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

[스크랩] 禪門拈訟 3. 오통(五通)

수선님 2018. 6. 1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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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칙


오통선인(五通仙人)이 세존께 묻되 “부처님은 여섯 신통이 있으시고, 나는 다섯 신통뿐이니 어떤 것이 나머지 한 신통입니까?”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선인아!’하고 부르시니 선인이 답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그 한 신통을 그대는 나에게 물었는가?”하셨다.

염·송·어


 장산천(蔣山泉)이 송했다


한 신통을 나에게 묻느냐 하니
우뢰차(雷車)가 구름 속의 불로 뛰쳐나온다
하늘과 인간에 빗발이 쏟듯하니
이룡이 황금 자물쇠를 당겨 끊는다.
오통의 신통변화 부질없이 영검하니
눈썹이 가랑이에 돋는 줄을 몰랐네

운개본(雲盖本)이 염하되 “세존이 이렇게 부르시고 선인이 이렇게 대답하니 어느 것이 그 한 신통인가?”하고는 한참 있다 말하되 “차녀(?女)는 벌써 하늘로 날아갔거늘 어리석은 서방님은 여전히 아궁이 앞에서 기다리는구나”하였다.

감상

 

천안(天眼), 천이(天耳), 숙명(宿命), 신족(神足), 타심(他心)통 등 다섯 신통을 얻었으나 부처님이 가진 마지막 하나의 신통을 얻지 못했으므로 선인은 그것이 무엇이냐고 이렇게 물었다. 과연 부처님이 가진 하나의 신통은 무엇일까. 부처님은 아무 것도 답변하신 것이 없다. 다만 물은 자에게 다시 물었을 뿐이다.

그를 부름으로써 그 나머지 하나의 신통을 가르친 것이니 말하지 않고 가르친 것이 부처님이다. 왜냐하면 ‘오통선인아’라고 불렀을 때, 그가 대답했다는 것은 바로 그가 마지막 하나를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장산천이 송한대로 ‘한 신통을 나에게 묻느냐’라는 반문이 바로 구름 속에서 우뢰차가 불로서 쏟아져나오는 가르침을 준 것이다. 이룡이 황금 자물쇠를 끊듯이 오통의 신통변화란 마지막 하나의 신통이 없다면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운개본은 차녀를 예로 들어 이 말없는 설법을 가르친다. 사단(謝丹)이란 사람이 바닷가에서 큰 조개를 얻었는데 그 조개에서 미인이 나왔다. 그로부터 함께 살게 되었는데 어느날 차녀가 말하기를 “아궁이에 불을 좀 때시오. 나는 물을 길어 오겠소”하고 나가더니 끝내 돌아오지 않고 하늘로 날아갔다. 그런 줄도 모르고 사단은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 여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처님이 가진 마지막 하나의 신통은 이 차녀와 같은 것이다. 부처님이 “오통선인아”라고 불렀을 때 이미 하늘로 날아간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오통선인은 “네”하고 아궁이에 불을 때듯이 답변한 것이다.


선정(禪定)을 아무리 닦더라도 그것을 깨부수지 못한다면 부처님의 마지막 하나의 신통을 얻지 못한다.

 

최동호/고려대 국문과 교수


출처 : 淨土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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