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과수행 48

사홍서원, 사회복지에 대한 실천적 해답 : 먹구름과 비

사홍서원, 사회복지에 대한 실천적 해답 ‘법화경 제5약초유품’에 먹구름과 비의 비유가 나온다. 비가 온 세상에 내려서 모든 약초와 크고 작은 나무들을 자라게 하듯이 부처님도 일체중생에게 평등하게 지혜의 감로비를 내리지만 단지 중생들의 능력에 따라서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차이가 있다는 비유이다. 아름다운 풍경화 한 폭을 보는 듯 한 법화경의 대표적인 비유이다. 그런데 이 비구름의 비유는 단순한 비유에서 끝나지 않고 끝부분에 등장하는 내용을 천태지의 대사가 해석하면서 대승불교의 핵심이며 오늘날 한국불교 법회의식 마지막 부분에 필수적으로 행해지는 사홍서원으로 발전하게 된다. ​ 사홍서원의 뿌리는 천태대사의 ‘석선바라밀차제법문’ 1권 상에서 ‘보살의 발심상’을 설명하면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사홍서원을 초기불교의 ..

법문과 수행 2021.02.12

세계는 한 송이 꽃

우주가 나를 돕는다 ​ 『지구를 치료하는 법』이라는 책에 보면 이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가지 예를 볼 수 있다. 책에 의하면 1950년대 보르네오 섬의 어떤 마을에 말라리아가 크게 유행했을 때 말라리아 모기를 없애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DDT를 뿌렸다고 한다. 모기는 모두 죽고 말라리아는 사라졌다. 그런데 그 후 여러 가지 기이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 우선 민가의 지붕이 너덜너덜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민가의 지붕에 살던 말벌이 DDT로 인해 모두 죽고 굼벵이를 먹이로 하던 말벌이 사라지자 굼벵이가 크게 번식하여 갈대로 이엉을 엮은 지붕을 먹어 버렸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양철판 지붕으로 바꾸었지만 열대지방의 맹렬한 소나기인 스콜이 양철지붕을 때리는 소리에 주민들은 잠을 이룰 ..

법문과 수행 2021.02.12

네 가지 생활지침, 사의법 四依法

네 가지 생활지침, 사의법 四依法 www.arama.kr 1. 들어가는 말 B.C.E. 600-500년경에 바라문의 사상에 맞서 새로운 우주․인생관을 제시하면서 자유로운 사상활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대거 출현했는데, 이들을 사문(沙門, samaṇa, śramaṇa)이라고 부른다. 붓다 역시 이 같은 사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사문이란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며, ‘몸을 괴롭게 하는 사람’이라는 정도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말이다. 이들은 기존 바라문의 생활방식과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유행기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출가하여 무리지어 숲속에서 지냈다. 이들 가운데는 윤회의 해탈을 위해 욕망을 극도로 억제하며 고행을 실천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정통 바라문 입장에서는 이단으로 볼 수 있..

계율과 불교윤리 1

계율과 불교윤리 제1장 불교승가의 성립 1. 사문의 등장과 출가 1) 사문과 출가 ⦁기원전 2000년경, 정복민족 아리아인이 드라비다인 원주민을 노예와 하고, 계급형성 → 카스트제도 ⦁브라만 영향이 비교적 적었던 동부인도 중심으로 카스트 중심사회, 가치에 대항하는 이들이 출현 → 사문 ⦁고타마 싯다르타 역시 당시 인도의 사회, 정치, 문화, 종교의 중심지였던 라자그하를 중심으로 출가생활 ⦁출가 : 4종 출가 ① 신심구출身心俱出 : 몸과 마음이 진심으로 출가한 상태 ② 신출심불출身出心不出 : 몸만 출가하고 마음은 출가하지 않은 상태 ③ 심출신불출心出身不出 : 몸은 출가하지 못했지만 마음은 출가한 상태 ④ 신심구불출身心俱不出 : 몸도 마음도 출가되자 않은 상태 2)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고타마 붓다 : 기원..

공이란 무엇인가?

“연기(緣起), 그것을 우리는 공(空)이라고 부른다.” (『중론』 제24장 관사제품 제18송 전반부) “자성(自性)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론』 제15장 관유무품 제2송 후반부) 연기(緣起)에 대한 오해 모든 것은 조건(=인연)에 의존하여 생겨나며, 그 조건이 유지되는 한도 내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불교의 핵심 교리인 ‘연기’라고 했다. 그런데 연기를 이렇게 이해하면 어떻게 될까? 흰 종이 한 장과 파란 종이 한 장이 간격을 두고 떨어진 채 놓여 있다. 바람이 불어와 두 종이는 서로 겹치게 되었다. 얼마 후 다시 세찬 바람이 불어와서 두 종이는 각각 다른 방향으로 멀리 날아가 서로 떨어졌다. 그러나 흰 종이는 변함없이 여전히 흰 종이고, ..

법문과 수행 2021.01.03

명상

의학은 건강에 관한 담론이었다. 의학사 연구자들은 의학의 관심이 건강과 질병의 프레임에 있음을 말한다. 정상상태와 병리적 상태의 이분법이야말로 의학의 기본이었다. 하지만, 근대를 지나며 의학은 생명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분과별 전문화의 길을 걷는 과학이 됐다. 생리학과 병리학을 기본으로 다양한 인체의 계통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 특히 과학혁명 이후의 의학은 형이상학적 태도에서 벗어나 분과학문의 하나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통합의학이라는 이름으로 몸과 마음을 종합적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명상에 관심 갖는 의학의 분야가 바로 통합의학이다. | 명상연구 30년간 1200배 늘어 명상을 효능을 실험하는 논문들이 쏟아지듯 나오고 있다. 명상이 불안과 우울, 공황장애, 수면장애,트라우마, ..

법문과 수행 2020.12.20

[붓다의 명장면] 나는 멈추었다, 그대도 멈추라.

“내가 살아온 걸 소설로 쓰자면 열권도 넘을 거야!” 아침저녁 드나드는 앞집 할머니가 입에 달고 사는 말씀이다. 구곡양장九曲羊腸에 진 주름이 얼마나 짜글짜글하기에 저러나 싶어, 한번은 그 소설 좀 들어보자고 청했다. 할머니는 신명난 소리꾼처럼 손짓 발짓에 침까지 튀기면서 지나온 설움들을 제법 실감 나게 풀어냈다. 허나 할머니의 판소리는 소설 열권 분량은 커녕 겨우 한 시간 남짓 만에 막을 내렸고, 주섬주섬 옷을 챙긴 할머니는 “있었던 일 다 말로 하자면 사나흘도 모자라”라는 말과 함께 퇴장하였다. 혹여 ‘다하지 못한 말씀’이 있나 싶어 그 후로도 여러 차례 할머니의 연설을 경청했지만 녹음테이프를 재생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았다. 게다가 열변을 토하며 거론한 사건들, 즉 시어머니에게 구박당한 이야기..

법문과 수행 2020.10.25

불교의 세계관

1. 반야의 마음에서 본 세계관 불교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주적인 세계관과 인생관의 교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종교로서 뿐만 아니라 철학, 예술, 학문, 정치, 경제, 사회, 과학, 윤리, 교육 심지어 건축, 민속 등에 이르기까지 동양의 전 역사, 전 문화에 그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이 거의 없다. 그러므로 동양의 불교사는 곧 동양문화사의 중핵을 이룬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물론 유교나 도교적인 문화가 거기에 비견될 만한 것이긴 하지만 그것들 역시 불교와의 상호습합 내지 연관 속에서 발전되어 왔다. 인도권은 물론이며 한국이나 전 아시아에 있어서 불교가 창생된 이래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고적이나 유물치고 불교문화의 성격을 띠지 않은 것은 거의 없을 정도로 불교문화는 질과 양에 있어..

법문과 수행 2020.10.01

보리방편문 설법

보리방편문 설법 (菩提方便門 說法) 오늘날같이 그지없이 혼란스러운 시대는 성자들의 예지(叡智)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흔히 복잡다기한 시대를 생각할 때는 중국의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를 상기합니다. 그러나 춘추시대는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이 각기 자기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것은 두드러진 사람들에 한해서입니다. 그렇게 혼란한 가운데도 일반 서민들은 자기 나름대로 생활을 했고, 오늘날같이 국민들 모두가 술렁거리는 그런 때는 아니었습니다. 오늘날은 심지어 중학생들까지도 의식화라는 그런 맑스주의의 병을 앓고 있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현대는 명확한 인생관(人生觀)의 정립이 없으면 자기도 바로 못살고, 가정도 바로 못다스리고, 우리 귀여운 학생들도 바로 교육할 수가 없습니다. 종교만 두고본다 하더라도 얼마나 가지 ..

법문과 수행 2020.09.20

[근본불교 강좌] 4-7 근본불교시대의 풍경

4-7 근본불교시대의 풍경 최초의 정사 성립 불교를 실천하는 가장 좋은 마당은 승가이다. 그러나 승가란 회중(會衆) 또는 집회를 뜻하는 말로 그것은 어디까지나 추상명사다. 승가의 생활 즉 부처님과 그 제자들의 매일 생활을 좀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그것에 관계되는 이미지는 당연히 정사라 할 수 있다. 정사는 불교승가에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부처님과 다섯 제자가 처음으로 미가다야(鹿野苑)에서 불교의 승가를 형성했을 때, 그들을 위해 있었던 것은 무성한 숲과 나무, 그리고 부드러운 풀밭뿐이었다. 그러나 부처님과 그 제자들의 승가에 정사라고 부르는 거주지가 생기게 된 것은 그다지 먼 일은 아니었다. 그것은 부처님이 최초의 설법을 마치고 다시 마가다국으로 돌아오고 나서의 일이었다. 마가다에서 부처님..

법문과 수행 2020.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