하여금 춤을 추라 하리라.

ㅡ소리에 맞추어 당장 춤을 추면 어찌합니까?

ㅡ곡조를 아는 이가 없지 않을 터이니 역시 숨겨야 되느니라.

ㅡ숨긴 뒤엔 어찌 합니까?

ㅡ위의(萎萎)하고 리리(羸羸)하니 그저 그렇게 세월을 보내느니라.

선사께서 승당(僧堂)에 들어가 제 일좌(座)에게 물었다.

ㅡ상좌(上座)은 어디 사람인가?

ㅡ동국(東國)사람입니다.

ㅡ거기에도 이런 모양의 사람이 있는가?

ㅡ있읍니다.

ㅡ있다면 무엇하러 여기까지 왔는가?

ㅡ그저 있기 때문에 피하기 위해 왔을 뿐인데 오늘 우연히 만났읍니다.

선사께서 깔깔 웃고는 다시 방장으로 돌아갔다.

◐ 구지(俱肢)화상

천룡(天龍)의 법을 이었고, 경안주(璟安州)에 살았다.

그 밖의 행적은 보지 못해 생애를 기록하지 못한다.

선사께서 암자에 살고 있을때, 실제(實際)라는 비구니가 와서 삿갓을 쓰고 지팡이를 짚은 채 선사의 선상을 세 차례 돌고는 석장(錫仗)을 우뚝 선사의 앞에 세우고 서서 말했다.

ㅡ화상께서 저의 물음에 대답을 하시면 삿갓을 벗겠읍니다.

선사께서 대답을 못하니 그 비구니는 그냥 떠나려했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날씨가 이미 저물었으니, 하루 저녁 묵어 가도록 하시오.

비구니가 대답했다.

ㅡ제 말에 대답하신다면 묵어 가겠지만 대답을 못하시면 그대로 떠나겠읍니다.

그리고는 더나버렸다.

이때, 선사께서 혼자 탄식하였다.

ㅡ나는 명색 사문(沙門)이면서도 비구니의 웃움거리가 되었도다. 외람되이 장부의 형상은 갖추었으나 장부의 작용이 없구나! 이 산을 떠나서 선지삭을 두루 친견하리라.

그리고 조용히 선정에 들어 있노라 갑자기 어떤 신인(神人)이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다.

ㅡ삼.오일 동안에 큰 보살이 오셔서 화상께 설법을 해드릴 것입니다.

그런지 열흘이 지나지 않아거 천룡(天龍)화상이 왔거늘 산서께서 뛰어나가 말에 절하고 맞아들여 모시고 서서 위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한 뒤에 이렇게 물었다.

ㅡ그 때에 그에게 어떻게 대답했어야 되겠읍니가?

이에, 천룡이 손가락 하나를 세워 보이니 당장에 활짝 깨달았다.

선사께서 그 뒤로 대중에게 말랗 적마다 이렇게 말했다.

ㅡ내가 천룡화상에게 일지선(一指禪)을 얻은 뒤로 평생동안 사용해도 다라지 못한다.

◐ 승광(勝光)화상

자호(紫湖)의 법을 이었고, 태주(台州)에서 살았다.

ㅡ어떤것이 화상의 가풍입니까?

ㅡ복주(福州)요 양지(樣枝)요 전주(전주)의 자동(刺桐)이니라.

ㅡ어떤것이 벌법(佛法)이란 두 글자입니까?

ㅡ당장에 말해 주리라.

ㅡ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ㅡ귀를 꿴 호승(湖僧)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니라.

◐ 자복(咨福) 화상

앙산(仰山)의 법을 이었고, 길주(吉州)에서 살았다.

선사의 휘는 정수(貞隧)이며, 소주(韶州)의 정창현(湞唱玄) 사람이었다.

선사께서 언젠가 단자(團子)를 들어 앞에 있는 사람들께 이렇게 말했다.

ㅡ부처님과 보살들과, 그리고 진리를 깨달은 성인들이 모두가 여기에서 나왔느니라.

그리고 쪼개서 던져버리고, 가슴을 활짝 열면서 이렇게 말했다.

ㅡ어떤가?

ㅡ어떤것이 옛보처의 마음입니가?

ㅡ산하대지(山荷大地)니라.

ㅡ어떤 것이 납자들의 매우 급한 일입니까?

ㅡ이것보다 지나는 것이 없느니라.

ㅡ방안에 초상을 당했을 때엔 어찌합니까?

ㅡ좋은 물음이다.

학인이 절을 하니 선사께서 말했다.

ㅡ괴롭고도 슬프구나! 아이고!

학인이 다시 물었다.

ㅡ이럴때에 화상께서 거듭 청하려는네 어찌 하시겠읍니까?

ㅡ내일 다시 오라. 말해 주리라.

ㅡ괴롭고도 슬프오이다. 아이고!

선사께서 때렸다.

ㅡ옛사람이 방망이와 불자를 들어 세운뜻이 무엇입니까?

선사께서 외쳤다.

ㅡ악(惡)!

또 어떤 중이 여름이 끝난 뒤에 생각하였다.

‘나는 처음으로 총림(叢林)에 들오와 여기저기 여름철을 지냇지마는 아직 화상의 가르침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니 다시 가서 물어야 되겠다.

그리고는 화상께고 가서 자기의 뜻을 진술하였더니, 담장에 선사께서 멱살을 잡아 밀어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ㅡ내가 이 산에 머무른 뒤로부터 아직 란 번 도 한 중의 눈을 멀게 한 적이 없없느니라.

ㅡ어떤것이 열반문(涅槃門)으고 가는 한 가닥의 길입니까?

선사께서 손가락을 한 번 튕겼다가 다시 손을 펴 보였다.

ㅡ어떻게 이해하리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가을이 아니면 밝지 않으니, 그대 마음대로 팔,구에 헤매고 다녀라.

◈ 조당집(祖堂集) 제 이십권

◐ 오관산(五冠山)의 서운사(瑞雲寺) 화상

앙산(仰山) 혜적(慧寂) 선사의 법을 이었다.

선사의 휘는 순지(順之)요 속성은 박(朴)씨이며 패강(浿江)사람이었다.

조뷰때부터 가업이 융성하여 대대로 변방의 장수로서 충성서럽고 근엄하다는 영예가 향리에 퍼져 잇었고, 어머니 소(昭)씨는 부드럽고 모범스러워서 어머니로서의 위의가 구족하고 젛은 명예가 이웃이 자자했다.

태기가 있을때에 가끔 길상(吉祥)한 꿈을 끄었고, 턴생할 때엔 이상한 상서가 잇었으니, 옛 현인들도 그러했는데 지금 또 나타난 것이다.

죽마(죽마)놀이를 할 때에 벌써 우거(牛車)의 도량이 있어 무룻 장난을 하면 항상 예사롭지 않은 표현이 잇었고, 열 살이 되자 학문을 좋아하고 애써서 입을 열면 큰 뜻을 읊어 청운(靑雲)을 눙가하는 기개를 보였고 사리를 쪼개어 현현한 진리를 이야기할 때엔 거울을 마주 비치는 것 같았다.

임 약관이 되자 도의 싹이 벌써 일어져서 시끄러운 곳에 있기를 싫어하고 적묵한 환경에 왕래하기를 좋아하더니 마침내 양친에게 출가할 뜻을 밝혔다.

그의 뜻을 꺽을 수가 없어서 마침내 허락하니, 걷 오대산으로 가서 머리를 깍고 이어 속리산에 가서 구족게를 받은 뒤엔 행(行)은 결초(結草)비구닌와 같고 마은 은 호아(護餓)비구니에 견줄만 하였다.

이어, 공악(公岳)에 갔다가 갑자기 선인(神人)이 나타나서 법 설하기를 총하고 궁궐을 변화해 내니 갑자기 없어져 버린것을 보았다. 만일 덕이 지극하고 행이 원만한 이가 아니면 그 어찌 이럴 수 있으랴!

대중(大中)이십년에 이릐러 사사로이 서원을 세워 중국(中國)에 가기를 원하여 사신을 따라 바다를 건너되, 한 척의 배를 타고 만경의 파도를 건느는데도 조금도 두려운 생각이 없이 까딱않고 선정에 들어 있었다.

끝내는 앙산에 햬적 화상께 가서 발 앞에 절을 하고 제자가 되기를 원하니, 화상이 관대히 웃으면서 말했다.

ㅡ온것이 어찌 그리 늦었으며, 인연이 어찌 그리 늦었는가? 임 뜻한 바가 이으니 그대 마음개로 머무르라.

선사께서 그의 곁을 떠나이 않고 현현한 종지를 물으지 마치 안회(顔會)가 공자 곁에 있던 것 같고 가섭이 부처님의 앞에 있는 것 같이 하니, 그때에 모였던 대중들이 더둑 갘탄하였다.

건부(乾符) 연간 첫 무렵에 송악군(松岳君)의 여자 단월인 원창(元唱)왕후와 그의 아들 위무(威茂)대왕이 오관산 용화사(龍華斯)를 회사하여 곧 가서 살았는데 지금은 서운사(瑞雲寺)하 하였다.

선사께서 언젠가 형상을 표현하여 법을 나타내어 무리들에게 진리를 증득하는니 빠르고 더딤이 있음을 보였으니, 이중에 네 상대와 여덟 모습이 이었다.

, 이 모습은 열반으로 의지를 삼는 형상이라 하며 또는 불성을 다스리는 형상이라고도 하나니, 뭇 중생과 여러 성인들이 모두가 이 형상에 의지하고 있다. 형상은 비록 다르지 않으나 미혹과 깨달음은 같지않나니, 그러므로 법부도 있고 성인도 있다. 이 형상을 아는 이는 성인이라 하고 이 형상에 미혹한 이는 범부라 한다. 그러므로 용수(龍樹)가 인도에서 설법할때 대중에게 이형상을 나타내어 보이니, 마치 달이 자리 위에 뜬 것같았는데 그 설법 소리만 들리고 그의 형상은 볼 수 없었다.

그 무리 가운데 한 장자가 있었으니, 제바(提바)하 하였다. 대중에게 이르기를 ‘이 상서를 알겠는가?’ 하니 대중이 대답하기를 ‘성인이 아니거니 어찌 능히 알겠읍니까?’ 하였다.

그떄 제바는 마음 바탕이 미리부터 고요해졌으므로 그 형상을 보자마자 잠잠히 깨닫고 대중에게 말했다.

‘지금의 이 상서는 스승께서 불성(佛聖)을 나타낸 것이요 스승의 몸모습이아니다. 무상(無相) 삼매는 형상이 보름달 같나니 이것이 불성의 뜻이니라.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승이 자리 위에 본래의 몸을 나타내고 게송을 읊었다.

몸으로 보름달 모습을 나타내어

부처님들의 바탕을 포시하니

설법은 그 형체가 없는지라

말을 한는 것, 빛도 소리도 아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달 모습으로써 형상 가운데의 마음을 묻는 이가 있다면 우자(우자)의 상대가 되느니라.

, 이 모습은 소가 비니초를 먹는 형상이라고도 하며 또는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루는 형상이라고도 하나니, 무슨 까닭인가? 경에 말씀하시기를 ‘설산에 비니라는 풀이 있는데 소가 멋으면 제호(醍瑚)를 낸다’ 하였고, 또 말씀하기를 ‘중생이 대열반(大涅槃)의 법을 듣거나 물어 배우면 불성을 본다’ 하였으니 풀은 묘한 법에다 견주었고 소는 뛰어난 근기에다 견주었고 제호는 부처에다 견주었다.그렇다면 서가 풀을 먹으면 제호를 내고 사람이 법을 알면 정각(정각)을 이룬다. 그러므로 소가 비니초를 먹는 형상이라고도 하고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루는 형상이라고도 하느니라.

, 이 모습은 삼승이 공함을 그하는 형상이니 무슨 까닭인가? 삼상들은 진공(眞空)이란 믈을 들어면 있다는 생각으로 찾으려 하므로 진공에 깨달아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밑에다 ‘우’ 자 셋을 쓰는 것이다. 만일 이 셩상으로써 묻는 이가 있다면 차츰차츰 성품을 보아 성불하리라고 대답하리라.

, 이 모습은 한 곳에 드러난 희 소의 형상이니, 한 곳이라 함은 부처의 바탕이며 또는 제일의공(義空)이요, 휜 소라함은 법신(法身)을 이루는 묘한 지혜이다. 그러므로 한 마리의 소가 안에 들어있음을 표시한 것이다.

어째서 달 바퀴(月輪)모습 밑에다 세 짐승을 붙였으며 달 바퀴복판에다 ‘우’ 자를 붙여서 대하였는가?

ㅡ 달 바퀴 밑의 짐승은 삼승(乘)을 뜻하는 것이요, 달 바퀴 복판의 한 마리의 소는 일승(繩)들 뜻한다. 그러므로 권승(權乘)을 들어 실(實)을 나타내고 또 깨달아 들어감을 표현하는 것이다.

ㅡ먼저는 달 바퀴 복판에 ‘우’자를 쓴 것을 말하고서, ‘소가 비니처를 먹는 형상이라’ 했는데 어째서 또 달바퀴 복판에 ‘우’자를 쓴 것은 한 곳에 드러난 휜소라고 하는가? 두 곳에서 똑같으 형상과 똑같은 ‘우’자인데 어째서 설명하는 글은 긑지 않는가?

설명하는 글은 다르나 형상과 소는 다르지 않는다.

다르지 않다면 어째서 두 곳에서 같은 형상과 같은 소를 나타낸다.

만일 견성의 빠르고 더딘것이 각각 다름을 논한다면 비니초를 먹는 소와 한 것에 드러난 소 중에서 어느것이 빠르고 어느 것이 더딘가?

비니초를 먹는 서는 화엄화상에서 진살한 성품을 활짝 깨치는 도리를 밝히는 쇵므로 빠르고 , 한 곳에 드러난 흰소는 법화상에서 삼흥을 모아 일승으로 돌아가는 도리를 밝힌것이다. 그러므로, 설명하는 글은 다르나 진리를 증득하는 것은 같다. 그러기에 같은 형상과 같은 소를 들어서 이치와 지혜가 다르지 않음을 밝혔을 지언정 그 근본이 전적으로 같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 이 모습은 결과에 계합하게 원인을 닦는 형상이다. 무슨 까닭인가? 초발심주(初發心住)에 곧 정각(正覺)을 이루기는 하나 중생들의 지혜 따위에 걸림이 없으며, 부처 경지의 행(行)이 이 지위에서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형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여래께서 행하던 자취를 따라 행한다’ 한것이 이 형상이다. 누군가가 이 형상으로써 질문을 한다면 다시 달 바퀴 중신에 자를 넣은 형상으로써 대답하리라.

, 이 모습은 인(因)도 과(果)도 모두가 원만한 형상이다.

문) 무슨 까닭으로 위에서느 달 둘레 위에다 ‘牛’자를 붙이더니 이제는 달 둘레 복판에 ‘ ’자를 붙여서 짝을 짓는가?

답) 달 둘레 위에다 ‘우’자를 붙인 것은 과(果)에 계합를 붙인 것은 인과 과가 원만한 형상이니 일을 둘여서 결과가 나타난다는 뜻으로 대답했느니라.

, 이 모습은 ㅡ공을 구하여 부지런히 행하는 형상이니 문 앞의 초암(草庵)에서 보살이 ㅡ공의 이치를 구하기 때문이다. 경에 말씀하기를 ‘세 아승지겁 동안 보살행을 닦아서 참기 어려운 것을능이 참고 행하기 어려운 것을 능히 행한다’ 하였나니, 이렇게 구하는 마음을 쉬지 않기 때문에 이 모습으로 표현하였느니라. 누군가가 이 형상의 뜻을 묻는다면 달 둘레 복판에 ‘왕’자를 붙여서 대답하리라.

, 이 모습은 실제(實際)를 차츰차츰 증득하는 형상이니, 무슨 까닭인가? 어떤 보살이 여러겁(劫)동안 수행하여 사마(魔)의 도적을 무찔러야 비로소 무루(무루)의 참 지혜를 얻고 불지(佛地)로 깨달아 들어 다시는 남을 습성에 끄달리자 않게 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이 형상으로 표현하였다.

다음의 두 짝과 사상(相)은 허(虛)를 보내고, 실(實)을 가린다.

, 이 모습은 생각과 견해를 일으키는 교(敎)극 버리는 형상이니,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 말씀하신 일승의 평등한 법에 의하여 잘 연구하고 잘 해석하면 실로 잘못아는 일이 없겠니만 만일 자기의 이지(理智)를 알지 못하면 전혀 다른 사람의 말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이 형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이 형상의 뜻을 묻는다면 머리위의 ‘우’자를 떨어버리고 대답해리라.

, 이 모습은 근본(本)을 알아 근원(源)에 돌아가는 형상이다. 경에 말씀하시기를 ‘정신을 돌아켜 ㅡ공의 궁전에 머무르고 조복하기 어려운 것을 능히 항복시킨다/ 악마의 속박에서 벗어난 뒤에/ 드러난 땅에 초연히 앉으면/ 오음(음)의 정체를 알아 열반에 든다’ 한것이 이 형상이다.

문) 무슨 까닭에 머리 위의 ‘우’자만 없애버리고 복판의 ‘인’자는 버리지 않는 가?

답) 복판의 ‘인’자는 이지(理智)를 표현하고, 머리위의 ‘우’자는 남이라는 생각 과 견해 이다. 어떤 사람이 비록 교법에 의하여 삼장(藏)을 분석헤 아니 자 기의 이지가 드러나지 않으면 모두가 상하(相解), 즉 생각과 견하이다. 이상해가 나지 않아야 이지가 나타나니, 그러므로 머리위의 ‘우’자를 떼어버리고 복판의 ‘우’자는 버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병(炳)만을 제거할지 언정 그 법은 제거하니 않는다.’ 하시니라 .

문) 무슨 까닭으로 법부들은 교법에 의하여 법(法)배우가를 허락치 않는가?

답) 만일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면 교법에 의존한들 어찌 식심(識心)을 쓰겠는가? 그러나 법부들을 교법에 의존하는 것이 이익이 없다.

문) 부처님들이 말씀하신 삼장(藏)의 경전은 쓸모가 있는 것인가?

답) 교법에 의하여 깨달아 들어가는 것을 허락치 않는 것이 아니다. 교법에 의하 여 상해를 일으키는 일이 허망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이 아난 에게 말씀하시그를 ‘네가 비록 심방여래의 십이부경의 청정하고 미묘한 진 리를 항아의 모래같이 많이 가억란다 하여도 다만 희론만 더 할 뿐이다.’ 하 였으니 뵤법에 의하여 상해를 일으키는 것은 이익이 없는 것임을 알 수 있 다.

문) 어찌하여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부처님의 교법을 들은 이는 모두가 송과(聖 果)를 이루리라.’ 하셨으며 또 말씀하시기를 ‘터럭 하나만한 선(善)이라 도 행해기만 하면 곧 부처의 경지에 머무른다.’ 하셨는가?

답) 이는 상근(上根)의 사람이 겨법에 의하여 당장 깨달아 이지가 곧장 나타나 서 결정하고 분명한 편을 잡아 말한 것이거니와 만일 하근(下根)의 사람을 기준한다면 상해를 깨닫지 못해서 이익이 없을 것이니, 이러한 하근의 사람 은 교법에 의해 종자를 익혀 후세(後世)를 기린다면 어찌 이익이 없다고 하 겠는가. 교법을 듣기만 하여도 성과를 이룰것됴, 타럭 하나만한 선을 행하 고도 부처의 경지에 머무르거늘 하물며 경전을 널리 배우고 또 법문 둗기를 청하는 일이껬는가.

, 이 모습은 머리르를 잘못 알고, 그림자에 훌리는 형상이니 무슨 까닭인가? 어떤 사람은 자기의 부처와 정토(淨土)를 알지 못하고, 따 세계의 부처와 정토만을 믿어 일심으로 정토에 태어나서 부처를 뵙고 법을 그하기 위해 선행을 부지런히 쌓고, 부처님의 염호와 정토의 명호를 부지런히 외운다. 그러므로 이 형상은로 표시한다. 보니공(誌公) 이 비웃어 말하기를 ‘마음이 곧 부처임을 알지 모하는 것은 흡사 나귀를 타고 나귀를 찾는 것 같다’ 하였나니, 이것이 바로 그 형상이다.

어떤사람이 이 형상을 뜻으로써 묻는다면 동그라미 밑의 ‘우’자를 없애버린 것으로 대답하리라.

, 이 모습은 그림자를 물리치고, 머리를 바로 안 형상이다.

문) 어찌하여 동그라미 밑의 ‘우’자만을 버리고 복판의 ‘인’자는 버리지 않는 가?

답) 중생들이 참 지혜가 열리지 않고 참ㅡ공을 깨닫지 못했으므로 오로지 딴 세 계의 정토와 부처만의 구하여 그 정토에 태어나서 부처를 뵙고 법을 들으려 하거니와 만일 중생들이 광채를 돌이키고 지혜를 일으켜 참ㅡ공과 자기의 부처와 정토를 까닫는다면 일시에 가지런히 나타나서 마음 밖릐 정토와 부 처를 구하지 않게 되리라. 그러므로 동그라미 속의 ‘인’자는 제하지 않고 밑의 ‘우’자만을 버리는 것이다.

문) 어떤것이 자기의 무처이며, 자기의 정토인고?

답) 어떤 중생이 참 지혜를 일으켜 참 ㅡ공을 깨달으면 참 지혜 그대로가 부처 요, 참 ㅡ공그대로가 정토이리라. 만일 이렇게 깨달아 일면 어디에서 딴 부 처와 딴 정토를 구하랴.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들음(聞)을 가지고 부처님의 불법만을 지니고서 어찌하여 스스로가 듣는 것을 듣지 못하는가?’ 하셨느니라.

이 밑으로 다시 네 짝과 다섯 모습(相)이 있다.

, 이 모습은 함(函)을 만들어 뚜껑을 기다리는 형상이라 하고, 또는 보름달이 등글기를 기다리는 형상이라고도 한다. 어떤 사람이 이 모습의 뜻을 묻는다면 다시 보름달을 그려 대답하리라. 이는 묻는 이가 함을 들어 뚜꺼을 찾기이 댑하는 이가 뚜껑으로 함에 쒸운다 한 것이다. 이는, 함과 뚜꺼이 서로 맞았으므로 보름달이 둥실 나타난 것이다. 둥군 모습은 모든 부처님의 본체를 표현한 것이다.

, 이 모습은 옥(玉)을 가지고 계합을 찾는 형상이니 어떤 사람이 이 모습의 뜻을 묻는다면 달 둘레 복판에 아무것이나 붙여서 대답하리라. 그 이유는 묻는 디가 옥을 가지고 계합을 찾았으므로 대답하는 이는 그슬입을 알고 얼른 손을 놓기 때문이다.

, 이 모습은 갈고리가 끈에 들어간 형상이니, 어떤 사람이 이 모습의 뜻을 묻는다면 아무 쪽에나 ‘팔’자를 붙여서 대답하리라. 그 이유는 묻는 이가 갈고리 가 끈에 둘어가 있이때문에 이어서 보배로운 그릇을 이루었으르로 대답하느니라.

, 이 모습은 이미 보배로운 어떤 사람이 이 모습의 뜻을 묻는다면 또 둥근 달 복판에다 ‘토’자를 붙여서 대답하리라.

, 이 모습은 현현(玄玄)한 취지에 은밀히 계합하는 형상이니, 종전의 여러 가지로 나타난 형상을 멀리 뛰어나서 다시는 교의(교의)에 속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이러한 경지를 눈 앞에 보여 주어도 전연 아리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삼조께서 말씀하시기를 ‘털끝 만치 어긋남이 있으면 하늘과 땅 사이로 어긋닌다.’ 하였는니라. 그러나 현현하게 이는 이가 없는 것도 아니니, 누가 이런 형상을 알겟는가? 만일 그런사람이라면 보자마자 가만히 알아거 마치 자기(子基)가 백아(伯牙)의 거문고 소리를 아는 것 같고, 제바(堤바)가 용수(龍樹)의 작태를 아는 것 강으려니와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마주 보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이 마치 파인(巴人) 이 백설곡(白雪曲)을 듣는 것 같고 추자(騶子)거 정명(淨名)의 법회에 든 것 같으리라. 가령 후학(後學)들이 근기가 영리한 자라면 이로 인해 활짝 깨닫기 를 닭이 알을 품고 있다가 쪼고 쪼이느 것이 덩시인 듯하겠지만 성정이 둔한 이는 배워도 깨닫기 어여운 것이 마치 소경이 물체를 보는 것 같아서 더욱 알기 어려우니라.

선사께서 때때로 세번의 성불하는 법을 말씀히시니, 세번이란 다음과 같다.

ㅡ세번의 성불이란 무슨 뜻인가?

첫째는 증리성불(證理成佛)이요,

둘째는 행만성블(行滿成佛)이요,

셋째는 시헌성불(示顯成佛)이다.

증리성불이라 함은 선지식의 말씀 밑에서 한 생각, 돌이켜 자기의 마음 바탕에 본래의 한 물건도 없음을 활짝 깨달으면 이것이 성불이다. 만행(萬行)을 차례로 닦아서 얻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리성불이라 한다.

그러므로, 경에 말하시기를 ‘처음 발심할 때에 문득 정각(淨覺)을 이룬다.’ 하셨고, 또 옛사람은 말하기를 ‘불도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돌이키면 된다.’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증리성불은 안에서 체성(體性)을 말한다면 물건도 전혀 없지만 삼신(三身)을 통틀어 말한다면 한 부처와 두 보살이 없지 않다. 비록 세 사람이 있으나 지금 당장에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루었으므로 부처가 되었다 하거니와 그 공은 문수에게 있다. 그러므로 옛사람이 말히기를 ‘문수는 부처님들의 어머니라.’ 하니, 이뜻은 부처님들이 문수에 의헤서 생겼기 때문이다.

문수라 함은 실지(實智)인데 모든 부처님이 그 실제에 의하여 보리를 증득하기 때문에 문수를 부처님들의 어머니라 한다.

행만성불(行滿成佛)이라 함은 이미 진리의 근원을 끝까지 규명했으니 다시 보현(普賢)의 행원(行願)을 따라 보살의 도를 두루 닦아 수행이 골고루 갖츠어지고 지혜와 자비가 원만해지기 때문에 행만성불이라 한다.

그러므로 엣사람이 말하기를 ‘행하여 이른 곳은 독 본래의 곳이라’ 하였으니 그러기에 엣사람이 말하기를 행할 바가 이미 원만하면 본래의 본래의 자리ㅣㅣ로 돌아가는 것이다.

본래의 곳이라함은 곧 이치(理)이니 애 항만불성은 중리성불의 이치와 다르지 않나니 행만성불이라 한다. 이 행만성불 안에서 과덕(果德)을 말한다면 다만 보현행(普顯行)으로써 불도를 이루는 것 뿐이다.

삼신(三身)을 이야기 하는 데에도 한 부처와 도 보살이 있나니 비록 세 사람이 있으나 지금에는 행이 원만하여 부처를 이루는 것만을 취했으므로 부처를 이루게 외었으니, 공은 보현에게 있다.

 그러므로 엣사람이 말하기를 ‘보현은 부처님들의 아버지라’ 하엿나니, 이른바 부처님들이 보현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 3. 점증 실제편

이때에 해통(해통) 선인이 대중에게 말했따.

ㅡ어떤 중생이 꿑없는 옛적부터 성품의 바탕을 개닫지 못해거 삼계에 윤화하면서 인연 따라 과보를 받다가 갑자기 점교(점교)를 듣고서 믿음과 이해가 차츰 생기면 수행은 여섯 지위에 의탁하고 세 아승지겁을 지나면서 참기 어려운 일을 능히 행하여 미혹을 귾고 덕을 이루면 비로소 무루(무루)의 참 지혜를 얻고 법신(법신)이 드러난다. 그러므로 점증 실제라 한다. 그러므로 엣사람이 말하기를 빋음의 싹디 돋으면 부처님들이 모두 다 아신다. 이 바탕을 바탕 삼아 닦으면 오는 세상에 결과를 증득한다. 삼대아승지겁에 육도(도)를 오랬동안 닦아서 무루의 종자를 익히어 이루면 비로소 부사의라 부르니라‘ 한 것이 이 뜻이다.

이때에 지통(지통) 은사가 선인에게 사뢰었다

ㅡ지금의 이 점증실제를 얻은 이와 아까의 동오실제르 얻은 사람의 같고 다름이 어떠합니까?

선인이 은사에게 말했다.

ㅡ점(점)과 돈(돈)이 같지 않으나 마침내는 하나로 돌아가니 그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선인이 대답했다.

ㅡ중득하는 이와 증득할 법과 인연 따라 행하는 사람의 이름이 없지 않나니, 이른바 증득하는 이라 함은 곧 무루의 참 지혜이니 보신불(報身佛)이요, 증득힐 법이라 함은 곧 실제(實濟)이니 법신불(法身佛)이요, 수행하는 사람이라 함은 곧 무루의 참 지혜가 자기의 자리를 지키지 않고 인연 따라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니, 이를 수행하는 사람이라고도 하며 화신불(化身佛)이라고도 한다.

선사꼐서 나이 육십오세에 입적하니, 시호는 요오(了俉) 선사요 탑호는 (眞原)이라고도 한다.

◐ 미(米)화상

양주(襄州) 왕경초(王敬初) 상시(常恃)의 법을 이었고 서경(西京)에 살았다.

기록을 보지 못해 씨족을 알 수 없다.

선사께서 제자들을 교수하다가 어떤 중이 앙산(仰山)에게 묻기를 ‘지금도 깨달음을 의지하여야 됩니까?’ 하니, 앙산이 다답하기를 ‘깨달음은 없지 않으나 제이의 무리에 떨어지는 것이야 어찌하랴?’ 한것을 듣고는 선사꼐서 긍정하였다.

어떤 노숙(老宿)이 선사를 천하여 공양을 올렸다. 선사꼐서 왔는데도 자리를 권하지 않고 노숙이 혼자서 한쪽에 앉았으니, 선사꼐서 얼른 자리를 펴고 노숙에게 절을 하였다.

노숙이 벌떡 일어나자 선사께서 얼른 앉았다. 노숙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땅 위에다 자리를 펴고 앉았다.

그리고는 밤이 되자 대중에게 말했다.

ㅡ그가 만일 불법에다 마음을 쓴다면 사흘만에 문득 보게 될 것이다. 만일 보지 멋한다면 나는 모를 일이다.

선사께서 사흘뒤에 이르러서 이렇게 말했다.

ㅡ어제는 도적을 맞었다.

어떤 중이 령청(鏡淸)에게 물었다.

ㅡ미 화상이 돌아온 뜻이 무엇입니까?

경청이 대답했다.

ㅡ송곳 끝이 예리한 것만 보았고, 끌 끝이 평평한 것은 보지 못했다

임제(臨濟)가 선사꼐 물었다.

ㅡ십일 면(面) 관세음이 어찌 성인이 아니겠읍니까?

선사깨서 대답했다.

ㅡ그러하니라.

ㅡ어떤 것이 본래의 얼굴입니까?

임제가 한 주먹으로 때리니, 선사께서 말했다.

ㅡ장노(長老)는 좀 더 관대하소서.

임제가 손바닥으로 때렸다.

선사꼐서 수업사(受業寺)에 돌아가니 어떤 노숙이 물었다.

ㅡ달밤에는 끊어진 두레박줄을 사람들은 뱀(蛇)이라 하는데 스님께서는 무엇이라 부르십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만일 부처라는 소견이 있으면 중새이라는 소견과 같으니라.

그 노숙이 말했다.

ㅡ천 년 묵은 북숭아로군.

◐ 보수(寶壽)화상

임제(臨濟)의 법을 이었고, 진주(眞州)에서 살았다.

선사의 휘는 소(昭)이며 행적을 보지 못해 생애를 기록 할 수 없다.

선사께서 호정교(胡釘敎)에게 물었다.

ㅡ종교(釘餃)라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호정교가 대답햇다.

ㅡ그렇습니다.

ㅡ허공에다 못을 박을 수 있겠는가?

ㅡ화상계서 허공을 때려부셔 주십시오.

선사께서 때리니, 정교가 대답했다.

ㅡ저를 잘못 때리지 마십시오.

이에, 선사께서 말했다.

ㅡ뒷날 말 많은 중이 나서서 그대를 점검해 주리라.

어떤 사람이 이 일을 조주(趙州)에게 이야기하니 조주가 말했다.

ㅡ이 한 올(올)도 어찌할래야 할수 없구나!

동산이 제 일좌(座)극 대신 말했다.

ㅡ만일, 저의 손아귀에 있다면 어느 올을 풀지 못하겠읍니까?

선사께서 처음 개당(開堂)했을 떄, 삼성(三聖)이 한 중을 말어내니, 산사꼐서 떄렸다. 이에 삼성이 말했다.

ㅡ장노가 구렇게 사람을 분별하다가는 진주 성 앞의 사람을 눈멀게 하겟읍니다.

◐ 관계(灌溪)화상

인제(臨濟)의 법을 이었고, 듬주(潭州)에서 살았다.

선사의 휘는 지한(志閑)이며 행장을 보지 못해 생애의 시종르 기록할 수 없다.

나중에, 도오(道吾)가 와서 절고 않고 물었다.

ㅡ어떠하십니까?

선사께서 대답 했다.

ㅡ지위가 없느니라.

ㅡ그러시담면 허공과 같겠읍니다.

ㅡ에끼! 이 백정놈아!

이에, 도오가 말했다.

ㅡ어디서 오십니까?

선사꼐서 대답했다.

(노구(露口)에서 옵니다.

ㅡ어째서 덮지 않으십니까?

이에, 선사께서 도리어 물었다.

ㅡ어떤것이 말산 안의 사람입니까?

비구니가 대답했다.

ㅡ정수리를 드러내지 않읍니다.

ㅡ어떤 것이 말산 안의 사람입나까

ㅡ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닙니다.

ㅡ변할 수 있읍니까?

ㅡ귀신이 아닌데 어찌 변합니까?

이에, 선사께서 긍정하였다.

동산이 협산(夾山)에게 물었다.

ㅡ어떠하십니까?

동산이 대답했다.

ㅡ그저 그러합니다.

이에, 동산이 긍정하였다.

어떤 사람이 이 일을 선사께 이야기하니, 선사꼐서 말했다.

ㅡ금으로 름을 치고, 물로 물을 씻느니라.

운문(雲門)이 이 일을 들어 어떤 중에게 물었다.

ㅡ어떠 것이 금으로 금을 치고 물로 물울 씻는 것이겠는가?

중아 대답했다.

ㅡ호똑을 먹었읍니다.

ㅡ거렇게 말해서 되겠는가?

중이 말했다.

ㅡ종을 벌써 쳤읍니다. 떠들지 마십시오.

이에, 운문이 궁정하였다.

ㅡ어떤것이 해치지 않는 귀절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입을 활짝버리고 말해도 조촉됨이 없느니라.

선사깨서 처음 관계산(灌溪山)에 살다가 나중에는 악록(嶽麓)지방을 교화 하였는데 매양 이렇게 말했다.

오음(陰)의 산 속 묵은 불당에

밤낮으로 비로자나불이 원광(員光)을 뿜는다.

열반에 드신 뒤에 악록산(嶽麓山)에 탑을 세웠다.

◐ 훙화(興化)화상

임제(臨濟)의 법을 이었고, 위부(僞府)실았다.

선사의 휘는 존장(存裝)이며, 행장을 보지 못해서 생애를 기록할 수 없다. 칙명으로 시호를 광제(廣濟)대사라 햇고, 탑호를 통적(通寂)이라 했다.

선사께서 어떤 중에게 물었다.

ㅡ어디서 왔는가?

중아 대답했다.

ㅡ최(崔)선사의 처소에서 왔읍니다.

ㅡ할(割)을 가지고 왔는가?

ㅡ가지고 오지 않았읍니다.

ㅡ그렇다면 최 선사에게서 온 것이 아니로다.

이에, 중이 얼른 할을 하니 선사께서 때렸다.

또, 어느때 중을 불러 중이 대답하니, 선사께서 말했다.

ㅡ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로는 이르지 못하니라.

또 다른 중을 부르니, 중이 말했다.

ㅡ왜 그러십니까?

이에 , 선사꼐서 말했다.

ㅡ도달하면 끄덕이지 않느니라.

ㅡ국사께서 시자를 부른 뜻이 무엇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한 소경이 여러 소경을 인도하는 것이라.

이산(怡山)이 이 일을 둘어 대중에게 물었다.

ㅡ어디가 국사께서 눈 먼 곳인가?

그리고는 스스로가 대신 말했다.

ㅡ저 집에 무엇이 모자라는가?

동과제(同光帝)가 물었다.

ㅡ짐(朕)이 지난날, 하남(河南)에서 보배 구슬하나를 얻었는데 아무도 값을 놓지 못하는군요.

선사께서 말했다.

ㅡ황제의 보배 구슬을 보여 주옵소서.

황제가 두 선으로 복두건(輹頭巾)의 뿔을 활짝 열어 보이니, 선사께서 말했다.

ㅡ황제께서는 만대의 보배 구슬이시니, 누가 감히 값을 놓겠읍니까?

◐ 후 노조(魯祖)화상

관계(灌溪)의 법을 이었고, 등주(燈州)에서 살았다.

ㅡ어떤것이 쌍림(雙林)의 나무입니까?

선시께서 말했다.

ㅡ형상이 있는 몸 안에 형상이 없는 몸이니라.

ㅡ어떤 것이 형상이 없는 몸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금 향으로 밑에 무쇠 곤륜(崑崙)이니라.

ㅡ어떤 것이 외딴 봉우리에서 홀로 자는 사람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한 밤에 해가 밝고, 한 낮에 삼경(삼경)을 치느니라.

ㅡ격조 밖의 일이 어떠합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교화의 인연이 긑난 뒤엔 허공도 다시 저 쪽이니라.

중이 다시 물었다.

ㅡ전진해 나아갈 문이 없을 때가 어떠합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봅시도 둔한 놈이로구나!

ㅡ둔하지 않은 이가 바로 전진해 나아가려 해고 분이 없을때는 어떠합니까?

ㅡ신령스런 기미는 일찍이 끝난 곳을 이야기 할 수 없나니, 법에 집착되면 원래 어두움 속에 있는 자이니라.

ㅡ어떤것이 학인이 힘쓸 곳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봅이 오면 풀이 저절로 푸르고, 해가 솟으면 하늘이 밝느니라.

ㅡ어떤것이 힘쓰지 않을 것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산에서 돌이 무너져 내리고 평평한 개울에 불길이 타오르느니라.

 

◐ 은산(隱山)화상

 

동산(洞山)이 행각할 때에 길을 잘못 들어 선사꼐 왔는데 선사께서 물었따.

ㅡ이산엔 길이 없는데 어디로 왔는가?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오는 곳이 업지 않거니와 화상께서는 어디로부터 들어오셨읍니까

ㅡ나는 구름과 물은 차아오지 않았다.

ㅡ그러면 화상께서 먼저 사셨읍니까? 이산이 먼저 살았읍니까?

ㅡ모른다.

ㅡ화상 어찌하여 모르십니까?

ㅡ봄도 가을도 오지 않느니라.

동산이 다시 물었다.

ㅡ어떤 것이 손(손)사 가운데의 주인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백운이 청산을 덮었느니라.

ㅡ어떤것이 주인 가운데의 주인입니까?

ㅡ여러 해동안 문 밖을 나서지 않느니라.

ㅡ손과 주인의 거리가 얼마나 됩나까?

ㅡ긴 강 위의 물결이니라.

ㅡ손과 주인이 만났을떄 어떠한 이야기를 나눕니까?

ㅡ청풍이 백월(白月)에 부느니라.

선사께서 또 다음과 같이 송했다.

청산은 백운의 아비요

백운은 청산의 아들이라

백운이 종일토록 의지해 있으나

청산은 도무지 알지 못한다.

이 속의 뜻을 알고자 하는가?

한 치의 걸음도 옮기지 않는다.

동산이 이 게송에 응하여 송했다.

도는 무심하여 사람에게 합하고

사람은 무심하여 도에 합한다.

이 경계는 뜻을 알고 싶은가?

하나는 늙고 하나는 늙지 않는다.

이 게송에 의해 용아(龍牙) 대사가 송했다.

마음이 공한 것 도의 공함에 미치지 못하니

도와 마음이 공한 것 모양은 한 가지일세.

현혀함을 찹구한다는 것, 도가 공한 사람이 아닐런가.

잠시 만나더라도 보기는 쉽지 않다.

이 게송으로 인하여 조산(曺山) 대가가 말했다.

그년의 농사가 익지 않았으나

내년의 시앗은 기약이 있다.

나이 젊은 아비를 사랑하려면

기오코 머리 흰 아기를 찾으라.

 

◐ 흥평(興平)화상

동산(洞山)이 절을 하니 선사께서 말했다.

ㅡ늙어빠진 나에게 절하지 말라.

동산이 다시 말했다.

ㅡ늙어빠진 이에게 절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ㅡ그는 절을 받지도 않는다.

동산이 다시 말했다.

ㅡ일찌기 그친 적도 없읍니다.

동산이 하직을 고하니, 선사께서 물었다.

ㅡ어디로 가려는가?

동산이 대답했다.

ㅡ개울을 따라 그칠 곳이 없읍니다.

ㅡ법신이 흐름을 따르는가? 보신이 흐름을 따르는가?

ㅡ그러한 견해를 전혀 짓지 않십니다.

선사께서 손벽을 치면서 놀랐다.

이에, 보복(保福)이 말했다.

ㅡ찾아도 찾을 수 없는 이가 몇이나 되던고?

또 물었다.

ㅡ어떤 것이 옛 부처의 마음입니까?

선사께서 말했다.

ㅡ만일 그렇다면 나무 장승에게 물으라.

다시 사뢰었다.

ㅡ저에게 한 귀절이 있는데 여러 성인의 입을 빌리지 않습니다.

선사께서 말했다.

ㅡ일러보라.

동산이 말했다.

ㅡ저는 아닙니다.

◐ 미령(米嶺)화상

어떤 사람이 미령 화상에게 물었다.

ㅡ어떤 것이 누더기 밑의 일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추하고 더럽거든 그대 마름대로 싫어하라. 그러나 구름이 노을 빚에 걸리지는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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