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 - 무문관(無門關)
마조선사에게 어떤 수행자가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고 묻자 선사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非心非佛)."
앞에서 말한 "마음이 곧 부처님'이라는 말씀과는 모순되지만, 사실 마조선사도 때로는 "마음이 곧 부처님"이러고 했고, "마음도 부처님도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에 와서는 경제생활이 넉넉해졌지만, 넉넉한 만큼 오히려 정신적인 공허를 느끼는 불균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즉 경제적인 면과는 다른 차원의 욕구불만으로 몸과 마음이 괴로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마음의 공허를 채우고, 영원한 행복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우리들입니다.
"그 영원한 행복을 멀리서 찾지 말라. 마음이 곧 부처니라"라고 마조선사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에 집착헤서는 안 됩니다. '집착하지 않음'에도 집착헤서는 안 된다는 부정의 부정이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라고 말한 마조선사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비심비불'이란 말에도 구애되면, 마조선사는 논법을 바꿔 다른 말을 할 것입니다.
대매산의 법상스님도 "마음이 곧 부처님"이란 말을 끝까지 고집한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곧 부처님이다(卽心是佛)"가 그대로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非心非佛)"이고, 이 '비심비불'이 바로 '즉심즉불'의 심경인 것입니다.
도원선사는 언뜻 보아 정반대인 것으로 생각되는 이 두 가지 말을 교묘히 노래하고 있습니다.
원앙이냐 갈매기냐
물결 사이를 떴다 가라앉았다 하는구나
물결 사이를 떴다 가라앉았다 하는 것은 원앙새인지 갈매기인지 알 수 없다. 원앙새라도 그만이고 갈매기라도 그만이다. 굳이 구분할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곧 부처냐 아니냐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은 부처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인간은 부처도 죌 수 있고 범부(凡夫)도 될 수 있습니다. 뭐라고 정의를 내릴수 없는 존재가 인간입니다.
'마음이 곧 부처다'란 무엇이고, '마음이 부처가 아니다'란 무엇인지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다른 데 한눈 팔지 말고 지금 바로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거기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松原泰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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