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불교 Early Buddhism

[스크랩] 초기불교 - 9. 초기 교단의 형성과 과정

수선님 2018. 4. 1. 13:15

 

초기불교 마성스님 / 동국대강사

 

초기 교단의 형성과 과정

    야사의 출가 

     

    녹야원에서의 다섯 비구들에게 설법한 것을 계기로 붓다의 교화활동은 급속히 전개되었다. 먼저 바라나시에서 장자(長者)의 아들 야사(Yasa, 耶舍)를 교화시켜 출가하게 하여 아라한이 되었으며, 그의 부모와 아내도 삼보에 귀의하여 재가신자가 되었다. 야사의 친구 4명과 50명의 옛 친구도 출가하여 아라한이 되었다. 빨리어 [율장(律藏)] 「대품(大品)」에서는 그 전후의 활동 사항을 순서대로 자세히 전하고 있다. 여기에 기록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어느 때 바라나시에 ‘야사’라는 젊은이가 살고 있었다. 그는 좋은 가문 출신으로 큰 부호의 아들이었다. 그는 매우 호사스럽게 생활했으며, 다섯 가지 애욕에 둘러싸여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여흥을 즐기고 난 뒤 시녀들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야사는 애욕에 환멸을 느꼈다. 그는 곧바로 출가하여 녹야원으로 향했다. 

     

    그때 세존께서는 새벽이 되었을 무렵에 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거닐고 계셨다. 세존께서는 멀리서 야사가 오고 있는 것을 보셨다. 세존께서는 거니는 것을 멈추시고 준비된 자리에 가서 앉으셨다. 야사는 세존이 계신 근처로 와서 탄식하였다. “아, 재앙이로다. 아, 재난이로다.” 

    세존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야사야, 여기에는 재앙이 없다. 여기에는 재난이 없다.

    야사야, 이리 와서 앉거라. 그대를 위해 법을 설하겠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차례차례 법을 설하셨다. 

     

    “보시(布施)를 실천하고 계율(戒律)을 준수하면 하늘에 나게 된다. 여러 애욕에는 환난과 공허함과 번뇌가 있기 마련이다. 애욕에서 벗어나면 큰 공덕이 드러난다.” 

    세존께서는 야사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고 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번뇌에서 벗어나 청정하고 가르침을 따르고자 한다는 것을 아셨다. 그리하여 본래 진실한 고집멸도(苦集滅道)의 가르침을 설하셨다. 

     

    마치 때 없는 흰 천이 잘 염색되듯이, 야사는 그 자리에서 먼지와 대를 멀리 여읜 법안(法眼)을 얻었다. 곧 ‘모여서 이루어진 것은 모두 소멸한다.’고 깨달았던 것이다. 최초의 남자 신자 야사가 없어진 것을 뒤늦게 알고 야사의 아버지인 장자는 야사를 찾아 나섰다. 세존께서는 장자가 멀리서 오고 있는 것을 보고 생각하셨다. 

    ‘신통을 일으켜 장자가 여기 앉아 있어도, 그 옆에 않은 자신의 아들을 보지 못하도록 해야겠다.’ 

     

    그때 장자는 세존이 계신 곳으로 와서 야사를 보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세존께서는 장자를 자리에 앉게 하고, 야사에게 설했던 것과 똑같은 법을 차례차례 설하셨다. 그때 장자는 진실로 법을 보았고, 법을 얻었고, 법을 알았고, 법을 꿰뚫었다. 의심에서 벗어났고, 망설임을 제거했고, 두려움이 없었고, 스승의 가르침 외에 다른 것은 필요 없게 되었다. 그러자 장자는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이곳에서 세존께 귀의하오며, 법과 비구 승단에 귀의합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신자로 받아 주십시오. 오늘부터 생명이 다할 때까지 귀의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장자는 삼귀의(三歸依)에 의한 최초의 남자 신자가 되었다. 

     

    야사의 구족계 수계 세존께서 신통을 거두시자, 장자는 야사가 앉아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는 야사에게 말했다. “야사야, 너의 어머니가 슬픔에 빠져 있다. 어머니를 죽게 하서는 안 된다.” 

    그때 세존께서는 장자에게 당신의 아들 야사는 유학(有學)의 지견(智見)을 얻었으므로 다시는 세속으로 돌아가 예전처럼 애욕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유학(有學)이란 사제(四諦)의 이치를 깨닫기는 하였으나 아직 번뇌를 다 끊지 못하여 지계와 선정과 지혜의 삼학(三學)을 계속 배워야 하는 사람을 말한다. 아라한의 성자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기 때문에 무학(無學)이라고 부른다. 

    장자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 아들 야사의 마음에 집착이 사라져 모든 번뇌에서 해탈하였습니다. 그것은 그에게 큰 이익이며, 큰 행운입니다. 세존이시여, 야사를 수종사문(隨從沙門)으로 삼으십시오. 그리고 오늘은 제가 공양을 올리고자 하오니 허락해 주십시오.” 

     

    수종사문이란 걸식(乞食)할 때에 장로 비구를 수행(隨行)하는 지위가 낮은 비구를 말한다. 장자가 떠나고 조금 지나 야사는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의 곁으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자 합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오라, 비구여. 내 이미 교법을 잘 설해 놓았다. 바르게 괴로움을 소멸시키고자 한다면 청정한 수행을 하라.” 

    이렇게 야사는 이렇게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아라한은 일곱 명이 되었다. 

     

    최초의 여자 신자 그 뒤 세존께서는 수종사문이 된 야사와 함께 장자의 집으로 가서 공양을 받았다. 그때 야사의 어머니와 과거의 아내도 세존의 설법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저희들은 이곳에서 세존께 귀의하오며, 법과 비구 승단에 귀의합니다. 세존께서는 저희를 신자로 받아 주십시오. 오늘부터 생명이 다할 때까지 귀의하겠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삼귀의 의한 최초의 여자 신자가 되었다. 

     

    야사의 친구 4명 

    야사와 절친했던 4명의 친구가 있었다.

    그들은 크고 작은 부호의 아들들로서 비말라(Vimala), 수바후(Subahu), 뿐나지(Punnaji), 가밤빠띠(Gavampati)였다. 그들은 야사가 머리와 수염을 깎고 가사를 입고서 출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은 야사의 출가가 예사로운 일이 아니며, 하찮은 교법과 율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야사를 찾아왔다. 야사는 네 명의 친구를 세존께 데려가 가르침을 베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세존께서는 그들에게 법을 설했다. 그들은 모두 출가하겠다고 말했다. 세존께서는 그들에게 구족계를 주었다. 야사의 친구 50명 

    다시 야사가 재가 시절 사귀었던 50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그 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거나 그 다음 오래된 가문의 아들들이었다. 그들은 야사가 머리와 수염을 깎고 가사를 입고서 출가했다는 소식을 듣고 생각하였다.

     

     50명의 친구들은 야사가 있은 곳으로 가서 공손히 절하고 한쪽에 섰다. 야사는 50명을 데리고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세존께 공손히 절한 뒤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들 50명은 재가 시절 저의 친구들입니다. 세존께서는 이들에게 가르침을 베풀어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그들에게 차례차례 법을 설하셨다. 설법이 끝나갈 무렵, 마치 때 없는 흰 천이 잘 염색되듯이, 그들은 그 자리에서 먼지와 때를 멀리 여읜 법안을 얻었다. 곧 ‘모여서 이루어진 것은 모두 소멸한다.’고 깨달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구족계를 받았다. 세존께서는 다시 그 비구들에게 법을 설하셨다. 이윽고 그들의 마음에 집착이 사라져 모든 번뇌에서 해탈하였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아라한은 61명이 되었다.▣     
출처 : 미주현대불교
글쓴이 : 염화미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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