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이 많으면 불상이 커지고, 물이 깊으면 배가 높이 뜬다 - 보등록(普燈錄)
점토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큰 불상을 만들 수 잇습니다. 물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자연히 배는 높이 뜨게 됩니다. 이 구절을 읽으면 생각나는 말이 있습니다.
"번뇌가 클수록 깊어지고, 얼음이 많을수록 물의 양도 많아지며, 장애가 많을 수록 덕 또한 많다."
얼음이 녹은 것이 물입니다. 번뇌가 녹은 것이 부처님입니다. 그렇지만 얼음과 물이 같지 않듯 번뇌와 부처님은 다릅니다. 같으면서도 같지 않은 이 미묘함을 담은 말이 곧 "번뇌가 곧 보리(煩惱卽菩提)"입니다.
"떫은 감은 떫은 맛 그대로 달콤하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은 이 '그대로'를 실감하려면 상당히 오랫동안 업한 수련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떫은 감이 그대로 곶감이 됩니다. 이 작업은 떫은 맛을 빼거나 단맛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껍질을 벗겨 비를 맞지 않도록 정성껏 말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성을 번뇌에도 기울일 필요가 있스니다. 처마 밑에 달아맨 감은 오랫동안 말리지 않으면 곶감이 되지 않습니다. 번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랫동안 수행을 쌓지 않으면 번뇌가 깨들음으로 전환되지 않습니다. 「열반경(涅槃經)」에 이르기를 "불성(佛性)을 알려면 머름지기 시절인연(時節因緣)을 보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땡하 인연도 큰 지헤이자 자비입니다. 자주적인 수행만으로는 인간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이때와 인연이 제대로 적용해야 비로소 번뇌의 쓴맛이 단맛으로 변합니다. 수행정진하는 동시에 때와 인연이 오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구절과 같은 말에 "땅이 기름져야 가지가 크게 자란다(地肥茄大)"가 있습니다.
또한 "사람 몸이 곧 병이자 약[通身是病通身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사람이 향상심(向上心)을 가질수 있는 것은 바로 인런 자연의 진리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병이 완쾌할 날도 기대할 수 있고 부처님이 될 때도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松原泰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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