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능가경

[스크랩] 입능가경 9. 입도품(入道品)

수선님 2018. 4. 8. 13:00

입능가경 9. 입도품(入道品)
  
그 때 거룩하신 대혜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또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일체 보살과 성문과 벽지불의 멸진정(滅盡定)에 들어가는 체상(體相)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와 일체 보살들이 만약 멸진정에 들어가는 차제상(次第相)의 교묘한 방편을 잘 앎을 얻는다면, 성문과 벽지불의 삼매(三昧)·삼마발제(三摩跋提)인 멸진정의 낙(樂)에 떨어지지 아니할 것이며, 성문과 벽지불과 외도의 미혹한 법에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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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거룩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훌륭한 대혜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초지(初地)로부터 6지(地)에 이르러 멸진정에 들며, 성문과 벽지불도 또한 멸진정에 든다.

 

대혜여, 보살마하살이 7지(地)에서 생각 생각이 멸진정에 드니, 여러 보살이 모두 능히 일체법의 유무(有無)상을 멀리 떠난 까닭이다.

 

대혜여, 성문과 벽지불은 능히 생각 생각이 멸진정에 들지 못하니, 성문과 벽지불은 유위(有爲)의 행(行)에 반연하여 멸진정에 들어가기 때문에, 가취(可取)와 능취(能取)의 경계에 떨어져 있다. 그러므로 성문과 벽지불은 7지(地)에서 생각 생각이 멸진정에 능히 들어가지 못한다.

 

성문과 벽지불은 놀래고 두려워하는 생각을 내니, 모든 법이 다른 모양이 없는 데에 떨어질까 두려워하는 까닭이다.

 

모든 법의 여러 가지 다른 모양인 법과 법 아님, 선(善)과 불선(不善)의 법, 같은 모양과 다른 모양이 있음을 깨닫고 멸진정에 드니, 그러므로 성문과 벽지불은 능히 7지에서 생각 생각이 멸진정에 들어가지 못하며, 선교(善巧) 방편인 지혜가 없는 것이다.

 

대혜여, 7지 보살마하살은 성문과 벽지불의 심(心)·의(意)·의식(意識)을 전멸(轉滅)한다.

 

대혜여, 초지와 내지 6지(地) 보살마하살은 삼계(三界)가 다만 자심의 심·의·의식이요, 나와 내 것이라는 법을 떠나서 오직 자심의 분별임을 보고, 바깥 법의 여러 가지인 모든 모양에 떨어지지 않는다.

 

오직 이 범부의 속마음이 어리석어서 2변(邊)에 떨어져서 가취와 능취의 법을 보지만, 아는 것이 법이기 때문에 끝없는 예로부터 오면서, 몸과 입과 뜻과 망상과 번뇌와 희론의 훈습으로 모든 법을 내는 것임을 깨닫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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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혜여, 8지에서는 일체 보살과 성문과 벽지불이 열반이라는 생각에 든다.

 

대혜여, 보살마하살은 자기 자심의 삼매와 부처님의 힘을 입어서 삼매락(三昧樂)의 문에 들어가서 열반에 떨어져 머무르지 아니하니, 여래의 지위를 만족하지 못한 까닭이다.

 

만약 저 보살이 삼매문에 머무르는 자는 일체 중생을 휴식하게 하며 도탈(度脫)하기를, '여래종(如來種)을 끊으며, 여래가(如來家)를 멸함은 여래의 불가사의(不可思議)한 모든 경계를 보이기 위함이니, 그러므로 열반에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한다.

 

대혜여, 성문과 벽지불은 삼매락의 문인 법에 떨어지니, 그러므로 성문과 벽지불은 열반이라는 생각은 낸다.

 

대혜여, 보살마하살은 초지로부터 7지에 이르러서는 공교로운 방편을 갖추어서, 심·의·의식의 상(相)을 관찰하여, 나와 내 것이라 함으로 상을 취하는 법을 멀리 떠나고, 아공(我空)과 법공(法空)을 관찰하고, 같은 모양과 다른 모양을 관찰하여 4무애(無礙)인 공교로운 방편의(方便義)를 잘 알고, 자재(自在)롭게 차제로 모든 지위와 보리분법(菩提分法)에 들어간다.

 

대혜여, 내가 만약 모든 보살마하살의 같은 모양과 다른 모양인 법을 말하지 않는다면, 일체 보살은 모든 지위의 차례를 여실히 알지 못하고, 외도의 사견(邪見) 등의 법에 떨어질까 두려워하여, 나는 차례로 모든 지위의 모양을 말하였다.

 

대혜여, 만약 사람이 차례로 모든 지위에 들어간다면 다른 도(道)에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말한 '모든 지위의 차례인 모양'은 오직 자심에서 모든 지위의 차례 및 삼계에서 여러 가지 행상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모든 범부는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모든 범부는 깨달아 알지 못한 까닭이다.

그러므로 나와 일체 부처님께서 모든 지위의 차제의 모양과 삼계의 여러 가지 행상(行相)을 건립함을 말한다.

 

대혜여, 성문과 벽지불은 제8보살 지위의 적멸(寂滅)삼매의 낙문(樂門)을 좋아하고 취하였으므로 오직 자심의 견(見)임을 잘 알지 못하고, 자기 모양과 같은 모양의 훈습으로 장애함에 떨어지므로 인무아(人無我)와 법무아(法無我)의 견해인 허물에 떨어져서 분별하는 마음으로 열반이 된다고 이름하며, 능히 모든 법의 고요함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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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혜여, 보살마하살이 고요한 삼매락의 문을 봄으로서 본원(本願)을 기억하고 생각하여 큰 자비의 마음으로 중생을 건져주며, 10무진(無盡)의 여실행인 지혜를 아니, 그러므로 곧 열반에 들어가지 않는다.

 

대혜여, 보살마하살이 허망하게 분별하는 마음을 멀리 떠나며, 능취와 가취의 경계를 멀리 떠나는 것을 열반에 들어간 것이라 이름함이니, 여실한 지혜로서 '일체 모든 법이 오직 이 자심임'을 아니, 그러므로 분별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살은 심·의·의식을 취하지 않으며, 바깥 법이 실로 있다는 상에 집착하지 아니하지만, 그러나 불법의 수행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니, 근본지(根本智)에 의하여 전전(展轉)히 수행하여 자신에게서 부처님·여래의 증득하신 땅의 지혜를 구하려고 함이다.

 

대혜여, 사람이 잠을 자면서 꿈에 큰 바닷물을 건너려고 큰 방편을 일으켜 자신을 건너려고 하다가 건너지 못하고서 중간에 문득 꿈에서 깨면, 이러한 생각을 한다. '이것이 사실인가? 허망한 것인가?' 그는 또한 생각하기를, 이와 같은 모양은 사실도 아니며, 허망도 아니요. 오직 나의 본래 진실 아닌 경계를 허망하게 분별하는 훈습의 인(因)으로 여러 가지 형색을 본 것이니, 형색의 뒤바뀜은 유무를 떠난 것이 아니며, 의식의 훈습으로 꿈속에 보인 것이라 함과 같다.

 

대혜여, 보살마하살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8지(地)에서 분별하는 마음과 초지와 7지의 모든 법 같은 모양이 꿈과 같고 환상과 같아 평등하여 차별이 없음을 보고, '모든 공용(功用)인 가취(可取)와 능취(能取)의 분별하는 마음을 떠나고, 심(心)과 심수(心數)법을 보아서, 상상분법(上上分法)을 얻지 못한 수행자를 위하여, 그로 하여금 얻게 한다.

 

보살마하살이 수승한 법을 수행하는 것을 열반이 된다고 이름함이요, 모든 법을 멸하는 것을 열반이 된다고 이름함이 아니다.

 

보살마하살은 심·의·의식의 분별하는 상을 멀리 떠나므로 무생인(無生忍)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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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혜여, 제일의(第一義)에는 또한 차제도 없으며, 차제행(次第行)도 없어서 모든 법의 고요함이 또한 허공과 같다."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성문과 벽지불이 제8보살지의 적멸락(寂滅樂)의 문에 들어간다'라고 하시며, 여래께서 또한 말씀하시기를, '성문과 벽지불은 다만 이 자심의 분별임을 알지 못한다'라고 하시고, 또한 말씀하시기를, '모든 성문은 인무아(人無我)만을 얻고 법무아공(法無我空)은 얻지 못했다'라고 하시니, 만약 이 말씀과 같다면 성문과 벽지불은 오히려 능히 초지의 법도 증득하지 못하였는데, 어찌 8지의 적멸락의 문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내 지금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여 말할 것이다.

 

대혜여, 성문이 세 가지 있으니, 8지(地)의 적멸문에 들어갔다고 말한 것은, 옛적에 보살행을 닦은 자가 성문의 자리에 떨어졌다가 다시 본심에 의하여 보살행을 닦아서 한가지로 8지의 적멸락의 문에 들어간 것이요, 증상만(增上慢)인 적멸의 성문(聲聞)은 아니다. 그는 능히 보살행에 들어가지도 못했으며, 아직 삼계가 유심(唯心)임을 깨닫지 못했으며, 아직 보살의 모든 법을 수행하지 못했으며, 아직 모든 바라밀과 10지의 행을 수행하지 못했으니, 그러므로 결정(決定)의 적멸인 성문은 능히 저 보살의 행하는 바 적멸락의 문을 증득하지 못한다."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음일 뿐, 가진 바가 있지 않으니
  모든 행과 부처님의 지위를
  과거 미래 현재의 부처님께서
  항상 이와 같이 말씀하시네.
  
  7지(地)는 마음의 자리[心地]요,

  가진 바가 없는 것은 8지(地)이고,

2지는 행(行)이라 이름하며,
  다른 자리를 나의 자리[我地]라 하네.
  
  속 몸으로 증득함과 청정함은
  이는 나의 자리라 이름하니,
  자재하고 가장 훌륭한 곳인
  아가니타천(阿迦尼咤天)에서
  
  불꽃 같이 빛나게
  묘한 광명 내나니.
  여러 가지 아름답고 좋은 것으로
  삼계를 변화로 만들어내네.
  
  3계의 빛을 변화로 나타내며
  혹은 옛적의 교화가 있는
  그 곳엔 모든 승(乘)을 말하니,
  이것이 나의 자재(自在)한 자리라네.
  
  10지(地)가 초지로 되기도 하며,
  초지가 8지로도 되고
  9지가 7지로도 되며
  7지가 8지로도 된다네.
  
  2지가 3지로 되기도 하며
  4지가 5지로도 되고
  3지가 6지도 되지만,
  적멸에는 무슨 차제가 있으랴.
  
  결정인 모든 성문(聲聞)은
  
[215 / 415] 쪽
  보살행을 행하지 않으며,
  한가지로 8지에 들어가는 이는
  본래 보살행을 닦은 이라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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