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도지경 17. 남에게 해를 끼치면 도리어 제 자신이 죄를 받는다.
가령 수행하는 이가 정욕이 너무 왕성하면 그들을 위하여 사람의 몸은 깨끗하지 못하다는 법을 말해주어야 하는데,
그 법은 세 가지 품계의 가르침이 있다.
그 첫째는 몸의 뼈가 쇠사슬처럼 서로 연결되어 지탱하고 있음을 관찰하게 하는 것이요,
둘째는 적절하게 법의 가르침을 받아 문득 머리뼈를 관찰하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미 이렇게 관찰하는 법을 말해 마치고는 다시 이마 위를 관찰하게 하되 마음을 머리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가령 진노(瞋怒)가 너무 왕성하게 많은 사람은 그에게는 자비한 마음을 말해주어야 하는데,
그 자비한 마음에는 네 가지 품계가 있다.
첫째는 부모와 종친을 말하고,
둘째는 몹시 친하거나 소원함이 없는 중간 계층의 사람을 말하며,
셋째는 여러 보통 사람들을 말하고,
넷째는 이러한 수행 방법을 얻어서 자비한 마음을 평등하게 베풀고 원수를 보호해서 어진 마음[仁心]을 원만하게 갖추면, 아홉 가지 번뇌[九惱]와 횡진(橫瞋)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하나니, 이러한 이치를 분별한다면 아무리 두터운 친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를 멀리 여읠 것이다.
무엇을 아홉 가지 번뇌이고, 또 횡진이라고 하는가?
첫째는 혼자 마음속으로 '이 사람은 과거에 나를 침해하여 해를 끼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둘째는 '이 사람이 뒷날 혹 나를 침해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셋째는 '금생(今生)에 나를 또 속인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넷째는 '과거에 나의 친구를 억울하게 하였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후세에 혹 내 친구를 침해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현세에 또 내 친구를 속인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그 사람은 전에 나의 원수를 존경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후세에 혹 또 그를 존경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금생에 또 그를 존경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비록 이런 마음이 있다 할지라도 마땅히 모조리 버려야 한다.
어떻게 해야 능히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의 몸을 침해하지 못하게 할 것인가?
오직 마땅히 자신을 잘 지켜 남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나도 전생에 착하지 못한 죄가 있었던 까닭에 이런 나쁜 과보(果報)를 초래한 것이고, 나의 친구도 본래 죄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환난을 받는 것이며, 나의 원수도 본래 저 사람과는 숙세(宿世)에 친한 사이였고, 또 복덕(福德)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공경을 받는 것이니, 세 가지 품계[品]의 아홉 가지 고뇌에 아무런 원한도 품을 처지가 아닌 것이다.
어떤 것을 횡진이라고 하는가?
일찍이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인데도 보게 되면 곧 그에게 성이 나는 것이니, 그러면 곧 생각하기를 '이 사람은 일찍이 내 몸을 침해하여 억울하게 한 적이 없고, 현세에도 잘못이 없으며, 후생에도 실수가 없을 터인데, 무슨 까닭에 악한 마음을 품고 남을 대할 것인가'라고 해야 한다.
그 악한 마음을 내어 남에게 해를 가한다면 도리어 제 자신이 죄를 받으리니,
비유하면 바람을 향하여 먼지를 뿌리면 도리어 제 자신이 먼지를 뒤집어쓰는 경우와 같다.
도를 수행하는 이가 능히 성냄을 소멸하여 일어나지 않게 하지 못한다면, 이런 사람들은 도품(道品)에 들지 못할 것이니, 비유하면 술잔에 물을 담은 것과 같아서 먼 데까지 미치게 하지는 못하는 경우와 같다. 그러나 능히 성냄을 제어하는 이는 마치 물이 불을 끄는 것과 같아서 해를 끼치는 일이 없을 것이니, 이렇게 수행하는 이는 도율(道律)에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비록 칼과 톱으로 몸이 끊기는 괴로움을 당한다 할지라도 성냄을 일으키지 말되, 마치 마른 나무가 불에 타는 것처럼 원한의 마음이 없어야 할 터인데, 어찌 성내는 마음을 가지고서 정신(精神)으로 향해 가겠는가?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자기 자신이나 보통 사람과 원수에 대해
평등하게 보고 조금도 다르게 하지 않으며
아홉 가지 번뇌 모두를 버리고
뜻을 세워 횡진이 없어야 한다.
마음을 제어하여 원한을 품지 않기를
마른 나무처럼 성냄이 없어야 하나니
도지(道地)를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이와 같이 해야 번뇌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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