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도지경 19. 교만을 다스리는 방법
가령 도를 수행하는 이가 교만이 너무 많을 경우, 그를 위하여 이 이치를 말해주어야 한다.
사람에게는 세 가지 교만이 있나니,
첫째는 '내가 아무개만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요,
둘째는 '아무개는 나와 동등하다'고 말하는 것이며,
셋째는 '내가 아무개보다 낫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는 스스로 대단하다는 마음을 품으리니, 마땅히 이런 생각을 해야 한다.
'성 밖에 무덤 사이에는 버려진 뼈 가루와 몸과 머리가 따로따로 있는 것이 있는데, 혈맥은 없어지고 가죽과 살이 녹아 문드러져 있다.'
마땅히 가서 이런 것을 본다면, 빈부·귀천·남녀·크고 작음·단정함·추함·더러운 것들도 모두 이 마른 뼈와 다를 게 없는데 무슨 차별이 있겠는가?
나서 죽을 때까지 이 몸은 살[肉]이 옷이 되고 가죽으로 그것을 싸고 있으며, 피가 윤택하게 하고 힘줄로 묶어진 것이며, 의복·향(香)·꽃·영락을 두른 그 몸도 비유하면 환화(幻化)와 교풍(巧風)이 합쳐진 것과 같아서 다만 마음[心]·뜻[意]·의식[識]을 인하여 두루 돌면서 움직이는 것이다.
성곽·나라·고을·마을이며, 나고·들고·나아가고·멈추는 데에 이르기까지도 이러한 법으로 관찰하고 나면, 교만이 없어질 것이므로 본래 무(無)한 것이라는 것을 관찰한 이는 무덤이나 일체 사람들을 보는 것이 평등하여 다름이 없을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그 호걸스러우며 부귀를 누리는 이나
가마를 타고 성 밖에 나가 노는 이나
묘지 사이에 흩어져 있는 이도
헤아려 보면 똑같을 뿐 다를 게 없다.
한가롭게 나무 밑에 앉아
이와 같은 법(法)을 관하고
마음 잡아 도를 행한다면
교만의 불[慢火]도 능히 태우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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