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능가경 11. 불성품(佛性品) |
그 때 거룩하신 대혜보살마하살은 부처님께 또한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원하오니, 여래·응공·정변지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
선서(善逝)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음(陰)·계(界)·입(入)의 생(生)·멸(滅)하는 모양을 말씀해 주십시오. |
세존이시여, 만약 무아(無我)라면 무엇이 생(生)하며, 무엇이 멸(滅)합니까? |
세존이시여, 일체 범부는 생(生)·멸(滅)·주(住)에 의하여 고(苦)의 다함을 보지 못하니, 그러므로 열반(涅槃)의 모양을 알지 못합니다." |
부처님께서 거룩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
"훌륭하고 훌륭하다. 훌륭한 대혜여,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
"여래의 장(藏)은 선(善)과 불선(不善)의 인(因)이다. 능히 6도(道)와 더불어 생사(生死)의 인연을 지으니 비유컨대, 재주 부리는 아이들이 여러 가지의 재주를 부리는 것과 같아서, 중생이 여래장(如來藏)에 의지하여 5도(道)에서 나고 죽는다. |
[219 / 415] 쪽 |
대혜여, 여래장은 나와 내 것이라 함을 떠났지만, 모든 외도들은 알지 못하니, 그러므로 삼계에서 나고 죽는 인연이 끊어지지 않는다. |
대혜여, 외도들은 허망하게 아(我)를 계탁(計度)하므로 능히 여래장을 여실히 보지 못하니, 외도는 끝없는 예로부터 허망한 집착과 여러 가지 희론으로 훈습되었기 때문이다. |
대혜여, 아리야식(阿梨耶識)을 여래장(如來藏)이라 이름하니, 무명(無明)인 7식(識)으로 더불어 함께 함이 큰 바다에 물결이 항상 끊이지 않는 것과 같아서, 몸과 함께 생한 까닭이다. |
무상(無常)의 허물을 떠나고, 아(我)의 허물을 떠나면 자성(自性)이 청정할 것이다. |
그 외 7식이란 심·의·의식 등의 생각 생각이 머무르지 않는 생멸(生滅)의 법이니, 7식은 저 허망한 인(因)으로 말미암아 난 것이다. |
능히 모든 법을 여실히 분별하지 못하고, 높고 낮고 길고 짧은 형상을 보고 명상(名相)에 집착하므로 능히 자심(自心)으로 하여금 색상을 보며, 능히 고락(苦樂)을 얻으며, 능히 해탈의 인(因)을 떠나며, 명상으로 인하여 수번뇌(隨煩惱)인 탐(貪)이 나게되며, 저 생각하는 인(因)에 의하여 여러 근(根)이 멸진(滅盡)하므로 차제(次第)로 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자의(自意)의 분별에서도 고락인 감수[受]가 나지 않으니, 그러므로 소상정(少想定)과 멸진정(滅盡定)에 들어가며, 삼마발제(三摩跋提)와 4선(禪)과 참다운 해탈[實諦解脫]에 들어간다. |
그러나 수행하는 이는 '해탈이다'라는 상(相)을 내니, 허망한 상이 전멸(轉滅)함을 알지 못한 까닭이다. |
대혜여, 여래장식(如來藏識)은 아리야식(阿梨耶識) 속에 있지 않으니, 그러므로 일곱 가지 식(識)은 생함도 있으며, 멸함도 있으나, 여래장식은 생하지도 멸하지도 않으니, 무슨 까닭인가? 저 일곱 가지 식은 모든 경계와 생각함과 관(觀)하는 것에 의하여 나기 때문이다. |
이 7식의 경계는 일체 성문과 벽지불과 외도와 수행자도 능히 깨달아 알지 못하니, 여실히 인무아(人無我)를 알지 못한 까닭이며, 음·계·입의 법들을 보는 까닭이다. |
[220 / 415] 쪽 |
대혜여, 여래장은 여실히 5법의 체상(體相)과 법무아(法無我)를 본 것이므로 생함이 아니며, 여실히 여러 지위의 차례와 전전(展轉)히 화합함을 아는 까닭이다. |
다른 외도는 바르게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능히 관찰하지 못한다. |
대혜여, 보살이 부동지(不動地)에 머물면, 그 때엔 열 가지 삼매문(三昧門) 등을 얻어서 상수(上首)가 될 것이며, 한량없고 가없는 삼매를 얻고 삼매와 부처님의 주지(住持)하심에 의하여 헤아릴 수 없는 불법과 자기의 본원력(本願力)을 관찰하므로 삼매문의 실제(實際) 경계를 막아 두호(遮護 : 삼매락을 받지 않음)하고, 막아 두호하고는 자기 속 몸의 거룩한 지혜로 법을 증득하는 진실한 경계에 들어가서 성문과 벽지불과 외도의 수행으로 관찰할 바의 경계와 같지 않은 것이다. |
그 때엔 저 열 가지 성도(聖道)를 지나서 여래의 '뜻대로 나는 몸[義生身]'과 지혜의 몸에 들어가서 모든 공용(功用)인 삼매의 마음을 떠난다. 그러므로 대혜여, 보살마하살이 수승한 법인 여래장·아리야식을 증득하려 한다면 마땅히 수행하여 청정하게 할 것이다. |
대혜여, 만약 여래장·아리야식을 없는 것[無]이라 이름한다면, 아리야식을 떠나 생(生)도 없고 멸(滅)도 없을 것이다. |
일체 범부와 모든 성인도 저 아리야식을 의지하므로 생도 있으며, 멸도 있다. 아리야식을 의지하므로 모든 수행자는 자기 속 몸의 거룩한 행을 증득하는 데에 들어가서, 법락행(法樂行)을 나타내면서 쉬지 않는다. |
대혜여, 이 여래의 마음인 아리야식·여래장식의 경계는 일체 성문과 벽지불과 외도들은 능히 분별하지 못할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여래장은 이 청정한 모양이지만 객진번뇌(客塵煩惱)가 더럽힌 것으로 깨끗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대혜여, 나는 이 뜻에 의하여, 승만부인(勝鬘夫人)과 다른 보살마하살인 깊은 지혜 있는 자를 위하여 여래장·아리야식이 7종(種)의 식(識)과 함께 나는 것을 전멸상(轉滅相)이라 이름한다고 말하였으며, 여러 성문과 벽지불들을 위하여 법무아를 보였으며, 승만(勝鬘)에게는 '여래장은 이 여래의 경계이다'라고 말하였다. |
[221 / 415] 쪽 |
대혜여, 여래장식·아리야식의 경계는 나와 지금 그대와 여러 보살과 깊은 지혜 있는 자만이 능히 이 두 가지 법을 분별할 것이요, 다른 성문과 벽지불과 외도들의 명자(名字)에 집착하는 이는 능히 이 두 법을 요달하여 알지 못할 것이다. |
대혜여, 그러므로 그대 및 여러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 법을 배울 것이다. |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깊고 깊은 여래장(如來藏)이 |
7식과 더불어 함께 나서 |
두 법을 취하여 나는 것을 |
여실히 나지 않음[不生]으로 알라. |
거울의 모양과 같이 마음에 나타남은 |
끝없는 습기(習氣)로 훈습한 것이니, |
만약 여실히 관찰한다면 |
모든 경계 다 공(空)하여 없으리. |
어리석은 이, 달을 가리킴을 볼 때 |
손가락만 보고 달을 보지 않듯이, |
명자(名字)에 집착하고 계탁(計度)하는 이는 |
나의 진실을 보지 못하리. |
심(心)은 공교로운 재주를 부리는 이 같고 |
의(意)는 교활한 자 같으며 |
의식(意識)과 5식(識)은 |
허망하게 경계를 취하네. |
재주 부리는 아이들이 |
서로 어울림과 같이 |
[222 / 415] 쪽 |
범부를 속여 미혹함이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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