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알기

법화경과 천태학 (1)

수선님 2024. 1. 14. 13:09

법화경과 천태학 (1)

 

지 안

 

 

1. 법화 삼부작을 통한 법화경 심층 이해

 

중국 수나라 때의 천태지의(天台智顗: 538~597) 대사는 『법화경』을 깊이 연구하여 천태 교학의 체계를 완성 시킨 인물이다. 그는 법화 3부작으로 알려진 <법화현의(法華玄義)>와 <법화문구(法華文句)> 그리고 <마하지관(摩訶止觀)>을 저술하여 법화 사상과 그 수행법을 널리 선양하였다.

 

 

그는 『법화경』을 이론과 수행 면으로 나누어, 전자를 <법화현의(法華玄義)>와 <법화문구(法華文句)>에서, 후자를 <마하지관(摩訶止觀)>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이 세 저술은 후세에 와서 법화경 대의 핵심을 심층적으로 풀이한 유명한 명저(名著)로 평가되었다. 이 책들은 지의의 강설을 제자 장안관정(章安灌頂: 561~632)이 기록해서 만들어진 책들이다. <법화현의>와 <법화문구>는 교리를 설명하고 <마하지관>은 관법을 설명했다. 이리하여 이 세 저서가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교관이문(敎觀二門)의 체계를 세워 천태학을 완성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여 『법화경』을 통하여 새로운 불교의 학설을 정립한 것을 법화학이라 하여야 할 것을 주로 천태학이라고 불러왔다.

 

천태학의 성립 과정은 지의 이전으로 소급되어 올라간다. 천태가 스승 혜사(慧思)를 만난 인연과 남북조 시대의 양극화된 불교계 상황 그리고 북주(北周) 무제(武帝)의 법난(法難)이라는 사회적 배경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남북조 후반기의 남조에서는 『열반경(涅槃經)』, 『성실론』을 중심으로 한 현학적인 이론 불교가 발달 되었고, 북조에서는 『십지론』, 『무량수경론』, 『법화론』 등이 선 수행의 지침서로서 기능을 담당하면서 실천적 불교가 발달하였다.

 

이렇게 남북조의 불교가 양극화된 분위기 속에서 서로 대립하면서 그 폐단이 표출되자 지의는 이를 두고 학문적 불교에 치우쳐 이론에만 능통한 남조의 스님들을 ‘문자법사(文字法師)’라 비난하고, 선 수행실천만을 중시하여 경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북조의 스님들을 ‘암증선사(暗證禪師)’라 비난하였다. 이러한 폐단을 극복하고 진정한 수행자의 모습을 갖추게 하는 방안이 바로 이론과 실천을 통합한, 즉 교관쌍수(敎觀雙修)를 내세워 천태학이 성립된 것이었다.

 

교관이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이론적 체계인 교문에서는 천태는 교판(敎判)을 오시팔교(五時八敎)로 설정하고 있다. 오시(五時)는 부처님의 일생동안 설한 가르침의 내용을 5시기로 구분한 것이고, 팔교(八敎)는 부처님 설법을 방법과 내용에 따라 분류한 ‘화의사교(化儀四敎)’와 ‘화법사교(化法四敎)’를 합한 것이다. 그리고 찰나의 생각 속에 삼천세계가 갖추어져 있다는 일념삼천설(一念三千說)과 모든 존재는 공(空 ) · 가(假) · 중(中)의 세 가지 측면이 원융한 데서 진리를 찾을 수 있다는 원융삼제(圓融三諦) 등이 교문에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실천적 체계인 관문은 삼종지관(三種止觀)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종지관은 지관(止觀)을 닦는 방법론적 측면에서 분류한 것으로, 점차지관(漸次止觀), 부정지관(不定止觀), 원돈지관(圓頓止觀)이 여기에 해당한다. 첫째, ‘점차지관’은 낮은 곳에서부터 높은 곳으로 점차적으로 수행하여 진리에 이르는 방법인데, 『차제선문(次第禪門)』에 나와 있다. 둘째, ‘부정지관’은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하는 방법론으로, 얕은 수행과 깊은 수행을 그때의 형편에 따라 상호적용하며 순차적 단계를 지키지 않고 전후를 자유롭게 서로 호응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육묘법문(六妙法門)』에 설해져 있다. 셋째, ‘원돈지관’은 처음부터 인식하는 그대로가 실상의 진리임을 체득하는 수행법으로, 『마하지관』에 설해져 있다. 원돈지관의 핵심은 사종삼매(四種三昧)와 십경십승관법(十境十乘觀法)에 있다.

 

2. <법화현의>의 오중현의와 칠번공해

 

삼부작 중 <법화현의>는 법화의 취지를 경의 제목을 가지고 심오하게 설명한 것으로 경의 제목만 가지고도 대의를 드러내 놓은 명저로 평가받는다. 오중현의(五重玄義)라 하여 경 제목을 해석한 석명(釋名), 제시되는 이치의 특징을 밝히는 변체(辨體), 경의 종취가 무엇인가를 밝힌 명종(明宗), 의심을 끊어주고 신심을 일으키는 효용에 대하여 논한 논용(論用), 경이 불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판정하는 판교(判敎) 등 5가지 관점에서 설명을 하고, 이렇게 하는 이유에 대하여 7가지 조목을 설정, 통론형식으로 밝히는 칠번공해(七番共解)가 내용의 줄거리다.

 

칠번공해는 첫째 표장(標章)은 장을 나타낸다는 말로 오중현의의 요강을 나타낸다. 경의 제목(名)을 방편(權)과 진실(實)이 둘이 아닌 제법실상의 묘법으로서 꽃과 열매가 동시에 있는 연꽃에 비유되는 순수 원만의 묘법이라고 설명한다.

경이 설명하는 참된 이치의 본체(體)는 ‘일체를 모두 하나의 진실’로 열어 나타내는(開顯) 실상의 미묘한 이치라고 한다. 경의 종요(宗)는 실상의 원인을 닦아 실상의 결과를 얻는 일승의 인과에 있다고 밝히고 경의 역용(用)은 적문과 본문에서 방편의 의심을 제거하여 진실의 믿음을 얻는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법화의 교상(敎相)은 위 없는 제호의 교상이라 설명한다.

이렇게 표장을 통해 오중의 개요를 설명함으로써 오중현의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이해하게 한다.

 

두 번째 인증(引證)은 오중(五重)의 뜻을 경전을 인용하여 증명하는 것인데 오중(五重)이 독단적인 사견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경전에 근거한 것임을 밝힘으로써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생기(生起)는 오중이 생겨난 전후 차례를 설명하는 것으로, 오중이 뒤죽박죽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논리정연하고도 보편타당한 것임을 밝힘으로써 선정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넷째 개합(開合)은 오중을 여러 가지로 비교하여 여타 법상과의 관계를 뚜렷하게 알게 하는 것으로 오중과 여타 법상과의 관계성을 분명히 함으로써 지혜를 증장하는 것이다.

 

다섯째 요간(料簡)은 오중에 대해 갖가지 질의응답을 통해 이치를 명료히 하는 것인데, 질의응답을 통해 오중을 더욱 분명하게 알게 하는 것이다.

 

여섯째 관심(觀心)은 오중을 자기 마음에 거둠으로써 자신의 마음에 갖추어진 이치를 보게 하는 것으로 오중을 통해 마음으로 살피는 것이야말로 이론을 실천으로 옮기게 하는 올바른 수행이라 는 것이다.

 

일곱째 회이(會異)는 다른 이름을 함께 모은다는 뜻인데 이치에 의거해 다른 이름을 실상의 한 이치로 모으고 뜻에 의거해 다른 이름을 오중에 모은다는 것이다. 비록 갖가지 이름이라도 부처님의 사실단(四悉檀)에 의해 일어나는 가르침이므로 사실단을 오장(五章)과 같이 보고 모든 다른 이름이 오장에 거두어짐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하여 다양하면서도 통일적인 단일한 불교 이해를 가능케 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칠번공해를 통해 오중현의의 간략한 개요를 나타내고, 다음으로 개별적인 해석으로 오장에 대한 자세한 해석에 들어간다.

 

첫 번째, 이름을 해석하는 장(釋名)에서는 다섯 글자로 된 경의 제목 가운데 ‘묘(妙)’자와 ‘법(法)’자에 대한 해석이 가장 자세히 하고 있다. 먼저 남악혜사(南岳慧思)의 뜻에 의거하여 마음, 부처, 중생의 삼법묘(三法妙)로 ‘법’자를 해석한다. 이 가운데 중생법묘(衆生法妙)를 해설하는 중에 십여시(十如是), 십법계(十法界)를 삼전독문(三轉讀文)하여 삼제원융을 설하고 십계, 십여에 의거해 제법실상을 설명한다.

 

다음 ‘묘’자를 해석하는데, 전체와 개별로 해석한다. 전체적인 해석에는 상대와 절대의 두 묘를 설하고 마음과 부처와 중생의 삼법이 피차 상대하여 묘가 될 뿐만 아니라 방편과 진실의 하나로 합쳐지는 유일한 법계를 참된 묘법이라 한다. ‘묘’자의 개별적인 해석에서는 자세하게 적문(迹門) · 본문(本門) ⸱ 심(心)의 세 가지 십묘(十妙)를 설한다. ‘묘’자를 설명하는 것이 대단히 광범위하고 깊으며 자세하다.

 

먼저 적문의 십묘란 석가 한 부처님이 설하신 자행의 원인과 결과, 교화할 때 교화 주체와 교화 대상에 대한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법을 경(境), 지(智), 행(行), 위(位), 삼법(三法), 감응(感應), 신통(神通), 설법(說法), 권속(眷屬), 이익(利益)으로 나누어 통찰한다.

 

3. 열 가지 묘(十妙)

 

❶ 적문십묘 (迹門十妙)

 

첫 번째는 경묘(境妙)로 자행의 인위(因位)에서 관찰하는 경계를 십여, 십이인연, 사제, 이제, 삼제, 일실제(一實諦)' 무제(無諦)의 일곱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가운데 일체 경계가 모두 묘경(妙境)임을 밝힌다.

 

두 번째는 지묘(智妙)로 앞 경계를 관찰하는 능관지(能觀智)를 세속지로부터 묘각지에 이르는 이십지(二十智)로 설명하는 가운데 지혜가 묘지(妙智)임을 밝히고 있다.

 

세 번째는 행묘(行妙)로 지혜로 경계를 관찰하며 닦아가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행을 차제(次第)와 불차제(不次第)로 나누어 성(聖) ⸱ 범(梵) ⸱ 천(天) ⸱ 영아(兒) ⸱ 병(病)의 오행(五行)을 설명하는 가운데 모든 행이 묘행(妙行)임을 밝힌다.

 

네 번째는 위묘(位妙)로 수행하여 나아가는 계위로서, 『법화경』 <약초유품>에 설해진 소 ⸱ 중 ⸱ 대의 세 약초와 크고 작은 두 나무와 가장 진실한 계위 등 여섯 가지 계위로 나누어 설명하는 가운데 모든 계위가 묘위(妙位)임을 밝힌다.

 

다섯 번째는 삼법묘(三法妙)로 앞 경 ⸱ 지 ⸱ 행 ⸱ 위에 의해 이르는 결과의 덕, 즉 진성(眞性 : 理) ⸱ 관조(觀照 : 智) ⸱ 자성(資成 : 用)을 삼궤三軌로 하여 설명하는 가운데 삼법과 삼도(三道)를 하나로 하여 삼법이 모두 법묘(法妙)임 밝히고 있다. 이상의 다섯 묘는 자행(自行 인과에 관한 것이고, 이하는 화타(化他)의 인과로서 교화하는 부처님의 미묘한 역용과 교화 받는 중생의 이익을 설명한다.

 

여섯 번째는 감응묘(感應妙)로 부처님의 힘을 움직이는 중생의 감(感)과 이에 응하는 부처님의 응(應)으로 설명하는 가운데 일체 감응이 모두 묘함을 밝히고 있다.

 

일곱 번째는 신통묘(神通妙)로 교화 주체인 부처님의 신업(身業)과 부사의한 전변을 생득(生得) ⸱ 보득(報得) ⸱ 수득(修得)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가운데 일체 신토가 모두 묘임을 밝히고 있다.

 

여덟 번째는 설법묘(說法妙)로 여래의 구업(口業)에 관계된 가르침을 구부(九部)ㆍ십이부(十二部) 등 경전의 구성에 의거하여 설명하는데 일체 설법이 모두 묘임을 밝히고 있다.

 

아홉 번째는 권속묘(眷屬妙)로 여래의 권속을 이성(理性) ⸱ 업생(業生) ⸱ 원생(願生) ⸱ 신통생(神通生) ⸱ 응생(應生) 등으로 논설하는 가운데 일체 권속이 모두 묘임을 밝히고 있다.

 

열 번째는 이익묘(利益妙)로 권속이 얻는 공덕 이익을 정설분(正說分)과 유통분(流通分)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가운데 일체 이익이 모두 묘임을 밝히고 있다.

 

이상의 열 가지 법을 해석함에 있어서 모두 오미(五味)에 상대하여 추와 묘를 판정하고, 다음으로 ‘추즉묘’라 하여 모두 실상으로 개현하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이것을 적문십묘(迹門十妙)라 한다.

 

 

 

 

 

 

 

 

법화경과 천태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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