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관사상

[스크랩] 3. 6근(根)을 관찰하는 장[觀六情品] 8偈

수선님 2018. 3. 11. 12:36

3. 6()을 관찰하는 장[觀六情品] 8

 

 

[] 경전에서는 여섯 근()이 있다고 말한다. 이른바 다음과 같다.

 

[][][][][][] 등의 6(:)이네.

이 눈 등 여섯 근은 색() 등 여섯 경계에 작용하네. (1)

 

 

이 중에서 눈[]이 안[]의 근()이 되고 색()이 바깥의 경계가 되어 눈이 색을 보고, 나아가 뜻[]이 안의 근이 되고 법()이 바깥의 경계가 되어 뜻[]이 법()을 능히 인식한다.

[] 그렇지 않다. 왜 그러한가?

 

이 눈은 자기를 볼 수 없네.

자기를 볼 수 없는데 어떻게 다른 것을 보겠는가? (2)

 

 

이 눈은 자기를 볼 수 없다. 왜 그러한가? 마치 등불이 자기를 비추고 또 다른 것을 비출 수 있듯이 그렇게 눈이 봄[見相]을 갖는 것이라면, 자기도 비추고 다른 것도 비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게송에서 자기를 볼 수 없는데 어떻게 다른 것을 보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다.

[] 눈은 자기를 볼 수 없긴 하나 다른 것을 볼 수는 있다. 마치 불이 다른 것을 태울 수는 있으나 자기를 태우지는 못하는 것과 같다.

 

[] 불의 비유는 눈의 봄을 성립시키지 못하네.

이미 간 것과 아직 가지 않은 것과

지금 가고 있는 것에서 이미 다 이것에 답했네. (3)

 

 

그대가 불의 비유를 제시하긴 했지만 눈의 봄[見法]을 성립시키진 못한다. 이것에 대해서는 감과 옴을 관찰하는 장[觀去來品]에서 이미 답했다. 이미 간 것에 감이 없고 아직 가지 않은 것에 감이 없고 지금 가고 있는 것에 감이 없듯이, 이미 탄 것과 아직 타지 않은 것과 지금 타고 있는 것 모두에 태움()이 없다. 이렇듯이 이미 본 것과 아직 보지 않은 것과 지금 보고 있는 것 모두에 봄[見相]이 없다.

 

봄이 아직 보지 않았을 때라면 봄이라 하지 않네.

그런데 봄이 본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이치에 맞지 않네. (4)

 

 

또 눈이 아직 색을 대하지 않았을 때는 보지 못하니, 그 때를 봄이라 할 수 없다. 색을 대함으로 인하여 봄이라 한다. 그래서 게송에서 아직 보지 않았을 때라면 봄이라 하지 않네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어찌 봄이 볼 수 있겠는가?

또 두 경우 모두 봄이 없다. 왜 그러한가?

 

봄은 보지 않네. 보지 않음도 보지 않네.

봄이 타파되었다면 보는 이도 타파된 것이네. (5)

 

 

봄은 보지 않는다. 앞에서 이미 과실을 말했기 때문이다. 보지 않음도 보지 않는다. [見相]이 없기 때문이다. [見相]이 없는데 어떻게 보겠는가? [見法]이 없으니 보는 이도 없다. 왜 그러한가? 만약 봄[]을 떠나서 보는 이가 있다면 눈이 없는 이가 다른 감관[]으로 보는 것이리라. 만약 봄이 본다면 봄에 봄[見相]이 있는 것이니 보는 이에게는 봄[見相]이 있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게송에서 봄이 타파되었다면 보는 이도 타파된 것이

라고 말한 것이다.

 

봄이 없어도 봄이 없지 않아도 보는 이를 얻을 수 없네.

보이는 이가 있지 않은데 어떻게 봄과 봄의 대상이 있겠는가? (6)

 

 

또 봄이 있다 해도 보는 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봄이 있지 않다 해도 보는 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보는 이가 있지 않은데 어떻게 봄과 봄의 대상[可見]이 있겠는가? 보는 이가 있지 않은데 누가 봄에 의해서 바깥의 색을 분별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게송에서 보는 이가 있지 않은데 어떻게 봄과 봄의 대상이 있겠는가?’ 하고 말한 것이다.

 

봄과 봄의 대상이 있지 않으니 식() 등 네 법()이 있지 않네.

4() 등의 연()들이 어떻게 있을 수 있겠는가? (7)

 

 

또 봄과 봄의 대상이 있지 않으니 식()()()()의 네 법이 모두 있지 않다. () 등이 있지 않으니 4()13) 12연기의 분지(分枝)도 있지 않다.

 

()()()()(), (), 듣는 이[聞者] 등도

이와 같은 이치라는 것을 알아야 하네. 모두 위에서 말한 바와 같네.(8)

 

 

또 봄과 봄의 대상[可見]이 뭇 연()에 귀속되기 때문에 확정된 자성[定性]이 없어 공()하듯이, 그 밖의 이() 등의 다섯 근()이나 성() 등의 다섯 경계[]도 봄이나 봄의 대상과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치가 같기 때문에 별도로 설명하지 않겠다.

 


출처 : 청산백운
글쓴이 : mangu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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