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매성취

삼매 수행의 최고 단계 : 마음의 본질 자체가 대상

수선님 2018. 7. 15. 12:00

삼매 수행의 최고 단계 : 마음의 본질 자체가 대상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일은 세상에 많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들 마음에 행복과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것들을 키울 수 있을까요?

보통 우리 마음은 마음을 흔드는 상(像)의 움직임으로 차 있습니다.

마음이 이런 식으로 흔들려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며 흐트러져 있으면 내적으로 안정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마음의 행복은 사라집니다.

이 망상들을 마음의 본질에 녹임으로써 행복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한 곳에 머무르며 환희에 찬 마음을 갖도록 하는 많은 방법 중에 수승한 것이 명상입니다.

불가에는 다양한 명상방법이 전해 내려오는데,

기맥 풍기 빈두(Bindu)* 등을 통해 수행하는 단계적 방법들이 대승과 밀교의 전통에 많습니다.

이것들의 중심이 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지(사마타)와 관(觀, 위빠사나)입니다.

이것 중 지를 먼저 수행해야 하는데, 이것이 필수적인 것이며 초보수행자에게 더 쉽기 때문입니다.


지를 수행하려면 그것의 특성, 본질, 종류 등을 알아야 합니다.

이들을 알아야 명상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우선 보통 때와는 다른 자세를 취하는데, 숨 세기에서 배운 것보다 철저한 방법입니다.

삼매지 수행자들이 배우는 많은 자세 중에서 비로자나불 7자세**가 제일 좋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가 곧은 자세로 앉아 명상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으면 호흡이 기맥을 따라 부드럽게 흘러갑니다.

마음에 집중할 때 곧은 자세를 취함으로써 안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자세가 중요한 것입니다.

자세가 좋으면 지 수행을 잘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지를 ‘옳은 의지처에 기대어 마음이 한 곳에 머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1. 의지처에 기대어 마음 내는 것,

2. 의지처에 기대지 않고 마음 내는 것,

3. 진리에 기대어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1. 외부 보조물인 물건을 사용하는 경우, 우리 눈앞에 꽃 같은 것을 놓습니다.

이 물건들에 집중함으로써 마음에 떠도는 수많은 망상을 없앨 수 있습니다.

보통 물건, 예를 들면 조약돌이나 작은 막대 등에 집중하여

한 곳에 머무는 수련을 ‘세속적 외부보조에 의한 지 수행’이라고 부릅니다.

다르마와 관련된 물건인 불상, 부처님 모습, 신장상, 불경 등을 이용한 수련을

‘청정한 외부보조에 의한 지 수행’이라고 합니다.


2. 첫 단계인 이 수련에 익숙해지고 마음이 안정되어 보조물에 집중할 수 있으면,

지 수행이 다음단계인 보조물 없는 수련으로 넘어갑니다.

여기서 우리는 안으로 집중하여 부처의 상을 마음에 떠올립니다.

첫 단계를 하지 않고 두 번째 수련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첫 번째 수련이 잘 이루어진 후에 두 번째 수련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순서를 따르면 수행이 잘될 겁니다.


3. 세 번째는 <마음의 본질 자체>에 대해 지 수련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는 내부 보조물도 외부 보조물도 없습니다.

마음이 집중되어 <상념 없는 상태>에서 명상하는 지 수행의 최고단계입니다.

앞의 수련단계를 밟아야만 가능합니다.

우리 마음이 망념에 흔들리지 않을 때 밝은 지혜와 환희의 마음이 떠오릅니다.

지 수행의 체험이야말로 값진 것입니다.


위대한 라마들의 가르침에는 마음을 내는 여러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 가르침에 의하면

- 지나간 것을 따르지 말며,

- 앞으로 올 것을 앞당기지 말고,

- 지금의 망상에 흔들리지 말라고 합니다.

의지처에 완벽하게 집중하여 머물며, 과거, 현재, 미래의 생각에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공부와 수행을 통해 이 경지에 이르렀을 때 명상체험이 가능합니다.

경전과 딴뜨라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데, 다음 여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 째, 흔들림의 체험이라고 알려진 것입니다.

처음 지 수련을 하면 번뇌와 망상이 더 늘어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잘못된 일인가요? 아닙니다.

이런 현상은 이전에 지 수행의 경험이 없었고, 망상 자체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지를 수행함에 따라 번뇌와 망상을 깨닫기 시작한 것입니다.

수련이 이것을 만들어낸 것은 아닙니다.

마음을 들여다 볼 때, 이미 거기에 있었던 것이 보인 것뿐입니다.

이 단계에서 경험하는 망상과 번뇌의 엄습은 협곡으로 쏟아지는 격렬한 강물과 같습니다.


둘째 단계는 성취의 단계입니다.

첫 째 단계를 통하여 망상과 번뇌는 어느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우리의 체험이 아직은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망상과 번뇌에 휩쓸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좀 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첫 번째 단계처럼 항상 흔들리는 것은 아닙니다. 점차 덜해 지지요.

그러다가 강물은 협곡을 지나 넓은 들을 천천히 흐르게 됩니다.


셋째 단계는 성숙의 단계입니다.

여기서도 번뇌와 망상이 일어나지만 이전단계처럼 심하지 않습니다.

좁은 계곡에서의 엄습감은 사라지고, 강물은 여유 있게 제 길을 흘러갑니다.

그렇다고 망상과 번뇌가 사라진 것은 아니고,

번뇌가 약하게 좀더 길들어져 마치 넓은 강이 평화롭게 흐르는 것과 같이 되었습니다.


이 세 단계를 지나면 안정적인 체험단계에 이르는데, 여기서는 지의 수련이 안정에 이릅니다.

마치 거대한 바다가 파도에도 평화롭게 머무는 것과 같습니다.

자연히 망상도 사라집니다.

광대한 느낌이 첫 번째 단계의 좁은 느낌과는 대조적입니다.

이 광대함이 망상과 번뇌의 물결을 잠재웠습니다.


다섯 번째 단계는 적정의 체험단계입니다.

지 수련에 완전히 익숙해지면,

진정한 안정을 성취할 뿐만 아니라, 밝고 원만한 마음의 측면을 약간씩 체험하게 됩니다.

지 수련을 통해 본원적 지혜를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물결이 잔잔할 뿐만 아니라 맑고 투명해진 바다와 같습니다.

어떤 바다는 오염돼 있기도 합니다.

이 바다는 애초부터 맑습니다.

이 단계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뿐 아니라 본질적 측면인 맑고 깨달은 상태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지 수련의 결과입니다.

본원적 지혜인 법성의 맑고 환한 본질의 일시적 체험입니다.


지 수행에서 어떻게 마음을 닦는가에 대해,

그리고 명상적 체험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빈두: 빛의 구슬(방울)로서 미세한 몸의 나디(nadi, 관의 일종)를 흐르는 기(prana)를 타고 움직인다.

**비로자나불 7자세: ①발은 금강 자세로 꼰다. ②손은 무릎 위에 긴장을 풀어 얹거나, 오른 손을 왼 손에 포개거나 ③팔 굽은 갈비뼈에서 약간 떨어뜨리고 ④척추를 좍 펴고 ⑤턱은 약간 집어넣고, 따라서 목 뒤가 좀 길어짐 ⑥입은 닫고 약간 느슨하게 하여 혀끝이 입천장에 닿게 ⑦시선은 코 앞쪽으로, 손가락 여덟 개 넓이로 본다.

-미쉘마틴 지음, 신기식 옮김, <<까르마빠, 나를 생각하세요>>, 지영사, 2007.


무인아제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moonceo/45 에서 복사한 글임을 밝힙니다.