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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향 문답으로 듣는 이 조복하도록
수선님
2018. 7. 8. 13:19
석가모니 부처님은 제자나 기타 재가자와의 사이에 문답을 주고받는 방법으로 법을 펼쳤습니다. 처음부터 확정된 진리를 대중에게 일방향으로 전달하지 않고 문답을 거듭하면서 점점 듣는 이가 조복하도록 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급속히 대중들의 마음에 다가서고 전세계로 퍼질 수 있는 이유는 훌륭한 대화를 통해 진리를 드러내셨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존중하는 부처님의 민주적인 입장은 당시에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숫타니파타] 등 초기경전에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특정 운율을 지닌 시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마가다국을 흐르는 갠지스 강 지류인 마히강 근처에서 많은 소를 키우는 목장주 다니야와 부처님의 대화는 한편의 시와 같습니다.
소치는 다니야가 말합니다.
“나는 이미 밥도 지었고 우유도 짜놓았습니다. 마히강 근처에서 나는 처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조그마한 움막의 지붕도 덮여 있고, 불도 켜져 있습니다. 하늘의 뜻이라면 비가 내려도 상관없습니다.”
부처님이 말했습니다.
“나는 이미 성내는 일도 없고, 완고함도 극복했다. 마히강 근처에서 하룻밤을 보내리라. 작음 움막의 덮개(자신의 미혹함)도 벗겨지고 번뇌의 불도 꺼졌다. 하늘의 뜻이라면 비가 내려도 상관없다.”
소치는 다니야가 다시 말합니다.
“모기도 쇠파리도 없고, 소들은 풀이 우거진 습지에 방복하고 있어 설령 비가 내려도 견딜 것입니다. 하늘의 뜻이라면 비가 내려도 상관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뗏목을 엮고, 완전히 장비하고 격류에도 끄덕 없이 이미 피안에 도착하였으니 이제 뗏목은 필요 없다. 하늘의 뜻이라면 비가 내려도 상관없다.”
다니야가 말합니다.
“나의 아내는 충실하고 정숙합니다. 오랫동안 잘 수양하고 훈련되어 있어 내게는 그 어떤 나쁜 점도 없다. 하늘의 뜻이라면 비가 내려도 상관없다.”
부처님이 말하십니다.
“내 마음은 수종하고 해탈해 있다. 오랫동안 잘 수양하고 훈련되어 있어 내게는 그 어떤 나쁜 점도 없다. 하늘의 뜻이라면 비가 내려도 상관없다.”
소치는 다니야가 말합니다.
“나는 내힘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의 자식들도 건강하고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그들에 대한 나쁜 소문 하나 들은 적이 없습니다. 하늘의 뜻이라면 비가 내려도 상관없습니다.”
부처님이 답합니다.
“나는 누구에게도 고용되어 있지 않다. 손수 얻은 것을 가지고 온 누리를 걷는다. 돈을 빌릴 필요도 없다. 하늘의 뜻이라면 비를 내려도 상관없다.”
소치는 다니야가 말합니다.
“아직 길들지 않은 송아지도 있고, 젖을 먹는 어린 송아지도 있습니다. 새끼를 밴 암소도 있고건강한 암소도 있고, 소무리에 군림하는 황소도 있습니다. 하늘의 뜻이라면 비가 내려도 상관없습니다.”
부처님은 말하십니다.
“아직 길들지 않은 송아지도 없고, 젖을 먹는 송아지도 없다. 새끼를 밴 암소도 건강한 암소도 없도, 소무리에 군림하는 황소도 여기에는 없다. 하늘의 뜻이라면 비가내려도 상관없다.”(중략)
갑자기 커다란 구름이 나타나 비를 내렸습니다. 골짜기에도 언덕에도 물이 넘쳤습니다. 비가 내리는 소리를 듣자 다니야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존귀한 분을 만나 뵙고 크게 얻은 바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보시는 분이시여, 우리는 당신께 귀의 합니다. 위대한 성인이시어, 저희들의 스승이 되어 주소서.”
악마 파아피만(파순)은 말합니다.
“자식을 가진 이는 자식을 기쁨으로 여기고, 소를 가진 사람은 마찬가지로 소를 기쁨으로 여깁니다. 집착이 없는 사람은 기쁨이 없다.”
부처님이 말합니다.
“자식을 가진 이는 자식의 일로 근심하고 소를 가진 이는 마찬가지로 소에 관한 일로 근심한다. 사람은 집착하여 근심한다. 집착이 없는 사람에게는 근심이 없다.”
부처님 가르침의 묘미는 이처럼 훌륭한 대화와 시적인 방법으로 듣는 이의 가슴을 열어 감명받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일방적인 가르침의 전수가 아닌 쌍방향의 문답으로 부처님은 대중들의 마음 속으로 파고듭니다.
서현욱 기자
수보리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haha723/14000398
에서 복사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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