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록 5

조주록

​ 해제(解題) 조주 종심(趙州從諗:778~897, 全諗이라고도 함)스님은 조주(曹州)의 학향(郝鄕, 혹은 靑丘 緇丘人이라고도 함) 출신으로 속성은 학(郝)씨이다. 스님은 어린 나이에 고향의 호국원(護國院, 조당집에는 龍光寺라고 함)으로 출가하여 경과 율을 익히지 않고 곧바로 참선을 하였다. 그러다가 은사스님을 따라 지양(池陽)에서 남전 보원(南泉普願:748~835)스님을 참례하고 입실하였다. 그 후 남전스님이 입적하기까지 40여 년을 시봉하였다. 스님이 남전스님에게서 깨달은 인연에 대해서는 어록의 처음에 실려 있는데, 그 시기는 스님의 나이 20세 전후인 듯하다. 그리고는 곧 이어 제방의 선지식을 두루 친견하고 그 도행을 널리 익힌 것으로 보인다. 어록 가운데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내가 90년 전,..

선의 세계 2023.07.23

선문정로

선 문 정 로 일. 견성즉불 재득견성하면 당하에 무심하야 내약병이 구소하고 교관을 함식하느니라(종경 록 일 표종장) 견성을 하면 즉시에 구경무심경이 현전하여 약과 병이 전부 소멸되고 교와 관을 다 휴식하느니라. * 진여혜일의 무한광명은 항상 법계를 조요하고 있지마는, 삼세육추의 무명 암운이 엄폐하여 중생이 이를 보지 못한다. 운소장공하면 청천이 현로하여 백일을 보는 것과 같이, 삼세의 극미망념까지 멸진무여하면 확철대오하여 진여본성을 통견한다. 이에 일체망념이 단무하므로 이를 무념 또는 무심이 라 부르나니, 이것이 무여열반인 묘각이다. 그러므로 기신론에서 견성은 원리미세한 구경각이라 하였으며, 원효 현수 P010 도 그들의 기신론소에서 금강이환의 일체중생은 미리무명지념이라 하고 또 한 불지는 무념이라 하였..

선문정로 2020.09.06

선림보전

선림보전 선림고경에 씀 설봉스님이 하루는 원숭이들을 보고 말하기를 “원숭이가 각각 한 개의 옛거울[고경]을 짊어지고 있구나!” 하니 삼성스님이 “숱한 세월 동안 이름이 없거늘 어찌하여 옛거울[고경]이라고 합니까?” 하고 물었다. 설봉스님이 “흠이 생겼구나!” 하자 삼성스님이 말하기를 “천오백명을 거느리는 대선지식이 말귀도 못 알아들으십니까?” 하니 설봉스님이 말하였다. “노승이 주지하기가 번거로와서...” 알겠는가. 비가 연잎을 적시니 향기가 집에 떠돌고 바람은 갈대잎을 흔드는데 눈은 배에 가득하네. 설봉일일견미후내운, 자미후각각배일면고경. 삼성편문, 역겁무명하이창위고경. 봉운, 하생야. 성운, 일천오백인선지식화두야불식. 봉운, 노승주지사번. 회마 우증하엽향부옥 풍교노화설만선 불기 2532년 단오절 가야..

선림보전 2020.08.09

마조록, 백장록

마조록․백장록 선림고경(선림고경)에 씀 설봉스님이 하루는 원숭이들을 보고 말하기를 “원숭이가 각각 한 개의 옛거울(고경)을 짊어지고 있구나!” 하니, 삼성스님이 “숱한 오랜 세월 동안 이름이 없거늘 어찌하여 옛거울(고경)이라고 합니까?” 하고 물어니, 설봉스님이 “흠이 생겼구나!” 하되, 삼성스님이 말하기를 “일천오백인을 거느리는 대선지식이 화두도 모르십니까?” 하니, 설봉스님이 말하였다. “노승이 주지 하기가 번거로와서....” 알겠는가? 비가 연잎을 적시니 향기가 집에 떠돌고 바람이 갈대잎을 흔드니 눈은 배에 가득하네. 설봉일일견미후내운, 자미수각각배일면고경. 삼성편문, 력겁무명하이창위고경. 봉운, 하생야. 성운, 일천오백인선지식화두야불식. 봉운, 노승주지사번. 회마 우증하엽향부옥 풍교로화설만선 불기..

조주록 강해 24(105-110)

조주록 강해 원문출처 105. '분별없는 가르침' 한 스님이 물었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다만 가려 선택하지만 말라고 했습니다. 말을 꺼냈다 하면 그것은 가려 선택하는 것이 되는데, 큰스님께서는 어떻게 사람들을 가르치겠습니까?” “어째서 옛 사람의 말씀을 다 인용하지 않느냐?” “저는 거기까지 밖에는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가려 선택함을 꺼릴 뿐이다.” ​ ‘지도무난 유혐간택 (至道無難 唯嫌揀擇)’, 신심명의 이 법어(法語)가 계속 인용되고 있습니다. '도(道)란 단지 분별(分別)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뿐입니다. 선(善)이니 악(惡)이니 가리지 않고(그렇다고 악한 일을 행하라는 뜻은 절대 아니겠죠?), 좋음 싫음 구분치 않고, 괴로움 즐거움 나누지 말란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