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을 감촉하는 일
갖가지 좋고 싫은 음성을 조작하기도 하고, 갖가지 냄새의 기운을 조작하기도 하며, 갖가지 좋고 싫은 맛을 조작하기도 하며, 갖가지 괴롭고 즐거운 경계를 조작하기도 하는 등 다섯 종류의 경계로 찾아와 사람의 몸을 감촉하는데 이것이 마군의 일이다.
마군의 일은 그 형상이 수없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해 지금 모두 설명하지 않겠다. 요점만 말해본다면 <오종 경계>를 조작하여 사람들을 뇌란시키면서 선법을 잃게 하고 번뇌를 일으켜 생사에 유전하게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마군이 평등한 불법을 파괴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탐욕과 근심과 성내는 마음과 수면 등을 일으키게 하여 도법을 장애한다.
평등법은 여래의 설법이고, 평등하지 못한 법은 외도 천자마가 지배하는 것이다.
가령 탐욕과 근심과 성내는 마음 등은 평등하지 못한 법이다. 마군에 대해 경전의 게송에서는 이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욕구는 너의 첫 번째 마군이고,
근심은 두 번째 마군이며,
목마르고 배고픔은 세 번째 마군이며,
목마르듯 탐애하는 것은 네 번째 마군이고,
수면은 다섯 번째 마군이며,
공포는 여섯 번째 마군이고,
의심과 후회는 일곱 번째 마군이며,
성내는 마음은 여덟 번째 마군이고,
이익과 헛된 명성은 아홉 번째 마군이며,
잘났다고 뽐내면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교만한 것은 열 번째 마군이다.
이와 같은 여러 마군들이 출가인을 짓누르는데, 출가인은 선정지혜의 힘으로 마군을 꺾어 조복받아야 한다.
마군은 비록 수행인을 놓아주려 하지 않으나 수행인은 마군이 도달하지 못한 처소에 이르게 되면 바로 위없는 정각을 성취하고 청정하여 걸림없는 실상의 열반을 증득하게 된다.
이로부터 동체 대비심을 일으켜 대자비심과 두려움 없는 정신으로 일체미혹하고 전도되어 고뇌 받는 중생을 광대하게 제도하게 된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불도를 성취하고 나서 일체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고 하였다.
行者旣覺知魔事 卽當之 法有二 一者修止之 凡見一切外諸惡魔境 悉知虛 不憂不怖 亦不取不捨 妄計分別 息心寂然 彼自當滅 二者修觀之 若見如上所說種種魔境 用止不法 卽當反觀能見之心 不見處所 彼何所惱 如是觀時 尋當滅謝 若遲遲不去 但當正心 勿生懼想 不惜軀命 正念不動 知魔界如 卽佛界如 若魔界如 佛界如 一如無二如 如是了知 則魔界無所捨 佛界無所取 佛法自當現前 魔境自然消滅
앞에서는 마군의 일이 발동했을 때 물리치지 않는다면 마군에게 미혹과 혼란을 당하게 되는 것에 대해 설명했고 여기에서는 마군을 물리치는 방법에 대해 밝히고 있다.
마군을 물리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지> 수행을 닦아 물리치는 방법이다. 외부에서 찾아온 일체 감정을 위배하고, 순종하는 모든 마군경계를 보면 그것은 허망하여 실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마음속에 근심과 공포를 일으키지 말아야 하며 취하고 버린다는 마음도 내지 말아야만 한다. 오직 마음이 적연하면 마군은 스스로 소멸된다.
그 예를 들면 천태지자대사가 천태산 정상에서 수행을 할 때 마왕이 대사의 친척권속과 사랑하는 부모로 변하여 찾아왔다.
대사는 그것이 마군의 경계임을 알고 오직 실제의 이치를 깊이 사념하고 공적한 경지에 마음을 안주하여 일체가 모두 허깨비의 변화임을 통달하여 본래 보는 바가 없었다.
그랬더니 오래지않아 마군이 물러났다고 한다. 이는 온전히 <지> 수행으로 모든 마군을 물리친 경우이다.
두 번째는 <관> 수행을 하는 것이다. 지 수행을 해도 물러나지 않으면 즉시 바라보는 마음을 돌이켜 관찰해야만 한다.
‘보는 자는 누구이며, 보이는 자는 누구인가’
라고 관조하면 존재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다.
안과 밖으로 찾고 구하여도 끝내 얻지를 못하는데, 어떻게 마군이 수행인을 뇌란시키겠는가. 이와 같이 관 수행을 하면 오래지않아 마군이 사라지게 된다.
이 몇 구절의 의미는 특히 주의해야만 한다. 그 이유는 마군을 타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가령, 지지부진하면서 마군이 떠나지 않으면 반드시 마음과 의식을 진실되게 해야만 한다. 사대가 본래 공적하고 오온은 주재자가 없다는 것을 명료하게 알고 한 생각이라도 두렵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아야만 한다.
그리고 목숨을 아끼지 않고 수행 정진하여 정념이 요동하지 않아 사견과 정도를 통달하고 마음이 고요해지면 마군과 부처의 경계가 하나의 이치로 여여함을 알고 하나가 여여하면 두 가지가 여여하여 평등한 하나의 모습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만 한다.
마군의 경계라고 해서 버릴 것도 없고 부처님 경계라고 해서 취할 것도 없다면 불법은 자연히 목전에 나타나고 마군의 경계는 스스로 소멸하게 된다.
이와 같이 할 수 있다면 사견이 정도를 간섭하지 않게 되는데 이때에 정도가 환하게 드러나게 된다. 이 경지에 이르면 설사 마군이 찾아와 뇌란시킨다해도 마군의 일을 빌려서 불가사의하게 관찰을 할 수가 있다.
이럴 경우 마군이 바로 청정 본연한 법계여서 마군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는 상태에서 바로 부처의 경계가 나타난다. 이 둘은 분별심일 뿐, 실제 이치에선 상대적인 차별이 없다.
이처럼 마군과 부처의 경계에서 버리고 취하는 마음이 끊어지면 부처가 없고 있는 것에 관계없이 본성이 상주한다. 그 때문에 불법이 자연히 목전에 나타나고 마군의 경계는 스스로 소멸한다고 하였다.
알아야할 것은 중생들은 모두가 취하고 버리고, 기뻐하고, 싫어하는 것 때문에 마군의 뇌란을 받아 생사에서 해탈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마군이 외부에서 찾아와 사람을 뇌란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허망한 분별심으로 자신을 뇌란시키는 것이 된다.
만일, 마음속에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아 마군과 부처가 하나로 여여한 경계라는 것을 명료하게 통달한다면 마군의 경계에 나아가서 도를 깨우치게 되는데 이것을 근본법이라고 한다.
■중앙승가대 교수
수보리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haha723/14000359 에서 복사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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