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도지경 14. 어떻게 하는 것을 정진(精進)이라고 하는가?
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떻게 하는 것을 정진(精進)이라고 하는가?
가령 수행하는 이가 공한 것이어서 아무 것도 없는 것임을 오로지 정밀하게 하여 마음에서 버리지 않는다면
이것을 정진이라고 한다.
가령 들에서 난 불[野火]이 점점 번져 자리 가까이까지 이르고, 또 의복을 태우며 위로는 머리와 눈에까지 미친다면, 마음속으로 마땅히 생각하기를 '불이 내 머리를 태우고, 설령 뼈와 살과 피부까지 다 태워서 내 몸이 죽는다 할지라도 끝내 수행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해야 한다.
왜냐 하면 아무리 내 몸을 태운다 할지라도 족히 내 몸이라고 말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 몸 속에 있는 음욕·성냄·어리석음의 불은 나고 죽음이 있는 세 갈래 악한 세계[三惡道] 가운데를 계속하여 돌면서 나의 몸을 태우며, 수없는 세상을 지내는 동안 미처 구경(究竟)의 경지를 얻어 도덕에 이르지 못하게 하였다.
아무리 온몸을 태운다 할지라도 족히 구제될 수가 없고, 다만 마땅히 힘으로 음욕·성냄·어리석음의 불을 꺼야 할 것이니, 이미 멸도를 얻고 나면 다시는 도로 물러남이 없을 것이고, 이미 몸이 없고 나면 안팎 모든 불의 환난(患難)도 없을 것이다.
이 음욕·성냄·어리석음은 쉽게 소멸할 수 없을 것이니, 비유하면 왕겨[糠]를 태우는 불로 구리쇠를 녹이려고 하면 끝내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처럼 마음을 굳게 먹고 일체 방편을 써야 곧 음욕·성냄·어리석음의 병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도덕에 대하여 전일하고 순수함을 가지고
마땅히 그렇게 할 때에 몸을 아까워하지 말라.
비유하면 코끼리가 그 몸을 씻을 적에
깨끗이 목욕하고는 다시 땅 위에 눕듯이 하라.
가령 위급한 액난(厄難)이 자신에게 미치고
우레와 번개가 몰려오더라도 놀라지 말라.
비유하면 시든 꽃을 사람이 아까워하지 않듯
번뇌 버리는 것도 그와 같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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