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의 자료론
초기불교에 관한 연구 자료는 부파불교가
전한 문헌 가운데 남아 있다.
오늘날 남아 있는 문헌은 팔리성전
가운데에서는 경장과 율장,
그리고 한역에서는 아함경과 여러 부파의 율장,
그리고 단편적으로 발견되어
학계에 발표되고 있는 산스크리트어의
단편 아가마(Āgama, 阿含經)와 율장들이다.
율장은 붓다가 정한 출가교단의 계율과 그것을 제정하게 된 유래 등을 서술한 것이고, 경장은 붓다가 성도한 이후 45년간 설법한 내용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이러한 문헌들은 부파불교시대에 몇몇 부파에 의해 최종적으로 편집된 것이다. 팔리어 율장 소품에 의하면 붓다가 입멸한 직후 마하깟싸빠(大迦葉)의 제언에 따라 500명의 출가 수행자들이 라자가하(王舍城)에 모여서 붓다의 가르침을 결집하였다고 한다.
이것을 제일결집이라고 한다. ‘결집’(Samgiti, 合誦)이란 붓다의 교설을 ‘함께 암송하는 것’이란 뜻인데, 현대어로는 성전의 편찬을 의미한다. 이때는 마하깟싸빠가 회의를 주재하고 우빨리(Upali)가 ‘율(律)’을, 아난다(Ānanda)가 ‘법(法)’을 송출(誦出)하고 참가자 전원이 붓다의 교설로 확인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 송출된 율과 법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 현존의 율장과 경장으로 발전했는가는 확인하기 어렵다.
현재의 성전 ‘율장’과 ‘경장’이 현재와 같은 형태로 완성되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렸는데, 일반적으로 그 일단의 원형이 이루어진 것은 붓다 입멸 후 100년 무렵이라고 한다. 붓다의 입멸 직후 제일결집 무렵부터 붓다의 전체 교설을 정리하고 편집하려는 관심이 높아져, 그 후 약 100년 사이에 ‘율’에 관한 것은 ‘율장’으로 집성되고, ‘법’에 관한 것은 ‘경장’으로 집성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여기서 ‘장(藏, pitaka)’이라고 하는 것은 ‘바구니’라고 하는 의미로서 각각의 율이나 법의 수록을 의미한다. 현존하는 ‘율장’으로서는 팔리어로 씌어진 남방상좌부(분별설부)의 [팔리율]과 한역으로 전해지고 있는 법장부의 [사분율], 화지부의 [오분율], 설일체유부의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가 있으며,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는 티베트역도 전하고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씌어진 완전한 형태의 율장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일부이기는 하지만 설일체유부, 근본설일체유부, 대중부에 속한 율장의 단편은 상당한 분량이 발견되었으며, 그 밖에 서역어(西域語, 쿠차 Kuca어 등)로 씌어진 단편도 중앙아시아에서 발견되고 있다.
오늘날 한 부파의 ‘경장’으로 완전하게 전해지고 있는 것은 남방상좌부의 팔리어로 씌어진 ‘오부(五部, ‘部’는 nikaya의 역어로서 ‘部類’의 뜻)’뿐이며 그 밖의 다른 부파에서 전승된 대부분의 경장은 잃어버렸다. 한역으로 전하는 ‘경장’에는 ‘아함경’ 혹은 ‘아함(阿含, 아함은 Āgama의 음사로 ‘전승된 가르침’의 뜻)’이라 일컬어지는 네 가지 아함경이 있는데, 그것은 단일한 부파의 소전(所傳)이 아니라 몇 개의 부파에서 전하는 아함이 따로따로 번역되어 우연히 하나로 갖추어진 것이다.
즉 법장부의 소속이라고 하는 [장아함경], 설일체유부 계통의 [중아함경]과 [잡아함경], 대중부 계통이라고 하지만 소속 부파가 분명하지 않은 [증일아함경] 등의 네 가지가 모여 사아함(四阿含)의 형태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이 사아함 이외에 여기에 속하는 각각의 경전 중 하나만 별도로 한역된 것도 있으며, 또 여러 가지 산스크리트 경전의 단편도 중앙아시아에서 발견되고 있다. 간다라어로 씌어진 [법구경] 등도 있으며, 또한 티베트어로 번역된 경전도 약간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별적인 경전은 일찍이 존재하였던 여러 부파에 소속된 아함경 전체에서 볼 때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