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기, 연기법

장아함경 : 12연기를 게송으로 설하시다.

수선님 2018. 6. 17. 11:48

장아함경 : 12연기를 게송으로 설하시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말을 대중에게 이르노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들어라.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법을

  먼 옛날 보살은 관찰했다네.


  늙음[老]과 죽음[死]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일까?

  이렇게 바르게 관찰해 보고 나서

  생(生)으로 말미암아 있는 줄 알았네.


  생(生)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일까?

  이렇게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생(生)은 유(有)에서 일어남을 알았네.


  그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취(取)

  엎치락뒤치락 유(有)만 더욱 늘어나네.

  그러므로 여래는 이렇게 말하나니

  취는 곧 유의 인연이 된다.


  갖가지 더러운 오물의 무더기에

  바람 불면 악한 냄새 퍼지듯이

  취(取)의 원인도 마찬가지로

  애(愛)로 말미암아 널리 퍼진다네.


  애는 수(受)로 말미암아 생기나니

  괴로움을 일으키는 그물의 근본

  물들고 집착하는 인연으로서

  괴로움과 즐거움에 서로 호응한다네.


  수(受)는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수가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수는 촉(觸)에서 생김을 알았네.


  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촉은 6입(入)에서 생김을 알았네.


  6입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6입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6입은 명색(名色)에서 생김을 알았네.


  명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명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명색은 식(識)에서 생김을 알았네.


  식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식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식은 행(行)에서 생김을 알았네.


  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행은 치(癡)에서 생김을 알았네.


  이와 같은 인연을

  실의인(實義因)이라 이름하네.

  지혜의 방편으로 그것을 관찰하면

  능히 인연의 뿌리 볼 수 있으리.

 

 

  괴로움은 성현들이 지은 것도 아니요

  아무런 인연 없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러므로 생멸 변화하는 이 괴로움을

  지혜로운 사람은 끊어 없애느니라.


  만일 무명(無明)이 멸해 다하면

  그 때는 곧 행(行)이 없어질 것이요

  만일 또 행이 멸해 다하면

  그 때는 곧 식(識)도 없어질 것이다.

  만일 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명색(名色)도 또한 없어질 것이요

  명색이 이미 멸해 다하면

  6입(入)도 또한 없어질 것이다.


  만일 6입이 아주 멸하면

  촉(觸)도 또한 없어질 것이요

  만일 촉이 아주 멸해 다하면

  수(受)도 또한 없어질 것이다.


  만일 수가 아주 멸해 다하면

  애(愛)도 또한 없어질 것이요

  만일 애가 아주 멸해 다하면

  취(取)도 또한 없어질 것이다.


  만일 취가 아주 멸해 다하면

  유(有)도 또한 없어질 것이요

  만일 유가 아주 멸해 다하면

  생(生)도 또한 없어질 것이다.


  만일 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늙고 병드는 괴로움의 무더기도 없어져서

  일체의 괴로움이 다할 것이니

  지혜로운 사람의 설명이니라.

 

 

 


  12연기(緣起)는 깊고 또 깊어

  보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네.

  오직 부처님만이 잘 아시나니

  이것이 있고 없어지는 인연에 대해

  만일 능히 스스로 관찰하면

  모든 입(入)이 없는 것이니

  깊이 인연을 살펴보는 사람은

  따로 스승을 찾을 것 없으리.


  능히 음(陰)ㆍ계(界)ㆍ입(入)에 대하여

  탐욕을 떠나 물들지 않는 자

  온갖 보시(布施)를 받을 만하고

  시주(施主)의 은혜를 깨끗이 갚으리.


  만일 네 가지 변재[四辯才] 얻고

  흔들림 없는 깨달음을 얻는다면

  능히 모든 결박을 풀고

  번뇌를 끊어 방탕하지 않으리.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마치 썩고 낡은 수레 같으니

  이 법을 자세히 새겨보면

  곧 등정각(等正覺)을 이루리라.


  마치 새가 허공을 날며

  바람 따라 동서로 노니는 것처럼

  보살이 모든 번뇌 끊어 없애기

  가벼운 옷 바람에 나부끼듯 한다네.


  비바시부처님은 한적한 곳에서

  모든 법을 자세히 관찰하였네.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해 있고

  또 무엇으로 하여 없어지는가?

  그 분 이렇게 관찰해 보고 나서

  맑고 깨끗한 지혜 생겨

  늙음과 죽음은 생을 인연해 있고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도 멸함을 깨달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