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스크랩] 증일아함경 : 내가 최고로 미묘한 법을 설명하리라

수선님 2018. 2. 4. 13:47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최고로 미묘한 법을 설명하리라. 그것은 처음도 중간도 마지막도 좋고 뜻이 심오하며 범행을 완전히 갖추어 닦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을 모든 번뇌를 깨끗이 하는 법이라 이름하나니, 너희들은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왜 이 경을 모든 번뇌를 깨끗이 하는 법이라 이름하는가? 어떤 번뇌는 봄으로 말미암아 끊어지고, 어떤 번뇌는 공경함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며, 어떤 번뇌는 가까이함으로 말미암아 끊어지고, 어떤 번뇌는 멀리함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며, 어떤 번뇌는 즐김으로 말미암아 끊어지고, 어떤 번뇌는 위의로 말미암아 끊어지며, 어떤 번뇌는 사유로 말미암아 끊어지느니라.

 

  어떤 번뇌가 봄[見]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는가? 이른바 범부는 성인을 보지 못하고 여래의 법을 순종하지 않으며, 성현의 법을 옹호하지 않고 선지식을 가까이하지 않으며, 선지식과 함께 일하지 않는다.

 

  그래서 법을 듣고는 사유해야 할 법은 분별하지 않고 사유하지 말아야 할 것을 사유한다. 그래서 생기지 않았던 탐욕의 번뇌[欲漏]가 생기고 이미 생긴 탐욕의 번뇌는 더욱 많아지며, 생기지 않았던 생존의 번뇌가 생기고 이미 생긴 생존의 번뇌는 더욱 많아지며, 생기지 않았던 무명의 번뇌가 생기고 이미 생긴 무명의 번뇌는 더욱 많아진다. 이것이 사유하지 말아야 할 법을 사유한다는 것이니라.

 

  그는 어떤 법을 사유해야 하는데 그 법을 사유하지 않는가? 이른바 사유할 법이란, 생기지 않은 탐욕의 번뇌를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긴 탐욕의 번뇌는 없애며, 생기지 않은 생존의 번뇌를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긴 생존의 번뇌는 없애며, 생기지 않은 무명의 번뇌를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긴 무명의 번뇌는 없애는 것이다. 이른바 이런 법은 사유해야하는데 사유하지 않고 사유하지 말아야 할 것을 사유한다. 사유해야 할 것을 사유하지 않아 생기지 않았던 탐욕의 번뇌가 생기고 이미 생긴 탐욕의 번뇌가 더욱 많아지며, 생기지 않았던 생존의 번뇌가 생기고 이미 생긴 생존의 번뇌가 더욱 많아지며, 생기지 않았던 무명의 번뇌가 생기고 이미 생긴 무명의 번뇌는 더욱 많아진다.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어떨까, 아주 먼 옛날이 있었을까? 지금의 나도 아주 먼 옛날에 존재했을까?'

  또 이렇게도 생각한다.

  '아주 먼 옛날이 없었을까? 아주 먼 옛날엔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을까? 아주 먼 옛날엔 누구로 있었을까? 어떨까, 또 아주 먼 미래가 있을까? 지금의 나도 아주 먼 미래에 존재할까?'

  혹은 또 이렇게 말한다.

  '아주 먼 미래는 없을까? 아주 먼 미래엔 어떻게 존재하게 될까? 아주 먼


  미래엔 누가 될까? 어떨까, 이 중생들은 아주 긴 시간 동안 존재할까? 이 중생들이 아주 긴 시간 동안 존재한다면 어디에서 온 걸까? 여기서 목숨을 마치면 어디에 태어날까?'

  그는 이런 나쁜 생각을 내고는 곧 여섯 가지 소견을 일으키고 계속해서 삿된 소견을 낸다. 즉 '나[我]는 있다'는 소견을 확실히 가지고, '나는 없다'는 소견을 확실히 가지며, '나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소견을 확실히 가진다. 또 그 몸을 관찰하고는 '자기에게서 자기를 볼 수 없다'는 소견을 일으키고, '나 없음에서 나 없음을 볼 수 없다'는 이런 소견을 일으킨다. 그 가운데서 이런 소견들을 일으킨다. 그 때 그들은 다시 이런 삿된 소견을 일으킨다.

  '나란 곧 금생에도 이러하고 후생에도 이러하다. 언제나 세상에 존재하면서 없어지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으며 옮기지도 않는다.'

  이것이 이른바 삿된 소견의 무더기이다. 삿된 소견의 재앙·근심·슬픔·괴로움·번민은 모두 이것으로 말미암아 생겨 고칠 수 없고 또 버릴 수도 없어 괴로움의 근본을 더욱 더해 간다. 그래서 사문의 행과 열반의 길을 가지 못하느니라.

  또 비구들이여, 현성의 제자는 그 법을 닦되 차례를 잃지 않고 잘 옹호하며 선지식과 더불어 함께 일한다. 그는 능히 분별하여 사유하지 말아야 할 법도 잘 알고 사유해야 할 법도 잘 안다. 그래서 그는 사유하지 말아야 할 법을 사유하지 않고 사유해야 할 법을 사유하느니라.

  그는 사유하지 말아야 할 어떤 법을 사유하지 않는가? 모든 법에 있어서 생기지 않았던 탐욕의 번뇌가 생기고 이미 생긴 탐욕의 번뇌는 더욱 많아지며, 생기지 않았던 생존의 번뇌가 생기고 이미 생긴 생존의 번뇌는 더욱 많아지며, 생기지 않았던 무명의 번뇌가 생기고 이미 생긴 무명의 번뇌는 더욱 많아진다면, 이른바 이런 법은 사유하지 말아야 할 법이므로 사유하지 않는다.

  그는 사유해야 할 어떤 법을 사유하는가? 모든 법에 있어서 생기지 않은 탐욕의 번뇌가 생기지 않고 이미 생긴 탐욕의 번뇌를 없애며, 생기지 않은 생존의 번뇌가 생기지 않고 이미 생긴 생존의 번뇌를 없애며, 생기지 않은 무명의 번뇌는 생기지 않고 이미 생긴 무명의 번뇌를 없애며, 이른바 이런 법은 사유해야 할 법이므로 사유한다.

 

  그는 사유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사유하지 않고 사유해야 할 것은 사유한다. 그는 이렇게 사유하여 곧 세 가지 법을 없애니,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몸이 있다고 보는 소견과 그릇된 계율에 대한 집착과 의심이다. 이것을 바로 알고 보지 못하면 번뇌의 행이 더할 것이요, 만일 잘 보고 듣고 생각하고 알면 번뇌의 행이 더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알고 이미 보았다면 번뇌가 생기지 않을 것이니, 이른바 이런 번뇌가 봄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는 것이다.

 

  그 어떤 번뇌가 공경함[恭敬]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는가? 이른바 비구는 굶주림과 추위를 참고, 비바람·모기·등에와 욕설과 비난으로 매우 고달프고 몸에 병이 생겨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곧 죽을 지경이 되더라도 그것을 능히 참아낸다. 만일 그렇게 하지 못하면 곧 괴로움이 생기고 만일 그것을 참으면 이런 괴로움은 생기지 않는다. 이른바 이런 번뇌가 공경함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는 것이다.

 

  그 어떤 번뇌가 가까이함[親近]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는가? 이른바 비구는 조심해서 옷을 받고는 그것을 호사로 생각하지 않으며, 다만 그것으로 몸을 지탱하고, 추위와 더위를 피하며, 비바람이 몸에 들이치지 않게 하고, 몸을 가려 알몸을 드러내지 않을 생각만 한다. 또 조심해서 때맞춰 걸식하고는 그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며, 다만 그것으로 몸을 지탱하고, 묵은 병을 고치고 새 병은 생기지 않게 하며, 온갖 행을 잘 단속하여 범하는 일이 없고, 언제나 안온하게 범행을 닦으면서 세상에 오래 살 생각만 한다. 또 조심해서 침구를 가까이하고는 화려한 장식에 집착하지 않으며, 다만 굶주림과 추위·비와 바람·모기와 등에를 막고, 그 몸을 지탱해 도법을 행할 생각만 한다. 또 조심해서 의약을 가까이하고는 그 의약에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다만 병을 고쳐 몸을 안온하게 할 생각만 한다. 만일 가까이하지 않으면 곧 번뇌의 근심이 생기고 가까이하면 번뇌의 근심이 없어진다. 이른바 이런 번뇌가 가까이함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는 것이다.

 

  그 어떤 번뇌가 멀리함[遠離]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는가? 이른바 비구는 마치 포악한 코끼리·낙타·소·말·호랑이·이리·개·독사와 깊은 구덩이·위험한 언덕·가시덤불·벼랑·진창 등을 멀리 피하듯이 어지러운 생각들을 없앤다. 또 나쁜 벗을 따르지 않고 나쁜 사람을 가까이하지도 않으며, 깊이 사유해 이런 생각을 마음에서 지우지 않는다. 만일 잘 단속하지 않으면 곧 번뇌가 생기고 잘 단속하면 번뇌가 생기지 않는다. 이른바 이런 번뇌가 멀리함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는 것이다.

 

  그 어떤 번뇌가 즐김[娛樂]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는가? 이른바 비구가 탐욕이 생겨도 버리지 못하고 성이 나도 버리지 못하며 미움이 생겨도 버리지 못할 때, 만일 그것을 버리지 못하면 번뇌가 생기고 그것을 능히 버리면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른바 이런 번뇌가 즐김으로 말미암아 끊어지는 것이다.

 

  어떤 번뇌가 위의(威儀)로 말미암아 끊어지는가? 이른바 비구는 눈으로 빛깔을 보더라도 빛깔에 대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또 더러운 마음도 일으키지 않아 눈을 온전히 하며, 결함도 샘도 없이 눈을 잘 단속한다. 귀로 소리를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을 보거나 몸으로 감촉을 느낄 때도 마찬가지며, 뜻으로 법을 알더라도 더러운 마음을 전혀 일으키지 않고 또 집착하는 생각을 일으키지도 않으며 그 뜻을 단속한다. 만일 그 위의를 갖추지 않으면 번뇌가 생기고 그 위의를 갖추면 번뇌의 재앙이 생기지 않는다. 이른바 이런 번뇌가 위의로 말미암아 끊어지는 것이다.

 

  그 어떤 번뇌가 사유로 말미암아 끊어지는가? 이른바 비구는 염각의(念覺意)를 닦아 탐욕 없음에 의지하고 더러움 없음에 의지하고 완전히 사라짐에 의지하여 벗어남[出要]을 구하며, 법각의(法覺意)·정진각의(精進覺意)·희각의(喜覺意)·의각의(?覺意)·정각의(定覺意)·호각의(護覺意)를 닦아 탐욕 없음에 의지하고 더러움 없음에 의지하고 완전히 사라짐에 의지하여 벗어남을 구한다. 만일 그것을 닦지 않으면 번뇌의 재앙이 생기고 그것을 닦으면 번뇌의 재앙이 생기지 않는다. 이른바 이런 번뇌는 사유로 말미암아 끊어지는 것이다.

 

  또 비구들이여, 비구가 모든 번뇌에 있어서 봄으로써 끊을 것은 보아서 끊고, 공경함으로 끊을 것은 공경하여 끊으며, 가까이함으로 끊을 것은 가까이하여 끊고, 멀리함으로 끊을 것은 멀리하여 끊으며, 즐김으로 끊을 것은 즐김으로 끊고, 위의로 끊을 것은 위의로 끊으며, 사유로 끊을 것은 사유하여 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일체 위의를 완전히 갖추어 결박을 끊고 애욕을 떠나 네 가지 흐름[四流]을 건너 점점 괴로움을 벗어난다는 것이니라.

 

  비구들아, 모든 번뇌를 없애고, 모든 불세존들께서 늘 행하시는 일인 형상이 있는 모든 중생들을 자비스레 생각하는 것을 나는 이제 다해 마쳤다. 너희들은 항상 고요한 곳이나 나무 밑을 좋아하며 부지런히 정진하고 게을리 하지 말라. 지금 부지런히 하지 않으면 뒤에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느니라. 이것이 내 교훈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출처 : 무인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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