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

[스크랩] 禪門拈頌 1. 부처님의 일곱 걸음 이야기

수선님 2018. 6. 1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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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칙

세존이 처음 탄생하실 때 두루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시고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시고 한 손을 땅을 가리키시면서 “하늘 위나 하늘 아래나 나만이 홀로 존귀하다(天上天下 唯我獨尊)”고 하셨다.

염·송·어

운문(雲門)이 념(拈)했다.

“내가 그때 이 꼴을 보았더라면 한 방망이로 때려 죽여 개나 배불리 먹게하여 천하가 태평하게 했을 것이다.”

법안(法眼)이 말했다.

“점잖은 운문이여, 부처님을 욕하지 말라.”

설두현(雪竇顯)이 법안(法眼)의 말에 답했다.

“운문의 기세가 대단하기는 하나 불법의 도리는 없다.”

법용(法勇)이 다시 말했다.

“설두는 남의 허물만 볼 줄 아는구나.”

금산원이 말했다.

“법안이 처음 운문의 법을 들을 땐 온 몸에 진땀을 흘리면서 말하기를 ‘운문이 부처님을 비방했다’고 하더니 20년이 지난 뒤에야 알아채고 몹시 기뻐하며 법당에 올라 불법의 도리가 없구나” 하였는데 운문은 말하기를 “나의 평생 공부가 법안에게 엿보였도다” 하였다.

법안이 비록 운문을 엿보았으나 운문을 붙들어 일으키진 못했으므로 금산이 말하노라.

“버마재비가 앞서 뛰니 참새가 뒤를 따른다. 그 뒤에 총안을 가진 사람은 돛이 젖는 줄도 모른다” 하리니 누가 이 말의 뜻을 알아차린다면 나 또한 30방망이를 맞아야 할 것이다.

정자본(淨慈本)이 말했다

“그대들은 보지 못하는가? ‘만일 형상으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 나를 구하며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는 것이니 부처를 보지 못하리라.’ 이미 형상으로 보려 하거나 소리로서 구하는 일을 허락하지 않으니 말해보라.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대혜고가 말했다.

“부처의 지견을 열고, 지견을 보이고, 지견을 깨닫게 하였으나, 수 천년 뒤에 절름발이 중에게 ‘한 방망이로 때려 죽여 개에게나 배불리 먹여주어 천하가 태평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들을 줄 몰랐구나. 말해보라. 석가노자의 허물이 어디에 있는가.”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큰소리를 친 까닭인가?”

 

“남의 남녀들을 들뜨게 한 탓일까?”

 

양구하다가 말했다.

“만고에 푸른 못에 비친 달이여! 두세 번 건져보아야 거짓인줄 아느냐?”

감 상

운문을 욕하지 말라. 지견으로 지견을 열었어도 누가 법의 왕을 알겠느냐. 운문 또한 까맣다. 운문의 경계를 넘어야 부처의 참뜻이 있나니, 모두 운문의 칼에 쓰러지는구나. 운문의 칼은 날카롭지만 그 칼을 불에 던져 진금(眞金)을 가려보라. 운문의 칼에 쓰러진 자들에게 새가 울고 봄바람에 꽃이 피는 소식을 어떻게 전할까.

 

최동호/고려대 국문과 교수



출처 : 淨土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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