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도지경 13. 어떤 것을 믿음[信]이라고 하는가?
8. 분별상품(分別相品)
어떤 사람이 보배 구슬을
큰 바다에 떨어뜨리려 잃어버리고는
바로 보물 건지는 기구를 가지고
바닷물을 말려 보배 구슬을 찾기 위해
정진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마음을 집중해 꼼짝하지 않자
바다 신이 이러함을 보고
즉시 구슬을 찾아 돌려주었네.
그가 마침 이런 방편을 쓰자
천왕은 생각을 끊고
초월하여 대보산(大寶山)에 이르러
나태하거나 게을리 함이 없었네.
본래의 무(無)함을 마침내 깨달아
집착 없으신 분께 머리 조아리고
서원(誓願)한 것을 바꾸지 않으신
가장 수승한 분께 귀의하여 예배드렸네.
용왕이 몸을 서린 것처럼
또한 이와 같이 단정히 앉아
도를 구하기 위해 정진하여
큰 힘[大力] 일으켜 불도를 얻으셨고
혼자 행한 지 7일째 되는 날에
능히 인욕하여 여인을 교화시키셨나니
저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고
진실하게 보아 바꾸지 않았네.
도를 행하는 이는 혹 마음속으로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고 죽고 하기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고 음욕·성냄·어리석음을 익혀온 지도 너무나 오래 되었다. 사람의 수명은 짧고 게다가 게으름까지 피웠으니, 어떻게 한 생(生) 만에 온갖 번뇌를 다 제거해 없앨 수 있겠는가?'라고 하기도 할 것이다.
만일 이런 생각이 있을 적에는 마땅히 이런 관법(觀法)을 행해야 한다.
'비유하면 오래된 낡은 집에 애당초 사는 사람이 없어 여러 해 동안 등불을 켜지 않아 어두울지라도 불을 잡고 들어가기만 하면 어둠은 곧 사라지듯이, 아무리 오랫동안 더러운 때와 온갖 독을 익혀 왔다 하더라도 지혜만 있으면 모든 번뇌는 소멸되고 말 것이다. 왜냐 하면 지혜의 힘은 강하고 어리석음은 하열(下劣)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도의 뜻을 구하려면 게으르지 말지니
법의 이로움[法利]을 얻어 쇠모(衰耗)함을 여의고
부처님의 밝고 빛나는 지혜를 받들어
영원히 음욕·성냄·어리석음을 없앨지어다.
누가 능히 이것을 받들고 도를 따르기를 이와 같이 할 것인가?
오직 믿음이 있는 자라야 정진하여 지혜로워질 수 있으며,
아첨하는 것이 없는 마음이 있어야 그가 곧 이러한 행을 따를 수 있다.
어떤 것을 믿음[信]이라고 하는가?
- 온갖 물건은 모두 덧없는[無常] 데로 돌아간다는 이치와,
- 받은 몸은 죄다 근심과 고통일 뿐이라는 사실과,
- 삼계(三界)는 모두가 공(空)한 것이라는 것과,
- 일체의 모든 법들을 따져 보면 모두 나 없음[無我]을 보아 아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아는 것 이것을 믿음이라고 말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그 도를 수행하는 이는
세간은 불안한 것임을 알아야 하나니
온갖 물질은 모두 덧없는 것이라는 것과
받은 몸은 다 괴롭다는 것과
삼계는 모두 공(空)하다는 것과
일체 법에는 나[我]라는 것이 없음을 알아서
있는 곳에서 잘 받아 수행하는 이를
곧 믿음이 있는 이라고 말한다.
가령 나[我]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
곧 뒤바뀐 사람이라고 하고
능히 모두 다 공한 것임을 잘 알게 되면
곧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그는 부처가 되어 감로(甘露)의 도를 얻은 이라네.
이와 같은 것을 깨달아 아는 이는
능히 동요할 리가 없을 것이니
이를 곧 믿음이라고 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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