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기, 연기법

십이연기법(십이인연법)의 공함을 관하라.

수선님 2018. 6. 17. 11:51

십이연기법(십이인연법)의 공함을 관하라.



그때 수보리가 생각하기를 ‘이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매우 깊으므로 나는 부처님께 물어야겠다’고 하고, 이렇게 생각한 뒤에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반야바라밀은 다할 수 없는지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허공은 다할 수 없기[不可盡]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다할 수 없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떻게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는지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질[色]은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고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분별[識]은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며, 단바라밀(檀波羅蜜)은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고 시라바라밀(尸羅波羅蜜)과 찬제바라밀(?提波羅蜜)과 비리야바라밀(毘梨耶波羅蜜)과 선바라밀(禪波羅蜜)과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은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며, 나아가 일체종지(一切種智)는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느니라.

 

다시 수보리야, 어리석음[癡:무명]은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고 지어감[行]은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며, 분별[識]은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고 이름과 물질[名色]은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느니라.

 

여섯 가지 감관[六處]은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고 여섯 가지 촉감[六觸]은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며, 느낌[受]은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고 갈애[愛]는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며, 취함[取]은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느니라.

 

존재[有]는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고 태어남[生]은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며, 늙어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함[老死憂悲苦惱]은 공하여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내어야 하느니라.

 

수보리야, 이 12인연(因緣)은 유독 보살만의 법이어서 모든 치우쳐 뒤바뀐 생각을 없애 주나니,

도량[道場]에 앉았을 때에 이와 같이 관(觀)하여야 일체종지를 얻을 것이니라.

 

수보리야,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허공의 다할 수 없는 법으로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12인연을 관찰하면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떨어지지 않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무르느니라.

 

 

출처 : 대지도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