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온의 바른 의미
오온은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이다. 대부분의 불교교리 소개서에서는 오온은 물질과 정신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색은 물질을 의미하고, 수상행식은 정신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오온이 이와 같은 것이라면 <반야심경>은 물질과 정신이 모두 비어 있음을 보게 되면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허공처럼 텅 비어 보이고, 모든 정신작용이 사라지면 괴로움도 없을 것이고, 즐거움도 없을 것이다. 온세상이 이렇게 텅 비어 버리면 아무 것도 없는 허무가 될 것이다. 이렇게 허무한 세계가 반야바라밀의 세계일까?
<잡아함 306경> 에서는 오온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하고 있다.
"눈으로 색을 보면 무엇인가를 보는 마음이(眼識) 생긴다. 이렇게 보는 마음이 있을때 무엇인가가 보이며, 보이면 그것에 대하여 느낌(受)이 일어나고, 생각(想)이 일어나고,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하려는 생각(行)이 일어난다. 이것이 수受(느낌), 상想(생각), 행行(어떻게 하려는 생각), 식識(무엇인가를 보는 마음)이다. 보는 눈(眼 즉 色)과 이들 네가지(수상행식)를 사람이라고 하면서 이들 오온에서 사람이란 생각을 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눈으로 색을 보고, 내가 귀로 소리를 듣고......"
(참고: 다섯번째 온은 의식(意識, vijnana)이다. 여기서 의식이란 장식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우리라는 존재 전체의 토대로 모든 정신의 형성의 근거이다.정신의 형성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 그것은 씨앗의 형태로 장식 속에 존재한다.
기쁨, 평화, 이해, 연민, 부주의, 질투, 두려움, 실망 등등의 씨앗으로 말이다. 정신의 형성에 51가지의 범주가 있듯이
의식 속에는 51가지 종류의 씨앗이 깊숙이 묻혀 있다.그 중 하나에 물을 주거나 다른 사람이 물을 주는 것을 허용할 때 그 씨앗은 싹을 틔워 정신의 형성이 된다. 그러므로 어떤 씨앗에 물을 줄지를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씨앗에 불을 주면 난처한 처지를 맞게 된다.다섯번째 온인 의식은 다른 모든 범주를 포함함과 동시에
그 존재의 기초가 된다. 의식은 집단적이면서 동시에 개인적인 것이기도 하다. 집단은 개인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개인은 집단으로 만들어진 것이다.마음을 집중해서 소비를 하고, 감각을 지키고, 내관을 하면 의식을 그 바탕에서부터 변하게 할 수 있다. 의식의 개인적인 측면과 집단적인 측면 양자 모두를 변화시키는 것을 수행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러한 변화를 이끌어내자면 승가와 함께 수행하는 것이 필수다.마음 속에 있는 고뇌가 변하면, 의식은 개인과 전 사회 양자에게 해탈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면서 널리 빛나는 지혜가 된다.- 틱낫한 지음, 진현종 옮김, 아! 붓다 (반디미디어, 2004),231-232쪽)
이 경에 의하면 오온이란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눈으로 어떤 사물을 보면 '내가 본다'고 생각한다. 이때의 나는 '보는 나(色)' 이다. 한편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 때 '내가 느낀다'고 생각한다. 이때의 나는 '느끼는 나受'이다. 이 밖에도 '생각하는 나想' '행동하는 나行' '의식하는 나識' 가 있다. 우리는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의식하는 '나'가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눈으로 색을 보고, 감정으로 느끼고, 이성으로 생각하고, 의지로 행동하고, 의식으로 인식한다'고 말한다.
오온이란 이렇게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다섯 가지 우리의 생각'이지 물질과 정신이라는 어떤 객관적인 사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온이라는 다섯가지 요소가 모여서 사람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허망한 생각으로 나라고 집착하고 있는 다섯가지 망상을 세존은 오온이라고 부른 것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의 '나'는 지혜롭게 깊이 생각해 보면 실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즉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의식하지 않을 때는 '나'라는 생각 자체가 없는 것이다. 매 순간 우리는 다른 것을 보고,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고, 다른 것을 의식한다. 따라서 다섯가지 생각은 무상한다고 할 수 있고, 이것을 불경에서는 '오온은 무상하다'라고 말한다. 무상하다는 것은 그 속에 어떤 불변의 실체가 없음을 의미한다. 이것을 불경에서는 '오온은 무아다.'라고 이야기 한 것이다.
오온이 무상하고 무아라면 <반야심경>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관자재보살은 지혜롭게 깊이 관찰하여 지금까지 '나'라고 생각해 왔던 몸,감정,이성,의지,의식 등이 모두 인연에 따라서 순간 순간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허망한 생각일 뿐 실체가 없이 텅 비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서 '허망한 생각인 나'로 인해서 생겨난 모든 괴로움을 벗어날 수 있었다.
오온이란 중생들이 생각하는 '각각의 나'이다. 이러한 '나'는 강에 있는 달이 실재하지 않듯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오온은 공이며 무아'라고 이야기 한다.
<근본불교>이중표 민족사 126~128쪽
###아비담마에서 말하는 오온은
오온에 대하여 설명한 것을 보면 전통적으로 '순차적인 인식과정'의 설명이었다. 즉 꽃(색)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끼고(수), 그 꽃이 장미꽃인지 국화꽃인지의 판별작업에 들어가고(상), 그 꽃을 꺽고 싶다는 마음이 들고(행), 그 꽃이 마음에 든다고 해서 기억에 저장(식) 하는 식의 순서적인 인식과정 이었다. 실제로 이런식의 설명은 불교방송에서 경전공부 할 때 방송에 잘 나오는 스님으로 부터 들은 바 있다. 이런 순차적인 오온의 설명방식이 한국불교에서 이제까지 통용 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초기불교를 전파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우리나라 스님들이나 불자들은 오온에 대하여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는 소리를 여러번 들었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핵심사상임에도 불구 하고 오온에 대한 인식은 순차적인 인식과정 정도로 알고 있고 공사상을 설명 하는 보조 도구 정도로 생각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온에 대하여 더 정확한 설명 방법은 없을까. 그런 설명을 각묵스님의 아비담마 동영상 강의를 듣고 알게 되었다. 아비담마에서 말하는 오온은 순차적인 인식과정이 아닌 '동시적인 심리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수상행식에 관해서도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이제까지 한국불교가 마음을 하나로 생각 하는 것과는 달리 마음을 분해 하여 설명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들을 도표화 하였다.
흔히 사람을 일컬을 때 '명색(名色)'이라는 말을 쓴다. 여기서 명(名)은 정신을 말하고 빨리어로 '나마(nama)'라 한다. 그리고 색(色)은 우리몸을 말하고 오온에서의 색과 동의어라고 볼 수 있다. 정신이라고 불리우는 나마는 크게 '마음(心)'과 '마음부수(心所)'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마음을 빨리어로 '찌따(citta, 심)'라 하고, 마음부수는 '쩨따시카(cetacika, 심소)'라 한다.
마음은 절대 혼자서 일어 날 수 없고 대상이 있어야 일어 날 수 있다. 그리고 마음부수를 통하여 대상을 알게 된다. 그 대상이 선한 것인지 불선한 것인지는 전적으로 마음부수에 달려 있다. 이런 마음부수를 심리현상들이라 말하고 총 52가지로 분류 하고 있는 것이 아비담마의 마음 체계이다. 52가지의 마음부수 즉 심리현상을 크게 3가지 그룹으로 나눈 것이 '수' '상' '행' 이다. '수'와 '상'은 너무 중요 해서 52가지 심리현상에서 따로 빼내어 독립화 시킨 것이다. 그렇게 되면 '행'은 50가지 심리현상들을 말하게 된다. 마음부수가 '수' '상' '행'을 말하는 것이라면 '식'은 어디에 해당 될까. 아비담마에서는 '식'은 '마음(心)'과 동의어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사항을 정리 하면 오온은 다음과 같이 설명 될 수 있을 것이다.
색 ---> 색(色)
수, 상, 행 ---> 마음부수(心所)
식 ---> 마음(心)
아비담마에서 말하는 '식'은 저장 하는 식이 아니라 마음(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수상행은 52가지 심리현상들임을 알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수상행식에 대하여 알아 보면 다음과 같다.
왜 '식'이 마음(心)이고, '수상행'이 마음부수(心所)인가
불교는 개인과 중생을 예외 없이 오온으로 해체하여 분석한다. 빨리어로 깐다(kkhanda)는 무더기, 더미, 집적이라는 뜻으로 정신-물질(명색, nama-rupa)을 이루는 다섯가지 무더기라는 의미에서 사용 한 말이다. 따라서 '색''수' '상' '행' '식' 도 무더기 일뿐이다. 그러나 중생들은 무더기에 지나지 않는 오온을 자기자신이라고 착각 하고 의미를 부여 하며 집착 하며 살아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오온은 욕계는 물론 색계, 무색계의 중생에게도 적용 된다. 다만 예류자 이상의 성자는 오온에 대한 집착이 멸하여 단지 객관적 현상으로 존재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색온(色蘊)이다.
빨리어로 루빠깐다(rupa-kkhanda)라 한다. 우리말로 해석 하면 '물질의 무더기'라고 볼 수 있다. 영어로는 머티리얼 바디(material body)이다. 물질로 된 몸뚱아리를 말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지수화풍의 사대(四大), 안이비설신, 색성향미촉의 오내외입처와 같은 물질 일반을 나타내며, 아비담마에서는 더 세분화 하여 28가지 물질들로 상세 하게 설명 하고 있다.
둘째, 수온(受蘊)이다.
빨리어로 웨다나깐다(vedana-kkhanda)라 한다. 우리말로 해석 하면 '느낌의 무더기' 이고 영어로는 필링(feeling)이다. 감각의 육문을 통하여 경험되는 괴로운 느낌(고수), 즐거운 느낌(낙수),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불고불낙수)을 의미 한다. 이 느낌은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단초가 되는 심리현상이라 볼 수 있다. 아비담마에서는 마음부수와 일치 하며 52가지 심소법(마음부수법)으로 설명 하고 있다.
셋째, 상온(想蘊)이다.
빨리어로 산냐깐다(sanna-kkhanda)라 한다. 우리말로 '인식의 무더기'라 하고 영어로는 퍼셉션(perception)이다. 인식은 개념적인 지각이나 파악을 뜻한다. 즉, 지적인 단초가 되는 심리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꽃이 있다면 그 꽃을 보고 예쁘구나 라고 느낀다면 수온이지만, 그냥 꽃이라고 인식 하는 것이 상온이다. 장미꽃이라면 장미꽃이라 인식 하고 국화 꽃이라면 국화 꽃이라고 아는 것이다. 이런 인식 하고 아는 대상은 색 성 향 미 촉 법 6가지가 있다. 상온은 아비담마에서 마음부수(심소)와 일치 하며 52가지 심소법들의 하나로서 설명 하고 있다.
넷째, 행온(行蘊)이다.
빨리어로 상카라깐다(sankhara-kkhanda)라 한다. 우리말로 '심리현상의 무더기'라 하고 영어로 멘탈 포메이션즈(mental formations)라 한다. 빨리어 상카라는 심리현상을 말한다. 오온에서의 행은 아비담마 52가지 심소법들 가운데서 수와 상을 제외한 나머지 마음부수법 즉 50가지 심리현상들을 말한다. 즉 감각접촉(팟사, phassa), 의도(쩨따나, cetana), 주의 기울임(마나시까라, manasikara), 집중(에까가따, ekaggata), 의욕, 선한 심리현상들, 불선한 심리현상들을 모두 포함한다. 그리고 오온에서 수와 상이 항상 단수로 나타 나지만, 행은 항상 복수로 나타난다. 12연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것만 보아도 행은 우리의 정신영역 가운데서 수와 상과 식을 제외한 모든 정신적인 행위, 즉 심리현상을 포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행 역시 아비담마에서 마음부수와 일치 하여 52가지 심소법들로 설명 하고 있다.
다섯째, 식온(識蘊)이다.
빨리어로 윈냐나깐다(vinnana-kkhanda)라 한다. 우리말로 '식의 무더기'이고 영어로 컨셔스니스(consciousness) 라 한다. 식이란 육문을 통해서 이에 대응 하는 외부의 감각대상을 아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식은 느낌(수)과 인식(상)과 심리현상들(행)과 같은 마음부수(심소)들의 도움을 받아서 대상을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식은 매순간 일어나고 사라진다. 식은 아비담마에서 마음(찌따, citta)와 일치하고 그래서 심법(心法)으로 정리 되고 있다.
동시적이고 생멸하는 오온
이렇게 '식온'은 아비담마에서 '마음(心)'과 일치 하고 '수온' '상온' '행온'은 '마음부수(心所)' 와 일치 하고, 색온은 물질과 일치 함을 알 수 있다. 또 한가지 특징은 한 개체 안에서 이들 오온은 함께 일어나고 함께 사라진다. 물론 아비담마에 따르면 색온과 수온 상온 행온 식온은 생멸 속도가 다르다고 설명 한다. 즉 정신은 물질 보다 16배 또는 17배 빠르다고 한다.
아라한의 경우는 오온에 대하여 집착이 멸하여 오온이 단순한 객관적인 현상으로 존재 하지만, 범부중생의 경우는 오온을 집착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오취온(五取蘊)이라고도 한다.
오온과 같은 개념이 명색(名色, nama-rupa)이다. 이 명색은 12연기를 설명 할 때 많이 쓰이고 나라는 존재를 정신과 물질의 조합이라는 측면을 강조 한다.
오온이 왜 공(空)한가
이상과 같이 오온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 보았다. 분명한 사실은 이제까지 한국불교에서 알고 있었던 오온의 개념과 아비담마에서 말하는 오온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이다. 즉 한국불교에서는 오온의 수상행식을 하나의 순차적인 인식대상으로 파악한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고, 아비담마에서는 수상행식을 마음(식)과 마음부수(수상행)으로 나누고 동시적 심리 현상으로 파악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색수상행식 모두 생멸하는 것으로 파악 했다는 것이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오온개공의 의미를 아비담마적으로 해석 해 보면 오온이 왜 공(空)한가 그리고 왜 무아(無我)인가를 더 잘 설명 해 주는 것 같다.
출처:네이버 블로그적현 http://blog.naver.com/aniscaf?Redirect=Log&logNo=20033886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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