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우(牧牛), 공(空)을 찾는 여정1. 소 혹은 소 아닌 소 절에 가면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불화 속의 동물은 소이다. 큰 절이나 작은 절이나 이 점은 마찬가지이다. 대웅전 처마 끝을 따라 걷다 보면 무심코 외벽을 따라 순차적으로 펼쳐진 〈십우도〉를 마주하게 된다. 민화처럼 담백하고 친숙한 〈십우도〉에는 화제에 해당하는 〈심우송〉이 대부분 곁들여 있다. 오랫동안 농경사회였던 이 땅의 뭇사람들은 집과 들에서 함께 살며 일하던 소를 절에 와서 다시 그림으로 만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왜 소일까? 소가 일상생활과 가깝다고 할지라도 사찰의 불화 속에 자주 등장한 필요조건이 될 수는 없다. 인간의 삶과 가까운 동물에는 소만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법명에서부터 깨달은 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